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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도전자' 김태형 감독 "젊은 선수 경쟁, 보람 있고 흥미롭다"

김태형(54) 감독은 두산 선수단의 저력을 믿는다. 두산은 1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2021 1차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2년 만에 '도전자' 입장에서 맞이하는 캠프다. 2019시즌 통합 챔피언 두산은 2020 정규시즌에서 3위로 떨어졌다. 포스트시즌에서 분전하며 6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성공했지만, NC에 2승4패로 밀리며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2021 스토브리그에서 내부 자유계약선수(FA) 김재호, 허경민, 정수빈을 잡았지만 장타력이 좋은 야수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K)에 내주며 지난해보다는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태형 감독은 오히려 기대감이 크다. 기회가 생긴 젊은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더 건강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도 정상을 바라본다. 김태형 감독은 "이 시기에 순위를 딱 정하진 않지만, 마음속 목표는 항상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2021시즌을 시작한 김태형 두산 감독과의 일문일답. - 국내에서 진행되는 캠프다. "나도 걸프전(1990년)으로 해외 훈련을 하지 못했던 데뷔 2년 차 캠프를 제외하면 처음 겪는 일이다. 날씨는 염려된다. 그러나 베어스파크 실내 훈련장 시설이 잘 갖춰 있어서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선수들도 몸을 잘 만들어왔다." - 실외 훈련은 날씨 영향을 받는다. "실외 운동장에서는 캠프 초반에 훈련을 진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야수보다는 투수 컨디션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예년보다 훈련 일정을 늦추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러나 개막 전까지 충분히 많은 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 - 최주환, 오재일이 이적하며 중심 타선 공백이 생겼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김재환, 박건우가 중심 타선을 맡아줘야 할 것 같다. FA는 늘 그렇듯, 갈 선수는 가고 남는 선수는 남는다. 감독은 현재 있는 선수로 팀을 이끌 구상을 한다. 공백이 생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젊은 선수들이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그 과정을 보는 것은 매우 보람 있고 흥미로운 일이다. '어떤 얼굴이 나올까', '얼마나 잘해줄까'하는 기대감이 크다." - 선발진 구상은. "이용찬과 유희관의 잔류 여부가 아직 결정 나지 않았다. 선발 가능성이 있는 투수들은 모두 선발로 나설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지난해 마무리투수 나선) 이영하도 우선 선발로 준비한다. 지난해 두각을 드러낸 김민규, 박종기뿐 아니라 불펜 자원인 함덕주와 홍건희도 마찬가지다. 장원준도 몸을 잘 만든 것 같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시범경기를 치르고 개막이 다가오면 보직을 결정할 생각이다." - 오재원이 다시 주장을 맡았다. "허경민, 박건우 등 1990년생 선수들이 할 수도 있었지만 오재원이 1년 더 주장을 맡고, 다음 세대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내가 오재원에게 요청했고, 선수도 '더 교감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꼽는다면. "기존 주전 선수들은 알아서 몸 관리를 잘할 것이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은 부상이 우려된다. 날씨가 안 좋기 때문에 오히려 더 오버 페이스를 할 수도 있다. 주장, 수석 코치에게 이런 점을 경계하라는 당부를 하겠다." - 다시 도전자로 시즌을 맞이한다. 개인 소회는. "감독은 선수들을 지켜보고 끊임없이 구상하는 자리다. 스프링캠프 시점에 목표 순위를 딱 정하진 않는다. 그러나 두산은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른 팀이다. 마음속으로는 당연히 높은 목표를 잡고 있다." 이천=안희수 기자 2021.02.0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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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려운 유희관의 미래 가치 평가

