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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150㎞/h 투수가 2명?' 일본 고시엔대회를 통해 본 '구속 중심'의 한국 야구

지난 7일부터 일본 효고현 고시엔구장에선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대회)가 열리고 있다. 올해는 3441개교 중 지역 예선을 통과한 49개 팀이 고시엔구장을 밟았다. 18일 기준으로 8강 진출팀이 확정됐는데 눈여겨볼 특징이 하나 있다. 한국 고교야구와 비교해 투수들의 최고 구속이 느리다는 점이다.올해 여름 고시엔대회에서 150㎞/h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2명에 불과하다. 다카사키 건강복지대학 부속 고교 이시가키 겐키가 153㎞/h, 오타니 쇼헤이의 모교 하나마카 히가시고교 고마쓰 류이치가 150㎞/h를 스피드건에 찍었을 뿐이다. 그뿐만 아니라 145㎞/h 이상을 기록한 투수도 19명에 머문다. 반면 올해 한국 고교야구에선 공식적으로 150㎞/h를 던진 투수가 총 22명. "145㎞/h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100명 이상"이라고 말하는 스카우트도 있다.고교 투수의 최고 구속만 보면 한국이 일본보다 우위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야구 관계자가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 아마야구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투수의 차이는 투구 폼만 봐도 크다"라고 지적했다. 일본 투수는 하체를 잘 활용하면서 앞 어깨가 일찍 열리지 않는다. 한국 투수는 반대다. 하체보다 상체 위주로 투구하고 앞 어깨도 일찍 열린다. 마치 유도에서 엎어치기를 하듯 던진다. 힘으로만 투구하니 제구가 불안하고 부상 위험도 크다. 투구 폼 등이 안정적인 일본 고교 선수들은 몸이 완성되면 제구가 되는 150㎞/h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성장한다. 그렇다면 한국 고교 투수들은 어째서 이런 투구 폼으로 던지는 걸까. 단기간 구속 올리기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빠른 공을 던지면 던질수록 프로에 지명될 확률이 높아져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당장의 숫자(구속)에 집착한 결과다. 과거엔 150㎞/h의 구속이 나오면 스카우트의 감탄이 터져 나왔지만, 지금은 아니다. 큰 감흥 없이 바라본다. 150㎞/h 이상 기록하는 투수가 많은 이유도 있지만 구속이 투수 평가의 전부가 아니라는 판단이 바탕에 깔렸다. A 구단 스카우트는 "구속은 프로에서도 향상한다. 기본 구속만 나온다면 안정된 투구 폼과 제구, 변화구 구사 능력 등을 더 높이 평가한다"라고 설명했다.예를 들면 두산 베어스 투수 최준호는 천안 북일고 시절 최고 구속이 145㎞/h 정도였다. 그런데 프로 입단 후 몸을 만들어 최고 구속을 151㎞/h까지 올렸다. 최준호의 팀 동료 최지강 역시 마찬가지. 구속은 빠르지만 제구 등이 좋지 않은 투수는 1군에 자리 잡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린다. 반면 구속이 조금 느리더라도 안정된 투구 폼 등을 갖췄다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수 있다. 유소년들이 구속 향상에 힘쓴다는 점도 문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투수가 이만큼 빠른 공을 던진다는 홍보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변화구보다 빠른 공이 팔에 부담이 크다'는 미국스포츠의학연구소(ASMI)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완전히 성장하지 않은 어린 선수가 구속에 얽매여서는 좋을 건 없다. 미국에선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는 유소년 선수가 늘어 우려가 제기됐다. 머지않은 미래, 토미존 서저리를 받은 투수가 리그에 가득할 수 있다. 구속보다 유연성과 순발력 등을 기르고, 안정적인 투구폼을 몸에 익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 2024.08.20 12:32
프로야구

