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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⑨] '대성불패' 구대성

등판하면 지지 않는다. 이름 뒤에 불패(不敗)가 붙었던 선수, ‘대성불패’ 구대성(53)이 일간스포츠가 선정한 프로야구 40주년 올스타 불펜 투수 부문에 선정됐다. 2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별 야구인 10명씩 총 40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오승환(32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총 19표를 얻었다.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은 "언제든지 믿고 투입할 수 있는 투수"라고 했다. 이대진 SSG 랜더스 투수코치는 "불펜 투수는 10번 중 7~8번은 성공해야 한다. 구대성은 그에 가장 가까운 투수"라고 했다. NC 이용찬은 "구대성 선배님은 던지는게 참 시원시원했다"고 했다. KT 위즈 소형준은 "오승환 선배님 다음으로 임팩트가 가장 강하게 남아있다"고 전했다. 구대성은 고교 시절부터 담대한 배짱으로 주목 받았다. 대전고 2학년 시절이던 1987년 연습 경기 일화는 지금도 회자된다. 선발로 올라왔던 그는 1회 초부터 3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허용했다. 이병기 당시 대전고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오자 그는 “절 테스트하는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결론은 3연속 탈삼진 무실점. 배짱 테스트는 성공이었다. 그해 대전고는 청룡기에서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거뒀다. 한양대 진학 후 그는 1990년 국제야구연맹(IBA) 대회 최우수선수(MVP), 1991년 대륙간 컵대회 최고 투수상, 1992년 대통령배 최우수 투수상을 받았다. 구대성에게 연고팀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 전신)는 계약금 1억 2000만원을 선사했다. 프로 시작부터 ‘불패’는 아니었다. 고교-대학 때 너무 많이 던져 어깨에 탈이 났다. 시속 140㎞대 후반을 기록했던 구속이 130㎞대까지 떨어졌다. 2년 차 때부터 꽃을 피웠다. 마무리를 맡으며 34경기(선발 9경기)에 등판해 7승 8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으로 활약했다. 이듬해에도 47경기(선발 12경기) 4승 14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다. 완투도 6번이나 기록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아 다패왕에 올랐다. 긴 이닝을 던지고 선발까지 겸하는 이른바 ‘중무리’였지만 묵묵히 맡은 바를 해냈다. 동시대를 뛰었던 조원우 SSG 코치는 "선발과 마무리를 전부 잘했다. 전성기 구위가 최고였다"고 전했다. 1996년, 드디어 불패의 수호신이 됐다. 55경기에 등판해 55경기 139이닝 18승 3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88 탈삼진 183개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다승 공동 1위, 세이브 2위, 승률 1위, 탈삼진 3위를 기록했고, 규정 이닝을 채워 평균자책점 1위까지 독차지했다. 당시 수상 기준이던 세이브 포인트(구원승+세이브) 40개로 구원왕까지 오르며 4관왕에 올랐다. 정규시즌 MVP와 투수 골든글러브도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대성불패라는 별명도 탄생했다. 구대성을 불패의 투수로 만든 건 투구폼, 그리고 배짱이었다. 그는 타자에게 등을 보인 채 와인드업하는 토네이도 폼으로 타자와 주자를 위협했다. 등뒤에서 빠르게 공을 뿌려 구종을 숨기는 디셉션(Deception)의 달인이었다. 무엇보다 강한 멘털이 구대성의 최고 결정구였다. 강속구가 사라진 후에도 자신있게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었다.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구대성 선배처럼 배짱 있는 투구를 하는 투수를 본 적 없다"고 했고, KT 위즈 박경수는 "구대성 선배님의 릴리스 포인트가 보이지 않았다. 우타자 몸쪽과 바깥쪽 제구도 자유자재로 하셨다. 너무 까다로웠다"고 떠올렸다. 구대성의 공은 큰 무대로 갈수록 빛났다. 한화의 첫 우승을 이끈 것도 구대성이었다. 1999년 한국시리즈 5경기에 모두 등판해 1승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0.93으로 뒷문을 걸어 잠그고 시리즈 MVP가 됐다. 김인식 전 감독은 "리그뿐 아니라 국제대회에서 활약이 돋보였다"고 했다. 국제대회에서는 역사상 최강의 일본 킬러로 통했다. 대학 시절 1989년 대륙간 컵에서 후일 메이저리그(MLB) 123승에 빛나는 노모 히데오와 맞대결에서 18탈삼진 완투하며 명투수전을 펼쳤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3·4위전에서 마무리가 아닌 선발로 등판, 155구를 던지며 9이닝 5피안타 1실점 완투승으로 동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KBO리그를 평정한 구대성은 2001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스와 계약했다. 첫해 선발,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7승 9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이어 2년 차 5승 7패 평균자책점 2.52로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2위로 활약했다. 2004년까지 오릭스에서 뛴 그는 2005년 도전의 무대를 미국으로 옮겼다. MLB 뉴욕 메츠와 계약해 33경기 23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91 6홀드를 기록했다. 투수가 아닌 타자로 이야기를 남겼다. 5월 22일 뉴욕 양키스전 타석에 들어서 당대 최고 투수 랜디 존슨의 직구를 통타해 2루타를 쳤다. 공격적인 주루로 결승득점까지 기록했지만, 주루 때 어깨를 다쳤다. 결국 그해 9월 지명할당(DFA) 처리되어 미국 생활을 마무리했다. 2006년 귀국한 구대성은 한화의 수호신으로 복귀했다. 평균자책점 1.82 37세이브(리그 2위)를 거두며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이어 2007년에도 26세이브를 기록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7년 연속 20세이브, 최연소·최소 경기 200세이브를 남겼다. 그러나 영원히 불패는 아니었다. 2008년 마무리에서 물러나며 이후 커리어에서 단 1세이브에 그쳤다. 2010년 한화 유니폼을 벗었지만, 그의 야구가 끝난 건 아니었다. 그해 11월 호주 프로야구(ABL) 시드니 블루삭스와 계약했다. ABL 통산 6시즌을 뛰고 평균자책점 2.13, 구원왕 3번을 받고서야 24시즌, 4개국에 걸쳐 이어갔던 수호신의 역사를 마무리했다.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1.25 07:36
생활/문화

