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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간 반발계수, 'ERA 4.83' 역대급 타고투저 바람 잡히나 [IS 포커스]

KBO리그 공인구(경기사용구) 반발계수가 하향 조정됐다. 프로야구 '타고투저' 기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흥미롭다.지난달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4년 공인구 2차 수시검사 결과 평균 반발계수는 0.4149였다. 단일 공인구(스카이라인스포츠 AAK-100)를 무작위로 수거, 샘플 3개를 검사했는데 반발계수가 모두 0.4200 미만이었다. 개막에 앞서 발표한 1차 수시검사와 비교하면 작지 않은 차이가 났다.지난 3월 22일 발표된 1차 수시검사에선 공인구 평균 반발계수가 0.4208이었다. 샘플 3개 모두 반발계수 0.4200을 넘겼다. 한 샘플에선 최대 0.4212가 측정되기도 했다. 반발계수가 0.4200을 넘은 건 2019년 이후 5년 만이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0.4175)와 비교해 반발계수가 0.0033 상향됐는데 KBO 합격기준 (0.4034~0.4234)의 최대치에 근접,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컸다. 보통 반발계수가 0.001 높으면 타구 비거리가 약 20㎝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수는 울고 타자는 웃었다. 개막 후 4월까지 KBO리그 팀 평균자책점은 2018년 이후 최고인 4.83(2023시즌 4.14)이었다. 팀 타율은 전년 대비 0.011 오른 0.274. 특히 경기당 홈런이 1.91개(2023시즌 1.28개)에 이르렀다.최근 두 시즌 홈런이 각각 1개였던 홍창기(LG 트윈스)는 벌써 두 번이나 손맛을 봤다. 지난해까지 통산 홈런이 1개인 황성빈(롯데 자이언츠)은 지난달 21일 한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서건창(KIA 타이거즈)도 560일 만에 홈런을 터트리는 등 리그 전반적으로 홈런이 늘었다. 한 타자는 "타구 비거리는 물론이고 타구 속도가 빨라진 느낌이다. 라인드라이브로 타구가 잘 날아간다"고 말했다.현장에선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을 도입하면서 의도적으로 반발계수를 상향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많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KBO는 "인위적인 조정은 불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반발계수 상향은 우연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연내 2차 공인구 수시검사에선 반발계수가 일제히 내려갔다. A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KBO가 의도한 결과가 아니라고 해도 반발계수가 하향 조정됐으니, 경기력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거다. (공인구를 검사한) 4월 말부터 홈런을 비롯한 장타가 어느 정도 줄어들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반발계수의 변동이 크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0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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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계수 인위적 조정 아냐" 경기당 1.88개…사이렌 가동하는 '홈런 주의보' [IS 포커스]

프로야구에 '홈런 주의보'가 내려졌다.올 시즌 KBO리그 순위 경쟁 변수로 홈런이 떠올랐다. 10일 기준으로 경기당 홈런이 1.88개로 전년 대비 0.6개 늘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라면 경기당 홈런이 2개씩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KBO리그에서 경기당 홈런이 2개 이상 기록된 건 2018년(2.44개)이 마지막이다.현장에선 공인구 반발계수를 주목한다. 지난달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4년 공인구(경기사용구) 1차 시험 결과 평균 반발계수는 0.4208이었다. 지난해 같은 시기 평균 반발계수(0.4175)와 비교하면 0.0033 높아졌다. KBO 합격 기준(0.4034~0.4234)의 최대치에 근접한 상황. 보통 반발계수가 0.001 높으면 타구 비거리가 20㎝ 더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체감하는 선수가 늘고 있다. A 투수는 "확실히 홈런을 비롯한 장타가 많아진 거 같다. 타구가 뜨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B 타자는 "안 넘어갈 공이 넘어가는 그 정도의 반발력은 아닌 거 같다. 다만 타구 속도가 빨라지면서 좌중간 혹은 우중간으로 향하는 (평범한) 타구가 안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며 "타구 속도 때문에 타자들이 잘 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C 타자는 "더그아웃에서 봤을 때 '저렇게 멀리 나갈 타구인가' 싶은 게 많다. 선수들끼리도 공인구 얘길 자주 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서건창(KIA 타이거즈)은 지난 3일 KT 위즈전에서 560일 만에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해 홈런이 단 1개였던 김지찬(삼성 라이온즈)은 지난 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대타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켰다. 