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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오승환·김재윤·임창민 누가 마무리 맡나, "더블스토퍼는 없다"

“마무리 보직은 정해놓고 시즌에 임할 생각입니다.”삼성 라이온즈는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마무리투수 2명을 영입했다. KT 위즈에서 169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투수 김재윤(33)을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데 이어,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 등에서 122세이브를 기록한 베테랑 임창민(38)을 품으면서 뒷문을 강화했다. 여기에 삼성은 내부 FA(자유계약) 선수 오승환(42)까지 잡으면서 KBO리그 통산 691세이브의 마무리 트리오를 한꺼번에 품에 안았다. 삼성이 뒷문 강화에 열을 올린 건 당연했다. 지난해 삼성의 불펜 평균자책점(ERA)은 5.16으로 리그 10개 팀 중 가장 좋지 않았고, 역전패(38회)도 리그 최다였다. 피홈런도 60개로 2위(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한화 이글스)의 39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에 불펜 강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삼성은 이종열 단장 선임 후 외부 영입에 집중, 세 명의 마무리 투수를 보유하면서 단숨에 마무리 강팀으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새 시즌 삼성의 마무리 보직은 누가 맡게 될까. 지난해 김재윤은 세이브 32개(리그 2위), 오승환이 30개(3위), 임창민이 26개(6위)를 올렸다. 누가 마운드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 이 중 2명의 선수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투입하는 ‘더블스토퍼’ 체제를 택할 거란 예상이 많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은 이들의 활용법을 두고 “더블스토퍼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최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박진만 감독은 “마무리 투수는 정해놓고 가는 게 팀을 운영하는 데 좋다. 웬만하면 시즌 들어가기 전에 투입 순서와 역할을 구분 짓고 시즌에 나서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삼성은 뒷문 불안으로 여러명의 선수가 돌아가면서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초반 오승환이 부진하자 좌완 이승현과 '더블 스토퍼'를 구축했고, 키움 히어로즈에서 트레이드 이적해 온 김태훈과 우규민, 우완 이승현 등을 마무리 상황에 올렸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해엔 (확실한 보직 없이) 여러 선수들을 상황에 따라 투입했는데, 투수들이 많이 부담스러워 하더라. 자신이 나갈 타이밍을 알고 준비를 미리 하는 것과 갑자기 등판하는 건 또 다르지 않나. 자기 위치를 확실하게 알고 움직이는 게 좋다고 판단해서 올해는 보직을 정해놓고 시즌을 시작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누가 마무리 보직을 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동안 오랜 고민을 거듭한 뒤에 시즌 시작과 함께 정해질 전망이다. 오승환은 "경쟁을 통해 팀이 강해지긴 하지만, 보직 욕심보단 팀의 승리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인 성적(세이브)보단 팀이 큰 그림을 그려나갈 때다. 지금은 나도 선수들도 팀 승리에 포커스를 두고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윤승재 기자 2024.02.04 07:04
야구

해설위원 'PICK'…NC 우승+이정후·구창모 정상 도약

2021시즌 KBO리그 판도는 예측불허다. 두산, 키움, KT 등 2020시즌 상위팀들은 주축 선수 이탈로 전력이 약화했다. 반면 하위권은 괄목할만한 전력 보강을 해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가늠이 어렵다. 10개 구단 모두 국내에서 진행하는 스프링캠프도 새 시즌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간스포츠는 전문가들에게 2021시즌 전망을 물었다. 방송 3사 대표 해설위원들이 지난해 결과와 오프시즌 전력 보강, 그리고 선수별 성적 향상 기대치를 바탕으로 2021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예측했다. 우승 후보는 만장일치 NC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를 꼽는 물음에는 이견이 없었다. 모두 2020시즌 통합 우승팀 NC를 선택했다. 이순철 SBS SPORTS 해설위원은 NC의 탄탄한 마운드 전력을 주목했다. 이 위원은 "일단 작년 우승 경험이 '또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작용할 것이다. 선발진 전력도 더 좋아질 것"이라며 "데뷔 3년 차를 맞는 송명기가 더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구창모도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 새 외국인 투수 파슨스가 지난해 뛰었던 라이트만큼만 해준다면, 2020년보다 더 탄탄한 선발진을 갖출 것이다"고 했다. 이 위원은 NC의 유일한 변수로 불펜을 꼽았다. 마무리 투수 원종현의 구위가 2020시즌보다 떨어지면 구원진 재편이 필요하다고 봤다. 봉중근 KBS N SPORTS 해설위원도 "우승 멤버가 거의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NC의 독주도 가능할 것 같다"며 NC를 '1강'으로 내다봤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렸던 간판 타자 나성범이 잔류한 덕분에 전력 이탈 없이 2021시즌을 맞이하게 된 점을 주목했다. 심수창 MBC SPORTS PLUS 해설위원도 "국내 최고 포수 양의지가 투수진을 이끌고, 나성범도 잔류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도 상위권이다. NC는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이라고 했다. 5강 싸움의 다크호스는 롯데 포스트시즌 진출 자격을 얻는 5강 전망은 엇갈렸다. 