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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에서 무연 담배가 인기라고? ⑤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글로벌 분석업체 ECA 인터내셔널은 전 세계 207개 도시의 ‘생활비’를 매년 발표한다. 2023년 런던은 뉴욕, 홍콩, 제네바에 이어 4위였다. 서울은 9위, 도쿄는 10위로 조사됐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필자는 물가 정보 사이트 넘베오(Numbeo)를 통해 한국과 영국(UK)의 생활비를 비교해 봤다. 집세(rent, 영국이 106% 높음)를 제외한 소비자 가격은 영국이 한국보다 0.6% 높았다. 하지만 품목별로 가격을 비교하면 두 나라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은 빵, 우유, 소고기, 과일, 야채 같은 식품 가격이 영국보다 훨씬 비싸다. 한국의 사과, 감자 가격은 전 세계에서 제일 비싸고, 소고기 가격은 두 번째로 높다. 이에 반해 영국은 집세, 외식, 교통비 등이 비싸다.주요 품목 중에서 영국이 한국보다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일까? 바로 담배다. 말보로 한 갑이 한국에서 4500원(3.36달러, 66위)인데 반해, 영국은 2만2100원(16.52달러 4위)이다. 그나마 2015년 한국 담뱃값이 80% 오른 탓에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 담배 한 갑의 세율은 영국과 한국이 각각 80%와 74%로 큰 차이는 없다. 담배가 제일 비싼 나라는 호주(27.85달러, 3만7200원)이고, 일본(4.05달러)과 한국을 제외한 선진국에서 담배가 제일 싼 나라는 스페인(5.61달러)이다. 2006년 3월 스코틀랜드를 시작으로 웨일스, 북아일랜드를 거쳐 2007년 7월 잉글랜드를 마지막으로 영국 내의 직장과 밀폐된 공공장소에서 흡연은 불법이 됐다. 축구장도 이러한 대세를 따라갔다. 2005년 에버튼의 홈구장인 구디슨 파크가 프리미어리그(EPL) 최초로 흡연을 금지했다. 다른 클럽들도 이를 따라 2007년부터 모든 EPL 구장은 금연 구역이 됐다.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을 영어로는 베이핑(vaping)이라고 한다. 베이핑 역시 모든 EPL 구장에서 불법이다. 만약 스모킹 혹은 베이핑을 축구장에서 시도하다 걸리면 어떻게 될까? 당사자는 경기장에서 당장 퇴출되고, 클럽에 따라서는 시즌 티켓도 취소된다.영국 정부는 흡연에 관한 더 강한 규제를 내놓고 있다. 2015년부터 영국 내의 모든 상점은 판매대에 담배를 진열할 수 없다. 따라서 소비자가 특정 상표의 담배를 주문하면, 점원이 숨겨진 곳에서 담배를 꺼내 주는 식으로 판매는 이루어진다. 2023년 10월 보수당 정부는 흡연 가능 연령을 현재의 18세에서 매년 1년씩 높일 계획을 밝혔다. 야당인 노동당도 이에 찬성한다. 따라서 법안이 통과되면 2009년 1월 1일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영국에서 평생 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다.영국의 흡연 인구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현재 흡연자 비율은 12.9%(640만 명)이다. 하지만 일부 프로축구선수들은 여전히 담배를 즐긴다. 2000년대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의 대표적인 흡연자는 피터 크라우치, 데이비드 제임스, 프랭크 램파드, 애쉴리 콜, 잭 윌셔, 라힘 스털링, 키에런 트리피어, 웨인 루니 등이다. 특히 루니는 2009년 아내 콜린이 첫아이를 임신했을 때, 1200파운드를 주고 성매매를 한 적이 있다. 타블로이드 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당시 담배가 고팠던 루니는 호텔 리셉션에서 한 갑을 무려 200파운드(당시 환율로 약 29만원)에 샀다고 한다. ‘무연 담배(Smokeless tobacco)’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츄잉(chewing, 씹는), 디핑(dipping, 머금는) 담배와 스누스(snus)이다. 미국에서 유래한 츄잉과 디핑은 특히 야구와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2015년 메이저리그(MLB) 선수와 지도자의 37%가 무연 담배를 애용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 빅 리그에 올라온 모든 신인 선수들은 이러한 담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스누스는 스웨덴에서 유래했다. 스누스와 디핑 담배는 유사하지만, 제품을 입에 넣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스누스는 윗입술과 잇몸 사이에 위치하는 데 반해, 디핑은 주로 아랫입술이나 볼과 잇몸 사이에 놓는다. 또한 스누스는 씹을 필요가 없고, 침도 안 뱉는다. 디핑은 씹을 수도 있고 침을 뱉어야 한다. 영국에서 스누스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사용하는 것은 합법이다.EPL 선수들이 스누스를 애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누스를 통해 니코틴을 흡수하면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방출되고, 이는 아드레날린의 급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의 스트레스는 감소되며 집중력이 증가되고, 신체적인 활력이 향상된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바디는 자서전에서 “스누스는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중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축구 선수들이 스누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선수는 심지어 경기 중에도 사용한다”고 밝혔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스누스를 감시 목록에 올렸지만, 금지한 적은 없다. 따라서 현재 선수들의 스누스 이용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스누스는 일반 담배보다 분명 덜 위험하지만, 높은 니코틴 함유량으로 인해 중독성이 강하다. 또한 스누스를 계속 이용하면 심장, 구강 질환 등을 유발하고, 식도암과 췌장암에 걸릴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일부 클럽은 스누스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EPL 같은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부, 명예,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최고 레벨의 선수와의 경쟁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긴장감이 요구된다. 이러한 압박감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선수들은 스누스를 애용한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1.