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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2m 3㎝에 빠른 발까지…성남FC 공격수 뮬리치

“유럽에서 별명이 ‘즈베르’(Zver·러시아어로 야수)였다. K리그 적응을 마친 야수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 프로축구 성남FC 공격수 페이살 뮬리치(27·세르비아·사진)가 코로나19 휴식기에서 돌아오자마자 펄펄 날고 있다. 그는 22일 K리그1 18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시즌 5호 골(득점 7위)을 터뜨렸다. 3주 공백이 무색했다. 성남은 최근 리그 4경기(14~17라운드)를 쉬었다. 지난달 30일 FC서울전 직후 서울 황현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출전한 성남 선수들은 프로축구연맹 수칙에 따라 2주 자가격리 후 일주일간 회복훈련을 했다. 2월 벨레주 모스타르(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이적한 뮬리치는 이 기간 집중적으로 훈련하며 리그와 팀에 녹아들었다.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그는 “팀이 경쟁팀보다 서너 경기 덜 치렀다. 두 경기마다 1골(12경기 5골) 페이스를 유지하면 득점 선두권 진입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뮬리치는 키 2m 3㎝(체중 102㎏)로 K리그 역대 최장신이다. 종전 최장신 보그단 밀리치(2m 2㎝)보다도 1㎝ 더 크다. 공중볼 경합은 백전백승이고, 두 명과 몸싸움을 붙어도 거뜬하다. 장신 공격수로는 드물게 발도 빠르다. 지난달 10일 광주FC전 당시 하프라인에서 상대 골문까지 혼자 드리블 돌파한 뒤 득점하는 장면을 두 차례나 연출했다. 당시 광주 수비진이 전력 질주에도 따라잡지 못했다. 뮬리치는 “유럽에서도 드리블이 주 무기였다. ‘저 선수는 덩치가 크니 헤딩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 상대는 큰코다쳤다”고 자랑했다. 비시즌에 육상 코치를 섭외해 훈련하는 게 뮬리치 스피드의 비결이다. 그의 30m 스프린트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35㎞다. 지난 시즌 K리그1 최고였던 문선민(상무)이 시속 36.4㎞였다. 시즌 초에는 슬럼프도 겪었다. 무슬림인 뮬리치는 이슬람교 금식 기간인 라마단을 지키느라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지 못했다. 올해 라마단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였다. 그가 힘을 못 쓰자, 선두권이던 팀도 중하위권으로 처졌다. 부진이 깊어질 무렵 코로나 휴식기가 결정됐다. 그는 “지금은 매일 경기해도 거뜬하다”고 큰소리쳤다 뮬리치는 지난달 광주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뒤, 흥분해 상의를 벗어 던졌다. 그에 앞서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은 것도 잊었다. ‘아차’ 했지만, 늦었다. 결국 그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뮬리치는 “새로운 골 세리머니를 개발해 매 경기 득점하겠다. K리그를 집어삼키겠다”고 강조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5.26 07:55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이슬람이 바꾼 영국축구문화②

"If he’s good enough for you(그가 당신에게 충분하다면), He’s good enough for me(그는 나한테도 충분해)! If he scores another few(만약 그가 몇 골 더 득점한다면), Then I’ll be Muslim, too(그럼 나도 무슬림이 될 거야)!"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서포터스들이 외치는 응원가이다. 여기서 ‘그’는 이집트 출신으로 이슬람 교도인 모하메드 살라를 가리킨다. 물론 리버풀 서포터스들이 실제로 이슬람 개종을 고려하는 건 아니다. 일종의 농담이자 살라를 향한 응원이다.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무슬림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영국축구문화와 팬들의 반응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EPL에서 뛰고 있는 무슬림 선수들은 50명이 넘는다. 레스터 시티의 함자 차우두리만 영국 출신의 무슬림 선수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해외에서 건너왔다.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사디오 마네, 아스날의 메수트 외질, 맨체스터 시티의 리야드 마레즈, 그리고 첼시의 은골로 캉테는 세계적인 레벨의 선수들이다. 무슬림 선수들의 존재감이 EPL에서 높아지면서, 클럽들은 그들의 종교적 요구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할랄(halal,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라는 의미)이라고 한다. 야채, 곡류 등 모든 식물성 음식, 모든 해산물, 그리고 이슬람식으로 도살된 쇠고기, 닭고기 등의 육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와 반대로 술과, 돼지고기 등 무슬림에게 금지된 음식을 하람(haram)이라고 한다. 따라서 EPL클럽은 무슬림 선수들에게 할랄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 팀들은 또한 다른 선수들과 별도로 샤워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무슬림들은 매일 5차례씩 기도하기에 다수의 클럽은 이들을 위해 기도실도 마련했다. 몇몇 구장은 팬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도실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이슬람교 사제를 고용해 원정 경기에 이들을 동행시켜 무슬림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조언을 해주는 역할도 맡기고 있다. 