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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2년 연속 '연봉 45%' 삭감, 그래도 부활 다짐한 다나카...200승 눈앞

일본에 돌아온 후 더 이상 '무패 투수'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한 다나카 마사히로(36·라쿠텐 골든이글스)가 2년 연속 45% 연봉 삭감에 서명했다. 그래도 버틴다. 200승이 목전에 있어서다.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21일 "다나카가 2024시즌 연봉 협상에서 2억 1500만엔(20억원)이 삭감된 2억 6000만엔(23억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무려 45% 삭감이다. 그것도 2년 연속이다.다나카는 지난 2021년 친정팀 라쿠텐으로 복귀했다. 7년 동안 메이저리그(MLB) 최고 명문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로 뛰다 돌아온 그였다. 친정팀은 그에게 2년 연속 연봉 9억엔(81억원)을 안겼다.2021년 다나카는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9패 평균자책점 3.01을 남겼다. 이어 2022년에도 25경기 9승 1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준수했지만, 최고 연봉에 미치는 성적은 아니었다. 젊은 후배 에이스들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찍고 자웅을 겨루는 시대였다. 그속에서 MLB 진출 전 2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9를 남겼던 '절대 에이스' 다나카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결국 다나카는 지난 시즌 연봉 협상에서 47% 삭감에 도장을 찍었다. 기존 9억엔에서 4억 2500만엔(38억원)이 깎인 4억 7500만엔(43억원)에 계약했다.절치부심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세월을 속일 수 없었다. 다나카는 지난 시즌 24경기에 등판해 7승 11패 평균자책점 4.91로 커리어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퍼시픽리그 최다패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부진 속에 당연히 연봉 삭감이 이어졌고, 계약 협상이 길어졌지만 결국 스프링캠프 시작 약 열흘 전에 사인하는 데 성공했다.다나카는 계약 후 "결과(성적)를 제대로 남기지 못했고, 사람들이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나는 해낼 수 있다"고 새 시즌 부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부진 이유에는 몸 상태도 있다. 다나카는 지난해 10월 오른쪽 팔꿈치 클리닝 수술을 받았다. 현재 재활 과정을 통해 공을 던지는 중이다.풀카운트는 매년 떨어지는 구위를 지적했다. MLB 통산 7시즌 동안 9이닝당 탈삼진 8.46개를 기록했던 다나카는 일본 복귀 후 최근 3년 동안 같은 지표에서 7.28개, 6.96개, 5.23개를 기록했다. 리그가 바뀌었는데 오히려 더 떨어지고, 그것도 가파른 속도로 추락 중이다. 풀카운트는 "35세이니 구위가 떨어질 수는 있다. 그가 투구 스타일을 바꿔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전했다.라쿠텐과 계약을 마친 다나카는 2월 1일 시작되는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목표는 개막전 합류다. 목표가 하나 더 있다. 2007년 데뷔해 11승 7패 평균자책점 3.82로 신인왕을 탄 후 2013년까지 꾸준히 라쿠텐 마운드를 지켜왔다. 복귀 후 승수까지 더해 일본무대에서 총 119승을 거뒀다. 양키스에서 7시즌 동안 거둔 78승을 더하면 현재 197승. 미일 통산 200승까지 단 3승만을 남겼다.다나카 본인도 200승 달성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 다나카는 "지금까지 쌓아온 승수가 197승이다. 200승이 눈앞이다. 1구1구,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거기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2 08:58
야구

류중일 감독 "개막전 첫 단추 잘 끼어 기뻐, 차우찬·김현수 맹활약"

LG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 전에 "두산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144경기 중 한 경기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럴 만 했다. LG는 개막전 역대 최다패 오명에 쓰고 있었는데 특히 두산을 상대로 약했다. MBC 청룡 시절이던 1989년 4월 8일 개막전에서 두산을 꺾었으나, 이후 8차례 개막전 맞대결에선 모두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다. 어린이날 시리즈에서도 두산을 만나 약한 모습이었다. 최근 2년 연속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스윕패를 당했고, 5월 5일 어린이날만 놓고 보면 두산에 9승14패로 크게 열세였다. KBO는 '흥행 카드' 양 팀의 맞대결을 일부러 어린이날 시리즈에 편성하고 있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역대 가장 늦은 5일에 개막한 탓에, 양 팀의 맞대결이 첫 경기인 개막전부터 성사됐다. '개막전 최다패' LG가 '개막전 최다승' 두산에 8-2로 이겼다.