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MVP 욕심이 없습니다. 후배들을 밀어주고 싶습니다.”
10년 만에 K리그1 정상에 오른 FC서울의 베테랑 문선민이 개인의 영광보다 동료들을 앞세웠다. 우승의 기쁨을 누리면서도 남은 시즌에는 후배들의 개인상 수상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선민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33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비긴 뒤 우승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날 승점 1을 추가한 서울은 승점 67점으로 남은 5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2016년 이후 10년 만이자 통산 7번째 정상 등극이다.
문선민은 “스플릿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에 우승을 확정하고 싶었다. 오늘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경기를 만들어 정말 기쁘다”며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함께 참석한 정승원이 수상 욕심을 숨기지 않은 것과 달리 문선민은 개인상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는 “저는 욕심이 없다”며 “예전에 울산이나 전북에서 우승했을 때도 MVP는 우승팀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진수나 정승원, 클리말라 등 어떤 선수가 후보에 오르더라도 좋게 평가해 주셨으면 한다”며 “우리가 10년 만에 우승했고, 그것도 다섯 경기를 남겨두고 확정했다는 점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선민은 우승을 확정한 뒤에도 팀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정승원이나 클리말라가 개인상 후보에 오른다면 최대한 밀어주고 싶다. 내가 패스를 잘해서 도움을 많이 주고 싶다”고 밝혔다.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일도 중요하다고 했다.
문선민은 “우승을 확정했다고 해서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 고참들이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후배들도 따라올 것”이라며 “그런 것이 선배이자 고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서울이 정상에 오르기까지 주장 김진수의 역할이 컸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선민은 “우리 팀에는 외국인 선수들이 많다. 베스트11을 보면 외국인 선수 5명과 한국 선수 6명이 함께 뛴다”며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한국의 문화가 낯설고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을 텐데, 김진수가 중간에서 역할을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런 부분에서 진수가 팀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주장의 리더십에 공을 돌렸다.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자신의 슈팅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상대 수비가 뒤로 물러서면서 슈팅 공간이 쉽게 열리지 않았지만, 기회를 기다린 끝에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문선민은 “다른 팀들도 내 슈팅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대 선수들이 너무 뒤로 물러나더라”며 “‘한번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렸고, 인내심 끝에 슈팅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문선민에게 서울의 우승은 또 하나의 값진 성과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활약이나 개인상보다 팀의 성공과 동료들의 성장을 먼저 이야기했다.
우승컵을 들어 올린 뒤에도 문선민의 시선은 남은 시즌을 향해 있었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챔피언에 걸맞은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는 것. 그가 생각하는 베테랑의 역할이었다.
이건 기자 gunle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