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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클린스만은 실패한 헤드 코치일까, 무능한 매니저일까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파울루 벤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끈 후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웃으로 살았던 일산에 위치한 아파트 주민들은 플래카드를 통해 그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전했다. 한글과 포르투갈어로 써진 플래카드에 벤투 감독은 ‘Diretor Bento’로 표시됐다. 영어 단어 ‘디렉터(Director)’를 포르투갈어로 옮긴 것이다. 하지만 축구 감독은 영어로 디렉터가 아니다.야구 감독과 축구 감독은 영어로 전혀 다르다고 보도하는 국내 언론들이 있다. 미국에서 야구 감독은 ‘매니저(Manager)’이고, 다른 종목의 감독은 ‘헤드 코치(Head Coach)’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니다. 미국에서 축구 감독은 헤드 코치라고도 불리지만 매니저라고 칭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축구 감독을 매니저라고 부르는 것은 잉글랜드에서 유래했다. 그에 반해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축구 감독은 ‘헤드 코치(또는 그냥 코치)’라고 부른다. 잉글랜드와 독일 축구대표팀의 감독은 하는 일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는 매니저, 독일의 요아힘 뢰브는 헤드 코치로 불렸다.최근의 프리미어리그(EPL)는 매니저와 헤드 코치를 구분하고 있다. 이 둘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매니저라는 직책은 줄어들고 있고, 헤드 코치의 숫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22년 2월 기준 EPL 20명의 감독 중 매니저는 11명, 헤드 코치는 9명이었다. 문제는 특별한 기준 없이 많은 언론사가 헤드 코치와 매니저라는 호칭을 혼합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호칭이 왔다 갔다 하니 팬들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각 호칭의 역할은 어떻게 다를까? 헤드 코치는 축구장의 마에스트로이다. 그들의 주요 업무는 ①전술적 접근 방식을 설계한다. 팀의 포메이션, 플레이 스타일 결정과 특정 상대에 맞춘 전략 고안 등이 여기에 속한다. ②선수 육성을 책임진다. 즉 선수단의 체력, 기술, 팀워크를 향상시킨다. ③전략과 선수 경기력에 근거해 선발 라인업을 결정한다. ④경기가 진행되는 중 전술 조정과 선수 교체 결정권을 행사한다. ⑤선수단에 동기를 부여하고, 경기장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한다.매니저의 주요 업무는 ①종합적인 선수 개발 계획을 수립한다. 즉 선수 계약, 이적, 방출을 결정한다. ②선수 급여, 직원 지출 등 다양한 재정 문제에 관여한다. ③행정 업무와 더불어 이사회와 코칭스태프 간에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④팀을 대표해 미디어과 교류하고 홍보를 담당한다.따라서 헤드 코치는 주로 현장 문제(전술, 선발, 훈련, 동기 부여 등)를 담당한다. 그에 반해 매니저는 현장 외 문제(선수 영입, 예산 관리, 홍보 등)에 책임을 진다. 간단히 설명하면 헤드 코치는 선수 육성과 전술 전문가인데 반해, 매니저는 팀의 비즈니스 측면을 담당하는 전문가이다. 헤드 코치와 매니저라는 두 가지 역할을 한 명이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전술적 역량과 복잡한 경영 관리에도 경쟁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경험을 쌓은 헤드 코치가 자연스럽게 매니저 역할을 맡게 된다. 성공적으로 이를 수행한 대표적인 인사가 알렉스 퍼거슨, 아르센 벵거, 펩 과르디올라, 디에고 시메오네, 첼시 시절의 조제 무리뉴 등이다. 지난주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은 헤드 코치일까 매니저일까? 국내 언론은 흔히 그를 가리켜 ‘선수단의 동기 부여에 초점을 맞춘 관리자형 지도자’라고 칭했다. 매니저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하지만 동기 부여는 헤드 코치의 임무다. 게다가 매니저는 현장 전략을 포함해 팀의 (거의) 모든 영역에 관여하기 때문에, 클린스만은 매니저가 될 수 없다.외신도 클린스만을 헤드 코치로 칭했다. 따라서 클린스만은 대표팀에 맞는 전술을 고안하고, 상대방을 분석하며, 적절한 선수 기용을 통해 피치에서 좋은 성과를 가져와야 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미국대표팀, 바이에른 뮌헨, 헤르타 BSC 감독을 거치며 그런 능력이 없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상태였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을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하는 중대한 우를 범한 것이다.클린스만의 전술 부족을 그의 독특한 선수 경력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그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7개 클럽에서 뛸 정도로 전형적인 저니맨이자 자유인이었다. 클린스만은 체계적이고 계획된 방식으로 축구에 접근하는 대신, 간섭이 덜 한 상태에서 즉흥적이고 출중한 개인 기량에 힘입어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다. 따라서 타고난 축구 지능에 의지해 성공한 클린스만에게 다양한 전술을 가진 헤드 코치 역할을 바란 것 자체가 애초에 무리한 요구였다는 시각도 있다.클린스만은 미국대표팀 감독을 수행할 당시에도 ‘지나친 자신감’, ‘짜증이 날 정도의 긍정적인 태도’, ‘하루아침에 바뀌는 마음’, ‘비이성적인 결정’, ‘책임감 부족’ 등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또한 그의 지도 방식은 선수들의 신뢰를 얻지도 못했다. 비슷한 일이 지난 1년간 한국에서도 벌어지졌다. 일례로 클린스만 감독은 팀이 부진한 성적을 거둘 때마다, 아시안컵 결과로 자신을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어리석게도 이 말을 믿은 필자는 아시안컵 이후 그가 자진 사퇴할 줄 알았다. 게다가 한국에서 아시안컵 결과를 분석하겠다는 클린스만은 귀국한 지 이틀도 안돼 미국에 있는 집으로 도망치듯이 떠났다. 그리고 여론에 밀려 경질돼 위약금만 챙기게 됐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2.15 08:00
프로야구