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친 '절친' 차우찬과 김현수의 활약으로 이겼다. 차우찬이 6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거뒀고, 김현수는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타선을 책임졌다. 내야수 정근우와 로베르토 라모스는 공수에서 인상 깊은 신고식을 했다. 류중일 감독은 "개막전 첫 단추를 잘 끼어 기쁘다. 차우찬이 완급 조절을 포함해 잘 던졌다. 이어 나온 투수도 호투했다"며 "공격에서 김현수가 고비 때마다 타점을 올린 게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0.05.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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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전 4기 개막전 승리' 차우찬 "두산전 연패 조금 신경 쓰였지만…"

LG 차우찬(33)이 또 한 번 중요한 일전에서 '곰 사냥'에 성공했다. 두산전에서 팀의 자존심을 또 세웠다. 차우찬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팀의 8-2 승리를 이끌며 승리 투수가 됐다. 팀의 자존심을 세우며 승리를 이끄는 호투였다. LG는 역대 개막전 최다패의 오명을 가진 반면 상대팀 두산은 개막전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특히 LG는 어린이날 맞대결에서 두산에 9승14패로 크게 뒤졌는데, 이날 승리로 열세를 조금 만회했다. 최근 2연 연속 동안 LG는 어린이날 3연전에서 두산에 스윕패를 당하기도 했다. 차우찬은 두산을 상대로 중요할 때마다 잘 던진다. FA(프리에이전트) 이적 두 번째 시즌인 2018년 LG가 두산과의 15차전까지 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을 당시 차우찬은 10월 6일 맞대결 최종전에 선발 투수로 나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차우찬은 당시 134개의 공을 던지는 역투를 선보였다. 전년 시즌을 포함해 두산전 17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귀중한 승리였다. 지난해에도 두산전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29로 잘 던졌던 차우찬은 외국인 투수를 대신한 개막전에서도 라이벌 팀을 상대로 LG에 의미 있는 승리를 선사했다. 차우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 전에서야 팀이 두산과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6연패를 당한 소식을 접해 조금 신경 쓰였지만,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2018년 두산전 15연패 당시에는 내일이 없었지만, 오늘은 내일도 모레도 있어 그때보다 부담감은 덜했다"고 했다. 호투 비결로는 "없다. 특별히 좋은 편도 아니다"고 겸손해했다.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승리였다. 삼성 소속이던 2011년과 2012년, 그리고 2016년 개막전에서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한 그는 '3전 4기' 도전 끝에 류중일 감독에게 개막전 승리를 안겼다. 앞서 세 차례 개막전 선발 등판 때 차우찬의 평균자책점은 6.00(2패)이었는데, 그의 개막전 선발을 내정한 사령탑은 류중일 현 LG 감독이었다. 특히 LG는 지난해 10개 구단 최고 외국인 듀오로 활약한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미국으로 특별 휴가를 다녀온 뒤 KBO의 권고에 따라 2주간 자가 격리를 거치면서 몸 상태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차우찬이 대신 개막전 선발 등판로 나선 가운데 값진 승리를 팀에 선사해 의미를 더했다. 차우찬은 초반 투구 수가 많았지만 6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4회 김재환에게 던진 110㎞ 커브를 통타당해 솔로 홈런을 내준 게 유일한 실점이다. 투구 수가 늘어나면 더욱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차우찬은 이날 역시 5회와 6회는 연속 삼자범퇴 처리하며 갈수록 안정감을 선보였다. 투구 수는 101개. 류중일 LG 감독은 "개막전 첫 단추를 잘 끼어 기쁘다. 차우찬이 잘 던졌다. 완급 조절도 좋았다"고 칭찬했다.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주장' 김현수 역시 "우찬이가 선발로 정말 잘 던져 팀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며 기쁨을 나눴다. 차우찬은 "(코로나19로 개막이 늦어져) 준비기간이 길었으나 첫 경기부터 좋게 풀어나가 다행이다. 근우 형이 호수비를 한 덕분에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0.05.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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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차우찬·김현수' 활약 LG, 두산 꺾고 개막전·어린이날 악몽 탈출

