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20건
IT

[IT IS리포트] '고객 직접 설계' LGU+ 파격 요금제…이통사 요금제 대변화 이끌까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압박이 끊이지 않자 이동통신 3사가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고객이 직접 설계하는 요금제를 선보이며 상담원의 안내에 일방적으로 따라야했던 전통적인 가입 방식을 탈피하기 시작했다. 수익성 악화 우려에 최대한 감쌌던 데이터 하한선도 무너졌다.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여전히 과제는 남았다. 상품 라인업이 식당 메뉴판보다 복잡해진 것이다. 이통사가 최적의 요금제를 먼저 제시하는 환경이 하루빨리 자리잡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LGU+ "정부 요구에 적합한 요금제"12일 업계에 따르면 개인 맞춤형 5G 요금제를 발표한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과 KT도 조만간 유사 상품을 내놓을 전망이다.업계 3위 LG유플러스는 통신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너겟'과 함께 고객이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 제한(QoS)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5G 요금제 16종을 공개했다.고객이 쓴 만큼만 합리적으로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보편화한 후불이 아닌 선불 납부 방식을 채택했다. 1GB부터 2GB 단위로 요금을 쪼갰다.가장 저렴한 3만원짜리 5G 요금제의 기본 제공 데이터는 1GB, 속도 제한은 400Kbps다. 400Kbps는 문자 송수신에 적합하지만 웹서핑과 동영상 시청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수준이다. 기존 무약정 온라인 전용 요금제의 최저 용량은 8GB였다.LG유플러스는 주요 타깃인 20대 고객의 데이터 소비 패턴에 주목했다. 커피숍이나 학교, 회사 등에서 와이파이를 쓰고 이동 중에는 극도로 데이터를 아끼는 추세를 반영해 저가 구간에 많은 신경을 썼다.이규화 LG유플러스 사업협력 담당은 "최저 구간을 굉장히 세분화해 각 이용자가 자신의 사용량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고 잔여 데이터는 정산받는 기능이 있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요구하는 요금제에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불이지만 데이터를 다 써도 걱정 없다. 데이터나 영상 통화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데이터의 경우 1시간(2500원)부터 24시간(3만5000원)까지 속도·용량 제한없이 쓸 수 있는 '타임 부스터'를 뒷받침한다. 데이터가 100MB 미만일 때 살 수 있으며, 30일마다 1시간권 1매를 무료로 지급한다.2회선부터 4회선까지 가족·지인과 결합하면 최대 1만4000원을 할인하는 혜택도 마련했다.정현주 LG유플러스 인피니스타센터장은 “앱으로 (데이터 등을) 얼마나 사용했다는 것을 알고 조정할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찾아나가는 의미가 있다”며 “그만큼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새로운 요금제는 내년 3월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프로모션 종료 후 정규 상품 전환을 검토한다. 후불 요금제도 준비 중이다.LG유플러스의 선제 공격에 경쟁사도 대응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국내 이통 시장에 심상치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서다.5G 시장에서는 이통 3사 간 격차가 분명하다.SK텔레콤이 48%로 KT(30%)와 LG유플러스(21%)를 크게 따돌렸다. 그런데 3G와 LTE를 포함한 전체 가입자 점유율은 KT가 22%(1770만1018명), LG유플러스가 21%(1694만3504명)로 박빙이다. 요금 체계 전면 재검토 움직임도5G 전환이 가속하면 3사의 순위가 예전의 모습으로 차츰 돌아갈 것으로 보이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KT 관계자는 "정해진 것은 없지만 소비자 니즈가 있을 경우에는 출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 역시 "아직 관련해 움직임은 없다. 다양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이통 3사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 잇달아 5G 중간요금제를 신설했다. 고가의 데이터 무제한과 저가 요금제 사이에 국민 평균 데이터 사용량에 부합하는 상품을 찾을 수 없다는 정부의 비판을 받아들였다.LG유플러스의 너겟처럼 SK텔레콤도 월 5만9000원의 '베이직 플러스'(24GB+1Mbps)를 기본으로 필요한 만큼 데이터를 얹어 요금을 조절하는 맞춤형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이런 노력에 이통 3사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조금씩 풀릴지 관심이 쏠린다.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서 이통 3사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요금 체계 전면 재검토를 협의한 것이 사실이냐는 질문에 "민생이 워낙 시급하니 그런 부분에서 신경을 써서 대책을 세웠으면 한다는 당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LG유플러스의 새로운 요금제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이통업계 관계자는 "굉장히 니치(틈새)한 요금제인데 꿈보다 해몽의 느낌이 강하다"며 "1GB 상품(3만원)에 3만원만 더 보태면 데이터가 무제한이다. 인기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실적도 생각해야 한다.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개선에 도움이 되는 상품은 프리미엄 요금제다.ARPU가 역성장하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달리 KT는 수요가 많은 넷플릭스 등 OTT나 스마트워치 데이터와 연계한 고가 상품 가입자를 유치하며 홀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소비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 역시 LG유플러스의 신규 요금제에 회의적인 모습이다.지금은 LTE와 5G의 차이를 체감할 수 없지만, 향후 초고속·대용량 서비스가 확산하면 저가요금제의 존재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데이터 중심의 요금 체계를 탈피하고 속도 제한의 눈높이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사회경제1팀장은 "지금의 속도 제한은 메신저나 인터넷 검색 등 필요한 기능을 쓸 수 있는 수준이지만 향후 서비스가 실감형 콘텐츠 등으로 고도화하면 비싼 요금제로 갈아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10~20년 뒤 서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논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요금제를 손볼 때마다 수십개씩 늘어나는 라인업도 문제다.그나마 젊은 고객들은 데이터 사용 패턴을 대략적으로라도 유추해 적합한 상품을 찾을 수 있지만 셀 수 없는 옵션에 금방 피로를 느끼는 사례가 대다수다.이에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통신사가 고객에 최적의 요금제를 제시하는 장치의 마련을 모색하고 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0.13 07:00
IT