유희관(35)은 가치 평가가 매우 어려운 투수다. 두산도 골치가 아프다. 두산은 내부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유희관과 협상 중이다. 11일에도 만남을 가졌지만 구단과 에이전트 모두 눈치 싸움 중이다. 영입을 원하는 다른 구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칼자루는 구단이 쥐고 있다. 그러나 쉬운 협상도 아니다. 일단 미래 가치 측정이 어렵다. 유희관은 최근 8시즌(2013~2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39년 KBO리그 역사에서 4명밖에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이 기간 97승(62패)을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4.42를 기록했다. 2021시즌도 10승 이상 기대할 수 있는 선발투수다. 노쇠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 2020시즌도 10승(11패)은 거뒀지만, 평균자책점(5.02)은 기대에 못 미쳤다. 왼쪽 발목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다. 풀타임 선발로 나선 이후 가장 적은 등판 횟수(27번)와 이닝(136⅓이닝)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희관은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이 아니다. 빠른 공의 평균 구속이 시속 130㎞대 초반에 불과하다. 정확한 제구력과 탁월한 수 싸움이 무기다. 나이가 들면 근력 저하가 우려되는데,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 유희관은 스트라이크존, 공인구 반발 계수 등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있을 때마다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다. 그리곤 보란 듯이 10승 이상 거뒀다. 2018시즌엔 6점대(6.70)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리그 타자들이 그의 느린 공에 적응을 마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인터뷰까지 피하며 절치부심한 2019시즌, 유희관은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두산은 지난해 김민규·박종기·최원준 등 젊은 투수들이 선발투수로 안착할 수 있음을 선보였다. 세대교체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나 2019시즌 17승을 거둔 이영하조차 풀타임 선발 2년 차였던 2020시즌에 고전했고,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옮겼다. 두산 선발진은 여전히 불안 요소가 있다. 유희관은 경험이 풍부한 선발투수다. 유희관은 지난 8시즌(2013~20년) 동안 두산 소속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1330⅓)을 소화했다. 포스트시즌 팀 기여도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정규시즌에는 두산의 상위권 수성을 이끈 1등 공신이다. 3시즌(2018~20년)투수조 조장이자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투수에게 다년 계약을 안기긴 어렵다. 오버페이도 어렵다. 그러나 여전히 마운드 핵심 전력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유희관을 홀대할 수도 없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는 협상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안희수 기자 2021.01.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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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건 득세' 두산 마운드, 다채로운 경쟁 예고

지난해 두산 마운드의 밑그림은 충실했다. 선발 투수 5명과 마무리 투수를 정해놓고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올해는 예측불허다. 젊은 투수들의 등장으로 두산 마운드가 재편되고 있다. 지난 2016년 두산의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은 모두 15승 이상을 기록했다. 두산은 '판타스틱4'로 불린 선발진을 앞세워 그해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유희관은 2017~20시즌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장원준이 주춤한 2018시즌에는 이영하가 공백을 메웠다. 최근 2년(2019~20시즌) 동안 두산에서는 5선발 경쟁도 없었다. 외국인 투수 2명과 유희관·이용찬·이영하가 개막 로테이션을 맡았다. 2021시즌은 '역대급' 선발 경쟁이 예고된다. 외국인 투수 두 명(아리엘 미란다, 워커 로켓)과 이영하가 1~3선발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데, 4·5선발 후보가 최대 6명이다. 2020시즌 성장한 젊은 투수가 많기 때문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용찬과 크리스 플렉센(현 시애틀)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새 얼굴을 여럿 기용했다. 