'개막전 최다패' LG가 '개막전 최다승' 두산에 이겼다.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LG와 두산은 어린이날에 역대 24차례 맞붙었다. KBO는 '흥행 카드' 양 팀의 맞대결을 일부러 어린이날 시리즈에 편성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역대 가장 늦은 5일에 개막한 탓에, 양 팀의 맞대결은 올해 첫 경기인 개막전부터 성사됐다. "두산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144경기 중 한 경기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한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가 8-2로 승리, 어린이날 시리즈 악몽에서 탈출했다. LG는 두산과의 어린이날 맞대결에서 10승14패로 열세를 조금 만회했고, 또한 최근 2년 연속 어린이날 3연전에서의 스윕패를 일찍부터 끊어냈다. 개막전 맞대결로 좁혀봐도 역대 1승8패로 크게 뒤졌는데, LG가 두산(전신 OB 포함)과의 개막전에서 승리한 건 MBC 청룡 시절인던 1989년 4월 8일 이후 무려 31년 만이다. 이후 지긋지긋한 8연패를 당했기에, LG 창단 이후로는 개막전에서 두산을 꺾은 건 역대 처음이다. 역대 개막전 승률이 가장 낮은 LG는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친 '절친' 차우찬과 김현수의 활약으로 이겼다. 차우찬이 6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거뒀고, 김현수는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타선을 책임졌다. 내야수 정근우와 로베르토 라모스는 공수에서 인상 깊은 신고식을 했다. 예년 양 팀의 어린이날 맞대결은 만원 관중 속에 어린이 관중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무관중으로 열려 평소와는 크게 다른 생소한 환경에서 열렸다. 두 팀의 맞대결에선 홈 팀이 1루 측 더그아웃을 사용하나, 선수단 동선이 겹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은 홈 팀(LG)이 3루 측 더그아웃을 썼다. LG가 3루 측, 두산이 1루 측 라커룸을 사용하고 있어 경기 시작 전이나 종료 후에 동선을 겹칠 수 있어서다. 또한 이날 잠실구장에는 약 10여 매체의 외신 취재진이 찾아,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다. 미국 LA 타임즈와 일본 NHK·니혼 TV, 중국 CCTV, 싱가포르 공영방송 CNA 등 취재진이 방문해 전 세계 프로리그 중 대만에 이어 두 번째로 '플레이볼'이 선언된 KBO리그 개막을 유심히 관찰했다. LA 타임즈의 빅토리아 김 기자는 "한국은 어떤 과정을 통해 프로 스포츠 정규시즌을 개막하고, 어떤 방식으로 리그를 진행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했다. 니혼 TV의 아마가사키 타쿠로 특파원은 "오늘 개막전을 보면 일본 야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잠실구장에 모인 국내외 취재진만 150여명으로,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열기였다. 류중일 LG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실을 가득 메운 취재진을 보면 특유의 사투리로 "왜 이리 많노"라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마운드에선 2018년 두산전에서 유일하게 팀의 자존심을 지킨 차우찬(33)이, 타선에선 김현수(32)가 친정팀을 상대로 승리를 이끌었다. 차우찬은 이날 개막전에서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삼성 소속이던 2011년과 2012년, 그리고 2016년 개막전에서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한 그는 '3전 4기' 도전 끝에 류중일 감독에게 개막전 승리를 안겼다. 앞서 세 차례 개막전 선발 등판 때 차우찬의 평균자책점은 6.00(2패)이었는데, 그의 개막전 선발을 내정한 사령탑은 류중일 현 LG 감독이었다. 차우찬은 초반 투구수가 많았지만 6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4회 김재환에게 던진 110㎞ 커브를 통타당해 솔로 홈런을 내준 게 유일한 실점이다. 투구 수가 늘어나면 더욱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차우찬은 이날 역시 5회와 6회는 연속 삼자범퇴 처리하며 갈수록 안정감을 선보였다. 투구 수는 101개. 차우찬은 LG의 자존심이다. 지난해 10개 구단 최고 외국인 듀오로 활약한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가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미국으로 특별 휴가를 다녀온 뒤 KBO의 권고에 따라 2주간 자가 격리를 거치면서 몸 상태가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아 대신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두산을 상대로 자존심을 지킨 적 있다. FA(프리에이전트) 이적 두 번째 시즌인 2018년 LG가 두산과의 15차전까지 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을 당시 10월 6일 맞대결 최종전에서 9이닝 1실점 완투승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차우찬은 이날 134개의 공을 던지는 역투를 선보였다. 