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검색결과35건
스포츠일반

고유민 유족, 현대건설 배구단 구단주 사기 등 4개 혐의 고소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지난달 세상을 떠난 고(故) 고유민 선수의 유족 측이 현대건설 배구단 구단주를 사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 선수 측을 대리하는 박지훈 변호사는 이날 오전 박동욱(58) 구단주를 ▲ 사기 ▲ 업무방해 ▲ 근로기준법 위반 ▲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선수 측은 원래 박 구단주 이외에 실무자 등 배구단 관계자 4~5명을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고심 끝에 박 구단주 1명에 대해서만 형사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고 선수 측은 현대건설 배구단이 지난 3월 고 선수를 다른 구단으로 트레이드할 의사나 계획이 없었으면서 트레이드를 해주겠다고 속여 '선수 계약해지 합의서'에 서명하도록 했다며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이에 따라 고 선수가 4개월 잔여 급여 2천만원을 포기하도록 해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반대로 현대건설은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또한 박 구단주가 지난 5월 한국배구연맹에 고 선수에 대한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해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하도록 한 데 대해 연맹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적용했다.고 선수 측은 계약을 합의해지하면 자유계약선수가 되며, 임의탈퇴 처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임의탈퇴로 묶인 선수는 원 소속구단이 이를 해지하지 않으면 한국 프로배구 V리그에서 선수로 뛸 수 없다.고 선수 측은 이도희 현대건설 배구단 감독 등이 고 선수가 '리베로' 포지션으로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거부했음에도 출전하게 해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한 데도 박 구단주의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박 변호사는 "고 선수가 입단할 당시 포지션은 '레프트'로 선두에 서서 팀의 공격을 담당하는 것"이라며 "현대건설 배구단은 2019~2020시즌에 고 선수에게 180도 상반된 역할의 '리베로'로 포지션 변경을 강요했다"고 말했다.고 선수 측은 박 구단주가 지난 20일 고 선수 관련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한 것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적시해 고 선수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적용했다.고 선수 측은 "팀훈련 배제 사실무근" "의사표명 없이 팀 이탈 및 인터넷 악플로 심신이 지쳐 있었다" "계약해지 이후 연맹과 협의 등 절차를 거쳐 임의탈퇴 공시" 등 입장문 내용이 모두 허위라는 입장이다.raphael@yna.co.kr(끝) 2020.08.31 13:31
스포츠일반

이도희 감독 "힘든 부분 있었지만, 우리는 프로"

"우리는 프로 선수, 프로 구단이다."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 이도희(52) 감독은 "(선수단 모두)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대회를 잘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도희 감독이 언급한 '힘든 부분'은 한 달 전 고(故) 고유민의 극단적인 선택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고유민은 7월 3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유민은 그동안 악플에 대한 고통을 호소해 왔다. 그러나 유족들은 "악성 댓글이 아니라 구단의 따돌림과 갑질 때문"이라며 구단과 코치진이 고유민을 벼랑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구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도희 감독은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리는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A조 흥국생명과의 개막전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고유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처음 공식적인 자리에 나온 것이다. 이도희 감독은 고유민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그 부분은 구단이 잘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건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2019~20시즌 1위 팀이다. 그러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이 흥국생명으로 떠났다. 이도희 감독은 "트레이드로 세터 이나연을 영입했다. 이나연이 가진 장점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도희 감독은 또 "상대가 강한 팀이라고 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 김연경(흥국생명)은 워낙 뛰어난 선수다. 김연경을 막고자 다양한 시도를 할 생각이다. 경기를 치르면서 김연경을 막을 방법을 더 파악할 것"이라며 "일단 (지난 시즌) 1위라는 생각은 내려놓고 도전자의 입장으로 돌아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이날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0-3(15-15·13-25·22-25)로 완패했다. 이도희 감독은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합류해 공격과 수비, 블로킹까지 모두 강해졌다"라며 "시즌 전까지 최대한 준비를 잘하겠다"라고 했다. 이어 2세트 도중 교체된 외국인 선수 헬레네 루소에 대해 "큰 부상은 아니라 다행이다. 발목을 살짝 접질렀다. 통증이 있어 교체했다"라고 밝혔다. 제천=이형석 기자 lee.hyeongaeok@joongang.co.kr 2020.08.30 16:26
스포츠일반