현실에서 싸우며 미래도 대비하고자 했다. 우완 사이드암 최원준은 7월 중순부터 선발진에 고정됐다. 선발 8연승을 거두며 선전했다. 시즌 성적은 10승2패·평균자책점 3.80. 승률 2위(0.833)를 기록하며 이 부분 리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최원준은 2017년 1차 지명 유망주다.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성적도 좋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선발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육성선수 출신 박종기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6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대체 선발로 나선 그는 첫 3경기에서 4⅔이닝 이상 소화하며 3점 이하로 막아냈다. 커브의 제구력과 움직임이 매우 좋은 투수다. 직구 구속도 시속 140㎞대 중반까지 찍는다. 김민규도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KT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선발 유희관이 1⅓이닝 만에 강판된 상황에서 두 번째 투수로 나서서 4⅔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NC와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배포 있는 투구가 돋보였다. 좌완 함덕주도 선발 후보다. 통산 55세이브를 기록하며 불펜 투수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선발 보직을 더 선호한다. 지난해에도 선발로 전환해 6경기를 소화했다. 현재 협상 중인 내부 자유계약선수(FA) 이용찬과 유희관은 검증된 투수들이다. 새해에는 마무리 투수도 공석이다. 2020 정규시즌 막판 이 자리를 맡았던 이영하는 선발 복귀 가능성이 크다. 함덕주의 보직은 스프링캠프 훈련 성과와 선수 의사가 반영될 전망이다. 구위가 좋은 투수는 많다. 포수 이흥련을 내주고 영입한 우완 이승진이 가장 먼저 꼽힌다. 정규시즌 막판 두산의 셋업맨 역할을 해냈다. 시속 140㎞대 후반까지 찍히는 강속구가 주무기다. 혹사 논란이 생길 만큼 자주 등판했다. 그만큼 김태형 감독의 신뢰가 컸다. 또 다른 이적생 홍건희도 묵직한 구위를 뽐내며 커리어하이(8홀드)를 해냈다. 지난해 부상 복귀 첫 시즌을 잘 마치고 재기 발판을 만든 김강률, 2019시즌 마무리투수를 맡아 19세이브를 기록했던 이형범도 후보다. 안희수 기자 2021.01.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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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두산, 악재 딛고 저력 발휘...희망도 봤다

두산은 매년 과거와 싸워야 하는 팀이다. 지난 2015년, 준플레이오프(PO)부터 치러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했고, 2016년은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KIA를 상대한 2017년, SK를 상대한 2018년은 KS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그러나 2019년 다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왕조'로 인정받았다. 매년 우승 후보로 꼽혔다. 3~4연패도 화제가 됐다. 워낙 수비력이 탄탄한 팀으로 평가받다 보니, 실책 빌미로 패한 경기에서는 더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두산을 향한 기대치는 항상 높았다. 성적과 경기력 모두 말이다. 김태형 감독 체제 첫 통합 우승이던 2016년은 비교적 순탄했다. '판타스틱4'로 불린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이 모두 15승 이상 기록했다. 팀 타율(0.298)과 홈런(183개)도 1위였다. 두 번째 통합 우승을 해낸 2019년도 5선발 로테이션이 무난히 가동됐다. 권혁·김승회 베테랑 투수들이 분전하고 새 얼굴 이형범이 뒷문을 지킨 불펜도 안정감이 있었다. 리그 평균자책점 2위(3.64)를 기록했다. 또다시 '디펜딩챔피언'으로 맞이한 2020년. 악재가 쏟아졌다. 시즌 초반부터 개막 로테이션을 소화한 선발투수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2019년 뒷문 지기 이형범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2군으로 내려갔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은 타구에 왼발을 맞고 이탈했다. 2019년 17승 투수 이영하도 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프런트의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주전급' 백업 류지혁을 KIA에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불펜을 강화했다. 영입한 홍건희는 기대한 만큼 묵직한 구위를 뽐내며 불펜 전력 향상에 기여했다. 백업 2순위 포수 이흥련을 SK에 내주며 '미래 선발감' 이승진을 영입했다. 