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일본 나고야항에서 열린 크루즈 선수촌 입항 행사에 재현된 일본 역사적 인물. AFP=연합뉴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AG) 환영 행사 등장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AG 조직위원회가 지난 16일 연합뉴스를 통해 "특정 역사적 인물을 옹호하거나 미화할 의도는 없었다"며 지역 문화와 관광을 소개하기 위한 공연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7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조직위원회에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논란은 지난 15일 일본 나고야항에서 열린 크루즈 선수촌 입항 행사에서 시작됐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 전국시대를 대표하는 이른바 '나고야 삼걸'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재현한 공연이 등장했다.
서경덕 교수는 "도요토미는 1592년 조선을 침략해 임진왜란을 일으켜 동아시아의 평화를 깨뜨린 인물"이라며 "이번 아시안게임이 아시아 최대의 평화와 화합을 내건 대회라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매우 적절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020 도쿄 올림픽 당시 열린 극우단체 시위. 연합뉴스 앞서 2020 도쿄올림픽 당시 한국 선수단이 이순신 장군의 '상유십이(尙有十二·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를 차용한 현수막을 선수촌 외벽에 내걸자 일본 언론과 우익 단체가 반발했고, 이후 현수막은 철거됐다.
서경덕 교수는 이를 언급하며 "이순신 장군은 안 되고, 침략의 역사로 주변국에 큰 상처를 남긴 도요토미는 등장시킨 일본의 이중적 잣대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 게재된 서경덕 교수의 항의와 한국 내 여론을 다룬 관련 기사 댓글에는 한국의 문제 제기에 반발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몽골이 칭기즈칸을 내세워도 화낼 것인가. 역사상 영웅이라는 사람들은 대부분 타국을 침략하지 않았나"라며 한국의 반응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댓글이 많은 공감을 받았다.
"400년 전 이야기다", "무엇이든 반일 프레임으로 몰아간다", "일본 관광도 많이 오는 한국인들이 유독 역사적 인물이나 마스코트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며 지나치게 과민 반응한다"는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다만 국제 행사의 성격을 고려해 신중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소수 있었다. 한 누리꾼은 "나고야에서는 친숙한 역사 인물일지라도 아시아 침략 역사와 직결된 인물인 만큼 국제 대회 환영식의 주제로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해외 반응을 떠나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전국시대 무장을 가볍게 활용한 지자체가 문제"라며 "참가 선수들도 잘 모르는 옛 인물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최신 스포츠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하는 편이 훨씬 호응이 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