이순철 위원은 2020시즌 상위 팀 NC, 두산, LG, 키움을 먼저 꼽은 뒤 "2021시즌 롯데의 5위 진입을 예상한다"고 했다. 그의 선택 배경에는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있다. 이 위원은 "롯데는 이전까지 불펜 전력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2020년 '절반의 성공'을 거뒀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선발진은 박세웅 외 한 자리가 관건인데, (2020시즌 후반기에 잘 던진) 이승헌이 더 성장해 7~8승 이상 거둬준다면 충분히 (5강 진입)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2020 정규시즌 2위 KT에 대해서는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의 일본 이적 공백이 크다"고 답했다. 봉중근 위원도 롯데를 주목했다. 봉 위원은 "NC를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외국인 선수의 성적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고 본다. 올해도 '역대급' 경쟁이 예상된다. 굳이 꼽자면 NC, 두산, LG, 그리고 롯데가 5강에 들어갈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본다. 롯데는 올 시즌 판도를 흔들 수 있는 팀이다. 에이스 스트레일리, 클로저 김원중의 존재감만으로 4강에 들어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 타격은 워낙 좋은 팀이다. 시즌 초반만 잘 풀어간다면 상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 같다"고 전했다. 5강의 남은 한 자리는 KIA와 삼성을 두고 고심하다가 삼성을 선택했다. 지난해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에 불펜과 선발진 모두 전력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수창 위원은 NC, 키움, KT를 먼저 꼽았다. 그리고 외국인 사령탑 체제로 2021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KIA와 한화의 약진을 전망했다. 심 위원은 "(외국인 감독 체제가) 미지수이긴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한화는 수베로 신임 감독이 제로 베이스에서 선수를 보며 새로운 가능성을 많이 끌어낼 것이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선수 기용을 기대할 수 있다. KIA도 에이스 양현종이 팀을 떠났지만, 외국인 선수 기량이 좋다. 그리고 부임 2년 차가 된 윌리엄스 감독이 작년보다 더 좋은 팀 운영을 보여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두 위원이 5강 후보로 넣지 않은 KT를 가을 야구 후보로 꼽은 심 위원은 "강백호와 소형준이 더 발전할 것이다. 고영표도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했다. 베테랑 불펜 투수 안영명 가세 효과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며 선수들이 '이기는 법'을 터득했기 때문에 올해도 5강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전력 평준화 속 한화의 약세 이순철 위원과 봉중근 위원은 2021시즌 한화의 하위권 탈출이 어려울 것으로 봤다. 봉 위원은 "나에게 '투수 코치로 어떤 팀에 가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한화라고 답할 것이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보는 즐거움이 큰 팀이다. 내년 시즌부터는 성적도 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과도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심수창 위원은 "올 시즌은 '역대급'으로 전력 평준화가 이뤄질 거라고 본다. 하위권을 꼽기 매우 어렵다. LG는 고전이 예상된다. 외국인 투수 윌슨이 없고, 류지현 감독님도 사령탑으로는 첫 시즌을 보낸다"고 전망했다. 타격왕 1순위는 이정후 해설위원들은 개인 타이틀 경쟁 구도를 전망하며 한국 야구 투·타 미래로 평가되는 젊은 선수들을 자주 거론했다. 이순철, 봉중근 위원은 박병호(키움)를 홈런왕 1순위로 선택했다. "파워는 여전히 리그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심수창 위원은 홈런왕 1순위로 강백호(KT)를 꼽았다. 그는 "특유의 홈런 스윙이 위력적이다. 올 시즌에는 정확도가 더 향상될 것 같다. 박병호도 건재하지만, 2021시즌에는 강백호가 최고를 차지할 것 같다"고 했다. 타격왕 판도는 이정후(키움)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후의 개인 통산(2017~20시즌) 타율은 0.336다. 이 기간 KBO리그 전체 타자 중 타율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정후는 매년 성장하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성장했다. 이순철 위원은 "NC 박민우와 이정후가 타격왕을 두고 경쟁할 것 같다. 이정후가 조금 더 우세할 것으로 본다. 팀 동료였던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도 이정후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심수창 위원도 "이정후는 현재 위치와 실력에 만족하는 선수가 아니다. 항상 자신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선수다. 2021년은 또 한 단계 성장할 것이다. MVP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 대세 속 구창모 MVP 후보 2020시즌 다승과 평균자책점 부문 5걸에 국내 투수는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해설위원들은 올해도 외국인 투수들이 투수 부문 타이틀 경쟁을 주도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NC 구창모를 향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순철 위원은 "김광현, 양현종이 해외 무대에 진출한 상황이기 때문에 계보를 잇는 국내 투수가 나와줘야 한다. 구창모가 해낼 수 있다고 본다. NC 전력이 좋으니 구창모가 다승왕도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위원은 NC의 정규시즌 우승을 전제로 2021시즌 최우수선수(MVP) 1순위도 구창모에게 표를 던졌다. 이 위원은 "작년에는 부상 탓에 정규시즌을 완주하지 못했지만, 그의 페이스만큼은 정규시즌 MVP를 노릴 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봉중근 위원도 MVP에 가장 가까이 다가선 선수로 구창모를 선택했다. 봉 위원은 "구창모가 지난해 부상 경험을 통해 배운 게 많을 것이다. 평균자책점 경쟁은 외국인 투수에게 밀릴 수 있다. 그러나 2021년에도 NC가 정상에 오른다면 구창모가 가장 크게 기여할 선수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안희수 기자 2021.02.10 06:00