퓨처스팀에서 단기간에 기량이 급성장한 이승진은 시즌 막판 셋업맨 역할을 해냈다. 현장은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줬다. 스프링캠프에서 성장을 유도한 젊은 투수들을 적소에 활용했다. 이용찬이 이탈했을 때는 박종기, 플렉센이 이탈했을 때는 최원준을 대체 선발로 발탁해 선발진 붕괴를 막았다. 순위 경쟁이 달아오른 8월 말에는 마무리투수였던 함덕주를 선발로, 선발투수던 이영하를 마무리투수로 교체하는 '파격' 선택을 내렸다. 두 투수의 선호와 능력을 두루 살폈다. 두 투수 모두 새 임무를 비교적 잘 수행했다. 투·타 상호 보완도 좋았다. 마운드가 흔들렸던 개막 초반에는 주축 타자들이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두산이 상위권을 지키는 데 기여했다. 타선 팀 타율이 8위까지 떨어졌던 9월에는 투수진이 힘을 내며 승률 관리를 이끌었다. 팀 타율(0.310)·팀 평균자책점(2.95) 모두 1위를 기록한 10월에는 10구단 승률 1위(0.696)를 기록했다. 6위로 시작해 3위로 시즌을 마쳤다. 특유의 가을 DNA가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을 지배했다. 챔피언 같은 도전자로 플레이오프(PO·KT전)와 한국시리즈(KS·NC전)를 치렀다. 마지막 한 발을 내딛지 못했다. KS에서 2승 4패로 밀렸다. 그러나 2인자에 그친 결과만으로 두산의 2020년을 평가하긴 어렵다. 수차례 변수를 대처하며 마지막 무대까지 오른 저력은 더 빛났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시즌이었다. KS에 오른 자체가 소득이다"고 자평했다. 두산은 내부 FA(자유계약선수)가 많다. 25일 공시된 인원만 9명이다. 주축 야수진이 대거 포함됐다. '부자' 구단도 모두 잡기 어려운 숫자다. 전력 저하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희망도 확인했다. 2020년 젊은 투수들이 값진 경험을 쌓았다. 대표 영건 이영하는 선발과 마무리투수를 번갈아 맡았다. KS에서 크게 고전한 기억도 자산이 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김민규도 자신감을 갖고 2021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시즌 막판 '혹사' 논란에 시달릴 만큼 사령탑의 신뢰를 받았던 이승진의 성장세도 기대를 모은다. 팀 토종 투수 중 최다승을 거둔 최원준도 더 나은 2021년을 예고한다. 데뷔 10년 만에 제 옷을 입은 홍건희도 마찬가지다. 포스트시즌에는 뛰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대체 선발과 불펜 마당쇠 역할을 해낸 박종기와 채지선도 주목해야 할 투수들이다. 성과가 족쇄가 될 수 있는 강팀의 숙명. 두산은 부담감을 이기고 6년 연속 최고 무대를 밟았다. 챔피언은 오르지 못했고, 전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젊은 투수들이. 두산은 2021년에도 강팀다웠다. 안희수 기자 An.heeesoo@joongang.co.kr 2020.11.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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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코멘트]'KS 선발 호투' 김민규 "송명기보다 잘 하고 싶었다"

두산 김민규(21)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선발 데뷔전 소감을 전했다. 김민규는 지난 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KS 4차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했다. 실점은 구원투수 이영하가 책임 주자의 득점 허용한 탓에 기록됐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투구를 했다. 두산은 0-3으로 패했지만, 김민규의 호투는 큰 위안이었다. 김민규는 미야자키(일본) 2차 스프링캠프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며 두각을 드러냈다. 정규시즌 대체 선발로 나서 좋은 투구를 하기도 했다. 정규시즌에는 박종기, 이승진 등 두산의 다른 새 얼굴에 비해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KT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구원 등판해 사실상 선발투수 역할을 수행하며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KS 2차전에서도 NC의 추격을 허용한 9회 말 1사 뒤 등판해 박민우와 이명기를 각각 삼진과 땅볼 처리하며 두산의 승리를 지켜냈다. 뜨거운 가을을 보냈고, 선발투수까지 나섰다. - 한국시리즌 첫 선발 등판 소감. "한국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다. 떨지 않았고, 내 공을 던졌다. 투구에는 후회가 없다. 팀이 져서 아쉬움이 남는다." - 최고의 무대에서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라운드에서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고 본다." - 6회 초 정재훈 코치와 마운드 위에서 어떤 얘기를 나눴나. "'힘이 떨어졌느냐'는 질문에 솔직한 마음을 얘기했다. 