냉동 창고, 독립리그, 일본야구···롯데가 택한 독특한 이력의 '구원 투수'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프리저(Freezer)'라고 불렸다. 일본 무대에선 "헝그리 정신이 무기"라는 기대를 받기도 했다. 롯데 새 외국인 투수 애런 윌커슨(34)의 이력은 이렇게 독특하다.롯데는 댄 스트레일리를 방출하고, 윌커슨을 영입했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인센티브 10만 달러 포함, 총액 35만 달러(4억4000만원)의 조건이다. 윌커슨은 2017년 9월 16일 밀워키 브루어스 소속으로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감격스러운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로부터 5년 전만 하더라도 윌커슨은 미국 텍사스주 와코의 식료품점에서 평범한 직원으로 근무했다. 대학 시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2년간 야구를 하지 못한 탓에 2012년 미 컴벌랜드 대학 졸업 때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한 터였다.일자리가 필요했던 윌커슨은 식료품점에서 3교대 근무를 했다. 트럭에서 물건을 내리고 싣는가 하면 냉동식품을 진열하는 등 냉동 창고에서 일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윌커슨은 부서 관리자로 승진 제안까지 받았다고 한다. 윌커슨도 이 인터뷰에서 "냉동 식품을 진열하는 일을 계속할 수도 있었다. 아마도 괜찮은 수입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야구의 꿈을 놓지 않았다. 독립리그 개리 사우스쇼어 레일캣츠에서 공을 던지기 시작하더니, 2014년 7월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했다. 2016년 7월 밀워키로 트레이드된 윌커슨은 빅리그 데뷔전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10월 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가능성을 인정 받은 그는 이후 MLB(1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6.88)와 마이너리그(158경기 58승 31패 평균자책점 3.42)를 오갔다. 2021년에는 대만프로야구 라쿠텐 몽키스와 계약했지만, 아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뛰지 못했다. 결국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윌커슨은 2022년 일본 한신 타이거스와 68만 달러(8억 6000만원, 추정 연봉)에 계약했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에 제한이 없는 일본 리그에서는 사실상의 '보험용 계약'에 가까웠다. 당시 일본 언론은 "헝그리 정신이 무기"라고 주목했다. 윌커슨은 대체 선발로 나서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5월까지 7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1.45로 호투했다. 그러나 6월 이후 부진에 빠진 끝에 14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한 뒤 재계약에 실패했다. 한신 구단이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외국인 선수 대거 교체를 결정한 영향도 컸다. 올 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승승장구 중인 라울 알칸타라도 지난해 1승 3패 17홀드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한 뒤 재계약에 실패, KBO리그로 복귀했다. 롯데는 윌커슨의 야구 열정과 간절함, 그리고 일본 무대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힘겨운 5강 경쟁 속에서 윌커슨을 '구원 투수'로 택한 이유다. 윌커슨은 부산 사직구장에 적합한 '뜬공형 투수'로 시속 140㎞ 중후반의 빠른 공을 던진다. 마이너리그 통산 9이닝당 삼진은 9.3개, 볼넷은 2.5개다. 구위와 안정적인 제구력을 함께 갖췄다는 평가다. 롯데 구단은 "윌커슨은 패스트볼 움직임이 뛰어나며 변화구 제구가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윌커슨은 "일본에서 아시아 문화를 경험했기 때문에 한국 야구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3.07.20 06:31
산업

'악바리' 문혜영…LG생건 이정애 사장의 첫 인사가 예사롭지 않은 이유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이 선임 뒤 처음 영입한 문혜영 미주사업총괄(부사장)의 드문 이력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의 주력산업인 뷰티 분야에 대한 경험이 전무할뿐더러, 대기업이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때 '흔히' 갖고 있는 해외 경영대학원 MBA 출신도 아니기 때문이다.그러나 일각에서는 'FM 이력'을 갖고 있지 않은 문혜영 부사장이 LG생건에 필요한 리더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연고 하나 없던 미국 땅에서 리더로 성장한 사람만이 갖고 있는 근성과 목표,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남과 다른 드문 경력LG생건은 지난 5일 미주사업총괄 자리에 문혜영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북미 시장은 그동안 중국에 기대왔던 LG생건이 반드시 개척해야 할 지역이다. 이 사장은 신년사에서 "해외사업 확대는 지속되고 강화돼야 한다"며 중국 이외 북미 지역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새로운 미주지역총괄의 역량과 성공이 더욱 중요한 배경이다. 이 사장이 심사숙고해 선택한 문혜영 부사장은 상당히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1971년생인 그는 서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국내파다. 학사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대학원 진학하면서 처음 미국에 발을 들였다. 전공 역시 전문경영인이 흔히 택하는 경영이나 회계학이 아닌 사회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문혜영 부사장의 꿈 역시 경영인이 아닌 교수였다.문혜영 부사장의 이런 이력은 전임이었던 이창엽 LG생건 사업본부장(COO)과 비교해도 확연히 차이가 드러난다. 최근 롯데제과 대표로 자리를 옮긴 이 COO는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이후 주요 글로벌 식음료와 소비재 분야에서 경력을 쌓는 등 LG생건에 최적화한 프로필을 자랑했다. 업계가 문혜영 부사장의 경력의 출발점이 다르다고 보는 이유다. 평사원에서 아마존 리더까지 문혜영 부사장은 약 8년 만에 박사학위를 품에 안고도 안정적인 강단을 내려와 회사 취업을 선택했다. 박진감 있는 사회 활동을 원했기 때문이다. 아마존 비즈니스의 글로벌 마케팅을 총괄하던 시절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당시 힘든 시절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교수가 되기위해 사회학으로 학위를 받고 강사가 됐지만, 학계가 나에게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학계 내 단일 문제에 평생을 바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를 즐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젊은 시절을 '돈 안되는' 사회학 공부로 보냈고, 연고도 없는 미국 땅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학계 밖에서는 스탠퍼드대학원의 학위가 특별한 경력이 되기 어려웠다. 