야구

[IS 포커스]두산, 악재 딛고 저력 발휘...희망도 봤다

두산은 매년 과거와 싸워야 하는 팀이다. 지난 2015년, 준플레이오프(PO)부터 치러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했고, 2016년은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KIA를 상대한 2017년, SK를 상대한 2018년은 KS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그러나 2019년 다시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왕조'로 인정받았다. 매년 우승 후보로 꼽혔다. 3~4연패도 화제가 됐다. 워낙 수비력이 탄탄한 팀으로 평가받다 보니, 실책 빌미로 패한 경기에서는 더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두산을 향한 기대치는 항상 높았다. 성적과 경기력 모두 말이다. 김태형 감독 체제 첫 통합 우승이던 2016년은 비교적 순탄했다. '판타스틱4'로 불린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이 모두 15승 이상 기록했다. 팀 타율(0.298)과 홈런(183개)도 1위였다. 두 번째 통합 우승을 해낸 2019년도 5선발 로테이션이 무난히 가동됐다. 권혁·김승회 베테랑 투수들이 분전하고 새 얼굴 이형범이 뒷문을 지킨 불펜도 안정감이 있었다. 리그 평균자책점 2위(3.64)를 기록했다. 또다시 '디펜딩챔피언'으로 맞이한 2020년. 악재가 쏟아졌다. 시즌 초반부터 개막 로테이션을 소화한 선발투수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다. 2019년 뒷문 지기 이형범은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2군으로 내려갔다.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은 타구에 왼발을 맞고 이탈했다. 2019년 17승 투수 이영하도 부진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프런트의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주전급' 백업 류지혁을 KIA에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불펜을 강화했다. 영입한 홍건희는 기대한 만큼 묵직한 구위를 뽐내며 불펜 전력 향상에 기여했다. 백업 2순위 포수 이흥련을 SK에 내주며 '미래 선발감' 이승진을 영입했다. 퓨처스팀에서 단기간에 기량이 급성장한 이승진은 시즌 막판 셋업맨 역할을 해냈다. 현장은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줬다. 스프링캠프에서 성장을 유도한 젊은 투수들을 적소에 활용했다. 이용찬이 이탈했을 때는 박종기, 플렉센이 이탈했을 때는 최원준을 대체 선발로 발탁해 선발진 붕괴를 막았다. 순위 경쟁이 달아오른 8월 말에는 마무리투수였던 함덕주를 선발로, 선발투수던 이영하를 마무리투수로 교체하는 '파격' 선택을 내렸다. 두 투수의 선호와 능력을 두루 살폈다. 두 투수 모두 새 임무를 비교적 잘 수행했다. 투·타 상호 보완도 좋았다. 마운드가 흔들렸던 개막 초반에는 주축 타자들이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며 두산이 상위권을 지키는 데 기여했다. 타선 팀 타율이 8위까지 떨어졌던 9월에는 투수진이 힘을 내며 승률 관리를 이끌었다. 팀 타율(0.310)·팀 평균자책점(2.95) 모두 1위를 기록한 10월에는 10구단 승률 1위(0.696)를 기록했다. 6위로 시작해 3위로 시즌을 마쳤다. 특유의 가을 DNA가 정규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을 지배했다. 챔피언 같은 도전자로 플레이오프(PO·KT전)와 한국시리즈(KS·NC전)를 치렀다. 마지막 한 발을 내딛지 못했다. KS에서 2승 4패로 밀렸다. 그러나 2인자에 그친 결과만으로 두산의 2020년을 평가하긴 어렵다. 수차례 변수를 대처하며 마지막 무대까지 오른 저력은 더 빛났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시즌이었다. KS에 오른 자체가 소득이다"고 자평했다. 두산은 내부 FA(자유계약선수)가 많다. 25일 공시된 인원만 9명이다. 주축 야수진이 대거 포함됐다. '부자' 구단도 모두 잡기 어려운 숫자다. 전력 저하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희망도 확인했다. 2020년 젊은 투수들이 값진 경험을 쌓았다. 대표 영건 이영하는 선발과 마무리투수를 번갈아 맡았다. KS에서 크게 고전한 기억도 자산이 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김민규도 자신감을 갖고 2021시즌을 준비할 수 있다. 시즌 막판 '혹사' 논란에 시달릴 만큼 사령탑의 신뢰를 받았던 이승진의 성장세도 기대를 모은다. 팀 토종 투수 중 최다승을 거둔 최원준도 더 나은 2021년을 예고한다. 데뷔 10년 만에 제 옷을 입은 홍건희도 마찬가지다. 포스트시즌에는 뛰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대체 선발과 불펜 마당쇠 역할을 해낸 박종기와 채지선도 주목해야 할 투수들이다. 성과가 족쇄가 될 수 있는 강팀의 숙명. 두산은 부담감을 이기고 6년 연속 최고 무대를 밟았다. 챔피언은 오르지 못했고, 전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젊은 투수들이. 두산은 2021년에도 강팀다웠다. 안희수 기자 An.heeesoo@joongang.co.kr 2020.11.25 15:58
야구

'괴물' 계보 류현진-소형준의 데뷔 10승, 이렇게 달랐다