SK 박종훈·삼성 오승환 투구폼 360도 돌려본다

코로나19로 야구장에서 직접 볼 수 없는 프로야구 선수의 역동적인 투구와 타격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감상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SK와이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유명 선수들이 자신의 투구와 타격폼을 선보이는 볼류메트릭 콘텐트를 제작해 공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인기 프로야구 선수 증강현실(AR) 콘텐트’는 SKT에 있는 ‘점프 스튜디오’에서 제작됐으며, SKT의 점프AR 앱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0 시리즈와 갤럭시S20 FE 등 최신 갤럭시폰에 적용되는 ‘AR Canvas’ 앱에서 이용할 수 있다. SK의 김강민·한동민·문승원·하재훈·박종훈과 삼성의 오승환·구자욱·김상수·이학주·박해민 등 양팀에서 총 10명이 출연한다. ‘잠수함 투수’ SK 박종훈의 쓰러질 듯한 낮은 투구폼을 정면은 물론, 측면과 뒷면 등 360도로 돌려서 볼 수 있다. 또 한동민·구자욱 등 대형 거포들의 타격 폼과 배팅 동작을 움직이는 상태에서 360도로 돌려가며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도 가능하다. AR 기반의 볼류메트릭 콘텐트의 특성상 스포츠 선수들의 역동적인 자세를 분석하는데 용이하다. 또 이 서비스를 이용해 선수들과 직접 만난 것처럼 셀카를 찍거나 동영상을 찍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SKT 측은 “‘짐승’처럼 날렵한 수비수 김강민이 수줍게 팬과 함께 하트를 만든다거나 ‘돌부처’ 삼성 오승환이 별명에 맞게 돌 위에 앉아 ‘끝내고 오겠습니다’라고 외치는 등 재미있는 연출이 가능하다”며 “이런 내용을 SNS에 공유하며 팬들끼리 즐긴다면 새로운 팬 문화가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10.11 14:39
야구

