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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에도 그랬다, 손흥민은 8강에서 터졌다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에서 아직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을 골이 터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C조 3차전 중국전에 나선 뒤 16강 바레인전까지 두 경기에 나섰고,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에서 1골을 넣은 뒤 A매치 6경기 동안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손흥민은 터질 때가 되면 반드시 터진다. 중요한 일전에서는 언제나 존재감을 드러냈다.4년 전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돌아봐도 그렇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오만전과 호주전 2경기를 뛰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 득점 후 A매치 9경기를 치르면서도 골을 넣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아시안컵 8강 상대는 우즈베키스탄. 손흥민은 멀티골을 작렬시키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손흥민의 빼어난 활약으로 한국은 2-0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 이전 경기까지 부진했던 경기력과 하락세였던 분위기는 손흥민의 멀티골로 완벽한 반전에 성공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또 한 번의 8강을 치른다. 25일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 UAE 아시안컵 8강 카타르전. 아시안컵 '8강의 사나이' 손흥민이 다시 한 번 나설 때다. 카타르는 만만치 않은 팀이다. 중동의 '신흥 강호'다. 아시안컵 출전팀 중 가장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팀이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3전 3승, 10골, 0실점을 기록했다. 16강에서는 이라크를 1-0으로 꺾었다.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축구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전략적 귀화 선수들도 즐비하다. 득점력은 폭발적이고 수비는 단단하다. 피지컬과 스피드 개인기 모두 갖춘 팀이다. 한국이 만나는 역대 가장 강한 카타르라고 할 수 있다.손흥민은 카타르에 대한 좋은 기억 나쁜 기억 모두 가지고 있다. 2013년 3월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후반 교체돼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짜릿한 기억이 있다. 한국이 2-1로 승리했다. 이는 손흥민의 A매치 두 번째 골이었다. 2016년 10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결승골을 작렬시키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아픔 기억도 있다. 2017년 6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3으로 패배했다. 한국의 자존심은 무너졌다. 손흥민은 설욕을 벼르고 있다. 이 경기가 카타르와 마지막 경기였다. 카타르에 2연패를 허락할 수 없다. 손흥민이 카타르전에서 득점을 기록한다면 총 3골로 이근호(울산 현대)와 함께 카타르전 역대 최다골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4년 전처럼 멀티골을 폭발시킨다면 역대 1위로 올라선다. 토트넘에서 살인일정을 치르고 온 터라 손흥민은 많이 지쳐있다. 그래도 믿을 건 손흥민뿐이다. 아부다비(UAE)=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9.0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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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재 독주 후 GK 춘추전국시대'…벤투와 '궁합'은 김승규

축구팀 주전 골키퍼는 잘 바뀌지 않는다. 한국 축구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전성기에서 내려오지 않는 이상, 한 선수가 독주 체제를 구축한다.대표적으로 한국 골키퍼의 '전설' 이운재를 보면 알 수 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선택은 이운재였다. 4강 신화에 앞장선 이운재는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독주 체제를 가동했다2004 중국아시안컵에서도 존 본프레레 감독은 이운재의 손을 잡았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감독이 딕 아드보카트 감독으로 바뀌었지만, 주전 골키퍼는 여전히 이운재였다. 2007 동남아 4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아시안컵에 나선 핌 베어벡호의 골문도 이운재가 지켰다.4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이운재. A매치 출장 수가 무려 133경기다. 한국 축구 역사상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유일한 골키퍼다. 이운재가 물러난 뒤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허정무 감독이 주전으로 선택한 이는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이었다. 2011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조광래 감독 역시 정성룡에게 신뢰를 줬다.정성룡이 이운재에 이어 독주 체제를 갖추는 듯했으나, 홍명보 감독이 이끈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흐름이 바뀌었다. 