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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삼성전자는 중저가 폴더블폰 대신 바벨탑을 바라본다

삼성전자가 터를 닦은 폼팩터(구성·형태) 시장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브랜드의 추격도 모자라 손목에 감는 스마트폰까지 등장했다.이에 중저가 갤럭시 폴더블폰의 등판설이 피어올랐지만 업계는 회의적이다. 진짜 무기는 내년 초 베일을 벗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언어 장벽의 '바벨탑의 저주'를 끝낼 '실시간 통역 통화'가 그 주인공이다. "저렴한 갤럭시Z 나온다" 소문 확산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가 가격을 대폭 낮춘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다.해외 팁스터(정보유출자) 레베그너스는 지난 10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삼성이 400~500달러(약 50만~60만원)의 중저가 폴더블폰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삼성전자는 2024년 중저가 폴더블폰을 출시해 가격 장벽을 낮춰 소비자 접점을 넓힐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한 글을 첨부하며 자신의 정보가 신빙성이 있다고 주장했다.갤럭시 플래그십 S 시리즈의 보급형 모델인 FE(팬에디션) 개념이 폴더블 라인업 Z 시리즈에도 추가된다는 것이다. 이런 추측은 정부의 단말기 가격 인하 정책과 맞물려 더욱 힘이 실리는 듯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국내 제조사와 논의한 결과, 내년 상반기 3~4종의 30만~80만원대 중저가 단말기가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이동통신사의 고용량 5G 요금제와 더불어 프리미엄 단말기의 출고가가 200만원에 육박하는 스마트폰 시장이 가계 통신비 부담의 주된 원인이라는 판단에서다.과기정통부는 이번에 협의한 제조사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곳은 2년 전 철수한 LG전자를 제외하면 삼성전자가 유일하다.갈수록 격화되는 스마트폰 시장의 패권 다툼도 폴더블폰의 가격 인하를 부추기는 요인이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통계를 보면 삼성전자가 1위를 지켰지만 점유율은 20%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빠졌다.애플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나타나는 4분기에는 예년처럼 10%대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중국 샤오미와 오포는 10% 초중반대의 점유율을 2년 이상 유지하며 순위 역전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여기에 2022년만 해도 82%로 압도적이었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점유율은 올해 68%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그 사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화웨이가 2위(14%)로 올라오고, 오포(5%)와 샤오미(4%)는 한 자릿수에 그치지만 성과를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선 그은 삼성, "폴더블폰은 플래그십"이처럼 업계와 갤럭시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결국 삼성전자가 "계획 없다"는 짧은 입장을 밝혔다.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을 최상위 플래그십 라인으로 배치했기 때문에 저렴한 모델을 따로 내놓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전자는 '폴더블폰=플래그십'이라는 방향성을 일찌감치 확립한 바 있다.올해 폴더블폰 글로벌 판매 비중이 전체 갤럭시 시리즈의 20%를 넘어서고 누적 판매량은 3000만대를 돌파해 대중화의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프리미엄 스마트폰 3대 중 1대는 폴더블폰으로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상반기 S 시리즈와 함께 하반기 전략 제품으로 매년 선보였던 노트 시리즈를 단종시키고 Z 시리즈로 빈자리를 채운 것도 이런 자신감 때문이다.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 상무는 "2024년 폴더블폰 시장은 전년에 이어 전 지역 성장세가 전망되고, 플래그십 시장 내에서 비중도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폼팩터에 최적화한 사용성·경험·제품 완성도에서의 확실한 차이로 플래그십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접는 경험만으로 리더십을 가져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사 상품을 뛰어넘는 새로운 도전이 잇따르고 있어 바짝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중국 레노버의 모토로라는 지난달 말 미국 텍사스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U자 모양으로 손목에 두를 수 있는 웨어러블 스마트폰을 시연했다.렉시 발라섹 모토로라 혁신 전략·제품 연구 리더는 "우리는 디바이스 형태의 제약을 없애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해당 스마트폰의 후면은 구부린 상태에서 손목 밴드에 붙이면 떨어지지 않는 재질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디스플레이에 사용자가 입고 있는 옷의 디자인이나 패턴에 맞춘 배경화면을 띄워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전에 없던 영토를 개척했다고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비장의 무기 '실시간 통역 통화'이렇듯 변화의 파고 속에서 잠잠했던 삼성전자가 예상을 뒤엎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업계가 하드웨어에 집중할 때 소프트웨어로 반격에 나섰다.삼성전자는 내년 초 출시하는 '갤럭시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의 도입을 예고했다. 