최근 두 시즌 홈런이 각각 1개였던 홍창기(LG 트윈스)의 시즌 홈런은 벌써 2개다. 홈런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탓에 리그 장타율이 0.406로 2020년 이후 4년 만에 4할대를 넘어섰다. 반면 리그 평균자책점은 4.14에서 4.82로 크게 악화했다. 올해 KBO리그는 세계 최초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으로 경기가 운영 중이다. 사람이 아닌 로봇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는데, 예년보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다. 좌우만 하더라도 홈 플레이트(43.18㎝)에서 좌우 2㎝씩 확대 적용되고 있다. 타자들에게 다소 불리한 환경이다. 이를 상쇄하려고 공인구 반발계수를 상향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KBO 관계자는 "혹시 (공인구에) 문제가 있는 건지 제조사에 확인을 해달라고 얘기했다. 표준화된 공정으로 만들고 있다고 하더라"며 "통계상으로 (홈런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게 반발계수만의 영향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에선 인위적으로 (조정)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그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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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무려 11년 만이야, 3점대 ERA 진입 KBO리그

프로야구가 모처럼 3점대 평균자책점이 진입했다.올 시즌 초반 KBO리그에서는 '투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22일 기준 리그 평균자책점이 전년 대비 0.17 낮아진 3.89이다. 프로야구에서 3점대 평균자책점이 기록된 건 2012년(3.82)이 마지막. 무려 11년 만에 3점대 평균자책점 시대가 열릴 조짐이다.2020년과 2021년 리그 평균자책점이 각각 4.76과 4.44였다. 2018년(5.17)과 비교하면 낮지만, 여전히 '타고투저' 기조가 강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칼을 빼 들었다. 투수들의 입지를 넓히고,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스트라이크존(S존)을 확대한 것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평균자책점이 4.06까지 떨어졌다. 공인구 반발계수 하향 조정이 더해져 현장에선 "타구가 뻗질 않는다" "잘 맞은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힌다"는 타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투수와 희비가 교차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4월 중순까지 4점대 초반 평균자책점이 유지됐다. 그런데 조금씩 수치가 낮아지더니 4월 25일 기준, 3점대 평균자책점이 기록지에 새겨졌다. 이유는 뭘까. 투수 코치 A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 S존이 커졌고, 공인구 반발력도 요인이 있는 거 같다. 투수들의 기량이 전체적으로 발전했다"고 촌평했다. '투고타저' 흐름이 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다.전력 분석원 B는 "팀별로 외국인 투수와 (3선발급) 국내 선발 투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계속해서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평균자책점이) 더 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선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인 선발 투수가 3명이다. 3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1.29)를 비롯해 에릭 페디(NC 다이노스·1.63)와 안우진(키움 히어로즈·1.73)의 활약이 위력적이다. 여기에 나균안(롯데 자이언츠·2.76)과 오원석(SSG 랜더스·2.96) 등 깜짝 호투를 이어가는 국내 선발 투수가 적지 않다. 문동주·김서현(이상 한화 이글스) 이용준(NC) 송영진(SSG)을 등 신인 선수들의 쾌투도 두드러진다. 데이터 분석원 C는 "리그 전체적으로 세대교체 주기를 주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야수보다 투수가 더 빨리 육성되는 편"이라면서 "투수는 문동주나 김서현처럼 구위가 충분하면 리그에서 성적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야수는 주루·수비·타격·작전 등 여러 플레이를 종합적으로 해야 해 육성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고 말했다.이어 "1980년생 거포들이 은퇴 또는 '에이징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 영향을 받고 1990년생 선수들은 리그 전체적으로 야수·투수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며 "투수 육성이 빨라 그들의 활약이 더 두드러지고 전체적인 수준이 올라갔다. 타자는 다르다. 