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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서 아시아에 2연패...'승점 자판기' 된 독일

월드컵 때마다 만년 우승후보로 꼽히는 독일이 연달아 참패를 당했다. 독일은 24일 열린 카타르 월드컵 E조 1차전에서 일본에 1-2로 역전패했다. 선제 골을 넣고도 이를 지키지 못하고 연달아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로써 독일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패한 후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일본에 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아시아 팀을 상대로 2연패를 당했다. 독일이 월드컵 본선에서 선제 골을 넣고도 역전패 당한 건 1994년 미국 월드컵 8강전 불가리아전(1-2 패) 이후 처음이다. 도하(카타르)=이은경 기자 2022.11.2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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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훈이' 권창훈 빵 터졌다, 최종예선서 레바논 1-0 제압

‘캡틴 손’ 손흥민(29·토트넘)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빵훈이’ 권창훈(27·수원 삼성)이 빵 터졌다. 한국(FIFA 랭킹 36위)은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레바논(98위)을 1-0으로 꺾었다. 후반 15분 권창훈이 결승골을 뽑아냈다. ‘황소’ 황희찬(25·울버햄프턴)이 왼쪽 측면을 저돌적으로 파고들었다. 문전으로 침투하는 권창훈에에게 방향을 바꿔 땅볼 크로스 ‘컷백’을 내줬다. 왼쪽 골포스트 근처에서 슈팅 각이 좁은 가운데 권창훈이 강력한 왼발 땅볼슛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2일 이라크와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던 한국은 1승1무(승점4)를 기록했다. 레바논을 1무1패에 그쳤다. 대한축구협회가 킥오프를 앞두고 “손흥민이 전날 훈련 후 우측 종아리에 불편감을 느꼈다. 검사 결과 우측 종아리 근육 염좌로 선수 보호차원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손흥민이 빠진 상황에서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파격 선발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황의조(29·보르도) 대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조규성(23·김천 상무)을 선발 투입했다. 전반에 한국이 슈팅 13대2(유효슈팅 5대0)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전반 10분 이재성(29·마인츠)의 헤딩슛, 6분 뒤 황희찬의 강력한 왼발슛은 잇따라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레바논은 4-4-2 포메이션 ‘두줄 수비’로 내려 앉았다. 한국의 공세가 이어지자, ‘레바논산 진짜 침대축구’가 펼쳐졌다. 전반 26분 이동경(24·울산)의 슛을 막은 골키퍼 모스타파 마타르가 어깨를 잡고 넘어졌다. 4분 뒤 와리드 슈르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전반 추가시간 나상호의 크로스를 문전 침투한 이동경이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또 막혔다. 레바논 골키퍼는 곧바로 또 드러누웠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황의조를 넣었고, 후반 13분 권창훈을 교체 투입했다. 권창훈이 들어가자마자 선제골을 터트렸다. 소속팀 홈구장에서 권창훈의 왼발이 빛났다. 권창훈은 지난 7월 도쿄올림픽에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뽑혔지만 8강 탈락을 막지 못했다. 과거 아버지가 빵집을 운영했던 권창훈이 A대표팀에서 ‘빵’ 터졌다. 선제골을 먹은 이후 레바논은 침대축구를 펼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한국은 레바논에 실점할 뻔한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전반에 경기력 자체가 이라크전보다 진일보했다. 빌드업(공격전개) 템포가 빨라졌고, 과감한 패스와 돌파, 슈팅 다 괜찮았다. 하지만 마무리 한 끗이 부족했다. 후반에 한국축구의 전통적인 강점이었던 측면에서의 스피디한 돌파가 늘어났다. 황희찬이 시원시원하게 왼쪽 사이드를 돌파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 위원은 “레바논전마저 비겼다면 월드컵 본선행에 치명타를 입을 뻔했다. 우리 조에 ‘승점 자판기(쉽게 승점을 내주는 팀)’가 없다. 결과는 냈지만 레바논은 A조 최약체다. 결국 A조는 모든 경기가 피말리는 승부로 예정됐다는 의미”라고 했다. 손흥민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크게 다친 건 아니고, 이번 경기를 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국대표팀은 다음달 7일 시리아와 홈 3차전을 치르고, 12일에 이란과 원정 4차전을 갖는다. 수원=박린 기자 수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9.0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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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전 '오늘'을 기억하는가?