오승환-고우석 평가전 첫 선, 정주현 4타점

2일 일본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평가전. 관심을 끈 양 팀 마무리가 평가전에서의 첫선을 보였다. LG 새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도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6년간의 해외 무대 생활을 정리하고 삼성으로 돌아온 오승환은 앞서 청백전에서 한 차례 마운드에 올랐으나 평가전에는 처음 등판했다. 1이닝 3피안타 2실점. 5월에나 첫 등판에 나서는 만큼 아직 무리하지 않은 듯 모습은 기대에 못 미쳤다. 총 투구 수는 15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을 기록했다. 오승환은 선두 김용의와 이형종에게 연속 좌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에 몰렸고 김민성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오지환에게 1타점 희생 플라이를 허용했다. 이어 후속 타자 이재원에게 3루수 옆을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이재원이 3루까지 노렸으나 태그 아웃돼 오승환은 이닝을 마쳤다. 곧바로 이어진 6회 말 LG의 수비. 마운드에는 고우석이 등판했다. 청백전과 평가전을 통틀어 첫 등판이다. 고우석은 오승환의 체격 조건과 역동적인 투구폼을 닮았을 뿐만 아니라, KBO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가진 오승환을 롤 모델로 삼고 있다. 오승환이 상대편 더그아웃에서 바라보는 가운데 고우석은 힘차게 공을 던졌다. 팀이 5-1로 앞선 6회 말 고우석은 1이닝 동안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다. 고우석은 "'대선배' 오승환 선배님의 투구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다. 정말 영광이다"며 "'작은 오승환'이라고 불러주시는 것은 정말 영광이다"고 했다.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아 베일에 가려있던 라모스는 1회와 3회 모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 라이블리와 뷰캐넌에게 모두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장단 17안타를 몰아친 LG가 12-1로 이겼다. 9번타자·2루수로 선발 출장한 정주현이 4타수 2안타 4타점을 몰아쳤고, 구본혁이 2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타선이 시원하게 터졌다. 앞으로도 이렇게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였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삼성에선 2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상수가 솔로 홈런을 포함해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냈다. 오키나와(일본)=이형석 기자 사진=LG 제공 2020.03.02 16:42
야구

[IS 이슈]손승락, 이인자로는 기억될 수 있을까

영원한 이인자는 기억될 수 있다. 역대 2위 기록에서 발걸음을 멈춘 손승락(38)은 어떨까. 손승락이 은퇴했다. 오피셜이다. 롯데 구단이 7일 오후 발표했다. 선수는 "후배들에 길을 열어주며 정상의 자리일 때 내려오길 원했고, 이제는 가족과 함께 지내고 싶다"고 은퇴 의사를 전했다. 전 소속팀 히어로즈와 롯데 구단, 그리고 팬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구단은 "선수의 뜻을 존중하며 은퇴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했다. 손승락과 롯데 구단은 그동안 FA(프리에이전트) 협상을 했고, 진통이 있었다. 공교롭다. 손승락은 동갑내기 오승환(삼성)과 통산 세이브 기록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롯데 마무리투수가 불명확하기에 잔류한다면 보직 고수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해외 도전을 마치고 친정팀 삼성에 복귀한 오승환은 해외 도박 관련 징계(72경기 출장 정지)를 이행해야 한다. 2위(271개)인 손승락이 2020시즌 전반기 안에 오승환의 1위(277개) 기록을 넘어설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통산 2위로 남았다. 오승환이 통산 300세이브를 넘어서고 범접할 수 없는 역대 1위에 올라선다는 가정을 해도, 손승락은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대에 뚠 투수고 동갑내기다. 무엇보다 마무리투수, 불펜 투수의 위상이 높아졌을 때 소속팀을 강팀 대열로 이끌었다. 연관 검색어다. 임창용(전 KIA), 김용수(전 LG), 구대성(전 한화), 진필중(전 두산) 등 레전드 클로저의 통산 세이브 기록을 넘어선 업적만으로도 회자될 수 있는 투수다. 그러나 통산 2위 기록마저 내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3위는 기억되지 않는다. 이제 현역 2위가 된 선수는 한화 마무리투수 정우람(35)이다. 지난 시즌까지 165세이브를 기록했다. 역대 2위까지는 107개가 남았다. 정우람은 노쇠화 우려가 적은 기교파 투수다. 한국 나이로 35살이던 2019시즌에는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한화가 FA(프리에이전트) 계약으로 4년을 안긴 점이 그의 미래 가치를 대변한다. 연평균 25~27세이브를 기록하면 2위 기록에 근접하거나 넘어선다. 현역 3위 기록은 NC 마무리투수던 임창민(35)이 기록한 94개다. 현역 선수 가운데 손승락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는 투수는 정우람이다. 물론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폼과 연구하는 자세, 롯데에서 써내려간 새드 엔딩은 야구팬의 기억을 자극할 요인이다. 지난 네 시즌 동안 그의 능력에 대한 이견이 분분했고, 협상 결렬 뒤 은퇴라는 씁쓸한 뒷맛을 남겼지만, 손승락은 좋은 투수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2.08 05:58
야구