"감히 류현진 선배님과 비교가 될 순 없죠." KT 오른손 신인 투수 소형준(19)이 조아제약 8월 MVP(최우수선수) 수상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이전에도 류현진(33·토론토)과 함께 거론될 때마다 그는 민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개인적인 친분이 없기에 선배님이라는 부르는 것조차 멋쩍어했다. 그러나 소형준은 앞으로도 류현진과 비견될 것이다. 그는 지난 12일 수원 한화전에서 6⅓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KT의 5-2 승리를 이끈 그는 개인 10승을 달성했다. 2006년 한화 루키 류현진이 역대 8번째로 기록한 뒤 13시즌 동안 후계가 없었던 '고졸 신인' 10승 투수가 된 것이다. 비범한 자질, 대찬 투구 그리고 신인답지 않은 배포가 닮았다. 의미 있는 기록에 차례로 이름을 올린 공통점도 있다. 팬들이 활약한 시공간이 다른 두 투수를 단순 비교하는 게 아니다. 류현진의 루키 시절을 추억하고, 소형준의 성장을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두 투수의 '데뷔 10승'을 비교하고 있다. ◈ 아홉수 없었던 소형준 류현진은 2006년 6월 8일 대전 SK전에서 1실점 완투승을 거두며 데뷔 9번째 승리를 거뒀다. 6월 13일 삼성전에서 류현진은 5이닝 9피안타 6실점을 기록했다. 노 디시전. 18일 두산전에서 7이닝 2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8회 연속 피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고, 한화 구원진이 역전을 허용했다. 당시 마무리투수는 구대성이었다. 2-2 동점에서 안경현에게 3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6월 23일 청주 KIA전에서 8⅔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한화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전 3기 끝에 10승 고지에 올랐다. 구대성이 세이브를 기록하며 후배의 승리를 지켜냈다. 소형준에게는 아홉수가 없었다. 2020년 8월까지 8승을 기록했고, 9월 3일 수원 SK전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9승 고지를 밟았다. 9일 만에 나선 12일 한화전에서 바로 10승을 거뒀다. 이강철 KT 감독이 6일 고척 키움전에서 불펜 투수를 선발로 내세우는 '오프너' 운영을 통해 그에게 휴식을 줬다. 충분히 쉰 소형준은 아홉수 없이 10승 고지에 올랐다. ◈리그를 흔든 수퍼 루키 류현진은 역대 신인 최소 경기 두 자릿수 승리 신기록을 경신했다. 10승을 거둔 KIA전은 그의 데뷔 14번째 등판이었다. 15경기 만에 10승을 거둔 1992년 염종석(롯데)의 기록을 바꿨다. 이 승리는 류현진의 전 구단(2006년은 8개 구단 체제) 상대 승리 경기이기도 했다. 그는 14경기 만에 7개 팀에 승리를 거뒀다. 더불어 리그 다승, 평균자책점(2.33), 탈삼진(111개) 부문 1위를 수성했다. 소형준은 18경기 만에 10승을 거뒀다. 류현진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비교적 빠른 페이스다. 승률은 0.667. 첫 5경기에서 4승을 거뒀지만, 6월 중순부터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졌다. 2주 동안 휴식기를 가진 뒤 다시 상승세를 탔다. 최근 7연승이다. 소형준은 아직 전구단 상대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다. 키움전에는 아직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고, 롯데와 LG전에서도 승리한 적이 없다. 6개 팀을 상대로 1승 이상 거뒀고, 두산과 SK를 상대로 3승씩을 챙겼다. 두 투수 모두 쟁쟁한 선배들보다 돋보였다. 소형준이 10승을 거둔 날, 다승 부분 공동 6위에 올랐다. 류현진처럼 1위는 아니다. 그러나 국내 투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10승에 도달했다. 소형준은 탈삼진 63개를 기록 중이다. 소형준은 시즌 10승을 거둔 한화전에서는 한 경기 최다 탈삼진(9개)을 기록했다. 신인 시절 류현진은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앞세운 파워 피처였다. 소형준은 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커터)을 주무기로 사용하며 맞혀 잡는 투구를 한다. 12일 현재 리그 국내 투수 가운데 땅볼 유도(141개)가 가장 많다. ◈에이스가 에이스를 이끌다 두 투수는 프로 입단 후 훌륭한 선배들을 만나 성장했다. 류현진은 구대성으로부터 체인지업을 배웠다. 그의 야구인생의 궤적을 바꾼 구종으로 꼽힌다. 소형준은 휴식기 동안 커터를 연마했다.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휘어지는 투심 패스트볼과 바깥쪽으로 꺾이는 커터가 뛰어난 조합을 이루고 있다. 남다른 학습 능력도 둘의 공통점이다. 류현진의 능력은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화제가 됐다. LA 다저스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던 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은 "누군가는 커리어 내내 커터를 연마한다. 류현진은 하룻밤에 배웠다. 믿을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체인지업이 류현진을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만든 공이라면, 커터는 MLB 정상으로 이끈 구종이다. 소형준도 짧은 시간에 커터를 연마했다.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그립을 배웠다. 류현진에게서는 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았다. 소형준은 "투구 영상을 보며 (커터를) 던지는 느낌을 참고했다"고 했다. 미래의 에이스를 만든 건 현재의 에이스들이었다. 류현진은 "구대성 선배에게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배웠고, 송진우 선배에게는 제구력과 몸 관리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말했다. 당시 한화의 투수코치는 고(故) 최동원이었다. 한국 야구 레전드들이 기술과 멘탈을 잡아줬다. 류현진도 자신의 야구인생 최고의 복이라고 생각한다. 소형준에게도 탁월한 안목으로 기회와 믿음을 준 이강철 감독과 박승민 코치가 있다. 선배이자 룸메이트인 선발투수 배제성도 평소 자신이 생각하는 마운드 위에서의 마음가짐을 조언했다. 소형준의 포커페이스는 배제성에게서 배운 것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9.14 06:00
야구

승리 자판기? 한화·SK, 순위 경쟁 '변수 그 이상'

