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우승 트로피 앞에 선 스탠 크론키(왼쪽). 옆에 있는 인물은 그의 아들인 조쉬 크론키다. 로이터=연합뉴스LA 에인절스를 인수해 화제가 된 스탠 크론키.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팬이라면 어렸을 적 한 번쯤 상상해 봤을 프로스포츠 구단주. 꿈을 현실로 만든 사업가가 현재 전 세계 스포츠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스탠 크론키(79·미국)다. 그는 미국프로풋볼(NFL),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농구(NBA),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미국프로축구(MLS),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주다.
ESPN, 가디언, BBC 등 해외 언론은 '오랜 기간 LA(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구단주를 맡아온 아르테 모레노가 크론키에게 팀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2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이번 거래는 크론키가 이끄는 크론키 스포츠 앤드 엔터테인먼트(KSE)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MLB 사무국과 구단주의 승인 절차를 거쳐 2027년 1분기 거래가 완료될 예정이다.
MLB 구단 매각 사상 최고액이다. ESPN은 소식통을 인용하며 에인절스가 40억 달러(5조 4364억 원)에 매각됐다고 전했다. 이는 올해 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사모펀드에 39억 달러에 매각되며 세운 MLB 구단 매각 최고액을 넘어선 거다. 크론키는 "에인절스는 훌륭한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유서 깊은 구단"이라며 "구단과 함께 흥미진진한 미래를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레노는 성명을 통해 '에인절스 구단은 KSE와 이번 매각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모레노 일가는 23년 동안 에인절스를 이끌어 온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KSE의 (그간) 경험과 성공을 바탕으로 그들이 구단의 차기 구단주로서 최적의 파트너라고 확신한다. 에인절스 구단은 앞으로도 팬, 직원, 선수, 그리고 사업 파트너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거'라고 밝혔다.
스탠 크론키(오른쪽)은 북미 4대 프로스포츠와 EPL 등 전 세계 주요 프로스포츠의 구단주로 활동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크론키는 전 세계 주요 프로스포츠의 거물로 자리매김했다. 북미 4대 프로스포츠인 MLB, NBA, NFL, NHL은 물론 EPL 구단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론키는 이미 덴버 너기츠(NBA), LA 램스(NFL), 콜로라도 애벌랜치(NHL), 아스널(EPL)을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콜로라도 래피즈(MLS), 내셔널라크로스리그(NLL) 콜로라도 매머드, 아스널 여자축구팀도 갖고 있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크론키의 순자산은 243억 달러(33조 91억 원)다. 현 MLB 구단주 중 가장 부유하다고 알려진 스티브 코헨(뉴욕 메츠·230억 달러)을 앞선다. 모레노의 순자산은 50억 달러(6조 7915억 원)였다. 미국 스포팅뉴스가 평가한 KSE의 스포츠 구단 자산 가치는 231억 5000만 달러(31조 4863억 원)였다. 전 세계 스포츠 기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ESPN은 '크론키는 캘리포니아 스포츠계를 장악하려는 야망이 분명한 인물'이라며 '월마트 창업주 가문의 상속인과 결혼했고, 부동산 개발로 막대한 부를 쌓았다'고 전했다. 크론키는 캘리포니아주(州) 잉글우드에 36만 평 규모의 부지를 개발했는데, 이곳에 50억 달러 이상을 들여 램스의 홈구장이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경기장으로 알려진 소파이 스타디움을 건립했다.
크론키가 소유한 구단들은 각 리그에서 정상급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최근 정상에 올랐다. LA 램스는 2022년 수퍼보울을 우승했다. 같은 해 콜로라도 애벌랜치도 NHL 챔피언 결정전인 스탠리컵에서 우승했다. 덴버 너기츠는 2023년 창단 후 처음으로 NBA 파이널 정상에 올랐다. 아스널도 2025~26시즌 EPL에서 우승하며 아르센 벵거 시대 이후 처음으로 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편, 모레노는 에인절스를 매각하며 20배가 넘는 매각 차익을 거뒀다. 그는 2002년 월드시리즈(WS)에서 우승한 에인절스 구단을 이듬해 1억 8350만 달러(2496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에인절스는 지구 우승을 6회 했지만, 2014년을 끝으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도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최하위다. 에인절스 팬들은 모레노에게 구단을 매각하라며 시위를 벌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