고우석 "롤모델 오승환 선배 훈련 대단…나도 열심히 하게 됐다"

KBO에 등록된 LG 고우석(21)의 프로필을 보면 182cm·90㎏으로 체격이 크지 않다. "부모님께서 건강한 몸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키에 대해 콤플렉스를 느낀 적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노력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얘기가 너무나도 듣기 싫어 '안 되는 게 어딨어'라는 생각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한계를 뛰어넘으려 했다.고우석은 키가 작은 편인 선수들의 영상을 보며 노력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체구가 작은 투수들이 어떻게 던지는지 유심히 봤다"고 한다.그런 그에게 오승환(37)의 '희망'이었다. 오승환 역시 체격(178cm·92㎏)이 크지 않은 편이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조차 놀랄 만큼 탄탄한 몸을 갖고 있다. 고우석이 막 프로 입단의 꿈을 갖고 야구를 시작할 때, 이미 KBO리그를 평정한 오승환은 동경의 대상이었다. 고우석은 2017년 LG 입단 시절부터 롤 모델로 '오승환'의 이름을 항상 빼놓지 않았다. 실제로 체격뿐만 아니라 150㎞ 강속구와 역동적인 투구폼, 아마추어 시절 수술 경력 등 닮은 점이 많다. 그는 "어릴 적 주변에서 '오승환 역시 키가 작고, (단국대 시절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까지 받았는데 정상의 자리에 있는 이유가 노력을 정말 많이 해서 그런 것이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고우석 역시 충암고에 재학 중이던 2015년 12월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른 적 있다.고우석은 2018년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오승환과 함께 훈련하며 더욱 동경하게 됐다. 오승환은 당시 류중일 감독(LG)과의 인연으로 LG 캠프에서 한동안 훈련했다.나이 차가 많은 대선배에게 다가가 이것저것 물어볼 수는 없었지만, 곁에서 훈련하는 모습만 보고서도 감탄하고 배운 점이 많다. 고우석은 "웨이트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대단했다. 운동의 양보다 질이 엄청나 보였다"며 "'저렇게 열심히 하니 (메이저리그에서도) 버티는구나' '저렇게 열심히 해야 정상의 자리에 설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지금까지 해온 훈련은 운동도 아니구나 싶더라. 더 열심히 해야 나도 잘할 수 있겠다 싶었다"며 "지난해 캠프에서 오승환 선배를 보며 와닿은 게 많아서 더 열심히 했다"고 소개했다.10개 구단 최연소 마무리 고우석과 내년 시즌 복귀하는 KBO리그 최다 세이브 오승환, 닮은 점이 많은 두 투수의 맞대결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된다. 고우석은 "선배님과 비교되면 기분 좋지만, 아직은 한참 멀었다"고 했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19.08.22 06:10
야구