약간 힘이 빠졌다. 포수 박세혁 선배도 '조금 (공이) 날리는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 상대 투수 송명기의 호투도 영향을 미쳤나. "영향이 있었다. 송명기보다 더 잘 던지고 싶었다." - 2차전 마무리투수로 나섰다. 선발 때 영향이 있었나. "아무래도 2차전에서 긴장감이 더 컸다. 덕분에 선발 등판은 조금 편안했다." - 올 시즌 도약했다. 원동력이 있다면. "등판 기회를 많이 얻으면서 자신감이 생긴 덕분이다." - 원해는 보직이 있나. "공이 빠른 투수가 아니다. 제구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선발이 더 적합하다고 본다." - 주변 반응은. "놀란다. '저 정도로 잘하는 투수가 아닌데'하는 생각이 드셨을 것 같다. 나도 놀랐다. 그러나 자신감은 생겼다." - 한국시리즈 마무리투수, 선발투수 중 애써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쪽은. "아무래도 선발투수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2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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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한 마디에 모두 담긴 두산의 불안 요소

"이영하보다 타자들이 더 걱정이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이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4차전 종료 뒤 남긴 이 한 마디는 두산의 현주소를 명확하게 담고 있다. 주축 불펜투수가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며 뒷문이 헐거워졌고, 반등한 줄 알았던 타선 공격력은 다시 차갑게 식었다. 두산은 21일 열린 KS 4차전에서 NC에 0-3으로 패했다. 승부처에서 밀린 뒤 만회하지 못한 탓이다. 김태형 감독은 0-0 동점이던 6회 초, 선발투수 김민규가 1사 뒤 이명기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출루를 허용하자 바로 이영하(23)를 투입했다. 이 교체는 실패했다. 이영하는 첫 타자 나성범을 2루 땅볼 처리했지만, 2사 2루에서 상대한 양의지에게는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구사한 컷 패스트볼(커터)이 가운데로 몰렸다. 이영하는 이어진 2사 2루 위기에서 폭투로 주자의 진루를 허용한 뒤 타자 강진성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김태형 감독은 이닝 두 번째 실점이 나온 뒤, 투수를 김강률로 교체했다. 경기 뒤에는 "양의지와 너무 쉽게 승부를 했다"고 이영하의 경기 운영을 꼬집었다. 이영하는 18일 열린 KS 2차전에서도 난타를 당했다. 두산이 5-1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랐지만, 안타 2개·볼넷 1개를 내주고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애런 알테어와 강진성에게도 연속 안타를 맞고 3실점 했다. 바로 강판당했다. 두산은 김민규가 후속 두 타자를 삼진과 땅볼 처리하며 간신히 승리했지만, 이영하의 난조는 큰 고민을 안겼다. 결국 이영하는 사실상 마무리투수 자리에서 물러났다. 3차전에서는 두산이 1점 차 리드(7-6)로 9회 수비에 돌입했지만 등판조차 못 했다. 8회 초 1사에 투입된 이승진이 9회 초 1이닝도 막았다. 경기 뒤 김태형 감독은 "1점 차에서 이영하를 투입하기가 부담스러웠다"며 투수 운영 배경을 설명했다. 이영하는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롱릴리버' 역할을 기대받고 나선 4차전도 무너졌다. 두산 불펜진은 비상이다. KS 1~4차전 모두 등판한 이승진은 체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피안타가 많다. 베테랑 김강률은 4차전 투구 도중 허벅지 근육 경련 증세로 강판됐다. 이영하는 활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타선 침체다. 두산은 4차전에서 3안타를 기록했다. 모두 김재호가 생산했다. 다른 타자들은 무안타에 그쳤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는 안 쓰면 된다. 다른 투수들은 괜찮다. 문제는 계속 나가야 하는 타자들이다. 페이스가 떨어져서 고민이다"며 타자들의 컨디션 저하를 심각하게 바라봤다. KS 1~4차전에서 3할 타율 이상 기록한 두산 주전 야수는 김재호(0.583)와 정수빈(0.333)뿐이다. 4번 타자 김재환은 0.063, 주전 우익수 박건우는 0.083다. 정규시즌 주로 하위 타선에 나서던 김재호가 6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점(13개) 중 46.1%를 책임졌다.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다. 득점 과정도 답답하다. 적시타는 5개(6득점)뿐이다. 김재호가 3개. 나머지 득점은 홈런(3개)·희생타·상대 실책 덕에 얻었다. NC 내야진은 매 경기 실책을 범하며 마운드 위 투수를 지원하지 못했다. 두산 타선은 그 틈을 공략하지 못했다. 두산은 23일 열리는 5차전 선발투수로 크리스 플렉센을 예고했다. 