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구단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외야수 조원빈(18·서울 컨벤션고·사진)이 내년 시즌 KBO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커졌다. 조원빈은 18일 “2022년 KBO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냈다. 어떤 (구단의) 선택을 받더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KBO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선수에 한해 프로 구단 지명을 받을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선수의 해외 진출과 대학 진학 의사를 미리 파악해야 구단이 신인 지명권 한장을 허공에 날리는 일을 막을 수 있어서다. 일부 특급 유망주가 해외 리그와 KBO리그를 저울질하면서 몸값을 부풀리는 꼼수를 미리 막기 위한 의도도 있다.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국내 구단 지명을 받은 선수도 미국 구단과 계약할 수는 있다. 다만 그 경우 도의적 비난과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조원빈의 KBO리그행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조원빈은 타격·파워·수비·송구·주루 능력을 두루 갖춘 ‘5툴 플레이어’다. 체격 조건(키 1m90㎝, 체중 91㎏)도 좋다. 고교 진학 후 타자에 전념하면서 기량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일찌감치 고교 3학년생 중 최고 타자로 꼽혔고, 올해 타율 0.367, OPS(장타율+출루율) 1.069로 활약했다.
지난해부터 미국 구단의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말 MLB 구단이 KBO에 신분조회 요청도 했다. 한 프로구단 스카우트는 “조원빈이 지난해 참가한 MLB 파워 쇼케이스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하면서 빅리그 구단에 굉장한 임팩트를 남겼다. 대형 선수 자질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조원빈은 “미국 진출 꿈이 있지만, 상황이나 여러 조건 등을 따져봐야 결정할 수 있다. 이번에 미국에 못 가더라도, 한국에서 잘하면 나중에 다시 MLB에 도전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후회 없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조원빈은 올해 연고 지역 구단의 유력한 1차 지명 후보다. 서울 구단은 오는 23일까지 두산 베어스-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 순으로 1차 지명을 한다. 미국으로 떠날 듯했던 조원빈이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면서 각 구단의 계산도 복잡해졌다. 조원빈은 “올해 기대만큼 활약하진 못했지만, 프로에 가면 팬들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는 게 내 꿈”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