김용수-이상훈-봉중근, 그리고 2019년 고우석

서울 잠실구장에 사이렌이 울리면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가 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마무리 투수 고우석(21)이다. 올 시즌 구원 성공률 100% 행진 중인 그를 11일 잠실구장에서 만났다. LG는 전통적으로 마무리가 강하다. LG의 마무리 계보는 ‘노송’ 김용수(227세이브)-‘삼손’ 이상훈(98세이브)-‘봉의사’ 봉중근(109세이브)으로 이어진다. 봉중근 뒤를 이을 마무리가 눈에 띄지 않던 LG에 마침내 계승자가 나타났다. 물론 고우석이다. 프로 3년 차 고우석은 부상으로 빠진 정찬헌 대신 마무리 투수 낙점을 받았다. 그의 성적은 보직 전환 이후 29경기에서 5승 18세이브(3위), 평균자책점 0.87이다. 31이닝 동안 4점(3자책점)만 내줬다. 블론세이브는 ‘0’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처음엔 ‘임시’였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라며 흐뭇해했다. 마무리 투수의 실패는 곧 팀의 패배다. 고우석은 “상대도 집중하고, 우리 팀도 나만 보고 있다. 사실 긴장하지 않은 적은 없다. 그래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게 어렵다. 항상 긴장의 끈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블론세이브)가 없을 뿐, 실점이 없었던 건 아니다. 실패도 늘 생각하고 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마무리 투수는 대개 멋진 배경음악과 함께 등장한다. MLB 최초로 통산 600세이브를 돌파한 트레버 호프만(52)의등판곡은 밴드 AC/DC의 ‘지옥의 종소리’였다. 호프만의 기록을 넘어선 마리아노 리베라(50·652세이브)는 메탈리카의 ‘엔터 샌드맨(잠을 재우는 정령)’이었다. 고우석이 마무리를 맡자 LG는 그의 등판곡을 드라우닝 풀의 ‘솔저스’로 바꿨다. 인트로 부분의 사이렌 소리가 인상적인 곡이다. 사실 이 음악은 2013년부터 봉중근이 썼다. 지난달부터 봉중근의 후계자인 고우석이 이 곡도 물려받았다. 고우석은 “마무리가 된 뒤 (곡 변경을) 생각했는데 구단에서 신경 써줬다. 고마웠다. 임찬규 선배님이 이 곡을 봉중근 선배님께 추천했다고 들었다. 마음에 무척 든다”고 말했다. 그는 “홈에서만 들을 수 있고, 소음을 우려해 밤 10시가 되면 앰프를 틀 수 없다. 그래서 사실 아직 한 번밖에 못 들었다”며 웃었다. 고우석은 13, 14일 삼성전에 연속 등판했고, 사이렌과 함께 세이브 2개를 챙겼다. 류중일 감독이 꼽는 고우석의 장점은 스피드다. 고우석은 최고 시속 155㎞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진다.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그의 직구 구종 가치는 12.6으로 전체 6위다. 롤모델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처럼 체격(1m82㎝, 90kg)이 크지는 않다. 대신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힘차게 던진다. 지난해 오승환과 함께 훈련했던 그는 “선배님과 비교되면 기분 좋지만, 아직은 멀었다”고 했다. 고우석은 올스타 투표에서 지난해 구원왕 정우람(한화), 세이브 1위 원종현(NC), 조상우(키움) 등을 제치고 나눔리그 마무리 투수로 선정됐다. 11월 프리미어12 출전 후보로도 거론된다. 고우석은 “올스타도, 국가대표도 좋지만, LG 우승이 더 간절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7.16 08:55
야구

[캠프 현장]오승환 "체인지업, 터무니없는 공은 줄었다"

다가올 시즌 오승환(37·콜로라도)은 체인지업 구사 비율이 높일 전망이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완성도를 높이려 한다. 오승환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캇 데일 솔트 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에서 진행된 소속팀의 스프링캠프 공식 3일 차 훈련을 소화했다. 캠프 시작 뒤 두 번째 불펜피칭을 했다. 그는 비시즌뿐 아니라 캠프 합류 직전에도 KT 선수단의 전훈진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하며 몸을 만들었다. 묵직한 속구가 거듭 포수 톰 퍼치의 미트에 꽂혔고 낙차가 큰 변화구도 종종 구사했다. 이후 불펜진 훈련 일정을 소화한 뒤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일과를 마쳤다. 비시즌, 스프링캠프 일정을 치르며 더 정교한 체인지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오승환의 스태프가 위협적인 구종이 될 수 있다며 자신한 구종이다. 오승환은 조심스러웠다. "아직도 가다듬고 있는 구종이다. 이전처럼 터무니없는 공(체인지업)이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아직 실전 무대에서 점검하지 못했다. 판단은 이후로 미루겠다"고 했다. 한국,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로도 상대 타자를 제압할 수 있었다. 미국 무대에서는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했다. 체인지업은 스윙 타이밍을 빼앗는 구종이다. 직구 투구폼, 메커니즘과 구별하기 어려워야 하고, 타자 앞에서 움직임도 날카로워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 오승환은 여러 구종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승부를 겨룰 때 선택지가 많으면 좋지 않겠나. 타자에게 세 가지가 아닌 다섯 가지 구종이 있다는 인식을 주는 게 목표다"고 전했다. 여전히 묵직한 구위를 선보이고 있는 투수다. 볼 배합 싸움에서도 질 생각이 없다. 스캇 데일(미 애리조나)=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2.16 04:50
야구