'만년 꼴찌 구단'에 불시착한 18번 투수 이야기, 소설 『18번 구경남』 출간

프로야구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장편소설 『18번 구경남』이 25일 발간됐다. 현직 프로구단 프런트 직원이자, 야구 옴니버스 소설 『무진시 야구장 사람들』을 펴낸 채강D(필명)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1982년 프로야구 무대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만년 꼴찌 구단' 슈퍼스타즈에 입단한 구경남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미래에서 과거에 불시착한 불운의 투수 18번 구경남이 '슈퍼스타즈'에서 '슈퍼맨'이 되는 일화를 재밌게 그려낸 책으로, 과거 프로야구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스포츠가 주는 뜨거운 열정과 감동을 이 소설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슈퍼스타즈는 야구팬들에겐 익숙한 구단이다. ‘비운의 구단’, ‘만년 꼴찌’, ‘슈퍼스타 없는 슈퍼스타즈’ 같은 수식이 따라붙어 비웃음을 샀던 구단이다. 물론, ‘구경남’이 입단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1982년 한국에 불시착한 구경남은 당시에는 개념조차 없었던 투구폼과 투구 종류를 선보이며 구경남을 무시했던 선수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슈퍼스타즈 구단주로부터 입단 제안을 받은 구경남은 자신이 과거에서 눈을 떴다는 사실을 믿기도 전에 들이닥친 슈퍼스타즈의 입단을 고민했다. 그러나 당장 집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 1982년에서 ‘구경남’이 믿을 데라곤 평생을 함께해온 야구장뿐이었다. 결국 ‘구경남’은 슈퍼스타즈의 투수가 되고, 그라운드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1982년 마운드에 올랐다. '슈퍼맨'이라 하면 사람들은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구경남은 야구방망이를 든 다른 히어로를 떠올렸다. 구경남에겐 인생에 다시없을 찬란한 추억을 선물해준 영웅이므로. 『18번 구경남』에는 전설의 투수 ‘박철순’을 포함한 여러 야구 영웅들이 등장한다. 실제 1982년에는 세계야구선수권대회로 인해 몇몇 선수들이 프로리그를 뛰지 않았으나, 소설에서는 그들이 한 팀으로, 그리고 라이벌로 등장해 극적인 경기를 펼친다. 우리는 이미 1982년의 역사와 슈퍼스타즈의 결말을 알고 있지만, 채강D 작가의 소설에서 뒤집힌 역사를 목격할 수 있다. 한 그라운드에 모인 야구 레전드들이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현장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이 책을 읽은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구자욱은 "소설을 읽는 내내 '구경남'과 함께 경기를 뛰었다면 얼마나 흥미로운 게임이 펼쳐졌을지 궁금했다"라며 서평을 남겼다. 윤승재 기자 2024.07.25 14:00
프로야구

역시 천재? 경기 중에 투구폼 바꾼 소형준

선발 투수가 등판 직전 받은 조언을 바로 실전에 적용하고 응용해 투구 자세를 바꿨다. 그리고 한 경기 만에 체화했다. KT 위즈 선발 투수 소형준(21) 얘기다. 소형준은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달 14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와인드업 투구 키킹(kicking)에 변화를 줬다. 지난 2시즌(2020~2021)은 그저 왼쪽 다리를 위로 들어 올리는 평범한 키킹이었다. 지금은 상체와 허벅지가 직각이 되는 지점에서 한 차례 멈춘 뒤 발끝을 축이 되는 오른 다리 쪽으로 살짝 당겼다가 앞(홈플레이트 방향)으로 내디디고 있다. 다리를 드는 높이는 이전보다 조금 낮췄다. 두산전 등판을 앞두고 캐치볼을 하던 소형준은 제춘모 불펜 코치로부터 "(몸의) 무게 중심을 뒷다리(오른쪽)에 싣고 투구하는 시도를 해보자"라는 조언을 들었다. 체중 이동을 할 때 신체 중 가장 무거운 머리가 흔들리지 않는 밸런스를 만드는 게 핵심이었다. 그래야 구위와 제구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분석. 물론 제춘모 코치의 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의미였다. 당장 투구폼을 바꾸자는 얘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경기에 나선 소형준은 바로 변화를 줬다. 1회는 제춘모 코치가 몸소 시범 보인 키킹 동작을 시도했다가, 2회부터는 자신의 몸에 더 적합한 방식으로 바꿨다고 한다. 소형준은 "공을 던지다 보니까 다리를 이전보다 낮게 들고, 살짝 멈춰 보니 축이 되는 다리(오른쪽)에 힘이 실리는 것 같았다. 머리의 움직임도 줄어든 느낌이다. 제구도 이전보다 내가 원하는 로케이션에 들어가고 있다. 몸 상태에 따라 제구가 잘 안 잡힐 때가 있었는데, 이전보다 투구 기복이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릴리스 포인트가 아래로 조금만 떨어져도 제구나 구위에 영향을 미치는 게 투구다. 그만큼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경기 중에 투구 동작에 변화를 주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보통은 스프링캠프나 퓨처스리그 등판을 통해 몸에 익힌다. 제춘모 코치는 소형준을 향해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감탄했다고. 소형준은 데뷔 첫 시즌(2020) 9번째 등판을 뒤 보름 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관리를 받았다. 이때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컷 패스트볼(커터)을 배웠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무브먼트(움직임)가 비슷해 고민했고, 오른손 타자 바깥쪽으로 꺾이는 빠른 공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소형준은 이때 익힌 커터를 자신의 주 무기로 만들었다. 이강철 KT 감독조차 감탄할 만큼 빠른 습득력을 보여줬다. 2020년 신인왕에 오른 소형준은 2021시즌 첫 8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5.82를 기록하며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그러나 3년 차인 올 시즌은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등판한 8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소형준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14년 만에 '고졸 신인 투수 두 자릿수 승수' 달성을 해내며 제2의 괴물 투수로 기대받았다. 2년 차 성장통을 극복하고 다시 비범한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5.25 05:59
야구

이의리·장재영·김진욱이 MLB 드래프트에 나왔다면?