한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팀과 만난다. 한국은 27일 러시아 카잔아레나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3차전 독일과 조별리그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독일은 월드컵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로 세계 최강호다. 한국은 57위. FIFA 랭킹이라는 '숫자'로만 봤을 때 절대 이길 수 없는 팀이다. 한국이 '대패'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이유다.하지만 '숫자'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경기도 하기 전에 미리 패배를 확신하는 것 역시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예상과 다른 경기 흐름이 나올 수 있고, 해볼 만할 수도 있다. 한국 축구의 월드컵 역사가 이를 말해 주고 있다.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FIFA 랭킹 1위를 만나는 것은 역대 '두 번째'다.FIFA 랭킹은 1993년 도입됐고, 이후 한국은 월드컵에 여섯 번 출전했다. 이 중 랭킹 1위와 붙은 적은 단 한 번 있다.1994 미국월드컵에서 첫 만남이 이뤄졌다. 1998 프랑스월드컵 1위는 브라질, 2002 한일월드컵 1위는 프랑스였다.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브라질이 정상에 있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스페인이 1위에 위치했다. 한국은 1994년을 제외하고 1위 팀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1994년 1위는 어느 팀인가. 그때도 독일이었다. 그때도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었다. 한국은 랭킹 37위. 숫자로는 상대가 안 됐다. 독일은 1990 이탈리아월드컵 챔피언 자격으로 미국으로 왔다. 한국은 이탈리아월드컵에서 3전 전패를 당한 '승점 자판기'였다. 당시 독일은 위르겐 클린스만·로타어 마테우스·카를하인츠 리들레·안드레아스 브레메 등 이탈리아월드컵 우승 주축 멤버들이 건재를 과시하는 팀이었다.세계 축구를 지배한 독일과 월드컵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아시아의 변방 한국의 1994 미국월드컵 C조 3차전 맞대결을 앞두고 내린 전망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독일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선전할 수 있다는 목소리는 '비웃음'으로 돌아왔다. 뚜껑을 열자 반전의 결과가 나왔다.전반전은 전형적인 1위와 37위의 경기였다. 한국은 독일의 기세에 눌려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특히 한국 골키퍼 최인영은 실책을 연발하며 전반에만 3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12분 클린스만의 선제골, 전반 20분 리들레의 추가골 그리고 전반 37분 클린스만의 세 번째 골까지 터졌다. 반전은 후반전에 일어났다.한국은 정신적으로 무너진 최인영을 빼고 이운재를 투입했다. 경기 중 골키퍼 교체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 카드는 성공했다. 이운재가 단단하게 한국 골문을 틀어막자 공격이 살아났다. 후반 7분 황선홍의 골, 후반 18분 홍명보의 골이 연이어 터졌다.후박 막판으로 가자 독일은 체력적으로 완전히 지쳤고, 투혼을 앞세운 한국은 세계 1위 독일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엄청난 공세 속에서도 마지막 1골을 넣지 못해 아쉽게 2-3으로 패배했다.모두가 비관했던 1위와 펼친 싸움에서 한국이 얻어 낸 결실이었다. 전반전에는 밀렸지만 후반전에는 압도했다. 전체적으로 '대등한' 경기였다.독일 언론은 "5분만 더 있었다면 독일은 한국에 졌다"고 보도하며 한국의 경쟁력을 인정했다. 당시 독일전이 열린 날은 1994년 '6월 27일'이다. 정확히 '24년' 후 한국은 다시 한 번 세계 1위 독일을 만난다.24년 전 대표팀은 독일에 졌지만 국민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24년 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국민들이 대표팀에 원하는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그때처럼 죽기 살기로 뛰면 된다.6월 27일의 '감동'은 계속되야 한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8.06.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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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고픈' 카이온, '징야 선배' 세징야와 홍보영상 통해 찰떡 호흡 과시

