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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전술에서 유래한 축구 선수의 셔츠 번호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팀 스포츠 선수들의 셔츠에는 번호가 표시되어 있다. 이를 지칭하는 이름도 꽤 다양해, 셔츠 번호, 저지(jersey) 번호, 스쿼드(squad) 번호, 유니폼 번호 등으로 불린다. 번호가 붙게 된 계기는 유사한 셔츠를 입은 선수들을 쉽게 구분할 목적이었다. 하지만 식별하기 위해 설계된 번호는 정서적인 애착을 거쳐 자부심과 명예의 원천이 되었고 때로는 미신과 연관되었다. 일부 스포츠에서는 번호로 선수의 포지션을 나타냈다. 축구가 대표적인 예다.아울러 스포츠 산업의 발전과 함께 어떤 선수에게는 번호가 자체 브랜드로 발전했다. 포르투갈의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는 그의 이름 이니셜과 셔츠 번호를 따서 CR7을 만들었다. 잉글랜드 축구의 공식 경기에서 셔츠 번호의 첫 등장은 1933년 FA컵 결승전 에버튼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대결에서 나왔다. 관중, 심판, 미디어 담당자가 선수들을 잘 식별할 수 있도록 에버튼은 1~11번, 맨시티는 12~22번을 셔츠에 새겼다. 당시 에버튼에는 딕시 딘(Dixie Dean, 딘은 1927~28시즌 1부 리그에서 60골을 넣었다. 이 기록은 현재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이라는 전설적인 공격수가 있었는데, 9번이 그에게 배정됐다. 이후 잉글랜드에서 9번은 골잡이인 센터 포워드를 상징하게 된다. 1980년대와 90년대의 3-5-2와 4-4-2, 2000년대에 인기를 얻은 4-2-3-1대신 100여 년 전 축구에서는 2-3-5가 대세였다. 축구의 전술 역사상 최초의 포메이션이었던 2-3-5는 선수들 위치의 모양을 따서 피라미드라고 불렸다. 선수들의 포지션을 나타내는 셔츠 번호도 2-3-5 전술에서 영향을 받았다. 골키퍼는 1번을 달고,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 순으로 낮은 번호에서 높은 번호를 부여받게 된 것이다. 또한 교체 선수는 더 큰 번호를 달았다. 1993년 잉글랜드축구협회(The FA)는 선발 라인업에 1~11번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포기하고 지정된 스쿼드 넘버로 전환했다. 이러한 스쿼드 번호는 포지션에 따라 부여될 때도 있고, 선수 이름의 알파벳 순서나 선수가 선호하는 번호로 정해질 때도 있다.현재 국제축구연맹(FIFA)은 선수들이 1~99번 사이의 번호를 착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보통 숫자가 큰 번호를 단 선수는 신인이거나 팀 내 입지가 확실치 않은 경우다. 또한 스쿼드 번호가 높은 숫자에서 낮은 숫자로 변경될 경우는 해당 선수가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는 데뷔 시즌인 1998~99시즌 28번을 달았다가, 2년 후 17번으로 바뀌었다. 2004~05시즌 에밀 헤스키가 리버풀을 떠난 후 제라드는 헤스키의 번호인 8번을 꽤 차게 된다. 신인 때 부여받았던 스쿼드 번호를 끝까지 고집하는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첼시에서만 19시즌을 소화한 센터백 존 테리다. 테리는 26번으로 첼시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센터백의 넘버인 5~6번을 달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첼시에서 언제나 26번을 착용했다. 그런 테리도 국가대표팀에서는 6번을 달 수밖에 없었다.개인적인 이유로 특정 번호를 선호하는 선수들도 있다.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는 인터 밀란에서 신인 시절 스쿼드 번호 36~50번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그는 45번을 선택했는데, 4+5=9이고, 9는 전통적인 스트라이커의 번호였기 때문이다. 그는 45번을 달고 초반 4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는 행운을 누렸다. 그 후 발로텔리는 맨시티, 리버풀, AC밀란에서도 45번을 달고 뛰었다. 특정한 일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번호를 달고 경기하는 경우도 있다. 2008년 리버풀이 유럽 문화의 수도가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에버튼의 제임스 비티와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승인을 받고 특별한 번호를 달았다. 2006년 3월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비티와 제라드는 2008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들은 자신의 번호이자 한자리 숫자인 8이 아닌 두 자리 숫자 08번을 착용했다.과거와 달리 선수들의 스쿼드 번호는 더 이상 포지션에 따라 정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플레이메이커로서 10번이 안성맞춤이었던 지네딘 지단은 유벤투스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각각 21번과 5번을 착용했다. 그럼에도 특히 7~11번은 뛰어난 선수만이 달 수 있는 특별한 번호로 지금까지 남아있다. 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8.30 13:00
해외축구

한국축구 공-수 대표 손흥민 김민재, '별들의 전쟁' 출격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와 수비수가 나란히 ‘별들의 전쟁’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 나선다.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과 김민재(26·SSC나폴리)는 8일 새벽(한국시간)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 축구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토트넘의 손흥민과 나폴리의 김민재가 모두 첫 경기 선발 출전 라인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토트넘은 8일 오전 4시 영국 런던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마르세유(프랑스)와 D조 1차전을 치른다. 토트넘은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진출(준우승)했고, 다음 시즌에는 16강에 올랐다. 이후 이 무대와 멀어졌다가 이번에 돌아왔다. 손흥민은 2020년 3월 라이프치히와 16강전 이후 2년 6개월 만에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는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지만, 올 시즌 팀 전술 변화와 상대 집중 견제로 리그 6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아직 골 맛을 보지 못했다. 