라마단(Ramadan)은 이슬람 달력에서 9월을 의미한다. 아랍어로 '더운 달'이란 뜻이다. 천사 가브리엘이 무함마드에게 ‘코란’을 가르친 신성한 달을 의미한다. 무슬림들은 이 기간 일출에서 일몰까지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시면 안 된다. 기독교에도 이와 비슷하면서 더 느슨한 개념이 있다. 부활절을 포함해 일곱 번의 주일을 제외한 뒤 역으로 계산해 40일간인 사순절이 바로 그것이다. 라마단은 무슬림이 지켜야 하는 의무이지만, 이를 면제해 주는 경우도 있다. 특정한 상황에서 금식하다 죽는 건 자살이기 때문이다. 자살은 이슬람 교리상 중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비상사태에서는 금식하지 않아도 되고, 이는 신이 자비를 베푼다는 것이다. 환자·노약자·임산부·여행자·전쟁에 참여한 군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해외에서 뛰는 스포츠 선수들도 금식을 면제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종교가 그렇듯이 이슬람교도 교리를 융통성 있게 적용하는 종파가 있는가 하면, 엄격하게 적용하는 곳도 있다. 라마단의 양력 날짜는 매년 조금씩 빨라진다. 윤달이 없는 이슬람 달력은 12개의 태음력으로 이루어져 있어, 태양력보다 보통 12일 정도 적기 때문이다. 한 해에 라마단이 2번 있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유럽프로축구의 정규시즌과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유로나 월드컵 대회 기간과 라마단이 겹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라마단과 축구경기의 일정이 겹칠 때 무슬림 소속 클럽 혹은 대표팀의 고민은 시작된다. 하루 최대 18시간 동안 마시지도, 먹지도 않은 선수들이 90분 동안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라마단 기간에 매일 단식을 고집하는 선수도 있다. 그에 반해 어떤 선수들은 훈련 중에만 금식하고 경기날에는 식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리버풀의 살라도 경기일에는 단식을 하지 않고, 나중에 빠진 시간을 보충한다. 2018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살라는 어깨 부상을 당해 교체됐다. 살라가 없는 리버풀은 결승전에서 결국 1-3으로 패했다. 이어 벌어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살라는 부상의 후유증을 이기지 못했고, 결국 이집트는 3패로 예선 탈락했다. 이에 살라의 부상은 금식을 어긴 것에 대한 신의 벌이라는 주장이 이슬람 설교가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클럽들은 선수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에 팀들은 훈련 시간을 저녁으로 옮기기도 한다. 또한 탈수증을 막기 위해 훈련 방식을 바꾸어, 무슬림 선수들의 종교적 편의를 봐주는 클럽도 있다. 하지만 단식 여부를 두고 감독과 선수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뉴캐슬과 첼시 등에서 활약했던 뎀바 바는 “금식으로 인해 자신의 플레이가 저조하면 벤치에 앉아 있으면 된다”는 프로답지 않은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에 반해 스토크 시티에서 활약했던 마마디 시디베는 “경기 당일 금식을 하고도 아주 잘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자신은 경기가 있는 날에는 음식을 섭취해 논란거리를 미리 차단한다”고 밝혔다. 시디베의 말처럼 단식으로 인해 신체적으로 힘들어도 훌륭한 경기력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했던 알제리 대표팀이었다. '의리 축구'의 병폐를 보여준 한국대표팀을 상대로 알제리는 아프리카 팀 사상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서 4골을 기록했다. 16강에 진출한 알제리는 독일과의 경기를 앞두고 라마단이 시작되자 많은 고민을 했다. 덥고 습한 브라질에서 금식을 지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였다. 이에 알제리 선수단을 수행하는 성직자는 희망자에 한해 라마단을 면제해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시 독일대표팀의 에이스이자 무슬림인 외질은 라마단을 지키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으나, 대부분의 알제리 선수들은 이를 지켰다. 결국 알제리는 그해 월드컵 우승팀 독일을 만나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쉽게 패했다. 이를 두고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라마단이 오히려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이정우 경영학 박사(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0.12.11 06:00
축구

자가격리 신태용 인니 감독, "아들과 2m 떨어져 인사만, 투표도 못해요"