대구FC 카이온과 세징야가 전남전 홍보영상에서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대구는 두 선수가 출연하는 홍보영상을 공개하고 오는 31일 오후 4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전남전을 알렸다. 이번 홍보영상의 컨셉은 ‘승점 자판기’다. 대구가 지난 시즌 전남에 3승 1패를 기록하는 등 최근 전남에 강하기 때문이다. 홍보영상에는 카이온과 세징야가 등장한다. 지난 경기 유효슈팅 4개를 기록했지만, 데뷔 골을 넣는 데 실패한 카이온이 ‘징야 선배’ 세징야의 가세로 전남전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과정을 ‘자판기’를 활용해 재치 있게 표현했다. 전남전 세징야의 출전여부는 모든 팬들의 관심사이며, 경기 당일 킥오프 한 시간 전 출전선수명단을 통해 공개 된다. 두 선수는 전남전 홍보도 잊지 않았다. 홍보영상 마지막에 다시 등장하는 두 선수는 “이번 주 토요일 4시 전남드래곤즈와의 경기. 많은 분들 오셔서 응원 부탁드린다”는 인터뷰를 끝으로 촬영을 마무리했다. 홍보 영상은 대구FC 홈페이지와 유투브, 공식 SNS 등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전남과의 4라운드 경기는 오는 31일 오후 4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번 홍보 영상은 한라스파랜드와 홀스텐 프리미엄 맥주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다.최용재 기자 2018.03.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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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 '3대' 키워드…호날두의 역사·음바페의 미래·EPL의 질주

16팀이 생존했다.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가 끝나고 16강 진출 팀이 가려졌다. UCL 16강 대진 추첨식은 11일 오후 8시(한국시간) 스위스 니옹에서 열린다. 본격적인 우승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와 킬리안 음바페(19·파리 생제르맹) 그리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UCL 키워드다. 16강 토너먼트를 바라보는 핵심 포인트이기도 하다. ◇UCL 득점 역사, 호날두호날두는 'UCL의 사나이'다. 최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UCL에서는 다르다. 최고의 선수의 위용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 연합뉴스]호날두는 H조 예선 6경기에 나서 전 경기 골을 작렬시켰다. 1차전 아포엘(키포로스)전 2골을 시작으로 2차전 도르트문트(독일)전 2골, 3차전 토트넘전 1골, 4차전 토트넘전 1골, 5차전 아포엘전 2골, 6차전 도르트문트전 1골까지 성공시켰다.UCL 신기록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조별리그 6경기 모두 득점을 올린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호날두가 16강에 올라선 만큼 UCL 신기록 탄생은 계속될 전망이다. 호날두는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UCL 최초로 5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올 시즌 역시 가장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현재 호날두는 9골로 단독 1위에 올라있다.네이마르(25·파리 생제르맹) 해리 케인(24·토트넘) 등 6골을 넣고 있는 2위 그룹을 압도하고 있다. UCL 역대 최다골도 115골로 늘렸다. 호날두가 골을 넣을 때 마다 UCL 득점 역사는 바뀐다.호날두의 득점력은 레알 마드리드의 UCL 3연패 도전에 맞춰져 있다. H조 1위를 못했지만 크게 상관이 없다. 지난 시즌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F조 2위로 16강에 올라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호날두는 16강부터 더욱 강해진다.◇UCL 득점 미래, 음바페음바페는 UCL 득점의 '미래'다. 지난 시즌 AS모나코(프랑스) 유니폼을 입고 UCL 6골을 터뜨린 음바페는 올 시즌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4골을 더 터뜨렸다. B조 1차전 셀틱(스코틀랜드)전 1골, 3차전 안더레흐트(벨기에)전 1골, 5차전 셀틱전 1골, 6차전 바이에른 뮌헨전 1골을 신고했다.음바페의 UCL 10번째 골, 두 자리 수 득점이다. UCL 최초의 기록이다. 음바페는 18세11개월15일 만에 10골을 달성했고, 이는 UCL 역대 최연소 두 자리 수 득점 기록이다.종전 기록이었던 카림 벤제마(30·레알 마드리드)의 20세10개월2일보다 무려 2년 앞선 기록이다. 엄청난 속도다.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30·바르셀로나)도 21세3개월7일이나 걸렸다. 올 시즌 UCL 득점 순위에서도 당당히 TOP 10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현재 세계 축구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유망주다. 그의 몸값은 1억6000만 파운드(약 2338억원)로 평가되고 있다. 프랑스의 전설적 공격수 티에리 앙리(40)의 후계자라는 표현이 어울린다.그가 올 시즌 UCL에서 몇 골을 더 넣고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에 축구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네이마르, 에딘손 카바니(30)와 함께 파리 생제르맹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음바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네이마르와 음바페 영입에 천문학적인 돈을 쓴 파리 생제르맹의 최종목표는 UCL 정상이다. 일단 시작은 좋다. 조별리그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최강 바이에른 뮌헨을 조 2위로 밀어냈다. ◇EPL에 태양이 뜰까'축구 종가' 잉글랜드도 기록을 세웠다. UCL 최초로 EPL 5팀이 본선에 진출했고, 5팀이 모두 16강에 오르는 첫 결실을 얻었다. 조별리그가 열리기 전 영국의 '데일리 메일'이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5개 팀이 모두 16강에 올라갈 것이라는 답변은 17%에 불과했다. 3팀이 31%로 가장 많았다.