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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 기록 눈앞에서 놓쳤다...손호영, '헤드 퍼스트' 투혼에도 연속안타 30G서 마감

롯데 자이언츠에서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쓰던 손호영(30)의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이 30경기에서 중단됐다.손호영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3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3타수 무안타 1사사구에 그쳤다.이날 경기 전까지 손호영의 방망이는 식은 날이 없었다.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롯데로 이적한 손호영은 지난 4월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시작으로 출전하는 매 경기 안타를 신고했다. 지난 20일 KT 위즈전에서는 9회 초 동점 홈런으로 기록을 이어갔다. 그날 경기 내에서도, 선수 개인에게도 극적인 30경기째 기록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30경기로 연속경기 안타 기록에서 역대 공동 3위(두산 베어스 김재환)에 오른 손호영의 다음 목표는 공교롭게도 팀 레전드 박정태였다. 1990년대 롯데의 주축 타자였던 박정태는 1999년 단일 시즌 최장 기록이자 역대 2위 기록인 31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낸 바 있었다.하지만 끝내 레전드 선배와 나란히 서지 못했다. 1회 초 초구를 타격해 우익수 뜬공을 기록한 손호영은 4회 초에는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쳐 안타는 아니었으나 볼넷을 얻어냈다. 6회 역시 공격적으로 초구를 공략했으나 이번엔 유격수 땅볼.이어 8회 다시 한 번 기회가 돌아왔다. 극적으로 연장전에 가지 않는 이상 사실상 마지막 타석이 확실했다. 손호영은 유리한 카운트에서 2루수 앞으로 타구를 굴렸다. 3루 주자 황성빈이 그 틈에 득점했다. 0에 묶여 있던 롯데의 이날 첫 득점이었다.점수는 냈지만 손호영 개인에게는 득점만큼 안타도 의미가 있었다. 손호영은 전력으로 1루로 달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그러나 판정은 아웃. 롯데는 기록이 달린 이 상황에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다음 기회는 끝내 오지 않았다. 롯데는 9회 2사 때 황성빈이 내야 안타를 쳐 공격을 고승민에게 연결했다. 바로 다음 타자가 손호영이었다. 대기 타석까지는 들어설 수 있었으나 끝내 타석에서 다음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고승민이 좌익수 뜬공에 그치면서 이날 경기와 함께 손호영의 기록 도전도 마무리됐다.비록 기록은 끝났으나 손호영의 가치는 여전하다. LG 시절 빛을 보지 못했던 그는 롯데 이적 후 전에 없던 정교한 타격으로 단숨에 주축 내야수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 타율이 0.324에 이른다.한편 손호영이 끝내 경신에 실패한 역대 최장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은 박종호가 세웠다. 박종호는 현대 유니콘스에서 뛰던 2003년 8월 2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부터 안타를 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이듬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 4월 21일 친정팀 현대를 상대로 39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 KBO리그 최장 기록을 남겼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2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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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까지 2안타 롯데, NC 상대 9회 5득점 역전승…첫 스윕승+4연승

8회까지 팀 2안타에 그친 롯데 자이언츠가 9회 안타 5개, 볼넷 3개를 묶어 대거 5득점 하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롯데는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원정 경기에서 5-3으로 이겼다. 8회까지 0-3으로 뒤진 경기를 9회 초 단숨에 뒤집었다. 롯데는 NC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했다. 이번 시즌 첫 3연전 스윕이다. 4위 롯데는 최근 4연승의 상승세 속에 시즌 10승(8패)째를 거뒀다. 롯데는 이날 프로 3년 차 NC 선발 이용준의 호투에 막혀 고전했다. 6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2회 초 선두 타자 잭 렉스의 볼넷 이후 6회 2사 후 안권수가 다시 볼넷으로 출루하기까지 14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났다. 그 사이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은 3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2회 도태훈에게 솔로 홈런, 3회 1사 2루에서 박건우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또 6회에는 선두타자 김성욱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선발 이용준의 투구에 노히트로 봉쇄 당한 롯데는 7회 초 선두 타자 안치홍이 바뀐 투수 김진호에게 이날 팀 첫 안타를 뽑고 출루했다.패색이 짙던 9회 롯데 타선이 폭발했다. 선두타자 황성빈이 NC 마무리 이용찬에게 내야 안타를 뽑았고, 후속 안치홍의 내야 안타가 이어졌다. 렉스의 안타로 이어진 무사 만루, 노진혁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1-3으로 추격했다. 이어진 무사 만루, 유강남 타석에서 래리 서튼 감독은 대타 카드 전준우를 꺼냈다. 