경기 집중 강조한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우리는 프로"

"우리는 프로 선수, 프로 구단이다." 여자배구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이 컵대회를 앞두고 덤덤하게 각오를 밝혔다. 현대건설은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리는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여자부에서 흥국생명과 첫 대결을 펼쳤다. 전 현대건설 소속 고(故) 고유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처음으로 치른 경기다. 고유민의 유족은 구단과 코칭스태프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고, 구단은 이를 부인했다. 그동안 이도희 감독은 공식적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도희 감독은 "상황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있지만 우리는 프로 선수, 프로 구단이다. 흔들리지 않고 준비했다. 오늘 상대가 강한 팀이라 해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고유민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선 "구단에서 대응하고 있다.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현대건설은 2019~20시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조기 종료되면서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주전 세터 이다영이 FA가 되면서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이나연을 영입했으나 아직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 이도희 감독은 "이나연이 가진 장점을 살리려고 한다. 아직은 시간이 부족하다. 리그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도 교체됐다. 벨기에 출신으로 레프트, 라이트를 소화할 수 있는 헬렌 루소와 계약했다. 이도희 감독은 "루소는 무척 적극적인 선수다. 팀 훈련을 일주일 정도만 소화해 아직 호흡이 맞지는 않는다. 그러나 점점 좋아질 것이다. 황민경, 고예림, 루소가 날개 공격수로 나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다현이 어깨 통증이 있어 이번 대회에선 정지윤을 센터로 기용할 것"이라고 했다. 제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8.30 14:11
스포츠일반

故 고유민 유족, 현대건설 횡포 주장...구단은 반박

"악성 댓글이 아니라 구단의 따돌림과 갑질이다." 고유민 전 현대건설 배구단 레프트의 유족이 호소한 내용이다. 구단은 반박했다. 고유민의 어머니 권 모씨와 법률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는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이 알려진 바와 다르다고 전했다. 유족 측은 "많은 이들이 악성 댓글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현대건설 코칭 스태프의 따돌림, 배구 선수로의 앞길을 막은 구단의 사기극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고유민은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2019~2020시즌에 레프트에서 리베로로 포지션을 전환한 그는 적응 기간 부진했고 악플에 시달렸다. 이 사건은 주요 포탈 사이트의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 중단 방침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유족은 고유민이 댓글이 아닌 구단과의 관계에서 생긴 문제에 더 큰 상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머니 권 모씨가 팻말을 들고 거리 1인 시위에 나선 사진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전한 것. 박지훈 변호사는 "고유민 선수가 생전 가족, 동료와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감독이 나를 투명 인간 취급한다'. '나와 제대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말을 일관되게 했다"며 "의도적인 따돌림은 훈련 배제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계약상에 문제도 제기했다. 박 변호사는 "고유민 선수가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구단은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를 미끼로 고유민 선수에게 3월 30일 선수 계약해지 합의서에 사인하도록 유도했다. 5월 1일 일방적으로 선수를 임의탈퇴 공시했다"고 전했다. 임의탈퇴로 묶인 선수는 원소속구단이 이를 해지하지 않으면 V-리그에서 뛸 수 없다. 선수 계약해지가 3월에 이뤄졌고, 이미 자유계약선수가 됐는데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구단이 임의탈퇴 처리를 하면서 선수의 앞길을 막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구단은 3~6월 급여를 고유민에게 지급하지 않은았다. 유족 측이 구단의 사기 갑질을 주장하는 이유다. 배신감과 막막함이 고인을 극단적 선택까지 몰고 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같은 날 유족 측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문을 전했다. 구단은 "자체 조사 결과 훈련이나 시합 중 감독이나 코치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만한 행위를 했다는 것은 전혀 확인디지 않았다"고 했다. 고유민의 출전 경기 수가 전년대비 늘어난 점을 예로 들며 "경기 및 훈련을 제외시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임의탈퇴 공시 경위도 설명했다. 고유민이 2월 29일 무단이탈을 했고, 선수가 심신 쇠약을 이유로 "구단을 떠나 있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에 상호합의로 계약을 중단했다는 내용이다. 현대건설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고인에게 직접 연락해 계약 지속이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FA 절차 종료 뒤인 5월 1일부로 임의탈퇴를 정식 공시한 것"이라고 했다. 6월 15일에 고민과 미팅을 갖고 진로에 관해 얘기를 했지만,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도 전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KOVO는 '현대건설 배구단이 선수와의 계약해지 합의서를 연맹에 제출한 적이 없다. 그런 게 있는지도 처음 알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KOVO는 "연맹과 구단이 소통하던 중 놓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구단의 입장문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20 14:22
스포츠일반

