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티빙 “수치에 대한 감각이 없어서 잘 몰랐어요. 이준혁이 ‘감독님 이럴 때가 아니다’ 하더라고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를 연출한 윤영빈 감독은 주연 배우인 이준혁과 나눈 이야기를 전하며 작품의 흥행 성적에 기쁨을 표했다. 그는 “2회에서 tvN 시청률 5%가 넘었다. 방송 다음날 오전 이준혁에게 ‘시청률을 봤냐’ 전화가 오더라. ‘못 봤다’ 했더니 ‘지금 막 소리지르고 환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며 “영화는 수능이라면 드라마는 내신과 비슷한 느낌이다. 한 달 내내 반응과 시청률을 확인하는 과정이 피곤하기도 하면서 즐겁기도 했다”고 방긋 웃었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로또 1등에 당첨된 홍성인터내셔널 영업 5팀 팀장 공은태(이준혁)가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출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K직장인 오피스 드라마다. 지난달 10일 공개돼 4주 연속 티빙 주말 구독 기여 1위, 주간 구독 기여 1위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tvN 방영 시청률 역시 최고 6.2%를 기록했다.
영화 ‘강릉’ 등을 연출한 윤 감독은 그동안 영화 작업을 주로 하다가 몇 년 전 제작사의 권유로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대본을 접한 후 첫 드라마 연출을 맡게 됐다. 그는 “대본을 너무 재밌게 봤고 훌륭한 작품이지만 처음엔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며 “로또 1등에 당첨되지 않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원작 웹소설 역시 훌륭한 작품인데 인물들이 많이 분산돼 있어 합치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각 인물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다시 나오게 하는 작업을 집중적으로 했다”고 연출의 주안점을 밝혔다.
“캐릭터를 만들 때 중점으로 하는 부분은 어떤 캐릭터도 기능적으로 나오면 안 된다는 것, 등장과 퇴장이 명확해야 하고, 각 인물마다 서사가 확실히 있어야 된다는 게 기준점이에요. 작품의 내용은 선과 악이 부딪히는 내용이 아니라 각자의 선과 선이 부딪히는 내용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윤 감독인 주인공 공은태 역으로 이준혁을 캐스팅한 이유도 명확했다. 윤 감독은 “무슨 역할이든 튀지 않게 적확하게 연기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가 나온 작품을 봤을 때 ‘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고 칭찬했다.
“우리 작품은 주연 배우가 중심을 잡아놔야 옆에 있는 사람들이 날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그 안정감과 적확한 연기를 해내는 능력이 중요했죠. 예를 들면 진짜 부자들은 로고 플레이를 하지 않아요. 이미 가진 게 충분한 사람이라 뭔가 더 돋보이게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존재감이 있거든요. 대부분 배우들은 자기가 돋보이지 않는 걸 싫어해요. 근데 이준혁은 진심으로 어떤 장면을 찍을 때 ‘내가 이렇게 해주고 얘가 이렇게 해야 이 친구가 살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정말 좋은 자세와 자질을 갖춘 배우라고 생각해요.”
사진=티빙 작품은 이준혁을 비롯해 양준호 대리 역의 서현우, 장경철 차장 역의 이현균, 신인인 하율리(이지혜 역), 홍진기(박기태 역) 등 조연, 단역까지 캐스팅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 감독은 “오디션을 굉장히 많이 봤다. 기록으로 어디 나와 있지는 않겠지만 제 생각엔 가장 많이 오디션을 본 사람 중 한 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1대 1로 본 사람만 3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는 “공은태, 양준호보다 밑의 캐릭터들은 모든게 오디션이었고 캐릭터와 가장 어울리는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기본기가 탄탄한 사람이 중요했고 발음할 때 약간 어렵고 굉장히 긴 문장을 쓴 함정 대본을 준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윤 감독이 본편이 끝난 후 에필로그를 통해 각각의 인물의 뒷이야기를 담을 정도로 서사를 부여하고 입체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인간은 되게 다양하잖아요. ‘저 인간 정말 싫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실제로 알고 나면은 달라보일 때가 있잖아요. 에필로그는 그런 면을 보여주는 도구가 됐으면 했어요. 처음 대본엔 에필로그가 없었지만 OTT이고 시간 제약이 없는데 ‘한 번 써볼까’ 해서 나온 장면들이에요.”
사진=티빙 윤 감독이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행운’이다. “현실은 그렇지 않지만 정말 열심히 산 사람에겐 행운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우리 작품이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현실을 선도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첫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마친 윤 감독은 차기작으로는 영화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도 드라마는 계속 할 생각이다. 영화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미소 지었다.
“용두용미 드라마라는 댓글이 참 좋더라고요. 갈수록 재미있는 드라마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렇게 봐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았어요. 시즌을 이어가게 된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지 구상을 해놓기도 했어요. 상황이 허락돼야 하겠지만 향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