그는 WSJ에 "미국에서 대학원 시절만 보냈기때문에 학계 밖에서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회사에 취직하기가 쉽지 않았고, 시애틀에 있는 많은 카페 중 한 곳에서 바리스타로 일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털어놨다. 일 잘하는 사람은 어디서든 빛나는 법이다.통계에 정통했던 그는 스타벅스에서 데이터 분석가 자리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후 14년간 한 회사에서 전략과 마케팅, 제품 관리, 고객경험, 디지털 전환(DX),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 론칭 등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 관리자의 위치에 오른 그는 2019년 아마존으로 이직하면서 도약했다. 마케팅 본질은 사람자수성가 한 조직의 리더 중에는 '경주마'가 적지 않다. 그러나 문 부사장은 사람을 단순한 도구로만 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마존 비지니스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지휘하면서 개인에 월, 분기, 연 단위 목표와 프로세스를 공유하고, 팀원들이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새로운 방법을 끝없이 찾았다"고 했다. 그중 하나는 팀원들과 '작은 성공 축하' 주간 이메일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목표를 향해 가는 조직원의 마음을 섬세하게 챙겼다는 뜻이다. 사람을 중요하게 여길 줄 안다. 그는 "B2B 마케팅은 '목표'가 아닌 인간과 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진정성 있는 마케팅의 모습"이라며 철학을 전하기도 했다. "마케팅 과학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지만 고객 앞에 내놓는 최종 제품은 고객에게 말해야 한다"는 그의 고백은 현장에서 화장품이나 소비재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상쇄할 정도로 통찰이 담겼다는 평가다. LG생건의 지난해 3분기 뷰티 부문 북미 매출은 4081억원이다. 국내 매출이 3조8157억원, 중국이 5879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 앞으로 문 부사장은 이 신임 사장의 직속인 미주사업총괄로 활약한다. 데일리 뷰티 브랜드들과 함께 더 에이본과 보인카 등 현지 자회사까지 미주 전체 사업을 관장한다. '정통 LG우먼' 이자 LG생건 내 처음으로 유리천장을 깨고 사장이 된 이 신임 사장과의 '케미'에 시선이 모이는 배경이다. LG생건 측은 "문혜영 부사장이 수년간 글로벌 기업 미국 본사에서 수행한 사업의 경험과 역할에 주목했다"며 "차별화된 고객경험과 디지털 접점에서의 대응력 강화를 기대한다"고 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13 07:07
해외축구

바르셀로나, 새로운 SNS 관리자 영입?

FC 바르셀로나(바르사)의 공식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18일(한국시간) '의문의 글'이 하나 올라왔다. 바르사는 17일 레반도프스키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시즌 말부터 조금씩 영입 움직임이 보였지만, 구단 재정 문제로 영입에 실패하는 듯했던 바르사는 결국 레반도프스키를 품에 안았다. 이적료는 4500만 유로(약 600억원), '월드클래스' 공격수의 이름값에 비해 저렴하다. 영입이 확정된 후 18일 바르사의 공식 SNS에 이적을 환영하는 사진과 영상이 우후죽순 올라왔다. '연쇄 골잡이의 모습'이라는 설명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 바닷가에서 찍은 레반도프스키의 얼굴 정면 사진이 게시했다. 바르사는 현재 미국 프리시즌을 대비해 플로리다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레반도프스키 외에도 프랑코 케시에, 안드레아 크리스텐센 등 이적생들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진한 이적설이 돌고 있는 프랭키 더 용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재밌는 이벤트의 주인공 역시 레반도프스키였다. 구단 공식 트위터에 '누가 한 트윗일까요'라는 글을 남긴 것. 글에는 '레반도프스키'를 외치는 팬들의 답글이 하나둘 달리기 시작했다. 몇 시간 후 영상을 통해 장난기 넘치는 얼굴로 휴대폰에 글을 쓰던 레반도프스키의 모습이 영상에 그대로 담겼다. '새로운 관리자를 뽑았다'는 장난스러운 글도 함께 게시했다. 곧이어 바르사 선수단과 레반도프스키가 만난 영상이 올라왔다. 조르디 알바, 우스만 뎀벨레, 페란 토레스 등과 포옹을 나눈 레반도프스키는 선수단의 환호를 받았다. 바르사는 팀의 주축 리오넬 메시가 떠나고 3년 동안 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2021~22시즌에도 레알 마드리드에 밀려 2위를 기록,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예선에서는 레반도프스키의 뮌헨을 만나 '충격 탈락'을 경험했다. 특히 6경기 2득점에 그치는 '빈공을 보여줬다. 이제는 상대 팀 주전 공격수를 영입했다. 레반도프스키는 뮌헨에서 뛰는 8년 동안 모두 리그 우승컵을 거머쥔 '우승 청부사'. 바르사에서도 그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동건 기자 movingun@edaily.co.kr 2022.07.20 16:48
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와인은 있고 와이(why)가 없는 윌리엄스의 투어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을 앞둔 맷 윌리엄스 KIA 감독(56)에게 물었다. “최근 KIA의 거의 모든 지표가 하락 중이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언제나처럼 윌리엄스 감독은 차분하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사실 어제(1일) 여러 가지를 볼 수 있었다. 한화는 1회 기회를 잡았고(4득점),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그게 큰 차이다. 중요한 건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살리는 것이다. 또 수비력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에서 완벽에 가까워야 이길 방법이 있다.” 부족하지 않은 답변이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KIA가 왜 부진한지’에 대한 윌리엄스 감독의 냉정한 진단을 듣지 못해서다. 그는 세련된 레토릭을 썼지만, 감독의 말이 아닌 해설이나 평론 같았다. 취재진과의 대회에서만 이렇지도 않을 것이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인 감독과 소통은 쉽지 않다. 구단 직원들, 선수들과 소통도 마찬가지다. 때론 적당한 장벽이 오해를 막아주기도 한다. 편하게 농담하다가 설화에 휘말리지도 않는다. 말하는 훈련이 잘 되어 있고, 메이저리그(MLB) 경험이 곧 권위인 외국인 감독을 최근 KBO리그 구단들이 부쩍 선호하는 이유다. 