정성룡은 1차전 러시아, 2차전 알제리전에 나섰지만 인상적이지 못했다. 그러자 3차전 벨기에전에 김승규(비셀 고베)가 주전으로 떠올랐다.그러나 1년 뒤 주전 골키퍼는 다시 바뀌었다.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으로 향했다. 김진현은 최고의 선방 쇼를 펼치며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김진현이 부상과 스페인전 실수 등으로 주전 자리에서 밀려났고, 김승규가 다시 주전으로 올라섰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많은 이들이 김승규가 주전 골키퍼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망은 빗나갔다. 신태용 감독은 조현우(대구 FC)를 깜짝 선발로 내세운 카드를 선보였다. 조현우는 미친 선방 쇼로 한국 골문을 지켰고, 러시아월드컵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이런 조현우의 기세도 오래가지 못했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부임하자 흐름은 다시 변했다. 벤투 감독의 선택은 김승규였다. 그는 2019 아랍에미리트(UAE)아시안컵 C조 1차전 필리핀전에서 선발로 나서며 벤투의 신임을 받음을 증명했다. 이변이 없다면, 오는 12일 열리는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에서도 김승규가 선발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 대회에서 조별리그 1차전과 2차전에 다른 골키퍼가 출전한다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왜 주전 골키퍼 교체가 이토록 잦은 것일까? 9일, 대표팀 훈련장인 UAE 두바이 알 샤밥 알아라비 클럽에서 만난 신태용 전 감독에게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감독과 궁합'이 핵심이었다.신 전 감독은 "주전 골키퍼와 감독에게는 신기하게도 궁합이 있는 것 같다. 러시아월드컵 당시에도 김승규를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나와 궁합은 조현우가 더 잘 맞았다. 그리고 조현우는 잘 해냈다"고 설명했다. 두바이(UAE)=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9.01.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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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人톡] 99% 완성된 '김앤장'의 스웨덴전 미션, '잃어버린 팬심을 되찾아라'

"스웨덴전 준비는 99% 완성 단계다."어느 순간부터 '김앤장'이라 불렸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확실한 건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김'과 장현수(FC도쿄)의 '장'을 묶어 국내 유명 법률사무소와 같은 '김앤장'으로 부르기 시작한 게 결코 그들이 '영혼의 콤비'처럼 잘 해서는 아니었을 거라는 점 정도다.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듯, 수비수가 두드러진다는 건 곧 그들이 경기에서 실수를 했다거나 팀의 수비에 문제가 있었을 때다. 물론 수비를 매우 잘해서 주목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극히 드문 경우다.김영권과 장현수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김앤장'으로 축구팬들에게 조소를 당하진 않았다. 김영권은 2012 런던올림픽, 2014 브라질월드컵을 거쳐 2015 호주아시안컵까지 국제대회를 경험하며 한국 수비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고 장현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와일드카드로 뛰며 두터운 신임을 받는 한국 축구의 주축이었다. 그러나 중국 슈퍼리그 이적 이후 붙은 '중국화' 딱지와 작년 치른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경기력, 그리고 말실수까지 겹치면서 축구팬들 사이에서 급격히 신뢰를 잃었다.물론 이들은 팬들의 차가운 시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15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로모노소프 지역에 위치한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공식 훈련 전 기자회견을 가진 김영권과 장현수는 "집중력을 가지고 스웨덴전을 실점 없이 치르겠다"는 굳은 각오와 함께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전날 열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을 지켜 본 김영권은 "이제 월드컵이 정말 시작됐다고 느꼈다"고 말문을 연 뒤 "어제 경기를 보면서 첫 득점, 혹은 첫 실점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것을 보고 배웠고 스웨덴전에서 그렇게 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4년 전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이미 수비진 붕괴의 아픔을 겪은 바 있는 김영권은 "그 때 치른 알제리전이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4년 전 뛰었던 형들도 그렇고 그 아픔 잊지 못하고 다시는 그런 경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마음"이라며 스웨덴전에 대한 의욕을 다졌다.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첫 월드컵 무대에 나서게 되는 장현수도 "중요한 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했을 때와 못했을 때 차이가 크다"며 "걱정, 설렘 등 많은 생각이 들지만 일단 팀을 믿고 또 나 자신을 믿고 경기에 임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분명한 건 두 선수가 스웨덴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보였다는 점이다. "한국 축구에 수비 걱정이 계속 따라다니는데, 나 역시 수비수로서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얘기한 김영권은 "초점은 스웨덴전이다. 