젊은 거포가 노시환(한화) 외에 많이 없는 게 단적인 예다. (한 방을 쳐줄 선수가) 많이 줄었다"고 강조했다.3점대 평균자책점이 이어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회복하면 수치가 요동칠 수 있다. 매년 프로야구 평균자책점은 전반기보다 후반기 더 좋지 않다. 투수 코치 D는 "시즌 초반이라서 현재의 모습으로 판단하긴 애매할 거 같다"고 말을 아꼈다. 전력 분석원 B는 "경기를 치를수록 평균자책점이 오를 수도 있고 더 내릴 수도 있다. 큰 의미를 부여하기엔 경기 수가 아직 부족하다"고 여지를 남겼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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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RC/27 9.82…진화하는 괴물 이정후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는 득점 창출 능력이 압도적이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이정후의 RC/27은 24일 기준으로 9.82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47명 중 1위. RC/27은 한 타자가 아웃 카운트 27개를 모두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추정 득점으로 리그 평균이 4.45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RC/27이 9.00 이상인 선수는 이정후가 유일하다. 부문 2위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8.54)에 1.28 앞선 압도적인 1위다. RC/27은 누적 스탯이 아닌 비율 스탯에 가깝다. 해당 타자의 안타와 희생타, 도루자, 병살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출한다. 이정후의 올해 개막 후 5월까지 RC/27은 7.59로 리그 6위였다. 1위 피렐라(11.62) 2위 한유섬(SSG 랜더스·10.05)과 격차가 컸다. 그런데 6월 한국야구위원회(KBO) 선정 월간 MVP(최우수선수)에 오를 정도로 맹활약하며 수치를 끌어올렸다. 그 결과 전반기를 마쳤을 때 1위를 꿰찼다. RC/27 10.00을 달성하는 것도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3년 동안 국내 타자가 RC/27 10.00을 기록한 건 2020년 최형우(KIA 타이거즈·10.61)가 유일하다. 이정후의 9월 월간 RC/27은 무려 15.80이다. 올 시즌 KBO리그는 스트라이크존(S존) 확대와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이 맞물려 '투고타저'로 진행 중이지만, 이정후는 흔들림이 없다. 매 경기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를 뚫어낸다. 이정후의 강점은 '정확도'다. 어떤 상황에서도 이정후다운 타격을 한다. 그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대처하고 있다. 변화구를 대처할 때 폴로스윙 하며 (방망이를 잡은) 팔을 놓기도 하고, 타이밍이 맞을 때는 (강한 타구를 날리기 위해) 두 팔을 놓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시즌 타율이 0.348로 1위. 데뷔 첫 타격왕에 오른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타격왕에 도전한다. '타격왕 2연패'는 리그 역사상 장효조(1985~87년)와 이정훈(1991~92년) 이대호(2010~11년)만 정복한 대기록이다. 이정후의 통산 타율은 0.342로 3000타석 기준 역대 1위다. 통산 득점권 타율까지 0.347로 높다. 올 시즌 137경기에서 108타점을 기록, 피렐라와 김현수(LG 트윈스 이상·101타점)에 7개 앞선 단독 1위. 타격왕과 타점왕에 동시 도전할 정도로 존재감이 남다르다. 그는 "(타격왕 경쟁이) 지난해와 같이 치열한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한번 경험을 해서 그런지 전혀 떨리지 않는다. 한 타석 한 타석을 소중히 생각하며 팀이 이기는 데만 신경 쓰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도루를 제외한 공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최상위권이다. KBO 공식 애플리케이션 데이터에 따르면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이 8.13이다. WAR은 리그 평균 수준의 선수보다 팀에 몇 승을 더 안겼는지 알아볼 수 있는 누적 지표로 수치가 플러스일수록 좋다. 이 부문 2·3위는 나성범(KIA·6.57)과 피렐라(6.31). 이정후는 결승타도 14개로 리그 2위(1위 김현수 17개)에 올라 있다. 강병식 키움 타격 코치는 "이정후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타격 재능이 뛰어난 선수다. 타석에서 집중력도 좋다"며 "(중심 타선인) 3번에 배치되다 보니 중요한 순간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많다. 득점 기회에서 흔들리지 않고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타격한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9.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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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 한화 'ERA 최하위' 김민우의 성장통

