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방영 이래 최대 위기다. 조작 논란에 휩싸인 ‘나 혼자 산다’가 각종 지표에서도 하락세를 보이며 민심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는 지난달 14일과 21일 방송한 전현무의 카자흐스탄 여행기가 ‘즉흥’임을 강조했으나 여행지 선정, 항공권 예약 등이 사전 준비된 것으로 드러나며 시청자 기만이란 비판에 휩싸였다.
이후 약 3주가 지났으나 논란은 쉽사리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신뢰 하락은 지표로도 드러났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9월 예능프로그램 브랜드 평판 분석에 따르면 ‘나혼산’은 10위에 머물렀다. 지난달보다 다섯 계단 하락한 수치다. ‘나혼산’은 최근 2년간 동일 조사에서 5위 안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으며, 박나래·키 등이 각종 논란으로 하차한 직후에도 10위까지 내려가지 않았다.
시청률도 주저앉았다. 지난달 21일 방송분은 6.5%를 기록했으나, 논란 이후 방송된 회차는 5.1%, 5.2%, 4.8%로 3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안84, 김신영, 김대호, 샤이니 민호, 던 등 인기 멤버를 앞세운 에피소드로 구성했지만 시청률 반등을 이끌지는 못했다.
사진=MBC 이번 논란은 단순 연출 실수 해프닝으로 수습될 수준을 넘어섰다. 논란의 시작은 카자흐스탄으로 미리 여행지를 설정하고, 방송에선 마치 공항에서 결정된 것처럼 보여준 작위적 연출이었지만, 이후 제작진의 대응 방식이 실망감을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다.
당초 제작진은 첫 입장문에서 “촬영 지원이나 협찬 등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두 번째 입장문에서는 “현지 촬영에 필요한 행정적 절차와 현장 진행에 필요한 촬영 협조를 받아 원활하게 진행됐다”며 ‘금전적 지원’만 받지 않은 것이라고 교묘히 입장을 바꿨다.
논란이 커지고 발표한 세 번째 입장문에서야 “스태프의 항공권을 미리 발권하고 현지 촬영 협조도 요청해 뒀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해명이 늦어진 이유를 놓고 “프로그램의 몰입과 현실감을 해칠까 염려했다”고 변명하며 사과의 본질을 흐렸다.
이후 전현무가 현지에서 빌린 렌터카가 실제 카자흐스탄 도착시간보다 수 시간 전에 예약된 것으로 보이는 화면이 포착되는 등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됐지만, 추가 입장 표명은 없었다. 그러면서도 공식 SNS에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프로그램 홍보 게시물을 올려 비판을 자초했다.
시청자 역시 “그냥 ‘조작해서 미안하다.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라고 하면 되지 또 논란을 낳네”, “질질 끌다 사과하는 거 보면 참 대중의 정서를 모르는 듯하다” 등 실망감을 드러냈다. 의혹 해소도 진정성 있는 사과도 충족하지 못한 대응에 시청자의 냉소는 더욱 짙어지는 모양새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번 사태에 대해 “향후 다른 에피소드를 방송하더라도 시청자에게 ‘이게 리얼이 맞을까’란 의심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문제”라며 “이런 시선들이 최근 시청률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나혼산’은 2013년 방영 후 오랜 시간 사랑받은 프로그램이었지만 신뢰는 한순간 무너지고 다시 쌓아 올리기는 매우 어렵다. 결국 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입증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