OTT에 네이버페이까지…알뜰폰 '혜택 없다' 옛말

5G 확산에 소비자 관심 밖으로 밀려날 줄 알았던 LTE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고 있다. 각종 제휴 서비스로 무장한 알뜰폰 덕이다.매달 빠져나가는 통신비는 절반 가까이 아끼면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뒷받침해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다. "알뜰폰은 혜택이 없다"도 이제 옛말이다.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LTE를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지난해 5월 1000만 고지를 넘어선 LTE 알뜰폰은 지난 4월까지 1269만2592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연초부터 매달 20만명 이상이 신규로 유입되고 있다. 이런 알뜰폰 흥행 효과로 계속해서 감소하던 전체 LTE 가입자도 전월 대비 31만명 늘었다.5G 알뜰폰 가입자는 20만명대 수준으로 아직 생태계를 조성하는 단계다. 가계 통신비 인하 목적으로 알뜰폰을 쓰는데 굳이 애매한 가격대의 5G 상품에 가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고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LTE 알뜰폰이 '아재폰' 이미지를 탈피해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주된 요인 중 하나는 '제휴요금제'다. 그간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멤버십 혜택이 빠진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그런데 최근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한 차별화 요금제가 이목을 끌고 있다. 콘텐츠와 식음료처럼 일상에 유용한 혜택으로 고객 주머니 부담을 덜었다.알뜰폰 1위 KT엠모바일은 지니뮤직과 블라이스 등 그룹사 역량을 총동원했다. 월 2만~3만원대 LTE 상품에 각종 부가서비스를 덤으로 얹었다. 이통사 알뜰폰 가운데 가장 많은 라인업을 자랑한다.영화 마니아는 매달 메가박스 영화 관람권과 콤보 2000원 할인 쿠폰을 주는 요금제가 적합하다. 음악을 자주 듣는 고객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이나 지니뮤직 이용권을 보장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영화·드라마·예능 등 10만 여편의 작품을 보유한 토종 OTT 왓챠나 웹소설 플랫폼 블라이스 이용권이 기본 혜택인 요금제도 있다. 요기요·배달의민족을 비롯해 네이버페이, L포인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할인 쿠폰을 매월 쏘는 요금제도 있다. 예를 들어 '모두다 맘껏 7GB+(지니뮤직 프리)'에 가입하면 기본으로 제공하는 7GB의 데이터를 소진해도 최대 1Mbps의 속도로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 1Mbps는 메시지 송수신과 웹서핑에는 무리가 없지만, 유튜브 등 영상은 화질을 낮춰야 원활하게 시청할 수 있는 수준이다.여기에 전화와 문자는 무제한이다. 가입 기간 모바일 전용인 '스마트 음악 감상'을 결제할 수 있는 지니뮤직 포인트를 매월 지급한다.월 요금은 3만5200원인데, 프로모션을 적용하면 1만9100원으로 뚝 떨어진다.KT엠모바일 관계자는 "요금 인하 프로모션은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고 당분간 지속할 예정"이라며 "제휴요금제는 전체 고객 중 30% 이상이 가입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SK세븐모바일은 이달 말까지 가입할 수 있는 구독형 상품을 내놨다.올리브영·쿠팡 이츠·CU·파리바게뜨·투썸플레이스·배스킨라빈스에서 쓸 수 있는 5000원 상품권을 매달 준다. 2만원대 요금제는 통화와 문자 제한이 있지만, 3만원대 요금제는 무제한이다. 기본 제공 데이터를 소진하면 영상 시청에 무리가 없는 최대 3Mbps 속도로 계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KT엠모바일처럼 콘텐츠 제휴요금제도 준비했다. 음원 스트리밍 앱 플로 또는 전자책 교보 e북 이용권을 선택하거나 매월 통신료 10%를 네이버페이로 적립할 수 있다. U+유모바일은 운전자들을 위한 이색 요금제를 기획했다.'카앤피플 스페셜'의 월 요금은 3만9900원으로, 2개월마다 카앤피플 쿠폰 4만5000포인트를 지급한다. 카앤피플은 스팀 세차·실내 크리닝 등 차량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데이터는 기본 11GB에 매일 2GB를 보장한다. 다 쓰면 최대 3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스마트폰 관리에 소홀한 고객을 겨냥해 파손형 보험 요금을 지원하고 자기부담금을 포인트로 되돌려주는 '자급제 폰케어 스페셜' 요금제도 마련했다.이처럼 단순히 싸기만 하다는 인식을 바꾼 상품 전략으로 알뜰폰을 향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작년 하반기 실시한 조사에서 알뜰폰 평균 체감 만족률은 62%로 이통 3사(54%)보다 앞섰다. 알뜰폰 가입자 중 20~30대는 49%로 절반에 육박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15 07:00
IT