전년 시즌을 포함해 두산전 17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귀중한 승리였다. 지난해에도 두산전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29로 잘 던졌던 차우찬은 외국인 투수를 대신한 개막전에서도 라이벌 팀을 상대로 LG에 의미 있는 승리를 선사했다. '주장' 김현수는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3회 말 2사 2루에서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153㎞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을 살짝 넘기는 2점 홈런을 쳤다. 2020년 KBO리그 1호 홈런의 주인공이자, 개인 네 번째 개막전 홈런이다. 이어 8회에는 1사 3루에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쐐기 1타점 2루타를 쳤다. 4타수 2안타 3타점. 달아나는 점수가 필요할 때 찬스에서 한방씩 터뜨렸다. 이어 LG는 8회 김민성 타석에서 상대의 연속 폭투로 두 명의 주자가 잇달아 홈을 밟아 6-1로 달아났고, 유강남의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승기를 굳혔다. 류중일 감독은 "개막전 첫 단추를 잘 끼어 기쁘다. 차우찬이 완급 조절을 포함해 잘 던졌다. 공격에서 김현수가 고비 때마다 타점을 올린 게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경기 전에 팀이 두산과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6연패를 당한 소식을 접해 조금 신경 쓰였지만,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2018년 두산전 15연패 당시에는 내일이 없었지만, 오늘은 내일도 모레도 있어 그때보다 부담감은 덜했다"며 "(정)근우 형의 호수비 덕에 (위기를) 가볍게 넘기고 잘 던질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0.05.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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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고영표와 본더맨, 패하면서 투수가 된다

2003년 디트로이트는 메이저리그의 동네북이었다. 그해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역대 최다인 119패(43승)를 당했다. 승률이 고작 0.265에 불과했다. 개막 후 9연패로 시즌을 시작해 1년 내내 졸전이 이어졌다. 선발투수 마이크 마로스는 9승21패를 기록했다. 1980년 브라이언 킹맨(당시 오클랜드·8승20패) 이후 23년 만에 나온 '시즌 20패 투수'였다. 마로스에 가려졌지만 신인 제레미 본더맨의 성적도 최악에 가까웠다. 19패(6승)를 기록하면서 혹독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본더맨은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6번 지명(오클랜드)을 받은 오른손 투수다. 수준급 선발 자원인 C.J. 윌슨(5라운드), 리치 힐(7라운드)보다 먼저 이름이 불렸다. 2002년 8월 삼각 트레이드로 디트로이트 유니폼을 입었고, 이듬해 곧바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디트로이트 구단 수뇌부는 마이너리그 상위 싱글 A에서 뛰고 있던 본더맨을 2003년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켰다.기대가 악몽으로 바뀌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마로스와 함께 '동반 20패 투수'가 될 뻔했다. 앨런 트란멜 감독과 밥 클럭 투수코치는 신인이었던 본더맨의 투구 이닝을 170이닝으로 제한했고, 시즌 말미에 불펜 투수로 기용해 시즌 20패를 막았다. 1973년 윌버 우드(24승20패)와 스탄 반센(이상 시카고 화이트삭스·18승21패) 이후 처음으로 한 팀에서 20패 투수가 2명 나오는 불상사를 피했다.불운과 부진이 겹쳤다. 본더맨은 6이닝 이상을 소화한 15경기에서 5승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19패 중 8번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고도 패했다. 하지만 좌절은 없었다. 2003년 '경험'을 바탕으로 디트로이트 중심 투수로 성장했다. 2004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고, 2005년에는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2006년엔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그는 2006년 10월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항상 빅리그에 있길 원했다. 