예상은 빗나갔다. 5팀 모두 진출한 것과 동시에 4팀이 '조 1위'를 차지했다. C조 2위 첼시를 제외하고 A조 1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E조 1위 리버풀, F조 1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H조 1위 토트넘까지, 이렇게 좋을 수 없다. 축구 종가는 축제 분위기다.최근 UCL에서 EPL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1~2012시즌 첼시 이후 우승도 없었다. EPL은 조연 역할이거나 승점 자판기였다. 주연은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로 대표되는 스페인이었고, 바이에른 뮌헨이 최선봉에 나선 독일과 명가 유벤투스가 군림하는 이탈리아가 대항마로 역할을 했다.지난 시즌까지 EPL 우승을 점치는 이들은 없었다.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 자연스럽게 EPL의 우승까지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기대감의 핵심은 '명장들의 향연'이다. 세계 최고의 감독들이 유독 EPL에 몰려 있다. 16강에 진출한 5팀 모두 명장을 품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조세 무리뉴(53) 맨유 감독과 호셉 과르디올라(46) 맨시티 감독은 현존하는 최고 감독으로 큰 설명이 필요 없다. 이미 UCL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경험까지 있다. EPL 5팀 중 맨체스터 형제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여기에 안토니오 콘테(48) 첼시 감독, 위르겐 클롭(50) 리버풀 감독 그리고 토트넘의 젊은 수장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5) 감독까지 EPL 5인의 감독은 축구 종가 '최고의 무기'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7.12.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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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축구 냉정한 현실, WC에서 한 조가 되고 싶은 '최고 인기팀'

2017년 한국 축구 대표팀 추락에 끝이 없다.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부진이 울리 슈틸리케(63) 감독 경질로 이어졌다.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신태용(47) 감독 부임 뒤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최종예선과 A매치 2연전에서의 무기력함, 여기에 거스 히딩크(71) 감독 논란까지 겹치면서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 대표팀은 역대 최악의 위기 속으로 향하고 있다.시련은 또 발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바라본 한국 축구의 민낯이다.바로 FIFA 랭킹이다. FIFA는 지난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7년 10월 FIFA 랭킹을 발표했다. 한국은 지난달 보다 무려 11계단이나 떨어진 62위로 추락했다. 한국 축구가 추락하는 속도처럼 가파르게 추락했다. 다행스럽게도(?) 역대 최하 순위였던 2014년 11월 69위보다는 떨어지지 않았다. 한국은 아시아축구연맹(AFC) 5위로 처졌다. 1위는 이란이다. 최종예선에서 무패 행진으로 최강의 모습을 보인 이란이 34위에 올랐다. 아시아 2위는 43위 호주다. 호주보다 한 계단 아래인 일본이 44위로 아시아 3위를 차지했다. 한국 보다 앞서 있는 3팀의 순위는 어느정도 이해할만 하다. 이란, 호주, 일본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강호로 인정을 받고 있다.문제는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달보다 5계단 상승해 57위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 보다 높다.한국 축구의 굴욕적인 순간이다. 1993년 FIFA 랭킹이 도입된 뒤 처음으로 한국이 중국보다낮은 순위로 떨어진 것이다.물론 FIFA 랭킹이 만능은 아니다. 한 국가의 축구 수준을 100% 보여주는 지표도 아니다. 이해할 수 없는 랭킹도 존재한다. 하지만 현 시대에 가장 객관적인 수치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즉 FIFA의 눈에도 한국 축구는 중국보다 아래로 보이는 것이다. FIFA 랭킹 공한증도 깨졌다대표팀 공한증은 이미 완벽히 깨졌다. 중국 축구가 한국을 이기지 못해 생긴 말 공한증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영원한 징크스는 없다. 28경기 만에, 공한증이 시작된 지 32년째 되는 2010년 2월 공한증은 처절하게 깨졌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중국에 0-3 수치스러운 패배를 당했다.한국은 애써 한 번의 실수라고 스스로 위로했지만 아니었다. 징크스란 한 번 깨기 힘들지 한 번 극복하고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중국은 4경기 만에 다시 한 번 공한증을 깼다. 그것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이라는 중요한 무대에서 보란 듯이 한국을 꺾었다. 지난 3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중국전에서 한국은 0-1로 졌다. 공한증의 진정한 종말을 알리는 경기였다.이제는 FIFA 랭킹 공한증도 깨졌다. 중국이 한국 보다 5계단이나 높이 위치했다. 이는 더 이상 중국이 한국보다 한 수 아래라는 '당연한 상식'을 깨뜨릴 때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 축구가 중국보다 확실히 앞서고 있다고 내세울만한 것도 없다. 