스웨덴전 준비는 오늘 훈련까지 99% 완성 단계에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며 "이대로만 한다면 실점하지 않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장현수도 "스웨덴전은 투톱의 피지컬 굉장히 좋은 걸로 알고 있다. 선수들이 헤딩을 떴을 때 다음 선수들, 세컨드볼을 준비하는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모두 전부 다 분석했다. 준비를 잘만 하면 크게 위협될 상황은 아닐 것 같다"고 힘을 보탰다. 비장함과 자신감을 품고 '99%' 단계에 올라있는 '김앤장'이 스웨덴전에서 팬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8.06.15 21:16
스포츠일반

9번(신욱)-17번(재성)-7번(흥민), 최다골 등번호 이어갈까

‘9번’ 김신욱(전북), ‘17번’ 이재성(전북), ‘7번’ 손흥민(토트넘)이 ‘최다골 등번호’의 영예를 이어갈까. 국제축구연맹(FIFA)은 월드컵 본선 32개국의 최종 엔트리 등번호를 1∼23번으로 제한한다. 골키퍼는 반드시 1번을 달아야 한다. 나머지는 제한이 없다. 전통적으로 주공격수는 9번, 에이스는 7번과 10번, 발 빠른 측면 공격수는 11번, 수비진은 낮은 번호를 단다. 펠레(브라질)와 디에고 마라도나, 리오넬 메시(이상 아르헨티나)의 등번호 10번은 팀의 에이스를 의미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값어치를 높인 7번도 최근에는 간판 선수들에게 돌아간다.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 23명의 등번호가 4일 발표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기존에 대표팀에 많이 뽑혔던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가급적 많은 선수들 의견을 반영하고 싶었지만 100% 다할 수 없어서, 신참급 선수들은 남은 번호 중 코칭스태프에서 결정했다. 이승우의 10번은 본인 요청이 아니라 코치진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세 당돌한 공격수 이승우(베로나)가 첫 출전하는 월드컵에서 주포를 상징하는 10번을 받았다. 박지성이 달았던 7번은 그가 후계자로 지목한 손흥민에게 돌아갔다. 넘버원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1번은 김승규(빗셀 고베) 몫이었다. 그렇다면 한국이 출전해 골을 넣은 8차례 월드컵에서 몇 번 선수가 가장 많은 골을 넣었을까. 공격수의 상징 ‘9번’이 5골로 가장 많았다. 최순호(1986년)와 황보관(1990년), 설기현(2002년), 안정환(2006년)이 꿈의 무대에서 9번을 달고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에서 등번호 9번을 새기고 득점을 올렸다. 이번엔 1m96cm 장신 공격수 김신욱이 9번을 받았다. 그리고 예상 외로 ‘17번’이 4골로 공동 선두다. 허정무(1986년)와 하석주(1998년), 이청용(2010년 2골)은 17번을 새기고 골맛을 봤다. 이번에는 17번을 이재성(전북)이 받았다. 이재성은 지난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에서 감각적인 칩슛으로 골맛을 봤다. 7번과 14번이 나란히 3골로 3위다. 김종부가 1986년 월드컵에서 7번을 달고 불가리아를 상대로 골을 넣었고, ‘넘버7’ 박지성이 2006년 월드컵에서 프랑스, 2010년 월드컵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2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은 과거 존경하는 대선배 차범근의 11번을 선호했지만, 최근 소속팀 독일 레버쿠젠과 잉글랜드 토트넘에서는 7번을 달았다. 요즘 대표팀에서 행운의 번호 7번을 달고 뛰고 있다. 등번호 14번을 달고 이천수가 2006년 월드컵 토고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고, 중앙수비 이정수는 등번호 14번을 새기고 2010년 월드컵 그리스, 나이지리아전에서 ‘골 넣는 수비수’로 활약했다. 이번엔 왼쪽 풀백과 윙어를 소화할 수 있는 홍철(상주)가 14번을 받았다. 13번·11번·6번·10번·18번·19번·20번이 2골씩으로 뒤를 이었다. 21번과 22번이 1골씩이다. 8차례 월드컵에서 넣은 포지션별 골은 미드필더(15골), 공격수(11골), 수비수(5골) 순이다. 역대 월드컵에서 도전자 입장이었던 한국은 객관적 전력상 수비를 강화하다 역습이나 세트피스로 골을 많이 넣었다. 그래서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골이 많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 같은 경우에는 역습 상황에서 공격수 손흥민의 스피드, 미드필더 이재성의 감각적인 슈팅으로 득점을 기대해볼 수 있다. 김신욱이 후반 조커로 투입돼 큰 키를 활용해 득점을 올릴 수도 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6.04 21:12
축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는 손흥민이 있지 않은가

신태용호가 '비관적 전망' 속에 출국했다.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3일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이 시점에서 신태용호는 환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논란 속에 지난 1일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와 평가전에서 1-3 완패의 영향이 컸다. 23명의 최종엔트리가 가려졌지만 핵심 멤버들의 부상 이탈 속에 큰 지지를 받지 못했다.많은 축구팬들이 이번 월드컵을 향한 기대감이 낮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3전 전패'를 예측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F조 상대 스웨덴, 멕시코 그리고 독일이라는 위용이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와 반대로 마지막까지 '통쾌한 반란'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 이들도 분명 있다. 