카카오 서버 전원 90% 복구…카톡·다음 일부 정상화

이틀째 장애가 이어지고 있는 카카오톡과 다음 서비스가 일부 정상화했다. 카카오는 16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카카오 서비스 일부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톡 일부 이용자의 문자 메시지 송수신이 가능하다. 이미지·동영상 파일 전송과 톡채널 사용은 여전히 불가하다. 카톡 PC 버전 로그인도 아직 작업 중이다. 카카오는 "현재 정상화 작업을 지속 진행 중으로, 메시지 송수신이 아직 원활하지 않을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다음은 첫 화면 뉴스·댓글, 뷰 발견 탭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다음 카페도 게시글을 작성하고 읽을 수 있다. 카카오맵과 카카오페이는 일부 서비스에 제한이 있다. 카카오T는 대리와 퀵·택배 호출, 이동수단 예약을 할 수 있지만 택시 호출은 할 수 없다. 카카오게임즈는 전체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PC 버전은 돌아가지 않는다. 멜론 스트리밍과 카카오웹툰은 열람 및 결제 이용이 가능하다. 카카오 전산 시설을 관리하는 SK 주식회사 C&C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가동을 중단했던 서버 90%에 전력을 공급했다. 다만 복구 예상 시점은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10.16 11:06
IT

하나는 개인용, 하나는 업무용, 카톡도 2개로…'1폰 2번호' 시대 열렸다

앞으로 개인용과 업무용 2개의 스마트폰을 번거롭게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하나의 폰으로 두 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이심(eSIM) 서비스가 상용화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고가의 요금제에 가입할 필요가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번호를 추가할 수 있다. 카카오톡·페이스북과 같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도 하나씩 늘어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이심 활용 요금제를 내놓는다. 내달 1일 '듀얼번호' 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알뜰폰 사업자인 KCT(티플러스)가 2020년 7월 처음으로 이심 요금제를 선보였는데, 이통사가 이심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단말기 1회선 2번호'를 지원하는 이통 3사의 기존 듀얼넘버 서비스와 달리 이심은 '1단말기 2회선 2번호'다. 보조 번호로 전화를 걸 때 상대방 연락처 앞에 고유번호를 입력해야 했던 불편함을 해소한 것이 특징이다. 이심은 기존 유심과 동일하게 가입자를 식별하는 역할을 하지만 칩 대신 프로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방식을 쓴다. 하나의 폰으로 2개 번호를 적용하는 '듀얼 심'을 구현할 수 있다. 정부는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 고객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알뜰폰 지원책을 마련한 데 이어 이번 이심 도입을 추진했다. 지난해 7월 이통 3사와 유관기관이 협의체를 만들어 제도적·기술적 기반을 닦았다. KT의 듀얼번호 요금제는 유심과 이심을 동시에 쓴다. 일반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에게 월 8800원에 두 번째 번호용 데이터 1GB를 지급한다. 이를 모두 소진하면 최대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한다. 400Kbps 속도는 메시지 송수신과 인터넷 서핑에는 무리가 없지만 고화질 영상을 시청할 때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KT 듀얼번호는 일반 요금제와 똑같은 통신망을 활용한다. 5G 일반 요금제를 쓰고 있으면 듀얼번호 요금제도 5G 전용으로 가입해야 한다. 약정이 없어 가입과 해지가 편하고, 주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두 번째 번호로 공유할 수 있다. 고객은 이심으로 알뜰폰을 포함한 여러 통신사를 조합할 수 있다. 보조 회선도 선택약정으로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모든 스마트폰에서 이심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지난 26일 공식 출시한 '갤럭시Z 플립4'(이하 갤Z플립4)와 '갤럭시Z 폴드4'가 이심을 지원한다. 애플 제품은 iOS 12.1 및 이후 버전이 설치된 '아이폰XS' 및 후속 모델부터 이심을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카톡과 인스타그램 등의 복수 계정을 뒷받침한다. 아이폰은 전화·메시지만 2개의 회선을 이용할 수 있다. 두 번째 번호 등록은 간단한 설정만 거치면 된다. 아이폰의 경우 QR 코드로 스캔하면 이심을 다운로드하고 신규 요금제를 추가하는 화면이 나온다. 이후 업무용·개인용·메인·보조·셀룰러 데이터·여행용 중 하나의 레이블을 지정하면 된다. 고객이 직접 입력할 수도 있다. 연락처에 없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낼 때 사용하는 전화번호는 별도로 선택해야 한다. 주소록에 등록한 사람에게는 마지막으로 걸었던 번호로 알아서 연락이 간다.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정보 버튼을 눌러 번호를 바꿀 수 있다. 듀얼 심 상태에서는 화면 상단에 2개의 통신사와 신호 세기가 뜬다. 상황에 따라 회선을 선택하는 과정이 번거로울 수 있지만 개인정보나 사생활 노출을 우려하는 고객에게 유용하다. 시장 반응은 벌써 뜨겁다. KT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연 박은빈을 앞세운 듀얼번호 홍보 영상은 지난 16일 공개 이후 보름이 채 되지 않아 조회 수 400만회를 찍었다. 해당 영상에서 박은빈은 갤Z플립4로 가입한 듀얼번호 요금제로 배우와 일반인의 일상을 분리한 모습을 보여줬다. KT는 듀얼번호 가입 인증샷 이벤트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듀얼 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이심 전용 요금제를 내놓을 전망이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8.29 07:00
IT