내가 배울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기 때문이다"며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해했다"고 말했다.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패배를 바라보는 태도는 고영표도 비슷하다. 고영표는 8일까지 11패(5승)를 기록해 팀 동료 돈 로치와 함께 리그 최다패 투수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 1군 데뷔 3년 만에 선발로 풀타임 시즌을 소화 중이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녹록하지 않다. 6일 수원 SK전(7이닝 2실점)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무려 84일 동안 승리가 없었다. 그 기간 12경기에서 8패만을 기록했다.위축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SK전 이후 그는 "패배를 하면서 독기와 오기가 생겼던 것 같다. 득점 지원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다. 내가 해야 하는 부분에만 집중했다"며 "패배가 쌓여도 초조한 건 없다. 타자에게 맞아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가고,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해 강판됐다면 위축됐을 텐데 그게 아니었다. 5~6이닝은 채웠기 때문에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김진욱 kt 감독은 장기적 플랜을 짜고 고영표를 선발투수로 육성 중이다. 계속 기회를 주고 있다. 김 감독은 "비록 승 수가 많지는 않지만 고영표가 꾸준히 제 몫을 해 주고 있다"며 "매번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많은 고민들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기억들이 모여 더 좋은 투수로 발전해 나간다"고 독려했다.자질은 충분하다. 본더맨은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던졌다. 패스트볼과 조합해 땅볼 유도를 능숙하게 해냈다. 사이드암인 고영표는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이끌어 낸다. 여기에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까지 갖췄다.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투수 21명 중 볼넷 허용이 가장 적다. 9이닝당 볼넷이 1.03개. 그는 "이왕이면 안타를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마음에 새기고 긍정적으로 타자와 승부를 한 게 적은 볼넷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웃었다.패배 속 보이지 않는 성장. 그들은 그렇게 투수가 된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08.09 07:00
야구

kt 두 달째 감감무소식, 연승 그리고 고정 선발승

kt는 최근 두 달 동안 연승도 없고, 심지어 고정 선발진의 선발승도 전혀 없다.kt는 6~7월에 고작 8승(36패), 승률 0.182에 그쳤다. 가장 최근 연승은 6월 2~3일 사직 롯데전이다. 다음날인 4일 경기에선 롯데에 8-14로 졌다. 이후 연승이 없다. '연패 후 1승'만 반복하고 있다. 이 기간 7연패만 두 차례를 했고, 6연패와 5연패도 한 차례씩 기록했다. 4연패도 두 번이다. 결국 6월 21일 시즌 처음으로 최하위로 떨어졌고, 어느덧 9위 한화와의 승차도 8.5경기 벌어졌다.그런데 연승보다 더 보기 힘든 게 있다. 고정 선발진의 승리 소식이 두 달 가까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개막전에 구성된 선발진 가운데 라이언 피어밴드, 돈 로치, 고영표 셋만 계속 선발진을 지켜주고 있다. 지난해 국내 선발진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주권은 1~2군을 오가며 최근에는 구원 계투로만 나섰고, 좌완 정대현은 지난 7월 7일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최근 선발승은 7월 22일 고척 넥센전에서의 류희운(5이닝 1실점)이 기록했다. 그 직전 선발승은 6월 22일 수원 롯데전에서 나왔는데 역시나 류희운(5이닝 3실점)이었다. 반면 고정 선발진은 잘 던지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고정 선발투수 세 명이 못 던지는 건 아니다.피어밴드는 평균자책점 2.93으로 부문 ?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승리(7승) 보다 패전(8패)이 더 많다. 가장 최근 승리는 6월 3일 롯데전(6이닝 무실점)이다. 최근 4경기 연속 6이닝 이상 2실점 이하의 투구를 하고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토종 선발 고영표도 마찬가지다. 리그 최다패(11패) 투수다. 평균자책점은 5.07, 8차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감안하면 정말 불운하다. 5월 13일 NC전(6⅔이닝 2실점) 이후 7월 30일 NC전(6⅔이닝 5실점)까지 12경기째 승리 소식이 없다. 