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동기'가 남다른 박건우, 개막 초반부터 펄펄
"우리 셋 중에 가장 잘하는 선수다." 허경민과 정수빈이 지난해 12월, 원소속구단 두산과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마치고 가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입단 동기' 박건우(31)를 향해 남긴 말이다. 허경민은 "나와 수빈이가 한 발 먼저 FA 계약을 했기 때문에 (박)건우가 더 독하게 야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수빈도 "건우가 가장 좋은 계약 할 것이다. 꼭 두산에 남길 바란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세 선수는 1990년생 동갑내기 친구다.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대표팀에 발탁되며 인연을 맺었고, 2009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두산에 지명된 뒤 12년 동안 동고동락했다. 먼저 FA 자격을 얻은 허경민(7년 최대 85억원)과 정수빈(6년 최대 56억원)은 대형 계약을 따내며 과거 공적과 미래 가치를 인정받은 상황. 박건우에게는 큰 자극제가 될만하다. 박건우는 지난주까지 출전한 7경기 모두 안타를 때려냈다. 타율 0.393(28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128. 모두 두산 야수 중 1위 기록이다. 펄펄 날고 있다. 중요한 순간마다 좋은 타격을 했다. 지난 4일 열린 KIA와의 홈 개막전에서는 1-1 동점이었던 8회 말 1사 1·2루에서 상대 투수 장현식을 상대로 역전 우월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두산은 이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6일 열린 잠실 삼성전에서는 1-0으로 박빙 승부가 이어지던 4회 말 삼성 선발 백정현으로부터 솔로 홈런을 치며 점수 차를 벌렸다. 박건우는 지난해 주로 1번 타자(432타석)에 포진됐다. 올해는 3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차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박건우를 3번이나 5번 타자로 쓰겠다"라고 예고했다. 오재일(삼성)과 최주환(SSG)이 FA 이적하며 생긴 중심 타선의 공격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다.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은 지난주까지 부진했다. 박건우가 장타력과 클러치 능력을 두루 선보이며 중심 타선 타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올해는 팀 공격을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 그런 박건우에게 두산을 향한 의구심은 '더 잘해야 한다'는 동기 부여로 작용했다. 그는 "시범경기를 치르며 이적한 선수들의 공백을 실감했다. '이전보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도 잘 안다. 자존심은 상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더 열심히 해서 (두산이) 5강 안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심 타선에 나서는 예년보다 타점을 더 많이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전하기도 했다. 안희수 기자
2021.04.14 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