전준우는 3루수 내야 강습 안타를 쳤고, 이때 3루수를 맞고 흘러나온 공을 잡은 NC 유격수 김주원의 1루 송구 실책을 틈타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동점까지 성공했다. NC는 한동희가 내야 뜬공으로 물러난 뒤 1사 2, 3루에서 정훈을 자동고의사구로 내보내는 작전으로 병살타를 노렸다. 하지만 롯데는 윤동희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4-3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황성빈의 1타점 적시타로 5-3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최근 3연투를 한 김원중을 대신해 마무리로 나선 김상수는 9회 말 실점 없이 막아 팀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선 황성빈과 안치홍이 각각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냈다. 이형석 기자 2023.04.2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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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줄 게 없다" 특급 신인 향한 WBC 투수의 극찬, 개막 엔트리까지 순항 [IS 스타]

“알려줄 게 없던데요?”삼성 라이온즈의 특급 신인 이호성(19)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원태인(23)은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처음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호성은 “원태인 선배의 체인지업을 꼭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호성의 체인지업을 지켜본 원태인은 오히려 “공이 너무 좋아서 알려줄 게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이호성의 시범경기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이호성은 지난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시범경기 KT 위즈와의 경기에 6회 초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을 1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앞선 14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그는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박진만 삼성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신인답지 않은 담대함과 구위가 주목받고 있다. 최고 148㎞/h의 빠른 볼에 100~120㎞/h를 넘나드는 커브와 120~130㎞/h대의 체인지업 및 커브까지. 다양한 구종으로 1군 선배 타자들을 압도했다. 2경기에서 10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볼넷 없이 6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막강한 구위를 뽐내고 있다. 2경기 3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도 단 한 개뿐이었다. 18일 KT전에서 황재균에게 맞은 홈런이 이호성이 시범경기서 내준 유일한 안타였다. 홈런 이후의 의연함도 돋보였다. 이날 이호성은 올라오자마자 선두 타자에게 홈런을 맞았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지며 나머지 여섯 타자를 퍼펙트로 막아냈다. 신인답지 않은 의연함이 돋보였던 장면이었다. 이러한 활약에 이호성을 향한 평가도 칭찬 일색이다. 원태인은 “(이)호성이의 활약을 보고 솔직히 많이 놀랐다. 저보다 더 좋은 공을 던지고 있더라”면서 “나한테 배우고 싶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너무 좋은 공을 던지고 있어서 내가 뭘 알려줘야 할지 모를 정도로 잘 던진다. 기대가 된다”며 그의 투구를 칭찬했다. 박진만 감독의 칭찬도 이어졌다. 박 감독은 이호성에 대해 “마운드에서 차분하면서도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신인답지 않게 과감하고 적극적인 자세가 마음에 든다”라면서 “보통 신인 선수들은 홈런을 맞으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데, (이호성은) 자기 공을 잘 던지면서 차분하게 잘 헤쳐 나가더라. 준비가 잘 돼 있는 선수다”라며 흐뭇해했다. 계속되는 호투에 이호성을 향한 삼성의 계획도 달라졌다. 당초 신인 선수의 오버 페이스를 염두해 5월 콜업을 계획했으나, 계속되는 호투에 이호성을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했다. 이대로라면 개막 엔트리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진만 감독은 “지금 이호성의 컨디션이라면 개막 엔트리도 가능하다. (계획보다) 조금 당겨서 써야 할 것 같다. 좋은 선수는 써야 한다”며 기대했다. 한편, 삼성의 마지막 신인왕은 2015년 구자욱(30)이었다. 마운드로 거슬러 올라가면 2005년 오승환(41)이 마지막이다. 시범경기부터 큰 기대를 안고 시작한 이호성이 18년 만의 삼성 투수 신인왕이 될 수 있을지도 두고 볼 일이다. 윤승재 기자 2023.03.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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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문보경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LG, KT 꺾고 3연패 탈출