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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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틱은 추모의 상징 ‘포피’를 왜 거부할까?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 11월 11일은 영국의 현충일인 ‘리멤브런스 데이(Remembrance day)’였다. 이날 저녁 런던의 로열 앨버트홀에서는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페스티벌 오브 리멤브런스’가 열렸다. 찰스 3세, 윌리엄 왕세자 부부 등 왕실 인사와 리시 수낵 총리를 비롯해 주요 정치인이 참석한 이 국가적인 행사를 BBC가 생중계했다. 특히 올해는 정전 70주년을 맞은 한국전쟁의 전사자들을 가장 먼저 추모했다. 또한 한국전의 참전용사이자 영국의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2019년 우승한 콜린 새커리(93세)가 아리랑을 한국어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영국은 1921년부터 참전 장병을 추모하기 위해 포피를 다는 전통이 생겼다. 1, 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해 시작한 포피는 규모가 커져 현재는 세계대전 이후 영국군이 참전한 모든 전투에서 희생한 이들을 추모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포피를 둘러싼 갈등도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를 구성하는 브리튼 바로 옆에는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섬이 있다. 12세기부터 무려 700여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은 아일랜드는 1922년에 독립, 아일랜드 공화국으로 탄생했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총 32개 카운티 중 26개만 독립에 성공했다. 17세기 초 북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남부에서 이주한 신교도가 많은 아일랜드 북쪽에 위치한 얼스터 지방의 6개 카운티는 지금도 영국이 지배하고 있다. 여기가 바로 북아일랜드다.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와 영국의 영향을 받은 가톨릭교도와 신교도 간의 갈등이 뿌리 깊은 지역이다. 가톨릭교도는 아일랜드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공화주의자들로, 남북이 합쳐진 통일 아일랜드를 꿈꾼다. 그에 반해 신교도들은 자신을 영국인(British)과 연합주의자(unionist)로 인식한다. 영국 왕에 충성하는 이들은 북아일랜드가 영국(UK)에 남기를 희망한다.1960년대 말부터 1998년까지 이들이 벌인 갈등을 ‘The Troubles(북아일랜드 분쟁)’이라고 부른다. 남북 아일랜드의 통일을 목표로 하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 왕당파의 군사조직인 얼스터 의용군과 영국 정부군 등이 분쟁에 참여했다. 분쟁은 주로 북아일랜드와 수도인 벨파스트에서 벌어졌으나, 잉글랜드와 유럽 대륙으로 확산된 적도 있다. 특히 필자가 학부 공부를 하던 1990년대에는 IRA가 런던에서 폭탄 테러를 종종 일으켰다. 한번은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해야 하는데, 테러로 인해 지하철역이 폐쇄되어 지각한 적도 있었다. 당시 필자가 사과와 함께 IRA 핑계를 대니, 교수님과 동료 학생들이 모두 너그럽게 이해해 준 기억도 난다.분쟁 기간 중 1972년 1월 30일 북아일랜드의 데리(Derry)에서 벌어진 ‘피의 일요일(Bloody Sunday)’ 사건이 특히 유명하다. 영국 공수부대원의 일부가 시위 중이던 비무장 가톨릭교도를 항해 사격을 한 것이다. 이로 인해 14명이 사망했고 십수 명이 다쳤다. 이 사건 이후 북아일랜드 분쟁은 더욱더 격화된다. 전설적인 밴드 비틀즈의 멤버 4명은 모두 아일랜드 혈통을 갖고 있는데, 이 중 특히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는 각각 이 사건을 다룬 노래를 발표해 분노를 표출했다. 1998년 벨파스트 협정이 체결되며 북아일랜드 분쟁은 종결됐지만, 30여 년에 걸친 무력 충돌의 결과로 35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선덜랜드, 위건, 웨스트 브로미치 등에서 뛰었던 미드필더 제임스 맥클린은 피의 일요일 사건이 벌어진 북아일랜드의 데리 출신이다. 맥클린은 “포피가 단순히 1, 2차 대전 희생자들에 관한 것이라면 (포피 셔츠를) 매일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포피는 영국군이 관여해온 모든 갈등에 관한 것”이라며 포피 셔츠 착용을 거부했다. 그는 북아일랜드 분쟁에 참여한 영국군을 지지할 수 없다는 아일랜드인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다. 일부 영국인들은 맥클린의 이러한 소신을 지지했다. 하지만 포피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그는 상대팀 서포터스뿐만 아니라 일부 홈 팬들로부터도 오랫동안 야유를 받았다. 심지어 맥클린은 살해 위협을 받은 적도 있다.리멤버런스 데이 행사는 북아일랜드에서도 매년 열리지만, 현재도 대부분의 아일랜드 민족주의자와 공화당원은 추모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 한편 아일랜드 공화국은 두 번의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아일랜드인을 추모하기 위해 매년 7월 자체적인 국가 기념일을 가진다. 영국의 주요 축구팀 중 유일하게 포피 셔츠를 거부하는 클럽이 있다. 바로 스코틀랜드의 명문 클럽 셀틱이다. 아일랜드의 가톨릭 유산을 바탕으로 설립된 셀틱은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존중하지만,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중립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맥클린과 달리 포피 착용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 아일랜드 출신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북아일랜드 출신의 마틴 오닐 감독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일랜드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았던 로이 킨이다. 특히 킨은 지도자에서 물러난 후 스카이 스포츠 방송팀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포피를 꾸준히 착용해 고향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포피는 영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 존경과 기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복잡한 역사와 정치적 요인으로 인해 지역과 사람에 따라 포피는 다르게 해석될 수밖에 없다. 이에 빨간색 포피 대신 평화를 상징하는 하얀색 포피를 다는 이들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진정한 추모는 ‘강요’나 ‘의무’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포피는 비로소 추모의 상징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3.11.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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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세운 명문 클럽, 셀틱 FC