2030 연체금만 135억원…"5G 요금제 전면 개편해야"

2030세대의 휴대전화 요금 연체 규모가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도입을 논의 중인 5G 중가요금제에 이어 청년 주머니 사정에 맞춘 상품 출시가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20일 김영식 국회의원이 분석한 올해 5월 말 기준 국내 유·무선 통신요금 납부 현황을 보면 20~39세의 총 연체 금액이 135억5500만원으로 전체(312억7900만원)의 약 43%에 달한다. 20~29세가 78억3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평균 연체 금액은 30~39세가 14만2000원, 20~29세가 14만1000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무선 상품의 연체율은 0.38%다. 40~49세와 50~59세 연체 금액은 각각 48억2100만원, 40억8200만원으로 2030세대보다 낮았다. 이동통신 서비스가 LTE와 5G로 전환하면서 통화량과 문자 송수신 건수보다 데이터 제공량이 더 중요해졌다. 동영상 등 콘텐츠 시청 중심의 모바일 소비 행태가 추세로 자리 잡아서다. 하지만 지금의 5G 요금제는 금액에 따라 보장하는 데이터의 격차가 크다. 월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쓰려면 적어도 7만원대 이상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그 밑으로는 10GB가량의 데이터를 받고, 이를 소진하면 간단한 웹서핑이나 메시지 정도만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속도에 제한이 걸린다. 젊은 고객들이 비용 부담을 안고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유다. 김영식 의원은 "2030세대의 휴대전화 요금 연체 문제는 50%대에 머무는 청년 고용률과 무관치 않다"며 "5G 중간요금제 도입 외에도 청년층 데이터 추가 제공을 포함해 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가입자 2400만명을 돌파한 5G 서비스를 중심으로 가계 통신비 완화 대책을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 월평균 이용 데이터인 20GB대에 부합하는 요금제 신설이 대표적이다. 이에 최근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월 4만9000원과 5만9000원에 각각 8GB와 24GB의 데이터를 지원하는 요금제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용을 검토한 뒤 이달 안에 수락 또는 반려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노력에도 5G 요금제를 더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해도) 24~100GB 사이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며 "저가요금제와 고가요금제 이용자 간 데이터 단가 차별을 시정하고 원하는 데이터 제공량을 고를 수 있도록 5G 요금제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7.21 07:00
생활/문화

애플, "LGU+ 수신 불량 문제 살펴보고 있다"

최근 LG유플러스의 일부 '아이폰13' 이용자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통화 끊김 등 서비스 품질 논란과 관련해 애플이 공식 입장을 내놨다. 8일 애플 측은 본지에 "우리의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 LG유플러스의 일부 고객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상대방이 전화를 걸어도 제때 연결이 되지 않거나, 데이터·문자 송수신이 지연되는 현상을 겪는 고객을 위해 지난 3일부터 전용 상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원인 파악 및 문제 해결에 시간이 걸리자 '아이폰12' 프로 무상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장기화하자 '아이폰13 수신 불량 피해자모임'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에 500명 가까이 참여하는 등 이용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2.08 18:16
생활/문화

LGU+, 아이폰13 먹통은 '단말기 탓'…SKT·KT "우린 문제 없어"