전반기는 리그 '승률 인플레'가 두드러졌다. '2약' 한화와 SK의 극심한 난조 탓이었다. 후반기는 다른 양상이 전망된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11일 앞으로 한 달간의 목표 승률을 '5할'로 잡았다. 상위 팀, 5강 경쟁 팀과의 승부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승률 관리 필수 조건은 SK(9위)와 한화(10위)전 승리. 이 감독은 "1~8위 팀 상대 일정 중간에 두 팀을 상대한다. 꼭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KT는 SK와의 시리즈 2·3차전에서 연패를 당했다. SK는 이전 10경기에서 9패(1승)를 당하고 있었다. 경기당 득점은 2.2점에 불과했다. 그러다 KT를 만나 142경기 만에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SK는 이어진 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3연패를 당했다. 타선도 다시 식었다. SK에 발목을 잡힌 KT는 리그 3위였던 두산과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2승1패)를 거뒀다. SK 전력이 '고춧가루' 부대가 될 만큼 좋아진 게 아니다. 그러나 SK·한화 모두 속절없이 패하던 시즌 초반보다는 경기력이 나아졌다. KT가 일격을 당했고, 다른 팀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 SK와 한화는 6월까지 치른 48경기에서 2할대 승률에 그쳤다. 한화는 0.250(12승 36패), SK는 0.292(14승 34패). 7월 이후 35경기에서는 한화가 승률 0.294, SK가 0.382로 상승했다. 7월 다섯 째주부터 지난주까지 성적(5승8패)은 한화가 더 좋다. 최근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NC(4승 9패)보다 높은 승률이다. 한화 외국인 투수 채드벨은 15일 삼성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승리를 올리지 못했지만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였다. 한화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도 16일 삼성전에서 8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 장시환은 7월 이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포함해 KBO리그 8위에 해당한다. 고관절 부상으로 이탈했던 좌완 김범수도 9월 초 복귀가 기대된다. 한화 선발진이 정비되는 가운데, 트레이드설이 있었던 마무리투수 정우람도 잔류했다. 전반기처럼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SK도 대체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의 합류 효과가 기대된다. 화이트는 현재 퓨처스(2군)팀에서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있다. 포수 이홍구를 KT에 내주고 영입한 오태곤도 활력이 될 수 있다. KBO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패는 97패다. 1999년 쌍방울(132경기 체제), 2002년 롯데(133경기 체제)의 기록이다. 한화의 승률이 전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사상 최초로 시즌 100패를 돌파하게 된다. SK도 2000년 기록했던 팀 최저 승률(0.338) 기록을 다시 쓰게 생겼다. 이런 위기감이 한화와 SK의 후반기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SK와 한화가 더 철저히 분석하고, 강하게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전반기보다는 두 팀의 힘이 붙을 거라는 뜻이다. 게다가 이번주부터 2연전 시리즈가 시작된다. 약팀의 '1승1패 전략'이 통할 수 있다. 선두 싸움과 5강 경쟁이 모두 미궁에 빠진 KBO리그 후반기. '2약' 한화와 SK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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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삐걱' KT, 불명예 이적생 이보근이 단비

KT 베테랑 불펜 투수 이보근(34)이 흔들리는 불펜진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보근은 지난 7월 26일 수원 NC전에서 KT가 5-4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강진성, 노진혁, 애런 알테어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키움 소속이던 2017년 7월 11일 잠실 두산전 이후 1111일 만에 세이브다. KT는 8회말 공격에서 장성우가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치며 어렵게 리드를 잡았다. 올 시즌 NC전에서 1점 차 패전만 다섯 번 당했다. 박빙 승부 약세를 극복할 기회였다. 불펜 상황은 좋지 않았다. 마무리투수 김재윤은 7월 2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오른 팔꿈치 통증 탓이다. 불펜 에이스 주권은 앞선 두 경기 연투로 휴식을 부여받았다. 7월 둘째 주부터 구위가 떨어지기도 했다. 이보근은 이런 악재 속에서 깔끔한 투구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7월 등판한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46,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0.57에 불과하다. 현재 KT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6월까지는)자기 생각대로 공을 던지지 못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졌다. 그러나 다시 강점인 빠른 템포로 투구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도 시속 145㎞까지 찍히고 있다"며 반겼다. KT는 김재윤이 복귀하기 전까지 집단 마무리체제로 나선다. 이 감독은 "7~9회 상대 타선에 따라 등판할 투구를 정할 생각이다"고 했다. 구위가 좋은 3년 차 우완투수 김민은 아직 9회를 맡기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제구 안정감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자가 없는 상황에 내세울 생각이다. 