2021년 KBO리그 루키들이 미래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수 있을까. 한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차지한 2009년, 당시 대표팀 주축 투수였던 류현진과 김광현, 윤석민은 각각 베이스볼아메리카(BA) WBC 유망주 랭킹 5, 9, 18위에 올랐다. 다르빗슈 유, 아롤디스 채프먼, 다나카 마사히로,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등 훗날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한 선수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성공과 실패는 갈렸지만, 한국 투수 3명은 모두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KBO리그의 슈퍼스타는 MLB의 관심을 받는다. 지나겨울 김하성이 포스팅(비공개 입찰)으로 샌디에이고로 이적했다. 이정후(키움)와 강백호(KT) 등 젊은 타자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이미 언급되고 있다. 벌써 2021시즌 대표 유망주로 뽑히는 장재영(19·키움), 김진욱(19·롯데), 이의리(19·KIA) 역시 마찬가지다. 고교 시절 MLB 스카우트의 관심을 받았던 이들은 국내 리그를 택했다. 이들은 미래에 MLB 진출을 꿈꿀 수 있다. MLB 눈높이에서 이들은 어느 정도의 유망주일까. ━ '벌크업' 이의리는 아직 성장 중 MLB 구단의 A 스카우트는 “이의리는 광주일고 1학년 때부터 제구와 변화구가 좋았다”고 회상했다. 반대로 말하면 고교 1학년 이의리는 대형 투수가 갖춰야 할 덕목인 강속구가 없었다. 또 다른 구단의 B 스카우트는 "당시 확실한 3 변화구가 없던 투수"로 그를 떠올렸다. 평가는 성장할수록 변했다. A 스카우트는 “나이가 들고, 몸이 커지면서 이의리의 구속도 빨라졌다. 프로에서 당장 선발이 가능한 자원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의리가 MLB 드래프트에 나왔다면, 체격이 작아 상위 라운드 지명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대학에 진학해 지금처럼 몸을 키웠다면 MLB에서도 충분히 1라운드 지명도 노릴 재능”이라고 이의리의 잠재력을 호평했다. 이의리는 계속 성장 중이다. KIA 입단 후 트레이닝 파트에서 제공한 근·체력 관리 프로그램을 충실히 수행해 체중을 7㎏ 늘렸다. 덕분에 구위도 묵직해졌다. A 스카우트는 “짧은 기간에 구속이 빨라졌고 체인지업도 발전했다. 앞으로도 더 스피드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B 스카우트는 "확실히 변화구들이 자리 잡는걸 보니 3명 중 신인왕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 '완성형' 김진욱, 구속 늘려야 강릉고 시절부터 '완성형 투수'로 평가받았던 김진욱은 프로에서 기대 이상의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 장착이 주효했다. 고교 시절부터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제구가 뛰어났는데, 프로에서 너클 커브까지 구사 중이다. A 스카우트는 “김진욱은 가장 완성도 높은 고교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한편으로는 더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있었다”면서 “체인지업이나 스플리터를 던지면 당장 1군 선발 투수가 될 것이라 봤는데, 너클 커브를 장착해 효과를 봤다”라고 평가했다. 투구폼도 개선되었다는 평가다. B 스카우트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더 오버핸드 폼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진욱이 MLB를 꿈꾼다면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최우선 과제는 구속 향상이다. 첫 등판에서 그의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142.9㎞(이하 스탯티즈 기준)였다. 희소성이 높은 왼손 투수라 할지라도 이 정도 구속으로 MLB에서 경쟁하기 어렵다. 구종 개발도 필요하다. 오른손 타자를 상대하기에 체인지업이나 스플리터가 더 확실한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A 스카우트는 "체인지업 계열 없이 성공하려면 커브와 슬라이더가 모두 리그 최고가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비단 mlb 진출이 아니더라도 프로에서 선발투수로 성공하려면 체인지업이나 스플리터가 있어야 한다"라며 "슬라이더와 커브를 리그 최고 수준으로 구사하는 것보다야 쉬운 방법이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 '빛나는 원석' 장재영, 역대급 재능을 제대로 살린다면 신월중학교 시절부터 주목받은 장재영의 잠재력은 역대 최고다. 올 시즌 기록 중인 그의 직구 평균 구속(153.3㎞)은 KBO리그 톱클래스다. 지난해 평균 구속이 150㎞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이동원(두산·153.6㎞), 안우진(키움·152.3㎞), 알칸타라(kt·151.6㎞), 고우석(LG·150.4㎞) 단 네 명뿐이었다. MLB 드래프트에서도 큰 관심을 받을 만했다. 최고 98마일(157.7㎞)을 던지는 고등학생 투수는 국제 시장을 통틀어도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고교 시절 부상이 약점이다. 덕수고 1학년 때 그의 직구 구속은 이미 150㎞에 육박했다. 그러나 2학년 이후 부상으로 기대만큼의 고교 성적(통산 5승 2패 평균자책점 3.20)을 남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진 '빛나는 원석'으로 평가된다. A 스카우트도 장재영을 두고 “처음부터 선발은 어렵겠다고 봤다. 그러나 평균 150㎞ 중반의 공을 던지고 커브도 한국에서 보기 힘든 130㎞대 구속을 보여준다. 타자를 상대하기에 매우 효과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장재영의 구위는 MLB 유망주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다. 구위만 보면 탬파베이의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의 유망주 시절과 유사하다. 글래스노우는 유망주 시절 제구는 불안했지만, 평균 95마일(152.9㎞)의 패스트볼과 MLB 평균 이상으로 통할만 한(plus pitch) 커브를 가지고 유망주 랭킹 10위권까지 오른 바 있다. 물론 글래스노우는 탬파베이 입단 이후 평균 97마일(약 156㎞) 안팎까지 올라간 패스트볼, 83마일(약 133.5㎞) 안팎의 커브에 올 시즌 평균 87.8마일(약 141.3㎞)의 슬라이더까지 정착했다. 올 시즌 3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46을 기록하며 리그를 평정하는 중이다. 구위도 레퍼토리도 유망주 시절보다 몇 단계 진화했다. A 스카우트는 “장재영은 2·3학년 때 부상을 입었음에도 MLB 드래프트에서 최소 3라운드에 지명될 수준이라고 봤다. 선발이 가능하다고 평가받았다면 1라운드 지명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제구 안정은 물론 김진욱과 마찬가지로 스플리터나 체인지업이 장착도 필요하다는 전망도 전했다. A 스카우트는 “불펜으로도 MLB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선발이 더 가치 있는 만큼 한국에서 선발로 자리 잡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수 프로필 이의리 소속: KIA 지명: 1차지명 계약금: 3억원 신체조건: 185㎝ / 90㎏ 유형: 좌투좌타 출신학교: 광주제일고고교성적: 26-6-2-29-99-1.75김진욱소속: 롯데지명: 2차 1라운드(전체 1위)계약금: 3억7000만원신체조건: 185㎝ / 90㎏유형: 좌투좌타출신학교: 강릉고고교성적: 40-16-3-46-209-1.82장재영소속: 키움지명: 1차지명계약금: 9억원신체조건: 188㎝ / 88㎏유형: 우투우타출신학교: 덕수고고교성적: 29-5-2-46-81-3.20*고교 성적은 등판 수-승-패-볼넷-탈삼진-평균자책점. 차승윤 인턴기자 2021.04.21 01:28
야구