3위 LG 트윈스가 연장 10회 말 문보경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최근 3연패에서 탈출했다. LG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8-7로 이겼다. LG는 KT의 추격을 따돌리고 5.5게임 차로 달아났다. 이날 선발 싸움에선 배재준(LG)-소형준(KT)으로 LG가 밀렸다. 배재준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 중이었으나, 단 1승도 없었다.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최소 2이닝, 최다 4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웃은 쪽은 LG였다. 배재준은 4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5회 선두 타자 문상철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LG 벤치는 마운드를 이정용으로 교체했다. 배재준의 이날 스트라이크 비중은 55%에 그쳤고, 볼넷도 4개 허용했다. 하지만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LG 타선은 1회부터 득점을 지원했다. 리드오프 홍창기, 후속 박해민의 연속 안타로 찬스를 만든 뒤 김현수-로벨 가르시아의 연속 땅볼 때 3루 주자가 연달아 홈을 밟았다. 4회에는 1사 1루에서 문성주와 문보경의 연속 3루타에 힘입어 4-0까지 달아났다. 이어 유강남의 적시타로 5-0을 만들었다. KT는 6회부터 LG를 바짝 쫓았다. 장성우의 1타점 희생 플라이와 황재균의 1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7회에는 선두 타자 권동진의 3루타로 찬스를 만들어 3-5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8회 초 무사 2루에서 점수를 뽑는 데 실패했다. 7회 2사 만루에서 가르시아의 병살타로 달아나지 못한 LG는 8회 안타 2개와 사구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번에는 김민성이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하지만 KT는 9회 기적처럼 동점에 성공했다. 선두 타자 송민섭이 바뀐 투수 김대유에게 안타를 치고 나가자 대타 신본기가 1타점 2루타를 뽑았다. LG는 결국 마무리 고우석을 투입했다. KT는 심우준이 내야 땅볼로 물러났지만 조용호의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내야 안타로 이어졌다. 배정대는 삼진. KT 앤서니 알포드는 고우석의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1m의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시즌 6호)을 날렸다. LG는 연장 10회 초 선두 타자 문보경이 KT 마무리 김재윤에게 끝내기 홈런을 뽑아 이겼다. 문보경은 이날 결승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부상에서 복귀해 무안타에 그친 홍창기는 이날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박해민과 문성주도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2.07.3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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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홈런포 다음은 역전타...1000번째 안타는 또 어떤 드라마를 쓸까

대기록을 향하는 길에 스스로 꽃을 뿌리고 있다. 현역 '최고 타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 얘기다. 이정후는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3번 타자·중견수로 출전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그는 26일 1차전에서 5-6으로 지고 있던 8회 초에 3타점 3루타를 치며 키움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도 클러치 능력을 발산했다. 비록 키움은 '전' 팀메이트 박병호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4-5로 패했지만, 이정후는 또 한없이 빛났다. 이 경기에서 안타 2개를 추가하며 통산 1000안타를 눈앞에 둔 이정후는 28일 KT 3연전 3차전에서 대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 시리즈에서 친 안타 4개가 모두 화려하다. 이정후는 1회 초 1사 1루에서 나선 첫 타석에서 KT 선발 투수 엄상백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다. 이 상황에선 득점이 없었다. 3회는 2사 1루에서 나서 우측 강습 타구를 날렸지만, KT 1루수 박병호의 수비에 걸리고 말았다. 팀 위기에서 이정후의 진가가 발휘됐다. 키움은 0-0 동점이었던 5회 말 2사 3루에서 선발 정찬헌이 앤서니 알포드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2점 차이는 바로 1점으로 줄었다. 6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이정후가 엄상백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때려낸 것. 이정후의 시즌 16호 홈런이자 개인 단일시즌 최다 홈런(종전 15개) 신기록이었다. 개인 통산 998번째 안타이기도 했다. 통산 999번째 안타도 극적인 순간에 때려냈다. 키움은 1-2로 지고 있던 7회 초 공격에서 이지영과 야시엘 푸이그가 각각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열었다. 1사 뒤 나선 이용규가 중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추가했지만, 2번 김혜성의 잘 맞은 타구는 우익수에게 잡히고 말았다. 2-2 동점, 2사 1·2루에서 이정후의 타석이 돌아왔다는 얘기다. 이정후는 2볼-0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몸쪽(좌타자 기준) 체인지업은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어진 시속 143㎞ 포심 패스트볼(직구)은 결대로 밀어쳤다. 타구는 좌중간을 갈랐고,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키움은 4-2로 역전했다. 키움은 9회 말 2사 1루에서 마운드 위 문성현이 박병호에게 중월 투런 홈런을 맞고 끝내기 패전을 당했다. 이정후의 타석은 9회까디 자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정후는 27일 기준으로 23세 11개월 7일의 나이다. 통산 746경기에서 999안타를 쳤다. 역대 최연소 1000안타 달성은 '국민 타자' 이승엽(은퇴)이 갖고 있는 25세 8개월 9일, 역대 최소 경기 1000안타는 이정후의 아버지이자 '바람의 아들'로 불린 이종범이 보유한 779경기였다. 한국 프로야구 두 전설의 기록이 2위로 밀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비록 27일 경기에서 키움은 졌지만, 이정후는 여전히 빛났다. 수원=안희수 기자 2022.07.2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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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국 감독, 타선 상승세에 반색..."이번주가 더 중요해"