토트넘의 전술 변화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과도 관련이 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소화하기 위해 새 얼굴을 대거 영입, 두꺼운 선수층을 만들었다. 토트넘의 경기 성향도 매우 수비적으로 변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손흥민은 빠르고 자유롭지 못하다. 주특기인 침투에 의한 공격 장면도 자주 나오지 않는다. 다른 동료들에게 공간을 내준 채 활동 범위가 좁아졌다.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 공격 자원 히샤를리송과 자주 교체되고 있다. 올 시즌 토트넘의 공격은 해리 케인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손흥민은 상대적으로 수비적이고 보조적인 역할을 받았다. 이 때문에 손흥민의 개인 경기력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공격포인트(리그 6경기 도움 1개)를 많이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새 역할에 적응하고 있다. 직전 리그 경기였던 6라운드 풀럼전에서 손흥민은 공격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콘테 감독으로부터 “골만 없었을 뿐 완벽했다”는 찬사를 들었다. UEFA 홈페이지는 토트넘에 대해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던 게 옛날이야기로 느껴질 만큼 최근 경기력이 저조했다. 하지만 콘테 감독이 팀을 잘 구성해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르세유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앙 2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올 시즌 리그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실점이 3점(득점 13점)에 불과한 탄탄한 수비를 자랑한다.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공격진이 이러한 수비를 뚫어야 한다. 토트넘은 마르세유를 비롯해 스포르팅CP(포르투갈), 프랑크푸르트(독일)와 한 조다. 나폴리는 8일 오전 4시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서 리버풀(잉글랜드)과 A조 1차전을 치른다. 리그 5경기 동안 나폴리 주전 수비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김민재는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라치오전 직후 종아리에 붕대를 감고 있는 사진이 공개돼 ‘부상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리버풀전을 앞둔 나폴리의 훈련 사진에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꼽히는 리버풀을 첫 경기부터 상대하는 게 김민재에게는 큰 도전이다. 리버풀에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버질판 다이크가 있어서 직접적인 비교가 될 수 있다. 또한 리버풀의 세계적인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흐, 우루과이 출신의 신성 다르윈 누녜스 등을 김민재가 어떻게 막아낼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김민재는 중앙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세리에A 5경기에서 벌써 두 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영리한 몸싸움으로 자리를 선점해 헤딩 골을 터뜨리는 패턴이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김민재의 공격 옵션이 통할지 관심사다. 한편 나폴리 공격수 빅터 오시멘이 부상으로 결장할 가능성이 있어 승부의 변수가 될 수 있다. UEFA 홈페이지는 나폴리-리버풀전에 대해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최고 수준의 팀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에서 나폴리 원정에서 이긴 적이 없다(1무 1패)”고 전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리버풀이 앞서지만, 홈팬 응원이 열광적인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나폴리는 A조에서 리버풀, 아약스(네덜란드), 레인저스(스코틀랜드)와 경쟁한다. 이은경 기자 2022.09.07 06:57
프로축구

[IS 상암] '황의조·김영권 득점' 한국, 이집트 상대 전반 2-1 리드

‘벤투 호’가 6월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평가전 상대인 이집트를 맞아 전반을 리드한 채 마쳤다.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 평가전에서 황의조(보르도) 김영권(울산 현대)의 연속 헤딩 골로 전반을 2-1로 앞선 채 끝냈다. 대표팀은 상대 공격수 모하메드 무스타파에게 만회 골을 허용했다. 이날 이집트와 경기는 벤투 호가 6월에 치르는 A매치 4연전의 마지막 평가전이다. 앞서 대표팀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대결할 우루과이를 대비하기 위해 ‘모의고사’를 치러왔다. 2일 브라질(1-5 패) 6일 칠레(2-0 승) 10일 파라과이(2-2 무)와 차례로 친선경기를 벌였다. 가나를 대비해 세네갈, 카메룬 등과 평가전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이집트는 FIFA 랭킹 32위다. 한국은 29위. 한국은 상대 전적에서 이집트와 17전 5승 7무 5패로 팽팽했다. 한국의 마지막 승리는 2001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거둔 2-1 승리였다. 이날 이집트는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골로 손흥민(토트넘)과 공동 득점왕에 오른 모하메드 살라흐(리버풀) 등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황의조(보르도)와 함께 최전방에 투톱으로 배치, 공격적으로 나섰다. 미드필더로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백승호(전북 현대) 권창훈(김천 상무) 고승범(김천 상무)이 선발 출격했고, 수비 라인에는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현대) 권경원(감바오사카) 김태환(울산)이 배치됐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꼈다. 한국은 전반 16분 첫 슈팅을 선제골로 연결하며 분위기를 잡았다. 볼배급이 원활하지 않자 하프라인 오른쪽까지 내려와 공을 받은 손흥민이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의 김진수를 보고 롱패스를 건넸다. 김진수는 바로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황의조가 헤딩으로 이집트 골문에 꽂아 넣었다. 황의조의 A매치 16호 골. 추가 골은 6분 만에 나왔다. 전반 22분 손흥민이 상대 오른쪽에서 차올린 코너킥을 황의조가 골 지역 오른쪽에서 머리로 각도를 틀며 흘려주자 공격에 가담했던 중앙수비수 김영권이 골문 왼쪽에서 몸을 날려 머리로 받아 넣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38분 수비 우위에도 불구하고 상대 최전방 공격수 무스타파 무함마드에게 슛 기회를 내주고 실점하며 전반을 끝마쳤다. 상암=김영서 기자 2022.06.14 21:05
