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내야수 5명, 야구인 2세, 홈스쿨링…신인 지명 2년 연속 싱글벙글 롯데
2022 롯데의 선택은 화제를 모았다. 롯데는 지난 13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경북고 우완 투수 진승현을 지명했다. 진승현은 KIA 진갑용 배터리 코치의 아들이다. 올해 고교 무대 6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80을 올렸다. 총 20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 30개, 4사구 13개를 기록했다. 롯데는 1라운드 서울고 외야수 조세진에 2라운드 진승현까지 지명하면서 싱글벙글이다. 구단 관계자는 "드래프트가 열린 오전까지 1라운드에 조세진과 진승현의 지명을 두고 고민했다"며 "우리에게 진승현의 지명 기회가 올지 몰랐다. 1라운드에 타격이 좋은 조세진(2021년 22경기 타율 0.506, 5홈런, 25타점, OPS 1.463)을 뽑았다. 진승현은 선발 투수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진승현 외에도 운동 DNA를 물려받은 2세 선수를 여럿 뽑았다. 배구 국가대표 출신 하종화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아들 덕수고 투수 하혜성이 5라운드에 지명됐다. 하혜성은 올해 26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4사구를 33개나 내줘 제구력 보완의 과제가 있지만, 190㎝, 90㎏ 당당한 체격과 150㎞의 빠른 공이 장점이다. 또 강릉영동대 김철기 감독의 아들 강릉고 내야수 김세민(3라운드 28순위), 롯데 외야수 출신 엄정대 운영팀 책임의 아들 부경고 포수 엄장윤(8라운드)이 롯데에 입단하게 됐다. 구단 관계자는 "공교롭게 2세 선수를 많이 뽑았다"며 "아버지의 뛰어난 유전자를 물려받은 게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 아버지가 뛰는 모습을 보고 자랐고, 승부욕도 있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많은 구단이 최대 10명을 뽑을 수 있는 드래프트에서 야수보다 투수 수집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번에도 NC와 SSG(이상 7명)와 KT, 키움, 한화(이상 6명)가 절반 이상을 투수 지명했다. LG와 두산, KIA도 가장 많은 5명을 투수로 뽑았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투수는 2명으로 가장 적고, 내야수는 절반인 5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 외야수 2명, 포수 1명이다. 팀 상황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팀 내 투수 유망주가 많다. 1군에서 김진욱과 최준용, 이승헌, 서준원 등이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반면 내야는 외국인 딕슨 마차도가 2년째 유격수로 뛰고 있다. 향후 내야 자원 육성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구단 관계자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우리 팀 투수를 뛰어 넘을만한 경쟁력을 갖춘 아마추어 선수가 많이 보이지 않았다"며 "3라운드 이후 내야수 지명을 계획했다. 윤동희, 김세민, 한태양 등 좋은 내야수를 많이 뽑아 대만족이다. 일단 유격수로 가능성을 점검한 뒤 포지션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가 9라운드에 뽑은 김서진은 독특한 이력을 갖췄다. 야구를 제대로 배운 적도 없다. 리틀야구에서 3년을 뛴 게 전부다. 홈스쿨링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유튜브와 책으로 기술을 습득했다. 관계자는 "다소 거친 면이 있지만, 9라운드에서 뽑을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이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드래프트에 만족한다. 올해 입단한 손성빈(1차)과 김진욱(2차 1라운드), 나승엽(2차 2라운드)은 1차 지명 후보로 손색없던 유망주로 지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민규 단장은 "만족도는 100점 만점 100점이다. 우리가 원했던 선수를 모두 뽑아 좋다"고 반겼다. 이형석 기자
2021.09.14 1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