[IS 스토리] '박종훈표 야구일기'로 다진 김정빈의 비상, 필승조 버킷리스트 지웠다

"제가 팀 불펜에서 (김)태훈이 형의 빈자리를 채우고 싶어요." SK 투수 김정빈(26)은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이런 희망을 공개했다.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 올해는 반드시 불펜의 핵심 투수로 자리잡고 싶다는 의미였다. 지난해 SK 마운드는 앞과 뒤 모두 강했다. 특히 7~9회를 책임지는 불펜의 서진용-김태훈-하재훈은 '서태훈 트리오'라는 애칭으로 불리면서 리그 정상급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올해는 부동의 에이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면서 이 트리오의 허리인 김태훈이 선발진으로 빠져 나갔다. 김정빈은 바로 그 공백을 자신이 메워보겠다는 각오를 품었다. 다만 그 앞에는 "당장은 어려울 지 몰라도"라는 단서가 붙었다. 3개월 여가 흐른 지금, 김정빈의 바람은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진 모양새다. 그는 지금 SK 불펜에서 가장 기복 없이 활약하는 투수다. 1일까지 올 시즌 12경기에서 12⅓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이 0.00. 볼넷 4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은 14개나 잡았다. SK가 시즌 첫 4연승 행진을 한 지난달 28~31일 기간에도 활약이 눈부셨다. 3경기에 나와 3⅔이닝을 던지고 홀드 두 개를 챙겼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SK의 반등에 가장 듬직한 '믿을 구석'이다. 올해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그 누구보다 남달랐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하는 동안 70㎏대 초반에 불과했던 몸무게를 90㎏ 이상으로 불렸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간을 쏟았다. 스프링캠프에서는 룸메이트인 팀 선배 박종훈에게 매일같이 야구 일기를 쓰는 습관을 배웠다. 처음에는 박종훈의 일기 내용을 그대로 필사하면서 마음가짐을 배워 나갔고, 나중에는 스스로 일기를 쓰면서 자신의 기량과 훈련 상태를 매일같이 복기해 나갔다. 그 노력의 결실이 바로 지금 마운드에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마음먹은 대로 잘 되니 자신감도 붙었다. 그는 "입대 전엔 볼넷을 많이 줬고, 그러면서 또 기가 죽고 눈치를 보느라 야구가 더 잘 안됐다"며 "지금은 군복무를 마쳐서인지, 그냥 나이를 먹어서인지 눈치를 별로 안 보게 된다"고 웃어 보였다. 또 "최상덕 투수코치님께서 '안좋을 때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네가 찾아야 할 밸런스만 생각하면서 던져라'고 조언해주신 게 제구에 큰 도움이 됐다"며 "마음을 다르게 먹고 코치님께서 알려 주신 내게 맞는 투구폼과 기본기를 반복 훈련하니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2013년 입단한 뒤 가장 빛이 나는 시즌. 아쉬움이 있다면 팀 성적이 썩 좋지 않아 동료들과 함께 마음껏 웃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가족들과 몰래 휴대폰으로 연락할 때만 좋은 티를 내고 있다"고 웃어 보이면서 "그냥 마운드에 나갈 때마다 잘하고 싶다. 기회가 주어지면 그 임무에 맞게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거듭 마음을 다잡았다. 배영은 기자 2020.06.02 10:15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트레이드 시장 흔드는 5명의 선발 투수