축구

EPL 주말 개막…토트넘은 ‘손흥민 팀’ 일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가 14일(한국시각) 개막한다. 토트넘 손흥민(29)도 예열을 마쳤다. 토트넘은 16일 새벽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 2021~22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 22골 17도움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손흥민의 시즌 준비는 완벽하다. 프리시즌 4경기에서 3골 4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맨시티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다. 승리를 약속할 수 없지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약속은 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조세 모리뉴 감독과 결별한 뒤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47) 감독을 영입했다. 그는 3백을 바탕으로 단단한 수비를 펼친 뒤 역습을 노린다.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손흥민이 전술의 중심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한 방을 노리는 산투 감독이 손흥민의 수비 가담을 줄이고 공격에 집중하게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해리 케인 없이 치른 토트넘의 프리시즌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손흥민은 주 포지션인 왼쪽 윙어가 아닌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첼시전에서 자주 고립됐지만, 아스널전에선 유효 슈팅 5개를 날리며 골까지 넣었다. 맨시티 이적설이 있는 케인의 거취는 이적시장 마감(현지시각 8월 31일)까지 알 수 없다. 케인이 이적한다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장사꾼이다. 새 구장을 짓느라 대출을 많이 받았다. 케인의 이적료를 최대한 얻어낼 것”이라고 봤다. 올 시즌 토트넘의 전력은 지난 시즌(7위)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빅4’로 불리는 맨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리버풀, 첼시에 대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토트넘을 6위로 예상한 영국 BBC는 “케인이 떠난다면 큰 타격이다. 손흥민 등 월드클래스 등이 남았지만 케인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앙수비수가 약점이었던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데려왔다. 한준희 위원은 “케인 이적료가 생긴다면 더 많은 선수를 데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네 시즌 동안 세 번이나 우승한 맨시티는 이번에도 우승 후보 1순위다. 역대 최고 이적료인 1억 파운드(1600억원)를 들여 잭 그릴리쉬를 데려왔다. 지난 시즌 3위였던 리버풀은 2년 만의 챔피언에 재도전한다. 지난 시즌 세계 최고의 센터백 버질 판다이크가 부상을 당해 리버풀의 손실이 컸다. 장지현 위원은 "부상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복귀한 선수들이 제 기량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맨시티를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리그 4위,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첼시도 만만치 않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인터밀란(이탈리아)에서 23골을 터트린 로멜루 루카쿠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2위 맨유는 지난해 도르트문트(독일)에서 16골 19도움을 기록한 제이든 산초를 데려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1.08.13 07:53
축구

토트넘 이러다 60년 만에 우승하는 거 아닌가

토트넘 홋스퍼가 이러다 60년 만에 우승하는 건 아닐까. 토트넘은 8일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웨스트브로미치앨비언(WBA)을 1-0으로 꺾었다. 5승2무1패(승점 17)의 토트넘은 경기 직후 리그 1위로 올라섰다. 토트넘이 리그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린 건 2014년 이후 6년 만이다. 2시간 뒤 레스터시티가 1위가 되면서 토트넘은 2위로 내려왔다. 최근 두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의 ‘2강 구도’였다. 올 시즌 구도가 바뀌었다. 1위(레스터시티)부터 10위(맨시티)까지 승점 차가 6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토트넘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토트넘의 리그 우승은 1961년이 마지막이다. 최근 최고 성적은 2016~17시즌 2위다. 개막전에서 에버턴에 일격을 당한 토트넘은 그 후 7경기 연속 무패다. 최근 번리(1-0 승), 브라이튼(2-1 승)을 상대로 어떻게든 이기더니, WBA도 후반 43분 해리 케인의 막판 골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최근 4경기 연속 무득점이지만, 리그에서 8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20개 팀 중 토트넘은 팀 득점 2위(19골)다. 최근 영입한 수비형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헌신적이고, 양쪽 풀백 세르히오 레길론과 맷 도허티도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다만 WBA전에서 처음 동반 선발출장한 ‘KBS(케인-베일-손흥민) 라인’ 완성도가 아직 미흡하다. 