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보는 음악, 그리고 원밀리언 [일문일답]
일간스포츠

입력 2022.11.09 08:41

정진영 기자
사진=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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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엑소의 ‘코코밥’이 전 세계에서 댄스 챌린지를 일으켰던 때를 기억하는가. ‘코코밥’ 후렴구인 ‘다운 다운 베이비’(down down baby)에 맞춰 춤을 춰 SNS에 업로드하는 일명 ‘코코밥 챌린지’에 전 세계가 들썩이며 수십만 건의 게시물을 낳았던 그때 말이다. 흔히 국내에서 ‘숏폼 챌린지’ 시작이라고 꼽히는 ‘아무 노래’보다 3년이나 앞선 이 열풍의 뒤에는 원밀리언의 안무가 백구영이 있었다.

 
최근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맨 파이터’(‘스맨파’)에서 아깝게 탈락의 고배를 마신 원밀리언을 7일 오후 온라인으로 만났다. K팝을 보는 음악의 경지로 올려놓은 일등 공신인 안무가들. 그리고 그 안무가들 가운데서도 크게 리스펙받고 있는 크루로서의 무게감과 보람, ‘스맨파’ 하차 소감 등을 원밀리언은 솔직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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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밀리언은 ‘스맨파’ 이전부터 워낙 유명한 팀이었다. 프로그램 출연 계기가 무엇인가.
 
백구영 “나 같은 경우 출연 결심이 확고했다. 무조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아무래도 안무가, 디렉터로 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 내 춤을 보여주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스맨파’가 좋은 문을 열어준 것 같다. SM엔터테인먼트와 오래 일을 했고, 엑소 안무 작업에 많이 참여하면서 ‘엑소의 아버지’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굉장히 기분 좋고 영광스러운 수식어지만, 백구영이라는 이름은 모르는 분이 많았다. 그럴 때 약간 씁쓸함도 느꼈다. 이 프로그램에서 뭔가 내 자신을 보여주고 싶었다.”
 
최영준 “물론 처음에 출연을 결심하는 게 굉장히 큰 부담이었다. 플레이어를 안 한지 오래됐고 나이도 있다 보니. (웃음) 또 나는 안무가, 디렉터로서 오래 활동을 했는데 ‘스맨파’는 플레이어 적인 성향이 짙은 프로그램 아닌가. 내가 그동안 해왔던 안무, 작품도 많다 보니 부담이 됐다. 잘해야 본전 아닌가 싶은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나도 한 명의 댄서인지라 춤을 추고 싶다는 욕심에 끌렸다. 우리 팀도 잘하지만 ‘스맨파’에 출연한 8팀 모두 너무 잘하기 때문에 교류하고 배우면서 많이 설렜다. 좋은 판단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스맨파’ 출연으로 얻은 점이 있나.
 
알렉스 “원밀리언은 유명했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 팀은 유명하지 않았던 것 같다. ‘스맨파’ 출연 이후 우리 팀이 유명해지고 더 하나가 된 것 같다. 우리 팀을 얻었다.”
 
예찬 “‘스맨파’에 원밀리언이라는 팀으로 출연해 여러 미션들을 거치면서 우리의 여러 작품을 남길 수 있었다. 나는 그게 좋았다. 원밀리언만의 최고의 퀄리티, 대중이 좋게 봐준 작품들이 우리의 이름으로 남는다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최영준 “나를 비롯해서원밀리언 멤버들도 그렇고 ‘스맨파’에는 댄서 씬에서 제일 잘하는 분들이 나오지 않나. 그분들과 교류하고 소통하고 하면서 많은 배움이 있었다. 그런 것들로 인해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큰 성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게 가장 크게 얻은 것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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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을 목표로 했을 텐데 아쉬운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니노 “솔직히 ‘스맨파’ 나온 크루들 모두 우승을 목표로 했을 것 같다. 우리도 ‘이왕 나온 거 우승해야지’라는 마음으로 매 미션을 준비했다. 그동안 우리 팀이 했던 고민은 팀의 색이 연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스맨파’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우리 팀의 색이 구체화됐고, 비 미션 때 그게 정점을 찍었던 것 같다. 우리 모두 안무를 디렉팅할 수 있는 팀이라는 게 그 미션에서 두드러지게 보였던 것 같다. 녹화 후 만족감도 컸다. 우리다운 무대를 제대로 보여드렸다는 마음에 크다.”
 
최영준 “생각보다 (탈락 후) 후연했다. 사실 우리는 마지막 미션 때 결과가 안좋을 거라고 예살릉 했고, 그래서 탈락 배틀을 열심히 준비했다. 모든 걸 쏟자고 이야기했고, 누가 이기든 지든 그건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약속을 하고 임했다. 끝났을 때 결과를 보고 속상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진짜 잘 싸웠다는 마음이었다. 후련함이 솔직히 더 컸다.”
 
백구영 “그날만 두고 보면 그럴 수 있는데, 그 후에 하루이틀 동안 아쉬움이 밀려오는 건 어쩔 수 없더라. 자고 일어났는데 배틀 했던 순간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내가 조금 더 잘했으면 결과가 바뀌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과 미련이 떠올랐다. 파이널에 가고 싶었고 우승도 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탈락 후 주변 반응은 어땠는지.
 
예찬 “우리와 비슷했던 것 같다. ‘스맨파’ 모니터링을 해줬던 댄서들이 ‘원밀리언은 무조건 파이널 가겠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 우리가 탈락하면서 우리만큼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그만큼 파이널에서의 원밀리언을 기대했던 분들이 많았던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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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은 ‘보는 음악’이라는 인식도 있다. ‘보는 음악’이라는 현재의 K팝을 만드는 데 공헌을 했다는 데 대한 자부심도 있을 것 같다.
 
최영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하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정말로. 사실 진짜 보람을 많이 느낀다. 우리가 만든 안무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커버 댄스가 나오는 걸 보면 기쁘다.”
 
니노 “K팝은 듣는 음악일 뿐만 아니라 보는 음악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한다. 물론 퍼포먼스만 있는 건 아니고 스타일링이나 여러 구성 요소들이 있을 거다. 어쨌든 우리가 그런 음악의 어떤 부분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 모든 게 다 우리나라의 문화인 거니까. 아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뿐 아니라 모두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보여줄 생각인지.
 
백구영 “원밀리언이라는 팀이 ‘스맨파’에서는 어쨌든 마지막 탈락 크루가 됐고, 그렇게 우리의 장정은 끝났다. 하지만 원밀리언으로서는 시작점이라고 본다. 앞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싶고, 보다 많은 분께 우리의 춤을 보여드리고 싶다. 기회를 점차 늘려가고 싶다.”
 
알렉스 “나중에 영화를 찍어 보고 싶다. 우리 팀이 주인공이 아니라도 좋다. 영화의 일부가 되고 싶다. 춤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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