올 시즌 한화 이글스 개막전 선발 투수는 김민우(27)였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2년 연속 김민우를 개막전 선발로 낙점한 뒤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별다른 이유 없이 (개막전 선발에서 빼는 건) 실례"라고 말했다. 김민우를 제외하면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국내 투수가 개막전 선발을 맡은 건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안우진(키움 히어로즈)뿐이었다. 팀 내 그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민우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1일 기준으로 그의 성적은 4승 10패 평균자책점 5.30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20명의 투수 중 유일하게 평균자책점이 5점대다. 올 시즌 KBO리그는 스트라이크존(S존) 확대와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이 맞물려 '투고타저'로 진행 중이지만, 김민우의 성적은 오히려 전년 대비 크게 악화했다. 피출루율(0.399)과 피장타율(0.353)을 합한 피OPS가 0.752로 꼴찌. 이닝당 출루허용(WHIP·1.49)도 규정이닝 투수 중 가장 높다. 기복이 심하다. 김민우의 4월 월간 평균자책점은 4.91이었다. 5월에는 평균자책점이 8.06까지 치솟았다. 악화일로를 걷던 성적은 6월과 7월 잠시 안정을 찾았다. 와인드업을 하지 않고 세트포지션에서 공을 던지는 투구 폼에 적응하면서 기록이 반등했다. 세트포지션은 힘을 모으는 동작이 생략돼 구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제구가 불안한 김민우에겐 '맞춤옷'에 가까웠다. 그런데 상승세가 오래가지 않았다. 김민우는 전반기를 3승 7패 평균자책점 5.00으로 마쳤다. 규정이닝을 채운 26명의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꼴찌였다. 후반기 첫 6경기 평균자책점은 6.09로 더 좋지 않다. 8월에 선발 등판한 4경기 평균자책점이 7.77. 지난달 28일 삼성전에선 3-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이닝 4실점 했다. 3-4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팀 타선이 경기 후반 동점을 만들어 간신히 패전을 면했다. 김민우는 최근 13번의 등판에서 단 1승을 추가했다. 한화는 이 기간 2승 1무 10패로 승수 쌓기에 애를 먹었다. 깅민우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시속 150㎞를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기대가 컸다. 하지만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동안 통산 13승을 수확하는 데 그쳤다. 만년 유망주로 제자리걸음을 하던 그는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줬다.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14승)를 따내며 한화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중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지명 당시 팀에서 기대한 모습이 서서히 나오는 듯했다. 하지만 올 시즌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볼넷으로 자멸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9이닝당 볼넷이 5.01개로 많다. 한화는 개막전을 함께 했던 외국인 투수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를 모두 교체했다. 곳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쏟아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이 크게 흔들렸다. 김민우는 장민재와 함께 수베로 감독이 믿고 내는 국내 선발 카드이지만, 제 몫을 못하고 있다. 리그 최하위에 머무는 팀 성적만큼 김민우의 2022시즌도 꼬일 대로 꼬였다. 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9.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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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이정후의 '만점 도우미' 3할 타자 김혜성

지난해 김혜성(23·키움 히어로즈)은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뗐다. KBO리그 도루왕(46개)에 오르며 데뷔 첫 개인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그뿐만 아니라 타율 0.304(559타수 170안타)를 기록,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 타석 3할 타율까지 정복했다. 리그 타격왕에 오른 간판타자 이정후에 3개 앞선 팀 내 최다안타 1위였다. 김혜성은 올 시즌에도 꾸준하다. 15일 기준으로 106경기 타율이 0.303(423타수 128안타)이다. 전반기를 0.298로 마친 뒤 후반기 페이스를 올려 3할을 넘겼다. 키움에서 '규정 타석 3할'을 기록 중인 선수는 이정후(0.338)와 함께 김혜성이 유일하다. 스트라이크존(S존) 확대와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이 맞물려 리그 내 3할 타자가 15명밖에 되지 않는 가운데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차지했다. 김혜성의 활약은 가뭄에 내린 단비와 같다. 올 시즌 키움의 팀 타율이 리그 최하위다. 주전급 선수 중 김준완(0.197)과 이용규(0.199)의 타율은 채 2할이 되지 않는다. 