기대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손흥민(토트넘)'이라는 존재감이다.월드컵에 나서는 한국 축구가 손흥민과 같은 세계적 공격수를 보유한 적이 있었던가. 이렇게 세계 모든 팀들의 주목을 받는 선수도 없었다. 한국 축구를 다루는 외신을 보면 거의 모두가 손흥민 위주로 보도를 하고 있다. 한국과 평가전을 치른 상대팀 감독과 선수 모두 같은 이름에 주목했다.물론 축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세계적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그 존재 자체만으로 한국 선수들의 자존심을 높이는 동시에 상대에 위협감을 줄 수 있다. 상대 전략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독보적 존재감을 가진 스타는 변화를 창조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 할 책임도 있다. 손흥민이 있다는 것은 곧 비관적 전망 속에 기적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이다. 손흥민이 폭발한다면 정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리고 손흥민은 월드컵의 '한'을 품고 있다.그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 나섰다. 자신감은 넘쳤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손흥민은 1차전 러시아전에서 86분, 2차전 알제리전 90분 그리고 3차전 벨기에전에 73분을 뛰었다. 손흥민의 첫 월드컵은 249분이었고, 알제리전 1골을 넣었다. 한국은 1무2패, H조 꼴찌로 탈락했다. 결말은 손흥민 통한의 눈물이었다.당시 손흥민은 22세 대표팀 막내였다. 대표팀의 중심은 2012 런던올림픽 주역이었던 박주영(FC 서울)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스완지 시티) 등이었다. 현재는 손흥민이 부동의 '에이스'다.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손흥민이 지금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세계적 선수로 성장했다.에이스 손흥민의 월드컵이 시작되는 것이다. 4년 전 한을 품고 있기에 절박함과 간절함을 가진 채 나선다. 에이스가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뛰면 다른 경기력과 결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에이스의 투혼은 동료들과 팀 분위기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일부 팬들은 보스니아 헤르체코비나전 이기적인 플레이와 부진 등으로 비난을 하고 나섰다. 이 역시 에이스가 감내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월드컵을 앞둔 지금은 그를 응원하고 믿어야 할 시기다. 그마저 없다면 월드컵은 절망 그 자체다. 오히려 한국에 이런 공격수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 일이다. 손흥민은 "이제 막내도 아니고, 어리지도 않다. 4년 전에 패기가 넘쳤다면 이번에는 걱정이 앞선다. 부담감 보다는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은 더 냉정해야 한다. 더 진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 더 많은 승부욕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나부터 반성하고 철저하게 준비를 하겠다. 월드컵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잘 이끌어가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비관적 전망 속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이 있기에, 마지막 희망의 끈은 아직 잘리지 않았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8.06.04 06:00
축구

2010 이근호, 2014 박주영 그리고 2018 이청용

2009년 3월 23일.허정무 2010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4월 1일 북한과의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 출전할 엔트리에 이근호를 포함시켰다.큰 논란이 일어났다. 이근호가 '무적상태'였기 때문이다.그는 2008시즌 종료 후 대구 FC를 떠나 유럽진출을 모색했다. 네덜란드, 프랑스 그리고 덴마크 등에서 입단테스트를 받는 노력을 했지만 결실은 없었다. 40일이 넘도록 경기에 나서지 못한 상태였다. 실전 감각과 몸상태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허 감독이 이근호에 집착한 것은 그가 '황태자'였기 때문이다.이근호는 최종예선 1차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전 2골, 2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 1골을 넣으며 허정무호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허 감독은 "이근호의 팀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부담스럽지만 이근호를 직접 만나니 훈련을 꾸준히 해왔다고 했다"며 "경기력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이라크와 평가전에 뛰어보게 한 뒤 평가할 것"이라며 이근호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하지만 이근호는 허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지 못했다.이근호는 3월 28일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가 넣은 1골은 페널티킥이었다. 이후 북한전에도 출전했지만 경기를 뛰지 못한 감각 저하를 극복해내지 못했다.이근호는 그해 4월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 유니폼을 입으며 무적신분에서 탈출했다. 