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가 3일 진행된 인터뷰 중 질의에 답하고 있다. KIA 제공 최형우(38·KIA)에게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그는 우리 나이로 38세이었던 2020시즌, 타율 0.354를 기록하며 타격왕에 올랐다. 최근 3시즌(2018~2020시즌) 동안 타율 0.333, 70홈런, 304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타율 3위, 홈런 8위, 타점 4위를 마크했다.
이 기간 최형우는 목표 없이 뛰었다. 그는 "2011시즌과 2016시즌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1위에 오르지 못한 뒤 '나는 최고가 될 수는 없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KIA로 이적한) 2017시즌 통합 우승을 해낸 뒤에는 개인 (기록) 목표조차 세우지 않았다. 그렇게 지난 세 시즌(2018~2020)을 치렀다"고 전했다. 타격왕에 오른 2020년에도 시즌 막판에야 타이틀에 관심을 뒀다고 한다.
과거 MVP 투표에서 최형우는 윤석민(2011년 당시 KIA), 더스틴 니퍼트(2016년 당시 두산)에게 밀렸다. 그가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고자 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후 욕심을 버렸고, KIA 이적 후 우승까지 해낸 뒤에는 마음을 비우고 야구를 했다.
KIA 최형우가 3일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KIA 제공 최형우에게 다시 목표가 생겼다. 바로 통산 개인 타점 신기록이다. 2020시즌까지 1335개를 기록했다. 이 부문 기록은 이승엽 KBO 홍보대사가 보유한 1498개. 최형우보다 163개 많다. 최형우는 지난 3년 동안 평균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페이스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2022시즌에는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최형우는 "이전부터 중심 타자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타점 생산이라고 여겼다. 달려오다 보니 어느새 타점 기록이 살짝 보이더라. 꼭 해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침 다시 출발선에 섰다. 최형우는 지난해 12월 KIA와 기간 3년, 총액 47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삼성 4번 타자였던 그는 2016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얻어 KIA와 계약했다. 이후 4년 동안 '모범 FA'로 평가됐고, 30대 후반 나이에도 3년 계약을 따냈다.
최형우는 "(지난 4년 동안) 부족한 것도 있었다. 2017년 우승 뒤 팀 성적이 하락했다. 중심 타자인 내 책임도 있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도록 구단이 내 가치를 인정해준 것 같아 고맙다"고 했다. 이미 2020시즌은 잊었다. 최형우는 "내가 좀 단순하다.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많이 받았는데, 행사장에서 나온 순간 다 잊었다. 겨우내 충분히 쉬었고, 즐겼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뛸 때"라며 웃었다.
통산 타점 신기록을 목표로 삼은 이상, 지난 시즌에 연연할 틈이 없다. 최형우는 "솔직히 내가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지만, 경쟁은 선·후배 없이 이뤄진다. 못하면 밀리는 게 당연하다. 나이가 굳이 계속 언급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KIA 최고참이다.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임무도 있다. 에이스 양현종(33)이 미국 무대 도전을 선언하며 팀을 떠난 탓에 최형우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부터 후배들과의 스킨십을 늘렸다. 비활동기간 전주에서 최원준, 이우성 등 후배 야수들과 함께 훈련하며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최형우는 "후배들을 보면 내가 마치 아빠 같은 마음이 든다. 젊은 선수들은 (성적이) 치고 올라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체될 수 있다. 후배들이 꼭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며 애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KIA의 전력은 우승권으로 보기 어렵다. 최형우도 잘 알고 있다. '우승'이라는 단어를 쉽게 꺼내진 않았다. 그러나 목표는 작지 않다. 그는 "우승하면 좋겠지만, 일단 내가 KIA에 있는 동안 상위권에 다시 들어가는 게 목표다. 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연패를 당하면 안 좋은 기운에 휩싸일 수 있다. 분위기를 잡는 역할도 잘해내겠다"는 각오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