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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과 자긍심 강조한 최종 엔트리, 술자리로 얼룩진 WBC

지난 1월 발표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 최대 화두는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의 합류 여부였다.안우진은 지난해 KBO리그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탈삼진)에 오른 정상급 선수지만 '과거'가 문제였다. 고교 시절 저지른 학교 폭력(학폭) 문제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그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 선발 자격이 영구 박탈됐다. 이 징계로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가 국가대표 선발을 관리하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을 뛸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대표팀을 구성하는 WBC 출전은 '원론적으로' 가능했다.KBO는 안우진의 이름을 국가대표 명단에서 뺐다. 조범현 당시 KBO 기술위원장은 "선수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상징적인 의미, 책임감과 자긍심 등을 고려해서 (최종 엔트리) 30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태극마크가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고심 끝에 구성한 선수단의 결과는 참담했다. 1라운드 호주와 일본에 연거푸 패하며 휘청거렸다. 대회를 마치기 전부터 이미 '도쿄 참사'라는 말이 오르락내리락했다. 2패 뒤 체코와 중국을 꺾었지만 2승 2패로 일본(4승)과 호주(3승 1패)에 밀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2라운드 티켓 획득에 실패했다. 최대 4강, 현실적인 목표로 8강 토너먼트(2라운드) 진출을 바랐지만, 졸전에 가까운 경기 내용으로 "우물 안 개구리"라는 날 선 비판만 곳곳에서 들었다. 그런데 지난달 30일 한 유튜버가 "WBC에 출전한 야구 대표 선수들이 본선 1라운드가 열린 일본 도쿄에서 대회 기간 음주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확산했다. 특히 1라운드 첫 경기 호주전 전날인 3월 8일 밤부터 경기 당일인 9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고 일본전 전날인 9일에도 술자리가 있었다고 전해 사실관계에 관심이 쏠렸다. 해당 선수(김광현·정철원·이용찬)와 구단의 경위서를 받은 KBO는 "(당사자로 지목된) 3명의 선수는 대회 동안 경기가 있는 전날 밤, (술집의 하나인) 스낵바에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오사카에서 도쿄로 이동한 날(7일)과 휴식일 전날(10일) 해당 업소에 출입한 사실이 있다"고 알렸다. 논란에 휩싸인 선수들은 지난 1일 일제히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고개 숙였다.술을 마신 날짜는 진실 공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대회 기간 음주했다는 건 사실로 드러났다.프로야구는 이번 WBC에 사활을 걸었다. 2017년 WBC 1라운드 탈락, 2021년 도쿄 올림픽 노메달 이후 위기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떨어진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는 야구계 안팎의 목소리가 컸다. KBO가 순혈주의를 깨고 한국계 혼혈 선수인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대표팀에 발탁한 것도 대회의 중요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런데 경기 결과는 물론이고 외적인 부분에서 논란이 거듭하고 있다.술 마신 걸 마냥 비판만 하긴 어려울 수 있지만 최종 엔트리 발표 당시 강조한 책임감과 자긍심에 부합하는지는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다. KBO는 "국가대표 운영 규정 13조 징계. 3.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며 향후 징계 가능성을 열어놨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6.0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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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10명 뽑고, '선발 구인난'에 빠진 대표팀의 탈락

아이러니한 상황이다.지난 1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가 발표했을 때 한 가지 눈에 띄는 특징이 있었다. 조범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과 이강철 WBC 야구대표팀 감독은 투수 엔트리를 15명으로 꾸리면서 10명을 '선발 자원'으로 채웠다. 심지어 왼손 5명(김광현·김윤식·양현종·이의리·구창모)은 모두 선발 투수였다. 불펜으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건 고우석과 정우영(이상 LG 트윈스) 이용찬(NC 다이노스)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정철원(두산 베어스)뿐이었다.대회 규정을 곱씹어보면 의외의 선택일 수 있었다. WBC는 투수 보호 차원에서 라운드마다 투구 수가 제한된다. 1라운드에선 선발로 등판하더라도 최대 65구만 소화할 수 있다. 이닝당 투구 수를 평균 15개로 가정하면 5회를 넘기기 쉽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투구 수에 따라 휴식일까지 보장해야 해 불펜 운영이 복잡하다. 이강철 감독은 투수 선발 배경에 대해 "첫 경기 호주전에 강할 수 있는 선수들 위주로 뽑았다. 