앞서 발표한 자체 개발 생성형 인공지능(AI) '삼성 가우스'에서 필요한 기능 일부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삼성 가우스는 업무 효율 증대를 위한 사내용 AI다. 메일 작성과 문서 요약 등을 뒷받침하는 '언어 모델'과 빠른 소프트웨어 개발을 돕는 '코드 모델', 쉽게 사진이나 그림을 만드는 '이미지 모델' 3종으로 구성했다. 이 가운데 언어 모델에서 필요한 부분을 알맞게 활용할 것으로 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상대방이 애플 아이폰을 써도 갤럭시로 전화를 걸면 외국어 소통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된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실시간 통역 통화의 AI는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하면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로 전달한다.통화 내용은 문자로 저장해 나중에 확인할 수 있다.아이폰이 사진·문서 공유 기능인 '에어드롭'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면, 실시간 통역 통화는 갤럭시로의 대이동을 가속하는 상징적인 기능이 될 수 있다.인간의 욕심으로 하늘을 찌르는 바벨탑을 쌓다 신의 노여움을 사 언어가 흩어지며 생긴 소통의 장벽이 무너지는 것이다.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가우스가 갤럭시S24 라인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며 "AI가 스마트폰 제조사의 다음 격전지가 돼가고 있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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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흔들리는 '애플의 계절', 삼성은 "제발 접어줘"

올해도 어김없이 '애플의 계절'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 제대로 이를 갈고 나왔는데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문이 닫히면서 시작부터 삐거덕거린다.아이폰 신제품이 나오는 매년 가을 1위 자리를 넘겨줘야 했던 삼성전자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사과 로고에 마음을 빼앗긴 10·20세대의 눈을 폴더블폰으로 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태클에 애플 '휘청'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3일 대대적인 변화를 준 기대작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는데도 주가가 바닥을 향하고 있다.미국의 견제를 견디지 못한 중국이 '아이폰 금지령'이라는 초유의 카드를 꺼내든 탓에 애플이 직격탄을 맞았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이달 초 중국이 정부 기관 소속 공무원들에게 아이폰을 비롯한 외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공지하고 있다고 전했다.이 소식이 퍼진 뒤 애플의 시가총액은 이틀 만에 250조원 이상이 증발했다. 아이폰15를 소개한 날에도 주가가 전일 대비 1.71% 떨어졌다.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애플이 중국에서 4000만~5000만대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가 공식화하면 최대 1000만대의 피해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다만 중국은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의 입을 빌려 "외국 브랜드 휴대전화의 구매·사용을 금지하는 법률·법규와 정책 문건을 내놓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미국이 틱톡과 화웨이 등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 기업을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 안보 문제로 걸고넘어지며 꾸준히 규제를 가하자 핵심 기술 내재화 차원에서 내수 시장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된다.중국은 애플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핵심 고객이다. '외산폰의 무덤'으로 여겨지지만 유독 아이폰의 인기가 높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보고서를 보면 애플은 중국에서 오포·비보·아너·샤오미·화웨이 등 현지 브랜드들을 제치고 지난 1분기 역대 최고 점유율인 19.9%를 기록했다.애플은 출하량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낼 정도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쪼그라들 것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100달러가량 인상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을 깨고 가격을 동결했다.탈모 디자인이라는 놀림을 받았던 노치를 탈피해 프로 아래 모델(일반·플러스)에도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적용했다. 프로와 프로 맥스는 항공·우주 등급의 티타늄 합금을, 일반·플러스는 컬러 인퓨즈 후면 유리를 장착해 차별화했다.유럽의 표준화 요구에 맞춘 것이기는 하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USB-C 포트를 도입해 사용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그런데 예상 밖의 암초를 만나 흥행에 빨간불에 켜졌다. 삼성전자에게 지금은 기회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호재다. 올해 4분기 애플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어들면서 점유율 싸움을 해볼 만하게 됐다.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19.8%로 1위에 올랐다. 애플이 15.4%로 뒤를 이었다.