송성문과 김휘집의 타율도 2할5푼 언저리.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의 타율도 2할6푼에서 정체돼 있다. 김혜성은 이정후와 함께 키움의 꽉 막힌 공격을 뚫어낸다. 최근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혜성을 2번, 이정후를 3번에 배치해 효과를 보고 있다. 김혜성이 출루하면 이정후가 뒤에서 쓸어담는 패턴. 두 선수가 밀고 당기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강병식 키움 타격 코치는 "김혜성은 순간 집중력이 좋다. 중요한 타석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한다"며 "타격 자세에서 회전할 때 순발력도 뛰어나다. 3할 시즌을 경험하면서 경험이 쌓였고 자기만의 S존이 생겼다. 타석에서 좀 더 냉정해졌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혜성은 투수마다 타석에서의 위치를 달리한다. 그는 "나와 잘 안 맞는 투수가 있는데 그럴 때는 똑같은 위치에서 치면 계속 안 맞는 것 같아서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 폼을 다르게 할 수 없기 때문에 타석 위치라도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동산고 재학 시절인 2016년 12월 고교야구 최고 타자에게 수여되는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다. 2017년 입단할 때부터 "타격 재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들었는데 점점 기량이 만개하고 있다. 강병식 코치는 "자신의 공이 오면 적극적으로 스윙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꾸준함과 성실함도 칭찬하고 싶다"며 "이야기하지 않아도 스스로 끈기 있게 인내력을 갖고 훈련하고 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혜성은 1번부터 9번까지 어느 타순에서도 제 몫을 다한다. 올 시즌에는 4번 타자로 97타석을 소화, 타율 0.291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어느 타순에 나가든 목표한 대로, 연습한 대로 하려고 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혜성은 도루왕 2연패를 향해서도 순항 중이다. 32도루를 기록해 2위 박찬호(KIA 타이거즈·24개)에 8개 앞선 리그 1위. 도루성공률도 86.5%로 높다. 김혜성은 "(도루왕은) 내 목표이기 때문에 꼭 하고 싶다. 도루는 2위를 신경 쓰면서 하는 게 아니다. 상황이 되면 열심히 뛰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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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어렸을 때는 두려움이 없었다" 손아섭의 부담과 반등

지난겨울 손아섭(34)은 야구 인생에서 가장 큰 결정을 내렸다. FA(자유계약선수) 권리를 행사해 고향 팀 롯데 자이언츠를 떠난 것이다. 2007년 데뷔 후 줄곧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던 그였기에 모두가 깜짝 놀란 이적이었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구단이 롯데의 '낙동강 라이벌' NC 다이노스여서 팬들이 받는 충격이 더 컸다. 새로운 도전을 원한 손아섭과 타선(외야수) 보강을 해야 했던 NC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졌다. 시즌 출발은 '최악'에 가까웠다. 손아섭은 첫 5경기에서 20타석 1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주축 선수들이 각종 이슈로 빠진 NC는 시즌 초반 고전했다. 첫 3경기 팀 타율이 0.077에 불과했다. 바닥을 찍은 손아섭은 반등했다. 지난달 8일 LG 트윈스전에서 22타석 만에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한 뒤 타격감을 회복했다. 24일 기준 정규시즌 타율이 0.326로 리그 7위다. 손아섭은 "시즌 초반 안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나 부담이 정말 머리끝까지 달했다. 서울 잠실로 넘어가 첫 안타가 나왔고 그때부터 마음의 짐을 덜었다"며 "잘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타석에서) 경직된 부분이 있었다. 이제 팀에 완전히 적응했고 팀원으로 녹아들었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베테랑이다. 개인 통산 7000타석 넘게 소화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타율이 0.324로 3000타석 기준 톱5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5회 수상, 9년 연속 200루타, 리그 역대 최소경기·최연소 2000안타 등 다양한 기록의 주인공이다. 그런 그도 시즌 초 타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그는 "NC에서 나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좋은 대우(4년 최대 64억원)를 해서 영입한 게 아닐까. 야구를 오래 한 베테랑이라고 해서 부담이 없진 않다"며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 훨씬 겁 없이 야구했던 것 같다. 그때는 잃을 게 없어서 부담도 없었다. 무식하게 앞만 보고 했다"며 "한때는 '무모하다'고 할 정도로 공격적이고 적극적이었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하면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생겼다. 