플렉센은 18일 2차전 선발등판에서 6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지만, 투구 내용은 좋지 않았다. 구위는 떨어지고,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다.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고 운도 따랐다. 10·11월 강행군 탓에 경기 체력이 고갈되는 것도 당연하다. 플렉센이 이전 등판보다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타선의 넉넉한 득점 지원이 꼭 필요한 이유다. 흔들리고 있는 뒷문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은 주축 좌타자들이 동반 침체한 9월 중순에도 "좌타자 4명 중에서 2명은 맞아야(타격감이 좋아야) 하는데 모두 고전하고 있다"며 우려를 전했다. 두산이 6위까지 떨어졌던 시점이다. 당시 타자들은 10월 이후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순리대로 말이다. 그러나 다시 타격 사이클이 하향 곡선이다. 남은 KS는 최대 3경기다. 특별한 계기가 필요해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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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송명기·21살 김민규, KS 무대에서 강심장 증명

입단 3년 차 투수 김민규(21·두산)와 3년 차 송명기(20·NC)가 최고 무대에서 최고 투구를 선보였다.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KS·7전4승제)가 열린 21일 고척 스카이돔. 선발투수로 나선 두 신예 투수의 역투는 장내 관중뿐 아니라 야구팬에게 큰 울림을 전했다. 중압감이 큰 경기에서 씩씩한 투구로 노련한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김민규는 2020년 가을이 만든 스타다. KT와의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1회 무너진 선발투수 유희관에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뒤 5회까지 실점 없이 KT 타선을 막아내며 주목받았다. KS 2차전 영웅이기도 하다. 두산은 5-1, 4점 앞선 채 9회 수비로 돌입했지만, 마무리투수 이영하가 흔들리며 1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김민규는 이 상황에 등판해 리그 대표 교타자 박민우와 이명기를 각각 삼진과 땅볼로 잡아내며 두산의 승리를 지켜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발 카드가 마땅하지 않던 4차전에 김민규를 내세웠다. 베테랑 좌완투수 유희관의 포스트시즌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봤다. 김민규는 사령탑 믿음에 부응했다. 5회까지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1·2회 삼자범퇴로 막았고, 3회 2사 1·2루 위기에서는 이명기는 뜬공 처리했다.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한 5회도 무사 1루에서 상대한 노진혁, 애런 알테어, 지석훈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김민규의 KS 선발 데뷔전 성적은 5⅓이닝 4피안타 1실점. 실점은 5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명기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넘겼고, 구원 등판한 이영하가 양의지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탓에 기록됐다. 김민규의 투구는 흠잡을 데 없었다. NC 선발투수 송명기도 김민규에 뒤지지 않았다. 그도 첫 다섯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2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재호에게 허용한 내야 안타는 2루수 박민우의 송구가 다소 아쉬웠다. 출루를 허용한 뒤 상대한 거포 오재일도 삼진 처리. 처음으로 스코어링 포지션 진루를 허용한 3회도 허경민을 땅볼, 정수빈을 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송명기의 KS 선발 데뷔전 성적은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송명기는 이번 KS에서 처음으로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묶는 선발투수가 됐다. 송명기는 올 시즌 36경기에 등판해 9승 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24번째 등판까지는 불펜투수 임무를 소화했고, 8월 21일 광주 KIA전부터 선발로 나섰다. 9월 25일 창원 LG전부터 6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10월 등판한 5경기 평균자책점은 2.77.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가 남긴 10월 평균자책점(3.33) 보다 좋은 기록이었다. 1실점 김민규, 무실점 송명기 모두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0대 초반 두 투수가 한 시즌 가장 높은 무대에서 선배, 외국인 투수보다 빛나는 투구를 보여주며 한국시리즈 품격을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21 18:14