작년 4분기에는 애플이 24.6%로 삼성전자를 약 4%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선두에 선 바 있다.삼성전자는 유럽과 남미, 중동·아프리카에서는 선전하지만 중국에서는 순위권 밖일 정도로 입지가 미미해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하반기 맞수인 갤럭시 폴더블폰은 순항하고 있다. 지난달 내놓은 '갤럭시Z 플립5·폴드5'는 유럽 초기 판매 신기록을 달성했다. 연 기준으로 지금은 단종됐지만 많은 팬을 보유했던 '갤럭시 노트'를 판매량으로 뛰어넘었다.국내에서 진행한 사전 예약에서는 102만대가 팔리며 폴더블폰 최고 성적을 냈다. 플래그십 '갤럭시S23' 시리즈에 근접하며 폴더블폰 대중화의 불씨를 당겼다.트렌드포스는 폴더블폰의 시장 침투율이 2023년 1.6%에서 2027년 5%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폼팩터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가 반전을 노리는 부분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잠재 고객의 아이폰 전환 추세가 가속하고 있다.한국갤럽이 지난 7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30대 이상은 절반이 넘는 소비자들이 삼성 갤럭시를 계속 쓰겠다고 답했지만, 18~29세 젊은 고객은 10명 중 6~7명이 아이폰을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아이폰 특유의 감성에 더해 같은 종류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야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한편에서는 아이폰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젊은 앱등이(애플 제품 충성 고객을 뜻하는 은어)를 파고들 기회가 여전히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애플 제품을 이용 중이라는 '아이폰12' 미니 고객 A(25) 씨는 "처음에는 디자인이 예뻐서 선택했는데 지금은 애플 기기와의 호환성 때문에 피할 수 없게 됐다. 비싸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경기도 분당에 사는 아이폰12 이용자 B(25) 씨는 "에어드롭·나의 찾기 기능을 주로 사용한다"며 "삼성페이나 화질 차이를 보면 삼성 제품으로 바꿀 의향은 있다"고 말했다.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아이폰을 접한 그 역시 기기 간 호환성을 아이폰을 선택하는 주된 이유로 꼽았다.'아이폰13' 미니를 쓰는 전남 여수의 C(27) 씨는 "또래 사이에서 아이폰이 너무 흔해서 오히려 갤럭시가 더 희소성이 느껴질 정도"라고 했다. "애플 위기 제한적" 신중론도이에 삼성전자는 주요 시장에서 젊은 고객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폴더블폰 마케팅에 팔을 걷어붙였다.국내에서는 대표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에 사이버펑크 콘셉트의 체험존을 구성했다.중국과 일본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난 8일 상하이에서는 갤럭시Z 플립5를 반쯤 접어 얹은 듯한 약 70m 길이의 조형물을 만들어 이색 선상 마케팅을 펼쳤다. 도쿄 시부야에서도 옥외광고를 진행했다.폴더블폰의 접는 경험에 홀린다는 내용을 담은 캠페인 영상 '조인 더 플립 사이드'는 공개 두 달 만에 유튜브 조회수 2000만회를 돌파했다.올해를 폴더블 대세화의 전환점으로 지목한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 제품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알리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최우선 순위"라며 "(10·20세대 아이폰 쏠림 현상은) 열심히 분석하고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애플을 향한 중국의 딴지에도 삼성전자가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2019년 중국의 반애플 정서에도 아이폰 판매는 지난 3년간 견조했다"며 "현 시점의 큰 변수는 (오히려) 북미와 글로벌 소비 수요"라고 진단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9.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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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었으니 말아볼까" 69년생 삼성전자의 역작 갤럭시, 추격자에서 선구자로

삼성전자의 네 번째 폴더블폰이 내달 7일 한국에 상륙하는 애플 '아이폰14'와 맞붙는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이 차세대 폼팩터(구성·형태) 대중화 원년을 선언한 만큼, '애플의 계절'로 불리는 4분기에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가져갈지가 관건이다. 삼성 갤럭시는 첫 등장 이후 12년 동안 전 세계 영역을 부지런히 넓히며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의 핵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적인 스마트폰의 시초인 애플 아이폰의 추격자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제는 접었다 펴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앞세워 선구자로 도약하고 있다. 1969년 설립한 삼성전자는 같은 해 태어난 일간스포츠와 동갑내기다. 창간 53주년을 맞아 갤럭시가 걸어온 길과 미래 청사진을 조명해봤다. 아이폰 대항마서 안드로이드 대장으로 삼성 스마트폰의 역사는 2010년 6월 시작됐다. '은하'를 뜻하는 '갤럭시' 옆에 '삼성' '슈퍼 스마트' 등의 의미를 담은 'S'를 붙여 탄생했다. 아이폰 대항마로 내놓은 윈도 OS(운영체제) 기반 '옴니아'가 앱 확장성과 속도 등에서 문제를 보이며 실패하자 비장의 카드로 선보인 역작이다. 이때만 해도 삼성전자는 애플을 따라가는 입장이었다. 스마트폰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날인 2007년 1월 9일 검은색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은 애플 공동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가 최초의 '아이폰'을 소개했다. 