투구 수 제한이 있으니 선발, 중간, 마무리 없이 중요한 순간에 투수를 기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발 투수가 '진짜 선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투구 수 제한이 약간 풀리는 1라운드 이후(8강 최대 80개, 4강 이후 최대 95개)였다.선발 투수를 과도하게 뽑은 건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대표팀은 1라운드를 시작하기도 전에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전열에서 이탈했다. 고우석은 지난 6일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 연습경기에서 목에 담 증세를 느꼈다. 검진 결과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발표됐지만 1라운드 최대 분수령이었던 호주(9일)와 일본(10일)전 모두 결장했다. 자칫 무리했다가 더 큰 부상으로 연결될 수 있으니 벤치에서 무리하게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고우석이 빠지면서 불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문 불펜'은 4명으로 줄었다.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투구 수 제한이 있는 대회 특성상 불펜이 한 박자 빨리 가동될 수밖에 없었다. 호주전에선 선발 교영표가 4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한 뒤 불펜 자원으로 6명이 마운드를 밟았다. 일본전에서는 김광현이 2이닝 만에 강판당하고 불펜 9명을 투입하는 졸전을 펼쳤다. 두 경기를 마친 뒤 양현종(KIA)과 구창모(NC)를 비롯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몇몇 투수들이 이강철 감독의 구상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선발 투수의 '롱릴리프' 활용마저 실패하면서 마운드에 과부하가 걸렸다. 단기전에선 컨디션이 좋은 투수만 집중적으로 기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대표팀은 '컨디션이 좋은' 투수마저 적었다. 일본전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던 박세웅이 하루 휴식 후 체코전 선발을 맡았다. 중국전 선발은 호주와 일본전에서 중간 계투로 나서 투구 수 55개를 기록한 원태인이다. 2019년 1군에 데뷔한 원태인은 2020년 이후 불펜 등판이 단 한 번에 그친다. 그만큼 선발에 특화된 선수지만 불펜으로 2경기를 뛰고 이틀 휴식 후 중국전 선발을 맡았다. 선발을 10명이나 뽑았지만 'B조 최약체' 중국전을 뛸 투수가 없다. 몇 되지 않는 전문 불펜 자원인 김원중과 정철원은 1라운드 첫 3경기를 '개근'했다. 야구계 안팎에선 "대표팀 투수 운영 방향을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최종 엔트리 구성부터 문제가 없었는지 체크할 필요한 있는 이유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3.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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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기술위원장이 경계한 '복병' 파나마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목표는 4강 진출이다. 9일부터 시작되는 1라운드에서 조(B조) 2위 안에 들면,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A조 1·2위 팀 중 한 팀과 8강에서 만나, 4강 티켓을 두고 단판 승부를 펼친다. A조 참가국 전력도 한국에 중요하다. A조는 대만·네덜란드·쿠바·이탈리아 그리고 파나마가 속해 있다. 대표팀은 이미 지난달 말 허삼영 전력분석위원을 대만에 파견, A조 참가국들을 면밀히 살폈다. 네덜란드는 2013·2017년 대회에서 한국에 승리한 강팀이다. 젠더 보가츠·디디 그레고리우스·주릭슨 프로파 등 주전급 메이저리거들이 있다. 쿠바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기 위해 망명했던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를 허가하며 전력이 강해졌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주전 요한 몬카다와 루이스 로버트가 합류했다. 대만은 국제대회마다 한국을 위협했다. 복병도 있다.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던 파나마다. 조범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전력분석위원의 정보를 종합하면, 파나마의 8강 진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파나마는 지난 10월 열린 WBC 예선 B조 승자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꺾고 2009년 2회 대회 이후 처음으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중남미 국가지만, 도미니카 공화국이나 베네수엘라같은 야구 강국으로 보긴 어렵다. MLB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의 모국으로 더 알려져 있다. 이번 파나마 대표팀엔 MLB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꽤 많다. 하이메 바리아는 LA 에인절스 주축 불펜 투수다. 저스틴 로렌스더 콜로라도 로키스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다. 야수진엔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2019년 뛰었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눈길을 끈다. 그는 KBO리그에선 부진했지만, 지난 시즌(2022) MLB에서 101경기에 출전하며 백업 포수 자리를 굳힌 선수다. 젊은 야수 중엔 빅리그 데뷔 3년 차 내야수 조나단 아라우스(뉴욕 메츠), LA 다저스 유망주 23위 외야수 호세 라모스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MLB닷컴은 특히 라모스에 대해 "예선전에서 홈런 2개를 친 이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 외에도 파나마엔 전직 빅리거, 유망주급 마이너리거들이 많다. 