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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여왕 박승희, 인생 2막은 패션여왕

서울 후암동 주택가 작은 골목길 안. 오래된 건물 사이로 하얀 벽, 투명 유리로 꾸며진 가게가 눈에 띄었다. 디자이너로 변신한 스케이터 박승희(28)의 사무실이었다. 쇼룸처럼 꾸민 벽에는 직접 디자인해 만든 가방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일주일 전 브랜드 ‘멜로페(melope)’를 내놓은 박승희는 “1년 가까이 준비했다. 이제 정말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뿌듯하면서 두렵기도 하다”고 했다. 박승희는 동계올림픽에 세차례 출전해 5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 밴쿠버 올림픽 쇼트트랙에선 동메달 2개, 2014 소치 올림픽에선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특히 소치 올림픽 때는 언니 승주(30), 남동생 세영(27)까지 삼남매가 함께 출전해 화제를 모았다. 2018 평창 올림픽에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출전했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였다.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박승희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인 패션 디자이너다. 사실 박승희는 선수 시절에도 틈틈이 패션쇼를 보러 갔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옷맵시를 뽐냈다. 패션 디자인 관련 개인 교습을 받으면서 미래를 준비하기도 했다. 은퇴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박승희는 “주변 사람들조차도 ‘은퇴하면 지도자를 하겠지’라고 생각했다. 싫었다. 지도자가 싫은 게 아니라 운동 외에 다른 길이 없을 거란 선입견이 싫었다. 17년 동안 스케이트를 탔으니까 관련된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꿈을 좇아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순탄치는 않았다. 현역 시절엔 운동을 하면서 병행하는 정도였는데, 막상 패션 디자인을 본업으로 삼고 나니 이전에 없던 압박감과 피로감이 몰려왔다. 지난해 4월 무작정 영국으로 떠났다. 박승희는 “방황했다. 너무 힘들어서 손을 좀 놓고 있다가,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혼자 떠났다. 영국 남부 브라이턴이란 도시에서 6개월간 지냈다. 혼자서 지내며 외로워서 운 적도 많았다. 번아웃 증후군(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힘들긴 했지만, 타지 생활은 약이 됐다. 자신이 진짜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박승희는 “옷 공부에 지쳐 있었는데, 그 곳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을 많이 그렸다. ‘가방을 디자인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몸이 아파서 조금 빨리 한국에 돌아왔다. 그 뒤부터 가방 만드는 일에 매달렸다”고 했다. 열정을 되찾은 박승희는 지난해 10월부터 차근차근 움직였다. 직접 공장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만들고, 홈페이지도 제작했다.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을 위해 포장도 직접 한다. 박승희는 “운동만 하다 보니 아무 것도 할 줄 몰랐는데, 막상 부딪히니까 하게 되더라. 최대 하루 1만 명이 홈페이지를 방문한다. 처음 주문이 들어왔을 땐 ‘이게 진짜인가’ 싶었다”고 했다. 그는 “내 가방의 브랜드인 멜로페는 그리스어 멜로포니아(작곡법)에서 딴 이름이다. 어감이 좋아 선택했다. 자신만의 멜로디를 담는 가방이 되어주길 바란다는 뜻을 담은 이름”이라고 했다. 박승희는 “신중하게, 오랫동안 준비했다. 아무래도 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더 완벽하게 하고 싶었다. ‘이름이 알려진 걸 이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박승희는 “언니(박승주)가 함께 일을 해서 든든하다. 사무적인 일과 홈페이지 관리 등을 언니가 해주고 있다. 회사가 커지고, 매출이 느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는 내가 행복하고 다른 사람들도 내 가방을 통해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했다. 삼남매 중 현역 선수는 막내 박세영 뿐이다. 박세영은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 1500m 금메달을 따냈지만, 평창올림픽 선발전에서는 간발의 차로 티켓을 놓쳤다. 2022 베이징올림픽을 목표로 다가오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중이다. 박승희는 “동생이 관심도 안 보이는 척 하더니 ‘이름은 뭘로 정했냐’고 묻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한테 알리기도 하더라”며 “평창올림픽 때까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잔소리도 했는데, 요즘은 그러지 못한다. 열심히 해서 다음 올림픽에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디자이너로서 첫 걸음을 뗀 박승희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 많았다. 디자이너도 되고 싶었고, 플로리스트나 연기자를 꿈꾼 적도 있다”며 “가방으로 시작했지만, 언젠가는 내 디자인을 담은 옷도 만들어보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해설위원처럼 빙상과 관련한 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0.09.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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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운동선수' 아닌 '사람' 박승희, "나는 1절이 끝나고 2절로 이어지는 노래"

