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부진 탓에 불펜에서 선발로 보직 전환한 이로운(22·SSG 랜더스)이 임팩트를 보여줬다.
이로운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과 3분의 2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통산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챙기면서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리그 역사상 순수 구원 투수로 '통산 200경기 출전+통산 50홀드'를 달성한 선수가 선발승을 따낸 건 사상 처음이다.
2023년 입단한 이로운은 지난 시즌 33홀드를 기록했다. 만 21세 15일의 나이로 시즌 30홀드를 달성, 2023년 오른손 투수 박영현(KT 위즈·당시 만 19세 11개월 2일)에 이어 부문 역대 최연소 2위 기록까지 세웠다. 평균자책점까지 1.99로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올해 워낙 기복이 심해 퓨처스(2군)리그에 머문 시간이 길었고, 구단과 협의 후 선발로 보직을 전환했다.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4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9일 잠실 두산전에서 투구하는 이로운. SSG 제공
두산전은 이로운의 통산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선발 맞대결을 펼친 토종 에이스 곽빈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이로운은 이날 자신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며 마운드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펼쳤다. 최고 148㎞/h 직구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다양하게 섞어 노련하게 두산 타선을 상대했다. 6회까지 1피안타. 7회 2사 2루에서 김민과 교체됐는데 승계주자 득점을 막아내 승리 투수 요건이 지켜졌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종전 4이닝), 최다 탈삼진(종전 5개) 기록 등을 모두 갈아치우며 프로 데뷔 후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이로운은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뒤에 (실점 없이) 막아준 불펜 형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 잘하려고 했다기보다는 준비했던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게 잘 된 거 같아서 기분 좋다"며 "삼진을 9개나 잡은 줄 몰랐다. 빨리 이닝을 끝내자는 마음가짐으로 던졌다"고 돌아봤다. 이숭용 SSG 감독은 "로운이는 올 시즌 여러 가지 부침을 겪으며 힘든 순간도 많았을 텐데, 앞으로도 오늘 경기와 같이 자신 있게 본인의 공을 던져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