좋은 대우를 받고 야구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고 말했다. 보완할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손아섭은 지난해 장타율(0.493→0.397)이 크게 하락했다. 올 시즌에도 0.408로 높지 않다. KBO리그가 스트라이크존(S존) 확대와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이 맞물려 '투고타저'로 진행되고 있다. 손아섭도 장타 생산에 애를 먹고 있다. 그는 "첫 번째는 기술적인 면이 크다. (이전 보다) 힘을 쓰는 파워 포지션이 많이 작아졌다. (문제점을) 알고는 있는데 생각보다 쉽게 고쳐지지 않더라"며 "타격해 보면 느껴질 정도로 공인구의 반발력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기술적인 면과 반발력 변화가 겹치면서 최근 홈런이 확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자연스럽게 장타 욕심을 버렸다. 손아섭은 "(나는) 홈런 타자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다. 홈런이라고 생각한 타구가 잡히거나 펜스에 맞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텐다. 난 홈런 타자가 아니다. 홈런 감소가 개인의 문제라면 스트레스를 받았겠지만, 리그의 추세여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면도 없지 않다"고 했다. S존 확대도 성적과 직결된다. 그가 시즌 초 부진했던 것도 달라진 S존이 한몫한다. 선구안이 좋은 손아섭이지만 지난 시즌과 달리 S존이 확대돼 혼란이 가중됐다. 그는 "공 하나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엄청 크다. 2볼에서 3볼이 돼야 하는데 스트라이크가 선언되면 2볼-1스트라이크가 된다. (타자와 투수가) 동등한 입장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게 쌓이다 보면 슬럼프가 온다"며 "타자에게 유리한 볼카운트가 되면 스윙을 크게 하지만 그게 아니면 콘택트 위주의 스윙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NC는 한화 이글스와 최하위를 다툰다. 하지만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양의지·박민우·이명기를 비롯해 전열에서 이탈해 있던 선수들이 속속 복귀, 타선의 짜임새가 이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손아섭은 "NC는 절대 여기(하위권)에 있을 팀이 아니다. 반등의 기회가 한 번은 올 것 같다"며 "NC의 선택이 틀리지 않는다는 걸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26 01:34
프로야구

외국인 교체 눈치싸움…유력 후보 포드와 데이비슨

외국인 선수 교체를 둘러싼 KBO리그 구단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프로야구가 개막 두 달째에 접어들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를 비롯해 순항 중인 외국인 선수가 있지만, 퇴출 갈림길에 서 있는 선수도 적지 않다. 야시엘 푸이그(키움 히어로즈)와 DJ 피터스(롯데 자이언츠)의 타율은 2할을 겨우 넘는 수준. 글렌 스파크맨(롯데)의 평균자책점은 8점대에 육박한다. 1할대 빈타에 허덕이던 리오 루이즈(LG 트윈스)는 지난 2일 2군행을 통보받기도 했다. 올해 KBO리그는 외국인 투수보다 타자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감각 저하와 스트라이크존 확대 영향으로 성적이 급락했다. 새로 영입된 외국인 타자 중 '규정 타석 3할'은 마이크 터크먼(한화 이글스)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인구 반발계수까지 하향 조정돼 '거포형 외국인 타자'들이 힘을 못 쓰고 있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심판 판정의 일관성이 떨어진다. 스트라이크를 잡아줬다가 (같은 코스를) 잡아주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니 선수들이 혼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구단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체크하고 있다. 유력 후보는 왼손 타자 마이크 포드(30·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오른손 타자 맷 데이비슨(3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다. 두 선수 모두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일방장타를 갖춘 1루수. 포드는 마이너리그 통산 홈런이 105개, 데이비슨은 2017년부터 2년 연속 빅리그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이력이 있다. B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아델린 로드리게스(31·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매번 후보군으로 분류되지만, 포드와 데이비슨의 영입 확률이 더 높다. 이미 접촉한 구단이 있다"고 말했다. 5월은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다. KBO리그는 지난 2018년 9월 이사회(사장단 모임)에서 신규 외국인 선수의 계약 총액을 연봉과 인센티브, 이적료, 계약금 포함 최대 100만 달러(12억원)로 제한했다. 교체 외국인 선수는 잔여 개월(2~11월)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달라진다. 