"전화 안 받는다고 거래처가 우리 사장님께 직접 연락하더라고요." 지난달 전 세계적으로 발생했던 애플 아이폰의 통화 끊김 현상이 최근 국내에서 다시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유독 LG유플러스에서만 잡음이 나오는데, 단말기가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경쟁사인 SK텔레콤·KT는 "우리는 문제 없다"며 선을 그었다. LGU+ 아이폰13 이용자들 "전화가 안 터져요" 2일 애플 기기 사용자 모임 '아사모' 등에 따르면, 올해 10월 정식 출시한 애플 '아이폰13' 시리즈를 LG유플러스에서 구매한 이용자들은 간헐적 수신 불량 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달 18일 애플이 아이폰12·13 시리즈 통화 끊김을 개선하기 위해 운영체제 iOS 15.1의 업데이트 버전인 iOS 15.1.1을 배포했지만 특정 상황에서 여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 이용자는 "전화가 3번 중 1번 정도 연결됐다. 문자도 몇 시간 뒤에 왔다"며 "몇 주간 속앓이하다 번호이동했더니 잘 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상대방이 전화를 걸어도 제때 받을 수 없으며, 시간이 지난 뒤에야 매너콜이 왔다는 메시지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자나 데이터 송수신이 원활하지 않은 사례도 나온다. 지난주 개설된 아이폰13 수신 불량 피해자 모임 카카오톡 공개 채팅방에는 200명 가까이 참여했다. 대부분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이었으며,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 이용자도 다수 있었다. 리브엠은 LG유플러스 통신 설비를 활용한다. LG유플러스 요금제로 아이폰13 핑크 색상을 구매한 한 가입자는 "수신 불량으로 공식 수리센터에 3번 방문했는데도 개선되지 않아 사비를 들여 단말기를 교환했지만 현상이 이어졌다"며 "비용을 더 지불해 프로 모델로 바꿨는데도 전화가 잘 오지 않아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본인인증처럼 회신 가능한 시간이 짧은 서비스에서 문자를 제대로 못 받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본지에 "통신사와 관계없이 일부 단말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수신 불량 문제를 확인했다"며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제를 인지한 즉시 애플과 퀄컴 측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개선을 요청했다"며 "제조사의 조치와 별개로 금주 중 전용 상담 창구를 개설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AS 임대폰 필요없다는 피해자들…"차라리 해지 원해요" 아직 명확한 원인과 대응책이 나오지 않아 이용자들의 속만 타고 있다.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직원은 "아직 협의가 끝나지 않아 전용 상담 창구 지원에 대해 확답을 줄 수 없다"며 "기술 전문 부서에 연결해줄 수는 있다"고 했다. 일부 피해자는 3일부터 전용 창구를 이용할 수 있다는 답을 받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또 LG유플러스는 백업 복구 과정에서 다른 아이폰 시리즈를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피해자들은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이다. 임대폰 이용 과정에서 기기 파손 등의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위약금 없이 서비스를 해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고객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LG유플러스와 달리 경쟁사는 비교적 잠잠한 모습이다. SK텔레콤·KT 관계자는 "VOC(고객관리시스템)에 관련 문의가 눈에 띄게 늘거나 하지 않았다"며 "(LG유플러스처럼) 전용 상담 창구를 운영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에 유사 사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아사모에서 진행한 설문 결과 15~20%의 응답자가 마찬가지로 아이폰13 전화 수신 불량을 겪었다고 했다. LG유플러스가 아닌 통신사에서 아이폰13 프로를 구매한 한 가입자는 "수신감도가 1~4칸 사이에서 계속 변한다. 삼성 폰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2.03 07:00
생활/문화

'진짜 5G' 깃발 꽂은 KT, 시기상조라는 SKT·LGU+

이동통신 3사 중 KT가 처음으로 LTE 망에서 완전히 분리한 '진짜 5G' 확산을 가속한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용자 차원에서 전혀 이득이 될 게 없다며 견제하고 나섰다. KT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0'(이하 갤S20) 시리즈 단말 3종의 5G 단독모드(SA)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15일 밝혔다. 스마트폰 설정 메뉴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행한 뒤 재부팅하면 적용된다. 다음 달에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반영된다. 얼핏 보면 5G 망만 썼을 때 속도가 획기적으로 올라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지금의 5G 비단독모드(NSA)는 5G가 LTE 대역까지 활용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끌어올렸다. LTE가 빠지면 속도가 유지되거나 느려질 수 있다. 하지만 5G 단독모드 서비스는 장점이 분명하다. 5G의 핵심인 초저지연을 구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통 3사는 제어 신호를 보낼 때는 LTE를, 데이터를 송수신할 때는 5G를 활용했다. KT는 CUPS(제어·이용자 신호 분리) 기술을 적용해 제어 신호도 5G 망에서 처리한다. 고화질 영상을 빠르게 다운로드하는 초고속의 특성과 달리 초저지연은 다른 개체와 신호를 주고받을 때의 응답 속도를 대폭 줄인다. 주변 기기와 수시로 소통해야 하는 자율주행처럼 5G B2B(기업 간 거래) 모델에 적합하다. 이용자 측면에서는 스마트폰 배터리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신호 변경에 따른 전력 소모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갤S20 플러스의 배터리 사용시간을 비교한 결과, SA(13시간 38분)는 NSA(12시간 32분)보다 최대 1시간 6분(8.8%) 더 오래 쓰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 정확한 위치 기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5G는 신호 도달 거리가 짧아 LTE보다 더 촘촘하게 기지국을 구축해야 한다. 이 경우 기지국 기반으로 더 세밀하게 이용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KT는 관련 기관과 협업해 올 연말 더 정교한 재난 문자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KT의 5G SA 상용화를 두고 경쟁사들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성능 개선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LTE의 대역폭을 병합해 한 번에 많은 데이터를 보내는 지금의 설계를 벗어나면 속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A 도입에 대해 "신중한 자세로 검토하고 있다"며 "속도 이슈를 해소할 수 있는 차세대 SA인 '옵션4'를 적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KT는 5G 코어망과 기지국만 사용하는 '옵션2' 방식이다. SK텔레콤은 5G 망을 주로 가져가되 LTE 망을 속도 상승과 백업 용도로 결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LTE는 '옵션1', 지금처럼 LTE가 필수인 5G NSA는 '옵션3'로 분류된다. KT는 지금까지 연동 테스트를 한 결과 속도 저하 염려는 없으며, 5G 통신이 끊겨도 LTE로 계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NSA만 집중한 경쟁사와 달리, 5G 상용화 초기부터 SA를 준비해 속도나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5G 기술 발전에 따라 NSA는 필연적으로 SA로 전환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마트팩토리, 실감형 콘텐트 등 용도에 따라 망을 분리해 안정적 서비스를 보장하는 네트워크 슬라이싱도 SA 없이는 안된다"고 했다. KT가 '최초 타이틀'에 집착해 무리한 마케팅을 펼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는 대규모 5G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사업에서 곧장 수익이 나지 않아 비즈니스 모델부터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눈에 띄는 속도 변화가 없어 시장 수요가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상황을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향후 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 SA 도입 계획을 묻자 "옵션2와 옵션4 모두 다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5G 서비스 속도는 시장점유율 순위와 마찬가지 양상을 띠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5G 통신 품질 보고서에 따르면, 5G 다운로드 속도는 시장점유율 1위 SK텔레콤이 795.57Mbps로 가장 빨랐다. 2위 KT는 667.48Mbps, 3위 LG유플러스는 608.49Mbps로 뒤를 이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7.16 07:00
생활/문화

