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 '환호'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이 이닝을 마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6.11.8
"왕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7년 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며 왕조의 주역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원태인(26)이 마침내 꿈을 이뤘다.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끈 '푸른 피의 에이스'는 이제 새로운 왕조를 이야기했다.
원태인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6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은 12-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2014년 이후 12년 만에 통산 9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원태인은 이날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우승 직후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 나선 원태인은 "너무 꿈꿔 왔고 간절히 바라왔던 순간이다. 선발승으로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며 "어제 잠들기 전에 참 많은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들이 다 이루어졌다"고 감격했다.
원태인에게 이번 우승은 특별했다. 부상으로 시작한 정규시즌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가을야구에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마무리 김재윤의 부상 공백까지 메웠고, 우승이 걸린 마지막 경기에서는 선발로 돌아와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우승만 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었다. 정규시즌에는 팬들과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가을에라도 만회하고 싶어 어떤 역할이든 가리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 마지막 경기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텨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우승하는 시즌에 부진했다는 게 유일한 걱정거리였다. 하지만 우승만 하면 그 부진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올 시즌이 최악의 해라고들 하는데 오늘로 최고의 해가 된 것 같다"고 웃었다.
우승의 기쁨을 함께한 주장 구자욱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두 선수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원태인은 "자욱이 형은 힘들 때 항상 옆에서 지켜준 형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면서 둘 다 FA가 되니까 '우승을 한번 하고 평가받자'는 말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지막 날 내가 데일리 MVP를 받고 자욱이 형이 한국시리즈 MVP를 받았다. 프랜차이즈 스타 둘이 대구에서 팬들께 우승을 선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함께 우승 깃발을 들고 가면서도 '이게 꿈인가'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관심은 자연스럽게 두 선수의 FA 계약으로 향했다. 원태인은 "사장님께서 우승만 하라고 하셨는데, 우승했으니 자욱이 형과 저에게 좋은 계약 조건을 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입단할 때 삼성 왕조의 주역이 되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있다. 왕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그 왕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별명에 대한 자부심도 남달랐다. 원태인은 "배영수 선배님은 한국시리즈부터 왕조의 주역이셨다. 제가 조금이나마 따라가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에 우승으로 팀에 보탬이 됐다"며 "이제는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별명을 누구에게도 뺏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렸다. 그는 "오늘도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기도하고 경기에 들어갔다. 아버지도 경기 전날마다 갓바위에 올라가시고 늘 뒷바라지해 주셨다"며 "모든 영광을 부모님께 돌리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