"저는 이제 1절이 끝나고 2절로 이어지는 노래죠."햇수로 꼬박 17년, 깨어있을 때나 잠자리에 들 때나 함께였던 스케이트를 벗고 '일반인'으로 돌아가는 날의 박승희(26)는 한껏 행복해보였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이번 대회가 끝나면 은퇴하겠다"던 그는 자신의 말대로 지난 10일 은퇴를 선언했다. 스포츠토토 빙상단 동료들의 축하 속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박승희의 얼굴에서 은퇴에 대한 아쉬움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이날 가평 HS Ville 펜션에서 만난 박승희는 웃음꽃이 활짝 핀 얼굴로 "은퇴해서 정말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내 인생의 1막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전 종목 메달 획득, 여자 쇼트트랙 최초의 올라운드 스케이터, 한국 빙상 최초로 올림픽 두 종목(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한 선수…. '운동선수', '스케이터' 박승희를 설명할 때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피겨스케이팅 만화를 보고 감명을 받은 어머니 손에 이끌려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빙상장을 찾은 소녀는 17년 동안 스케이트를 신고 이토록 많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인생의 3분의 2 가까이 운동에 매진하면서 얻은 결실이다. 그러나 정작 스케이트를 벗는 날, 박승희는 "운동이 내 인생의 모든 것이라 생각한 적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선수로서는 이제 끝이지만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에 서지 않을 뿐"이라고 말을 이은 박승희는 "다른 직업을 갖고 다른 도전을 해나갈 거라 큰 아쉬움이 없다. 운동하는 나를 좋아해주시고 많이 아쉬워해주신 분들도 계시지만, '사람' 박승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다. 나는 이제 1절이 끝나고 2절로 이어지는 노래"라며 쾌활하게 웃었다.한없이 긍정적인 박승희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말이었다. 박승희는 "운동이 모든 것이라 생각하면 작은 일에도 여파가 크게 오더라. 그래서 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며 "그 덕분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긍정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언제나 '긍정 마인드'였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이 끝난 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해보지 않겠냐, 전지훈련에 함께하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고 큰 고민 없이 물흐르듯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했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할 거란 욕심도 없었다. '동생들과 함께 도전해보자'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선발전 통과, 그리고 올림픽 출전으로 이어졌다. 박승희는 "운도 따라준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더 베풀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마지막 올림픽으로 생각하고 나선 평창이지만 마냥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팀 추월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선수단 안팎이 시끄러웠다. 조심스럽게 그 때 일에 대해 묻자 박승희는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당사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문을 연 박승희는 "이런 일이 왜 일어났을까,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또 빙상이나 체육계를 떠나 어디서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에둘러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박승희가 평창에서 남겨두고 온 아쉬움은 또 있다. 쇼트트랙에 대한 미련이다. 박승희는 "쇼트트랙으로 평창 겨울올림픽에 나섰다면 그건 그것대로 또 좋지 않았을까 싶다"며 "한국 사람들로 가득찬 경기장에서 올림픽을 치를 일은 다시는 없겠지 싶었고, 그런 점 때문에 부모님도 내색은 안하셨지만 많이 아쉬워하셨다"고 얘기했다.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그가 늘 해왔던 고민이다. 그래서 여력이 되면 계주만이라도 나가보려는 생각도 했다. 박승희는 "선발전을 병행해서 만약 통과하게 되면 계주에 나가고 싶었다. 