취재진에게 설명하지 않더라도 감독은 목표와 비전을 가져야 한다. 팀 전체가 그걸 공유해야 한다. 그러나 윌리엄스 감독 2년째인 올해 KIA에는 그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 3일 기준으로 8위(20승 27패)에 머문 성적도 그렇지만, 세부 지표에서 돋보이는 게 없다. KIA의 팀 홈런(16개)은 1위 NC(70개)의 22.8%에 불과한 꼴찌다. 파워가 없어 번트는 1위(20개)인데, 병살타는 3위(41개)다. 규정이닝을 채워 평균자책점 순위에 든 투수는 애런 브룩스(15위·3.52)뿐이다. 팀 평균자책점 9위(5.33)에 그치고 있다. 특히 불펜은 4월부터 과부하 논란이 생길 정도로 피로도가 높았다. 셋업맨 장현식은 투수 최다 출장(27경기 29이닝 평균자책점 5.28)을 기록 중이고, 마무리 정해영의 부담도 상당히 크다. 둘에 의존하는 KIA 불펜의 미래가 우려될 정도다. 윌리엄스 감독은 자신의 틀을 유지한 채 시즌을 치르고 있다. 선수가 없으면 없는 대로, 누가 부상이나 부진으로 빠지면 다른 선수로 대체한다. 트래킹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선수 운영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 그의 스몰볼 야구는 잘 통하지 않는다. 잘잘못을 떠나 이는 윌리엄스 감독의 스타일이다. MLB 시절부터 흐름에 맡기는 편이었다. 선수층이 두꺼운 팀, 감독이 육성자가 아닌 관리자 역할을 하는 팀에 적합한 리더였다. MLB 만년 하위팀이었던 피츠버그가 2013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스토리를 담은 책 『빅데이터 베이스볼』은 급변하는 야구 트렌드를 담았다. 올드스쿨에 해당하는 클린트 허들(64) 감독이 고정관념을 깨고 데이터 기반의 새 야구를 받아들이는 얘기다. 그 시작이 수비 시프트의 활용인데, 피츠버그의 성공으로 2014년 MLB의 시프트가 급격히 늘었다. 이 이야기에 당시 워싱턴을 이끌었던 윌리엄스 감독이 잠시 등장한다. 이 책은 “윌리엄스는 2014년 시프트 빈도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심지어 야수 배치를 전담하는 마크 위더마이어 코치를 영입해서 데이터에 따라 야수를 배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2014년 워싱턴의 시프트 빈도는 (30개 구단 중) 29위에 그쳤다. 선수들이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길 거부한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 스타일은 변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전혀 모르는 팀에 와서 새로운 전력과 전략을 만들 거라고 기대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2017년 통합 우승에 성공했던 KIA가 2년 뒤 윌리엄스에게 지휘봉을 맡긴 건 '윈 나우(win now)'를 목표한 것이라고 봤다. 그의 취임 일성도 "리빌딩을 하지 않는다. 매일 이기는 야구를 할 것"이었다. KIA는 지난해 6위에 그쳤다. 올해는 8위다. 안치홍(롯데)과 양현종(MLB 텍사스)이 이적하는 동안 KIA 구단은 이렇다 할 투자를 하지 않았다. 조계현 단장은 올해 들어 리빌딩 얘기를 부쩍 많이 한다. 이런 엇박자 속에 성적이 떨어지자 KIA는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 영입한 위더마이어 수석코치를 잔류군으로 보냈다. 사실상 유일한 소통 파트너인 위더마이어 코치를 잃은 윌리엄스 감독은 조계현 단장과 김종국 수석코치, 이범호 2군 총괄코치에 둘러싸여 있다. KIA 구단은 "위더마이어 코치를 보낸 건 윌리엄스 감독의 뜻"이라고 밝혔다. 윌리엄스 감독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고립된 것 같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와인 투어'로 화제를 모았다. 상대 팀 감독과 만나 인사하는 KBO리그의 관례에 특별한 선물을 더해 자신만의 세리머니로 특화한 것이다. 신사적인 윌리엄스 감독은 올해도 새 감독들과 만나 선물을 교환하고 있다. 훈훈한 장면이다. 그러나 그는 팀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는 추상적으로 말할 뿐이다. 진단(why)이 이러니 대책(how to)도 명쾌할 리 없다. 이렇게 KIA의 시간이 가고 있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1.06.04 06:00
경제

[CEO동정] 지니뮤직 조훈 대표, 음원 업계 최초 무역의날 '산업포장' 外

지니뮤직 조훈 대표, 음원 업계 최초 무역의날 '산업포장' 지니뮤직은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무역의날’ 시상식에서 조훈 대표가 '산업포장'을 수훈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지니뮤직도 '3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회사 측은 산업포장 수훈과 3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을 동시에 이뤄낸 것은 음원 업계에서 지니뮤직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니뮤직 측은 "가상형 실감 음악 콘텐트 개발로 음악 산업의 새로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고, K팝 음원의 대량 수출로 한국 음악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진출 영역을 확장한 공로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지니뮤직은 초고화질 VR(가상현실)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형 실감 음악 콘텐트의 상용화에 성공하고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0년 정부가 강조하는 실감형 콘텐트 산업 분야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쿠팡, 재무전문가 알베르토 포나로 CFO로 영입 쿠팡이 알베르토 포나로 신임 최고재무관리자(CFO)를 영입했다고 5일 밝혔다. 포나로 CFO는 한국과 미국·유럽의 글로벌 상장사 및 비상장사에서 활동해 온 재무 전문가로, 25년간 다양한 기업의 재무 관리를 총괄해왔다. 쿠팡에 합류하기 전에는 IGT PLC의 CFO 겸 전무이사로 근무했다. 또 두산인프라코어건설기계의 글로벌 CFO 및 유럽, 중동, 아프리카대표를 맡아 경쟁이 심한 건설기계산업 시장에서 회사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이끌었다. 10년 가까이 근무해온 송경찬 현 CFO는 퇴임한다. 쿠팡 측은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송 CFO는 연말까지 업무를 인계한 뒤 그만둘 예정이다. 2019.12.06 07:00
연예

쿠팡, 알베르토 포나로 CFO 영입

