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서형이 JTBC 금토극 'SKY캐슬'을 통해 신드롬의 중심에 섰다. 일명 '김주영 쓰앵님'으로 불린다. 'VVIP 입시 코디네이터'라는 직업군을 대중에 알림과 동시에 블랙 카리스마로 안방극장을 물들였다. 그가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묵직하게 눌러 말하는 저음으로 매회 소름 끼침을 선사했다. 자기 뜻대로 상위 0.1% 어머니들을 쥐락펴락하는 존재감. 본인은 '제2의 아내의 유혹 신애리'가 될까 봐 걱정했다지만, 작품 안에서 김서형은 이미 김주영에 빙의된 상태였다. 강인한 내면의 힘이 묻어났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 빛을 발한 셈이다.
김서형은 'SKY캐슬'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캐릭터가 강하면 강할수록 배우는 그 인물이 돼 극을 이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작은 것 하나 놓칠 수 없다. 왜 그녀가 연기했을 때 '미친 연기'라고 일컬어지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완벽주의자'였다. 신에 맞는 스타일링을 찾기 위해 4~5시간 동안 공들이는 것은 기본. 쉬는 날에도 손에서 대본을 놓지 않았다. 분석 또 분석했다. 오로지 '작품'을 생각하며 내달려 온 것. 김서형은 "지난해 연달아 세 작품을 하고 'SKY캐슬'을 만났다. 사실 너무 지쳐 있어서 이 작품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하길 잘한 것 같다. 많은 사랑을 보내 주셔서 감사하다"며 김서형표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 14년간의 긴 무명 생활을 어떻게 견뎠나요. "본능적으로 배우 하려고 태어났다고 생각했어요. 어릴 때부터 변함없었죠. 나를 믿었죠. 당장은 아니어도 기회가 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지금도 똑같아요. 'SKY캐슬'로 인정받았더라도 1년을 놀면 또다시 원점이거든요. 그냥 또 다른 100%의 연기를 보여 주기 위해 나 자신을 믿고, 또 신뢰를 주는 거죠."
- 개인적으로 가장 애틋한 작품은 무엇인가요. "다 애틋하죠. '아내의 유혹'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기황후' '굿와이프' 등 작품이 있었기 때문에 김주영도 있는 거죠. 파란만장한,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 역할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도 영화 '봄'이라는 영화를 했을 때 제일 자유로웠다고 생각해요. 쿨하고 걸크러시한 성격도 있긴 하지만 순정적인 사랑을 하는 성향도 내 안에 있거든요. 그런 모습을 녹여낼 수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 '아내의 유혹'은 지금도 잊지 못할 작품이겠어요. "소중하긴 하지만, 그땐 너무 힘들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도 했고, 이런저런 일이 많았죠."
- 10년 만에 신드롬과 함께 폭발적 시청률을 자랑하는 작품을 만났네요. "감사하죠. 근데 배우는 시청률이 1%가 나오더라도 캐릭터가 살면 좋고, 아무리 시청률이 잘 나와도 캐릭터를 잘 소화하지 못하면 도태돼요. 그래서 '아내의 유혹' 이후 시청률이 높게 나온다고 해도 좋지 않더라고요. 나만의 공도 아니고요. 지금도 제일 바라는 건 카리스마 있는 걸 잘한다기보다 어떤 캐릭터든 믿고 맡길 수 있는 그런 안전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카리스마가 아니어도 다 열려 있다는 거죠. 그래서 안 해 본 걸 해 보고 싶어요. 더 넓게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 연애에 대한 관심은 없나요. "왜 없겠어요. 누군가 다가오면 (연애를) 하죠. 근데 배우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연애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연애하다가도 일할 때는 못 만나요. 거기에 쏟을 힘이 없어서요. 그걸 상대가 못 견디면 못 하는 거죠. 일할 때는 남자 친구 생각이 잘 안 나고, 끝나고 여유가 생겨야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 대중이 모르는 김서형씨의 반전 매력이 있다면요. "똑같죠. 남자 친구한텐 러블리하지만 아무 데서나 러블리하진 않아요. 직진하는 성격이고 솔직하긴 하지만 여린 걸 티 내기 싫어해서 더 쿨해진 것 같아요. 여린 게 문제야.(웃음) 생긴 것과 달리 너무 지고지순해서 남자들이 금방 싫증 내는 것 같기도 해요. 아직 내 남자를 못 만나서일까요."
- 새해 소망이 있나요. "이제 설이 되면 새해인데, 'SKY캐슬'이 잘됐으니 나쁠 게 있을까요. 복이 들어오면서 올해가 시작됐잖아요. 작품도 알아서 잘 들어오길 바라죠. 다음 행보가 제일 고민인데, 당장 고민하고 싶지는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