한동안 어두웠던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의 표정은 요즘 한층 밝아졌다. 야심 차게 주전으로 내세웠던 신인 내야수 김도영(19)이 개막 초반 부진을 딛고 '슈퍼루키'다운 잠재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시범경기에서 리그 타율 1위(0.432)에 오를 만큼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개막 5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며 프로의 벽을 절감했다. 사구 출루 후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절실한 심정을 드러낼 정도였다. 그러나 이내 반등했다. 지난 9일 SSG 랜더스전에서 리그 최고 투수 김광현을 상대로 안타를 쳤다. 김광현의 노히트 행진을 깨는 안타였다. 추가 안타도 때려냈다. 이후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다시 한번 고전했지만, 지난 1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멀티 히트를 치며 다시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17일 NC 3차전에서도 추가 안타를 치며 데뷔 처음으로 연속 경기 안타를 쳤다. 김종국 감독은 19일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 1차전을 앞두고 "토·일요일 경기를 앞두고 조금 더 심적으로 안정된 것 같다. 타격 메커니즘도 조금 더 좋아질 것 같다"라며 "이번 주 초 안타나 볼넷을 꾸준히 만든다면 (타격 페이스가) 안정권에 들어갈 것 같다"라고 했다. 김종국 감독은 개막 초반 김도영의 부진을 기량보다는 부담감 탓이라고 봤다. 다른 베테랑 타자들이 타격 부진을 겪은 탓에 '내가 해내야 한다'라는 생각이 생겼고, 스윙에 힘이 들어갔다는 의미다. KIA는 부진하던 최형우, 장타력 생산이 저조했던 나성범이 지난 주말 3연전을 기점으로 상승세에 돌아섰다. 사령탑은 이런 흐름 속에 김도영도 부담감을 떨쳐내고 타석에 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KIA는 금주 두산, 키움 등 5할 승률 이상 기록하고 있는 팀들을 차례로 만난다. 김종국 감독은 "강팀을 만나는 이번 주가 더 중요하다. 타자들이 더 분발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광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4.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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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S] '타격폼 변화' 강백호 "요리는 그대로..토핑만 달라질 뿐"

'노력하는 천재' 강백호(22·KT)의 성장은 진행형이다. 강백호는 개막 초반 타격 자세에 변화를 줬다. 축이 되는 왼 다리를 지난해보다 덜 굽혔다. 그리고 오른 다리의 키킹(kicking) 높이는 낮췄다. 트레이드마크인 레그킥(leg kick)과 몸통 스윙이 간결해졌다. 투수에 따라 다른 스트라이드(뒷발에 모은 힘을 앞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앞발을 내딛는 동작)를 보여주기도 했다. 강백호는 "상대 투수와 상황에 가장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강백호는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 전체 1순위(2018년 2차 신인 드래프트)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고, 입단 첫해 신인왕에 올랐다. 데뷔 3년 차였던 2020시즌에는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이미 리그 정상급 타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가파른 성장은 야구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에서 나왔다. 강백호의 궁극적인 목표는 30홈런이나 100타점이 아니다. 지금보다 더 좋은 타자가 되는 것이다. 절대 안주하지 않는다. 올 시즌은 개막 초반부터 뜨겁다. 지난주 6경기에서 타율 0.423(26타수 11안타)·2홈런·11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KBO리그 안타와 타점 1위. 일간스포츠와 조아제약은 강백호를 4월 셋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 주간 MVP로 선정됐다. "조금 민망하다. 상(주간 MVP)을 받을 만큼 잘한 것 같지 않다. 그래도 기분이 좋다. 더 잘해서 월간 MVP에도 도전하겠다." - 개막 21경기에서 타율 0.405을 기록했다. "지금(개막 초반) 타율 욕심은 없다. 3번이나 4번 타자로 나서기 때문에 타율보다 타점 생산에 더 주력하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더 올리고 싶다. 시즌 기준으로 0.900 이상은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강백호는 28일 기준으로 19타점으로 이 부문 리그 7위에 올랐다.) - 올해는 득점권에서도 강하다.(강백호는 득점권 타율 0.393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7월까지 0.225에 그쳤다) "작년에는 득점권에 나서면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렸다. 타격 밸런스가 깨졌다. 생각도 많았다. 결과를 너무 의식했다.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마음을 비우고 타격하는 노하우가 생겼다. 