유럽인들 중에서 한국인과 유사한 민족은 누구일까? 어떤 사람들은 이탈리아와 한국이 비슷하다고 말한다. 같은 반도 국가에, 날씨도 비슷한 편이고, 흥분 잘하는 국민성을 예로 든다. 하지만 아일랜드인이 한국인과 공통점이 더 많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두 나라 국민은 자기 민족이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애국심을 가지고 있다. 강대국에 끊임없이 시달려온 역사로 인해 두 민족에게는 한(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정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악조건 속에서도 두 민족은 뛰어난 문화를 발전시켰고, 음주가무를 즐기는 국민성도 비슷하다. 발전 과정은 다르지만, 가난한 나라에서 선진국으로 도약 한 점도 두나라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 중 상당수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외국으로 이주했듯이, 아일랜드도 뿌리 깊은 이민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는 스코틀랜드로 이민 간 아일랜드인들이 설립한 하이버니안 FC에 대해 알아보았다. 라틴어로 아일랜드 섬을 의미하는 하이버니아(Hibernia) 말고도, 아일랜드 이민자들과 연관된 대표적인 이름이 바로 셀틱(Celtic)이다. 켈트족(Celts)과 관련된 유물은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서 발견된다. 이들은 기원전 3세기에 아일랜드와 영국을 포함해 알프스 산맥 북쪽의 유럽 대부분을 점령했다. 멀리는 동쪽의 터키 지역까지 진출했다. 기원전 1세기 줄리어스 시저의 로마 군대는 켈트족과 대대적인 전쟁을 벌여, 이들을 격파했다. 로마와의 전쟁에 패한 켈트족들은 영국 쪽 섬지방으로 이동했다. 기원전 55년부터 로마 제국의 라틴족은 여러 번 영국을 침공해 켈트족과 전쟁을 벌였고, 현재의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역을 점령했다. 전쟁에 패한 켈트족은 북쪽이나 주변 섬 등의 오지로 피할 수밖에 없었다. 로마 제국은 결국 5세기 초반까지 약 400년 동안 스코틀랜드 지역을 제외한 브리튼(Britain) 섬을 다스렸다. 라틴족이 철수한 이후, 독일에서 건너온 게르만족의 한 파인 앵글로 색슨(Anglo-Saxon)이 브리튼 섬을 침공하면서 잉글랜드가 형성되었다. 그에 반해 켈트족은 아일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 지역에 자리 잡은 변방 종족이 되었다. Celt라는 명사에서 파생된 형용사가 Celtic이다. 오늘날 이 단어는 일반적으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등이 포함된 셀틱 국가들의 언어와 문화를 의미한다. Celtic이라는 단어가 셀틱(Seltic)혹은 켈틱(Keltic)으로도 발음되기에, 도대체 어느 발음이 맞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맞다. S로 시작하는 발음은 불어 Celte에서 유래했다. 또한 영어의 발음 규칙에 의하면 알파벳 c 다음에 e 혹은 i가 오면 S로 발음한다. 영어 단어 cell, cereal, circus를 발음해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18세기에 들어 언어 역사학자들은 K 발음이 단어의 어원인 고전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더 잘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현대 영어에서는 K 발음이 좀 더 널리 쓰인다. 단 미국프로농구(NBA)의 보스턴 셀틱스 등 스포츠팀에 한해서는 S 발음으로 사용된다. 1840년대 대기근의 영향으로 아일랜드를 떠나 스코틀랜드로 이주한 이민자들의 상당수는 글래스고우에 정착했다. 1875년 에든버러에서 설립된 하이버니안 FC에서 영감을 받은 이들은 1887년 이민자들의 빈곤을 돋기 위한 기금 모금 수단으로 축구팀을 설립한다. 이 팀은 셀틱 FC라는 이름을 가졌는데,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뿌리인 켈트족의 이름을 딴 것이다. 셀틱은 이후 승승장구하며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으로 자리 잡았다. 셀틱은 1965년부터 1974년까지 9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고, 또한 영국 클럽으로는 최초로 1967년 유로피언 컵(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에서 우승하는 영광을 누렸다. 단일 시즌에 자국의 1부 리그 우승, FA 컵과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면 트레블(Treble)이라고 말하는데, 셀틱은 유럽 클럽 최초로 1966~67시즌에 이를 달성했다. 셀틱을 이야기할 때 ‘아덴라이 평원(The Fields of Athenry)’이라는 현대 민요를 빠뜨릴 수 없다. 대기근을 배경으로 한 이 노래의 가사는 마이클과 메리 부부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있다. 마이클은 굶주린 가족을 위해 옥수수를 훔치다 감옥에 갇힌다. 호주로 유배 가기 전날 마이클은 메리를 위로하면서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 달라고 부탁한다. 메리는 남편을 실은 배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그가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 노래는 1990년대 들어 아일랜드 축구대표팀과 셀틱 FC의 응원가로 채택되어 현재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다. UEFA 유로 2012에서 당시 최강 스페인과 붙은 아일랜드는 실력 차를 실감하며 0-4로 지고 있었다. 하지만 아일랜드 팬들은 자국의 예선탈락이 확정적인 후반 38분부터 종료 휘슬이 울린 후까지 '아덴라이 평원'을 열창해 전 세계 많은 축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당시 경기를 중계하던 독일 방송국의 해설진은 '아덴라이 평원'이 울려 퍼지는 동안 현장의 감동적인 모습을 시청자에게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일부러 말을 하지 않았다. 