한국은 지난 2021년 출전한 도쿄 올림픽에서 마이너리거 위주로 나선 미국에 2-4로 패한 바 있다.여기에 파나마 리그 소속 선수들도 무시할 수 없다. 중남미 국가 각 리그 챔피언이 나서는 '캐리비안 시리즈'에서 파나마 리그 소속 토로스 데 에레라가 2019년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파나마는 8일(한국시간) 오후 8시 대만과 1라운드(A조) 1차전을 치른다. 만약 파나마가 대만을 잡으면 A조 순위 경쟁은 대혼전이 될 전망이다. 한국도 경계 범위가 넓어진다. 안희수 기자 2023.03.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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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강민호처럼...'백업 포수' 이지영의 가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 안방은 양의지(36)와 이지영(37) ‘베테랑 듀오’가 지키고 있다. KBO리그 넘버원 포수인 양의지의 발탁은 당연했다. 이지영이 승선한 건 의외였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흔든 박동원(LG 트윈스) 유강남(롯데 자이언츠) 등 다른 포수들이 더 주목받은 게 사실이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2022) 포스트시즌(PS)을 보니 (이지영이) 나이는 많은 편이지만, 정말 잘 움직이더라. 성실하고 실력도 빠지지 않는 선수다. 진갑용 (대표팀) 배터리 코치와 상의했고, 백업 포수로 제격이라고 생각해 선발했다”고 했다. 포수 출신인 조범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도 “이강철 감독의 추천이 있었고, PS 15경기를 보며 대표팀에서도 좋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지영은 지난 시즌(2022) 8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포수 중 두 번째로 높은 도루저지율(33%)을 기록했다. 도루 저지(33개)도 2위였다. 포일(4개)은 가장 적었다. 무엇보다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 선발진의 평균자책점 1위(3.41)를 이끌었다. 30대 후반이지만 여전히 순발력이 뛰어나고, 경험이 많은 만큼 투수 리드 능력도 좋다. 이강철 감독과 기술위원회는 ‘현재 가장 뛰어난 포수’ 2명으로 대표팀 안방을 구성했다. 한국야구는 금메달을 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안방 뎁스의 힘을 보여줬다. 당시 베테랑이었던 진갑용이 주전, 스물세 살이었던 강민호가 백업을 맡았다. 류현진·김광현 등 젊은 투수들을 이끌었던 진갑용이 대만과의 예선 5차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하는 변수가 생겼지만, 강민호가 주전 포수의 이탈 공백을 잘 메웠다. 강민호는 특히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활약했다. 선발 투수 김광현의 호투를 지원했고, 쐐기 적시타까지 치며 한국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쿠바와의 결승전 9회 말 수비에선 강민호가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몸 상태가 안 좋았던 진갑용이 포수 마스크를 썼고, 투수 정대현과 호흡을 맞춰 율리 구리엘의 병살타를 유도해 3-2 승리를 마무리했다. 국제대회 같은 단기전에는 변수가 많다. 2~3명뿐인 포수, 특히 주전이 부상을 당하면 치명적이다. 한국은 4강 진입을 노리고 있다. '주전' 양의지의 체력 안배도 필요하다. 전력이 약한 팀과의 예선전에선 이지영이 선발로 나설 수도 있다.경기에 나서지 않더라도 할일이 많다. 투수들의 공인구(롤링스사) 적응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예년보다 빨리 실전을 준비하고 있는 탓에 좋은 컨디션을 장담할 수 없다. 불펜에서 공을 받은 백업 포수가 투수, 지도자와 잘 소통 해야 한다. 포수는 다른 포지션보다 '백업' 선수의 기량이 중요하다.이지영은 프로 데뷔 뒤 처음으로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그는 "야구 인생 목표 한 가지를 이뤘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선 강민호가 '슈퍼백업' 임무를 잘 해냈다. 2023 WBC엔 이지영이 있다. 안희수 기자 2023.03.0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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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와 호흡할 기회, WBC 영건 특권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투수진에서 프로 7년 차 이하 젊은 선수는 8명이다. 총인원(15명) 절반이 넘는다. 역대 대표팀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젊은 마운드다. 기량과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들을 뽑았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조범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과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대표팀 안방을 양의지(36·두산 베어스)가 지키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9시즌(2014~2022) 중 7번이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현역 최고 포수다. 일간스포츠가 세대별 야구인 40명에게 설문해 선정한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 포수'로도 선정됐다. 양의지는 '곰·탈·여(곰의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타자와의 수 싸움에 능하다. 무엇보다 젊은 투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낼 줄 안다. 