“아들과 2m 이상 간격을 유지한채 멀리서 인사만 했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시 귀국한 신태용(50)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과 14일 전화인터뷰를 했다. 지난 4일 자카르타에서 귀국한 신 감독은 정부 방침에 따라 18일까지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아내와 축구선수 두 아들 신재원(22·안산 그리너스)·신재혁(19·건국대)이 있는 경기도의 분당 본가 대신, 경기도 고양의 오피스텔에서 지내고 있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 김해운, 김우재 코치와 1인 1실을 쓴다. 신 감독은 “나와 코치들은 인천공항 선별진료소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 현지에서 1차 양성판정이 받았던 공오균 코치도 2차 PCR(유전자증폭검사)에서 음성판정이 나와 안전하게 귀국했다”고 말했다. 다들 건물 밖에 나가지 않고 자가격리 수칙을 준수하고 있다. 신 감독은 “아내와 큰 아들이 문 앞에 반찬을 놓아줬다. 2m 이상 떨어져 짧게 인사만하고 돌아갔다. 택배로 음식재료를 주문해 소불고기 같은걸 해먹는다. ‘이태원 클라쓰’ 같은 드라마도 보고, 전술 관련 책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총선 투표는 못하게 됐다. 신 감독은 “자가격리자는 투표날 오후 5시20분부터 외출이 허가되고, 오후 6시 이전에 투표소에 도착해야 투표할 수 있더라. 이동거리상 투표를 못하게 됐다. 미리 알았다면 임시거처를 분당 근처에 잡았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4200명, 사망자가 370명을 넘어서며 확산세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는 전수조사가 안돼 감염자가 더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거리에서 마스크 쓴 현지인은 10%에 불과했다”고 했다. 신 감독은 “지난달 14일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모든 활동을 멈추라고 정부에 통보를 받았다. 코치진의 안전을 고려해 한국행을 추진했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이달초에 허락해줬다. 축구일정들이 뒤로 밀린 만큼 4주 휴가를 미리 당겨썼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지난 1월부터 4년간 인도네시아 A팀, 23세 이하팀, 20세 이하 팀을 모두 맡았다. 신 감독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에 자카르타에서 열린 프로축구 개막전에 관중이 7만명이 몰렸다. 체육부 장관이 대표팀 첫 훈련을 찾아 3~4시간을 지켜보고 갔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 인도네시아 축구 서포터스가 차 위에서 응원하는 모습. [사진 신태용 감독] 부임 후 19세 이하팀을 데리고 태국 전지훈련을 했고, A팀과 자카르타에서 2주 훈련을 했다. 신 감독은 “처음에 인도네시아 선수들의 체력이 엉망이었다. 20분 뛰면 걸어다니고 승부욕도 부족했다. 날씨가 덥다보니 ‘고랭(튀김)’과 짠 음식을 즐겨먹더라”며 “체력이 강해져야 멘털이 강해진다. 하루에 훈련을 3탕씩 했다. 꼬치구이 등을 먹게 해 단백질을 보충하게 했다. 선수들이 힘이 붙는게 느껴지니 잘 따라왔다. ‘아요(Ayoh·하자)’라는 말도 자주했다”고 했다. 또 “국민과 대표팀 선수 80% 이상이 이슬람교다.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에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물도 안마셔서, 문화를 이해하려고 공부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신 감독의 로드맵에 비상이 걸렸다. 신 감독은 “기간별 플랜을 세웠는데 코로나로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우리나라가 코로나19가 더욱 안정되면, 인도네시아 19세팀을 한국에 데려와 전지훈련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려한다. 물론 우리나라에 외국인 입국이 전면 허용되고,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모든 검사를 받고 통과한다는 전제 하에”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코로나19 여파로 신 감독의 연봉삭감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 감독은 “아직까지 직접적인 이야기는 없고 두고봐야한다”고 했다. 그와 별개로 신 감독은 최근 인도네시아축구협회에 2만 달러(2500만원) 코로나19 성금을 전달했다. 영덕 출신인 그는 지난달에는 스포츠닥터스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에 1억2000만원을 기부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는 워낙 의료시스템이 열악하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었다. 한국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진단키트와 구호물품을 보내줘서 감사하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케이팝 스타를 비롯해 한국인을 정말 좋아한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K스포츠 활성화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4.14 13:36
축구

[신년 인터뷰]신태용 감독, '소방수의 삶이여' 안녕

신태용 감독. 한국 축구에 이런 '소방수'는 없었다. 그는 2014년 A대표팀 코치로 한국대표팀 지도자로 발을 디딘 후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약 4년 동안 대부분의 대표팀 인생을 소방수로 보냈다. 한국 축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항상 신 감독을 찾았고, 신 감독이 긴급투입될 때마다 항상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 짧은 시간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저력을 드러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시작으로 2017 U-20 월드컵 그리고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신 감독은 파란만장한 소방수의 삶을 살았다. 혹자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신 감독에게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으면 어땠을까?' 