더욱 절망스러운 것은 앞으로 중국의 순위는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축구 굴기로 인해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고 이런 흐름이 대표팀에 유입되고 있다. 중국 축구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 반면 한국은 대표팀의 부진에 이어 대표팀의 근간인 K리그 투자 감소 등으로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간 중국과 격차가 더욱 벌어질 뿐이다.제대로 된 현실 인식이 필요한 때다. 한국이 아시아 강호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 한국은 분명 중국을 고개 들어 봐야 하는 위치에 있다. 자존심이 상한다고 부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FIFA 랭킹이 말해주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다. 한국 축구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러시아월드컵도 힘들다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로 옮기면 한국 축구는 더욱 암울하다. FIFA 랭킹 추락으로 러시아월드컵 본선도 가시밭길이다.FIFA는 오는 12월 열리는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추첨 시드를 10월 랭킹으로 배정한다고 밝혔다. 이전까지는 대륙별 분배 원칙을 적용해왔지만 러시아월드컵은 오직 FIFA 랭킹으로만 조를 나누게 된다.한국이 본선 진출 32개국 중 상위 24위 안에 들어야 최약체로 분류되는 포트 4를 피할 수 있었다. 현재 월드컵 본선을 확정한 23개 국가 중 한국은 21번째다. 한국 보다 낮은 국가는 러시아(65위)와 사우디아라비아(63위) 둘 뿐이다.러시아는 개최국 자격으로 톱시드를 배정받게 된다. 아직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대륙간 플레이오프 등이 남아있지만 기대를 걸만한 상황은 아니다. 월드컵 본선 가능성이 있는 대부분의 나라가 한국보다 랭킹이 높다. 사실상 24위 안에 드는 것이 불가능하단 의미다. 약체들이 모여 있는, 다른 국가들의 승점 자판기로 여겨지는 포트 4가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포트 3에 포함돼 최약체로 분류되는 포트 4 한 팀을 상대할 기회조차 잃어버린 것이다. 월드컵 1승이 더욱 멀어진 셈이다. 이것 역시 FIFA가 바라본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오히려 죽음의 조에 들어갈 확률이 높아졌다. 톱시드는 러시아를 포함해 랭킹 1위 독일을 시작으로 브라질·포르투갈·아르헨티나·벨기에·폴란드·프랑스까지 8팀으로 확정됐다. 스페인이 8위로 톱시드에서 밀려났고, 잉글랜드(12위), 우루과이(17위) 등 강호들도 톱시드를 받지 못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월드컵 본선이 유력한 이탈리아(15위)도 마찬가지다. 그 어느 때보다도 죽음의 조 탄생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죽음의 조에서 한국이 희생양이 될 확률도 물론 있다.냉정하게 말해 지금 현실은 월드컵에 진출한 모든 팀들이 한국과 한 조에 들고 싶어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최고 인기팀'이다. 분위기와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한다면 '동네북'이 될 것이 자명하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7.10.18 06:00
축구

박지성 "한국 축구는 위기를 극복하는 역사적인 힘이 있다"

한국 축구 '영웅' 박지성(36)이 한국 축구 위기의 순간 모습을 드러냈다. 박지성은 JS 파운데이션(JS Foundation·박지성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3일부터 오는 7일까지 5일간 강원도 평창의 평창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17 JS CUP U-12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박지성재단이 주최를 한다. 이번 대회에는 최강희 축구 클럽·강원 FC·울산 현대 등 국내 13개 유소년 축구팀과 해외 3개팀(태국·일본·홍콩)이 참가한다. 박지성의 유소년에 대한 열정이 만든 대회다. 이번 대회는 12세 이하 클럽선수들이 참가하는 만큼 어린 선수들에게 국제대회에 참여하는 좋은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즐거운 축구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회 첫 날 박지성은 평창국민체육센터에서 진행된 환영만찬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지성을 만났다. 오랜만에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가진 박지성은 한국 축구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을 던졌다. ◇위기의 대표팀을 향한 조언 한국 축구는 위기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승점 13점으로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이 승점 12점이다. 게다가 남은 9차전과 10차전이 A조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다. 한국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울리 슈틸리케(63) 감독을 경질하고 신태용(47) 감독을 선임했다.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금 위기 상황에 대해 박지성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감독이 바뀌었다. 지금 상황을 바꿔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할 것이다. 