야구

[KS 시선]계투조 등판도 부진...이영하 반등은 안갯속

두산 마무리투수 이영하(23)의 컨디션 난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영하는 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4차전에서 0-0으로 맞선 6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선발투수 김민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양의지와 강진성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구원에 실패했다. 모두 컷 패스트볼이 공략당했다.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이영하의 6회 투입은 다소 의외다. 그러나 두산 벤치의 의도는 가늠할 수 있었다. 이영하는 지난 18일 열린 KS 2차전에서 두산이 5-1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랐지만, 양의지에게 2루타, 노진혁에게 중전 안타, 권희동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에 놓였다. 알테어와 강진성에게도 연속 안타를 맞고 3점을 내줬다. 두산은 1점 차로 쫓긴 상황에서 김민규가 마운드에 올라 박민우를 삼진, 이명기를 땅볼 처리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승리는 챙겼지만, 이영하의 컨디션은 우려로 남았다. 4차전 중간 계투조 투입은 이영하가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상황에 등판해, 자신의 투구 밸런스를 회복해주길 바라는 의도가 깔려 있다. 물론 1사 1루 위기도 막아주길 바랐을 것. 컨디션이 좋다면 1이닝 이상 맡길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이영하는 다시 한 번 무너졌다. 두산은 이 상황에서 내준 기선을 되찾지 못하고 0-3으로 패했다. 이영하는 2차전에서 안타를 허용했던 양의지, 강진성에게 또다시 안타를 맞았다. 특정 타자 상대 약세도 너무 확연하다. 김태형 감독의 마운드 운영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21 17:32
야구

[KS 현장]'송명기 쾌투+양의지 결승타' NC, 3-0 승리...시리즈 리셋

한국시리즈(KS·7전4승제)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NC의 반격이 시작됐다. NC는 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0 KBO리그 KS 4차전에서 3-0으로 신승을 거뒀다. 1승2패로 기세를 내준 상황에서 마운드의 힘으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2년 차 우완투수 송명기가 자신의 KS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5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무실점을 기록한 선발투수가 됐다. 타선은 6회 공격에서 양의지와 강진성이 연속 적시타를 치며 앞서갔다. 불펜진은 4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NC 벤치는 1차전 선발투수까지 투입하는 강수를 두며 승리 의지를 드러냇다. NC 타선은 5회까지 두산 선발투수 김민규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1·2회는 삼자범퇴, 3회는 2사 1·2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적시타가 터지지 않았다. 도루, 앤드런 등 작전도 번번이 실패했다. 그러나 선발투수 송명기는 씩씩하게 자신의 투구를 이어갔다. 3회 말 2사 뒤 조수행에게 볼넷과 도루를 허용하며 맞은 첫 실점 위기에서도 허경민과 정수빈, 가을 베테랑 두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5회는 선두타자 김재호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 오재일과 박세혁을 연속 뜬공 처리한 뒤 조수행에게 볼넷을 내주고 상대한 허경민까지 3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타선도 부응했다. 6회 공격에서 1사 뒤 이명기가 김민규로부터 좌전 안타를 쳤다. 두산은 이 상황에서 투수를 이영하로 교체했다. 마무리투수를 6회 내세웠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영하가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컨디션을 회복하고, 실점도 막아주길 바랐다. 그러나 NC는 이 상황에서 선취점을 뽑아냈다. 나성범이 이영하로부터 2루 땅볼을 치며 주자를 2루에 보냈다. 2사 뒤 나선 양의지는 이영하의 컷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대주자 김성욱이 홈을 밟았다. NC가 균형을 깼다. 추가 득점도 해냈다. 양의지는 자신의 타구를 처리하던 두산 우익수 조수행이 송구 실책을 범한 사이 2루에 진루했다. 후속 타자 강진성과의 승부 중 나온 폭투로 3루까지 밟았다. 