[AZ&포토]불펜포수가 감탄하는 오승환의 불펜피칭

오승환(36·콜로라도)의 오전 일과는 이렇다. 오전 9시 30분부터 KT 선수단과 함께 워밍업을 시작한다. 한껏 몸을 푼 뒤에는 이번 캠프에서 단짝이 된 KT 마무리투수 김재윤과 함께 캐치볼을 한다. 오승환은 캐치볼을 할 때도 실전 투구폼과 비슷하게 한다. 80m가 넘는 롱토스를 할 때도 여유가 있다. 이후 트레이너 등 스태프와 함께 이동해 불펜투구를 시작한다. 미트에 꽂히는 공의 호쾌한 소리가 연신 터져 나온다. 공을 받은 강재욱 불펜포수는 "역시 다르다"며 감탄했다. "마음을 먹고 있어도 손이 저리다"고도 덧붙였다. 다음 일과는 웨이트트레이닝이다. 쉼없이 일정을 소화한 뒤 몇몇 KT 선수들과 식사를 한다. 11일은 평소와 다른 모습도 있었다. 한솥밥을 먹던 팀 선배 이승엽, 대선배 이순철 SBS 해설위원과 해후해 대화를 나눴다. 지난 열흘 동안 이어진 KT와의 동행 캠프는 11일, 이날까지다. 익일에는 콜로라도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스캇 데일로 향한다. 이틀 뒤에는 메디컬테스트, 사흘 뒤에는 공식 훈련을 시작한다. 애리조나=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2.11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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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헐크의 4번 타자에서 투수로…김정후 "내 야구인생은 이제 5회"