한국 축구는 신 감독을 급할 때 소방수로만 활용했지 충분할 시간을 펼쳐보일 수 있는 진정한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래서 한국에서 찾지 못했다. 신 감독은 답을 찾기 위해 외국으로 떠난다. 그가 향한 곳은 인도네시아. 지난해 말 신 감독과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4년 장기계약을 맺었다. A대표팀과 함께 U-23 대표팀, U-20 대표팀까지 총괄하는 계약이다. 2020년. 신 감독이 '소방수의 삶'과 이별을 고했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주여졌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신 감독은 오는 5일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업무를 공식적으로 시작한다. 일간스포츠는 첫 외국 감독 도전을 앞둔 신 감독을 경기도 성남 모처에서 만났다. 그는 새로운 도전을 향한 설렘과 걱정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소방수의 삶을 끝내는 감회도 전했다. 2020년 한국 축구 팬들에게 새해 인사도 잊지 않았다. -중국의 거액 연봉을 고사하고 인도네시아를 택했다.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 생각해도 잘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거액 제의에 흔들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나는 돈이 아니라 시간을 선택했다. 돈 보다 시간이 더 필요했다. 중국이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완성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보장해 준 인도네시아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얻은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차분하게 만들어갈 것이다." -중국보다 적지만 인도네시아의 대우는 만족하는가. "만족한다. 금전적으로도 인도네시아 상황 상 최선을 다해준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겠다고 약속을 한 점이 만족스럽다.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리그에 지장이 있더라도 선수 차출 등 모든 부분을 다 도와주겠다고 했다. 이런 약속을 받으니 너무나 행복했다. 이런 지원으로 인해 자신감도 높아졌다." -인도네시아 말은 배우고 있나. "인도네시아에서 첫 기자회견을 할 때 인도네시아어로 인사를 했다. 앞으로도 인도네시아어를 열심히 배울 생각이다. 선수들도 영어를 잘 안 쓴다고 한다. 협회장도 선수들과 마음을 열기 위해서 인도네시아 말을 배우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라. 나 역시 선수들의 마음을 가져오기 위해 현지 언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로 가서 어학 공부 방법과 스케줄 모두 계획해 놓은 상태다." -인도네시아의 느낌은. "이번에 인도네시아에 가서 안 사실인데 인도네시아가 한국을 정말 좋아한다고 들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한국을 가장 좋아하는 국가가 인도네시아라고 한다. 한류와 K팝 등이 이곳에서 뜨겁다.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사람 절반 이상이 한국말로 인사를 했다. 한국을 이렇게 좋아해주는데, 내가 더 노력해서 축구에서 성적을 내면 민간외교관으로서 이만큼 좋은 것이 없다. 축구 인기도 정말 뜨거운 나라다." -한국과 문화적 차이가 큰 곳이다. "잘 알고 있다. 특히 이슬람 문화는 한국과 많이 다르다. 인도네시아 코치를 2명 쓸 생각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 있을 때 내가 코치로 있었다. 외국 감독을 모셔봤다. 현지인 코치 역할이 중요하다. 어떻게 선수들과 화합을 시키고 단합을 시키는 지 알고 있다. 문화적인 차이도 코치로 인해 많이 좁힐 수 있다. 이런 나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라마단도 경험해야 한다. "라마단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느라 축구협회 관계자와 하루를 보낸 것 같다. 라마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금식으로 인한 체력 저하는 보완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가장 큰 문제점이 체력이라고 본다. 65분이 넘어가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전반의 좋은 모습을 후반에 보여주지 못했다. 라마단 기간에는 더 심할 것이라 본다. 영양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이때 어떻게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직 정답은 없다. 그 속에 들어가 경험을 해보며서 해법을 찾을 것이다." -적응에 자신있나. "한 사람의 성공스토리는 곧 적응스토리다. 성남 일화 감독을 할 때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봤다. 실력보다도 먼저 한국에 적응하느냐가 중요했다. 좋은 감독들이 외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건 적응을 하지 못한 이유라고 생각을 한다. 나의 해외 첫 감독 도전이다. 적응을 얼마나 잘, 빨리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적응을 잘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는 한 때 동남아 3강이었다 추락했다. "인도네시아 감독을 맡긴 이유 중 하나가 인도네시아 축구의 부활이다. 앞서 말했듯 체력이 가장 문제다. 체력이 떨어지니 정신력도 약해지고, 집중력 저하로 실점도 허용한다. 체력과 정신력을 키우면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최근 베트남과 동남아시아게임 결승에서 0-3으로 졌지만 경기력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체력 외 나머지 부족함도 함께 경험하면서 찾아낼 것이다." -신태용 축구 이미지는 공격축구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이어지나. "그 팀에 맞는 전술을 써야 한다. 