최소 실점(9실점) 팀이지만, 중앙수비수인 에릭 다이어와 토비알더베이럴트도 불안할 때가 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리그 1위가 수시로 바뀌는 등 순위가 요동친다. 코로나19로 프리시즌 준비 기간이 짧았다. 그 여파로 부상자도 많다. 누구든 우승이 가능한 대혼돈 시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위원은 “토트넘도 우승 가능성이 있다. 변수가 많은 시즌 초반, 모리뉴 감독 승부수가 주효한 적이 많다. 이적생 영입으로 지난 시즌보다 좋아졌다. 다만, 경쟁팀의 로테이션 멤버와 비교할 때 중장기적으로 선수층과 파괴력이 떨어진다. 빡빡한 일정을 넘어 내년 2월까지 성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22일 맨시티, 30일 첼시, 다음 달 6일 아스널, 17일 리버풀 등, 강팀과 대결을 줄줄이 앞뒀다. 우승으로 가는 중요한 시험대다. 케인은 “우리는 우승 할 수 있는 스쿼드다. 지난 4~5년간 고비를 넘지 못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한 팀이 독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리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는 가장 어려운 리그다. 시즌을 잘 보내고도 챔피언이 되지 못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할 거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어디에 위치했는지 보자”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1.0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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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가장 성공적인 '센터백 이적' TOP 10

"공격이 강한 팀은 팬을 얻지만, 수비가 강한 팀은 우승을 얻는다." 축구에서 진리와 같은 말이다. 수비수의 역할과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수비수가 공격수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를 가진 팀이 세계 최고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미국의 ESPN이 최근 흥미로운 기사를 썼다. 2000년 이후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중앙수비수 이적 순위 '톱 10'을 소개했다. 뛰어난 수비수 한 명이 팀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 느낄 수 있는 분석이었다. ◇10위 디에고 고딘 우루과이 '통곡의 벽' 디에고 고딘은 2010년 바야레알(스페인)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800만 유로(112억원). 고딘이 합류하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거짓말처럼 유럽의 강호로 변모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에서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양강구도를 파괴했다. 아틀레티코는 2013~14시즌 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또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1회 우승 등 고딘은 8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준우승을 2번 기록하며 유럽 무대를 흔들었다. ◇9위 솔 캠벨 압도적인 피지컬을 앞세운 솔 캠벨은 '북런던의 괴물'로 불렸다. 그가 2001년 토트넘(잉글랜드)에서 아스널(잉글랜드)로 이적한 건 가장 성공적인 동시에 가장 논쟁적인 일이었다. 런던을 연고로 하는 라이벌팀으로 옮겼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중앙수비수가 합류한 아스널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캠벨은 아스널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2회와 FA컵 우승 2회를 기록했다. 그중 2003~04시즌은 역사 그 자체다. 아스널은 26승12무로 '무패 우승'을 일궈냈다. ◇8위 버질 반 다이크 버질 반 다이크는 현존하는 최고의 중앙수비수로 꼽힌다. 그는 2018년 사우샘프턴(잉글랜드)에서 리버풀(잉글랜드)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8500만 유로(1196억원). 최고의 수비수가 오자 리버풀은 최고의 팀이 됐다. 지난 시즌 UCL 정상에 섰고, 올 시즌에는 30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올랐다. 리버풀의 한을 풀어준 반 다이크는 최고의 수비수를 넘어 최고의 선수로 올라서고 있다. 2019년 UEFA 올해의 선수로 등극했고, 발롱도르에서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에 간발의 차로 뒤진 2위를 차지했다. ◇7위 빈센트 콤파니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캡틴'으로 평가받는 선수는 빈센트 콤파니다. 그는 2008년 함부르크(독일)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다. 맨체스터 시티는 850만 유로(119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수비력과 투지 그리고 리더십까지 가진 콤파니가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리그 판도를 뒤집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로 상징되었던 프리미어리그를 맨체스터 시티의 시대로 바꿨다. 콤파니는 리그 우승 4회 등 총 12개의 우승 트로피를 맨체스터 시티에 선물했다. ◇6위 네마냐 비디치 2000년대 중·후반 유럽 공격수들이 가장 두려워한 선수는 단연 네마냐 비디치였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이다. 비디치가 2006년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러시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때의 이적료는 1050만 유로(147억원). 그는 리그 우승 5회, UCL 우승 1회 등 총 15번 우승을 차지했다. 독보적인 피지컬을 가진 파이터인 그는 거침없는 수비로 상대를 쓰러뜨렸다. 세르비아 '통곡의 벽'이라 불린 이유다. 한국 팬들은 그를 '벽디치'라고 불렀다. 