독일 축구 중계팀과 아일랜드 팬들의 합작으로 만들어낸 이러한 수준 높은 장면은 시청자와 현장을 하나로 묶는 품격 있는 방송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수준의 중계는 단순히 방송 기술의 향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축구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이러한 중계를 국내에서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초창기 셀틱의 팬들은 스코틀랜드에 정착한 아일랜드 이민자들과 가톨릭 신자들이었다. 하지만 셀틱의 성장과 더불어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등에 사는 아일랜드 혈통을 가진 사람들이 팬으로 가세한다. 아울러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팬들까지 등장한다. 현재 셀틱은 전 세계에 걸쳐 200개가 넘는 서포터스 클럽을 거느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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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유럽의 흑인, 아일랜드인들이 창단한 하이버니안 FC

사회 풍자가 담긴 수작을 여러 편 만든 알란 파커(Alan Parker) 감독은 1991년 ‘더 커미트먼트(The Commitments)’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지미 레빗은 노동자 계급의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된 소울(soul) 밴드를 만든다. 소울 음악은 흑인들의 대표 음악 장르다. 밴드를 구성하던 중 멤버 중 하나가 지미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소울 음악을 하기에는 너무 피부가 하얀 것 아니야?” 그러자 지미는 이렇게 답한다. “아일랜드인들은 유럽의 흑인이다(The Irish are the blacks of Europe).” 평화로운 에메랄드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나라, 아일랜드에 사는 사람들은 왜 이러한 말을 들었을까? 아일랜드는 선진국으로 인정받지만,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유럽의 최빈국이었다. 아일랜드는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로서, 처절한 고난의 역사를 겪어왔다. 이에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낙후되고 억압된 아일랜드를 떠났다. 세상의 많은 이민자가 겪었듯이 아일랜드 이민자들도 때때로 환영받지 못했고, 새로 정착한 사회에서는 차별과 편견에 시달렸다. 흑인들과 마찬가지로 아일랜드인들은 오랫동안 사회·경제적 사다리의 밑바닥에 있었다. 이들은 또한 흑인들처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아일랜드인의 해외 이주는 중세 초기부터 시작되었다. 1700년대 이후로 1000만 명에 가까운 아일랜드인들이 고향을 떠났다. 현재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아일랜드인 혈통 인구가 80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현재 아일랜드 공화국의 인구는 500만 명이 채 안 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국민이 조국을 떠났는지 알 수 있다. 1840년대 감자 마름병(potato blight)이 유럽 대륙을 휩쓸다, 아일랜드에 상륙했다. 아일랜드 사람들의 주식이었던 감자 수확이 급속하게 줄어들었다. 당시 이들을 지배하고 있던 영국은 얼마 남지 않은 곡식마저 본국으로 빼돌렸고, 아일랜드는 1845년부터 1849년까지 대기근(The Great Famine)을 겪었다. 이 기간 아일랜드에서는 무려 100만 명이 굶주림과 전염병으로 죽었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너도나도 해외로 나가는 배에 몸을 실었고, 이렇게 떠나간 인구만 100만 명에 달했다. 몇 년의 대기근 동안 아일랜드의 인구는 약 25% 감소했다. 해외로 떠난 이들 중 그나마 사정이 좀 괜찮은 사람들은 미국·캐나다·호주 등 먼 곳으로 떠났다. 당시 이들을 실은 선박은 낡고 조잡했으며, 식량조차 부족해 많은 이민자가 목적지에 닿기 전 질병과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이에 이들을 실은 선박을 관선(coffin ship)이라 부르기도 했다. 비싼 장거리 뱃삯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영국으로 이주했다. 스코틀랜드로 이주한 아일랜드인은 주로 글래스고우에 자리 잡았으나, 일부는 에든버러에 정착했다. 특히 에든버러 성 근처의 카우게이트(Cowgate) 거리에 많은 아일랜드인이 모였고, 이곳은 ‘작은 아일랜드(Little Ireland)’로 불렸다. 아일랜드 이민자들은 에든버러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1875년 하이버니안 FC를 창단했다. 하이버니아(Hibernia)는 고전 라틴어로 아일랜드 섬을 의미한다. 따라서 하이버니안(Hibernian)은 아일랜드 사람을 뜻한다. 초창기 하이버니안은 가톨릭 교인만 선수로 뛸 수 있었고, 아일랜드 색채가 너무 강했다. 이에 따돌림과 편견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 클럽은 스코틀랜드 지역사회에 빠르게 정착하는 데 성공했다. 힙스(Hibs)라는 애칭으로도 알려진 하이버니안은 영국 축구 클럽(British football club, 잉글랜드·웨일즈·스코틀랜드의 축구 클럽을 의미) 역사에도 선구자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로피언 컵은 1955~56시즌에 처음 시작되었다. 초창기 유로피언 컵에 참가하는 팀은 프랑스의 축구 잡지 르퀴프(L'Equipe)가 선정했다. 이에 첼시가 잉글랜드를 대표해 참가자격을 얻었으나,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이러한 클럽 대항전이 자국 리그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첼시의 참가를 불허했다. 당시 스코틀랜드 챔피언이었던 애버딘(Aberdeen)도 같은 이유로 참가하지 않았다. 현재의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 컵에 참가하려면 자국 리그에서 얻은 성적이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하지만 초창기 유로피언 컵에 초청받은 클럽들은 지금처럼 자국 리그에서 거둔 성적을 엄격하게 보지 않았고, 각 클럽이 가지고 있는 대표성과 권위에 가중치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전 시즌 자국 리그 5위에 그쳤던 힙스가 유로피언 컵에 참가할 수 있었다. 힙스는 결국 유로피언 컵에 참가한 영국 최초의 클럽이라는 영예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 대타로 참가했지만, 원년 대회에서 4강에 들며 영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힙스는 영국에서 셔츠 스폰서십을 도입한 최초의 1부 리그 클럽이기도 했다. 