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당시엔 상상하지 못했던 무대다. 함께 프로에 입문한 2000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무대를 누비고 있다. 박승규, 이승민, 김도환, 원태인 등 '밀레니엄 사자들'의 시너지가 삼성의 가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전적은 3승 1패. 1승만 더 하면 우승이다.
이 '3승'엔 2000년생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삼성 박승규. 삼성 제공삼성 이승민. 삼성 제공
박승규는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6일 3차전에서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고, 7일 4차전에서는 3안타 3타점을 몰아치며 팀의 10-5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민도 불펜에서 3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태인은 2차전 연장 승부에서 구원 등판해 끝내기 위기를 넘기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8일 5차전엔 선발로 등판한다.
백업 포수 김도환도 4차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깜짝 선발로 나선 신인 장찬희와 배터리 호흡을 맞춰 4이닝 1실점을 합작했다. 타석에서도 1회 2사 만루에서 싹쓸이 2루타를 때려내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말 2사 주자 만루 상황에서 삼성 김도환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원태인과 이승민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삼성 제공
이들의 동반 활약은 더욱 특별하다. 원태인이 일찌감치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사이, 나머지 선수들은 주전 경쟁과 군 복무 등을 거치며 성장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친구들이 다시 뭉쳐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나란히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박승규는 "입단할 때는 한국시리즈에서 다 같이 뛰는 상상을 잘하지 못했다. 군대에 다녀와서 다시 뭉치면서 조금씩 (함께 우승을 하는) 꿈이 현실이 되는 느낌"이라며 "서로 응원하고 '우리 하는 일만 잘하자'는 말을 하면서 격려했다"고 전했다.
이승민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든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친구들이 다 함께 뛰고 있다는 사실이 더 특별하다. 아직 어린 나이에 이런 큰 무대를 경험하는 것이 앞으로 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19시즌 신인 선수들 단체사진. 삼성 제공
이어 그는 "(정규시즌 중에도) 박승규, 양우현, 이해승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항상 더 잘하려고 욕심내지 말고, 못하더라도 우리가 하던 대로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우리가 언제부터 야구를 잘했던 것도 아니고, 지금 이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도환 역시 "친구들끼리 같이 있을 때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서로 힘이 돼 주고 '해보자, 해보자' 하다 보니 시너지도 나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입단 당시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한국시리즈 동반 출전. 이제는 함께 우승을 꿈꾼다. 서로를 격려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해내는 '밀레니엄 사자들'이 삼성의 12년 만의 우승을 향해 함께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