KIA를 대표하는 베테랑 내야수인 김선빈. 최근 경기력에 눈에 띄게 향상했다. KIA 제공
베테랑 내야수 김선빈(37·KIA 타이거즈)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공교롭게도 계기는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다. 하주석(32)의 합류 이후 김선빈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이른바 '메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KIA는 지난 7월 23일 트레이드로 하주석을 영입했다. 표면적으로는 내야 멀티 자원 박민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움직임이었지만, 2루수 김선빈에게는 직접적인 포지션 경쟁자의 합류이기도 했다.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실제 하주석은 이적 이틀 만에 선발 2루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김선빈과의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26일 광주 롯데전에서 2루타를 때려내는 김선빈. KIA 제공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유격수 출신 김선빈은 2020시즌부터 2루수로 포지션을 전환한 KIA의 간판 내야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예년만큼의 생산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팀 안팎의 고민이 커졌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만큼 이른바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지나면서 운동능력이 저하돼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뒤따랐다. 하주석이 합류하기 전 시즌 타율은 0.256(293타수 75안타)에 머물렀다. 출루율 0.317. 여기에 수비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나오면서 경기 초반 교체되는 등 공수 양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자극이 된 걸까. 하주석 트레이드 직후 180도 달라졌다. 이후 20경기에서 무려 타율 0.381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타율 역시 0.278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26일 열린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결정적인 한 방까지 선보였다. KIA가 8-3으로 앞선 5회 말 2사 만루에서 김선빈은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이는 싹쓸이 2루타를 터뜨렸다. 승부에 쐐기를 박는 동시에 최근 상승세를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후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하주석. KIA 제공
경쟁자가 생기자 베테랑의 본능이 깨어났다. 하주석의 영입이 김선빈에게 위기였다면, 결과적으로는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자극제가 됐다. 여기에 하주석 역시 20경기에서 타율 0.288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 선수의 경쟁이 팀에 긍정적인 시너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보다 더 좋은 '메기 효과'가 있을까. KIA 내야에 새로운 활력이 불어넣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