스피드스케이팅에 집중하느라 포기하긴 했지만 그 때의 난 진지했다"고 돌이켰다. "후배들에게도 우스갯소리처럼 '계주는 타고 싶다' 그런 소릴 했다. 아마 그 때 내가 하는 소릴 들은 후배들은 그게 진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웃은 박승희의 눈가엔 씻지 못한 미련이 담뿍 남아있었다. 2막 도전, 1·2·3등 없는 곳, 그래서 새로운 곳선수 생활을 마무리짓고 인생 2막, 노래 2절을 시작하는 박승희의 새 도전은 잘 알려진 대로 운동과 전혀 다른 계열인 '패션'이다. 박승희는 "내가 운동을 그만두면 다른 쪽으로 갈 거란 건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도 잘 알고 계셨다. 어릴 적부터 꿈이었는데 엄마가 취미로 시킨 운동으로 빠졌던 것"이라며 "워낙 옷을 좋아해서 스스로 만들어서 입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색감에 대해서도 민감하다보니 그래픽 디자인 쪽으로도 관심이 생겼다. 미술, 패션 등 종합해서 1~2년 정도 배워보고 직업에 대해 고민할 생각"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귀띔했다. 한 때는 영국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는 것도 생각했지만 지난 4년간 스피드스케이팅을 하면서 홀로 외롭게 빙판을 지치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발목을 잡았다. "혼자 지내진 못할 것 같다. 스피드스케이팅할 때 혼자 타는 게 너무 외로웠다"고 얘기한 박승희는 "그래서 매스스타트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웃었다. 박승희와 어머님 이옥경 여사혹시나 싶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은 '0%'인지 물었다. "베이징이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물은 박승희는 깔깔 웃었다. "선수로서는 가능성이 없을 것 같다"고 단언한 그는 "해설위원 얘기는 많이 들었다. 만약 해설위원으로 가게 된다면 스피드스케이팅 말고 쇼트트랙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대답했다. 겨우 4년 한 걸로는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을 완벽하게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박승희는 "쇼트트랙은 해온 시간도 있고 경기를 보면 여러 가지가 보이는데 스피드스케이팅은 그렇지 않더라"며 "만약 불러주신다면 쇼트트랙"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해설위원이 아니라도 베이징에서 박승희의 모습을 볼 가능성은 하나 더 남아있다. 코치다. 박승희는 "예전엔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후배들 얘기 들어주고, 또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두 종목을 모두 하다보니까 생각이 좀 바뀌었다"고 얘기를 꺼냈다. "지도자들이 조금만 돌려 말하면 선수들도 잘할 수 있을텐데 싶은 부분이 있고, 선수들 힘든 부분도 잘 알다보니 특히 여자 선수들에게 도움되는 역할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아직은 생각만 하고 있는 단계다. 일단 박승희는 자신의 인생 2막을 충실하게 준비할 예정이다. 오는 6월부터 원래 배우던 미술과 패턴 공부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라는 박승희는 "화방을 다니면서 유화 공부도 하고 싶고, 복싱으로 다이어트도 하고 싶다. 이제 운동선수가 아닌 일반인으로 살아야 하니까"라며 생글생글 웃었다. "좋아하는 걸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 들었다. 결과가 스포츠처럼 곧바로 1, 2, 3등으로 나오는 게 아니니까"라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전한 박승희는 "생각해보면 스포츠는 정말 잔인하다"고 뼈있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17년간 몸담았던 잔인한 승부의 세계에서 벗어난 뒤에야 할 수 있었던 고백이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8.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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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 국대 3남매’ 사상 첫 올림픽 동반 출전 확정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3남매가 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는 진기록이 세워졌다. 스피드 스케이팅 단거리 기대주 박승주(23·단국대)가 11일 오전(한국시간) ISU(국제빙상경기연맹)에서 발표한 2014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 엔트리에서 여자 500m 출전 36인 명단에 포함됐다. 박승주는 500m 월드컵 랭킹에서 42위에 그쳐 상위 20위 안에 주어지는 자동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지만 월드컵에서 작성한 최고 기록 순에 따라 주어지는 추가 올림픽 출전권 16장 가운데 15위에 랭크돼 가까스로 출전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한국 첫 올림픽 3남매 동반 출전에 성공했다. 