좌완 조현우도 등판 시점을 7, 8회로 보고 있다. 주권은 등판 관리가 동반된다. 당장은 이보근이 임시 클로저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약 3년 만에 기록한 세이브. 이보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그사이 순탄한 길을 걷지 못했다. 2016~2018시즌 67홀드를 기록했다. 이 기간 리그 최다 홀드다. 2019년 1월, 원소속팀 키움과 기간 3+1년, 최대 19억원에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했다. 그러나 2019시즌은 1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72를 기록했다. 매우 부진했고, 그해 11월 진행된 2차 드래프트 보호 선수 명단(40인)에 들지 못했다. KT가 즉시 전력감인 그를 지명했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불명예 이적이었다. 겨우내 10㎏을 감량하며 재기를 노렸다. 정상화는 더뎠다. 개막 한 달 동안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빠른 공이 무기인 투수인데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경험이 많은 그가 1군 등판을 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다. 콜업 네 번째 등판이던 6월 20일 수원 롯데전에서 1⅔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지만, 투수 파트 코치진도 기다려줬다. 7월부터 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셋업맨을 맡던)유원상이 조금 흔들리고 있던 상황인데, (이)보근이의 컨디션이 올라와 줘서 고맙다. 중요하게 쓸 생각이다"며 웃었다. 이보근은 30일 광주 KIA전에서 4-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팀의 승리를 지켜내는 세이브를 올렸다. 광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3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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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주의 '1+a 이닝' 줄이기, 두산 불펜진의 숙제

마무리투수 함덕주(25)가 8회 등판하는 장면이 줄어야 한다. 두산 불펜진의 숙제다. 김태형(53) 두산 감독은 한창 불펜진이 고전하던 5월 중순에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는 시점부터는 나아질 것이다"고 했다. 6월을 전환점으로 예고했다. 실제로 아킬레스건 부상을 털어낸 우완 강속구 투수 김강률(32)이 1군에 콜업됐고, 2018시즌 팀 내 홀드 1위(17개)를 기록했던 박치국(22)의 컨디션도 나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정상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원군으로 여겨졌던 곽빈(21)과 김명신(27)은 지난주까지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박치국은 다시 컨디션 난조에 빠지며 지난달 2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열흘 동안 조정기를 가졌다. 김강률도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다. 시속 147~8㎞에 육박했던 빠른 공의 평균 구속이 140㎞대 초반에 머물자 스트레스가 컸던 모양새다. 김태형 감독이 밸런스 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4일 2군행을 지시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현재 엔트리에는 추격조 역할을 하며 2이닝 이상 막아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2년 차 좌완 이교훈(20), 3년 차 우완 김민규(21) 등 젊은 투수들이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우완 채지선(25)만 경쟁력을 증명했다. 결국 이닝 소화로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던 베테랑 좌완투수 이현승(37)을 다시 콜업했다. 두산 불펜진은 6월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했다. 7.58이던 5월보다는 향상된 수치다. 이적생 홍건희(28)가 기대보다 좋은 투구를 했고, 우완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26)도 5월보다 컨디션이 향상됐다. 그러나 여전히 고정 필승조를 만들지 못했다. 마무리투수 함덕주는 안정감이 있다. 두산은 2019시즌 마무리투수 이형범(26)이 개막 초반에 부진하자 5월 둘째 주부터 1인 체제 가동을 멈췄다. 기복 없이 좋은 투구를 이어간 함덕주가 이내 그 자리를 꿰찼다. 지난주까지 등판한 21경기에서 3승·8세이브·2홀드·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리드를 잡거나 박빙 상황에서 등판한 우완 윤명준(31)과 홍건희 그리고 채지선이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의 승리 의지가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함덕주를 8회 투입할 때다. 선수는 기대에 부응했다.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6월 27일 NC전이 대표적이다. 3-3 동점 상황이던 8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등판해 상대 간판타자 나성범을 몸쪽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 처리했고, 만루 위기가 이어진 뒤 승부한 애런 알테어에게도 삼진을 잡아냈다.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시선도 있다. 함덕주는 지난 3일 한화전에도 1-1 동점이던 8회초 1사 2·3루 상황에서 등판했다. 임무 완수. 그러나 1⅓이닝을 소화했다. 21경기에서 9번은 1이닝 이상 소화했다. 김태형 감독도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올리고 싶은데 잘 안 된다"고 했다. 부담감을 이겨내고 꾸준히 잘 해주고 있는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확실하게 리드를 지켜내기 위해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를 투입했다. 