두산 투수 김정후(30·개명전 김경근)의 야구인생은 버라이어티 그 자체다. 양현종(KIA) 김광현(SK) 이용찬(두산) 등과 함께 2006년 제22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멤버(당시 포수)지만, 경동고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단국대 졸업 후엔 또 한 번 드래프트에서 미끄러졌다. 가까스로 상무야구단에 들어갔고, 2013년 드래프트에서SK 유니폼을 입었다. 기대가 컸던 선수는 아니다. 지명 순위가 마지막인 10라운드(전체 87순위)였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이만수 전 SK 감독은 2013년 시범경기 때 새 얼굴을 발탁하기 위해 한동민·이명기(현 KIA) 김도현(현 두산) 등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 위주로 무한경쟁 시스템을 이어갔다. 당시 김경근이라는 이름으로 시범경기 4번 타자로 그라운드를 밟기도 했다. 이 감독은 빠른 배트 스피드와 타석에서의 적극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해 정규시즌에도 5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4타수 무안타 기록을 남기고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부상을 이유로 SK를 떠난 김정후는 이름까지 개명하면서 새출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후 투수로 전향해 일본 사회인야구와 독립리그를 거쳤다. 그리고 테스트를 거쳐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교육리그에선 주눅 들지 않고 과감하게 공을 던지면서 코칭스태프 눈도장을 찍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1일 시범경기 잠실 한화전이 한파로 취소된 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보는 것보다 공이 (포수 미트에) 더 빠르게 들어온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아직 '투수' 김정후는 미완성이다. 시범경기 2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22일에는 2군으로 이동했다. 막연하게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 그는 "어디에 있더라도 감사한 마음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타자가 아닌 투수로 뛰고 있는데."SK 소속이었던 2014년 2군 스프링캠프 때 왼 어깨를 다쳤다. 중견수와 2루수,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바가지 안타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우익수로 슬라이딩 캐치를 하다 어깨가 그라운드에 찍혔다. 극상근 손상에 연골까지 다쳤고, 탈골까지 됐다. 많은 시간을 재활군에서 보낼 수밖에 없었다. 쉽게 낫지 않더라. 타격하면 통증이 계속 왔다. 그래서 타자를 그만뒀다." -SK에서 방출된 건 언제인가."2014년 겨울이다. 그해 1년 내내 재활을 하다가 견디지 못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어깨 상태도 좋지 않았다. 운영팀장 면담에서 '나가서 재활하고 싶다'고 했다." -투수 경험은 있었나."아니다. SK를 나오고 야구를 그만둔 상태로 1년 동안 집에만 있었다. 그러던 중에 고등학교 때 투수코치였던 곽채진 감독(언북중)을 만났는데, '왼 어깨를 다쳤다고 해서 야구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오른팔은 멀쩡하니까 공을 던져보라'고 하시더라. 그때 구속이 147km까지 나왔다. 이후 일본에 가서 사회인야구부터 독립리그까지 해보라고 에이전트까지 소개해주셨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2016년 3월쯤 일본으로 건너갔고, 사회인야구를 했다. 그리고 점점 자신감을 얻게 됐다." -자신감을 찾은 계기가 있었나."사회인야구팀에 있을 때 외국인 선수가 개인 사정으로 그만둬 공백이 생겼다.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정식경기 선발로 등판했다. 팀에서는 '5이닝만 던지라'고 주문했는데, 9이닝 19탈삼진 완봉승을 거뒀다. 점수가 1-0이었는데, 1점도 내가 친 홈런이었다.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해 11월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치러진 독립리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니가타 알비렉스)을 받았다." -독립리그에선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사회인야구에서 1년 정도 투수를 하니까 팔꿈치에 뼛조각이 생기더라. 시즌 개막이 3월이었는데, 재활이 그때까지 다 되지 않았다. 즉시 전력감으로 뽑는 외국인 투수였는데, 공을 못 던진 것이다. 팀에서 '이렇게 되면 우린 못 쓴다'고 해서 귀국했다. 그게 2017년 5월쯤이다. 이후 넥센, LG 그리고 두산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그리고 두산에서 잘 봐주셔서 지난해 계약을 했고, 교육리그를 소화했다."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지명받았고, 많은 우여곡절도 경험했다. 견딜 수 있었던 원동력은."첫 번째는 부모님이다. SK를 나와 1년을 쉬면서 집에서 폐인 같은 생활을 했다. 개인방송 BJ까지 해봤다. 부모님이 고생하시는데, 용돈이라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여자친구도 힘들 때 날 잘 붙잡아 줬다." -기약 없는 2군 생활을 보낼 수 있다."어디에 있더라도 감사한 마음이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3각 김밥 하나에 물 1.5L를 먹어가면서 야구를 해봤다. 세금 빼면 월급 150만원 정도를 받았는데, 월세 내고 밥 먹고 하면 남는 게 없었다. 한국에 돌아오니까 너무 좋아 살이 찌더라. 감사함을 느낀다.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개명을 한 이유가 있나."대학교 때부터 이름이 조금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고 하더라. SK에서 시범경기 4번 타자도 치고 그랬는데, 실제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 같았다. 부모님이 새로운 이름을 알아봐 주셨고, SK에서 방출된 후인 2014년 말에 개명했다." -'타자 김경근'에 대한 미련은 없나."그것 때문에 투수 전환을 늦게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어깨가 좋으니까 투수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게 타자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심에 타자를 버리기 쉽지 않았다. 지금은 왜 투수를 늦게 했나 후회도 된다." -구속은 어느 정도 나오나."20일 경기(잠실 한화전)에선 149km까지 찍혔다. 지난해에는 151km까지 던져봤다. 변화구로는 슬라이커, 포크볼, 컷패스트볼을 던지는데 주무기는 직구다." -SK 시절 내야 땅볼을 치면 1루까지 전력 질주를 했는데."맞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야구를 했다. 내가 이만큼 간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야구였다. 투수랑 싸워야 하는데, 내 자신과 겨루고 있더라. 전력질주는 양준혁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중하고 행복했다." -투구폼이 다이나믹한데."오승환 선배 동영상을 정말 많이 봤다. 계속 보니까 따라 하는 것보다 그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대학교(단국대) 선배다.(웃음)" -김정후의 야구 인생은 지금 몇 회인가."한 5회쯤이 아닐까. 새로 시작하는 클리닝 타임. 투수 나이는 이제 한 살, 처음이다." 잠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8.03.23 05:00
야구