기존 휴대전화의 물리 키패드를 모두 없애 화면으로 채우고, 다양한 앱이 구동되는 개방형 구조로 판을 완전히 뒤엎었다. 삼성전자는 이미 애플이 선점했다는 시장의 우려에도 안드로이드 OS를 등에 업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무선사업부장을 맡았던 신종균 고문은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고 '갤럭시 신화'를 쓴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1년 출시해 20개월 만에 4000만대가 팔린 '갤럭시S2'(이하 갤S2)는 글로벌 스마트폰 1위 달성의 주역으로, 좀처럼 고장이 나지 않아 '좀비폰'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 시기 삼성의 공세에 애플은 디자인 특허 침해 소송으로 견제에 나섰고, 2018년이 돼서야 가까스로 양사가 합의하며 '7년 전쟁'이 막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아류작의 오명을 벗기 위해 기술로 차별화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갤S2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등판한 '갤럭시 노트'(이하 갤노트)다. 필기구를 챙길 필요 없이 'S펜'으로 스마트폰에 메모를 작성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했다. 256단계 필압을 시작으로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S펜은 고도화했다. 가까이 가져가기만 해도 미리 정보를 알 수 있는 '에어 커맨드'에 저전력 블루투스 기능, 카메라 리모컨 역할까지 더했다. 삼성 갤럭시의 또 다른 혁신 기술은 신용카드 결제 기능을 모바일에 녹인 '삼성페이'다. 아이폰에는 없다. 2015년 '갤럭시S6'부터 적용하며 고객들이 지갑 없이 외출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 띠를 단말기에 긁을 때 나오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 정보를 스마트폰이 대신 전송한다. 이런 데이터 입력 방식의 변화는 받아들이는 POS(결제 단말기)의 수정 개발이 뒤따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삼성페이는 아무런 프로그램 변경 없이 도입할 수 있도록 설계해 빠르게 확산했다. 지금도 삼성페이와 통화 녹음 기능 때문에 아이폰으로 넘어가지 않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모바일 리더십 폴더블폰으로 잡는다 애플과 글로벌 시장을 양분한 삼성전자는 과거 10년을 지나 미래 10년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무기로 폴더블폰을 택했다. 출발점에서 먼저 발을 뗀 곳은 애플이지만 전환점에서 역전해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플래그십 'S 시리즈', 하반기에 갤노트로 나뉘는 출시 공식을 깼다. 2021년부터 갤노트의 빈자리를 폴더블 'Z 시리즈'로 채웠다. 기존 바 형태를 탈피한 폼팩터의 성장 가능성에 과감히 베팅한 것이다. 갤노트 단종에 반대하는 해외 삼성 팬 수만 명이 온라인 청원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올해 초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에 S펜 전용 슬롯을 적용하며 고객 욕구를 충족했다. 삼성 폴더블폰은 '세계 최초' 타이틀 기대만큼이나 어려움이 많았다. 2019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폴드'(이하 갤폴드)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지만, 내부 테스트 결과 힌지(접히는 부분) 부분으로 이물질이 유입되는 현상이 발견돼 출시가 미뤄졌다. 5년 동안 하루 100회 접었다 펴는 동작을 가정한 '극한 테스트'에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자 회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갤폴드는 첫 공개 이후 7개월이 지나서야 고객들과 만났다. 삼성전자 IM(모바일)부문장이었던 고동진 고문은 갤폴드 출시 한 달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슴을 열어보면 시커멓게 돼 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라며 "새로운 혁신 시도를 할 때 몰랐던 것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에 앞서 유럽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갤폴드가 준비되기 전에 (내가) 밀어붙였다"고 말하며 시간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깊은 중저음의 목소리와 특유의 영어 발음으로 해외 삼성 팬들 사이에서 '상남자'로 불린 고 고문다운 대처였다. 이렇게 역경을 딛고 경험치를 쌓은 삼성 폴더블폰은 지난해 드디어 결실을 봤다. 세 번째 갤럭시Z 시리즈가 1000만대에 가까운 판매고를 찍은 것이다. 이 가운데 1.9형의 커버 디스플레이와 투톤 컬러를 입힌 '갤럭시Z 플립3'는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를 제대로 저격했다. 최신작 '갤럭시Z 플립4'와 '갤럭시Z 폴드4'는 전작의 실적을 넘어서며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매대에 오른 인도와 동남아에서 전작 대비 각각 1.7배, 1.4배 더 팔렸다. 특히 동남아 국가 중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전작보다 2배 늘었다. 뉴질랜드는 1.7배 증가했다.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에서도 전작과 비교해 1.5배 나은 성과를 보였다. 유럽도 초기 출하량이 전작 대비 2배나 뛰었다. 노태문 MX사업부장은 지난달 신제품 출시 간담회에서 "올해 1000만대 이상 판매로 폴더블폰 대중화 원년을 만들겠다"며 "2025년까지 프리미엄폰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삼성전자는 다음 폼팩터를 향해 달려간다. 갤럭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국내 전시회에서 안팎으로 두 번 접는 S자형, 안으로 두 번 접는 G자형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옆으로 화면이 늘어나는) 제품을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팀장은 지난 4일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롤러블(화면을 돌돌 마는)·슬라이더블폰은 오랫동안 보고 있는 제품이다. 확신이 섰을 때 시장에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9.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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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 속 순항하는 노태문 갤럭시, GOS 낙인은 자체 AP로 지운다