쿠팡은 게임회사 IGT 출신 알베르토 포나로를 신임 최고재무관리자(CFO·사진)로 영입했다고 5일 밝혔다.포나로 CFO는 한국과 미국, 유럽의 글로벌 상장사 및 비상장사에서 활동해 온 재무 전문가로 25년 간 다양한 기업의 재무 관리를 총괄해 왔다. 쿠팡에 합류하기 전에는 IGT PLC의 CFO 겸 EVP로 근무하면서 IGT를 세계적인 게임회사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했다. IGT 합류 전에는 두산인프라코어건설기계의 글로벌 CFO 및 유럽, 중동, 아프리카(EMEA) 대표를 맡아 경쟁이 심한 건설기계산업 시장에서 회사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피트니스 장비 제조업체 테크노짐의 총괄매니저 겸 CFO를 맡았으며, CNH 글로벌, 피아트 그룹, 페루자 저축은행 및 이탈리아 신용은행 등에서 재무 담당 임원으로 근무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포나로 CFO는 고객의 삶을 백 배 더 낫게 만들고자 하는 쿠팡의 미션에 잘 어울리는 인물"이라며 "그의 풍부한 경험과 재무적 통찰은 쿠팡이 고객을 위해 셀렉션을 늘리고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지속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19.12.05 10:03
야구

단장? 현장에 달린 롯데의 쇄신

롯데의 단장 선임을 향한 관심이 증폭된 이유는 40일 넘게 공석을 메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는 외인 선수 2명을 교체하며 시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임 단장과 감독의 사퇴도 같은 맥락이다. 한 시즌 구단에 가장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신인 드래프트도 앞두고 있었다. 대행이라도 둬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그사이 프런트는 아마추어 같은 일처리를 했다. 한국 야구 부흥을 기념하는 '야구의 날' 팬 사인회에 간판 선수 이대호(37)을 행사에 내세우지 못했다. 팀 성적, 개인 성적 모두 좋지 않은 탓에 선수가 느낄 부담은 컸다. 그러나 대승적인 차원에서라도 나서야 했다. 구단은 설득하지 못했다. 선수에게 끌려다닌다는 기존 의혹이 다시 한 번 깊어졌다. 이대호를 향한 극단적 조치를 했을 때는 명분이 없었다.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그를 2군으로 보냈다. 이대호가 몸값·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고, 팬 서비스 논란도 있지만 그를 아예 1군에서 제외할 정도로 문제가 있지는 않았다. 구단 최고위 인사가 움직였다는 소문이 나왔다. 부정적인 인식이 쌓이고 있는 이유는 현장과 프런트를 조율하는 대표가 없었기 때문에 초래됐다. 해외 스타우트 출신 30대 단장을 선임하며 고심한 흔적을 보여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요란했다. 인사로 분위기 전환을 시키려고 다분히 노력한 모양새다. 신임 단장의 이력은 새로운 자극을 줄만하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야구인을 단장으로 내세운 기존 몇몇 구단의 선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메이저리그 프런트였다지만 발굴 영역에만 두드러졌을 뿐이다. 구단은 육성형 단장을 선임하고 벌써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신임 단장이 중심이 되어 3년 안에 우승권에 진입할 수 있는 팀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은 파격이 아닌 모험이라는 단어에 가까운 선임이다. 심지어 김종인 대표 이사의 '프런트 야구' 실현을 위한 눈가리개라면 구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쇄신은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롯데 선수단은 현재 야구를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근성과 투지마저 실종됐다. 구단 외부 야구인뿐 아니라 리그에서 경쟁하고 있는 다른 팀 선수와 지도자도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의미의 평가로 입을 모은다. 내부적으로 정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구단은 혁신 외치며 리빌딩과 시스템 개혁을 노린다. 그러나 지금부터 좋은 신인을 지명하고 육성한다고 3년 안에 우승권으로 갈 순 없다. 결국 현장이 바뀌어야 한다. 관리자가 바뀔 때마다 나오는 공약이 아닌 현재 선수단 내부에 가장 큰 갈등 요인을 알아차리고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성 신임 단장이 '해외파'이기 때문에 외인 감독 영입설도 있다. 실현 가능한 선택지가 넓어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자율 야구를 표방하는 감독이든 강력한 카리스마로 관리 야구를 실현하는 감독이든 현재 롯데 선수단의 근본적 문제를 똑바로 볼 수 있는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 롯데의 쇄신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안희수 기자 2019.09.05 06:00
야구

[회전문 인사①] 승부조작 책임이 사라진 NC의 2월 1일

NC는 지난 1일 구단 인사를 단행했다. 대상자는 19명. 이번 인사의 핵심은 경영본부장으로 복귀한 전 단장 A씨다.A씨는 2016년 11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를 받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2014년 투수 이성민의 승부조작 의혹을 인지하고도 은폐, 선수 트레이드를 통해 10억원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NC는 2017년 1월 31일 유영준 스카우트 팀장을 신임 단장으로 하는 인사를 진행하면서 A씨를 신설된 국제업무 운영 담당으로 이동시켰다. 보름 뒤인 2월 14일 사기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원래 보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1년여 만인 지난 1일 요직으로 복귀했다. A씨는 황순현 대표이사, 유영준 단장과 함께 NC 야구단에 세 명밖에 없는 임원 중 한 명이다. 구단 내부에선 이번 인사에 대해 말이 많다. NC는 2016년 7월 21일 창원지방검찰청 특수부가 발표한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에서 투수 이태양이 이름을 올려 영구 제명됐다. 검찰은 수사 발표 한 달여 전 내사에 들어갔고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 2012년 2월 이후 4년 5개월여 만에 발생한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이었다. 책임은 분명했다. A씨는 구단 컨트롤타워로 선수를 관리하는 직책에 있었다.사기에 대한 무혐의와 별개로 이성민의 승부조작 사건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고,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를 택해 롯데는 임의탈퇴로 이성민을 공시했다. 이성민은 2014년 7월 4일 경기에서 1회 볼넷을 던지는 대가로 브로커에게 300만원을 받은 혐의다. 당시 소속팀은 NC. A씨는 역시 관리자였다.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문제도 있다. 2017년 2월 검찰 수사 발표에서 인터넷도박 사이트에서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약식기소된 투수 K씨다. 