그라운드에선 '나만 믿고 던져'라는 제스처와 강단 있는 모습으로 투수에게 신뢰를 주고, 밖에선 장난기 많은 형처럼 먼저 다가선다. 양의지는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뛴 지난 4년(2019~2022) 많은 투수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번 WBC 대표팀 '막내' 이의리도 신인 시절(2021년) 출전한 도쿄 올림픽에서 양의지의 도움을 받았다. '강호'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선 그는 5이닝 4피안타 3실점을 기록하며 분전, 한국의 4-3 승리에 기여했다. 이의리는 경기 뒤 "양의지 선배님 미트만 보고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이의리는 이후 미국과의 준결승전에서도 나서 5이닝 2실점 하며 호투했다. 조범현 위원장은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투수에게 베테랑 포수가 홈플레이트 뒤에 앉아 있는 건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이 금메달을 획득했던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진갑용(현 대표팀 배터리 코치)이라는 베테랑 포수 덕분에 당시 프로 3년 차였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2년 차였던 김광현(SSG 랜더스)이 더 위력적인 투구를 할 수 있었다. 김광현은 일본과의 예선에서 진갑용과 배터리로 나서 5와 3분의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캐나다전에서 완봉승을 거뒀다. 이번 대표팀엔 양의지가 있다. 이강철 감독도 "우리 팀(WBC)은 젊은 투수들이 많다. 이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양의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진행 중인 대표팀 훈련과 실전 경기를 통해 양의지와 젊은 투수들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양의지는 "젊은 투수들이 (경기에) 나가서 패기 있게 던지고, 포수인 내가 잘 받아낸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의리·소형준·원태인·김윤식 등 양의지와 소속팀이 다른 젊은 투수들은 리그 최고 포수와 배터리 호흡을 맞춰보는 특권을 얻었다. 같은 두산 소속이지만, 올해 처음 함께 훈련하는 정철원도 마찬가지다. 불펜 피칭으로 자신의 공을 평가받을 수 있고, 함께 전력 분석을 하고 실전에서 공 배합을 맞춰보면서 이전과 다른 배움을 얻을 수도 있다. 안희수 기자 2023.02.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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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애리조나] 박찬호 “시대가 안우진을 원하지 않는 것”

"대표팀 세대교체가 된 것 아닌가?"'코리안 특급' 박찬호 야구 해설위원은 14일(한국시간) 키움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 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에서 본지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박 위원은 "안우진이 있어야 세대교체가 되는 거냐"고 되물으며 "(그게 아니라면) 안우진은 그럼 아닌 거다. 시대가 아직 그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다음달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야구대표팀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추신수(41·SSG 랜더스)가 미국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 WBC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오른손 투수 안우진(키움)을 거론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출장 정지)도 받았는데 국제대회는 못 나간다"며 "일찍 태어나 야구했다고 선배가 아니다. 불합리한 처지의 후배를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아무도 나서질 않는다"고 주장한 게 화근이었다. 추신수는 안우진을 대표팀에 발탁하지 않을 걸 두고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더디다"는 뉘앙스로 설명하기도 했다.안우진은 지난해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 KBO리그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탈삼진)에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한 명실상부한 최고 선수다. 2021년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 베어스)가 세운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 225개에 1개 부족했다. 하지만 고교 시절 저지른 학교 폭력(학폭) 이력 탓에 WBC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그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아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국가대표 선발 자격이 영구 박탈됐다.대한체육회가 관여하지 않는 WBC 출전은 가능했다. 그러나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박찬호 위원은 "추신수 선수가 감독이라면 그 말이 맞다. 우승하고 일본을 꺾으려면 안우진이 필요하고 (안우진을 뽑으면) 더 좋을 거다. 추신수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 나쁘다고 할 필요가 없다. 그건 그의 생각"이라며 "다만 지금은 안우진이 필요가 없는 거다. 과거의 사고(사건)가 억울할지 아닐지…리그가 정한 거고 리그가 그 선수에게 (처벌을) 내린 거"라고 강조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124승(98패)을 기록한 박찬호 위원은 키움의 젊은 투수들을 원포인트로 지도했다. 