연초부터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우려를 딛고 순항하는 모습이다. 노태문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의 원가 절감 전략이 일부 소비자의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전작보다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위기를 면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는 게 내부의 목소리다.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리지 않으면 지금의 입지도 위태롭다는 판단이다. 이에 회사는 자사 제품에 특화한 AP(중앙처리장치) 개발에 나서는 등 혁신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삼성도 애플처럼 전용 AP 제작 나서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전용 AP를 만드는 TF(태스크포스) 구성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지휘하는 노태문 MX사업부장과 시스템 반도체 설계는 담당하는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이 조직을 이끌 전망이다. TF 구성원은 1000명에 달하며, 상용화 목표 시기는 2025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AP의 경쟁력을 두고 시장의 의구심이 증폭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2월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이하 갤S22)는 최초 4나노 미세공정의 AP를 탑재했다고 홍보했지만, 막상 속을 들여다보니 GOS를 강제로 작동해 화질과 성능을 저하했다. 회사는 발열과 같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100만원을 훌쩍 넘는 프리미엄 제품의 성능을 십분 활용할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자체 AP를 탑재해 재미를 보고 있는 애플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도 '엑시노스'를 직접 설계했지만 갤럭시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등에도 판매한다. 애플의 AP는 아이폰에만 들어가며 제품 특성에 맞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제한다. 다소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있지만 그만큼 성능은 안정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관련 부서가 막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삼성전자는 향후 스마트폰 시장 위축에 대비해 지난달 내부 진단에 착수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 공급망 이슈 등 대내외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내부 점검"이라며 "개발부터 품질, 마케팅 프로세스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GOS 논란에도 실적 개선 '안도의 한숨' 다행히 회사는 위기관리를 위한 시간을 벌었다. 올해 시작부터 잡음에 휩싸였지만 탄탄한 실적으로 우위를 확고히 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올해 4월 스마트폰 판매 현황을 보면, 갤S22 시리즈는 출시 초기 3개월 동안 전작인 '갤럭시S21' 시리즈를 5% 이상 앞질렀다. 한 자릿수 증가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지만, 집계 기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10%가량 역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선전했다. 미국에서는 GOS 이슈가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 3월 중순부터 전작 수준으로 판매가 감소했는데 4월 초 들어 일부 회복세를 나타냈다. 갤S22 울트라 모델이 시리즈의 흥행을 견인했다. 단종된 '갤럭시 노트'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S펜을 탑재해 생산적인 활동을 뒷받침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S22 시리즈가 초반 준수한 해외 실적을 기록했지만 GOS 이슈가 낳은 잠재적인 리스크는 분명 삼성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끊임없이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고 말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 작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규제 및 봉쇄 정책으로 중국 시장은 좀처럼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지 생산 공장 폐쇄와 물류비 상승 등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글로벌 경기 불안이 확산하면서 소비 심리도 크게 위축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로 인해 신흥시장 불확실성도 고조되고 있다. 다만 이윤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연구원은 "2분기를 기점으로 중국 경기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 주도로 하반기에 출시될 신규 폴더블폰들이 프리미엄 시장 수요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6.08 07:00
