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빅히트뮤직 제공 미국 그래미 어워즈가 신설 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을 예정대로 유지한다.
그래미를 주관하는 리코딩 아카데미의 하비 메이슨 주니어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입장문을 통해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해당 부문을 그대로 시상한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BTS)이 지역과 언어를 기준으로 음악을 나누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내년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재검토에 들어간 데 따른 최종 결정이다.
메이슨 주니어는 “최근 몇 주 동안 아시아 음악계 관계자들과 대화를 이어왔다”며 “이 부문을 유지하는 데 반대하는 의견도 직접 들었고, 부문에 대해 정확하지 않게 알려진 부분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논의를 거친 결과 부문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며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정은 아니겠지만, 여러 의견을 종합해 예정대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음악계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이 음악을 어떻게 기릴지 계속 고민하겠다”며 “2027 그래미에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후보들을 축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는 리코딩 아카데미가 지난 6월 신설한 부문이다. K팝과 J팝, C팝 등 아시아 시장에서 시작됐거나 널리 알려진 대중음악을 대상으로 하며, 한 개 이상의 아시아 언어가 곡에서 의미 있게 사용돼야 한다. 영어로만 부른 곡은 이 부문에 출품할 수 없고, 가수의 국적이나 인종이 아닌 음악 스타일을 기준으로 심사한다.
부문 신설 직후에는 이미 세계 음악시장에서 주류 팝과 함께 경쟁하는 K팝 등을 ‘아시안 팝’이라는 별도 범주에 묶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음악을 지역과 언어에 따라 다시 구분하는 방식이 오히려 경계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BTS도 지난 7월 내년 그래미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멤버들은 각자의 SNS에 같은 입장문을 올리고 “올해 그래미 심사에 음악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며 “우리의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 그 자체로 듣고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발표한 정규앨범 ‘아리랑’도 제69회 그래미 심사 대상에서 빠졌다.
당시 메이슨 주니어는 “BTS가 올해 그래미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아쉽지만 음악인으로서 그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안 팝 부문은 아시아에서 나오는 팝 음악의 깊이와 다양성, 성장을 조명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아티스트를 나누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아티스트가 그래미 투표인단에게 인정받을 기회를 만들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리코딩 아카데미는 이후 아시아 음악계 관계자들과 별도의 의견 수렴을 진행했고, 결국 부문을 유지하기로 했다.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는 내년 2월 7일 열리는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처음 시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