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마무리 박영현은 마지막 승부에 모든 힘을 쏟을 준비를 마쳤다. 최대 7경기까지 이어지는 KS(7전 4승제)에서, 팀이 필요로 한다면 매 경기 마운드에 서겠다는 각오다. 이강철 KT 감독이 기대한 ‘4세이브 MVP’도,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도 그의 손으로 만들어내고 싶다.
박영현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1차전을 앞두고 “연습경기 때 컨디션이 좋아 감독님께서도 좋다고 말씀하셨다”며 “7경기 모두 준비돼 있다고 말씀드렸다. 항상 그런 마음가짐이었고, 감독님께서도 말씀해주셔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전날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박영현을 꼽으며 “4세이브로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승에 필요한 네 번의 승리를 모두 마무리의 손으로 지켜달라는 주문이다.
KT 박영현. KT 제공
박영현은 그보다 많은 일곱 번의 등판까지 각오하고 있었다.
정규시즌에는 연투와 멀티 이닝을 소화하며 KT의 뒷문을 지켰다. KS 직행 후 주어진 약 3주의 시간에는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박영현은 “오늘 캐치볼을 하는데도 컨디션이 좋았다”며 “이제 최대 7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몇 경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내가 막을 수 있는 상황은 다 막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현에겐 이번이 두 번째 KS다. 첫 경험이었던 2023년은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에는 마무리가 아닌 불펜의 일원으로 나섰지만, 중요한 순간 허용한 홈런과 팀의 패배를 잊지 못했다. 추위에 관한 질문에도 박영현은 “얼마나 추웠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안 좋은 기억밖에 없는 것 같다”며 “그 기억을 다 버리고 이번 KS에 모든 걸 쏟겠다는 의지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승의 무게도 이제는 안다. KT가 정상에 올랐던 2021년에는 구단의 지명을 받은 입단 예정 선수였다. 당시에는 우승을 바라보는 마음이 지금처럼 절실하지 않았다. 박영현은 “그때는 뭣도 모르고 ‘KT도 우승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간절함과 선수들 사이의 호흡이 맞아야 한다. 지난해 가을야구에 가지 못한 경험도 있어서, 지금이 얼마나 중요하고 최고의 자리인지 알 것 같다”고 돌아봤다.
KT 박영현. KT 제공
우승의 마지막 순간 마운드에 선 자신의 모습은 수없이 그려봤다. 우승 세리머니를 따로 정해두지는 않았다. 그는 “상상은 너무 많이 한다. 세리머니는 그냥 나오는 대로 할 것 같다”며 “얼마나 설레고 재미있을지 감도 오지 않는다”고 했다. 포수에게 달려갈지, 포수가 오기를 기다릴지 묻자 “반응을 봐서 하겠다. 아시안게임 때도 그랬다”며 웃었다.
맞은편에는 선발에서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삼성 원태인이 있다. 박영현은 “태인이 형이 마무리할 줄은 몰랐는데, 선발 때처럼 잘 던지더라. 재미있을 것 같다”며 “나도, 태인이 형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삼성 9승 7패)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이 시리즈에서는 모든 걸 쏟아붓고 어느 팀이 더 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시즌 때보다 더 좋은 구위와 구속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자신의 첫 우승뿐 아니라 베테랑 우규민의 간절함도 함께 짊어졌다. 박영현은 “우리도 간절하지만 규민 선배님은 더 간절하시다. 올해는 다르다, 우승하겠다고 이야기했다”며 “이제 우승에 좀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팀이 1위를 했고, 그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내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우승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