인도네시아 상황으로 보면 공격축구를 고수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수비축구도 준비를 해야 한다. 물론 동남아시아 팀을 상대로는 공격축구를 활용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강호들을 상대할 때는 수비축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효율적인 수비축구도 필요하다." -3개 대표팀을 지휘, 업무과중 아닌가. "빠듯하다. 일이 너무 많다. 3개 대표팀 일도 있고, 축구협회가 U-17 대표팀도 도움을 달라고 했다. 모두 내가 선택한 일이다. 바빠도 마음은 편하다. U-23 대표팀이 AFC U-23 챔피언십에 탈락했다. 이 연령대 애들이 괜찮다고 본다. 그래서 A대표팀과 세대교체를 시키려고 한다. A매치 데뷔전은 신선하게 다가갈 것이다. 그리고 U-20 대표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 -선수 선발의 기준은.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리그, U-20 리그 등 각 연령별로 리그가 잘 만들어져 있다. 많은 경기를 관전하면서 선수들을 발굴할 것이다. 일단은 인도네시아 코치에게 많이 맡길 수 밖에 없다. 내가 선수 파악이 안 된 상황이고, 코치들이 선수 파악을 완벽히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직접 경험을 하다보면 어떤 선수를 데리고 갈 지 느낌이 올 것이다." -구체적은 스케줄은. "5일에 인도네시아로 출국한다. 6일부터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17, 18, 19세 60명을 데리고 발리로 가서 1주일 간 테스트를 할 것이다. 이 중 28명을 선발해 2월까지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돌아오면 19세 대표팀은 해산한다. 이후 A대표팀을 소집한다. 보름 정도 소집시켜 훈련을 시킬 것이다. 그 다음 19세를 다시 소집해 일본에서 열리는 U-19 대회에 참가한다. 다녀오면 A대표팀 소집해 태국, UAE전 준비한다. 끝나면 또 19세를 데리고 독일, 네덜란드 전지훈련을 간다. 다녀온 뒤 6월 베트남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을 하고, 친선경기 한 경기 더 한다. 이것까지 끝내면 한국에 한 번 휴가 차 올 생각이다. 이 스케줄은 내가 다 짰다. 그렇게 해야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A매치 데뷔전이 태국전이다.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다. 이미 5전 전패를 당했다. 최종예선 진출이 사실상 힘든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신선함을 보여주려고 한다. A대표팀 세대교체의 시작점을 보여줄 것이다. 22세 대표팀 선수들이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설 것이다. 태국전에서 이긴다, 진다를 떠나서 희망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고 싶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과 대결도 있다. "내가 인도네시아로 가면서 박항서 감독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박항서 감독님과 워낙 친하다. 베트남에서 정말 위대한 일들을 해내셨다. 성남 일화 감독할 때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시던 박 감독님을 1-0으로 이겨봤다.(웃음) 박 감독님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 지금 U-23 챔피언십 준비로 바쁘실 것이다. 일단은 거기에 모든 신경을 쓰셔서,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셨으면 좋겠다."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크다. "축구협회와 회장도 그렇고 대통령도 2021년 열리는 U-20 월드컵에 관심이 많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니 당연하다. 나에게 기대하는 바도 크다. 자국에서 개최하는 보람을 찾고자 한다. 성적도 받쳐줘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냉정하게 말해 조별리그 통과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상황을 바꿔야 한다. 앞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다. 1월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많은 준비를 할 것이다.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스케줄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차출 때문에 힘든 문제도 없다. 조별리그 통과를 목표로 잡고 준비하겠다." -인도네시아 감독의 큰 의미, 소방수가 아닌 삶을 사는 것이다. "한국 대표팀에서 소방수로 치열한 삶을 살았다. 올림픽대표팀도 갑자기 맡았고, U-20 월드컵 대표팀 감독도 대회 6개월 남겨놓고 맡았다. 러시아월드컵 대표팀은 최종예선 2경기 남기고 지휘봉을 잡았다. 갑자기 상황에 직면하니 제대로 플랜을 짜지 못했다. 그때그때 급한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이제는 4년이라는 시간이 있다. 스텝 바이 스텝으로 차분하게 한 걸음 전진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1년 차에 팀을 어떻게 운영할 지 스케줄을 확정지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자신감도 높아졌다. 상당히 고무적이다." -소방수의 삶은 어땠나. "지금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 내가 생각한 것을 다 해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다. 