애초에 경찰 조사에서 K씨는 승부조작(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를 함께 받았다. 그러나 검찰 수사 발표에선 승부조작이 제외됐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의정부지검 관계자는 "K씨가 승부조작 제안을 한 사실은 맞다. 하지만 '내가 제안을 하면 해 주겠냐'는 선이었다. 어떤 행위에 얼마 정도의 금액을 주겠다는 등 구체적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범죄가 성립되진 않았지만, KBO 규약에 따르면 충분한 제재 대상이다. KBO 규약 148조 [부정행위]는 승부조작 등과 '유사한' 경기의 공정성을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도 구단 임직원은 보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제명까지 징계할 수 있다.NC는 2014년 사회복무요원이던 K씨가 구단 투수와 야수에게 승부조작을 제안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KBO에 보고하지 않고 방출 절차를 밟았다. 승부조작 '미수' 사건을 구단 안에서 자체적으로 처리했다. K씨는 NC를 떠난 뒤 2016년 한화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프로야구에 복귀했다. 이때도 NC는 KBO에 보고하지 않았다. 법적인 처벌은 무혐의지만, KBO 규약에 저촉될 수 있는 사안이다. KBO 관계자는 12일 일간스포츠와 전화 통화에서 "(승부조작을 시도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KBO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KBO는 보고 누락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고,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5000만원 제재금 징계를 내렸다. K씨가 이미 NC를 떠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흐지부지 일 처리가 진행됐다. 이태양과 이성민 징계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승부조작 미수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징계가 없어 책임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A씨는 이태양과 이성민의 승부조작 그리고 K씨의 인터넷도박이 이뤄진 시점에서 선수단을 관리·운영한 담당자다. 이성민의 재판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이번 인사가 다소 성급해 보일 수 있는 이유다. NC 야구단은 크게 운영과 관리 분야로 나뉜다. 운영은 유영준 단장, 관리는 김명식 관리본부장이 담당했다. 김명식 본부장은 2017년 1월에 단행된 조직 개편 때 영입한 변호사다.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뒤 신설한 윤리감사관의 직책을 함께 수행하는 것도 그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이 팀을 떠나면서 자리가 공석이 됐고, 2월 1일 인사를 통해 A씨가 경영본부장이라는 이름으로 맡게 됐다. 마케팅과 홍보 분야 등을 총괄하는 요직. 대신 그가 맡았던 국제업무 담당 파트는 1년 만에 사라졌다. 뿐만 아니라 이번 인사에선 전 운영본부장 B씨도 대표이사 스태프(사장 특별보좌)로 복귀했다.NC는 올해 1월 황순현 대표이사 체제로 새 출발을 했다. 취임 이후 일간스포츠 내방 당시에 그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정이 투명해야 결과에 대해 팬들도 수긍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리고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황 대표이사는 일간스포츠와 전화 통화에서 "이태양 건은 모범적으로 수사에 협조해서 창원지검으로부터 오히려 감사 인사를 받은 사례"라고 자평했다. 이어 '이성민의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인사를 낸 것엔 문제가 없냐'는 질문에 "승부조작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검찰 발표가 아닌가. 인지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면…. 글쎄,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8.02.13 05:30
축구

[최강희 인터뷰]'리더' 퍼거슨과 '리더' 최강희의 15가지 철학

불가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리더'와 '관리자'의 차이점이다.알렉스 퍼거슨(76)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감독 자서전 '리딩'에 나오는 문구. 이 말처럼 퍼거슨 감독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세계 모든 축구팬들에게 이해시킨 리더다.1986년 맨유 지휘봉을 잡은 뒤 2013년까지 27년간 감독으로 부임했다. 프리미어리그 13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번, FA컵 5번 등 총 38개 우승트로피를 수집했다. '퍼거슨의 맨유'는 잉글랜드를 넘어 세계 최고의 팀, 세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클럽으로 변모했다. '리더' 퍼거슨 감독의 힘이 만들어낸 마법이다. K리그에서 이런 리더십을 찾아볼 순 없을까. 100년이 넘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 축구 역사와 문화, 그리고 맨유라는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 감독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퍼거슨 감독, 맨유와 비교해 대등하다는 것이 아니다. 한국 축구 저변과 K리그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K리그에선 어떤 지도자로부터 이런 리더십을 읽어볼 수 있을까. 'K리그의 퍼거슨'으로 불리는 최강희(58) 전북 현대 감독이 떠오른다. 그가 한국 축구의 대표적 '리더'라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많지 않다. 최 감독은 2005년 전북 감독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전북은 열악한 환경에 놓인 K리그 최약체 중 하나로 평가 받는 팀이었다.12년이 지난 2017년.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전북은 K리그 아이콘이 됐다. '최강희의 전북'은 K리그 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3회, FA컵 1회 등 총 8회 우승을 품었다. 최 감독은 K리그 최장수 감독으로서 최연소, 최단기간 200승을 일궈내며 전북을 K리그 명문으로 도약시켰다.또 최고 인기 구단으로 끌어올렸다. 2015년에는 관중 1위를 기록했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 최강의 팀 위용도 갖췄다. 최 감독이 부린 '마법'이다. 'K리그의 퍼거슨'이라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다.지난 2일 일간스포츠는 전북 완주군 봉동읍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최 감독을 만났다. 