이미 박승주의 두 동생 박승희(21·화성시청), 박세영(20·단국대)은 지난 4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박진호(53) 씨와 이옥경(46) 씨 사이에서 태어난 3남매는 초등학교 때부터 나란히 스케이팅을 타기 시작해 주니어, 시니어 대표 선수로 꾸준하게 성장했다. 3남매 중 첫째인 박승주는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와 함께 꾸준하게 단거리 국가대표에 뽑혔을 정도로 실력이 좋은 스케이터였다. 박승희는 고등학교 때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나가 동메달(1000m)을 따냈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자랑했다. 2013년 세계선수권에는 종합 2위에 올랐다. 박세영은 2년 연속 주니어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을 거두며 남자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한편 3남매 외에도 여자 스피드 장거리 간판 노선영(24·강원도청)이 여자 1500, 3000m에서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어 쇼트트랙 대표인 남동생 노진규(21·한국체대)와 함께 남매 동반 출전 기록을 세웠다. 노진규는 쇼트트랙 단체전인 남자 5000m 계주에 출전할 예정이다.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3.12.1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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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대표팀 발탁’ 박승주…올림픽 3남매 동반 출전 현실로?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3남매가 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는 진기록이 현실로 다가왔다. 스피드 스케이팅 단거리 기대주 박승주(23·단국대)가 24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48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여자 1000m에서 1분20초99로 5위에 올랐다. 전날 500m에서 1·2차레이스 합계 79초67을 기록해 4위에 올랐던 박승주는 우선선발 대상인 이상화(25·서울시청)를 비롯해 김현영(19·한국체대), 이보라(27·동두천시청), 안지민(21·서울대)과 함께 500, 1000m 종합 5명에게 주어지는 월드컵 출전 티켓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는 내년 2월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3-2014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할 대표 선수 선발전도 겸해 치러졌다.이로써 한국 첫 올림픽 3남매 동반 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박승주의 두 동생 박승희(21·화성시청), 박세영(20·단국대)은 지난 4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소치 겨울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다. 박승주가 큰 부상을 당하지 않거나 월드컵 시리즈에서 올림픽 출전 기준 포인트를 확보한다면 셋 다 소치행이 가능해진다.박진호(53) 씨와 이옥경(46) 씨 사이에서 태어난 3남매는 초등학교 때부터 나란히 스케이팅을 타기 시작해 주니어, 시니어 대표 선수로 꾸준하게 성장했다. 박승희는 고등학교 때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나가 동메달(1000m)을 따냈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자랑했다. 2013년 세계선수권에는 종합 2위에 올랐다. 박세영은 2년 연속 주니어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을 거두며 남자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박승주도 이상화와 꾸준하게 단거리 국가대표에 뽑혔을 정도로 잘 타는 스케이터였다.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박승주는 "부모님의 걱정거리를 덜게 해드려서 무엇보다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대표팀 발탁을 확정짓기 전날에도 태릉선수촌 생활을 같이 하는 여동생 박승희의 응원을 받았다는 박승주는 "동생들과 함께 올림픽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면서 "잘 하는 것보다 보완해야 할 게 더 많다. 좀 더 즐기는 마음으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태릉=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3.10.2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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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젊은 피에 희망 본 女 쇼트트랙