안우진도 그중 한 명이었다. 박 위원은 "(안우진에게) '억울해하지 말라'고 얘길 해줬다. 어린이들에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사례를 만들어줬다. 큰 선수들의 사고(사건)는 영향력이 커진다"라며 "학교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더라도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아이들에게 엄청난 정보가 될 거다. 안타까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 추신수는 추신수대로 소견을 얘기한 거지 누굴 공격하려는 건 아니다. 절실하게 한국야구가 일본에 이겼으면 하는 바람에서 했을 거"라고 감쌌다.조범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선수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의 상징적인 의미, 책임감과 자긍심 등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30명을 결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좋은 선수를 데리고 대회를 치르고 싶은 건 이강철 대표팀 감독도 마찬가지다. 대표팀은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13년 3회 대회와 2017년 4회 대회에선 모두 1라운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선 성적을 반등해야 한다. 박찬호 위원은 "감독님이 굉장히 현명한 선택을 했다"며 "감독은 이기고 싶을 거다. 그런데 사회나 팬, 국민 정서도 생각해야 한다"며 "추신수가 (발언 후) 시련을 겪지 않았나. 타이밍이 안 맞았던 거 같은데 (추신수가 보여준) 소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WBC 출전이 좌절된 안우진은 소속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안우진은 "내가 부족했다. 아쉬운 건 없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배중현 기자 2023.02.1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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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포커스] 최지만 빠진 이강철호, '강철 듀오'로 정면돌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6일 선수 1명을 교체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최지만(32)이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리츠로부터 대회 출전 허락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외야수 최지훈(26·SSG 랜더스)을 대체 발탁했다. 이강철 감독은 최지만과 같은 포지션인 1루수가 아닌 외야수를 뽑았다. 지난해 오른 발목 인대 부상을 당한 박병호의 건강에 주목했다. 조범현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당초 1루수를 3명 뽑은 것은 박병호의 수비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박병호의 몸 상태를 확인한 결과 괜찮다는 보고를 받았다. 1루수가 더 필요 없다고 판단해 외야수를 뽑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국가대표에 남은 1루수 자원은 박병호와 강백호 둘뿐이다. 비상시에는 김현수(35·LG 트윈스)를 투입할 수 있지만, 전문 1루수가 맡는 게 낫다. 2020년 프로에서 1루수로 전환한 강백호보단 오랜 기간 안정적인 1루 수비로 호평을 받는 박병호가 주전 1루수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박병호는 현재 소속팀 스프링캠프에서 모든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까다로운 수비 훈련도 문제없다. 박병호도 “겨울에 발목 (보강) 훈련을 꾸준히 했다. 지금은 공격과 주루, 수비 모두 큰 문제 없이 할 수 있는 상태”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건강한 박병호의 실력은 이미 지난해 검증이 됐다. 강백호가 빠진 사이 풀타임으로 1루 수비를 맡았던 박병호는 지난해 124경기에 나서 타율 0.275, 35홈런, 98타점을 기록했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홈런왕 타이틀도 되찾았다. 지난 2년간 부진으로 받았던 ‘에이징 커브’의 오명도 말끔히 씻어냈다. 관건은 강백호의 활약이다. 박병호와 달리 강백호에겐 물음표가 뒤따른다. 지난해 부상으로 장기간 빠졌던 강백호는 62경기에서 타율 0.245, 6홈런, 29타점에 그쳤다. 부상과 부진으로 허덕였던 그가 다른 1루수 후보들을 제치고 대표팀에 승선한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과 기술위원회는 강백호를 믿었다. 필요할 때 ‘한 방’을 때려줄 자원으로 강백호에게 힘을 실었다. 박병호의 체력 부담을 지워줄 백업 1루 자원인 동시에, 지명타자와 대타 자원으로서의 능력도 높게 사고 있다. 강백호 역시 명예 회복의 의지가 강하다. 지난해 부진을 씻는 동시에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있었던 ‘껌 논란’의 주홍 글씨도 이번 기회에 지워내고자 한다. 당시 강백호는 팀이 지고 있는 상황서 심드렁하게 껌을 씹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돼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강백호는 “그동안 (논란과 부진으로)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다. 이번 대회는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명예 회복의 의지를 다졌다. 두 선수는 대표팀뿐만 아니라 소속팀 KT에서 일으킬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박병호를 영입했으나, 두 선수가 번갈아 부상으로 이탈한 바 있다. 