브라이스 하퍼와 매니 마차도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선수라는 점이다. 이와 달리 의외로 트레이드 시장에서 지속해서 거론되며 또 다른 관심을 받는 투수 5명이 있다. 아무리 선발 투수의 비중이 예전 같지 않더라도 하나 같이 위상이 만만한 선수들이 아니다.먼저 애리조나 에이스 잭 그레인키가 계속 소문의 중심에 있다. 만약 FA 자격을 취득한 패트릭 코빈이 이적하고 그레인키마저 트레이드된다면 애리조나는 올해 겨울 원 투 펀치를 모두 잃게 된다. 후반기 불펜 붕괴가 결정적이었는데 엉뚱하게 불똥이 선발로 튀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내년에 35세인 그레인키는 계약 기간이 3년 남아 있다. 잔여 연봉이 1억400만 달러. 통산(15년) 187승과 평균자책점 3.39의 성적을 기록했고 200이닝 이상 시즌만 9번이다.구속이 많이 떨어졌지만 올 시즌에도 15승과 3점대 초반 평균자책점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포스트시즌에선 정규시즌만큼의 활약이 아니다. 그러나 통산 11경기에 선발 등판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30대 중반의 나이지만 투구 스타일상 갑작스러운 추락을 예상하긴 힘들어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다면 군침을 흘릴만하다.한때 오클랜드 에이스였던 소니 그레이도 주목받고 있다. 그레인키처럼 화려한 이력도 없고 올해 부진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나기도 했지만 29살에 불과한 나이가 무기다. 최근 소속팀 뉴욕 양키스가 시애틀 에이스 제임스 팩스턴을 트레이드로 영입해 선발 자리에서 밀려날 위기다. 올해 11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이 4.90으로 높았다. 트레이드로 받을 수 있는 자원이 높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재기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 양키스타디움에서 평균자책점 6.98로 고전했다. 그러나 원정에선 평균자책점이 3.17로 준수했다. 부상 전인 2014년과 2015년 오클랜드에서 2년 동안 28승에 평균자책점 2.91을 거둔 성적을 고려하면 반등할 여지가 충분하다.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도 고려 요인이다.여기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에서 눈독을 들일 수 있는 의외의 에이스가 시장에 나왔다. 바로 샌프란시스코의 메디슨 범가너다. 지난 2년 동안 부상 여파로 꽤 많은 경기(2년 동안 38경기 등판)에 결장했다. 구속도 떨어졌지만 독특한 투구폼과 근성, 현역 최고의 빅게임 투수(월드시리즈 통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25)라는 평가는 여러 팀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흥미로운 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범가너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없다는 거다.데릭 로드리게스, 앤드류 수아레스, 크리스 스크랜튼 등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어느 누구도 '포스트 범가너'라는 평을 듣지 못했다. 범가너를 트레이드로 영입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미래의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유망주를 내줘야 한다.현역 선발 투수 중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뉴욕 메츠의 '토르' 노아 신더가드도 트레이드 가능성이 있다. 사이영상 수상자 제이콥 디그롬과 잭 휠러가 급성장했지만 신더가드가 트레이드 시장에 있다는 소문은 의외다. 아직 26살에 불과하고 2021년에야 FA 자격을 취득한다.엄청난 잠재력을 아직 꽃 피우지 못한 투수라는 평가라 자칫 트레이드했을 때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 또한 포스트시즌(통산 2승1패 평균자책점 2.42)에서도 신더가드는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 내용을 보였다. 그를 내줄 때 요구하는 카드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제 전성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투수를 원하는 팀은 이에 상응하는 유망주를 일단 갖춰야 한다. 실현 가능성은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다.클리블랜드의 절대적 에이스 코리 클루버도 트레이드 거론 대상자다. 올해 개인 첫 20승을 거뒀고 세 번째로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사이영상 투표에선 3위에 오른 정상급 선발 자원. 내년에 33세가 되고 2021년까지 두 번의 옵션이 남아 있다. 활약에 비해 옵션 비용(2년 총액 3550만 달러)도 높지 않다. 과거보다 구속이 떨어졌지만, 공 끝이 살아서 움직이는 까다로운 투수다. 클루버 트레이드 소문은 트레버 바우어와 마이크 클레빈저의 성장과 맞물려 있다. 또한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포스트시즌에서의 부진도 큰 실망을 안겼다.앞서 언급한 5명의 투수는 트레이드 가능성이 언급된 이유 중 하나가 점차 떨어지는 구위다. 좀 더 성적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 전, 아직 상한가에 있을 때 더 좋은 유망주를 확보하자는 계산일 수 있다. 어차피 트레이드의 명확한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려면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 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당장 내년 팀 성적에 태풍을 몰고 올 수 있는 이들 5명의 행보는 이미 풍부한 이야기와 예측을 자아내는데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송재우 MBC SPORTS+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18.1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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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 유산으로 1라운더 유재유 영입