특히 리오 퍼디낸드와 발을 맞춘 센터백 조합은 가히 세계 최고의 벽이었다. ◇5위 리오 퍼디낸드 비디치와 함께 퍼디낸드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02년 리즈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4600만 유로(647억원)의 높은 이적료를 기록했다. 퍼디낸드 없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는 그만큼 상징적인 수비수였다. 수비력과 함께 빠른 발도 가진 퍼디낸드는 상대 공격수에 틈을 보이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만 455경기에 뛰었고, 14회 우승컵을 품었다. 반 다이크와 비디치 중 누가 더 뛰어나느냐는 질문에 퍼디낸드는 "반 다이크는 최고지만, 내 선택은 비디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4위 라파엘 바란 라파엘 바란은 27세의 젊은 나이에 모든 것을 다 가진 중앙수비수다. 그는 2011년 1000만 유로(140억원)의 이적료로 랑스(프랑스)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압도적인 피지컬과 스피드뿐 아니라, 정교한 발기술까지 보유한 그는 레알 마드리드 주전을 꿰차며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성장했다. 라리가 우승 3회를 차지했고, UCL 3연패를 포함해 4회 우승을 달성했다. 또 프랑스 대표팀 소속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까지 경험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로 남을 게 확실하다. ◇3위 지오르지오 키엘리니 지오르지오 키엘리니는 이탈리아 수비를 상징하는 선수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들이 즐비한 이탈리아에서 1등 수비수로 군림했다. 그는 2005년 리보르노 칼초(이탈리아)에서 유벤투스(이탈리아)로 이적했다. 이적료는 770만 유로(108억원)이었다. 키엘리니는 세계적인 명장 중 하나로 꼽히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 지도 아래 월드 클래스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는 세리에A 9회 우승 등 총 18회 우승을 차지했다. 실력과 함께 인성과 리더십도 갖추고 있어 '수비의 정석'이라 불린다. ◇2위 세르히오 라모스 레알 마드리드의 '살아있는 전설'은 단연 세르히오 라모스다. 전설의 시작은 2005년. 그는 2700만 유로(38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세비야(스페인)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동했다. 이후 650경기에 출전했고, 22개의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라모스는 수비력도 갖췄지만, 골도 잘 넣는다. '수트라이커'의 표본이다. 특히 UCL 결승 등 결정적인 순간에 '골 본능'을 과시했다. 상대 선수를 도발하고, 거침없이 달려들어 상대 팀 팬들에게는 악명이 자자하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팬들에게는 최고의 영웅이다. 라모스는 현재 레알 마드리드 경기 출전 수 역대 4위에 랭크됐다. ◇1위 헤라르드 피케 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연 중앙수비수는 단연 헤라르드 피케다. 그는 200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다. 그가 합류하자 황금기가 열렸다. 2008~09시즌 바르셀로나는 전대미문의 6관왕을 달성했다. 2014~15시즌 유럽 최초로 두 번째 트레블(리그·FA컵·UCL 동시 우승)을 일궈냈다. 피케는 바르셀로나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로 꼽힌다. 총 543경기에 출전해 29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피케가 가장 성공적인 중앙수비수 이적 1위로 꼽힌 이유는 바로 이적료다. 그의 이적료는 500만 유로(70억원). 바르셀로나는 헐값에 세계 최고의 수비수를 얻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2020.09.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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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치오·에인트호번·에버턴·라이프치히도 김민재에 러브콜

유럽 축구 여름 이적 시장이 문을 열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민재(24·베이징 궈안)에 쏠린 관심이 뜨겁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4일 “이탈리아 세리에A(1부 리그) 라치오가 김민재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 김민재는 2017년부터 한국 대표팀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 중이다. ‘아시아의 버질 판 다이크(리버풀)’로 불린다”고 보도했다. 라치오가 김민재에 관심을 갖는 건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었기 때문이다. 수비수 보강이 필요한 상황에서 토트넘 이적설 등이 나온 김민재가 눈에 띈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김민재와 비교할 만한 선수를 꼽는다면 세리에 A 볼로냐의 일본인 수비수 도미야쓰 다케히로(22)다. 이승우(22)의 소속팀(벨기에 신트트라위던)에서 뛰었던 도미야쓰는 지난해 여름 이적료 900만 유로(126억원)에 이적했다. 도미야쓰는 한 시즌 만에 다시 이적 시장에 등장했는데, AS로마(이탈리아), 웨스트햄(잉글랜드), 바이어 레버쿠젠(독일) 등이 관심을 보인다. 볼로냐가 정한 이적료는 2500만 유로(350억원)다. 김민재는 A매치 30경기에 출전했다. 18경기인 도미야쓰에 앞선다. 키 1m90㎝로 도미야쓰(1m88㎝)보다 크다. 스피드와 빌드업(후방부터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 능력도 뛰어나다. 반면 예상 이적료가 1500만 유로(210억원)로, 도미야쓰보다 한참 낮다. 김민재가 ‘저비용 고효율’ 수비수로 주목받는 이유다. 라치오만 김민재를 노리는 게 아니다.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도 최근 베이징에 이적료 1500만 유로를 제시하고 답변을 기다린다. 베이징 사령탑 시절 김민재를 영입했던 로저 슈미트(53·독일) 감독이 올 초 에인트호번 지휘봉을 잡으면서 다시 한번 영입에 나섰다. 에버턴(잉글랜드), 라이프치히(독일)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에라도 김민재를 데려갈 것 같던 토트넘(잉글랜드)은 협상을 멈추고 관망하는 중이다. 토트넘은 당초 김민재 영입을 위한 이적료로 1200만 유로(170억원)를 책정했는데, 김민재의 시장가치가 올라 부담스러워 한다. 