힙스는 1977년 의류업체 벅타(Bukta)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TV 방송국은 "스폰서가 새겨진 셔츠를 입으면 경기를 중계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고, 이에 힙스는 스폰서 로고가 없는 '방송용 셔츠'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힙스의 영향으로 스코틀랜드에 퍼져 있던 아일랜드 이민자들은 이후 셀틱 FC, 던디 하이버니안(1923년 던디 유나이티드로 이름 변경) 등을 설립한다. 이정우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1.0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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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폭행 혐의' 긱스 감독, 한 달간 팀 떠난다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라이언 긱스(47) 웨일스 축구대표팀 감독이 당분간 팀을 떠나있기로 했다. 웨일스 축구협회(FAW)는 "긱스 감독이 다가오는 11월 A매치 기간 대표팀을 이끌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4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긱스 감독 대신 로버트 페이지 수석코치가 미국과의 평가전(13일)과 아일랜드(16일), 핀란드(19일)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 경기를 지휘하게 됐다. FAW는 이번 사건으로 미뤄온 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를 조만간 할 계획이다. 긱스가 언제 웨일스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을지는 아직 알 길이 없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긱스 감독은 최근 30대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이 여성은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상처를 입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긱스 감독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FAW는 긱스 감독의 거취 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어떤 입장도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 조사가 완전히 끝나야 긱스 감독이 계속 웨일즈 대표팀을 맡을 수 있을지 결정날 것 같다. 웨일스 출신 긱스 감독은 선수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정규리그 1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회 등 우승컵을 들어 올린 슈퍼스타였다. 2014년 은퇴 뒤 맨유에서 코치로 일하던 긱스 감독은 2018년 웨일스 사령탑에 올랐다. 그러나 감독 경력 2년 만에 스캔들로 인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20.11.04 10:11
해외축구

[이정우의 스포츠랩소디] 유럽 축구팬을 사로잡은 간식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배가 불러야 즐길 수 있다는 은유적 표현이다. "한국은 치맥 공화국"이라는 말이 있듯, 국내 축구팬들이 가장 즐기는 간식은 치킨과 맥주다. 열정적인 유럽 축구팬들도 경기만 보는 건 아니다. 그들은 과연 무슨 간식을 즐겨 먹을까. 유럽축구연맹(UEFA)은 지난 2015년 축구팬이 하프 타임 휴식 시간에 즐기는 간식을 조사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영국과 아일랜드 팬들은 전통 음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United Kingdom)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와 북아일랜드 등 4개 지역으로 이루어진 연방 국가다. 아일랜드 섬에서 북쪽을 제외한 나머지 영토는 아일랜드 공화국이다. 이 지역 팬들이 공통적으로 즐기는 간식은 고기를 넣어 만든 미트 파이(meat pie)다. 파이는 종류에 따라 애피타이저, 주요리, 또는 디저트로 다양하게 서빙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주로 사과, 체리, 레몬 등이 들어간 과일 파이와 초콜릿이나 크림이 더해진 디저트용 파이가 인기 있다. 서양인들은 다양한 고기 종류와 어패류 그리고 야채, 과일 등이 들어간 파이를 즐겨 먹었다. 특히 영국인들은 디저트용 파이외에도 닭고기, 소고기 등에 버섯, 감자, 양파 등의 야채를 곁들인 미트 파이를 좋아한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새해 첫날 저녁 식사로 스테이크 파이를 먹는 전통이 있다. 영국 마트에 가면 인스턴트 미트 파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냉장 보관된 파이는 차가운 채로 섭취해도 되고,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기도 한다. 파이는 특히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의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영국 축구팬들은 경기 시작 전이나 하프 타임 때 미트 파이를 보브릴(Bovril)과 같이 즐긴다. 라틴어에서 유래된 보브릴이란 단어는 황소로부터 얻는 거대한 힘을 의미한다. 독일을 통일하려는 비스마르크와 이를 저지하려는 프랑스가 충돌해 일어난 프로이센-프랑스 전쟁 (1870~71년)에서 나폴레옹 3세는 프랑스 군대에 보급하기 위해 100만개의 소고기 캔을 스코틀랜드 출신의 사업가에 주문했다. 이후 이 음식은 보브릴이라는 이름으로 영국 전역에서 사랑받게 되었다. 1차 세계대전에서도 '전투 식량'으로 이용된 보브릴은 후에 영국 축구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는다. 영국은 여름에도 초겨울 날씨를 경험할 수 있을 만큼 날씨가 변화무쌍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따라서 추위를 피하기 위해 경기장에서 축구팬들은 보브릴에 뜨거운 물을 부어 소고기 차(tea)를 만들어 마신다. 이렇듯 영국 축구팬들이 사랑하는 전통적인 간식은 미트 파이와 보브릴이다. 하지만 펍(pub)에서 TV로 축구를 관람할 때 축구팬들은 보브릴보다 맥주, 그리고 간단한 안주로 크립스(crisps)를 선호하기도 한다. UEFA 홈페이지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유럽 대륙 축구팬들에게 사랑받는 간식은 크게 두 가지다. 스페인을 비롯한 동유럽에서는 씨앗(seeds)이 인기 있는데, 특히 해바라기 씨앗이 가장 사랑받는다. 씨앗 외에도 피스타치오, 땅콩 같은 견과류도 이 지역 팬들이 즐기는 간식이다. 그에 반해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서유럽이나 북유럽 축구팬에게 인기 있는 간식은 핫도그나 소시지가 들어간 샌드위치다. 지역에 따라 커피나 차를 선호하는 팬들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유럽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료는 단연 맥주다. 