강진성은 보라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시속 135㎞ 커터를 잡아 당겨 좌전 안타로 만들었다. 양의지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NC가 2-0으로 앞서갔다. NC는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좌완투수 임정호가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주자 바로 김진성을 투입해 불을 껐다. 김진성은 최주환에게 파울 플라이, 김재환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이동욱 감독의 강수도 통했다. 7회 말 1사 1루에서 1차전 선발투수 드류 루친스키를 투입했다. 익일(22일)이 불펜 피칭을 하는 날이었다. 미출장 선수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으며 등판을 예고했다. 루친스키는 주자를 두고 나선 상황에서 오재일을 삼진, 박세혁을 유격수 뜬공 처리했다. 8회도 마운드에 올라 실점 없이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NC는 9회 초 알테어가 안타 뒤 도루에 성공하며 만든 기회에서 지석훈이 좌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추가했다. 루친스키는 9회도 마운드에 올랐고, 실점 없이 3점 리드를 지켜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21 17:30
야구

[KS 스타]'결승타+무실점 리드' 양의지, KS 원점 리드

한국시리즈(KS·7전4승제)가 왜 '양의지 시리즈'인지 증명됐다. 양의지는 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0 KBO리그 KS 4차전에 4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1타점·1볼넷을 기록했다. 양 팀 선발투수가 5회까지 호투를 이어가며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균형을 깨는 적시타를 쳤다. 두산 벤치가 꺼낸 회심의 카드를 무력화시켰다. NC가 3-0으로 승리하며 결승타 주인공이 됐다. 양의지는 2회 초 첫 타석에서는 2루수 뜬공,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앞선 1~3차전에서 11타수 4안타, 타율 0.364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숫자를 남겼지만, 경기 승부처에서는 활약이 미미했다. 4차전 두 타석도 침묵했다. 그러나 양의지는 선취점을 이끌었다. 6회 초 2사 2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나선 그는 두산 구원 투수 이영하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쳤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컷 패스트볼을 밀어쳤다. 두산은 호투하던 선발투수 김민규가 5회 초 1사 뒤 이명기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자 이영하를 투입했다. 이영하의 투입은 다소 의외였다. 마무리투수이기 때문이다. 두 가지 의도로 해석된다. 우선 이영하의 투구 밸런스 회복을 유도했다. 이영하는 2차전 5-1, 4점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3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닝을 마치지 못했다. 이영하가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상황에 나서 제 공을 던져주길 바란 것. 상대 선취점을 반드시 막겠다는 의지이기도 했다. 그러나 양의지가 이영하에게 일격을 가했다. 두산 벤치를 향한 일격이기도 했다.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적시타였다. 양의지는 안방에서도 활약했다. 2년 차 선발투수 송명기의 5이닝 무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임정호, 김진성으로 이어지는 계투조도 무실점. 7회 말 1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한 1선발 드류 루친스키와의 호흡도 좋았다. KS는 양의지 시리즈로 평가된다. 2015~18년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양의지가 다른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포지션(포수) 특성상 두산 투수와 타자의 장단점을 두루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였다. 양의지는 1차전에서 상대 추격을 허용하는 타격 방해를 범했다. 2차전 4회 말 타석에서는 우전 안타를 치며 출루했고, 후속타로 3루도 밟았지만, 애런 알테어의 외야 뜬공이 나온 상황에서 태그업 쇄도를 했지만, 상대 우익수 박건우의 홈 송구에 아웃을 당했다. 박건우의 어깨 힘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했다. 그러나 NC가 1승 2패로 몰리며 승리가 절실했던 4차전에서 균형을 깨는 타점을 올렸고, 안방에서는 투수들의 호투를 이끌기도 했다. 양의지 시리즈가 비로소 시작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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