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kt 이강철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2026.11.7 [연합뉴스]
정규시즌 1위 KT 위즈가 자멸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업셋 우승'을 허용했다.
KT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5차전을 1-12로 완패했다. 이로써 시리즈 1차전 승리 후 내리 4연패를 당하며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우승을 내줬다. 정규시즌 1위 팀이 통합 우승에 실패한 것은 2018년 이후 8년 만이다. 반면 정규시즌 2위 삼성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KIA 타이거즈를 3승 2패로 꺾은 데 이어 KS에선 KT를 제압하며 정상에 올랐다. 2014년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9번째 KS 우승이다.
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t wiz의 경기. 연장 12회초 1사 1,2루 삼성 이재현 땅볼 때 kt 2루수 송구 실책으로 이재현이 1루에서 세이프되자 kt 우규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6.11.4 [연합뉴스]
KT는 올 시즌 정규시즌 승률이 무려 0.647(90승 5무 49패)에 이른다. 2018년 두산 베어스 이후 8년 만에 '정규시즌 90승' 대업을 달성하며 일찌감치 KS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PO에서 KIA와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치른 삼성과 비교하면 체력적인 부담은 물론 정규시즌 성적, 선발 매치업 등 여러 면에서 우위였다. 그러나 막상 KS에 돌입하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리즈 내내 투타의 짜임새가 떨어졌고, 특히 잇따른 수비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전력은 온데간데없이 무기력한 경기력을 노출하며 우승 문턱에서 무너졌다.
KS 5차전 경기력은 '정규시즌 1위'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였다. 1-0으로 앞선 3회 말 2사 1루에서 4연속 피안타로 3점을 허용했다. 더 큰 문제는 1-3으로 뒤진 5회 말이었다. 선두타자 박승규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유격수 권동진이 포구 실책으로 놓친 게 화근이었다. KT는 1사 1·2루에서 3연속 피안타로 추가 3실점. 계속된 1사 2·3루 위기에서 이강철 KT 감독은 류지혁을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후속 강민호와 상대하는 전략을 펼쳤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2사 1, 2루 역전타를 허용한 kt 선발 투수 대니엘이 마운드로 올라온 포수 한승택과 대화하고 있다. 2026.11.8 [연합뉴스]
옆구리 상태가 좋지 않은 강민호는 정상적인 타격이 어려운 상황. 발도 빠르지 않은 만큼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연결, 이닝을 마무리하겠다는 계산이었다. 실제로 강민호의 2루수 땅볼이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이강철 감독의 작전은 성공하는 듯했다. 그런데 2루수 류현진의 송구를 권동진이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저질러 순식간에 점수 차가 1-8로 벌어졌다. 1사 1·3루에서 김지찬에게 2타점 3루타를 허용한 KT는 1-10으로 뒤진 계속된 2사 3루에선 손동현의 폭투로 추가 실점까지 했다. 한 이닝에 실책 2개와 폭투까지 겹친 최악의 수비로 사실상 승기를 내줬다.
KT로서는 뼈아픈 준우승이다. 정규시즌 90승이라는 구단의 새 역사를 쓰고도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KS 직행으로 충분한 휴식과 준비 시간을 확보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며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투타의 부진에 수비 불안까지 겹치면서 공수 전반에 걸쳐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