정석이다. 혹사도 아니다. 6월 연투는 1번뿐이다. 등판 관리도 잘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함덕주가 1이닝 이상 소화하거나, 8회 등판하는 상황이 줄이는 운영이 필요하다. 이닝 소화가 많으면 피안타율과 실점 확률도 높아진다. 현재 좋은 밸런스가 흔들릴 여지가 있다. 누적 피로가 순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 정우람(한화)도 1이닝 이상 막는 빈도가 높던 2018시즌 8, 9월 7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결국 승리와 마무리투수 관리를 모두 해내는 방법은 내실 강화뿐이다. 김태형 감독이 등판 안배를 고려할 수 있도록 다른 불펜투수들이 정상 컨디션을 찾아줘야 한다. 7, 8회 1이닝씩을 확실하게 맡아줄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 윤명준, 이형범 등 기존 셋업맨뿐 아니라 다른 투수도 분전이 필요하다. 두산은 7일 잠실 LG전에서 홍건희가 8회초에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만 상대하며 이닝을 마쳤다. 함덕주는 4점 앞선 9회 시작과 동시에 마운드에 올라 1점을 내줬지만, 리드를 지켜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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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은 '삐끗', 중위권은 '정상화'...순위 경쟁 본격화

상위권은 빈틈을 보였고, 중위권은 전열 정비에 가속도가 붙었다. 리그 순위 경쟁도 본격화됐다. 리그 1, 2위를 달리던 NC와 두산은 지난 주말 3연전에서 나란히 위닝시리즈를 내줬다. NC는 키움에 1·2차전을 패했고, 두산은 18연패던 한화에 2·3차전을 지며 발목이 잡혔다. 두산은 시즌 내내 문제점으로 여겨지던 불펜이 다시 흔들렸다. 주전 선수 다수가 부상으로 이탈했거나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NC는 6월 둘째 주에 팀 평균자책점(7.53점) 10위를 기록했다. 박진우, 장현식 등 불펜투수의 컨디션이 시즌 초반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첫 20경기는 17승 3패를 승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15경기는 9승 6패다. NC는 지난주까지 4게임 차 1위를 지켰고, 두산도 6할 승률을 유지했다. 3연전 성적만으로 위기론 언급하는 건 이르다. 그러나 3강 체제에 이상 징후가 포착된 건 분명하다. 반면 중위권 팀들은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5~7위 KIA, 롯데, 삼성은 지난주에 모두 4승 2패를 기록했다. 현재 하위권 KT, SK, 한화와 3연전이 포함된 성적이다. 이 기간 숫자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그러나 6월에 치른 12경기로 범위를 넓혀도 승률 0.583(7승 5패)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세 팀 모두 고무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롯데는 한동안 침체됐던 타선의 득점력이 살아났다. 터널을 벗어났다. 김원중이 클로저로 안착한 점도 눈길을 뜬다. 삼성은 여전히 득점력은 기복이 있다. 강점은 마운드.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3.17로 1위다. 최지광, 오승환, 우규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리그 정상급 평가를 받는다. 외인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의 타격감이 뜨겁고, 5월까지 부진하던 박해민도 살아나며 타선 전체에 균형이 생겼다. KIA도 마무리투수 문경찬이 지키는 뒷문이 견고하다. 3점 차 이내 승부에서 3승을 거두며 박빙 승부에 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무자책을 이어가던 셋업맨 전상현은 9일 KT전에서 시즌 첫 실점을 했지만, 지난주에만 홀드 3개를 챙기며 임무는 해냈다. 삼성은 두산을 상대로 주중 3연전을 치른다. KIA는 올 시즌 처음으로 NC와 만난다. 중위권 팀은 5할 승률 수성과 진입, 최근 상승세 유지가 목표다. 5월과 비교하면 상위 팀을 상대할 때 갖던 심리적 부담감이 완화된 추세다. 상위권 팀은 지난 주말 당한 일격으로 생긴 빈틈 메우기를 노린다. 각 승부는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위권인 SK와 KT도 주중 3연전에서 만났다. 승패 마진이 -10 언저리인 두 팀은 서로를 제물로 승수 쌓기를 노린다. 주말 3연전에서 SK는 키움, KT는 롯데를 만난다. 지난주는 두 팀 모두 2승 4패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승률 5할 이상인 중위권 팀을 만나기 전에 전열 정비가 필요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1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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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코멘트]김태형 감독 "이형범 회전 수 회복, 좋아질 것 같아"

김태형(53) 두산 감독이 예상보다 고전하고 있는 선발과 불펜투수의 반등을 전망했다. 두산 5선발 이용찬(31)은 지난 29일 SK전을 포함해 네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네 번째 등판에서야 퀄리티스타트(6이닝 3실점)를 기록하며 반등세에 들어섰다. 이전 세 경기에서는 모두 4점 이상 내줬다. 첫 등판이던 10일 KT전에서는 6이닝 6실점, 16일 광주 KIA전에서는 4이닝 8실점을 기록했다. 그나마 등판이 이어질수록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 사령탑의 시선도 같았다. 2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은 "공은 예년에 비해서 크게 안 좋은 게 아닌데, 상대 타자들이 잘 치고 있다"고 했다. 오히려 기록이 좋았던 28일 SK전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네 경기 평균자책점은 8.72. 드러난 숫자는 우려를 줄만하다. 