박병호는 “내 임무는 중심타선에서 점수를 많이 내는 것이다. 올해는 강백호와 함께 힘을 합쳐서 팀 득점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2.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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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 WBC 출전 불발...'게임 체인저' 임무 커진 강백호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를 누비는 모습을 염원했던 최지만(32)이 고개를 숙였다. 새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WBC 조직위원회가 KBO에 최지만이 WBC에 출전할 수 없다고 전달했다. (소속팀) 피츠버그 구단은 대회 조직위원회에 최지만의 수술 이력을 사유로 WBC 참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대회 조직위원회가 부상 검토위원회를 개최, 관련 사안을 심의했고, 최지만의 출전 불가를 결정했다. 조범현 한국 WBC 대표팀 기술위원장과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최지만 대신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을 대체 발탁했다. 최지만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같은 날(6일) 국내 매니지먼트사 스포츠바이브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최지만은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운동선수는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뛰는 꿈을 꾸었을 것이다"며 "WBC 대표팀 예비명단에 포함됐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대회 참가) 불가 결정에 따른 실망감과 좌절감도 매우 크다"고 토로했다. 최지만은 지난해 11월,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한국 WBC 기술위원회는 최지만의 재활 치료 과정을 주시했고, 선수의 대회 참가 의지를 주목해 최종 엔트리에 넣었다. 최지만도 라이브배팅까지 진행할 만큼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지만을 즉시 전력감을 보고 트레이드한 피츠버그 구단의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최지만은 지난 시즌 종료 뒤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됐다.최지만은 대회 출전을 확신하며 몸을 끌어올렸다. 출전 불가 방침에 실망감이 컸고, 국내 야구팬을 향해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그는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이번 국가대표 합류 꿈은 무산됐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했다.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은 소속팀 주요 선수의 WBC 출전이 달갑지 않은 것 같다. 빌미만 있으면 출전을 막고 있다. 뉴욕 양키스는 매 시즌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선발 투수 루이스 세베리노의 도미니카 공화국 대표팀 차출을 막았다. 지난해 9월 시애틀 매리너스와 장기 계약(6년)한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루이스 카스티요도 대회 출전이 무산됐다. 한국 WBC 대표팀은 1루수 자원이었던 최지만의 대체 선수로 외야수 최지훈을 선택했다. 대수비와 대주자 등 경기 후반 활용 폭이 넓은 선수를 선택했다. 2022시즌 KBO리그 홈런왕 박병호가 문제없이 1루 수비를 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최지만은 1루수 또는 지명타자를 맡을 전망이었다. 상대 팀이나 투수에 따라 대타로 나설 가능성도 있었다. 그의 출전이 불발되며 1루수 자원은 한 명이 줄었다. 박병호와 강백호, KT 위즈 듀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특히 강백호는 최지만과 겹치는 게 많았다. 같은 좌타자였고, 빼어난 장타력을 갖춰 '게임 체인저'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였다. 강백호는 2022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부진했다. 부상 탓에 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2021년 출전한 도쿄 올림픽에서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실망감을 남겼다. 하지만 한국야구 세대교체 차원에서 이번 WBC 대표팀에 발탁됐다. 최지만의 출전이 불발되며 강백호의 출전 기회도 늘었다. 그가 '빅리거' 최지만을 지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2023.02.0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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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출전 불발' 최지만 "실망감 너무 크다"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리츠)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 관련 심경을 전했다.최지만은 6일 국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스포츠바이브를 통해 "오늘 KBO(한국야구위원회)를 통해 WBC 한국 국가대표로 뛸 수 없다는 최종통보를 받았다. KBO는 WBC 조직위원회(WBCI)를 통해 소속팀 피츠버그 구단이 팔꿈치 수술 이력을 사유로 WBC 참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WBCI는 이를 근거로 부상 검토위원회를 개최해 최종적으로 WBC 출전 허용 불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최지만의 입장이 나오기 전 KBO는 그의 대회 불참을 공식화했다. 