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KIA 타이거즈와의 가을야구 맞대결을 묻는 질문에 박찬호(두산 베어스)는 손사래를 쳤다. 당장 눈앞에 놓인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넘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박찬호가 바라보는 건 오직 '오늘의 1승'이다.
박찬호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의 202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장 오늘 승리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라며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두산은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치며 4위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1, 2차전을 모두 이겨야 한다. 반면 LG는 두 경기에서 1승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오른다. 두산으로선 부담스러운 승부다.
2026 KBO리그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0회말 무사 박찬호가 안타를 치고 출루해 기뻐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6.04.26/
박찬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라는 것 자체가 4위 팀에 엄청난 어드밴티지를 주는 제도다. 어느 팀이 상대든 절대 쉽지 않다"면서도 "당연히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고 있다. 다만 압박감을 느끼는 쪽은 상대 팀일 것이다. 우리가 부담감을 느낄 이유는 하나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LG와 KIA 중 어느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상대가 되길 바랐느냐는 질문에는 "선수들마다 의견이 갈렸다. 거의 반반이었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박찬호는 KIA의 순위가 확정되기 전부터 김도영과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그는 "(김)도영이한테 홈런을 치라고 했는데 진짜 쳐버렸다"라며 웃었다. KIA 선수들의 최근 활약에 대해서도 "잘한다. 확실히 애들이 활발하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가을야구에서 KIA와 만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두산이 LG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3위 KIA와 맞붙게 된다. 친정팀과의 가을야구 맞대결은 박찬호에게도 특별할 수밖에 없다. 박찬호는 2014년 KIA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12년을 KIA에서만 뛰었다.
2026 KBO리그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박찬호가 타격을 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6.04.24/
그럼에도 박찬호는 KIA와의 맞대결을 가정한 질문에 "일단 오늘부터 이기시죠, 진짜"라고 답했다. 이어 "거기까지는 진짜 생각도 안 해봤다. 와일드카드를 KIA랑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지만, 지금 당장에 내일도 안 보인다"라며 "오늘 당장 이기는 거에 모든 걸 걸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생각은 그때 해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박찬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상대가 확정된 뒤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생각보다 별 얘기 안 했다"면서도 "항상 선수들에게 '딱 한 경기만 보자. 1승만 하자. 딱 1승만 하면 또 모른다'는 이야기를 한다. 당장 한 경기를 어떻게든 이겨보자는 말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14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만난 두산 박찬호. 잠실=윤승재 기자
이어 그는 "지난 가을야구를 경험하면서 느낀 게, 내가 뭘 하려고 하지 않아도 내 몸이 무언가를 하려고 하더라. 긴장도도 높아지고 과하게 힘이 들어간다"라며 "오히려 조금 더 차분하게, 힘을 뺀다고 생각했을 때 결과가 좋았다"라며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가을야구가 한 경기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한 경기가 우리에게는 너무 소중할 것 같다. 물론 더 이기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지만,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지 않더라도 이 순간을 의미 있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박찬호와 두산의 시선은 LG 선발 카라스코를 향한다. 지난 맞대결에서 고전했던 박찬호는 "확실히 좋은 공을 던지더라. 직구와 변화구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터널링이 좋았다"면서도 "그때와 지금은 컨디션 차이가 있다고 전력분석 보고를 받았다. 우리도 한 번 경험해 봤으니 충분히 해볼 수 있다. 그때 나오지 않았던 안타들이 오늘 다 몰아서 나오기를 기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