한국 축구는 위기에서 강한 역사적인 힘이 있다. 나 역시 이 부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지성은 '이란 킬러'였다. 남아공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란전 홈과 원정 모두 골을 기록하며 이란을 괴롭힌 박지성이었다. 이란은 박지성을 두려워했다.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한국은 이란의 승점 자판기로 전락했다. 이란에 한 골 도 넣지 못한 채 4연패를 당하고 있다. 현재 이란의 코치이자 선수 시절 박지성과 경쟁했던 자바드 네쿠남(37)은 "박지성이 있는 한국은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란이 더욱 강하다는 것을 한국이 인정해야 한다"고 일갈한 바 있다. 이란전을 앞둔 한국. 이에 박지성은 "이란은 까다로운 팀이다. 쉽게 상대할 수 없는 팀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에 더 큰 동기부여가 있다. 홈에서 하는 경기다. 이런 점들이 한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평창=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7.08.0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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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문제아' 제주, '불통왕'에 '승점자판기'까지

제주 유나이티드(SK 에너지 축구단)가 프로축구의 '문제아'로 전락했다.16일 제주와 FC 서울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이 벌어진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홈팀 제주 서포터스들이 단체 응원을 보이콧하는 보기 드문 사태가 벌어졌다.이들은 경기장에 나와 침묵을 지키는 동시에 '구단은 불통, 팬들은 분통' '얼마나 더 실망시킬 셈인가' 등이 적힌 현수막을 거꾸로 걸었다. 제주 구단이 최근 휩싸인 연고지 이전설에 대해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자 팬들이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제주 구단은 내년 1월이면 연고계약이 끝나는데 경기도 용인시가 프로축구단 유치에 나서면서 제주가 떠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이에 장석수 대표이사는 17일 "연고이전을 추진한 적 없다"고 뒤늦은 해명했다. 제주가 연고 이전설에 휩싸인지 약 2주만이다. 제주 팬들은 "진작 구단의 공식적인 해명만 있었다면 이토록 동요하진 않을 것"이라며 "제주가 약속한 팬들과의 소통은 어디로 간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제주는 올 시즌 이미 한 차례 '대형사고'를 친 장본인이다. 지난 5월 31일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0-3 패)에서 폭력을 휘둘러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벤치 멤버였던 백동규(26)는 우라와 선수를 팔꿈치로 가격했고, 권한진(29)은 제주 벤치를 향해 세리머니를 한 우라와 선수를 쫓아갔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조용형(34)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뒤 심판과 신체적 접촉을 해 징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제주 관계자는 "일부 우라와 선수들이 우리 벤치를 향해 조롱하는 제스처를 취해 원인을 제공했다"고 밝혔지만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 축구계의 반응이다. AFC 징계위원회는 조용형에게 6개월 자격정지(제재금 2만 달러 포함), 백동규에게 3개월 자격정지(제재금 1만5000달러), 권한진에게 2경기 출전정지(제재금 1000달러)를 명령했다. 제주는 AFC에 재심의 요청한 상태다.여기에 경기력까지 최악이다. 시즌 초반 3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달리던 제주는 5위까지 추락해 상위 스플릿(1~6위) 진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제주는 최근 리그 5경기에서 고작 1승(1무3패)을 기록 중이다. 상위 6팀 중 성적이 가장 나쁘다. 그렇다 보니 최근 '승점 자판기'라는 오명까지 붙었다. 경쟁팀 선수들 사이에서는 "연패를 기록해도 걱정 없다. 제주를 잡고 분위기 반전하면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한순간에 무너진 제주, 이제 트레블(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자신하던 이들을 떠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피주영 기자 2017.07.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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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퀸즈파크' 제주, 이상은 빅클럽인데 현실은 '팔고 또 팔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퀸즈파크 레인저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처럼 전통과 실력을 가진 빅클럽이 꿈이었다. 2011년 프리미어리그(1부리그)로 승격한 퀸즈파크는 빅클럽이 되기 위한 첫 걸음으로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그 결과 퀸즈파크는 맨유에서 뛰던 박지성을 비롯해 훌리오 세자르, 앤디 존슨, 지브릴 시세, 호세 보싱와, 바비 자모라, 숀 라이트 필립스 등 실력있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데 성공했다.