김현수를 내준 두산이 1라운더 투수를 얻었다. 두산은 27일 LG와 FA 계약하며 이적한 김현수의 보상선수를 지명했다. 우완 투수 유재유(20)가 주인공이다. 두산 관계자는 "미래 전력 확보와 즉시 전력 투입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충족하기 위한 결정이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유재유는 2016년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전체 7순위)에 지명됐다. 지명 순위에서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투구폼이 유연하고 투구 밸런스에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상훈 LG 코치가 지휘하는 피칭 아카데미의 초대 수료생이다. 데뷔 첫해 1군 무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최근 2시즌(2016~2017년) 동안 10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9.26을 기록했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선 21경기에 등판해 1승4패1홀드5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8.07. 두산은 투수력 보강이 필요하다. 베테랑 불펜투수 정재훈이 은퇴했고 김성배는 방출됐다. 김승회는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지만 아직 계약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내부 FA 민병헌이 롯데로 이적하며 얻은 보상선수 지명 기회에선 외야수 백민기를 선택했다. 즉시 전력감이 대부분 보호선수로 묶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LG가 보낸 명단에선 유재유가 빠져 있었다. 야수 자원이 풍부한 두산은 투수로 선택의 폭을 좁혔다. 몇 년 동안 상위권을 지키면서 2차 드래프트에서 순번이 밀렸다. 앞 순위 투수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젊으면서도 당장 1군에서 뛸 수 있는 투수를 얻었다. 이영하· 박치국· 김명신 등 1~2년 차 투수들과 경쟁 시너지도 기대된다. 김태형 감독도 "만족스러운 지명이다"고 했다. LG는 2년 동안 키운 선수를 놓쳤다. 김현수를 영입해 공격력을 보강했지만 팀이 추진하고 있는 리빌딩엔 다소 차질을 빚을 전망. 세대 교체 주자 가운데 한 명이 이탈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주축 선수뿐 아니라 유망주도 묶어야 했다. 순번을 매길 수 밖에 없었다. 2017년 1차 드래프트로 지명한 고우석, 2차 1라운더 손주영은 마운드 주축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재유는 이들에게 밀린 것으로 보인다. 새 출발을 앞둔 유재유는 "입단한 팀을 떠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기회로 삼겠다. 좋은 평가를 해준 두산에 감사하다. 1군에서 더 많은 경기에 등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7.12.2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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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영건 엄상백 "5회 징크스, 조바심은 없다"