겁나는 데이터 충전료…2번 우는 중저가 요금제 소비자들

정부가 핵심 공약으로 가계 통신비 절감을 내세웠지만, 국민 체감도는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잇따라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했지만, 모바일 콘텐트 소비 트렌드에 맞춘 상품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인 미디어 시대 맞지 않는 중저가 요금제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5G 상용화 2년 만에 중저가 요금제를 추가하며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했지만, 가격에 따른 혜택의 차이가 눈에 띌 정도로 심하다. 지난 4월 SK텔레콤이 선보인 '5GX 레귤러'와 '5GX 레귤러플러스'는 각각 월 6만9000원, 월 7만9000원으로 110GB, 250GB의 기본 데이터를 제공한다. 그런데 월 5만5000원인 '슬림'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가 10GB로 뚝 떨어진다. KT와 LG유플러스도 기본 제공 데이터를 6만원이 넘는 요금제에 100GB 이상으로 책정했지만, 중저가인 5만원대 이하부터는 10GB 수준으로 낮게 잡았다. 3사 모두 기본 제공 데이터를 소진해도 일정한 속도로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1Mbps로 속도 제한이 걸리면 화질을 낮춰야 하는 등 영상 시청에 어려움이 생긴다. 인터넷 검색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만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처럼 이통 3사의 중저가 요금제는 빠르게 확산 중인 1인 미디어 생태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올해 발간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등 동영상을 재생하는 비율은 2019년 33.0%에서 2020년 47.9%로 큰 폭 증가했다. 넷플릭스·웨이브와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률도 2019년 52.0%에서 작년 66.3%로 크게 올랐다. 스마트폰이 통화나 문자 송수신이 아닌 콘텐트 소비를 위한 주 매체로 떠오른 것이다. 이통 3사는 고가의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를 확대하기 위해 음악과 OTT, 키즈 콘텐트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월 10만원에 달하는 비용 부담 때문에 성과는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KISDI가 지난해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대다수(68.2%)가 기본 데이터를 지급하는 요금제에 가입했다. 데이터 완전 무제한 상품 가입자는 2019년 대비 2.3%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속도 제한이 없는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소득 500만원 이상에서 55.6%의 높은 가입률을 기록했다. 급여 수준이 낮아질수록 중저가 요금제를 더 선호했다. 데이터 충전, 영화 1편에 피자 1판 값 학생·고령층 등 중저가 요금제를 선택한 사람들은 소량의 데이터를 다 써도 이를 채울 수 있는 선택지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데이터를 충전하려고 해도 가격이 높아 결제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SK텔레콤의 LTE 데이터 쿠폰은 1GB와 5GB가 각각 1만5000원, 3만3000원이다. 10분 길이의 HD 화질 동영상(100MB)을 보기 위해 데이터를 충전하려면 2000원을 내야 한다. 풀HD 화질 영화 1편(4~5GB)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패밀리 사이즈 피자 1판 값을 지불해야 한다.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쿠폰 가격도 SK텔레콤과 동일하다. 결제 가능 구간은 더 세분화했다. 50MB부터 5GB까지 7개의 쿠폰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1년의 유효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본지에 "무제한 데이터를 보장하는 고가의 요금제 등과 서비스 차별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쓴 만큼 내는 데이터 종량제 요금 기준으로 가격을 정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KT는 변화한 단위당 데이터 가치를 고려해 5G와 LTE 데이터 쿠폰의 가격을 달리했다. 5G는 100MB와 5GB가 각각 1000원, 1만5000원, LTE는 100MB와 2GB가 각각 1980원, 1만9800원이다. KT 관계자는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가 LTE는 8만9000원, 5G는 8만원부터 시작한다. 단위당 데이터 가격이 5G가 더 저렴해졌다"며 "5G는 특성상 데이터 소진 속도가 빠르다.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5G 쿠폰의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정부의 보편요금제 출시 압박에 이통 3사가 3만~5만원대 상품을 내놨지만, 보여주기식일 뿐 국민 눈높이에 맞추려면 등가성을 고려해 요금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방효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장은 "지금의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는 장시간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소수의 헤비 유저에게만 이득이다"며 "나머지 가입자들은 내는 요금만큼의 데이터를 받지 못하는 역차별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6.14 07:01
연예