토트넘은 김민재 영입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인테르 밀란(이탈리아) 중앙수비수 밀란 슈크리니아르(25·슬로바키아)와 접촉에 나섰다. 베이징은 김민재와 관련해 묵묵부답이다. 당장 내보낼 계획이 없어서다. 베이징은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1부) 우승이 목표인데, 이를 위해 김민재가 꼭 필요한 처지다. 김민재의 유럽행 가능 여부 등은 중국의 정규시즌(최종일 9월 28일)이 끝나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슈퍼리그는 16개 팀을 2개 조로 나눠 쑤저우와 다롄에서 정규리그(팀당 14경기)를 진행한다. 최종 순위는 토너먼트로 가린다. 베이징 구단 사정에 밝은 축구계 한 관계자는 “베이징에 우승 가능성이 있는 한 김민재 이적 논의는 진척되지 않을 것”이라고 구단 분위기를 전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0.08.0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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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미끼로 ‘대어’ 김민재 낚는다

유럽 축구 여름 이적 시장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중앙수비수 김민재(23·베이징 궈안)가 상한가를 달린다. 주요 리그 명문 클럽이 앞다퉈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중에는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도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28)을 앞세워 영입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미러는 “토트넘이 한국인 수비수 김민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축구대표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손흥민을 연결고리 삼아 협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22일 보도했다. 토트넘이 김민재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베테랑 센터백 얀 베르통언(33·벨기에)이 올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주전 중앙수비수 토비 알데르베이럴트(31·벨기에)의 파트너를 찾는 게 급선무다. 다빈손 산체스(26·콜롬비아), 에릭 다이어(26·잉글랜드) 등 대체선수가 있지만, 둘 다 기복이 심하다. 김민재는 센터백에게 필요한 장점을 두루 갖췄다. 서정원(50) 전 수원 삼성 감독은 “센터백은 안정적인 수비력에 더해 ▶체격 ▶스피드 ▶볼 컨트롤 ▶투쟁심 ▶리더십 등 장점을 추가할수록 몸값이 뛴다. 김민재는 유럽 선수 못지않은 체격조건(1m90㎝·88㎏)에 빠른 발과 후방 빌드업 능력, 공격 가담 역량까지 갖춘 흔치 않은 수비수다. 올해 23살인데, 이미 월드컵 본선(2018년 러시아)을 경험했다. A매치도 30경기(3골)나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현지의 평가도 비슷하다. 영국 온라인 매체 HITC는 “베르통언의 빈자리를 놓고 고심 중인 조세 모리뉴(57·포르투갈) 토트넘 감독에게 김민재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해리 매과이어(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비슷한 유형의 센터백이다. 피지컬이 돋보이고 볼 운반 능력이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소속팀 베이징은 김민재 이적료를 1350만 파운드(203억원)로 책정했다. 스페인 매체 피챠헤스는 “한국판 버질 판 다이크(29·리버풀)로 불리는 김민재는 지난해 소속팀 베이징에서 세드릭 바캄부(29·프랑스), 호나탄 비에라(31·스페인), 헤나투 아우구스투(32·브라질) 등 월드클래스 동료를 제치고 주전으로 뛰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장래가 밝은 선수가 기량보다 저렴한 몸값에 이적시장에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민재 이적료가 높지 않은 건 토트넘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홈구장인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6억3700만 파운드(9700억원)의 큰 빚을 졌다. 이적 시장에서 거액을 베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종 수입도 급감했다. 토트넘이 당면한 문제는 김민재가 저비용 고효율 선수인 만큼 눈독을 들이는 팀이 많다는 점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김민재에 관심을 보이는 클럽은 토트넘 외에도 에버턴, 사우샘프턴, 왓포드, 아스널(이상 잉글랜드), 라치오(이탈리아), 에인트호번(네덜란드), 라이프치히(독일), 포르투(포르투갈) 등 유럽 주요 리그 9개 팀이다. 토트넘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은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겸 에이스 손흥민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다.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 손흥민이 적극적으로 설득에 나설 경우 김민재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재로서도 소속팀에서 손흥민과 호흡을 맞추면 낯선 무대에 한결 빨리 적응할 수 있다. 토트넘이 과거 이영표가 몸담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은 점도 플러스 요소라는 평가다. 서정원 전 감독은 “김민재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독일, 스웨덴, 멕시코 등 강팀의 수준 높은 공격수를 상대하며 국제무대 검증을 마쳤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도 해결했다. 유럽 진출을 통해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성장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0.06.2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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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강등 위기 왓포드한테 한 방 먹었다