"아직 전 2년 차밖에 안 됐습니다." 고민도 시원하게 털어낸다. 성적 부진으로 2군에 다녀와도 위축되지 않는다. kt 마운드의 미래 엄상백(20) 얘기다. 자신에겐 그토록 넘기기 어려운 '5회 징크스'도 "이겨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덕수고 출신 우완 사이드암 투수 엄상백은 2015년 1차 신인지명으로 kt에 입단한 기대주다. 140㎞ 중반 빠른 공,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주로 구사한다. 지난해는 28경기(22선발)에 등판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6.66을 기록했다. 순수 신인 최다 선발승을 기록했다. 시즌 전 자신이 목표로 세운 8승엔 못 미쳤다. 기복도 있었다. 하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며 2016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올 시즌은 고전 중이다. 6경기에 나서 2패·평균자책점 5.16을 기록했다. 아직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3⅔이닝 6실점을 내준 4월 28일 롯데전을 제외하면 크게 무너진 경기도 없다. 이유는 유독 5회에 흔들리며 강판됐기 때문이다. 올 시즌 한 번도 6회를 밟지 못했다. 14일 넥센전은 5회 들어 볼넷과 안타를 연속으로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21일 두산전에도 연속 3안타를 맞았다. 두 경기 모두 팀이 앞서고 있었다. 아웃카운트 2-3개가 모자라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조범현 kt 감독이 직접 엄상백을 불러 조언을 저했다. "승리 투수가 되는 것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라"고. 사령탑은 아직 승수를 올리지 못한 어린 투수가 조바심이 생겼다고 봤다. 그저 '기 살리기'가 아니다. 실제로 조 감독은 엄상백과 주권, 팀의 젊은 선발 투수에 대해 ""4이닝만 막아내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다. 선발 투수는 많은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단계적으로 경험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전한 바 있다. 엄상백은 kt가 10년을 내다보고 키우는 투수다. 코칭 스태프도 당장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난 2일 2군으로 내려 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유도했다. 당시 조 감독은 투구폼과 너무 깔끔하고 정직하다"고 꼬집었다. 2군에서 이 부분을 개선하고 돌아오도록 지시했다. 엄상백은 2군행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한숨을 돌리며 원래 폼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엄상백은 "솔직히 6실점을 내준 롯데전에서는 내가 봐도 못 던졌다. 얌전하게 던지려 했다고 할까. 2군에서 리듬을 타면서 왼 다리를 높게 올리고 공을 던지려 했다. 지저분하게 던지려 한다. 변화는 아니다. 그저 많이 던지면서 롯데전 이전의 모습을 찾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역동적인 투구폼을 유지해 공에 체중을 실어 던지겠다는 의지다. 5회 부진은 신경이 쓰인다. 그는 "항상 지고 있으면 마음이 편할 텐데 이기고 있을 때 항상 그런다. 잘하려고해도 잘 안되더라. 나도 모르게 부담감이 생긴 것 같다"고 털어놧다. 사령탑과 동료들의 조언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현재 엄상백이 갖고 있는 유일한 고민.하지만 조바심은 없다. 한 경기 나갈 때마다 다른 마음가짐이 생길 수 있다고 믿었다. 엄상백은 "나는 아직 2년 차다. 경험할 게 많다. 마음은 이전보다 비우려고 노력한다. 경기에 나서고 다시 그 상황을 맞이하며 배워나갈 것이다"며 웃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6.05.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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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왜 박주현을 선발로 점찍었을까

최하위 후보였던 넥센이 희망가를 부른다. 투수 박주현(20)은 그 콧노래를 가능케 한 핵심 인물이다.넥센의 초반 행보가 거침 없다. 9경기에서 5승1무3패로 1위. 아직 순위는 큰 의미가 없지만, 미리 이겨놓는 게 나쁠 리 없다. 뚜껑을 열면 열수록 희망의 빛이 더 많이 보인다. 대표적인 존재가 오른손 선발투수 박주현이다.2015년 입단해 올해 1군 마운드에 처음 오른 투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그러나 등판 두 번만에 벌써 화제의 인물이 됐다. 박주현의 주무기는 체인지업, 하지만 다른 장점도 있다 ◇공을 '집어 던진다'키 186㎝, 몸무게 99㎏. 굳이 숫자를 보지 않아도 큼지막한 체격이 한눈에 들어온다. 몸만 큰 게 아니다. 배짱도 덩치 값을 한다. 9일 잠실경기에서 박주현을 처음 본 두산 김태형 감독은 "배포가 커 보인다. 어린 투수가 직구로 과감하게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볼끝도 좋다. 입단한 지 좀 된 신인인 줄 알았다"고 했다.박주현은 9일 두산을 상대로 5이닝 8피안타(2홈런) 5실점을 기록했다. 썩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넥센 손혁 투수코치는 고개를 저었다."5점을 줬어도 끌려 간다는 느낌이 없지 않았나. 볼넷이 없어서 그렇다"라며 "한 마디로 공을 '집어 던지는' 스타일이다. 직구가 보통 시속 140~143㎞ 정도인데도 적극적으로 자신감 있게 던지니까 상대 타자들도 '아, 뭐가 있나' 하고 만만하게 보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을 잘 숨긴다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장점도 있다. 디셉션(Deception·투구시 공을 숨기는 동작)에 능하다. 타자들은 공이 눈에 보여야 타격 타이밍을 잡는다. 박주현은 손에서 놓는 마지막 순간까지 공을 잘 숨긴다. 타이밍 계산이 어렵다.손 코치는 "팔이 앞으로 나오는 게 하나도 안 보인다. 체격이 커서 그런지 더 잘 감춰지는 것 같다"고 웃으며 "디셉션은 일부러 하려고 해도 잘 안 되는 건데, 처음부터 잘 배운 것 같다. 디셉션을 시도하다 다른 부분이 무너지는 투수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확실한 장점이 있다면, 단점을 고치기보다 그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손 코치는 "주현이는 누가 뭐래도 절대 투구폼에 손댈 필요가 없다"며 "투구 뒤 몸이 왼쪽으로 쏠리는 점만 지적하면서, 중심을 앞으로 잡아 힘을 옆이 아닌 앞으로 쓰는 것만 잊지 말라고 했다"고 덧붙였다.◇발전 가능성이 더 많다아직 첫 승도 따내지 못한 새내기 투수다. 3일 고척 롯데전에서는 5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불펜이 승리를 날렸다. 9일에는 4회까지 무실점을 이어가다 5회에만 홈런 두 방을 맞고 5실점했다.그러나 지금 박주현에게 중요한 것은 승수가 아닌 경험이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배워가는 시기"라고 했다. 손 코치도 '1~4회 박주현'과 '5회 박주현'의 차이를 묻자 "공은 똑같았다. 선발투수로서 경험의 문제였다"고 단언했다. "선발투수가 처음이다 보니 줄 점수는 줘도 된다는 걸 아직 모른다. 이번 이닝에서 끝낸다는 마음이 아니라 다음 이닝까지 미리 생각하다 오히려 맞았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손 코치는 5회 2사 2·3루서 두산 정수빈에게 맞은 초구 3점홈런이 박주현에게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기대보다 값진 기회를 얻는다손 코치는 "박주현은 기본적으로 좋은 자질을 갖췄다. (구단이) 잘 뽑은 선수"라고 했다. 일단 좋은 자원이 있어야 코치와 트레이너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이 열린다. 박주현은 넥센이 잘 고른 모종이다. 이제 볕 아래 내놓고 물을 주고 있다. 염 감독은 10일 잠실구장 더그아웃 뒷편 복도에서 우연히 마주친 박주현을 불러 세웠다.선발투수가 투구수 70개 이후에 경기를 운영하는 방법을 한참 얘기했다. 감독도 박주현의 성장이 욕심난다. 염 감독은 "지금 당장 박주현에게 기대를 거는 게 아니라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했다. 박주현은 이 기회를 어떻게 사용할까. KBO리그는 또 한 명의 묵직한 투수를 얻을 수 있을까. 배영은 기자 2016.04.11 10:00
야구