새로운 팀을 찾았지만 안타깝게도 감각은 예전처럼 올라오지 않았다.허 감독은 마지막까지 이근호에게 기회를 줬지만 결국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이근호는 최종엔트리 23명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허 감독은 "이근호에게 기회를 많이 줬는데 장기간 실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다. 슬럼프가 너무 길었다. 선수는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탈락 이유를 설명했다.황태자였지만 경기 감각에 물음표를 지닌 이근호를 과감하게 제외한 허 감독.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결실을 맺었다.2014년 5월 8일.홍명보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최종엔트리 23인 안에 박주영을 포함시켰다.큰 논란이 일어났다. 박주영은 소속팀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였기 때문이다.2011년 아스널로 이적한 뒤 주전경쟁에서 밀린 박주영은 하락세를 겪었고, 월드컵을 앞두고 2부리그 왓포드로 임대 이적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왓포드에서도 경기에 뛰지 못했다.게다가 박주영은 봉와직염이라는 부상을 당해 시즌을 일찍 접고 조기 귀국한 상태였다. 실전 감각과 몸상태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홍 감독이 박주영에게 집착한 것은 그가 '홍명보의 영웅'이었기 때문이다.결정적인 장면은 2012 런던올림픽이었다. 박주영은 홍 감독이 이끌던 런던올림픽 3~4위전 일본과 경기에서 환상적인 몸놀림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한국의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신화가 박주영을 통해 이뤄진 것이다. 박주영을 향한 절대 신뢰가 생긴 이유다. 홍 감독은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과 월드컵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 경험이라는 부분을 배제할 수 없었다"며 "한국의 공격수 중 박주영을 대체할 선수를 찾지 못했다"고 박주영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하지만 박주영은 홍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지 못했다.브라질월드컵 1차전 러시아전과 2차전 알제리전에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경기를 뛰지 못한 감각 저하를 극복해내지 못했다. '엔트의리 논란'만 가중시키며 박주영의 브라질월드컵은 허무하게 끝났다.절대 신뢰 속에서 경기 감각에 물음표를 지닌 박주영을 과감하게 선택한 홍 감독.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최초로 1승도 거두지 못했다.2018년 5월 14일.신태용 2018 러시아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엔트리 28인 안에 이청용을 포함시켰다.큰 논란이 일어났다. 이청용은 소속팀 경기에 뛰지 못한 선수였기 때문이다.그는 2015년 크리스털 팰리스로 이적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고, 2017~2018시즌 프리미어리그 출전은 7경기, 선발은 1경기에 불과했다. 올해 경기만 따지면 4경기 21분 출전에 그쳤다. 게다가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실전 감각과 몸상태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신 감독이 이청용에게 집착한 것은 그가 '검증된 월드컵의 사나이'였기 때문이다.이청용은 2010 남아공월드컵과 2014 브라질월드컵을 연이어 출전했고, 남아공에서는 2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월드컵에서의 이런 경험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경기 감각 저하를 극복하지 못한 이청용/연합뉴스신 감독은 "형평성 논란이 있어 뽑고 안 뽑는 게 아니다. 이청용은 우리 전술을 만들었을 때 꼭 필요한 선수"라며 "상당히 메리트가 있는 선수다. 두 번이나 월드컵에서 경험했고 개인 스킬이 탁월하다. 놓칠 수 없었다. 우리팀이 가고자 하는 포메이션과 전술에 필요한 선수"라고 이청용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하지만 이청용은 신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지 못했다.지난 28일 열린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경기를 뛰지 못한 감각 저하를 극복해내지 못했다.아이러니하게도 오른쪽 날개 이청용보다 수비수인 풀백 고요한이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청용은 슈팅 한 개도 시도하지 못했다. 전반 7분 손흥민을 향한 패스는 한참이나 멀리 나갔다. 이청용의 현재 경기 감각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그를 향한 물음표는 분명 커졌다. 아직 이청용이 최종 엔트리 23명에 확정된 것은 아니다.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다. 다음 달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이다. 이 경기가 끝난 뒤 23명의 명단이 발표된다.경기 감각에 물음표를 지닌 이청용. 신 감독은 어떤 선택을 할까.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8.05.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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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노리는 신태용과 2개의 산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사상 최초 2연패 의지를 보였다. 