올해는 꼭 커리어 첫 100타점을 해내겠다." - 첫 홈런(21일 NC전·시즌 15번째 경기)은 조금 늦었다. "홈런이 나오지 않는 건 신경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뜬공조차 좀처럼 나오지 않아서 조바심이 생겼다. 안타도 땅볼이나 라인 드라이브가 많았다. 김강 타격 코치님이 '신경 쓰지 말아라'라고 했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려고 했다. 이제 (홈런) 2개(28일 기준)가 나와서 좀 나아졌다." - 투수에 따라 타격 자세가 조금씩 변하더라. "야구는 변수가 많다. 상황에 따라 다른 타격이 필요하다. 주자와 아웃카운트, 볼카운트 등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내 컨디션도 중요한 요인이다. 준비한 무기만으로는 투수를 이기기 어렵기에 여러 대응법을 갖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봤다." - 자유 발(좌타자 강백호의 경우 오른발)을 먼저 지면에 툭 디딘 뒤, 다시 레그킥을 하더라. 지난해까지는 볼 수 없던 메커니즘이다. "다양한 투구 유형에 대응하기 위해 시도했다. 가장 적합한 타격 타이밍을 찾고 있다. 아직 연마하는 단계다. 상대가 보자기를 낸다고 가정하자. 내가 가위와 바위를 갖고 있으면 이길 수 있는 패를 꺼낼 수 있을 것이다. 이 변화가 통하면 계속 유지하고, 신통치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다." - 정석에 가까운 폼은 아닌 것 같다. 부작용은 없을까. "프로에 막 입단한 신인도 10년 이상 야구를 했을 것이다. 모든 선수는 자신만의 베이스(기본)가 있다. 그 안에서 변화를 주는 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음식으로 따지면 토핑만 바꾸는 거다. 오른발을 한 번 딛고 키킹을 해도 중심 이동까지의 타격 메커니즘이 비슷하다. 그래서 변화를 줄 수 있다." - 상대 팀이 수비 시프트(우 편향)를 자주 가동한다. 의식하나. "몸쪽(좌타자 기준) 공을 의도적으로 밀어쳐 좌측으로 보내는 건 어렵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시프트가 신경 쓰일 때도 있다. 그러나 보통은 어떤 수비도 뚫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타격한다. 야수가 몰려 있는 방향으로 가도 타구 속도가 빠르면 안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상대가 시프트를 가동했을 때 3루 쪽으로 기습 번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출루가 필요한 상황에 타석에 나선다면, 앞으로도 기습 번트를 댈 생각이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니다. 뒤(후속 타자)에 나서는 선배님들도 경험이 많고, 타점 능력이 좋다. 내 발이 느린 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득점 확률이 높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 - KT 주장 황재균이 코뼈 골절상으로 이탈했다. 어깨가 무거워졌다. " (황)재균이 형이 팀 리더이자 주축 선수이기 때문에 지금 마음이 무거울 것 같다. 선수단 모두 힘내서 재균이 형이 편안한 마음으로 재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잘해야 한다." - 주중 SSG전에서 추신수와 처음으로 한 그라운드에 섰는데. "가까이에서 추신수 선배님을 본 것은 처음이다. 쑥스러워서 말을 못 걸었다. 나만 신기한 게 아니다. 저년차 선수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다. 글러브에 사인을 받고 싶다." 안희수 기자 2021.04.29 11:00
야구

[최지만 탐구생활] 겉은 '핵인싸' 속은 '승부의 화신'

최지만(29·탬파베이)은 2020년 가을, 가장 사랑받은 메이저리거다. 키워드는 반전 매력. 자신보다 연봉이 42배 많은 투수를 두들겼고, 185㎝·118㎏의 거구가 체조 선수처럼 말랑한 몸놀림을 보였다.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사상 '최고 중량' 1번 타자라는 기록도 남겼다. 퍼포먼스도 신선하고, 거침없다. 그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뒤 휴지통을 밟는 장면을 SNS에 공개했다. 2017~18년, 전자 장비로 사인을 훔쳐낸 뒤 더그아웃 쓰레기통을 두들겨 타자에게 알렸던 휴스턴의 부정행위를 조롱한 것이다. 휴스턴은 챔피언십시리즈 상대였다. 5차전에서 동점 홈런을 친 뒤에는 화려한 배트플립을 선보였다. 아시아 선수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던 쇼맨십이었다. 그리고 쿨하다.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도 그랬다. 7회 초 1사 2·3루에서 대타로 나섰지만, 상대 벤치가 우투수 딜란 플로로를 좌투수 빅터 곤잘레스로 바꾼 탓에 타석에도 서지 못하고 교체됐다. 그래도 최지만은 엷은 미소를 띠었다. 야구를 달관한 표정 같았다. 일간스포츠는 '인간 최지만' 탐구에 나섰다. 어린 시절부터 지켜본 은사, 고교 동창, 마이너리거 시절 동료의 얘기를 두루 들었다. '선천적인 긍정왕' 최지만 최지만은 10월 16일(한국시간)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 2-3이던 8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동점 홈런을 쳤다. 극적인 홈런을 치고도 무심한 표정으로 배트를 던져버린 퍼포먼스가 주목받았다. 요란하다가 무심하니 또 화제였다. 화끈한 세리머니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최지만은 팀 리더 윌리 아다메스와 함께 더그아웃 분위기를 달구는 주역이다. 그와 고교(동산고) 시절 한솥밥을 먹은 KT 내야수 김병희는 "예전부터 파이팅이 넘쳤다. 밖에서보다 그라운드에서 더 밝은 기운을 발산하더라. 귀국할 때마다 만나는데, 변함없이 기운이 넘치는 친구"라고 전했다. 마이너리그 시절 서로 의지하며 친분을 쌓은 나경민 롯데 2군 코치도 "솔직히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면 낯간지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게 최지만다운 모습이다. 