‘지는 법을 잊었다’던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이 끝내 쓰러졌다. 상대는 리그 하위권을 전전하던 ‘말벌군단’ 왓포드였다. 말벌의 독침에 찔려 주저앉았다. 각종 기록 수립 행진도 막을 내렸다. 리버풀은 1일(한국시각) 영국 왓포드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왓포드에 0-3으로 완패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리버풀은 후반에만 세 골을 내줬다. 후반 9, 15분 왓포드 공격수 이스마일라 사르(22·세네갈)에게 연속 실점했고, 후반 27분 트로이 디니(22)에게 한 골을 더 내줬다. 모하메드 살라(28·이집트)-호베르투 피르미누(29·브라질)-사디오 마네(28·세네갈)의 리버풀 공격진, 이른바 ‘마누라 트리오’가 모두 나서고도 무득점에 그쳐 패배의 뒷맛은 더욱 썼다. 이날 패배로 리버풀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공들여 쌓아 올리던 각종 기록은 와르르 무너졌다. 개막 후 27경기 연속 무패(26승1무), 최근 18연승,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44경기 무패(39승5무) 행진이 ‘올 스톱’됐다. 아스널이 2004년 작성했던 시즌 무패 우승(26승12무)과 최다 연속 무패(49경기) 기록은 추월을 눈앞에 두고 멈춰섰다. 희비를 가른 건 집중력 차이였다. 시즌 조기 우승을 눈앞에 둔 리버풀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웠다. 눈에 띄는 실수도 잦았다. 반면, 강등권에서 생존 경쟁 중인 왓포드는 선수들 눈빛이 날카로웠다. 왓포드는 올 시즌 한 번도 지지 않은 팀을 상대하면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공 점유율은 71%대 29%로 리버풀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하지만 슈팅은 14 대 7로 왓포드가 앞섰다. 리버풀의 세 차례 실점 장면 모두에서 수비진 실수가 두드러졌다. 첫 실점에선 왓포드 아담 마시나(26·이탈리아)의 스로인이 압둘라예 두쿠레(27·프랑스)를 거쳐 사르의 슈팅으로 연결됐다. 이 과정에서 리버풀 선수 다섯 명이 패스 루트 주변에 있었는데도, 누구 하나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두 번째 실점 장면도 비슷했다. 왓포드 윌 휴즈(25)가 발뒤꿈치로 패스한 공이 오른쪽 터치라인을 타고 흘렀다. 리버풀 선수들은 이를 그저 지켜봤다. 디니가 공을 잡아 바로 최전방에 찔러줬고, 사르가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추가골로 연결했다. ‘골리앗’ 리버풀의 약점을 파고든 왓포드의 전략도 돋보였다. 경기 내내 최전방 공격수 디니가 리버풀 중앙수비수 데얀 로브렌(31·크로아티아)을 자극해 거친 몸싸움을 유도했다. 로브렌의 실수를 유발해 슈팅 기회를 만들려는 의도였다. 경기 후 디니는 “부상으로 빠진 리버풀 주전 센터백 조 고메즈(24) 대신 출전한 로브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작전을 짰다. 로브렌을 폄하하고 싶진 않지만, 파트너이자 월드클래스 수비수 버질 판 다이크(29·네덜란드)보다는 수월했다”고 말했다. 위르겐 클롭(53·독일) 리버풀 감독도 완패를 시인했다. 그는 “누구나 진다. 패배를 기다린 건 아니지만, 분명 언젠가 일어날 일이다. 기록 도전은 끝났고, 우리는 이제부터 비로소 우리 축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처럼 리버풀이 털고 일어설지는 미지수다. 근래 리버풀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달 16일 노리치시티를 상대로 고전한 끝에 1-0으로 이겼다. ‘경고음’의 시작이었다. 사흘 뒤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에 0-1로 졌다. 지난달 25일 정규리그 웨스트햄전에서는 5골 난타전 끝에 3-2로 간신히 이겼다. 향후 일정도 리버풀에 불리하다. 5일 첼시와 FA(축구협회)컵 맞대결을 시작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12일), 지역 라이벌 에버턴과 ‘머지사이드 더비’(17일)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정규리그 우승의 9부 능선을 일찌감치 넘은 리버풀에게 더 중요한 과제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제패"라면서 "무패 우승 등 대기록 도전에 실패한 게 리버풀 선수들에게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지지 않는 팀’ 이미지를 잃은 건 반갑지 않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0.03.0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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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판 다이크 꿈꾸는 정태욱 "환호받는 태클이 골보다 더 짜릿하다"

"홈 팬들이 제 플레이를 보며 열광할 수 있게 막고 태클하고, 기회가 오면 골까지 넣겠습니다. '달구벌 판 다이크'로 불리는 날이 오도록 할 거예요."프로축구 대구 FC 수비수 정태욱(22)은 오랜만에 웃었다. 정태욱은 지난 8일 대구 포레스트 아레나(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5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홈경기에서 팀 승리를 확정하는 쐐기골을 박았다. 1-0으로 앞서던 후반 8분 강윤구의 코너킥을 194cm의 정태욱이 훌쩍 날아올라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멜버른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 낸 볼이 재차 그의 앞에 떨어지자 오른발슛으로 침착하게 골 망을 갈랐다. 프로 1호 골. 기세가 오른 대구는 김대원(후반 35분) 정선호(후반 38분)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4-0 대승을 거뒀다. 경기 전까지 조 3위였던 대구는 이날 승리로 승점 9점을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섰다. 대구는 오는 22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승점 7)와 조별리그 최종 6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각 조 1·2위가 진출하는 16강에 오른다. 같은 조 1위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승점 12)는 16강을 조기 예약했다. 이튿날인 9일 대구 삼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정태욱은 "평소 훈련에서 자주 연습했던 약속된 플레이였다. 경기 전 안드레 감독님이 (강)윤구 형에게 코너킥 상황에서 내 머리를 겨냥하라고 하셨는데, 운 좋게도 실제로 골을 넣을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라면서 "마침 어머니께서 경기를 보러 오셨는데, 어버이날을 맞아 좋은 선물해 드릴 수 있어서 뿌듯했다. 