또 시작할 때부터 불안함이 함께 한다. 내가 이 대회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게 된다. 성적을 냈을 때 모습, 성적을 내지 못했을 때의 모습 모두 상상을 해봤다. 내 축구 인생이 끝나는 생각까지 들었다. 축구 인생의 1부터 100까지 전부 다 돌려봤던 것 같다.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팀을 만들어야 할 지 정말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한 것 같다. 시간이 없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소방수로서 이렇게 선택해 준 것에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2020년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A대표팀은 5전 5패다 보니 성적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10월에 AFC U-19 챔피언십이 있는데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스즈키컵은 성적에 크게 부담이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박항서 감독님으로 인해 이목이 쏠리는 대회라서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번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내가 이 대회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 지 도전해보고 싶다." -팬들에게 신년인사를 부탁한다. "나는 2020년 해외 첫 생활을 한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맡았다. 첫 해는 욕심내지 않고 전체적인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앞으로 꾸준히 인도네시아에 적응하는 과정을 겪을 것이다. 인도네시아를 알아가는 과정의 해라고 본다. 파악이 되고 적응이 되면 정말 좋은 팀으로 만들고 싶다. 모두들 건강하셨으면 한다. 나 역시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나는 떠나지만, 2020년 한국 축구도 더 많이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성남=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20.01.02 06:00
축구

[현장에서] ‘라마단’ 카타르의 밤은 낮보다 찬란하다

12일(현지시간) 오후 6시30분 카타르 수도 도하의 한 상점가. 해가 지자 낮에 썰렁했던 거리가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상점들은 화려한 조명을 밝히고 손님을 맞았다. 식당들도 닫았던 문을 열고 음식 주문을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20여 개의 레스토랑 몰린 이곳은 적게는 서너명부터 많게는 40~50여 명의 손님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이들은 대기 중에도 메뉴판을 보며 회의를 하듯 의논하며 신중하게 음식을 골랐다. 그러는 동안 상점가 주변 도로는 밀려드는 차량들로 뒤엉켰다. 카타르는 지난달 27일부터 '라마단'에 들어갔다. 전 세계 이슬람 신자(무슬림)들은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해야 한다. 라마단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가 알라로부터 코란의 계시를 받은 날을 기려 한 달 동안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음식을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 것을 말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원정경기가 열린 도하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는 물론 시내 곳곳에는 '현재 카타르는 라마단 기간'이라는 안내 문구가 눈에 띄었다. 네팔 출신 택시기사 람씨는 "라마단이 진행되는 한 달 동안 도하 사람들은 낮밤 생활이 완전히 바뀐다. 낮에는 엄숙하고 경건하게 보내지만 해가 지면 금식을 중단하고 가족, 친지들과 좋은 식사와 선물을 교환하는 축제 분위기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반면 라마단 기간의 낮은 인적이 자취를 감추는 시간이기도 하다. 도하 역시 해가 떠 있는 동안은 유령 도시를 방불케 했다. 라마단 기간이 겹친 도하는 공공기관을 비롯해 상점은 단축 근무와 영업을 하고, 음식점은 문을 닫았다. 하마드 공항에서 만난 현지 호텔 직원은 파예즈씨는 "라마단 기간에는 음식은 기본이고 물, 담배, 껌도 입에 대지 않는다. 안 그래도 무더운 날씨에 허기진 상태로 활동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도하 시민들은 낮에 돌아다니는 걸 피한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도 라마단의 영향을 받았다. 대표팀은 카타르 입국 직전인 지난 10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의 라스 알 카이마라는 도시에서 적응 훈련을 했다. 슈틸리케팀이 두바이에서 100여 km나 떨어진 이곳에 훈련 캠프를 차린 이유는 두바이 인근 도시 훈련장 관계자들이 단축 업무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대여가 어려워진 탓이다. 그러다보니 거리가 조금 먼 라스 알 카이마까지 오게 된 것이다. 대표팀이 카타르와 익숙하지 않은 심야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도 라마단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카타르축구협회는 경기시간을 현지시간으로 13일 오후 10시로 정했는데 원칙상 축구 선수도 라마단 기간에는 해 질 때까지 금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위를 조금이라도 더 피하기 위해 이렇게 늦은 시각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도하(카타르)=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7.06.14 06:00