외국인 선수 계약이 시작되는 2월부터 총액이 매월 10만 달러(1억2000만원)씩 줄어든다. 만약 5월 중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다면 최대 65만 달러(7억8000만원), 6월 중순이라면 55만 달러(6억6000만원) 한도 내에서 영입을 완료해야 한다. 관건은 이적료다.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이적료 명목의 바이아웃 금액이 설정돼 있다. 현행 KBO리그 규정에선 이적료가 높을수록 선수가 받는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C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당장 계약해도 비자가 나오는 기간을 고려하면 (입국까지) 5월을 넘길 수 있다"며 "이적료가 30만 달러(3억6000만원) 정도인 선수를 6월에 영입한다면 자칫 연봉보다 이적료가 더 높을 수 있다. 이 조건에는 쓸만한 선수가 오지 않을 것이다. 결국 시간 싸움"이라고 했다.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려면 구단의 하루라도 빨리 결단해야 투자 효과를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시즌 첫 외국인 선수 퇴출'이라는 꼬리표를 다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구단마다 신중하게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유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5.09 13:25
야구

또 낮아진 공인구 반발계수, 직격탄 맞은 타자들

프로야구 타자들이 공인구(경기사용구) 반발계수 조정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규시즌을 앞두고 발표한 단일 공인구 수시검사 결과에 따르면 스카이라인스포츠가 제조한 AAK-100의 평균 반발계수는 0.4061로 합격 기준(0.4034~0.4234)을 통과했다. 2021년 4월(0.4190)과 10월(0.4108)에 이어 다시 한번 공인구의 평균 반발계수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무작위로 수거한 샘플 반발계수는 0.4053으로 측정되기도 했다. KBO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공인구 규격이나 검사 방법은 일본과 동일하다. (반발계수가 낮아진 건) 의도한 변화가 아니다"라고 했다. KBO리그는 2018년 12월 규칙위원회에서 공인구 반발계수 합격 기준을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하향 조정했다. 보통 반발계수가 0.001 높으면 플라이볼의 비거리가 약 20㎝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발계수 조정은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였는데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2018년 34명이었던 리그 3할 타자가 2019년 18명에 그쳤다. 반면 2018년 1명밖에 없던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7명으로 늘었다. 올 시즌에는 수치를 조정한 2019년 이후 공인구 반발계수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져 타자들의 어려움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장에선 벌써부터 "타구가 잘 날아가지 않는다" "잘 맞은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힌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지난해 31홈런을 기록한 한유섬(SSG 랜더스)은 "(반발계수가) 낮아진 게 체감된다. (배트의) 정확한 스폿에 맞지 않으면 작년보다 비거리가 짧게 나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8홈런을 때려낸 양석환(두산 베어스)도 "지난 시즌에도 예년보다 공이 잘 나가지 않는다는 느낌이 확연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안 나가는 느낌"이라며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맞물려 타자들에게 쉽지 않은 환경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KBO는 올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일정 부분 확대, 적용하고 있다. 투수들은 하나같이 "공을 던지기 편안해졌다"고 말한다. 반면 타자들은 혼란스럽다. 지난 5일에는 이용규(키움 히어로즈)가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다 퇴장당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인구 반발계수까지 떨어져 타자들의 입지가 더 좁아진 모양새다. 기록에서도 증명된다. 지난 11일까지 경기당 리그 평균 홈런이 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39개)보다 0.39개가 줄었다. 장타율(0.365→0.321) 부문,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0.710→0.623)도 크게 하락해 '투고타저' 흐름을 보인다. 손아섭(NC 다이노스)은 "올해 (반발계수가) 또 줄었다고 체감하기보다 2019년부터 지속해서 느끼고 있다. 방망이에 공이 맞았을 때 먹히는 느낌이 있다"고 했다. 안재석(두산)은 "타격 메커니즘상 잘 맞았다는 느낌이 들고 힘이 (타구에) 확실히 실렸음에도 예상보다 뻗질 않고 잡히는 타구가 있었다. 