[Hello, 헬스]의사도, 환자도 피부로 느끼는 스마트병원 시대

#장면1. 30대 남성 환자가 급성 담낭염으로 복강경(내시경) 수술을 받던 중 개복수술로 전환해야 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수술을 하던 의료진이 터치 패널에서 '개복 모드'를 누른다. 복강경 수술을 위해 맞춰져 있던 낮은 조도의 불빛이 환한 조명으로 순식간에 바뀌고, 필요 없는 장비는 자동으로 꺼지는 동시에 필요한 장비가 켜진다.#장면2. 환자들이 병원 이용 시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점은 진료 접수와 수납 등을 위한 장시간의 줄 서기다. 환자가 몰리는 월요일에는 30분 이상 기다리는 것은 예사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진료 예약은 물론이고 처방전을 받고 수납까지 가능해 줄을 설 필요가 없었다.이 두 장면은 공상과학영화나 미래에서나 가능한 것이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병원들이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로 무장한 수술실과 병실·서비스 등을 갖춘 스마트병원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어 가능하다.스마트병원은 의사와 환자가 빠르고 편하게 치료하고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인간이 질병과 전쟁에서 이길 가능성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점점 확대되고 각광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ICT에 대한 각종 규제와 기존 기득권 진영의 반발 등으로 스마트병원이 속도감 있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원터치로 수술 장비 세팅, 수술·시술을 동시에…똑똑해진 수술실최근 병원들이 스마트병원으로 탈바꿈하면서 수술실이 최첨단 ICT 수술실로 변하고 있다.스마트병원을 표방하는 이대서울병원은 지난 2월 올림푸스의 스마트 수술실 시스템 '엔도알파'를 국내 최초로 도입, 스마트 수술실을 열었다.엔도알파 수술실은 기존 수술실과 달리 의료진이 수술을 하는 데 최적화된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기존 수술실은 많은 기계와 다양한 조명·처치구가 복합적으로 설치돼 있고, 바닥에는 여러 전선이 얼키설키 널려 있어 수술 종류에 따라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하지만 엔도알파 수술실은 터치 패널에서 환자 정보와 집도의 이름, 수술 종류 등이 입력된 아이콘을 누르면 조명과 의료기기의 설정이 자동으로 세팅된다. 수술실 내 의료기기와 비의료기기의 사용이 한자리에서 스마트 터치 패널만으로 제어되는 것이다.또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촬영(MRI)·환자 의료 기록 등 수술에 필요한 환자 정보를 별도 모니터가 아닌 수술 모니터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이에 의료진은 이동 동선과 수술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집도의와 수술 종류에 따라 의료기기 설정값을 미리 저장해 놓고 한 번의 터치로 불러오는 프리셋 기능으로 의료진과 환자별 맞춤형 수술도 가능하다. 수술 전 준비 시간은 물론 수술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이처럼 스마트한 엔도알파 수술실에서 진행된 수술은 지난달 26일까지 총 179건이다. 집도의들은 수술하기에 최적화된 환경과 서비스에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엔도알파 수술실에서 첫 집도를 한 민석기 외과 교수는 "스마트 수술실은 기존 수술실에 비해 수술 참여 인원 최소화, 의료진의 동선 최소화로 집도의가 수술에만 집중하며, 응급 상황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민 교수는 또 "오랜 수술 시간에도 벽면에 설치된 블루 글라스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고 조명 조절이 쉬워 편안한 수술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 같다"며 "이런 환경은 집도의를 포함한 의료진에게 안정감을 주며 이는 곧 수술의 안정성으로 이어진다"고 했다.이대서울병원은 스마트 수술실뿐 아니라 국내 최초로 '임상통합상황실'도 구축했다. 병원 내 중증 환자의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위급한 환자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계명대 동산병원 등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마련하는 병원들도 있다.하이브리드 수술실은 뇌동맥류·복부대동맥류부터 동맥경화 등 광범위한 혈관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외과수술과 중재 시술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 수술실이다.혈관이 막혔는지 여부를 살펴볼 때 혈관 조영실에서 조영제를 투여하고 방사선을 이용해 보게 되는데, 문제가 있을 경우 수술실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는 바로 수술 전환이 가능하다.또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는 뇌 속 동맥 혈관 일부분이 부풀어오르는 뇌동맥류도 컴퓨터단층촬영(CT)실에 가지 않고도 치료 도중 조영제를 넣어 실시간으로 혈류를 확인할 수 있다. 회진에 등장한 AI 로봇, 모바일 수납…수술실 밖도 스마트해 수술실 밖에서도 스마트병원을 체감할 수 있다.