생활/문화

갤노트7의 악몽…삼성, 고객 불만에 갤S22 '성능 제한' 풀기로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22'(이하 갤S22)에 발열 등 고객 보호를 위해 적용한 '성능 제한' 기능을 개선하기로 했다. 회사가 홍보했던 것과 달리 고사양 게임을 즐기거나 할 때 원하는 품질이 나오지 않아 고객 불만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S22 시리즈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사용 여부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삼성멤버스 등에 4일 공지했다. GOS는 고사양 게임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연산이 일어나면 화질을 강제로 낮추는 등의 방법으로 AP(중앙처리장치)의 발열을 막는다. 현재는 사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게임 앱을 구동하면 자동으로 작동한다. 신규 업데이트가 실시되면 '성능 모드'가 추가돼 AP 성능을 십분 활용한 상태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구체적인 방식은 향후 안내될 예정이다. 그동안 갤S22 고객들은 삼성전자가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비판해왔다. 삼성 멤버스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이런 기능을 넣었다는 것 자체가 하자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말 아닌가"라며 "상식적으로 사과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한) LG전자의 제품과 비교해도 성능이 떨어진다. 이런 걸 최신형 스마트폰이라고 판매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GOS 논란과 관련해 지금껏 "고객의 목소리를 취합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성능도 중요하지만 고객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 스마트폰은 6년 전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해당 제품은 출시 54일 만에 단종된 모델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 세계적으로 회사 이미지가 나빠지자 노트 브랜드 포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갤S22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게임에 특화한 AP와 발열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앞세워 홍보한 만큼, GOS를 강제로 넣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S22 시리즈에 처음으로 탑재한 4나노(nm) 프로세서에 부착되는 '젤-TIM'은 열을 3.5배 더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열이 전달원에서 제품 바깥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해외 IT 매체 폰아레나는 "삼성은 새로운 플래그십이 좋은 출발을 보였기 때문에 빨리 공기를 맑게 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04 10:59
생활/문화

작심한 노태문, '3P 전략' 갤S22로 시장 홀린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이 제대로 칼을 갈았다. 스마트폰 사업 지휘봉을 잡은 뒤 줄곧 원가 절감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번에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갤럭시폰 최신작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인년 차세대 5G 스마트폰의 포문을 연 '갤럭시S22'(이하 갤S22)로 지난해 하반기 출시해 흥행한 3세대 갤럭시Z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갤S22 핵심 전략은 가격·S펜·플러스 노태문 사업부장은 10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에서 플래그십 갤S22 시리즈를 소개하며 "이 최고의 휴대폰은 혁신의 새로운 룰을 세우며 여러분의 일상을 빛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성과가 부진했던 '갤럭시S21'(이하 갤S21) 시리즈와 달리 이번 신제품은 삼성전자의 '3P(프라이스·펜·플러스)' 전략이 돋보인다. 갤S22 시리즈는 출시 전부터 가격(Price)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 세계적인 부품 부족 현상으로 원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모델별로 출시일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S21과 마찬가지로 일반 모델에 '100만원 미만' 가격 정책을 고수했다. 플러스 모델의 가격은 동일하며, 울트라 최고 사양 모델은 오히려 5만원 가까이 낮아졌다. S 시리즈 안에 중저가 수요까지 포함하려는 노 사업부장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메이커가 인플레이션과 부품 비용 증가의 해에 가격 동결이라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출시 일정도 똑같다. 3종 모두 오는 25일 시장에 공식 데뷔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제품 수급 일정이 달라질 수 있냐는 질문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다양한 색상 조합을 뒷받침하는 '비스포크 에디션' 출시 여부와 관련해서는 "아직 알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궁극의 울트라, 노트 팬까지 잡을까 새로운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갤럭시 노트'의 S펜(Pen)을 제대로 품은 울트라다. 노 사업부장은 언팩 행사를 앞두고 기고문에서 "궁극의 '울트라' 경험을 기대해달라"고 한 바 있다. 전작의 울트라 모델에서도 S펜은 지원했지만, 신제품은 이를 수납하기 위한 슬롯까지 적용했다. 