신 감독은 7일 일본 도쿄의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직 동아시아 챔피언십에서 2회 연속 우승한 팀은 없다"며 "우리나라가 이번에 도전해볼 만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은 첫 대회인 2003년 우승을 시작으로 2008년과 2015년까지 총 3차례 정상을 경험했다. 3회 우승은 이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신 감독은 "최선을 다 하다보면 우승은 따라올 것"이라면서 "일본·중국·북한 모두 좋은 팀들이라 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좋은 추억이 많이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도전해보고 싶다"고 재차 강조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선 '큰 산'을 2개나 넘어야 한다. 세계적인 명장 마르첼로 리피(이탈리아) 중국 감독과 바히드 할릴호지치(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일본 감독이다. 리피 감독은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1994~1999년·2001~2004년)에서만 무려 13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명장이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이탈리아를 이끌고 우승컵을 품었다. 지도력은 중국대표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대표팀에 부임한 리피 감독은 올해 3월 벌어진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1-0으로 물리쳤다. 이 경기 결과는 한국 축구사에 '창사 참사'로 기록됐고,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경질된 계기였다. 리피 감독은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고도 중국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공한증(중국이 한국 축구에 느끼는 두려움) 극복 등 중국 축구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이 참작된 덕분이다. 중국은 지난 10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57위에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한국(62위)을 제쳤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이미 한국 축구에 한 차례 큰 아픔을 준 인물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알제리를 맡아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을 4-2로 눌렀다. 알제리는 한국전 승리를 발판으로 16강에 올랐고, 한국은 알제리전 패배가 결정타가 돼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그랬던 그가 2015년 숙명의 라이벌 일본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한국과 악연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한국의 2연패에 가장 큰 경쟁자가 될 개최국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2013년 우승 이후 4년 만의 정상 복귀를 노린다. 최근 기록까지 나쁘다. 한국은 일본과 최근 5경기에서 2무3패로 절대 열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5월 24일 친선경기에서 박지성(은퇴)의 선제골과 박주영(FC 서울)의 쐐기골로 2-0으로 승리한 뒤 7년 넘게 승리가 없다. 동아시아 챔피언십 우승으로 가기 위해서 신 감독은 7년 7개월여 만의 한일전 승리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한일전은 최종전으로 치러진다. 신 감독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일본과 중국에 열세를 보인 것은 신 감독 부임 이전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8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슈틸리케 감독 후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A매치만 4차례 치렀다. 신 감독은 일본과의 최종전에 대해 "솔직한 심정은 이기고 싶다"면서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멋진 경기를 보이면서 동반 성장을 기대한다"고 승리욕을 불태웠다. 그는 "일본과 항상 좋은 라이벌 관계인데 러시아월드컵 다른 조에서 함께 좋은 성적을 내서 아시아 축구가 이제 세계적인 변방이 아니라는 점을 할릴호지치 감독과 내가 책임지면서 경기로 보였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태용팀은 9일 중국과 대회 첫 대결을 벌인 뒤 12일 북한, 16일 일본과 차례로 맞붙어 2연패에 도전한다. 도쿄(일본)=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7.1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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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눈물을 러시아의 웃음으로 바꾸고 싶은 손흥민

