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시범경기 관전 포인트…코리안 메이저리거, 오타니, 푸홀스
미국 메이저리그(MLB)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가 예정된 날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일정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지만,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 MLB는 한 시즌 동안 잘 짜인 시나리오처럼 다양한 일이 벌어진다. 대서사시의 출발점이 되는 시범경기에서 주목할 부분을 정리해봤다. 올 시즌엔 17년 만에 추신수(SSG)를 MLB 무대에서 볼 수 없다. 추신수는 KBO리그 도전을 선택해 MLB 경력을 마무리했다. 그가 떠난 빈자리를 김하성(샌디에이고), 양현종(텍사스)이 채운다. 두 선수 모두 어떤 계약 형태를 떠나 MLB 진출 첫해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큰 관심이다. 김하성은 일단 시범경기 초반 꾸준히 경기를 뛰며 다양한 테스트를 받고 있다. 스플릿 계약(MLB와 마이너리그 신분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계약)을 한 양현종은 다가올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이다. 지난해 연착륙한 김광현(세인트루이스), 리그가 바뀌어도 꾸준함을 유지한 류현진(토론토), '학다리 수비'가 트레이드마크인 최지만(탬파베이)까지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활약은 두말 필요 없는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도 지켜볼 선수 중 하나다. 오타니는 재작년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아 지난해 타자로만 시즌을 소화했다. 2018년 MLB에 처음 등장할 때만 하더라도 투수와 타자가 모두 가능한 '이도류'로 관심이 컸지만, 한 시즌도 버티지 못하고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 겨울 오타니는 일찌감치 시속 97마일(156.1㎞) 투구를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어 지난 6일(한국시간) 열린 오클랜드와 시범경기에서 시속 100마일(160.9㎞) 투구를 선보였다. 투수로서, 또 타자로서도 그라운드를 누빌 가능성이 떠올랐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올해 마흔한 살이 된 앨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의 거취다. 푸홀스는 2011년 12월 에인절스와 한 10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다. 최근 수년간 과거와 성적이 크게 하락했다는 걸 고려했을 때 "은퇴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개인 SNS를 통해 세간에 떠도는 은퇴설를 일축했지만, 가능성은 여전하다. 상대 선수조차 "뛰는 모습을 보면 고통이 느껴진다"는 푸홀스의 결정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새롭게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들의 활약은 팀 성적과 직결될 수 있다. 클리블랜드에서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된 '민완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대표적이다. 린도어가 클럽하우스 리더로 최근 팀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메츠를 탈바꿈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콜로라도를 떠나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한 현역 최고 3루수 놀란 아레나도도 마찬가지다. 아레나도는 폴 골드슈미트와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코너 인필더 듀오로 팬들의 관심이 많다. 두 선수가 합작한 골드글러브 수상 횟수만 무려 11회. 투수 중에선 올 시즌 LA 다저스의 독주를 막겠다고 선언한 '대항마' 샌디에이고가 영입한 다르빗슈 유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흥미롭다. 고평가를 받는 유망주들이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단장과 감독이 교체되고 간판선수를 트레이드한 피츠버그에선 키브라이언 헤이스가 희망이다. 지난해 MLB에 데뷔한 헤이스는 타율 0.375(85타수 32안타), 출루율 0.442를 기록했다. 팀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올 시즌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신시내티 헌터 그린도 베일을 벗는다. 2019년 4월 토미존 서저리를 받아 전열에서 이탈한 그린은 '미래의 에이스'로 평가받는다. 지난 4일 열린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3실점 하며 부진했다. 스물두 살의 젊은 투수라는 걸 고려하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지난해 MLB는 시범경기를 치르던 중 코로나19로 인해 스케줄이 중단됐다. 이후 강제 휴식기를 가져야 했다. 코로나19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야구는 멈추지 않았다. 봄이 오면 야구의 시작을 재촉하게 된다. 2021시즌 시범경기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2021.03.09 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