실제 성격도 그대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최지만의 국내 매니지먼트를 맡은 오정택 GMS(에이전시) 실장은 "항상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더라. 모든 사람을 친근하게 대한다"고 했다. 이찬선 전 동산중 감독은 "최지만은 유년기부터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넘쳤던 아이였다"고 했다. 이찬선 전 감독은 최지만의 부친인 고(故) 최성수 전 동산고 코치와 막역한 사이였다. '소년' 최지만을 지켜봤고, 그가 중학교(동산중)에 진학한 뒤에는 사제지간으로 인연을 이어왔다. 수많은 야구 꿈나무를 지도한 이찬선 감독에게도 최지만은 기억에 남는 제자였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도 건강한 마음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찬선 감독은 "지만이가 (최)성수 형님을 정말 존경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늘로 떠나셨을 때 걱정했는데, 구김 없이 크더라"고 돌아봤다. 고교(동산고) 시절 최지만을 지도한 김재문 전 동산고 감독도 "최지만은 성격이 좋다. 밝고, 활기찬 선수였다. 같이 야구를 하는 이들과 융화하는 모습은 단연 돋보였다"고 말했다. 김재문 감독은 최지만이 수차례 부상을 극복하고 빅리그에 안착한 원동력으로 낙천적인 성격을 꼽았다. 그는 "(고교) 2학년 때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 내내 재활훈련을 했다. 상심이 컸을 텐데 잘 버티더라. 어린 나이에 불안감을 다스리는 게 쉽겠나. 타고난 성향도 지만이가 야구 선수로 성장하는 데 큰 몫을 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핵인싸' 이방인 2020 월드시리즈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27일, 테드 헤이드 시애틀 스카우트는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최지만의 마이너리그 시절 일화를 소개했다. 헤이드는 "최지만이 마이너리그 첫해(2010년) 여름까지 좋은 성적을 낸 뒤 진지한 표정과 서툰 언어로 '내게 돈을 더 줘야 한다'고 하더라. 신인 선수에게 그런 말은 처음 들었다. 언어 습득 능력도 좋다. 중남미 선수들과 한국 식당을 찾기도 했다. 그처럼 캐릭터가 특별한 선수는 보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비슷한 목격담이 많다. 나경민 코치는 "타지 생활에서 감당해야 할 어려움이 많다. 지만이의 적응력은 뛰어나다. 내가 샌디에이고 소속일 때 시애틀과 같은 캠프 훈련장(피닉스 피오리아 스포츠 컴플렉스)을 썼다. 멀리서 지만이를 보면 외국 선수들과 엄청 친해 보였다"고 전했다. 손차훈 SK 단장도 "스카우트를 맡은 첫해(2009년) 동산고에서 최지만을 본 적이 있다. 그때도 유쾌한 선수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후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최지만을 다시 봤다. 외국 선수들에게 거리낌 없이 먼저 다가서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도 고교 시절 본 모습 그대로다"라고 돌아봤다. 최지만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팀을 이끄는 리더였다. '은사' 김재문 감독은 "지만이가 고등학교 때 투수가 되길 바랐다. 그런데 포심 패스트볼 그립을 잡고 던져도 컷패스트볼처럼 휘어져 들어갔다.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았다. 지만이에게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에 포수를 권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시애틀 스카우트도 벤치에서 팀 동료들을 이끄는 모습을 주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병희도 "주장은 내가 맡았지만, 실제로는 지만이가 후배들을 이끌었다"고 돌아봤다. MLB에서 아시아 선수는 여전히 많지 않다. 마이너리그에는 더 그렇다. 최지만이 긴 세월을 참고 이겨낸 원동력은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십 덕분이었다. 네트워크가 하나도 없는 미국 땅에서 '핵인싸(무리 속에서 아주 잘 지내는 사람)'가 된 것이다. 이찬선 감독은 "눈물 젖은 햄버거를 먹으며 10년 넘게 버텨낸 원동력은 밝은 기운이 아닐까?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따뜻한 눈빛과 표정 덕분에 진심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퍼포먼스가 아니라 승부욕이다 최지만이 올가을 주목받은 건 뉴욕 양키스 게릿 콜에게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 2020시즌 정규시즌에서 7타수 5안타(2홈런)를 기록했다. 연봉 85만 달러(9억7000만원)를 받는 최지만이 3600만 달러(410억원)를 받는 콜을 압도한 것이다. 콜은 탬파베이와의 디비전시리즈를 앞두고 "최지만이 내 실투를 잘 쳤다"고 했다. 최지만은 10월 6일 디비전시리즈 1차전 탬파베이가 1-2로 뒤진 4회 말 무사 1루에서 콜로부터 역전 투런 홈런을 쳤다. 실투를 때린 게 아니라 실력으로 이긴다는 걸 보여줬다. 화제성이 큰 선수라고 해도 그것만으로 월드시리즈 4번 타자로 나설 수 있었을까. 최지만의 은사와 친구들은 미소 뒤에 감춰진 그의 뜨거운 승부욕을 잘 알고 있었다. 이찬선 감독은 최지만 부친을 떠올렸다. 그는 "최성수 선배는 고교 시절 정말 야구를 잘했다. 주로 1번 타자로 나섰다. 절대로 지기 싫어하는 승부욕을 가졌다. 뭐든 대충 하는 일이 없었다. 내가 알기로는 형수님(최지만 모친)도 구기 종목 선수 출신이다. 지만이도 그런 기질을 이어받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김병희도 "고교 시절 한 연습경기에서 지만이가 더그아웃에 들어와서 분을 감추지 못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정말 이기고 싶은 투수가 있었고, 홈런을 치고 싶어했다. 그런데 안타도 치지 못해서 그랬다. 같이 야구를 하는 내내 '지만이는 누구보다 지기 싫어하고, 자존심이 강하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나경민 코치는 최지만의 여유 있는 표정과 제스처도 승부욕의 표현이라고 본다. 