하지만 공격적인 투자를 한 퀸즈파크는 2011~2012시즌 리그 17위, 2012~2013시즌 20위로 떨어져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됐다. 단기간 내 성과를 보지 못한 퀸즈파크는 그동안 공들여 영입한 선수 대부분을 이적시켰다. 재정적으로 어렵지 않았지만 이후부턴 지갑을 닫고 몸값이 낮은 선수 위주로 팀을 운영했다. 현재 퀸즈파크는 2부를 맴돌고 있다. 한때 정상을 바로보던 팀은 시쳇말로 '3류'로 전락한 것이다.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제주 유나이티드는 '한국의 퀸즈파크'로 불릴만 하다.지난 시즌 '깜짝 3위'를 달성한 제주는 빅클럽으로 올라서겠다며 '폭풍 영입'을 펼쳤다. 퀸즈파크가 그랬듯 조용형을 비롯해 박진포, 김원일, 이창근 등 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쓸어담았다. 전북 현대와 FC 서울 등 빅클럽을 제치고 겨울 이적시장을 주도한 것이다. 그러면서 2017년 목표를 당차게 '트레블(정규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고 내걸었다. 홈팬들은 제주의 변화에 감격 박수를 보냈다. 2006년 창단한 제주는 리그 우승 한 번 없이 상당 기간을 9~13위권만 오간 '만년 하위권'이었다.그런데 요란했던 제주의 전폭적인 지원은 시즌이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끝났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5월 31일)과 FA컵 16강(6월 6일)에서 동시에 탈락하면서부터 제주는 돌변했다. 최근 2년간 공격의 핵심 선수로 활약한 브라질 골잡이 마르셀로(오미야)와 국가대표 공격수 황일수(옌볜)를 연달아 이적시켰다. 설상가상으로 '제주의 미래'로 불리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창민마저 중동 리그로 이적할 전망이다. 이창민은 12일 전북 현대전(2-1승)서 결승골을 넣은 인물이다.퀸즈파크는 2시즌을 기다렸지만, 제주는 시즌 개막 뒤 불과 4개월 만에 빅클럽이 되길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축구인들 사이에서는 "호기롭게 출사표를 던진 것치고는 부끄러운 모습이다. 이러다 돈 되는 선수들은 다 팔아치우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이적이 있으면 영입이 있어야 팀의 균형이 유지된다. 하지만 제주가 현재까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보강한 즉시 전력감은 6개월 임대 뒤 군에 입대하는 미드필더 윤빛가람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제주는 추가 영입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떠나보낸 선수들 이적료를 더 받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한 관계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팀의 중추적 역할을 했던 선수가 차례로 빠지면서 제주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제주는 시즌 초반 선두를 달렸지만 현재는 리그 6위까지 떨어졌다. 우승은 커녕 스플릿 라운드 상위그룹(1~6위) 진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최근 7경기에서 가까스로 2승(2무3패)만 건진 제주는 경쟁팀 선수들 사이에서는 '승점자판기'로 불리기도 한다. 일부 제주 팬들은 이런 구단을 향해 "보강도 잘 안하고 의지도 없고 선수가 남기고 간 금액으로 적자 폭만 줄이려는건지" "리그 우승하려면 선수 영입은 없어도 이적은 안 되는데…"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번 이적시장서 떠난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지 않는 한 제주의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피주영 기자 2017.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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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미니 무리뉴' 나겔스만, "獨 축구의 젠자치온"

'만년 중하위권' TSG 1899 호펜하임의 돌풍이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를 삼켰다.2016~2017시즌 정규 리그 32경기(총 34경기)에서 15승13무4패를 거둔 호펜하임은 남은 2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달 5일 호펜하임은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23승7무2패)을 1-0으로 잡아내는 대이변도 연출했다. 리그 우승을 확정한 뮌헨으로서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다. 이번 시즌 단 2패 가운데 한 번이 호펜하임전이었기 때문이다.최근 7시즌 동안 호펜하임의 리그 최고 성적은 2014~2015시즌의 8위다. 이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말 그대로 '승점 자판기'였던 셈이다. 지난 시즌 내내 강등권(16~18위)을 헤매다 가까스로 15위로 올라서 1부리그에 잔류했다.호펜하임의 환골탈태를 이끈 감독은 30세의 율리안 나겔스만이다. K리그 베테랑 골잡이 이동국(38·전북 현대)보다 8살이나 어린 그는 1부리그에서 선수로 뛴 경험조차 없다. '명장들의 격전지' 분데스리가에서 약팀에 부임한 '풋내기 사령탑'이 한 시즌 만에 '별들의 잔치'로 불리는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는 얘기다.1987년 독일 남부의 인구 3000명인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나겔스만은 어린 시절 축구를 시작했다. 2부리그 TSV 1860 뮌헨 17세 이하(U-17) 팀에서 중앙 수비수로 뛸 무렵에는 주장 완장까지 찰 만큼 기대를 모으는 선수였다. 2006년에는 같은 팀 2군 팀까지 올라섰다.