지도에서 노랑색으로 표시된 나라들은 지역 특유의 음식을 선호한다.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노랑색으로 표시된 벨기에는 그들의 '맥주 문화'가 유네스코(UNESCO)로부터 무형 문화 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다양한 맥주로 유명한 나라다. 벨기에 축구팬들은 맥주를 벗삼아 프렌치 프라이에 케첩이 아니라 마요네즈를 뿌려 먹는다. 프렌치 프라이라는 이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감자 튀김의 본고장이 프랑스라고 알고 있다. 프랑스도 이 음식이 자국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벨기에 또한 자신이 감자튀김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에 뿌리내린 벨기에 이민자들이 미국에 프렌치 프라이를 소개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벨기에 이민자들이 프랑스어(벨기에 공식 언어는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독일어)를 쓰기 때문에 오해가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벨기에 사람들은 프렌치 프라이라는 이름을 "프랑스의 미식(美食) 패권주의"라고 비꼬기도 한다. 한편 9.11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정부가 2003년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할 때 프랑스는 이에 동조하지 않았다. 이에 미국 내에서 한때 반(反) 프랑스 정서가 불면서 프렌치 프라이 대신 '프리덤(freedom) 프라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했다. 2020.08.31 06:00
축구

콜롬비아-세르비아 2연전이 기대되는 이유…최정예로 부딪힌다

"강한 팀과 붙고 싶다. 그래야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 지 알 수 있다."지난달 유럽 원정 2연전을 마치고 돌아온 신태용(47) 감독이 11월 A매치 평가전 상대를 두고 한 말이다. 부임 이후 아직 승리가 없는 신 감독이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1년도 남지 않은 만큼 강한 상대와 맞붙어 깨지면서 배우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약한 팀을 상대로 어설프게 '체면치레'격 승리를 바라진 않겠다는 뜻도 읽을 수 있다.신 감독의 소망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콜롬비아, 그리고 38위 세르비아와 맞대결에서 이뤄지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1월 A매치 기간 동안 대표팀이 10일 콜롬비아와 수원에서, 14일 세르비아와 울산에서 각각 평가전을 치른다고 밝혔다. 두 팀 모두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만큼, 신태용호에는 최적의 파트너가 아닐 수 없다. 더 반가운 것은 이들이 한국과 경기에 100% 전력을 가동할 확률이 높다는 점. 콜롬비아와 세르비아 모두 이번 A매치 기간 동안 한국과 중국을 상대한다. 두 팀 중 먼저 원정 명단을 발표한 팀은 세르비아. 세르비아 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이번 아시아 원정 평가전에 나설 24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에는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33·제니트) 네마냐 마티치(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알렉산다르 콜라로프(32·AS로마) 등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어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세르비아를 월드컵 본선으로 이끈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이다. FIFA 랭킹이나 아시아 원정 평가전임을 고려하면 주축 전력을 아껴둘 수도 있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세르비아는 명단의 대부분을 주전 선수로 꾸렸다. 유럽예선에서 아일랜드, 웨일즈, 오스트리아 등과 함께 D조에 편성됐던 세르비아는 6승3무1패(승점21)의 성적으로 여유롭게 조 1위를 차지해 본선 티켓을 거머쥔 팀이다. 한국 입장에선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닌 셈이다. 더구나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감독까지 교체됐다. 월드컵 준비를 위해 '진검승부'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콜롬비아 역시 한국전에 정예 멤버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콜롬비아 스포츠 매체 'as 콜롬비아'는 "호세 페케르만(68) 감독이 이끄는 콜롬비아 대표팀이 오는 10일 한국전과 14일 중국전에 하메스 로드리게스(26·바이에른 뮌헨) 후안 콰드라도(29·유벤투스) 카를로스 산체스(31·피오렌티나) 등을 소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들 외에도 콜롬비아 대표팀에서 주전을 맡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 원정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이들이 정예 멤버를 꾸리는 이유는 하나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평가전 하나 하나가 본선을 준비하기 위한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강팀을 불러들여 대결하는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상 포트4에 속한 한국은 본선 조 추첨에서 남미와 유럽팀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 콜롬비아-세르비아전은 플레이 스타일을 익히고 공수 양면으로 보완점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ins.com 2017.11.02 06:00
축구