지난달 개원한 은평성모병원은 인공지능(AI) 의료 지원 로봇이 실전 배치됐다. 안내 로봇 '마리아'와 회진 로봇 '폴'이다.특히 회진 로봇은 병동에서 의료진과 회진을 함께하는 로봇으로, 의료진이 ID 카드를 접촉하면 해당 의료진이 치료하는 입원 환자 목록을 제공하고 자율주행 기능을 통해 의료진을 안내한다.또 회진 시 의료진의 음성을 인식하고 이를 문자로 변환해 실시간으로 의무기록을 자동으로 작성한다. 병원 진료 시스템과 연동해 진료기록·검사 영상 및 결과 등의 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의료진의 회진을 지원한다.환자들의 불만이 가장 많은 병원의 등록 창구도 스마트하게 바뀌고 있다.디지털 헬스 케어 기업 포씨게이트는 병원 창구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로 진료 예약, 진료 당일 접수·등록을 할 수 있는 '큐어링크' 서비스를 제공한다.내원객은 별도의 병원용 앱을 설치하거나 회원 가입 없이 카카오톡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모바일로 이뤄지는 안내에 따라 해당 진료실로 정해진 시간에 방문하면 된다. 진료 이후에도 수납이나 처방전 수령을 위해 창구를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처방전을 원하는 약국으로 전송하거나 사전 결제해 약국에서도 별도의 대기 시간 없이 바로 조제약을 수령할 수 있다.특히 모든 안내가 카카오톡 기반의 대화형 서비스로 이뤄져 있어 상세한 진료 및 검사 상황에 대해 문답으로 바로 안내받을 수 있다.이 서비스는 현재 한림대 의료원 산하 성심병원·서울대병원·차병원·이화의료원 등 총 15개소에서 제공된다. 카카오톡으로 건강검진 결과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나왔다.디지털 헬스 케어 스타트업인 피어나인의 '메디링스' 서비스는 건강검진 이용자가 기존 병원이나 검진센터에서 검진 이후 카카오톡으로 결과를 수령할 수 있고, 동의 시 추후 재발급 요청을 신청할 수도 있다. 또 종이 문서로 제출하던 문진 표를 사전에 모바일로 간단히 전송할 수 있다.오는 8월 말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보험금 자동 청구 시범 서비스'가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SDS가 의료기관·보험사·디지털 헬스 케어 기업과 컨소시엄으로 추진하는 이 서비스는 민감한 개인 의료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암호화한 뒤 모바일로 간단히 송수신할 수 있는 것으로, 보험금 수령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안광수 포씨게이트 대표는 "스마트병원은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등 복합적인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발되고 있다"며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ICT 기술을 기반으로 한 한국형 스마트병원 시스템은 세계 무대에서도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 3사, 스마트병원 구축 적극 참여 병원의 스마트한 변신에 이동통신사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AI 스피커를 통해 환자 생활 공간인 병실을 스마트하게 바꾸고 있다.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이대목동병원에 국내 최초로 '스마트 수면병실'을 구축했다. IoT(사물인터넷) AI 스피커와 숙면등·숙면알리미 등이 설치돼 환자의 수면 상태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조명과 TV를 끄고, 설정에 따라 편안한 음악과 수면에 도움을 주는 조명이 켜지기도 한다. 또 실시간으로 실내의 공기 청정 상태와 습도를 모니터링해 최상의 실내 환경을 맞춰 준다. LG유플러스는 중앙보훈병원에 'U+ AI 스마트병실'도 구축한다. 음성으로 병실 내 IoT 기기와 IPTV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고, 노약자·치매 환자 대상으로 AI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활용한 심리·정신 치료 콘텐트를 제공한다.KT는 모바일 헬스 케어 기업 레몬헬스케어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병원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한다. 이 서비스는 진료 예약부터 의료비 수납, 전자 처방전 전달, 증명서 발급 등에 이르는 의료 서비스 전 과정을 모바일 앱 형태로 제공한다.원격의료는 아직스마트병원이 발전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안 되는 것도 많다. 의료진이 멀리 떨어져 있는 환자를 화상 진료하는 등의 원격의료가 대표적이다.현행 의료법은 의료진 간 협진 형태의 원격의료만 허용하고 있다. 환자 옆에 의사나 간호사가 없으면 의료 행위를 할 수 없다. 의료계도 원격진료가 허용되면 대형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돼 의료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고 질 낮은 서비스가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국내 5G 통신 기술과 ICT 기술을 병원에 접목하면 다양한 의료 서비스가 나올 수 있는데, 여러 규제 때문에 제약이 많다"며 "그래서 현재 병실과 관련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권오용 기자 kwon.ohyong@jtbc.co.kr 2019.07.02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