그는 "승부욕 없는 야구 선수는 없다. 그러나 최지만은 좀 유별나다"며 "야구를 하면서 힘든 일이 왜 없겠는가. 자존심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찬선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화제가 된 '다리 찢기'도 승부욕의 산물로 봤다. 그는 "그런 포구 동작을 보고 많이 놀랐다. 탬파베이에서 정착하기까지 얼마나 많이 다쳤나. 그 과정에서 유연한 몸이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를 시도한 게 아닐까. 다치지 않고 야구를 잘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김병희는 고교 시절에도 최지만의 다리 찢기 포구를 봤다. 그는 "임시 1루수로 나선 경기에서 두 다리를 크게 벌려 포구하더라. 공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과감했다. 원래 유연성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필라테스를 하면서 그런 플레이가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마이너리그에서 부상을 많이 당했다. 건강하게 뛰기 위해 필라테스를 시작했다"고 했다. 마음은 오래전부터 빅리거 최지만은 2016년 4월,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MLB에 데뷔했다. 마이너리그 생활만 6년이다. 빅리그 데뷔 뒤에도 세 번이나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이 기간 자신을 다잡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마이너리그 시절에는 하루에 일기를 세 번 썼다고 한다. 포지션(포수), 타격, 그리고 미국 생활에 대해서였다. 또래 젊은이들처럼 보이지 않는 미래, 그리고 치열한 경쟁이 주는 고민을 담았다. 그는 시애틀 마이너리그팀 소속이었던 2015년 7월 서울디지털대학교 상담심리학과에 입학했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학업을 마치기 전 MLB에 진출했다. 그래도 다른 학생들의 학위 수여식에 직접 제작한 영상을 축전으로 보낼 만큼 학업에 애착이 있었다. 학교 관계자도 5학기 동안 온라인·모바일 수업을 꾸준히 수강한 최지만의 학구열에 놀랐다. 그는 아직 큰돈을 벌지 못했다. 그러나 최지만은 아버지의 현역 시절 등 번호(51번)를 딴 장학 재단 'CHOI 51'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아마추어 선수의 용품 지원도 꾸준히 하고 있다. 에인절스 시절에는 충주 성심학교 소속이던 청각 장애인 야구선수 서길원을 후원한 소식도 알려졌다. 나경민 코치는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누군가를 도와준다. 용품이나 재능 기부 활동이 정말 많다. 자신이 마이너리그에서 힘들게 야구를 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시절을 잊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했다. 이찬선 감독은 "학생(선수)들이 좋은 선수가 되기 전에 좋은 인간이 되길 바랐다. 지만이는 자신의 능력만으로 메이저리거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진심으로 남을 돕고 있다"고 칭찬했다. 최지만은 이찬선, 김재문 감독과도 꾸준히 연락하며 끈끈한 사제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김병희 등 고교 동창생들을 만나면 마이너리그 시절처럼 소박한 자리에서 야구 얘기로 이야기꽃을 피운다고 한다. 야구장밖의 최지만은 우리가 아는 것과 꽤 달랐다. 그러나 그의 지인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다. "최지만은 그럴 줄 알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11.05 06:00
야구

박용택의 1호, 2319호 안타 추억, 그리고 2020년

LG 박용택(41)은 KBO리그 역대 최초로 개인 통산 2500안타를 기록한 뒤에도 "기쁘게 축하받을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19년째 유니폼을 입고 있는 LG가 연장 12회 접전 끝에 졌기 때문이다. 정작 박용택은 대기록 달성을 마음껏 즐기지 않았지만, KBO리그에는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박용택은 6일 잠실 삼성전 2-2로 맞선 9회 1사 1루에서 구본혁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삼성 이승현의 직구를 잡아당겼고, 공은 우익수 구자욱의 키를 넘어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2루타. 그의 개인 통산 2500번째 안타였다. KBO 역대 최초로 7년 연속 150안타, 최다 10년 연속 3할 타율을 그에게 가장 의미 있는 '안타'를 묻자, 답은 금세 돌아왔다. 프로 첫 안타다. 날짜를 제외한 상황과 상대 투수 등 정확하게 기억했다. 박용택은 2002년 4월 16일 문학 SK전에서 페르난도 에르난데스에게 뽑아냈다. 그는 "2002년 탈삼진 1위에 오른 에르난데스에게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때렸다. 투수가 던진 공의 궤적과 내 스윙, 그리고 타구가 날아간 방향과 장면까지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고 전했다. 박용택은 재치 있는 입담으로 한 가지 기억을 더 소개했다. 그는 "당시 팀의 19이닝 연속 무득점을 깨트리는 소중한 안타"라고 회상했다. 박용택의 2319번째 안타도 특별한 순간이다. 2018년 6월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기록했다. 이 안타로 양준혁(2318개)를 넘고 KBO 역대 개인 최다안타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이날 역시 잊지 못할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는 "당시 신기록을 작성하고 더그아웃에 들어오는데, KBO의 요청으로 팀 매니저가 2318번째 안타를 뽑은 배트를 갖고 갔다. 계속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데 당황스러웠다"고 웃었다. 한국 야구의 한 역사인 만큼, 이를 기념해 KBO에서 보관 및 야구 박물관 소중품으로 보전하기 위해서였다. 