"나는 아직도 브라질의 눈물을 기억한다."2018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 결과를 받아든 한국 축구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5·토트넘)이 남긴 소감이다. 3년 전 여름, 지구 반대편 브라질까지 날아가 월드컵 조별리그 무대에 나섰던 손흥민은 당시 1, 2차전 완패에 이어 마지막 3차전 벨기에와 경기서 탈락이 확정되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 냈다. 2차전 알제리전 패배 뒤에도 눈물을 보였던 손흥민은 벨기에전이 끝난 이후에는 아예 울보처럼 엉엉 울었다. 세상 서럽게 우는 손흥민의 모습은 TV를 통해 생중계됐고 축구팬들에게 '2014 브라질월드컵이 끝났다'는 실감을 안겨 줬다. 눈물을 닦은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흘린 눈물을 다음 대회에서 반복하지 않기 위해 4년간 제대로 준비하겠다. 다음 대회에서는 웃을 것"이라며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만회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때 흘린 눈물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한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2018 러시아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유독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울리 슈틸리케(63) 전 감독 체제에서 신태용(47) 감독 체제로 바뀌면서 경기력 부진으로 인해 진통을 겪었다. 팀을 제대로 꾸리기도 전에 '히딩크 논란'에 부딪혔다. 11월 A매치 2연전에서 콜롬비아-세르비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던 것이 '신태용호' 출범 이후 가장 좋았던 순간이다.조 추첨에서도 운이 따라 주지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 그리고 이탈리아를 잡고 본선 무대에 오른 스웨덴 등 상대하기 버거운 팀들과 한 조에 묶였다. 전력상 본선 진출 32개국 중 최약체로 분류되는 대한민국이다. 이 상황에서 하나같이 까다로운 팀들과 한 조가 됐다. 그래도 손흥민은 3년 전 눈물을 흘리며 남겼던 자신의 다짐을 지켜 나갈 생각이다. "어느 팀이든 우리보다 강팀이고 어려운 것은 잘 알고 있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전한 손흥민은 "공은 둥글다. 우리가 부족한 부분을 얼마나 잘 준비하냐에 따라 2014년 브라질에서 흘린 눈물이 웃음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브라질월드컵의 아픔을 웃음으로 바꾸기 위해선 손흥민의 활약이 중요하다. F조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모든 나라가 '경계 대상 1순위'로 손흥민을 꼽을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상대의 집중 견제를 뚫고 얼마나 활약할 수 있냐가 조별리그 돌파의 열쇠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손흥민이 틀어막히면 한국의 16강 진출도 힘들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자신의 어깨에 걸려 있는 막중한 책임을 알고 있다는 듯, 손흥민은 조 추첨 다음 날 보란 듯이 시즌 5호 골을 터뜨리며 3년 전과 다른 '에이스'의 품격을 과시했다. 손흥민은 3일 영국 런던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왓포드와 원정경기에서 동점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을 패배에서 구해 냈다.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이 0-1로 끌려 가던 전반 25분 크리스티안 에릭센(25)의 크로스를 받아 동점골로 연결했다. 소속팀 토트넘은 물론, 2018 러시아월드컵 '최약체'로 분류된 한국 축구대표팀의 '자존심'을 지킨 골이다.김희선 기자 2017.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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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 스페인 최고 골잡이, 한국 청춘에 고하다

"제 이야기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주 인천 검암동의 한 축구장. 스페인 축구 스타 다비드 비야(35·뉴욕 시티)는 악수를 건네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유럽 축구계에서도 붙임성 좋기로 소문난 스페인 선수들과 달리 비야는 날카로운 인상이었다. 그는 "한국은 첫 방문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쌀쌀한 것 같다"며 "다행히 점심 때 맛있는 불고기를 먹어 얼었던 몸이 좀 녹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미프로축구(MLS) 최우수선수상에 오른 골잡이다운 신중한 표정이었다.비야는 스페인 축구대표팀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골잡이다.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두 대회 모두 우승으로 이끌었다. '무적함대(스페인 애칭)'의 황금기는 그의 발에서 나왔다. 유로2008 득점왕(4골)을 올랐고 남아공월드컵에선 '실버슈(득점 2위·5골)'를 차지했다. 스페인 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은 A매치 59골을 터뜨려 스페인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라울 곤잘레스(39·은퇴)를 2위로 밀어내기도 했다. 프로 경력도 화려하다. 발렌시아,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스페인 명문팀을 거친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2011년) 1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회(2011·2013·2014년) 등 무려 13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화려한 이력 뒤엔 피나는 노력이 있다. 스페인 북부 작은 마을 투이야의 광부 아들로 태어난 비야는 넉넉지 않은 유년 시절을 보냈다. 제대로 먹지 못해 몸집도 작았다. 친구들 사이에선 '엘 구아예(el guaye·스페인어로 작은 아이)'로 통했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큰 소리 칠 때가 있었다. 축구경기였다. 또래에 비해 재능이 뛰어났던 비야는 늘 머리 하나는 더 큰 '동네 형'들과 공을 차며 프로 데뷔 꿈을 키웠다.비야는 9세 때 축구 경기 도중 오른쪽 다리가 부러졌다.