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은 연휴는 결국 끝났고 정신없이 관객들과 마주했던 극장도 잠시나마 숨을 돌리게 됐다. 연휴를 이용해 밀린 영화들을 대부분 관람하는데 성공한 관객들은 이제 '더 이상 볼 영화가 없다'며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결과가 어떻든 준비성은 철저한 영화계다. 당장 12일부터 개봉을 준비 중인 신작들이 수두룩하다. '범죄도시' '남한산성'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아이 캔 스피크'의 4파전은 연휴를 끝으로 판도가 또 뒤바뀔 예정이다.
뭘 좋아할지 몰라 장르별로 또 다 준비했다. SF·복수극·시대극에 끝판왕 마블까지 등판한다.
먼저 12일에는 한국과 일본, 미국 영화가 나란히 스크린에 걸린다. 한국 대표는 '희생부활자(곽경택 감독)'다. '희생부활자'는 전 세계 89번째이자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김해숙 김래원이 세 번째 모자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끈다.
미국 대표는 '블레이드러너 2049'다. 2049년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리플리컨트를 쫓는 블레이드 러너 K가 자신의 비밀을 풀기 위해 오래 전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드를 찾아 나서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SF 영화의 바이블로 쏟아지는 호평 속 이미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했다.
일본 대표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다. 정방향의 시간을 사는 만화확도 타카토시와 이와 반대로 역방향의 시간을 살아가는 에미가 단 한 번 20살이 되어 함꼐하는 30일간의 기적같은 사랑을 그린 타임 판타지 로맨스다.
19일에는 조진웅 송승헌의 '대장 김창수'를 필두로 보아의 첫 스크린 주연작 '가을 우체국', 제니퍼 로렌스 '마더!', 고(故) 히스레저 전기를 다룬 '아이 앰 히스레저', 일본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가 줄줄이 개봉한다.
'대장 김창수'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가을 우체국'은 스물아홉 수련에게 물든 애틋하지만 붙잡을 수 없는 사랑과, 그녀와 결혼하는 것이 인생 목표인 남자 준의 풋풋한 첫사랑을 그린 동화같은 로맨스다.
'마더!'는 평화롭던 부부의 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계속되는 방문과 집안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로 부부의 평화가 깨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공식 초청작이기도 하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열정은 번아웃, 월급은 로그아웃, 인생은 삼진아웃 직전의 회사원이 수수꼐끼의 옛 친구를 만나며 시작되는 인생 리렛 스토리를 그린 영화다.
이와 함께 25일에는 재미를 담보로 한 역대급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마블 최대 이벤트 '토르: 라그나로크'가 등판, 문근영 복귀작 '유리정원'과 역시 기대를 모으는 일본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개봉을 확정했다.
'토르' 세 번째 시리즈 '토르: 라그나로크' 온 세상의 멸망 라그나로크를 막기 위해 마블 최초 여성 빌런 헬라에 맞선 토르가 헐크와도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은 베스트셀러 소설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과 슬픈 비밀을 그린 작품으로 설명된다.
또 제목만으로 몰입도를 높이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드는 나와 학급 최고의 인기인 그녀가 우연히 주운 한 권의 노트를 계기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을 공유하게 되는 청춘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