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김광현(SSG 랜더스)와의 에이스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이 승리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안우진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키움 타선은 그가 마운드 위에 있을 때 2점을 지원했고, 불펜진은 리드를 지켜냈다. 키움은 3-2로 승리했다. 안우진은 시즌 11승(5패)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2.41에서 2.28로 낮췄다.
안우진은 1회 초부터 3회 초 1사까지 7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1회는 추신수·최지훈·최정, 리그 1위 팀 공격 선봉대 라인을 상대로 외야로 나가는 타구조차 허용하지 않았고, 2회도 4번 타자 한유섬, 5번 박성한, 6번 김강민을 각각 내야 땅볼과 뜬공 그리고 삼진 처리했다.
3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8번 타자 이재원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시속 154㎞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공략당했다. 그러나 이어진 최주환과의 승부에서 삼진을 뽑아냈고, 후속 추신수에겐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그사이 타선은 안우진에게 2점을 지원했다. 1회 말엔 선두 타자 김준완이 중전 안타, 후속 송성문이 진루타를 치며 만든 득점 기회에서 간판타자 이정후가 김광현으로부터 깔끔한 중전 적시타를 쳤다. 3회는 이정후가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4번 타자 야시엘 푸이그 앞에 득점 기회를 열었고, 푸이그가 김광현의 초구 시속 145㎞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2루타를 치며 이정후를 불러들였다.
안우진은 첫 위기도 잘 넘겼다. 5회 1사 뒤 김강민에게 안타, 이어 상대한 전의산에게 볼넷을 내주며 이 경기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의 진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어진 이재원과의 승부에서 빗맞은 외야 뜬공, 후속 최주환에겐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아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6회도 실점 없이 막아낸 안우진은 7회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완벽한 마무리를 해냈다. 키움은 8회 말 김휘집이 솔로 홈런을 치며 3-0으로 달아났고, 9회 초 등판한 김재웅이 2점을 내줬지만 리드를 지켜내며 키움이 승리했다.
이날 안우진의 호투와 시즌 11승은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일단 지난 십 수년 동안 한국야구 마운드를 이끌어온 대표 투수 김광현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김광현은 평소보다 제구가 좋지 않았고, 키움 주축 타자인 이정후와 푸이그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안우진은 지난 6월 2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김광현과 국가대표팀 기둥을 맡았던 양현종과 선발 맞대결을 가졌다. 두 투수 모두 7이닝을 소화했지만, 안우진은 실점이 없었고, 양현종은 1점을 내줬다.
두 번째 의미는 SSG전 약세를 털어냈다는 것이다. 안우진은 올 시즌 앞선 두 차례 SSG전에서 12이닝을 소화하며 7점을 내줬다. 안타도 11개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날은 완벽하게 제압했다.
안우진은 바로 전 등판이었던 7월 28일 KT 위즈전에서 시즌 최다 자책점(8자책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종전 한 경기 최다 자책점은 4점에 불과했다.
2경기 연속 흔들리면 '안우진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인식이 상대 타자들에게 생길 수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 이 위기를 벗어났다.
안우진은 경기 뒤 "KT전 부진은 신경 쓰지 않았다. 김광현 선배님처럼 좋은 투수와 선발 맞대결을 할 때는 조금 더 좋은 제구를 위해 노력한다. 여전히 반대 투구도 있고, 제구가 좋지 않다. 앞으로 더 보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