박용택의 2500번째 안타가 팀의 극적인 승리의 발판을 놓았더라면 더 짜릿한 순간으로 뇌리에 남았겠지만, 팀 패배로 '아쉬움'이 크게 자리잡았다. 그래도 박용택은 "류중일 감독님과 이병규 타격 코치 등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가장 존경하는 은사 김용달(현 삼성) 코치님으로부터 꽃다발도 전해 받아 다행이다"고 웃었다. 박용택은 줄곧 2500안타에 욕심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KBO 개인 최다 출전 기록에 더욱 애착을 드러냈다. 현재 이 부문 기록은 정성훈이 가진 2223경기다. 박용택이 1위로 등극하는 건 시간문제다. 그보다 더욱 바라는 건 팀의 우승이다. LG는 내심 최종 2위까지 바라지만 현재 순위 싸움은 아주 치열하다. 최근 분위기를 반등하지 못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기 때문이다. 박용택은 "올해처럼 여러 팀이 뒤엉켜 순위 싸움을 하는 건 처음이다. 몇 경기 결과로 팀 순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라며 "후배들이 이 긴장감을 즐겁게 받아들여 마지막에 웃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0.10.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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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5]실책에 갈린 KS 티켓 주인공, PS는 기본기 전쟁

속설은 플레이오프(PO) 최종전에서도 맞아 떨어졌다. 단기전은 기본기가 좌우한다. SK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1-1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김광현이 분투했고, 한 차례 기선을 내준 타선은 6회 공격에서만 6득점 하며 전세를 뒤엎었다. 그러나 외인 선발 메릴 켈리를 투입하는 초강수를 두고도 9회 동점을 허용했다. 10회는 신재웅이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승리를 했다. 10회 공격에서 김강민의 동점포, 한동민의 끝내기포가 나오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부는 5회까지 투수전이 이어졌다. SK 선발 김광현은 속구-슬라이더 조합으로 수 차례 위기를 넘겼다. 상대 타자의 머릿속을 간파하는 커브 구사도 돋보였다. 5일 휴식을 취하고 나선 넥센 선발 제이크 브리검의 투구는 위력이 있었다. 시속 140km 대 후반 직구가 보더 라인을 걸치는 제구까지 겸비했다. 선취점이 주는 의미가 클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균형은 실책성 플레이로 나왔다. SK가 먼저 안 좋은 플레이를 했다. 김광현이 6회 무사 1·2루를 자초한 뒤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리고 제리 샌즈까지 좌측 땅볼을 유도했다. 무난히 더블플레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SK 3루수 최정이 공을 더듬었다. 결국 2루 송구를 포기하고 타자 주자만 잡았다. 김광현은 후속 임병욱과의 승부에서 유리한 볼카운트(0-2)를 만들었지만 3루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며 중전 2루타를 허용했다. 바뀐 투수 김태훈이 폭투까지 범하며 세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 그러나 똑같은 행운이 찾아왔다. 상황은 이랬다. 6회 선두타자 김강민이 좌중간 안타를 치며 기회를 열었다. 후속 한동민은 평범한 땅볼을 쳤다. 넥센 신인 2루수 김혜성은 안정감 있게 포구했다. 문제는 다음 동작. 좌중간 외야로 빠지는 악송구가 됐다. 무사 1·2루 기회를 맞은 SK는 3번 타자 최정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번 제이미 로맥이 동점 스리런 홈런을 쳤다. 경기가 원점이 됐다. 2사 뒤 나선 김동엽은 중전 안타를 치며 브리검을 강판시켰다. 집중력이 이어졌다. 대주자 김재현이 도루에 성공했고, 타자 김성현은 바뀐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다. 후속 강승호도 7구,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을 얻어냈다. 만루 기회에서 넥센은 '불펜 에이스' 안우진을 올렸고 SK는 대타 최항을 내세웠다. 두 선수의 4구 승부에서 이날 승패가 갈렸다. 우중간 안타가 나왔고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SK가 6-3으로 앞서갔다. SK도 손 쉽게 승리할 수 있는 순간을 놓쳤다. 켈리가 9회 흔들리며 송성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3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서건창엑 땅볼을 유도했다. 깊은 타구였고 내야 안타도 감수해야 했다. 이 상황에서 2루수 강승호가 균형이 무너진 자세에서 1루 송구를 하다가 실책을 범했다. 송성문이 홈을 밟았고 2점 차까지 점수가 좁혀졌다. SK는 그제야 투수를 바꿨지만 마운드에 오른 신재웅이 박병호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았다. 경기 뒤 트레이 힐만 감독은 9회 상황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러나 켈리 카드가 실패하고, 필승조 투수가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극적인 재역전승을 거뒀지만 상처도 있었다. 넥센과 KIA의 와일드카드 1차 결정전에서도 5회 KIA 내야진에서 거듭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며 전세가 기울었다. 한화와 넥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더 세밀한 플레이를 한쪽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내야진에서 나온 아쉬운 수비 두 개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8.11.03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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