윤구 형과 감독님에게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령대별 대표팀을 거치며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차세대 중앙수비수로 꼽히던 정태욱은 프로 데뷔 시즌인 작년까지만 해도 '미운 오리'였다. 제주 유스 출신인 그는 구단의 대대적 홍보 속에 제주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라운드에 서는 날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의 2018년 기록은 리그 5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그마저 대부분 교체 투입이었다. 제공권은 좋지만 발이 느려 팀 전술에 맞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정태욱은 "기대를 많이 했던 만큼 실망도 컸다"면서도 "몸이 안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시간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태욱은 하루에도 두세 차례 웨이트트레이닝장으로 향해 근육량을 늘렸다. 저녁 시간에는 서귀포 시내를 뛰며 지구력을 키웠다. 스피드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 작은 보폭으로 뛰며 속도를 끌어올리는 연습을 했다. 꾸준한 노력 덕분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대구에서 그는 백조로 거듭났다. 조광래 대구 대표는 늘 준비된 자세로 기다리던 정태욱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조 대표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스승인 김학범 감독에게 정태욱에 대해 물어봤더니 '정말 좋은 선수다. 스피드도 갖춘 선수라서 잘 성장하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라면서 "김 감독의 얘기를 듣고 딱 우리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생각이 들어서 곧바로 영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대구는 올해 1월 정우재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통해 정태욱을 데려왔다.AFC 챔피언스리그와 정규 리그 그리고 FA컵까지 병행하는 대구에서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지난달 17일 수원 FC와 FA컵 32강전에서 첫 출전 기회를 얻은 정태욱은 이후부터 주전 수비수 자리를 꿰찼다. 리그 경기만 벌써 네 차례 뛰었다. 정태욱은 "작년에 경기를 거의 못 뛰어서 대구에선 기회가 오면 반드시 잡겠다고 다짐했다"라면서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첫 경기에서 실수 없이 뛴 덕분이다. 제주에서 보낸 1년이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정태욱은 평소에는 상대 공격수를 막는 게 임무다. 하지만 세트피스나 팀이 뒤지는 상황에서는 공격수 같은 역할을 한다. 장신에서 나오는 가공할 제공권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또래보다 키(166cm)가 컸던 안양초 6학년 때부터 헤딩 연습을 꾸준히 해 온 그는 헤딩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당당한 체격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았다. 스키선수 출신 아버지 정연호(54)씨는 184cm,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어머니 황청윤(50)씨는 172cm다.대구에서도 헤딩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정태욱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코칭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크로스 상황에서 헤딩골을 넣는 연습을 4세트(세트당 8회) 마친 뒤에야 샤워장으로 향한다. 올 시즌만 해도 수원 FC와 FA컵 그리고 지난달 23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등 두 차례나 최전방에 섰다. 멜버른을 상대로는 프로 데뷔골까지 넣으며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의 면모를 과시했다. 정태욱은 "올 시즌 타점이 더 높아지고 정확해졌다"라면서 "수비수라서 그런지 골을 넣으면 무척 짜릿하다. 나도 모르는 킬러 본능이 잠재돼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정태욱의 롤모델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비수로 꼽히는 버질 판 다이크(리버풀)다. 193cm에 92kg인 판 다이크와 체격은 물론이고 골 감각까지 닮았다. 그는 매일 판 다이크의 경기 영상을 보며 공부한다고 했다. 정태욱은 "아직은 멀었다. 하지만 영상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라면서 "득점력은 물론이고 탄탄한 수비력까지 빼놓지 않고 눈에 담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나도 대구의 판 다이크로 불리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정태욱은 팀의 간판스타 김대원·정승원과 1997년생 동갑내기다. 그는 "시즌 초반 승원이와 대원이가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부러웠다"면서도 "동시에 큰 자극이 됐다. 서로 힘이 되는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그라운드 밖 정태욱은 평범한 20대다. 쉴 때는 극장을 찾아 어벤져스 시리즈를 보고, PC방에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긴다. 탕수육은 최고의 힐링 푸드. 그는 이광수와 박보영의 광팬이기도 하다. 두 배우가 나온 영화와 프로그램은 모두 챙겨 보는 편이다. 꿈은 태극마크를 다는 것. 정태욱은 "팀에서 꾸준히 좋은 활약을 하다 보면 언젠가 (손)흥민이 형과 함께 뛰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날카로운 태클'과 '멋진 골' 중 어느 쪽이 떠 짜릿하냐고 물었다. 답은 간단했다."수비수는 태클이죠. 아무리 멋진 골도 완벽한 태클에 비할 순 없어요. 팬들이 제 태클을 보고 환호해 주실 때 살아 있다는 걸 느끼거든요. 그렇다고 골을 포기하는 건 아니고요.(웃음)" 대구=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9.05.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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