올 시즌 네 차례 승리는 무실점(2회), 1실점(1회), 2실점(1회) 경기에서만 달성했다. 3실점 이상 경기에선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로치도 심각하다. 아예 4월 19일 KIA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둔 뒤 14경기째 승리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5.12다.이들 세 명이 승리 투수가 되기 어려운 이유는 타선의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선발투수가 던진 이닝까지 타선의 득점지원의 경우 피어밴드가 2.68, 로치가 2.06, 고영표가 2.05다. 즉, 3실점 이상을 하면 패전 투수가 된다는 뜻이다. 반대로 0~2점으로 막아야 승리투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규정 이닝을 채운 22명의 투수 중 삼성 페트릭(1.89) 다음으로 득점 최소 지원 2~4위다. 여기에 승리 투수 요건에서 내려가면 불펜의 방화로 승리 기회를 놓치기 일쑤다.팀이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의 호투가 필요하다. 그리고 선발 투수에게 승리가 뒤따라야한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ins.com 2017.08.01 11:00
야구

'켈크라이' 바통 받은 페트릭, 최소 득점지원에도 미소

삼성 재크 페트릭(28)은 올 시즌 가장 불운한 투수 가운데 한 명이다.올 시즌 13차례 선발 등판에서 단 1승만 올렸다. 반면 최다패(7패)는 공동 1위다. 못 던진 게 아니다. 평균자책점은 4.98. 올 시즌 등판 경기 수의 절반이 넘는 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그만큼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의미다. 페트릭과 같이 7차례 QS를 기록하고 있는 투수는 세 명 더 있다. 두산 유희관, 넥센 최원태(이상 6승), 한화 카를로스 비야누에바(2승)다. 모두 페트릭 보다 적게는 1승부터 많게는 5승까지 더 올렸다. 심지어 가래톳 부상으로 5경기에만 나선 팀 동료 앤서니 레나도는 단 한 차례도 QS를 하지 못하고도 페트릭과 같은 1승을 올렸다.개막전부터 승운이 없었다. 페트릭은 3월 31일 KIA전에서 6⅓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지만 패전 투수가 됐다. 4월 23일 NC전에선 7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불펜진 난조로 승리가 날아갔다. 시즌 여섯 번째 등판인 4월 29일 SK전에서야 6이닝 1실점으로 뒤늦게 KBO 리그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5월 17일 SK전·5월 28일 넥센전에서 QS, 지난 16일 SK전에서 QS+(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하고도 모두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상대 투수 운도 없었다. 페트릭은 유독 외국인 투수와 맞대결이 잦았다. 에릭 해커(NC)와 메릴 켈리(SK), 헨리 소사(LG)와 두 차례씩 맞붙는 등 외국인 선발 투수와 9번 맞대결했다.페트릭이 6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의 경기를 7차례나 하고도 1승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타선의 적은 득점 지원 때문이다. 페트릭의 올 시즌 경기당 득점지원은 1.92. 규정이닝을 채운 총 25명의 선수 중 가장 낮다. 리그 평균(3.76점) 보다도 2점 가까이 낮을 정도다. 페트릭 외에는 2점대 3명, 3점대 12명, 4점대 7명, 5점대 1명, 6점대 1명으로 집계됐다. 모두 페트릭보다 높다. 워낙 승운이 따르지 않아 '켈크라이'(켈리+크라이)로 불린 켈리도 지난해 같은 기간 득점 지원(QS 9회, 4승)이 3.64였다. 페트릭은 '착한' 외국인 선수로 통한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영입된 새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낮은 45만달러(약 5억원)에 삼성과 계약했다.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레나도가 고작 5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5.56으로 부진한 것과 비교된다. 레나도는 페트릭 보다 훨씬 많은 105만달러에 계약한 뒤 부상으로 두 달간 이탈했다. 목이 빠져라 기다렸지만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반면 페트릭은 압도적인 위압감은 없지만 최소 6이닝 이상을 던진 게 10차례나 된다. 다양한 구종과 제구력을 바탕으로 선발 투수 임무를 소화했다.이 정도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페트릭은 "마운드에서 계속 던질 수 있어 행복하다. 실망하지도 않는다"며 "마운드에 올라 팀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타자들이 일부러 득점을 올리지 않는 게 아니다. 모두가 열심히 한다"며 "득점이 적으면 내가 실점을 더 적게 하면서 막아줘야 한다. 리드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깔끔하게 막고 내려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팀에 미안하다"고 했다. 자신의 승리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강한 책임감이 페트릭을 더 빛나게 한다. 이형석 기자 2017.06.22 06:30