당돌한 여고생 스케이터들 덕분에 한국 쇼트트랙이 새 희망을 봤다. 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는 여고생 두 스케이터 김아랑(18·전주제일고), 심석희(16·세화여고)의 선전이 유독 빛났다. 김아랑은 5일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서 개인 첫 성인 국제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심석희는 여자 1000m 우승에 성공했다. 국제대회 경험 부족의 약점을 안고 있던 한국 쇼트트랙은 두 여고생 덕분에 내년 2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릴 겨울올림픽 전망을 밝혔다.전이경, 진선유 등 특급 스케이터들을 잇따라 배출했던 여자 쇼트트랙은 2010년 이후 침체기를 겪었다. 왕멍, 저우양 등 기량 좋은 선수들이 잇따라 나온 중국에 밀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올림픽 첫 노골드에 그쳤다.좀처럼 긴 침체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여자 쇼트트랙은 지난 2012-2013 시즌부터 조금씩 빛을 봤다. 2012-2013 시즌 성인 무대에 데뷔한 심석희는 최근 월드컵 7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초고교급 스케이터'로 이름을 알렸다. 김아랑도 지난 2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등 기량을 인정받은 기대주였다.둘은 국내에서 열린 2차 대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남겼다. 지난달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내린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 2개에 머물렀던 김아랑은 2차 대회 여자 1500m에서 심석희를 제치고 생애 첫 성인 국제대회 우승에 성공했다. 이에 질세라 심석희가 여자 1000m에서 언니 박승희(21·화성시청), 김아랑을 밀어내고 금메달을 따냈다. 둘은 이어 열린 여자 계주에서도 중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합작해냈다. 경기 후 최광복 여자대표팀 코치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지만 하루, 한 시간이 다르게 실력들이 좋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다"면서 "서로 동기 부여가 되고, 보완해가면서 멋지게 훈련하고 있다. 앞으로도 기대되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경기 후 심석희는 "여름부터 준비를 많이 했고, 훈련한 성과가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면서 "방심하지 않고 올림픽 때까지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목동=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3.10.06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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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화 후 첫 한국대회’ 안현수, 메달 3개 따고 박수받았다

'빅토르 안' 안현수(28·러시아)가 러시아 귀화 후 첫 한국 대회에서 메달 3개를 따냈다. 안현수는 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끝난 2013-2014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쇼트트랙 월드컵 2차 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한국 남자팀은 2개 대회 연속 개인전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박수 받은 빅토르 안안현수는 2003년부터 5년 연속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에서 3관왕에 올랐다. 그는 부상과 대표팀 탈락 등 부침을 겪다가 2011년 12월 러시아로 귀화했다. 안현수는 지난 여름 머리카락을 바짝 깎고 상반신에 '초심불망마부작침(初心不忘磨斧作針·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뜻을 이룬다)'이라는 문신을 새기며 각오를 다졌다. 안현수는 귀화 후 처음 한국에서 열린 국제 대회에 출전했다. 국내 팬들은 안현수에게 박수를 보내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러시아의 빅토르 안'이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 때마다 빙상장을 찾은 3000 여 팬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일부 팬은 '안현수,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우리의 슈퍼 영웅, 안현수' 등의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걸어 응원했다. 안현수에 밀린 韓 쇼트트랙안현수는 지난 5일 500m 결승에서 위다징(중국)과 접전을 펼친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스피드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경쟁자를 압도했다. 1000, 1500m에서도 안현수는 각각 은·동메달을 획득해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에 유일하게 개인전 전종목에서 메달을 따냈다.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막내 박세영(20·단국대)이 동메달 2개(500m·1000m), 주장 이한빈(25·서울시청)이 은메달 1개(1500m)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윤재명(49) 남자대표팀 감독은 "최근 2차례 월드컵에 나온 문제점을 잘 보완해 다음달 열릴 3·4차 월드컵 대회까지 잘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여고생 선전…전망 밝힌 女여자 쇼트트랙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고생 스케이터 심석희(16·세화여고)가 1000m, 김아랑(18·전주제일고)이 1500m에서 우승했다. 여자 1000m에서는 심석희, 박승희(21·화성시청), 김아랑이 1·2·3위를 싹쓸이했다.여자 쇼트트랙은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중국에 밀려 사상 처음 노골드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10대 중·후반의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팀이 구성돼 경험 부족이 약점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패기있는 여고생 스케이터들이 경쟁국을 압도했다. 목동=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3.10.06 17:43
