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간 이하 동일)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돌았다. 초청된 한국영화가 아직 상영되지는 않았으나, 칸을 찾은 세계 영화인들의 한국과 한국영화를 향한 관심은 개막 직후부터 뜨거웠다.
여느 때처럼 필름 마켓에서는 송강호와 마동석 등 K무비 스타들이 주목받았고, 더불어 올해 칸에서 상영되는 '기생충(봉준호 감독)'과 '악인전(이원태 감독)'을 향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한 연예가 스캔들이 현지에서 발행된 영화전문지에 집중 보도되기도 했다. 절반을 달려온 칸에서 화두로 떠오른 이같은 이슈들을 살펴봤다.
72회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25일 막을 내린다. 마지막 상영작은 올리비에르 나카체·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더 스페셜스'다.
◆칸에서도 보도된 사상 최악의 스캔들
14일 발행된 버라이어티는 '한국은 엔터 산업을 정화할 필요가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경찰에 출두한 전 빅뱅 멤버 승리의 사진을 실었다. 지면 한 면을 크게 할애해 보도된 이 기사를 통해 'K팝 슈퍼스타 방탄소년단이 미국 투어를 매진시키며 활약하는 가운데, 승리는 한국 엔터 산업 사상 최악의 스캔들을 일으켰다. 이 스캔들은 마약 밀매와 불법 영상 촬영, 경찰 유착, 탈세, 횡령 등이 포함돼 있다'며 승리를 비롯해 정준영, 전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 등의 이름을 언급했다.
또 다른 영화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 또한 15일자 지면에 실린 '한국의 미투 운동은 어떻게 큰 걸음을 이뤄가고 있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지난해 한국 문화계를 강타한 미투 운동에 대해 전했다. '이같은 미투 운동이 한국에 상륙해 전 분야에 걸친 성추문 폭로로 이어졌다. 정준영의 불법 영상물 촬영 및 유포 사건 등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바 있는 김기덕 감독은 신작 '딘'을 지난 15일과 16일 현지 필름 마켓에서 기습 상영했다. 국내에서는 두문불출하고 있는 김 감독이 처음 '딘'을 공개한데다 이같은 소식이 사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기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제 측이 배포한 자료에는 '딘'을 취재진에게도 공개한다고 공지돼 있었으나, 김기덕 필름 측이 "영화제 측의 표기 실수"라며 뒤늦게 취재진의 입장을 저지하는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양성 평등과 페미니즘이 큰 이슈로 떠올랐다. 미투와 성 스캔들에 대한 현지 언론의 잇따른 보도는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나쁜 면만 조명된 것은 아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한국영화 성평든 센터 든든, 한국영화계에서 여성 감독의 흥행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영화계가 성 평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72회 칸 중간결산②]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