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지난 28일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지금 이 순간부터 롯데의 마무리는 김원중"이라고 발표했다. 낯선 자리는 아니다. 그는 지난 2년간 롯데의 고정 마무리였다. 지난해 35세이브를 비롯해 2년간 60세이브를 수확했다.
당연히 올해도 김원중이 마무리를 맡을 예정이었지만, 보직 복귀가 상당히 늦어졌다. 허벅지가 좋지 않아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던 탓이다. 5월에 돌아왔지만, 수호신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5월 평균자책점 6.97로 흔들리다가 2군으로 내려가 재조정 기간을 가졌다.
김원중의 구위가 다시 올라오고 있다. 최근 세 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했고, 시즌 첫 세이브도 올렸다. 평균 시속 141.8㎞(5월 22일 두산전·스탯티즈 기준)까지 떨어졌던 직구 구속이 최근 5경기에서는 모두 평균 시속 146㎞를 넘겼다. 2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평균 시속 149.5㎞까지 기록했다. 구위가 돌아오면서 공격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었고, 덕분에 서튼 감독에게 마무리 합격 통보를 받았다.
김원중은 “1군으로 돌아온 후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어떻게든 (안타를) 안 맞으려 했고 실점 없이 막으려 했다. 그러다 타자와 승부가 어려워진 경우가 많았다"며 "잘했을 때의 나를 돌아보면, 많이 생각하는 투수가 아니었다. 공격적이었기에 잘 던졌다”고 마음가짐의 변화를 전했다. 고향의 힘도 크다. 김원중은 “엊그제 광주를 다녀왔다. 가족도 만나고 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과도 시간을 보냈다. 맛있는 것 먹고 가벼운 담소만 나눴다. 별 얘기를 안 했는데 오히려 복잡한 생각들이 정리됐다”고 했다.
김원중은 "빨리 복귀했어야 했는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팀도 기복을 겪었던 것 같다. 이제 내가 중심을 잘 잡고 선후배들과 함께 잘 막아내겠다"며 "복귀가 늦어진 건 내 책임이다. 5월부터 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이렇게 돌아왔으니 뒷문을 잘 지켜보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지난 2012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됐던 김원중은 어느덧 프로 11년 차가 됐다. 그는 “정신없이 지나온 것 같다. 아등바등 하나하나 잡으려고 올라갔다”며 “아직 그 마음은 변함 없다. 오히려 승리를 향한 열망이나 최선을 다하려는 점은 연차가 쌓일수록 더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