고유민 측 "따돌림 있었다" 현대건설 "경기 출전시켰다"

고(故) 고유민 선수의 유족과 소송 대리인이 "현대건설 배구단의 계약해지가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은 "팀내 따돌림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고유민의 어머니 권 모 씨와 소송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는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유민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은 악성 댓글이 아니다. 현대건설 코칭스태프의 훈련 배제, 선수생명을 막은 구단 프런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고유민은 7월 31일 오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체육시민단체 '사람과 운동'은 고인의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자료를 공개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고유민 선수가 생전 가족, 동료와 모바일 메신저 등으로 '감독이 나를 투명 인간 취급한다', '나와 제대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말을 일관되게 했다. 의도적인 따돌림과 훈련 배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고유민은 지난 2월 29일 팀을 무단으로 이탈했고, 이후 구단과 협의를 거쳐 임의탈퇴 과정을 밟았다. 그러나 박지훈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구단이 의도적으로 고인을 속일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고유민 선수는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구단도 긍정적이었다. 이것을 미끼로 고유민에게 3월 30일 선수 계약해지 합의서에 사인하도록 유도했다. 이후 5월 1일 임의탈퇴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가 내어놓은 자료에 따르면 고유민은 김 모 전 현대건설 사무국장과 트레이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팀 코치에게도 트레이드를 요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계약해지가 될 경우 원소속구단은 해당 선수에 대한 보류권이 사라진다. 임의탈퇴처리할 수 있는 권리도 없다. 임의탈퇴로 묶인 선수는 원소속구단의 동의가 있어야 복귀할 수 있다. 박 변호사는 "고유민 선수는 다른 팀에서 뛰고 싶은 의사가 있었으나 현대건설이 잔여 연봉(4개월치)를 주지 않기 위해 계약 해지한 뒤, 임의탈퇴로 선수 생명까지 묶었다"고 했다. 고유민의 어머니 권씨는 "이도희 감독 부임 전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 감독 부임 후 연습도 제외시키고, 아프다고 해도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딸이 말했다"고 했다. 이어 "팀내 동료가 자해한 걸 도와준 뒤 코칭스태프로부터 미움을 받았다. 이 감독 부임 1년 후부터 수면제에 의지하기 시작했다. 구단과 이도희 감독이 이를 알고 있었는데도 선수 관리에 소홀했다"고 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향후 민형사 소송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현대건설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구단의 자체 조사 결과 훈련이나 경기 중 감독이나 코치가 고인에 대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만한 행위를 했다는 것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고인은 2019-20시즌 27경기 중 25경기, 2018-19시즌은 30경기 중 24경기에 출전했다. 경기 및 훈련에서 제외시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은 주전 리베로 김연견 부상 이후 고유민을 리베로로 기용했다. 현대건설 측은 "고유민이 시즌 도중 아무런 의사 표명없이 팀을 이탈했다. 이에 구단에서 이탈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확인한 결과, 인터넷 악플로 심신이 지쳐 상당 기간 구단을 떠나 있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구단에서는 본인 의사에 따라 상호합의 하에 3월 30일 자로 계약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경찰에서 정식 조사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객관적으로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추측만으로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구단에서는 고인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한 치의 의혹도 없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제반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8.20 13:53
스포츠일반