양귀비 꽃이 뭐길래...축구종가, 승점 삭감 위기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징계 위기에 놓였다. '양귀비꽃' 때문이다.잉글랜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코틀랜드와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F조 조별리그 4차전을 치렀다. 잉글랜드는 다니엘 스터리지, 아담 랄라나(이상 리버풀), 개리 케이힐(첼시)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4경기 무패(승점 10·3승1무)의 잉글랜드는 슬로베니아(승점 8)를 제치고 조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잉글랜드 축구계는 웃지 못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과 벌이고 있는 '양귀비 전쟁' 때문이다. 영국을 포함한 영연방 국가들은 매년 11월 11일을 붉은 양귀비꽃을 추모하는 '포피(Poppy·양귀비꽃) 데이'로 지낸다.이날은 제1차 세계대전 휴전일인데 영연방 국가에선 전몰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양귀비꽃 배지를 옷에 단다. 잉글랜드 프로축구도 마찬가지다. 축구 선수들은 11일을 전후로 유니폼에 양귀비꽃 스티커를 새기거나 팔에 양귀비꽃이 그려진 검은 완장을 찬다. 포피 데이는 세계대전 당시 격전지였던 프랑스 북부 지역에 무수히 피어난 양귀비꽃을 보고 존 매크리어 캐나다군 대령이 쓴 시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영연방에 속하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하필 포피 데이에 맞대결을 펼친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반대했다. FIFA 규정 4조에는 선수들의 착용하는 장비(유니폼 포함)에는 종교적, 정치적, 개인적 문구나 이미지를 담을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축구협회는 물러서지 않았다. FIFA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양국 선수들은 양귀비가 그려진 검은 완장을 차고 A매치를 치렀다. FIFA의 징계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공교롭게도 이번 사건의 '키'는 영연방 소속의 웨일즈인이 쥐고 있다. 13일 영국 일간지 미러에 따르면 잉글랜드-스코틀랜드전에서 매치커미셔너를 맡았던 데이비드 그리피츠 웨일즈축구협회장이 'FIFA에 어떻게 보고하느냐'에 따라 징계 수위가 정해진다. 이 매체는 "그리피츠 회장의 결정에 따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벌금형, 최악의 경우 승점 삭감 징계까지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웨일즈 선수들은 같은 날 웨일즈의 카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르비아전에서 양귀비꽃 엠블럼이 그려진 완장 대신 검은 완장을 차고 나왔다. 웨일즈축구협회가 FIFA의 규정 4조를 따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 콜만 웨일즈 감독은 자국 축구협회의 결정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FIFA가 모든 정치적 이슈에 징계를 내리진 않는다. 2014년 일본이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형상화한 유니폼을 발표해 한국을 비롯해 중국 등의 축구협회가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3월 아일랜드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당시 스위스와 평가전을 치른 아일랜드는 1916년 부활절 봉기를 추모하기 위해 유니폼에 숫자 '1916'를 그려넣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피주영 기자 2016.11.14 06:00
축구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총성없는 축구전쟁'이 시작됐다

대한민국만 축구로 뜨거운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시각, 지구 건너편 유럽도 2018 러시아월드컵 지역 최종예선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 티켓이 가장 많이 걸려 있는 유럽은 5일(한국시간)부터 54개 대표팀이 9개 조로 나뉘어 1년2개월간의 최종예선 레이스에 돌입했다.유럽 지역 예선에 걸려 있는 티켓은 모두 13장이다. 유럽 다음으로 많은 아프리카(5장)의 2배가 넘지만, 각 조 1위 팀에게만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고 2위 팀들은 한 차례 더 통과 과정을 거쳐야 한다.유럽 지역은 1차전부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인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팀 독일과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먼저 승전보를 올렸다. 웨일즈와 스페인, 이탈리아는 6일 열린 경기에서 압승을 챙기며 위세를 보여줬다. 저마다 우승해야 하는 이유와 물러설 수 없는 사연이 있다. 바로 '총성없는 축구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 '명불허전'…독일·잉글랜드 첫 승전보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2연패를 향한 닻을 올렸다. 요하임 뢰브(56) 감독이 이끄는 '전차군단'은 노르웨이와 최종예선 C조 1차전에서 토마스 뮐러(27·바이에른 뮌헨)의 활약을 앞세워 3-0 완승을 거뒀다. 뮐러는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15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침착하게 왼발슛을 날려 선제골을 완성했다. 이어 전반 종료 직전에는 정확한 패스로 조슈아 키미히(21·바이에른 뮌헨)의 추가골을 합작했다.팀 구성부터 조 편성까지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인 독일은 북아일랜드(28위)·체코(34위)·노르웨이(50위)·아제르바이잔(136위)·산 마리노(200위)와 함께 C조에 묶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가장 앞서는 데다 전 대회 우승팀이라는 자부심마저 안고 있다. 최근 독일을 상징한 '베테랑'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2·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은퇴를 선언했지만, 2014년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어 올린 '주장' 마누엘 노이어(30)와 제롬 보아텡(28·이상 바이에른 뮌헨)·토마스 뮐러가 건재하다. 새롭게 합류한 율리안 바이글(21·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23세 이하 선수들이 제 몫만 해준다면 최종예선 통과는 무난할 것이라는 평가다.'브랙시트'와 함께 유럽 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마저 떨어진 잉글랜드는 러시아 월드컵에 자존심을 걸었다. 신임 사령탑인 샘 앨러다이스 감독의 데뷔전이기도 했던 잉글랜드는 슬로바키아와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사실 이번 월드컵을 위해 칼을 갈아 온 선수는 따로 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웨인 루니(31·맨체스터유나이티드)다.그가 걸어가는 길마다 새 역사가 쓰이고 있다. 루니는 슬로바키아전을 통해 A매치 116경기 출장 기록을 작성했다. 이로써 데이비드 베컴(은퇴·115경기)의 필드 플레이어 최다 출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재 잉글랜드 통산 최다 A매치 출전 기록은 골키퍼인 피터 쉴튼(은퇴)의 125경기다. 