수치를 조정한 부분은 모르고 있었는데 타석에서 체감은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반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한 타자도 적지 않다. 최정(SSG)은 "조금 더 경기를 해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평가를 보류했다. 박준영(NC)은 "아직 체감하지 않는다. 반발력이 줄었다고 해도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은 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러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각 구단은 넓어진 스트라이크존과 반발계수 하향 조정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노심초사다. 팀 성적과 직결될 수 있는 변수다. A 구단 타격코치는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진 상태에서 반발계수도 낮아지니 타자들이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리그 전체 장타율이 낮아지는데 스트라이크존 확대와 반발계수 하향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경기를 치르면서 적응해 나가야 할 문제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공격적인 야구를 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4.13 06:30
야구

반발계수는 올랐는데…사라졌다, KBO리그 3할 타자

프로야구에 '3할 타자'가 확 줄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선 3할 타자가 귀하다. 6일까지 리그 3할 타자가 14명(규정타석 53명)에 불과하다. 23명이던 지난해보다 약 39% 감소했다. 한화, SSG, KIA에는 3할 타자가 아예 없다. 5년 전만 하더라도 KBO리그는 3할 타자 풍년이었다. 2016년 역대 최다인 40명의 선수가 '타율 3할' 훈장을 달았다. 규정타석을 채운 55명 중 무려 73%다. 2017년과 2018년은 각각 33명과 34명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8년 12월 공인구 반발계수를 조정했다. 극단적인 '타고투저' 기조를 잡기 위해 기존 0.4134~0.4374이던 공인구 반발계수를 0.4034~0.4234로 낮췄다. 현장에선 비거리가 3m 정도 감소할 거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타구 반발력이 줄어드니 타자들의 성적도 요동쳤다. 2019년 3할 타자가 전년 대비 반 토막 수준인 18명에 그쳤다. KBO는 허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반발계수를 소폭 다시 올렸고, 지난해 3할 타자가 2년 만에 20명대를 회복했다. 그런데 올 시즌 3할 타자가 또 줄었다. 지난해보다 공인구 반발계수는 올랐는데 타자들의 성적은 비례하지 않고 있다. A 구단 타격코치는 "투수들의 제구력이 일정하지 않아서 타자들이 타격 타이밍을 잡는 게 힘들다. 공이 일정한 존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예상치 못한 곳으로 들어오면 위축될 수 있다"며 "수비 시프트도 영향이 있다. 잘 맞은 타구가 계속 잡히니까 타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올 시즌 KBO리그는 9이닝당 볼넷이 리그 평균 4.23개다. 3.74개였던 지난해보다 0.49개가 늘었다. 9이닝당 평균 볼넷이 4개를 넘기는 건 2009년(4.09개) 이후 처음이다. 그뿐만 아니라 구단마다 수비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타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 타율이 0.241까지 떨어진 최형우가 대표적이다. B 구단 타격코치는 "요즘 선수들은 트렌드를 쫓다 보니 타격 폼도 자주 바뀐다. 자신만의 타격을 적립하지 못하는 모습이 많다"며 "선수마다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만의 좋은 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강해야 하는데 본인 것이 없으니 어려움을 겪는 선수가 있다"고 했다. 좀 더 냉정한 평가도 있다. C 구단 타격코치는 "선수들이 144경기를 뛸 수 있는 몸이 되지 않는다. 이전엔 안타를 치지 못하면 분해서 경기 후 스윙을 500~700개씩 하고 했는데 요즘엔 그런 선수를 찾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어 "좋은 외국인 투수가 영입되고 그들이 던지는 변화구를 국내 투수들이 배운다. 타자들의 변화구 대처가 되지 않아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3할 타자는 줄었지만, 타격왕 경쟁만큼은 뜨겁다. 리그를 대표하는 '타격 천재' 강백호(KT)와 이정후(키움)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C 구단 코치는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이 나이가 들어 하락세를 타고 있는데 그 자리를 채워줄 젊은 선수가 강백호와 이정후뿐"이라며 "아마 야구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창 훈련하며 기량이 늘어야 할 시기에 연습할 시간이 부족하다. 아마 야구 전반적으로 좋은 선수가 없다. 또 괜찮은 선수는 프로에 오면 다 아프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수원=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0.0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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