[김식의 엔드게임] 익명보다 생명…스포츠 댓글 영구 폐지하자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주 포털사이트에 스포츠 기사 댓글 기능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신무철 KOVO 사무총장은 "단기간에 달라지기는 어렵겠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스포츠 댓글 문화가 달라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고유민 전 프로배구 선수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유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스물다섯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진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스포카도'에 공개된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녀는 악플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고유민은 "14년 동안 레프트로 뛴 내가 (팀 사정 때문에) 리베로를 맡았다. '네가 배구 선수냐', '내가 발로 해도 그것보다 잘하겠다'는 등의 악플을 받으니 운동을 하기 싫었다. 왜 내가 노력을 해보지도 않은 포지션(리베로)을 맡아서 욕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 영상은 "악플로 고통받는 선수가 더는 없길 바란다"는 고유민의 유족의 요청에 따라 공개됐다. 같은 날 유승민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은 "(포털 사이트) 스포츠 뉴스에서 댓글 금지법을 발의해줄 것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님들께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사회 곳곳에서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네이트 등 국내 3대 포털 사이트는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고 7일 발표했다. 21세기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일방향 정보는 쌍방향 소통으로 진화했다. 그 핵심이 댓글이었다. 한 줄의 댓글은 한 시민의 목소리다. 작은 소리가 모여 아우성이 된다. 그렇게 형성된 여론이 천둥처럼 크게 울리기도 한다. 댓글은 온라인에서 '광장' 역할을 해왔다. 사람이 많이 모이자 광장은 오염되기 시작했다. 큰 소리로 욕하고, 상대를 물어뜯었다. 거짓 정보를 근거로 궤변을 늘어놓는 이들도 나타났다. 건설적인 비판과 번뜩이는 통찰을 담은 글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례에서는 '악플이 선플을 구축(驅逐)'한다. 우리는 얼굴을 맞대고 논쟁하는 데 서툰 반면, 날 선 댓글을 다는 데에는 소질이 있다. 특히 정치 뉴스 댓글을 보면 해학과 분노가 치열하게 엉켜있다. 본인 부고가 아니라면 뉴스에 나오는 것은 다 좋다는 정치인들도 '온라인 광장'에서 뒹군다. 욕먹는 게 일상인 그들조차 때론 고통을 호소한다. 정치 기사 이상으로 댓글이 많은 곳이 연예 뉴스였다. 악플의 향연 속에서 여러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해 설리, 구하라 등 오랫동안 악플에 시달렸던 유명 연예인이 세상을 등지자 포털 사이트는 연예 뉴스 댓글을 폐지했다. 그리고 스포츠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 중지라는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스포츠는 한 생명을 잃었다. 어쩌면 스포츠가 잃은 것은 한 명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스포츠 팬들은 거의 20년에 걸쳐 생명력 있는 스포츠 뉴스를 잃어가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을 취재하면서 그들의 말과 태도가 계속 바뀌고 있다는 걸 느낀다. 선수들은 "개인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팀 승리만 생각하겠다"고 말한다. "FA 계약은 신경 쓰지 않는다. 팀 우승이 먼저"라는 소감도 전한다. 팀을 생각하는 선수의 마음을 의심하고 싶진 않지만, 그들의 말을 온전히 다 믿기 어렵다. 선수들도 아마 이렇게 말하기 민망할 것이다. 그래도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모범답안'을 말한다. 그게 악플을 받지 않는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튀는 발언', '솔직한 심정'은 두고두고 악플의 사냥감이 된다는 걸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트집 잡히지 않을 말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선수 인터뷰에서 개성과 신념을 발견하기가 그래서 어렵다. 감독도 자신과 자기가 언급한 선수에게 비난이 쏟아지지 않도록 아주 조심한다. 자신의 지휘철학을 말하는 데에도 방어적이다. 한 전직 감독은 "과거 감독들은 성적만 올리면 됐다. 지금은 성적을 잘 내더라도 말 한 번 잘못하면 욕을 먹는다.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닌데도, 본의가 왜곡되는 경우도 많다. 여론을 신경 쓰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말했다. 한국 스포츠에서 악플을 가장 많이 받는 직업은 축구대표팀 감독과 프로야구 감독일 것이다. 그 자리에 오른 사람은 예외 없이 '온라인 광장'에서 분노의 화염을 경험했다. 프로야구 제리 로이스터(롯데), 트레이 힐만(SK) 등 외국인 사령탑은 좋은 성과를 올렸다. 그래서 악플의 공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들은 한글로 쓰이는 여론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역대 감독들이 극심한 악플 공격을 받았던 KIA의 지휘봉을 잡은 맷 윌리엄스 감독은 무난하게 올 시즌을 보내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에게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한글을 모르는 것(기사와 댓글에 민감하지 않은 것)인 것 같다. 스포츠를 취재하면서 강인한 체력과 최고의 기술을 가진 스포츠 스타들을 만났다. 산전수전을 겪은 감독들과 대화할 기회도 많았다. 그들은 단단해 보이지만 멘탈까지 강철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조금 덜 그래 보일 뿐, 그들도 우리처럼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오래지 않아 깨달았다.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사임하거나, 심지어 경기 중 쓰러진 감독도 우리는 목격했다. 악플의 역사가 긴 만큼 악플러의 정체는 꽤 드러났다. 익명의 가면을 벗자, 그들은 평범한 이웃 같은 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혹은 스타에 대한 질시 때문에 악플을 쏟아냈다. 여기에 갈 곳 없는 사회적 분노가 더해지면 그 에너지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18년 한 국회의원은 "야구를 댓글에서 배운다"며 야구 대표팀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차례로 국정감사장에 세웠다. 악플이 기반이었던 국감장에선 댓글보다 낮은 수준의 말만 오가다 끝났다. 익명의 폭력성은 스포츠의 재미와 의미를 위협했고, 끝내 한 생명까지 앗았다. 광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폐쇄하는 게 맞다. 그래서 포털 사이트의 결정에 찬성한다. 비극에는 악플러의 책임만 있는 건 아니다. 미디어가 정확한 팩트와 올바른 논점을 제시했다면, 뉴스보다 익명의 댓글을 신뢰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포털 사이트가 우수한 콘텐트와 건전한 여론을 담아냈다면, 가짜가 진짜를 밀어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광장의 폐쇄를 앞두고 스포츠 구성원들은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진실을 말하고, 진위를 가려낼 준비가 돼 있는지를 스스로 물어야 한다. 건전한 비판이라면 수용할 자세가 돼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포털 사이트는 "악성 댓글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실효성이 있다면 스포츠 뉴스 댓글 서비스 재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만 보완해 댓글 창을 다시 허용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광장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또 다른 희생자를 막기 위해서 우리는 더 고민하고, 많이 반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포츠팀장 2020.08.10 06:00
스포츠일반

