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 9회 초 중계 화면에는 LG '거포 기대주' 이재원이 눈시울을 붉힌 모습이 전파를 탔다. 사진=티빙 유튜브 캡처 지난 18일 열린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 9회 초 중계 화면에는 LG '거포 기대주' 이재원이 눈시울을 붉힌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재원은 이날 주전 우익수 홍창기를 대신해 선발 출전한 염경엽 LG 감독의 '히든카드'였다. 하지만 LG가 3-6 3점 차로 추격한 뒤 이어진 8회 초 1·2루 기회에서 3구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이날 나선 4타석에서 모두 삼진을 당했다. 자책감이 컸던 그는 동료 문보경의 위로를 받고도 머리를 감싸 쥐었다.
'가을 야구(포스트시즌)'는 야구팬 이목이 집중되는 무대다. 한 시즌 팀 성적이 결정되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플레이 하나에 경기 흐름이 요동치고, 선수들은 멘털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각자의 서사 속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한화 이글스의 영건 김서현은 지난가을 또 다른 의미의 주인공이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PO 1·4차전에서 부진하며 마무리 투수 자리를 잃었던 그는 LG와의 한국시리즈(KS) 3차전 8회 초 등판, 실점을 최소화한 뒤 한화 타선이 역전하자 9회도 책임지며 승리 투수가 됐다. 좌절감을 이겨낸 김서현은 기쁨의 눈물을 보였다. 그는 "오랜만에 9회를 막았더니 그동안 힘들었던 게 떠올랐다"라고 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뒤 눈물을 보인 김서현. 사진=한화 이글스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 뒤 눈물을 보인 박해민. 사진=LG 트윈스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NC 다이노스 우승을 이끌고 눈물을 흘리는 양의지. IS포토 같은 해 KS 4차전, LG 캡틴이었던 박해민도 소속팀이 7-4로 역전승을 거둔 뒤 눈물을 보였다. 우승 확정까지는 아직 1승 남은 상황. 멀티 출루(2볼넷)에 변함없이 안정감 있는 수비를 준 그가 왜 감정이 북받쳤는지 의아했다.
박해민은 0-1로 지고 있었던 5회 초 1사 1·3루에서 병살타를 치며 기회를 살리지 못한 걸 떨치지 못했다. 이튿날 그는 "마음의 짐을 얹은 채 경기(4차전)를 치렀다. 동료들이 내 실수를 덮어줘서 눈물이 나왔다"라고 돌아봤다. 베테랑도 자책감과 안도감에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무대, 그게 가을 야구다.
우승 순간에는 거의 모든 선수가 환희의 눈물을 흘린다. 조금 더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16년 동안 뛰다가 우승을 위해 국내 무대로 돌아온 추신수(은퇴)는 2022년 SSG 랜더스가 KS를 제패한 직후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양의지(현 두산 베어스)는 자유계약선수(FA) 이적 2년 차였던 2020년, NC 다이노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뒤 오열했다.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그는 "새로운 도전(이적)과 함께 힘들었던 게 생각나 감정이 폭발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현 소속팀 두산의 왕좌 탈환이 이뤄지는 날, 그의 눈물을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2026년 가을, PO는 2차전가지 마쳤다. 정규시즌 2위 삼성이 포효하던 KIA의 무패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그라운드를 적실 또 다른 눈물의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