최지만이 설명한 대로 수술 이력을 사유로 피츠버그 구단에서 대최 참가 반대 의사를 밝힌 게 결정적이었다. KBO는 조범현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기술위원회, 이강철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두루 고려해 최지만을 대체할 선수로 외야수 최지훈(SSG 랜더스)을 발탁했다. 최지만은 "종목을 막론하고 모든 운동선수는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뛰는 꿈을 꾸었을 거다. 이번에 WBC 대표팀 예비명단에 포함되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하지만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 불가 결정에 따른 실망과 좌절감도 매우 크다"고 속마음을 전했다.최지만은 이제 피츠버그 구단 훈련에 전념하게 됐다. 그는 "팀이 우려하는 팔꿈치 수술은 했지만, 미국으로 돌아와 정상적인 재활(치료) 과정을 잘 진행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라이브배팅까지 진행할 만큼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이달 중순 예정된 국가대표 팀 합류는 물론 도쿄에서 열리는 1라운드 일정에 맞춰 몸 상태를 잘 끌어올리고 있었기에 느끼는 실망감이 너무 크고 아프다"고 했다.2016년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최지만은 현역 빅리거다. 지난해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으로 113경기에 출전, 타율 0.233(356타수 83안타) 11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선 박병호(KT 위즈)와 함께 1루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가 컸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최지만은 "내 의지와 달리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이번 국가대표 합류 꿈은 무산됐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고 싶다. 올 시즌 MLB에서 건강하게 시즌을 소화하고 있으면 좀 더 좋은 모습으로 국가에 공헌할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WBC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목이 터져라 응원하겠다. 쉽지 않은 여정이겠지만 한국의 저력은 위대하다. 분명 좋은 성적을 올릴 거다. 대한민국 파이팅"이라고 덧붙였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2.06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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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은성·오재일 아닌 최지훈, 조범현 "박병호가 결정의 키였다"

최지만(32·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생애 첫 국가대표 꿈은 무산됐다. 소속팀의 반대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가 불발되면서 야구대표팀은 대체자를 물색해야 했고, 대표팀이 고심 끝에 내린 선택은 외야수 최지훈(26·SSG 랜더스)이었다. 같은 포지션인 1루수가 아닌 외야수, 이강철호의 선택은 다소 의외였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는 오재일(37·삼성 라이온즈)과 채은성(33·한화 이글스) 등 대체 1루수 자원도 고려했지만, 활용도가 높은 최지훈을 뽑자는 현장의 목소리에 비중을 실었다고 설명했다.조범현 KBO 기술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병호(37·KT 위즈)가 고민의 키(key)였다. 박병호의 건강이 이번 결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9월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 부상으로 이탈해 회복과 재활 치료에 전념한 바 있다. 조범현 위원장은 “당초 1루수를 3명 발탁한 것도 박병호의 건강 때문이었다”라면서 “하지만 꾸준히 상태를 확인한 결과, 최근에 괜찮다는 보고를 받았다. 1루수는 더 필요 없다고 판단해 다른 포지션의 선수를 뽑았다”라고 말했다. 이강철호는 대체 포지션으로 포수도 고려했다. 조범현 위원장은 “양의지(36·두산 베어스)의 컨디션을 고려했다. 시즌 초반 컨디션 회복세가 더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포수를 한 명 더 뽑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포수는 부상이 생기면 바로 교체할 수 있다는 대회 규정이 있어 다른 포지션으로 시선을 돌렸다”라고 설명했다.우여곡절 끝에 외야로 시선을 돌렸지만, 최지훈을 뽑는 데도 고민이 많았다. 좌타자 중견수인 박해민(33·LG 트윈스)과 역할이 겹친다는 의견도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강철호는 최지훈의 높은 활용도를 눈여겨봤다. 대주자나 대수비, 중요한 순간 희생번트를 정교하게 댈 수 있는 능력까지 고려해 최지훈을 뽑았다. 지난해 최지훈은 144경기에서 타율 0.304, 출루율 0.362, 31도루를 기록하며 공수주에서 맹활약한 바 있다. 조범현 위원장은 “WBC는 정규이닝에 승부를 내지 못하면 ‘승부치기’를 한다. 번트가 필요한 상황에서 최지훈의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했다”라며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최지만이 빠진 이강철호의 1루는 박병호와 강백호(24·KT) 두 선수가 번갈아 도맡을 예정이다. 조 위원장은 “필요할 경우 김현수(35·LG)도 1루에 투입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2.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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