고 고유민 생전 인터뷰 공개…"은퇴 후에도 악플 시달렸다"

전 프로배구 선수 고(故) 고유민(25)의 생전 인터뷰가 공개됐다. 고유민은 인터뷰에서 악성 댓글(악플)로 인한 고통을 털어놨다. 유튜브 채널 '스포카도'는 지난 3일 고유민이 스포츠 멘탈 코치에게 심리 상담을 받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지난달 12일 경기도 광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것으로, 제작진은 "악플로 고통받는 선수가 더 이상 없길 바라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영상을 올린다"고 밝혔다. 고유민은 "(선수 시절) '네가 배구 선수냐' '내가 발로 해도 그것보다 잘하겠다' 그런 악플들을 보면 운동도 하기 싫고, 시합도 나가기 싫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계속 (악플에) 시달리다 보니 다음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 감독님께 리베로를 못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후배 선수가 대신 리베로로 나갔는데, 게임이 잘 돼서 (그 후배가) 수훈 선수를 받았다"고 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고유민은 은퇴 후에도 악플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사람이 '돈 떨어졌다고 배구판으로 돌아오려고 하지 마라'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한편 고유민은 지난 1일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유민은 현대건설에서 2013년 현대건설에 입단해 지난 시즌까지 뛰었다. 그러나 시즌 도중인 지난 3월 팀과 협의 없이 이탈했고, 지난 5월 결국 임의탈퇴 처리됐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2020.08.05 12:49
스포츠일반