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부상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나겔스만은 1860 뮌헨과 아우크스부르크(이상 2군팀) 소속으로 두 시즌을 보냈지만, 공식 경기 출전 기록은 '0'이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린 그는 두 차례 수술 끝에 2007년 21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선수로서 아무런 기록도 남기지 못한 것이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하루아침에 가장이 돼 어리광을 부릴 수 없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어머니와 지낼 집을 계약하면서 그는 홀로 서는 법을 깨우쳤다. 급박한 상황에서 또래 친구들에 비해 유독 침착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도 일찌감치 난관을 헤쳐 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그의 손을 잡아준 사람은 토마스 투헬(44) 감독이다. 당시 아우크스부르크 2군을 지휘했던 투헬 감독은 이듬해까지 선수 계약 기간(2007~2008시즌)이 남은 나겔스만에게 상대팀을 분석하고 전술을 짜는 코치 역할을 맡겼다. 마인츠 감독 시절 구자철(28)과 지동원(26)을 영입해 국내 축구팬들에게 잘 알려진 투헬 감독은 현재 강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지휘하는 독일 축구를 대표하는 젊은 감독이다.갑작스런 현역 생활 마감으로 방황하던 나겔스만은 명장 밑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으며 벤치에서 바라보는 축구의 묘미에 눈을 떴다. 그가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것도 이때다.그라운드를 10년 이상 누비며 아무런 발자취를 남기지 못한 나겔스만은 지도자로는 단시간에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 호펜하임 U-19 팀을 이끌고 독일청소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능력을 인정받은 나겔스만은 2016년 2월 분데스리가 감독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인 29세로 호펜하임 지휘봉을 잡았다.당시 호펜하임은 강등권인 17위였다. 현지 언론은 "팀의 사활이 걸린 상황에 '풋내기'를 감독에 앉혔다"며 호펜하임 구단을 비판했다. 일부 축구팬들은 "얼마 가지 않아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될 것"이라며 나겔스만을 비웃었다.그러나 갓 스무 살 때 부상과 은퇴, 아버지의 죽음 등 산전수전을 다 겪은 나겔스만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차분하게 자신의 색을 입혀 나갔다. '신세대'답게 소통의 리더십을 펼쳤다. 호펜하임 선수단 중에는 나겔스만보다 '형님'도 여럿 있다. 피르민 슈베글러(30)와 오이겐 폴란스키(31)는 나겔스만보다 한두 살 많다. 나겔스만은 벽을 허물고 선수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으며 신뢰를 형성했다. 소통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경기 중에라도 쪽지를 써서 그라운드 안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젊은 감각은 훈련 방식에서도 나타났다. 나겔스만 감독은 호펜하임 훈련장에 드론을 띄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게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전술을 짠다. 미국 CNN은 "젊은 나겔스만 감독을 선임한 호펜하임이 독특한 훈련을 도입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펜하임을 잔류로 이끈 그는 독일 축구의 '아이돌'로 떠올랐다.그를 비웃던 언론은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2회나 밟은 주제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이름을 따 '미니 무리뉴' '베이비 무리뉴'라고 부르며 극찬했다. 나겔스만은 독일축구협회 선정 2016년 '올해의 감독'상까지 수상하며 선수 시절 그토록 고대해던 첫 족적을 남겼다.올 시즌 나겔스만은 강등권 팀을 단번에 선두권에 올리며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분데스리가는 1~3위가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하고, 4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친다. 4위 호펜하임(승점 58)은 3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승점 60)와 본선행을 두고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이고 있다. 1부리그 무대 한 번 밟아보지 못한 그는 이제 독일 최고의 선수들이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된다.독일 슈피겔은 7일 나겔스만을 두고 "새 영웅을 위한 새 시대가 열렸다. 그는 젠자치온(센세이션)"이라고 평가했다.피주영 기자 2017.05.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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