그러나 감독은 시즌 전부터 "경험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 잘 해낼 것이다"는 믿음을 보였다. 청백전, 연습경기 시즌에 고전했던 것을 사실이다. 개막 초반 성적도 나쁘다. 그러나 점차 나아질 수 있다고 확신하는 눈치다. '전' 마무리투수던 이형범(26)의 투구도 안도한 모습이다. 개막 초반에 난타를 당하며 '1인 체제'에서 물러난 투수다. 공의 움직임이 좋아서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범타 유도를 잘 했지만, 올 시즌은 공끝이 무뎌졌다는 평가. 그러나 마무리투수에서 물러나며 심적 부담을 덜어낸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고 본다. 28일 SK전에서는 1⅔이닝을 소화하며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은 "초반에 비해서 공의 회전 수등 숫자가 나아지고 있다. SK전도 점수는 줬지만 괜찮았다.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은 주전 1루수 오재일의 선발 출장 여부가 공식 훈련 진행 중인 현재(오수 4시께)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옆구리 통증으로 지난주부터 휴식을 취했고, 28일 SK전에야 대타로 타석을 소화했다. 그의 선발 여부에 따라 2루수도 선발 선수를 정해야 한다. 오재일 부재 속에는 최주환이 1루수, 오재원이 2루수로 나섰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co.kr 2020.05.2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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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잇몸 야구' KT, 야수·투수조의 다른 사정

KT는 시즌 초반부터 '잇몸' 야구가 불가피하다. 타선과 마운드의 사정이 다르다. KT는 2019시즌에 치른 첫 40경기에서 13승 27패를 기록했다. 10위였다. 이강철 감독 체제가 출범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했다. 그러나 5월 중순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운드에서는 젊은 투수들이 득세했다. 이대은의 부상 공백은 배제성이 메웠고, 금민철이 부진하며 2군으로 내려간 자리를 김민수가 등장했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투구를 이어갔다. 불안하던 뒷문도 정비가 이뤄졌다. 김재윤이 맡던 마무리투수는 좌완투수 정성곤이 대신 맡았고, 그가 부침을 겪기 시작할 때는 부상을 다스리고 돌아온 이대은이 자리해 막아냈다. 전·현직 클로저가 필승조로 나서다 보니 박빙 승부도 강해졌다. 야수진도 새 얼굴이 제 몫을 다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주전 선수가 자리를 메웠을 때는 백업 강민국과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승욱이 내부 경쟁에 불을 지폈다. 기존 주전과 백업 1옵션 선수들이 긴장하게 됐다. 백업 외야수 조용호가 가장 돋보였다. 그해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그는 "이제 아빠가 된다. 그러나 조바심 내지 않고 부상을 경계하며 시즌에 임하겠다"고 했다. 5월 초까지 2군을 지켰지만, 콜업된 뒤 이강철 감독이 바라는 작전 야구를 충실히 수행했다. 주포 강백호가 손바닥 부상으로 이탈한 6월 말에는 3번 타자로 고정됐다. KT는 그 시점에 열 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6위까지 올라섰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단 역량을 잘 파악하고 철저한 대비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2018년 마무리캠프에서 눈여겨본 선수들이 대거 1군 전력으로 올라섰다. 2020시즌은 개막 셋째 주부터 악재가 쏟아졌다. 주장 유한준이 내전근 근막 파열, 강백호가 손목 통증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롯데와의 개막 시리즈부터 흔들리던 불펜도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했다. LG와의 치른 지난 주말 3연전이 현재 KT의 상황을 대변한다. 일단 공격력 저하는 우려보다 크지 않다. 평균 6득점을 올렸다. 득점권에서 0.333를 기록했다. 조용호는 상대 투수가 쉽게 공략하기 힘든 타자다. 컨텍트, 작전 수행 능력 모두 좋다. 4번 타순을 선호하지 않던 멜 로하스 주니어는 한 경기에서 좌우 타석 모두 홈런을 때려내는 진기록을 쓰며 무게감 유지에 기여했다. 박경수는 지난주에 타율 0.524를 기록했다. 두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0.542)에 이어 리그 2위 해당하는 기록이다. 유한준이 없는 상황에서 베테랑인 그가 구심점이 됐다. 9번 타자던 배정대는 6번과 2번으로 전진 배치된 뒤에도 자신의 스윙을 했다. 중심 타선의 무게감과 테이블세터의 출루 능력 모두 나쁘지 않다. 강민국, 김병희 등 백업 내야수의 공수 기여도도 기대 이상이다. 문제는 불펜이다. 내부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전력이 예상보다 크게 흔들리고 있다. 마무리투수던 이대은은 지난 22일 LG전을 치른 뒤 2군으로 내려갔다. 8이닝 동안 피홈런 3개를 기록했다. 블론세이브도 2개. 평균자책점은 10.13이다. 스윙맨을 기대했던 김민수도 제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24일 LG전 9회말에는 라모스에게 끝내기 만루 홈런을 맞기도했다. 2년 차 우완 손동현도 2군에 있고, 진화를 예고했던 좌완 박세진은 스프링캠프 초반보다도 컨디션이 안 좋다. 2019시즌은 새 얼굴이 기존 선수의 공백을 차례로 메웠다. 세대교체라는 대의도 동반으로 추구할 수 있었다. 그나마 20대 초·중반 선발 라인인 배제성, 김민, 소형준이 순항하고 있는 점은 반갑다. 그러나 2019시즌처럼 선발과 불펜 보직을 조정할 수 없다.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좌완 하준호는 검증이 필요하다. 이대은의 자리는 김재윤이 대신 맡았는데, 과거 150㎞(시속)대 강속구를 뿌리며 줬던 위압감은 사라졌다. KT는 개막 셋째 주까지 10구단 가운데 블론세이브(6개)가 가장 많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5.2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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