그에게 'K리그의 퍼거슨'이라 불리는 것에 대해 묻자 손사래부터 쳤다. 최 감독은 "퍼거슨 감독은 정말 대단한 영감님이다. 맨유에서 27년을 한결같이 결실을 일궈냈다"며 "내가 한 팀에서 제일 오래 하다 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분"이라고 잘라 말했다.하지만 최 감독과 깊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퍼거슨 감독과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리더'라는 공통점이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리더'라고 해서 모두 같은 철학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두 '리더'의 뚜렷한 개성이 드러났다.퍼거슨 감독 자서전 '리딩'의 내용과 최 감독 인터뷰 내용을 비교하면 리더라는 공통점 속에서도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두 리더의 '15가지 철학'을 소개한다. 1. 경청 퍼거슨 : 중요한 결정을 앞둘 때면 언제나 주변의 말을 경청했다. 1984년 레인저스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 레인저스에서 13년 지휘봉을 잡았던 스콧 사이먼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고, 결국 거절했다. 맨유 감독 시절 에릭 칸토나를 영입한 뒤 그를 다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미셸 플라티니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최강희 : 팀이 잘 나가고 머리가 맑을 땐 큰 고민이 없지만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베스트 11을 내가 구성하지 못할 때가 있다. 경기 당일까지 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코치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다. 코치들이 11명을 짜서 준적도 있다. 결정은 내가 하지만 모든 이야기를 들어본다.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막내 코치도 이번 경기에는 (이)동국이보다 (김)신욱이가 낫다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나는 포용한다. 2. 관찰 퍼거슨 : 2005년 마이클 에시엔을 보기 위해 리옹과 아인트호벤 경기를 보던 중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경기를 휘젓고 다니는 선수를 발견했다. 박지성이었다. 스카우트에게 박지성을 관찰하게 했고, 내 예상이 맞았다. 그래서 바로 박지성과 계약했다. 최강희 : 선수들 장점만 관찰한다. 선수를 영입할 때도 단점은 보지 않는다. 그 선수의 장점이 전북의 팀 컬러에 녹아들 수 있을지 파악한다.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면 전북에서 분명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3. 독서 퍼거슨 : 독서로 많은 것을 배운다. 축구에 관한 것 뿐 아니라 경영서, 리더십 관련 책도 즐겨 본다. UCLA 농구팀 명장 존 우든에 관한 책도 읽었다. 독서를 통해 전쟁의 역사에서 축구에 대한 교훈도 배웠다. 최강희 : 퍼거슨 감독의 자서전은 모두 읽었다. 펩 과르디올라에 관한 책도 읽었다. 축구뿐 아니라 다른 종목 리더들의 책도 웬만한 건 다 읽었다. 김성근 감독님 책도 읽은 기억이 난다. 좋은 리더들의 공통점은 도전적이고 긍정적이다. 또 자신의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한다는 점이다. 4. 규칙 퍼거슨 : 통제는 효과적인 리더십을 위한 필수 요소다. 누구도 나의 규칙에 도전하면 방출 당했다. 통제 없이는 조직을 이끌 수 없다. 이동할 때 셔츠에 넥타이까지 매게 했다. 머리카락이 긴 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최강희 : 통제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술을 먹든 담배를 피든 상관하지 않는다. 내가 보는 것은 훈련장에서의 모습뿐이다. 다른 부분은 관심이 없다. 밤새 술을 먹고 2시간 자고 훈련장에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경기에 뛸 수 있다. 요즘 선수들은 프로의식이 강하다. 몸이 바로 반응한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면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고 있다. 지나친 간섭은 역효과가 난다. 내가 선수 시절 싫어했던 통제는 절대 하지 않는다. 5. 열정 퍼거슨 : 브라이언 롭슨, 파트리스 에브라, 마크 휴즈, 로이 킨 등이 맨유에서 뜨거운 열정을 보인 선수들이다. 내가 열정을 가진 선수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한 사람의 열정이 다른 선수로 전염되기 때문이다. 팀 승리에 지대하게 공헌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최강희 : 애절하고 간절함을 가지고 열정을 드러내는 선수들이 전북에 많다. 이동국이나 조성환같은 베테랑들이 더욱 큰 열정을 가지고 훈련과 경기에 임한다. 아령 하나라도 더 들려고 노력한다. 이런 모습이 젊은 선수들에게 전파되고, 어린 선수들이 선배들의 모습을 따라하면서 배운다. 6. 신념 퍼거슨 : 레인저스 감독을 지낸 조크 윌리스와 웨스트햄 감독 존 리알이 나에게 '팀에 퍼거슨의 존재를 드러내도록 하세요'라고 조언했다. 이후 나에게 맞지 않은 선수들에 대한 집착을 과감히 버리고 나의 신념대로 팀을 운영했다. 그때부터 맨유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강희 : 2008년 전북을 리빌딩하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다. 미래를 위해 팀 체질을 바꾸는 시기였다. 노장 몇 명을 내보내고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편했다. 2009년에는 이동국, 에닝요, 루이스, 하대성, 김상식 등 내 신념대로 축구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다. 이때부터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했다. '닥공'의 기본을 만들었다. 7. 해고 퍼거슨 : 팀 주축 선수가 팀을 떠날 때 만감이 교차한다.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도 있다. 2005년 로이 킨이 그랬다. 이별에도 매너가 필요하다. 주축 선수든, 어린 선수든 누군가를 내보내야 한다면 솔직함이 최선이다. 최강희 : 팀을 떠나고 싶어 하는 선수는 다 보내줬다. 에두가 득점 선두를 달릴 때도 보내줬다. 주변에서는 다들 의아해 했다. 붙잡으면 역효과다. 팀에서 마음이 떠난 선수들은 보내주는 게 맞다. 권순태도, 김기희도 모두 좋게 보내줬다. 딱 한 번 붙잡은 선수가 있다. 이동국이다. 중동에서 30억 제안이 왔는데 내 옆에 있어달라고 부탁했다. 8. 동기부여 퍼거슨 : 선수들이 감독에게 존경심을 가지도록 이끌어내야 한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5%의 능력을 끌어내는 것이 감독의 일이다. 비난 보다는 칭찬으로 역량을 이끌어내려고 했다. 