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히트맨(최원섭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정준호는 15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예전 코미디와 지금 코미디를 비교하면 속도감이 굉장히 빨라졌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따라가지 못하면 외딴 섬에 혼자 있는 느낌이 들겠더라. 후배들의 연기를 지켜보면서 그 스피드를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정준호는 "내가 예전에 했던 식으로 한다면 정준호만의 매력이라고 좋게 봐 주셨을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시대는 변했다. 과거 정준호의 매력은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뒤에 보면 장점으로 보이겠지만, '지금은 그때의 장점을 뽑아 요즘 호흡에 따라가 주는 것이 더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뒤에서 많이 배우고 양보도 하면서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옛날엔 누가 제약하고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은연 중에 선배가 애드리브를 먼저 칠 수 있도록 기다리는 분위기였다. 그 하나로 1년을 먹고 사는 분들도 많았으니까"라며 웃더니 "근데 요즘엔 그냥 바로 바로 막 치더라. 순발력과 민첩함이 장난 아니다. 특히 코미디는 대본만큼 현장에서 연기자들과의 호흡이 중요한데 양보하고 그러다 보니 밀려나는 느낌도 들었다. 촬영 끝나고 집에 가면 '내가 뭘 했나' 싶고 그렇더라"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아, 아까 칠걸. 빨리 쳤어야 하는데. 내일은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면서도 막상 현장에 가서 하려고 하면 '너무 나서는 것 아닌가' 싶더라. 이제와서 뭐 좀 해보겠다고 하는 것 같아서, 있는 듯 없는 듯 묻혀가되 '밥값 정도는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와 함께 정준호는 "내가 연기를 하면서 사업도 병행하고 있는데, 살아보니 사회적으로 연륜이 있는 선배들은 어느 정도 위치가 되고 경력이 되면 적당한 선에서 눈치껏 아래 위 조율을 하며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어느 자리에 가서든지 '내가 잘났다' 찾아 빼먹는 것 보다, 때론 절제하고 양보하는 것이 더 오래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본업을 적당히 하기는 해야지. 밥값 못하면 불러 주지도 않으니까"라고 덧붙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원조 코믹연기 대가 정준호는 과거 전설의 국정원 악마교관이자, 현재는 대테러 정보국 국장을 맡고 있는 인물 덕규로 분해 명불허전 코믹 존재감을 발산한다. 덕규는 냉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허당미와 따뜻한 속내를 감춘 인물로, 15년 전 죽은 줄 알았던 암살요원 준이 술김에 국가 1급 기밀을 웹툰으로 그려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를 잡기 위한 작전에 돌입한다.
'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요원 준(권상우)이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술김에 그려 버리면서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22일 개봉한다. >>[인터뷰③]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