축구

사상 첫 16강 알제리, 국민들에 ‘영웅 대접’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을 달성한 알제리가 고국에서 영웅 대접을 받았다. 알제리 축구대표팀은 수도 알제 공항에 도착한 뒤 마중나온 압델마렉 셀랄 총리의 환영을 받았고 셀랄 총리는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과 포옹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AFP를 인용해 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공항에 모인 팬들은 "알라흐 아크바르(신은 위대하시다)"와 할릴호지치 감독의 이름을 함께 외쳤다. 이날 알제가 더웠고 라마단 기간 금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팬들은 활기찼다고 한다. 알제리는 아프리카 국가 중 나이지리아와 함께 16강에 올라갔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꺾고 러시아와 비겨 월드컵 출전 네 번만에 꿈을 이뤘다. 16강전에선 독일과 연장 접전 끝에 1-2로 져 탈락했지만 한번에 치고 나가는 역습과 끈질긴 정신력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온라인 일간스포츠[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2014.07.0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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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완전 다른 알제리, 총리가 공항 마중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을 달성한 알제리가 고국에서 영웅 대접을 받았다. 알제리 축구대표팀은 수도 알제 공항에 도착한 뒤 마중나온 압델마렉 셀랄 총리의 환영을 받았고 셀랄 총리는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과 포옹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AFP를 인용해 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공항에 모인 팬들은 "알라흐 아크바르(신은 위대하시다)"와 할릴호지치 감독의 이름을 함께 외쳤다. 이날 알제가 더웠고 라마단 기간 금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팬들은 활기찼다고 한다. 알제리는 아프리카 국가 중 나이지리아와 함께 16강에 올라갔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꺾고 러시아와 비겨 월드컵 출전 네 번만에 꿈을 이뤘다. 16강전에선 독일과 연장 접전 끝에 1-2로 져 탈락했지만 한번에 치고 나가는 역습과 끈질긴 정신력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온라인 일간스포츠[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2014.07.03 09:35
축구

연장만 5차례…명승부 펼쳐져 즐거웠던 브라질월드컵 16강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 골 행진 흐름이 끊겼다. 그래도 연일 재미있는 명승부를 펼쳐 축구팬들을 흥분시켰다.2일 브라질 월드컵 16강 2경기가 끝나면서 8강에 진출할 팀들이 가려졌다. 모두 각 조 1위 팀들이 8강에 올랐다. A조 브라질, B조 네덜란드, C조 콜롬비아, D조 코스타리카, E조 프랑스, F조 아르헨티나, G조 독일, H조 벨기에 등 A~H조 1위 팀들이 모두 8강에 올랐다.브라질 월드컵 16강 8경기에서 터진 골은 18골이다. 경기당 평균 2.5골이 터졌다. 조별리그 48경기에서 136골이 터져 경기당 평균 2.83골이 나온 것에 비해 골 숫자는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8경기 중에 5경기가 연장 승부를 펼쳤을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펼쳐졌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무너지는 일은 없었다. 당초 강팀들 간에 16강 매치업이 없어 흥미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시선을 보기 좋게 잠재웠다. 약팀들은 강팀을 물리치기 위해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승부를 펼쳤고, 관중들은 큰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16강 첫 경기부터 명승부가 펼쳐졌다.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A조 1위 브라질은 B조 2위 칠레에 하마터면 16강에서 미끄러질 뻔 했다. 칠레는 변화무쌍한 전술 운영과 빠른 플레이로 브라질의 숨통을 끊었고, 1-1 무승부를 거둬 승부차기까지 승부를 끌고갔다. 비록 승부차기에서 2-3으로 석패했지만 칠레의 투혼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어 돌풍의 팀 코스타리카는 유로2004 우승팀 그리스를 상대로 1명이 퇴장당하는 수적인 열세에도 끝까지 잘 버텨내며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를 거두고 사상 처음 8강에 올랐다.북아프리카의 자존심 알제리의 투혼도 빛났다.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이슬람 단식 성월 라마단 기간을 맞아 선수 다수가 금식을 한 상황에서도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연장 후반 막판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1-2로 패한 뒤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감독은 경기 후 눈물을 보여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어 스위스는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맞아 연장 후반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0-1로 아쉽게 패했고, 미국도 벨기에를 상대로 연장 후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쳐 1-2로 석패했다. 