선수들이 어려울 때 그들의 아버지, 변호사, 신부님이 됐다. 최강희 : 선수들을 질책하지도 칭찬하지도 않는다. 멀리서 지켜볼 뿐이다. 선수들과 믿음, 신뢰가 생기면 굳이 칭찬하지 않아도 스스로 다 느낀다. 이동국, 이재성같은 선수들이 그렇다. 물론 신뢰 쌓기에 실패한 선수도 있다. 서로 신뢰가 생기면 선수들은 자신을 위해서도 뛰지만 감독을 위해서도 미친 듯이 뛴다. 인위적으로 만들지 못하는 부분이다. 9. 팀워크 퍼거슨 : 동료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것이 팀워크다. 어떤 선수도 동료들의 도움 없이 승리를 할 수 없다. 어떤 선수를 특별대우 해주고 싶다는 유혹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러면 팀워크는 반드시 깨진다. 최강희 : 우승을 놓고 보면 특별히 내가 한 일은 없다. 선수들이 만들어준 우승이다.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불만을 가질 수 있다. 팀워크, 분위기가 무너질 수 있다. 하지만 전북에 그런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팀 우승을 위해 한 마음으로 희생하고 배려했다. 그래서 전북이 우승할 수 있었다. 10. 교육 퍼거슨 : 최고 선수를 대신할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교육시켜 키워야 한다. 젊은 인재에 대한 투자는 거대한 이익으로 돌아온다. 1999년 트레블을 달성할 때 선수단 30명 중 15명이 25세 이하였다. 데이비드 베컴은 12살에 처음 발견해 17세에 1군에 데뷔했다. 라이언 긱스도 마찬가지다. 최강희 : 유럽에 가서 유소년에 대한 많은 배움을 가지고 돌아왔다. 젊은 선수들을 늘려가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재성과 김민재 같은 선수들은 어떻게 하는지 방법만 알려주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이들의 성장은 나에게 큰 보람이다. 강압적으로 다루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보여주기식 훈련만 한다. 11. 겸손 퍼거슨 : 작은 자만도 경계한다. 형식적인 겸손이 아니다. 나는 우승을 한 뒤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또 우승컵을 가져올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최강희 : 2009년 첫 우승을 했을 때 스스로 감격스러웠다. 우승 기분을 즐기고 싶었다. 이후 팀이 커진 만큼 목표도 커졌다. 우승을 해도 2~3일 지나면 다음 시즌 걱정이 든다. 올 시즌 우승도 기쁘지만 이제는 걱정을 해야 할 시기다. 내년 K리그 챔피언 자존심을 지켜야 하고, 몸집이 커진 ACL 상대팀들이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한 번이 아닌 꾸준히 경쟁력을 갖춘 전북을 만들고 싶다. 12. 영입 퍼거슨 : 모든 축구 감독은 세일즈맨이다. 데이비드 베컴을 영입하기 위해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베컴의 부모님과 형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베컴 가족에게 진심을 보여줬다. 선수를 영입하려면 선수 어머니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 최강희 : 지도자의 선수 욕심은 끝이 없다.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선수 보강이 돼야 한다. 과거에는 내가 직접 선수를 만나도 전북에 오지 않겠다고 표현한 선수도 있었다. 지금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힘든 일이다. ACL을 위해서라도 영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 K리그의 위축된 모습을 바꾸기 위해서도 더 노력을 해야 한다. 13. 혁신 퍼거슨 : 1980년대 그 어떤 팀도 선수들 식단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는 식단을 체계적으로 바꿨고 그러자 팀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잉글랜드 구단들도 식단의 효과를 깨닫기 시작했다. 스포츠 과학과 비디오 분석 시스템 개선 등도 가장 먼저 도입하려 노력했다. 최강희 : 내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전북팬들의 열정적인 응원과 성원이다. 유럽 응원 문화와 분위기가 부러웠다. 전북에서 우승은 했고 마지막 남은 것이 운동장 분위기였다. 내가 만들 수 없는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홈에서 절대 지지 않는 것이다. 지더라도 선수들이 걸어 나오면 안 됐다. 모든 것을 쏟아 붓고 공격적인 모습 보이도록 했다. 그러자 어느날부터 팬들의 몰입도가 높아졌고 경기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전북팬들이 경기장 문화를 확 바꿔줬다. 5번째 별도 전북팬들이 만들어준 별이다. 14. 실패 퍼거슨 : 패배를 할 때마다 나는 항상 더 나은 감독이 됐다. 더 똑똑해졌다. 실패의 고통은 항상 있었고 실패의 불안감은 내 삶을 따라다녔다. 하지만 실패에 긍정적인 태도로 임했다. 아픔은 새로운 목표를 세우도록 만들었다. 그러자 어느 순간부터 승리하고 싶은 열정과 욕망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섰다. 최강희 : 패배는 빨리 잊는다. 경기장 나오면서 잊는다. 패배에 집착하지 않는다. 또 패배의 원인을 선수에게서 찾지 않는다. 지면 다 함께 지는 것이다. 골키퍼가 실수를 했다고 해도 실점의 원인을 골키퍼에 찾지 않는다. 선수 모두에게서 찾는다. 패배하면 오히려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패배로 인해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고 패배로 인해 심리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 15. 비난 퍼거슨 : '이제 물러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말을 들을 때가 있었다. 가족들이 그만두라고 할 때도 있었다. 사람들의 눈총과 조직 내부의 비난과 싸워야 했다.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에게 지지를 얻었을 때 사람들의 악의적인 비난은 사라졌다. 바비 찰튼(영국 축구와 맨유의 레전드)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는 생각이 큰 힘이 됐다. 최강희 : 2008년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 전북팬들이 일어났다. 나에게 집으로 가라고 했다. 그때 정말 가려고 했다. 전북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오기가 생겼다. 전임 감독도 팬들이 들고 일어나서 그만뒀다. 내가 또 그렇게 그만두면 전북은 누가 와도 성적을 낼 수 없다. 팬들 때문에 감독이 쫓겨나는 전통이 생길 거 같았다. 그래서 오기로 버텼고 포기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쉽게 지지 않았다. 완주=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7.1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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