[캠프 레터]삼성 최충연, "목표는 높게 잡는 것"

삼성 신인 투수 최충연(19)은 당차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운다. 목표는 높게 잡는다"고 했다.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최충연은 지난해 삼성에 1차 지명으로 뽑힌 선수다. 우완 정통파 투수로 지난해 4월 경북고의 34년 만에 봉황기 우승을 이끌었다. 9월 제27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이 대회에서 대표팀은 3위에 올랐다. 189cm 큰 키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의 구위가 일품이라는 평가다.지난해 삼성 마무리캠프에 합류하며 프로 선수로서 생활을 시작했다. 스프링캠프는 1군 선배들과 함께 치르고 있다. 2차 드래프트에서 뽑힌 이케빈(24)과 함께 삼성 선발진의 미래로 기대를 모은다.프로 무대에서 경험한 훈련은 쉽지 않았다. 최충연은 "정말 많이 혼나고 있다"면서도 "점차 적응하고 있다"며 웃었다. 김태한 투수 코치는 하체를 활용한 중심이동을 강조하고 있다. 신체 조건은 좋지만 힘을 활용하는 데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다. 투구폼도 일부 수정하고 있다.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흡수력이 뛰어나다. 최충연은 "공에 힘을 싣는 법이나 변화구 구사 능력이 아직 모자란다. 그래도 점차 알아가고 있다.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불펜 피칭은 여러 번 했지만 실전 등판은 아직 없다. 삼성이 치른 연습 경기 3회 모두 벤치를 지켰다. 이케빈이 지난 20일 넥센전에 선발 등판한 것과는 대조된다. 류중일 감독도 최충연에 대해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했다. 재능에 주목하고 있지만 당장의 활용 방향은 장담하지 않았다.그래도 최충연의 목표는 올 시즌 10승이다. 선발 진입을 넘어 신인왕을 넘을 기세다. 고교 선배인 박세웅조차 지난해 1군 무대에서 2승에 그쳤다. 최충연은 "자만감이 아닌 자신감을 얻고 있다. 목표는 높이 잡는 것이다"고 했다.경북고에서 원투펀치를 이뤘던 박세진(kt)과의 대결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가장 기대받고 있는 신인이다. 박세진은 이미 외부팀과의 평가전에 등판했다. 최충연은 "세진이가 잘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으니 나도 기쁘다"면서도 "지지는 않겠다"고 했다. 고교 시절에도 박세진이 잘 던진 경기 다음에 나서면 지지 않으려 했다.수많은 고졸 루키가 호된 첫 시즌을 보냈다. 상위 라운드 투수도 마찬가지다. 데뷔 첫 해1군 엔트리에 드는 것도 쉽지 않다. 더구나 소속 팀은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신인 최충연의 목표만은 높다. 오키나와(일본)=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6.02.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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