야구

33년 프로야구 역사 속 ‘반짝했다 저문 별들’은 누구?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선수는 ‘전설’이 되고,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한 선수는 소리 없이 사라진다. 전자와 후자의 가운데에 해당하는 선수들도 있다. 짧지만 강렬한 ‘정상의 맛’을 경험하고 두 번 다시 그 영광을 누리지 못한 선수들이다. 메이저리그(MLB) 마크 프라이어(34·당시 시카고 컵스)는 ‘단 한번 핀 꽃’이라 불린다. 프라이어는 지난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시카고 컵스에 지명됐다. 그는 데뷔 2년차인 2003년,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8승 6패 평균자책점 2.43, 245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올랐다. 프라이어는 강속구와 빼어난 변화구, 제구력까지 겸비하여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아킬레스건과 허리 부상에 시달렸고, 2006년 어깨부상 이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결국 지난해 은퇴를 선언했다. 야구에서 데뷔 첫해 좋은 활약을 펼친 신인이나,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기록한 선수들은 어김 없이 “‘반짝’하는 선수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33년의 프로야구 역사에서 부상과 혹사, 불의의 사고 등 저마다의 사연으로 ‘반짝'할 수 밖에 없었던 선수는 누가 있을까.◇ 82년 OB 베어스 박철순 24승 4패 평균자책점 1.84박철순(58)은 한 시즌 성적에 자신의 허리를 바쳤다. 그는 OB 소속으로 프로야구 원년에 24승 4패 평균자책점 1.84를 기록했다. 단일 시즌 22연승을 기록했고, OB의 원년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에도 마운드에는 박철순이 있었다. 프로야구 초대 MVP는 물론 박철순의 몫이었다. 82년 박철순은 선발과 중간계투, 마무리를 가릴 것 없이 224이닝을 던졌다. 전체 팀 수비이닝의 30%를 책임지는 혹사와 팔을 아래로 늘어뜨렸다가 공을 뿌리는 특유의 투구 폼 탓에 고질적인 허리통증에 시달렸고,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당시 OB의 감독이었던 김영덕 전감독은 고장 난 허리에 진통제를 맞으며 한국시리즈에 등판한 박철순을 떠올리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말렸을 것이다. 감독으로서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박철순은 부상의 악령 속에서도 원년 이후 12시즌 동안 52승을 더 올리며 ‘불사조’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원년만큼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한 해는 없었다.◇ 82년 롯데 노상수 14승 19패 평균자책점 2.9480년대초 동네야구에서 사이드로 공을 던지면 ‘노상수 흉내를 낸다’고 했다. 노상수(56·현 개성고 감독)는 프로야구 원년에 14승(19패)을 올리며 탈삼진왕(141개)까지 거머쥔 롯데의 사이드암 투수였다. 그는 롯데의 시즌 개막전(해태전) 선발투수로 등판했고 승리투수가 됐다. 원년 롯데가 올린 31승중 절반에 가까운 승수를 책임진 에이스였다. 노상수의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한것은 군제대 후 였다. 노상수는 "그때는 지금처럼 프로선수들이 상무에서 뛸 수가 없었다. 광주 예비군 관리대대에서 일반병으로 복무해 개인 연습을 할 처지도 못 됐다.”고 말했다. 86년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예전의 노상수가 아니었다. 군에 복무하던 기간에 프로야구의 수준이 급격히 올라간 점도 그에게는 악재로 작용했다. 결국 노상수는 뚜렷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채 은퇴를 선언했다.◇ 83년 삼미 슈퍼스타즈 장명부 30승 16패 평균자책점 2.34삼미 장명부(작고)는 83시즌 30승 16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했다. 단일 시즌 30승은 ‘영원히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라 불린다. 당시 팀 당 경기가 100경기인 가운데 장명부는 무려 60경기에 나섰고, 427⅓이닝을 소화하는 유례없는 혹사로 인해 이듬해부터 그의 성적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승리수당을 약속했다가 번복한 삼미 사장과의 마찰로 인해 의욕을 상실했다는 설도 있었다. 그는 84년 13승을 기록했지만 20번이나 패배했으며 85년 기록한 25패(11승)는 역대 단일 시즌 최다패로 역시 ‘영원히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꼽힌다. ◇ 86년 MBC 청룡 김건우 18승 6패 평균자책점 1.81김건우(51)는 86년 1차 1순위로 MBC에 입단했다. 고교시절(선린상고) 이영민 타격상을 수상할 만큼 타격에 재능을 보였으나, 프로에서는 투수로 활약했다. 