다행히 제품 안에 전용 공간을 넣는 과정에서 배터리나 무게 등에 변화는 없다. 매해 하반기 무대에 올랐던 갤럭시 노트는 2021년에는 폴더블 폰에 자리를 내줬다. 이에 단종설까지 불거지면서 국내외 노트 팬들의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대화면 필기 경험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위해 갤S22 울트라는 S펜을 보관하는 것을 뛰어넘어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기존 S펜과 비교해 반응 속도를 70%가량 줄여 빠르고 정확하게 사용자의 손을 따라간다. 손글씨로 적은 80개 이상의 언어를 인식하며, 공책 위에 쓰는 것과 같은 매끄러운 경험을 보장한다. 경쟁사 애플의 아이패드 이용자들이 종이 질감을 내기 위해 필터를 씌우고 필기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는 '급 나누기'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 플러스(Plus) 모델에도 최신 기술을 입혔다. 전작은 울트라에 최신 사양을 집약한 대신, 일반·플러스 모델은 디스플레이 해상도와 램 용량 등을 하향 조정하며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바 있다. 갤S22 시리즈는 플러스가 울트라의 사양을 일부 공유한다. 대표적인 것이 배터리로, 울트라처럼 45W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완충까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일반 모델에는 없는 2배 빠른 '와이파이 6E'와 디지털 ID·자동차 키를 지원할 예정인 UWB(초광대역) 기술 기반 '삼성 월렛'도 이용 가능할 전망이다. 이밖에 전작에서 말이 많았던 발열도 한층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처음으로 탑재한 4나노(nm) 프로세서에 부착되는 '젤-TIM'은 열을 3.5배 더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열이 전달원에서 제품 바깥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해외 IT 매체 샘모바일은 "갤S22는 갤S21보다 더 나은 디스플레이, 더 빠른 성능, 더 나은 카메라와 확장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한다. 배터리 수명이 짧은 것(일반·플러스)을 빼면 업그레이드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2.11 07:00
생활/문화

삼성, 갤S22 '울트라=노트' 사실상 공식화했다

'갤럭시 노트' 단종설을 일축하기만 했던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S 시리즈의 울트라와 노트의 병합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은 21일 자사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에서 "곧 선보일 궁극의 '울트라' 경험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노 사업부장은 또 "지난해 새로운 갤럭시 노트를 출시하지 않아 의아하게 생각했던 분들이 많았다. 갤럭시 노트와 S펜이 제공하는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기능 등에 열광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여러분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귀 기울여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고문과 함께 15초 길이의 '갤럭시 언팩' 예고 영상이 공개됐다. 정확한 행사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영상에는 일반적인 바 형태의 스마트폰 2개가 등장한다. 어둡게 처리해 색상이나 사양은 확인할 수 없지만 테두리가 서로 다르다. 하나는 갤럭시S 시리즈처럼 완만한 곡선을 그리지만, 나머지 하나는 갤럭시 노트처럼 직각을 이룬다. 두 스마트폰은 회전하다가 하나로 합쳐지는데, 이때 '규칙을 깰 준비가 됐나'라는 문구가 뜬다. 이에 삼성전자가 정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내달 출시 예정인 갤S22 울트라가 노트의 S펜 경험까지 품을 가능성이 커졌다. 갤S22 디자인은 일반·플러스 모델과 울트라 모델이 서로 다를 전망이다. 일반·플러스는 바디와 메탈 프레임, 후면 카메라가 매끄럽게 이어져 일체감을 주는 '컨투어 컷'을 계승하고, 울트라는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후면 카메라를 일렬로 배치했으며 테두리가 각진 디자인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1.21 16:07
생활/문화

삼성·애플, 플래그십 '대수술'…노트·울트라 합치고 미니 버릴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삼성전자와 애플이 차기 플래그십 시리즈 출시 전략을 대대적으로 손볼 전망이다. 지금까지 양사는 소비자 수요에 세밀하게 대응해 다양한 모델을 선보여왔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주력 제품에 힘을 쏟는 '선택과 집중'이 절실한 상황이다. 반도체 부족 현상에 갤S22 연기될 듯 24일 해외 IT 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22'(이하 갤S22·가칭) 시리즈 출시를 내년 2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회사가 갤S22 시리즈를 이르면 올 연말에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판매를 시작한 애플 '아이폰13' 시리즈에 적극적으로 맞서기 위해서다. '갤럭시S21'(이하 갤S21) 시리즈도 전작보다 약 한 달 빠른 2021년 1월에 공개되면서 매년 신제품 출시 일정이 앞당겨지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촉발한 일부 부품 공장 가동 중단과 급격한 수요 증가로 반도체 재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스마트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일 언팩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S21 FE(팬에디션)'(이하 갤S21 FE)는 결국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샘모바일은 "2월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2'에서 갤S22 언팩 행사를 열 가능성이 있다"며 "갤S21 FE 출시 지연은 삼성전자에 다행일 수 있다. 