남은 최종예선을 통과해 러시아 본토에 입성한다면, 루니는 잉글랜드 축구의 상징으로 남을 수 있다. 그는 "내가 지금껏 뛴 시간은 위대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기는 것"이라며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 죽음의 A조, 너를 눌러야 내가 산다유럽 축구 팬의 관심은 '죽음의 A조'에 쏠려 있다.A조에는 FIFA 랭킹 5위로 톱시드를 배정받은 네덜란드(현재 26위)를 필두로 프랑스(7위)와 스웨덴(40위) 등 강력한 3개 팀이 모여 있다. 네덜란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에 올랐고 프랑스는 8강까지 진출했다. 반면 스웨덴은 포르투갈에 밀려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해 이번 만큼은 이를 악 물었다. 스웨덴은 2002년, 2006년 16강 성적을 끝으로 월드컵 조 예선에서 늘 죽음 조에 배치돼 지역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여기에 '다크호스'로 평가받는 불가리아(77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강력한 조 1위 후보인 네덜란드 대표팀의 대니 블린트(55) 감독은 "우리와 만난 상대들 모두 좋은 팀들이다. 유로와 월드컵에서 우승을 경험해 본 프랑스가 가장 눈에 띈다. 불가리아와 벨라루스도 약한 팀이 아니다. 화끈한 승부가 될 것"이라며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페인(8위)과 이탈리아(10위)가 편성된 G조 역시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첫 경기부터 대승을 거두며 기 싸움을 시작했다. 스페인은 6일 열린 리히텐슈타인과 1차전에서 8-0으로 대승을 거뒀다. 특유의 짧은 패스플레이와 높은 점유율을 발판으로 '골잔치'를 벌였다. 이탈리아는 같은 날 열린 이스라엘과 첫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무려 두 명의 선수가 퇴장당했지만 후반 38분 세 번째 추가골을 넣는 등 상대를 농락했다. 하지만 무려 8골을 넣은 스페인에 득실 차에서 밀려 조 2위를 유지하게 됐다. 양국은 다음달 7일 '아주리군단'의 홈에서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벌인다.'황금세대'를 연 웨일스는 오스트리아(22위)·세르비아(47위)·아일랜드(31위)·몰도바(165위)·조지아(118위)와 함께 D조에 배정됐다.2012년 82위였던 웨일스는 랭킹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으며 1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려 톱시드를 받았다. 비교적 약체와 한 조에 편성되자 웨일스 팬들은 만세를 불렀다. 지난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이후 60여 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로 개러스 베일(26·레알 마드리드)이 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는 기대 때문이다. 베일은 애런 램지(25·아스널)와 함께 황금세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유로 2016에서는 4강에 오르며 부활 신호탄을 쐈다.베일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웨일스는 6일 열린 몰도바와 1차전에서 베일의 2골1도움 '원맨쇼'에 힘입어 몰도바를 4-0으로 완파했다. 베일은 경기 뒤 "완벽하고 경외로운 출발이었다"며 2차전 준비에 몰두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서지영 기자 2016.09.07 06:00
스포츠일반

(라이더컵)유럽팀의 3연속 우승이냐, 미국팀의 반격이냐

유럽과 미국의 대륙간 골프국가대항전인 2014 라이더컵이 26일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대회는 유럽팀이 2006년 이후 두 번째로 3연속 우승을 달성할 것인지, 아니면 이에 맞서는 미국팀이 6년 만에 우승컵 탈환에 성공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대회장은 스코틀랜드 퍼스셔 글렌이글스 리조트 PGA 센테너리 코스(파72·7243야드)다.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 유럽팀은 2012년 대회 마지막날 미국팀에 10대6으로 뒤지다가 4점차의 열세를 딛고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대회가 열렸던 미국의 메디나 골프장의 이름을 따서 '메디나의 기적'이라고 부른다. 이날의 경기는 대회 최다차 역전승 타이(1999년) 기록이기도 했다. 2014 라이더컵에는 호주 출신의 아담 스콧(세계랭킹 2위)과 제이슨 데이(8위)를 제외한 세계랭킹 톱10이 모두 출전한다. 세계 골프계의 별들의 전쟁으로 골프팬들에게는 큰 볼거리다. 세계랭킹 1위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비롯해 3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5위 헨릭 스텐손(스웨덴), 6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가 단장 폴 맥긴리(아일랜드)가 이끄는 유럽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토마스 비욘(덴마크), 제이미 도널드슨(웨일즈), 빅토르 드뷔숑(프랑스), 마틴 카이머(독일), 그레이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함께 단장 추천 선수인 스티븐 갈라허(스코틀랜드), 이안 폴터(잉글랜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로 최종 팀 구성을 마쳤다. 부단장에는 데스 스마이스(아일랜드), 샘 토랜스(스코틀랜드), 미겔 앙헬 히메네즈(스페인),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 5인이 뽑혔다. 미국팀에는 세계랭킹 4위의 짐 퓨릭, 7위 버바 왓슨, 9위 매트 쿠차, 10위 리키 파울러가 단장 톰 왓슨호에 승선했다. 또 잭 존슨, 필 미클슨, 패트릭 리드, 조던 스피스, 지미 워커와 단장 추천 선수인 키건 브래들리, 헌더 메이헌, 웹 심슨으로 최종 엔트리를 확정지었다. 부단장에는 앤디 노스, 레이몬드 플로이드. 스티브 스트리커(이상 미국)이 뽑혔다. 이 대회의 경기 방식은 대회 첫째 날과 둘째 날 각각 포볼(두 명이 각자 경기를 펼쳐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삼는 방식)과 포섬(두 명의 선수가 하나의 볼을 번갈아 치는 방식)으로 치러지고 마지막 날에는 팀별 12명의 선수가 1대1로 맞붙는 싱글매치 플레이로 진행된다. 경기당 이기면 승점 1점, 비기면 0.5점을 얻게 된다. J골프가 26~27일 이번 대회 첫째날과 둘째날의 포볼 경기를 오후 3시 30분부터, 포섬 경기는 같은 날 오후 9시에, 28일 마지막날 경기는 오후 7시 30분부터 생중계한다.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 2014.09.2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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