스포츠일반

빙상 국대 3남매의 소원? “막내가 잘 됐으면…”

한 집안에 국가대표가 3명 이상 배출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런데 '화성의 박남매' 박승주(23·단국대·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박승희(21·화성시청·여자 쇼트트랙), 박세영(20·단국대·남자 쇼트트랙) 3남매는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미 쇼트트랙 박승희와 박세영은 내년 2월 열리는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까지 확정했다. 현재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500·1000m) 대표인 박승주도 9월 예정된 대표 선발전을 통과한다면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3남매가 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는 진기록을 세운다.셋은 이달 초 나란히 태릉선수촌에 입촌해 소치 꿈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대사(大事)를 앞뒀지만 이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유쾌했다. 국가대표 경험이 있는 두 누나는 막내를 챙겼다. 박승주는 "세영이가 걱정됐다. 작년에 워낙 아깝게 탈락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선발전 첫날 워낙 잘 해서 다행이었다. 성인대표에 처음 뽑혀 잘 적응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박승희도 "동생이 걱정됐는데 첫날에 워낙 잘 타서 내 스스로에 대한 걱정을 더 많이 했다. 둘 다 함께 돼서 너무 좋았다"며 거들었다. 여기에 박세영은 "누나들 응원이 많이 도움됐다. 워낙 누나들이 편하게 잘 타서 나는 특별히 격려할 게 없을 정도"라면서 "아직도 국가대표 돼서 올림픽에 나가는 게 얼떨떨하다"고 했다. 이미 셋의 실력은 빙상계에도 정평이 나 있다. 박승희는 고등학교 때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나가 동메달(1000m)을 따냈을 정도로 출중한 실력을 자랑했다. 2013년 세계선수권에는 종합 2위에 올랐다. 박세영은 2년 연속 주니어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을 거두며 남자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박승주도 '여자 단거리 간판' 이상화(서울시청)와 꾸준하게 단거리 국가대표에 뽑혔을 정도로 잘 타는 스케이터였다.박승주, 박승희는 각각 초등학교 2학년, 1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 두 누나의 뒤를 이어 박세영도 스케이트 선수에 입문했다. 3남매의 어머니 이옥경(46) 씨는 "세영이만 운동을 좋아하고 소질이 있었다. 딸들은 취미 삼아 권했는데 워낙 좋아해서 선수로 발전했다"고 귀띔했다. 한 분야에서 함께 활약하는 만큼 누구보다 서로 격려하고 위로해줬다. 박승희는 "다른 친구보다 우리끼리 더 많이 놀았다. 얘기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쳤다"면서 "항상 편하게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게 가족 아닌가. 그래서 힘들 때 서로 더 의지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승주와 박세영은 대학(단국대)도 선후배로 함께 다니고 있다. 박세영은 "배울 게 많은 누나를 따라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단국대로 가게 됐다"고 했다.셋의 목표는 올림픽에 모두 출전해 다치지 않고 마무리하는 것이다. 다만 두 누나는 "막내 세영이가 정말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승희는 "제일 열심히 하는 아이다. 우리보다 세영이가 앞으로 더 오래갈 아이 아닌가"면서 "인물도 괜찮아서 인기도 많이 얻고 그러면 좋을 것 같다. '세영이 누나예요'라는 소리를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승주도 "지금도 우리들 사이에서 그저 어린 아기같은 느낌이다. 올림픽에 처음 나가고 실력도 있으니까 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누나들의 응원에 박세영은 "내가 좀 관심 많이 받으니까 더 잘 해야겠다. 그러려면 누나한테 대표팀에서 많이 배워야겠다"며 겸손해했다. 3남매의 아버지 박진호(53) 씨는 "올림픽에 다 나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운이 좋은 것 아닌가. 그저 즐겁게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올림픽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부담가질 필요없이 최선을 다 하는 것 말고는 바랄 게 없다"며 격려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3.05.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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