주력 제품의 칩 확보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급격한 환경 변화에 삼성전자는 제품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대신 기존 모델을 병합하면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매해 하반기에 선보였던 노트 시리즈를 S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 녹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IT 매체 렛츠고디지털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국내 한 유튜버와 협업해 갤S22 울트라의 예상 이미지를 만들어 공유했다. 1억800만 화소 광각 센서를 앞세운 4대의 카메라가 물방울 형태로 배열된 것이 눈에 띈다. LG전자의 'LG 벨벳'을 연상케 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제품 왼쪽 하단의 S펜 수납공간이다. 전작은 S펜을 지원하지만, 별도 케이스를 구매해야 안전히 보관할 수 있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자사 뉴스룸에서 "앞으로 다양한 카테고리로 S펜의 경험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갤S22 울트라가 S펜을 완벽히 품게 되면 노트 시리즈의 부재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배터리 약점' 미니 단종 가능성…대신 디자인 차별화 애플은 내년 선보이는 '아이폰14' 시리즈 디자인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면서 가장 성적이 부진한 미니 모델의 단종설을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애플 제품을 주로 다루는 매체인 맥루머스에 따르면, 아이폰14 시리즈에서 5.4형 미니가 사라진다. 회사는 더 큰 화면에 집중해 6.1형 일반·6.1형 프로·6.7형 맥스·6.7형 프로 맥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바닥만 한 크기가 매력인 미니 모델은 배터리 용량이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아이폰13' 미니도 배터리 용량이 2437mAh에 불과해 4000mAh 이상이 대부분인 삼성 제품과 비교하면 지속 시간이 턱없이 짧다. KT의 수요 조사에서도 아이폰13 고객의 50.8%가 프로 모델을 선택했다. 미니 모델은 12.9%로 인기가 가장 낮았다. 대신 아이폰14 시리즈는 M자 탈모 디자인으로 불리는 화면 상단의 노치를 없애고 펀치홀(카메라 구멍)을 적용한다. 더 두꺼운 본체를 도입해 후면 카메라와 프레임의 높이를 맞춘다.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가 사라지는 것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0.25 07:00
생활/문화

미 이통사 "삼성 공급망 문제 심각"…노트 단종에 '아쉬움'

미국 톱3 이동통신사 중 한 곳인 T모바일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공급 문제에 우려를 나타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피터 오스발딕 T모바일 총괄부사장(EVP)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5일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투자자 설명회에서 최근 스마트폰 공급망 관련 이슈에 대해 "모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3개 이통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네트워크와 홈 상품에서는 공급 지연 현상이 없다고 자신했다. 파트너사와의 다년 공급 계약 이점을 앞세워 하반기에는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상황이 달랐다. 오스발딕 EVP는 "(우리는) 삼성전자 기기 고객이 많아 더 영향을 받는다. 그들의 글로벌 공급망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고객이 사랑했던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단종했다. '갤럭시 S' 시리즈는 공급이 부족하다"며 "애플 제품 기반의 이통사와 달리 T모바일 고객 대부분은 삼성팬이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9.17 09:57
생활/문화

"갤노트 없애지 마" 해외서 청원 운동…하루 만에 1만명 참여

해외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갤럭시노트'(이하 갤노트) 시리즈 단종을 우려해 신제품을 출시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에 나섰다. 31일 미국 IT 매체 샘모바일은 "10년 만에 갤노트 신제품이 나오지 않는다. 삼성 팬들은 기뻐할 수 없다"며 "다른 기기로 전환하지 않는 충성도 높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년 새로운 갤노트를 출시해야 한다. 지금 청원에 동참해달라"고 덧붙였다. 청원 등록 하루 만에 1만명이 참여했으며, 현재는 2만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샘모바일은 "삼성전자는 올해 갤노트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종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S펜이 더 많은 기기로 확장하면서 회사가 결국 갤노트 생산을 중단하지 않을까 걱정한다"고 말했다. 또 "2022년 상반기 공개 예정인 플래그십 '갤럭시S22' 시리즈 대신 갤노트 신제품을 보여주는 것은 어떤가"라며 "모든 팬을 동시에 만족하게 하는 방법이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11일 온라인 언팩 행사를 열어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신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7.3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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