ML로 진격하는 일본, ML에서 후퇴하는 한국

메이저리그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한국인은 6명(롭 레프스나이더 제외)이다. 투수가 2명(오승환 류현진), 타자가 4명(추신수 최지만 황재균 김현수)이다. 강정호(피츠버그)는 음주운전 문제로 비자 발급이 무산돼 빅리그에서 뛰지 못했고, 이대호는 KBO리그 복귀(시애틀→롯데)를 선택했다. 박병호마저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 발목이 묶였다. 그러면서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큰 폭으로 줄었다. 내년 시즌에는 찬바람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일단 선수 2명이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던 황재균이 지난달에 kt와 계약하면서 1년 만에 KBO리그로 복귀를 결정했다. 메이저리그 18경기에서 타율 0.154(52타수 8안타)라는 성적을 남기고 빅리그 도전 의사를 접었다. 이어 박병호도 미네소타와 잔여 계약을 해지하고 원소속팀인 넥센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뒤에 2015년 11월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성적은 초라했다. 지난해 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을 기록한 게 전부다. 미겔 사노·로비 그로스만 등 포지션 경쟁자들에게 밀렸다. 계약 기간 4년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전력 외로 분류됐다. 김현수(전 필라델피아)도 국내로 복귀가 유력한 상황이다. 윈터 미팅에서 '메이저리그 잔류 가능성을 확인해 보겠다'는 계획이지만 황재균 박병호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LG와 계약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중이다. 최지만은 뉴욕 양키스를 떠나 시즌이 끝난 뒤에 FA(프리에이전트)를 선언했지만 거취를 확정하지 못했다.베테랑 추신수(텍사스)는 끊임없이 트레이드설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 1일에 지역 언론인 댈러스 모닝뉴스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추신수를 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시즌 개인 타이 기록인 홈런 22개를 때려 냈지만 타율이 0.261에 그쳤다. 2000만 달러를 받는 고액 연봉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일본은 분위기가 다르다. 우선 메이저리그 FA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오타니 쇼헤이가 LA 에인절스행을 결정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을 정도로 '뜨거운 감자'였던 오타니는 뉴욕 양키스와 시애틀, 텍사스 등의 구애를 뿌리치고 에인절스와 계약했다. 이뿐이 아니라 불펜 투수인 히라노 요시히사도 메이저리그로 진출이 임박했다.2006년 데뷔부터 줄곧 오릭스에서 뛴 히라노는 올 시즌 29세이브를 기록해 데니스 사파테(소프트뱅크·54세이브) 마쓰이 유키(라쿠텐·33세이브)에 이어 퍼시픽리그 세이브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일 디트로이트 뉴스는 '히라노에게 관심이 있는 팀 중에 하나가 디트로이트'라고 밝혔다. 오승환이 팀을 떠나는 게 유력한 세인트루이스도 대체 자원으로 히라노 영입을 검토 중이다. 일본은 언더핸드스로 투수인 마키타 가즈히사(세이부)와 사와무라상 수상자인 와쿠이 히데아키(지바롯데)가 빅리그 도전을 선언한 상태다. 이미 두 선수 모두 에이전트를 선임한 상황. '대어급'이었던 오타니의 행선지가 결정되면서 마키타와 와쿠이를 원하는 팀도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FA 시장에서 손꼽히는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전 텍사스)와 백전 노장 스즈키 이치로(전 마이애미)를 고려하면 일본은 내년 시즌 빅리그 무대를 밟을 선수가 최소 10명 안팎이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2배 가까운 차이가 난다. 한국에는 냉풍, 일본에는 훈풍이 불고 있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12.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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