모두 연장에서도 끝까지 치고 받을 정도로 최선을 다한 경기를 펼쳐 더 큰 박수를 받았다.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4.07.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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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에 기대했던 그 축구, 알제리가 보여줬다

스포츠에서는 때로 패자가 승자보다 주목 받기도 한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 하나로 뭉쳤다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면 '아름다운 패배'의 주인공으로 박수 받을 수 있다. 브라질 월드컵 16강에서 전차군단 독일에 분패한 '사막의 여우' 알제리가 그랬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이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인 독일과 견줘 4번의 도전 끝에 처음으로 16강 토너먼트 무대를 밟은 알제리(22위)는 초라한 파트너였다. 1일(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리 베이라 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린 두 나라의 맞대결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독일의 일방적인 승리를 예상했다.알제리는 치명적인 약점도 안고 있었다. 지난 달 28일 아랍 문화권의 전통인 라마단 기간이 시작되면서 이슬람 국가인 알제리의 주축 선수 일부가 낮시간대 금식을 선언했다. 바히드 할릴호지치(62) 알제리 감독이 해당 선수들에게 "월드컵을 끝낸 이후에 전통을 지켜달라"고 부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가장 중요한 전통으로 치는 라마단은 이슬람력 9월 한 달을 의미하며, 이슬람 교도는 이 기간 해가 떠 있는 동안에 음식과 물을 입에 대지 않는다. 필요한 영양소를 시간대별로 달리 섭취하며 몸을 관리하는 현대 축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풍습이다.환경 요인까지 겹쳐 독일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그러나 예상과 달리 치열한 공방전으로 펼쳐졌다. 수비수 다섯 명을 배치해 잔뜩 웅크리며 독일의 공세를 막아낸 뒤 빠른 역습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한 알제리의 전략이 빛났다. 지난 달 23일 한국을 상대로 4-2 완승을 거둘 당시 썼던 속공 전략을 재활용했다. 알제리는 독일에 슈팅 29개(유효슈팅 22개)을 허용했지만, 몸을 내던지는 육탄방어로 정규시간을 실점 없이 마쳤다. 양 팀의 승부는 연장에서 갈렸다. 연장 전반 2분, 독일 날개 공격수 안드레 쉬를레(24·첼시)가 선제골을 넣었고, 연장 후반 종료 직전에 메주트 외칠(26·아스널)이 골을 추가해 독일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알제리는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압델무멘 자부(27·클럽 아프리칸)가 만회골을 터뜨렸다. 두 골을 먹은 알제리 골키퍼 라이스 엠볼히(28·CSKA 소피아)는 무려 11개의 선방을 기록해 경기 MVP에 선정됐다.독일이 마지막에 웃었지만, 팬들의 환호와 박수는 약자 알제리를 향했다. 알제리의 투혼은 연장전에 더욱 빛났다. 라마단의 영향으로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모두가 숨을 헐떡이면서도 독일의 파상 공세를 온 몸으로 막아냈다. 근육 경련으로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선수들이 속출했고, 일부 선수들은 실점 이후 눈물을 흘리면서도 상대 선수를 향해 돌진했다.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에 기대했던 투혼을 알제리 선수들이 대신 보여줬다. 경기 종료 직후 알제리는 또 한 번 하나가 됐다. 이번엔 할릴호지치 감독이 주인공이었다. 경기 내내 곁을 지킨 코칭스태프와 눈물을 흘리며 진한 포옹을 나눈 할릴호지치 감독은 그라운드 여기저기에 쓰러진 선수들을 찾아다니며 일일히 따뜻하게 격려해 감동을 줬다. 독일이 승리를 거두며 프랑스와 8강에서 만나게 됐지만, 이 경기의 주인공은 '패배자 알제리'였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14.07.02 08:34
축구

알제리 라마단만 아니었다면... 결국 8강 탈락

알제리 라마단 경기만 아니었으면...독일이 알제리와의 경기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힘겹게 2-1로 꺾었다. 이에 누리꾼들은 "라마단만 아니었으면 알제리가 이겼을텐데" "라마단 기간었는데 대단" "알제리 엄청 잘했네" 하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라마단 기간에 금식을 하기에 선수들이 제대로 기량을 발휘 할 수 없기 때문이다.프랑스는 브라질리아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데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폴 포그바의 결승골과 상대 자책골로 2-0으로 승리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각각 나이지리아와 알제리를 2-0, 2-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14.07.0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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