김건우는 데뷔 첫 경기에서 청보를 맞아 1피안타 완봉승을 거뒀으며 시즌 18승 6패 평균자책점 1.81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이듬해에도 후기리그 중반까지 12승을 거두며 호투를 이어갔지만 시즌 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집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뺑소니 차량에 치여 양팔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2년의 재활 끝에 다시 마운드에 섰지만, 예년의 기량은 남아있지 않았다. 이후 김건우는 타자로 전향하여 재기를 노렸지만 끝내 데뷔 첫해의 영광을 되찾지는 못했다. ◇ 94년 태평양 돌핀스 김홍집 12승 3패 평균자책점 3.20김홍집은 93년,1억2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태평양에 입단했다. 당시 구대성, 이상훈과 함께 ‘좌완 빅 3’로 불리며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다. 데뷔 첫해 7승 8패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김홍집은 이듬해 12승 3패를 기록하며 승률왕(0.800)에 올랐다. 당시 방위병으로 복무하며 홈 경기에만 출장하며 달성한 성적이었기 때문에 더욱 빛났다. 그러나 결국 군복무가 김홍집의 어깨를 고장냈다. 김홍집은 이틀에 한번 꼴로 밤샘 보초를 섰다. 인천 홈경기에 출전하고, 원정경기는 휴가를 받아 등판하는 생활을 반복하다가 결국 부상을 얻고 말았다. 투구시마다 통증에 시달리는 고질적인 부상으로 94년 이후 9시즌 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한 채 2003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94년 LG 인현배 10승 5패 평균자책점 4.19LG는 94년 ‘신바람 야구’를 내세워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정규시즌 81승(승률 0.643)에 알토란 같은 10승을 보탠 투수는 팀의 4선발 인현배(43)였다. 인현배는 이상훈(43·현 고양원더스 코치)·김태원(50)·정삼흠(53·현 부천고 감독)으로 이어지는 당시 LG의 막강 투수조에서 신인의 패기를 보여줬다. 당시 언론에서는 ‘LG 이상훈의 스트레이트 펀치에 김태원의 훅, 정삼흠의 어퍼컷에 정신 못 차리는 팀들이 인현배의 카운터펀치에 맞았다’고 표현 했다. 인현배는 6월 17일 해태전에서 통산 30번째 완봉승을 노리던 선동열(51·현 KIA감독)과 맞대결을 펼쳐 되려 완봉승을 거두기도 했다. 첫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이듬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잦은 부상에 신음하다가 2000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인현배의 통산 승수는 데뷔 첫해에 올린 10승 그대로이다.◇ 01년 SK 신윤호 15승 6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12신윤호(39·SK)는 94년 고졸 신인으로는 사상 최초로 1억원의 몸값을 받으며 LG에 입단했다. 팀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로 각광받았으나, 데뷔 후 5시즌에서 2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01시즌에 이광은(59) 감독이 중도하차하고 김성근(72·현 고양원더스 감독) 수석코치가 1군 대행으로 선임된 이후 신윤호는 잠재력을 뿜어냈다. 70경기에 등판해 15승 6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며 다승,구원,승률 1위를 차지했고 그해 골든 글러브까지 수상했다. 군복무기간을 포함 데뷔 후 6년만에 만개한 기량이었지만, 6년간 던진 이닝의 약 1.5배 (144이닝)를 한해에 던진 후유증이 찾아왔다. 01년 이후 다시 6년간 부진한 성적을 보이다가 2008년에 웨이버 공시되어 김성근 감독의 SK로 이적했으나 팔꿈치 부상으로 은퇴를 선택했다. 야구에 대한 미련이 남은 신윤호는 지난해 현역복귀를 결심하고 SK에 입단하여 부활을 꿈꾸고 있다.◇ 09년 롯데 조정훈 14승 9패 평균자책점 4.05롯데 조정훈(29)은 2005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롯데에 입단했지만 데뷔 후 4년간 불펜과 2군을 오갔다. 2009시즌에는 풀타임 선발을 보장받으며 손민한(39·NC)을 대신해 ‘롯데의 에이스’역할을 했다. 27경기에 나와 14승을 거둬 다승왕에 올랐다. (당시 KIA 로페즈, 삼성 윤성환과 공동) ‘리그 최고의 포크볼’을 구사하던 조정훈은 175개의 탈삼진을 기록해 당시 한화 류현진 (188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타자들을 농락하던 명품 포크볼은 조정훈의 팔꿈치를 앗아갔다. 포크볼은 관절과 인대에 무리를 주는 ‘악마의 변화구’라 불린다. 조정훈은 2번이나 수술대에 올랐고 2014년 프로야구 롯데의 등록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못한 채 현재 신고선수 신분이다.박현택 기자 ssalek@joongang.co.kr 2014.03.0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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