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4시간 넘는 수술을 받았지만 의사로부터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을 받았다.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저와 부모님 생각은 의사와 달랐습니다. 오른발을 못 쓰는 대신 아버지와 왼발로 볼을 정확하게 차는 연습을 했죠. 지루하고 고통스런 시간이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왼발을 단련했습니다."자신을 최고 공격수로 만들어준 무기는 이때 얻었다. 부상에서 회복한뒤 왼발과 오른발을 자유자재로 쓰게 됐다. 한국과 달리 유럽에선 양발잡이 선수를 보기 드물다. 어느 방향에서도 날카로운 슛을 뿌리게 된 비야는 인근 명문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새로운 별명이 붙은 것도 이때부터다. 꼬마로 불리던 그는 자신의 이름과 비슷한 '마라비야(maravilla·스페인어로 기적)'이란 새 애칭을 얻었다. "키가 작을 수도 있고 돈이 조금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죠. 얼마나 노력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도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꼬마도 해냈잖아요." 비야는 처음으로 엷은 미소를 보였다.2010년 5월 비야는 꿈을 이뤘다. 4000만 유로(약 500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스페인 최고의 팀 바르셀로나에 입단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번엔 정강이 골절(2011년 12월)로 쓰러졌다. 이듬해 열린 유로 2012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래도 낙담하지 않았다. "유로 2012 최종 엔트리 구성 일주일을 앞두고 스페인축구협회로부터 대표팀 합류가 가능한 지 연락이 왔어요. 눈 딱 감고 출전하겠다고 할 수도 있었죠. 하지만 저는 편법으로 뽑히고 싶진 않았습니다.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했죠. 시간이 좀 걸려도 다시 재기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거든요." 그 후 재활에 매진해 8개월 뒤 화려하게 부활했다. 비야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은 2014 브라질월드컵이다. 어느덧 베테랑이 돼 스페인을 이끌고 우승을 노렸지만, 예상 밖 연패를 당해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비야는 호주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골을 넣은 뒤 유니폼을 움켜 쥐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 모습이 알제리전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삼킨 축구대표팀 골잡이 손흥민(24·토트넘)과 닮아 국내 팬들에게도 알려졌다. "노력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입니다. 아마 손흥민도 저와 같은 심정이었을 거예요." 비야는 이렇게 설명했다.이번에 방한한 이유는 한국의 축구 유망주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를 따 만든 축구아카데미 'DV7(David Villa 7) 코리아' 발대식을 가졌다. 그는 한국 유망주들의 세계무대 진출을 돕고 해외 유명 선수를 초청하는 등 축구 꿈나무 육성에 힘쓸 예정이다.비야에게 한국 청춘들에게 전할 한마디를 부탁했다. "저는 불운을 행운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습니다. 그리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죠. 평생을 스페인서 뛰다 MLS의 문을 두드린 이유죠.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코리아 힘내세요!" 그는 활짝 웃었다.인천=피주영 기자 2016.1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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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요르단]결과는 0실점 내용상 2실점

슈틸리케호의 수비는 불안했다.울리 슈틸리케(60)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킹압둘라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34분 터진 한교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결과는 무실점이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따져보면 2실점 이상 내준 거나 다름없었다. 특히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로 다시 호흡을 맞춘 중앙수비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광저우 헝다) 조합은 여전히 불안했다.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2-4패)을 연상케 했다. 이들은 수비 실책으로 두 차례 이상의 실점 위기를 맞았다.전반 10분 요르단 역습 상황서 공을 뺏으려던 김영권이 돌파를 허용하며 내준 크로스 내줬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떠오른 요르단 하옐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또 19분에는 공격수들을 놓치며 압델파타에게 오버헤드슛을 허용하기도 했다. 실점 위기는 후반에도 계속됐다. 후반 30분 김영권은 백패스 실수를 범하며 또 하옐에게 찬스를 내줬다. 볼을 가로챈 하옐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겨나갔지만 실점이나 다름없는 실책이었다. 피주영 기자 2014.11.15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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