최근 비보 전해진 배구…KOVO, 선수 인권 보호 강화에 나선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최근 발생한 안타까운 비보를 통해 선수 인권 보호 강화와 재발 방지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1일 경기 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시즌까지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에서 뛴 고유민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유민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민이 계속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을 걱정한 전 동료가 자택을 방문했다가 숨져 있는 고유민을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연맹은 3일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스포츠 기사 댓글 기능 개선을 요청했다. 선수에게 쏟아지는 악플을 막기 위한 취지다. 연맹은 "최근 포털사이트 내 연예 기사의 댓글 기능이 폐지된 만큼, 선수 인격권 침해 방지를 위해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에 스포츠 기사의 댓글 기능 개선을 요청했다"라며 "선수를 응원하고 아끼는 많은 팬이 있지만, 일부 소수 악성 댓글이 선수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악성 댓글로 인한 선수들의 정서적인 고통을 방지하고자 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주요 프로스포츠 단체 중 댓글 기능 개선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건 한국배구연맹이 처음이다. 선수 인권 보호와 고충 처리를 위해 2012년부터 운영 중인 선수 고충 처리센터의 기능과 역할도 강화한다. 포털사이트 내 악성 댓글을 비롯한 선수 SNS 계정의 악성 댓글, 인격모독 및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내용의 다이렉트 메시지를 선수부터 접수받아 이에 대한 법률 자문 및 검토를 진행한 후 연맹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다. 연맹은 "선수를 보호하고 선수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을 체계적으로 대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선수단 대상으로 실시 중인 도핑방지, 윤리 교육 등과 더불어 심리치료 및 멘탈 코칭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미 대부분 구단에서는 선수들의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심리치료를 하고 있다. 연맹은 구단과 협업을 통해 선수의 위기 극복 능력 함양과 정기적인 선수단 멘탈 체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형석 기자 2020.08.04 16:13
스포츠일반

여자프로배구 고유민 선수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고유민(25)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연합뉴스에 따르면 1일 경기 광주경찰서는 전날 오후 9시40분께 광주시 오포읍의 고 씨 자택에서 고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씨의 전 동료가 계속 전화를 받지 않는 게 걱정돼 자택을 찾았다가 그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외부인의 침입을 비롯한 범죄 혐의점이 없는 점에 비춰 고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씨는 현대건설에서 2019-2020시즌 백업 레프트로 활약했고, 잠시 리베로 역할도 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초 돌연 팀을 떠났고 이후 한국배구연맹(KOVO)은 고 씨의 임의탈퇴를 공시했다.최용재 기자 2020.08.01 09:34
스포츠일반

인삼공사, 현대건설 3-1 격파하고 5연승…3위 흥국생명 바짝 추격

국내파의 활약을 앞세운 KGC인삼공사가 선두 현대건설을 격파하고 봄 배구 경쟁을 더욱더 뜨겁게 만들었다. 인삼공사는 1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1, 18-25, 25-23, 25-22)로 이겼다. 5연승을 달린 인삼공사는 12승12패 승점 34를 기록해, 7연패 중인 3위 흥국생명(승점37, 10승13패)을 바짝 추격했다. 반면 선두 현대건설(승점 48)은 2위 GS칼텍스(승점 46)와 격차를 벌리는 데 실패했다. 양 팀 모두 주전 리베로 오지영(KGC인삼공사)과 김연견(현대건설)이 부상으로 빠져 노란과 고유민이 리베로로 선발 출격했다. 인삼공사는 1세트 23-21에서 디우프의 퀵 오픈과 상대 포지션 폴트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 한때 9-18 더블스코어로 점수 차가 벌어졌으나 18-22까지 추격했다. 비록 역전에는 실패했지만 침체한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었다. 인삼공사는 3세트와 4세트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현대건설을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잡았다. 3세트 17-18에서 박은진의 연속 서브 에이스로 역전에 성공한 인삼공사는 21-20에서 고민지의 서브에이스로 다시 분위기를 탔다. 23-20에서 고민지의 서브 에이스는 또 나왔다. 4세트 역시 인삼공사의 뒷심이 무서웠다. 15-18로 뒤진 인삼공사는 20-22에서 연속 5점을 뽑아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 유일하게 현대건설을 상대로만 승리가 없던 인삼공사는 5연승이 확정되자 펄쩍 뛰며 기뻐했다. 이날 발렌티나 디우프가 팀 내 가장 많은 18점을 올렸지만 성공률이 26.53%에 그치는 등 평소보다 다소 부진했다. 대신 센터 한송이가 14점, 박은진이 10점을 올렸고, 3세트부터 나선 고민지가 7점을 보탰다. 고비마다 국내파의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 또 끈질긴 수비로 분위기를 탔다. 인삼공사는 이날 서브에이스에서 13-4로 압도적 우위를 점했고, 높이 싸움에서도 블로킹 11개-9개로 앞섰다. 이형석 기자 2020.02.15 19: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