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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오승환답지 않았던 역경의 시즌, 오승환다웠던 '전인미답' 400세이브

400세이브 금자탑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답지 않았던 시즌 페이스, 하지만 결과는 역시 그다웠다.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은 지난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최종전에서 마지막 투수로 등판, 삼성의 4-3 승리를 지켰다. 8회 2아웃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그는 9회 볼넷 2개와 파울 홈런을 허용하는 등 34구나 던지는 어려운 승부 끝에 세이브를 올렸다. 오승환은 시즌 30세이브와 함께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 400세이브는 오승환이 최초로 달성했다. 리그에서 300세이브 고지를 밟은 선수도 오승환이 유일하다. 이 부문 2위 손승락(은퇴)이 271개를 기록했다. 현역 선수로는 정우람(한화 이글스·197개) 이용찬(NC 다이노스·156개) 고우석(LG 트윈스·138개)이 오승환의 뒤를 쫓고 있다. 1위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오승환이 6년간(2014~2019) 일본리그와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했음에도 그의 기록을 아무도 넘보지 못했다. 해외 진출 전까지 9시즌 동안 이미 277개의 세이브를 올리며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떠났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구위와 돌부처 포커페이스가 돋보였던 오승환은 한국으로 돌아온 풀타임 첫해(2021년) 44개의 세이브를 작성하며 최고령 세이브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KBO리그 컴백 후 ‘리그 300세이브’와 ‘한·미·일 500세이브’ 등 굵직한 기록을 세우던 그였기에 한국 무대 400세이브 달성도 순조로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는 발목 부상으로, 올해는 원인 모를 부진이 이어졌다. 시즌 초반엔 투구 페이스를 찾기 위해 프로 데뷔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고, 2군도 두 차례 다녀왔다. 오승환답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오승환은 오승환이었다.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의심을 이겨내며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던 그는 후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후반기에만 2점대 평균자책점(2.20)과 20세이브를 올리며 400세이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그는 지난 인터뷰에서 "지금의 나는 한 경기 안 좋을 때마다 나이에 대한 우려가 따라붙는다. 은퇴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도 매번 잘할 순 없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려고만 하니 아쉽다”라면서 “그럴수록 나는 내 일에만 집중했다. 반등할 거란 믿음이 있었고 (부진했던 전반기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나를 믿고 남은 시즌을 임하고 있다”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대기록 달성 후 오승환은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동안 400세이브에 관해 부담을 느끼고 의식도 했다”고 털어놨다. 수많은 기록 중 400번째 세이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올해 고개를 들지 못할 성적을 올려 죄송하다”고 말한 그는 “(개인적으로) 남은 목표는 없다. 그저 팀이 승리를 많이 거두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3.10.1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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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성·손승락 넘볼 수 있었는데.. 4시즌 연속 10SV, "다시 찾아가고 있잖아요"

KT 위즈 투수 김재윤이 4년 연속 10세이브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KBO리그에서 16명의 투수만 밟았던 진기록으로, 김재윤이 17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아 있었다. 더 높은 순위에 있을 수도 있었다. 본격적으로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은 2016년부터 8년 동안 김재윤은 두 자릿수 세이브를 7번이나 기록했다. 2016년 14세이브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3시즌 연속 10세이브를 기록했고, 2020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 단 한 시즌, 2019년 7세이브가 아쉬웠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4월까지 6세이브 평균자책점 2.45로 순항하던 그는 5월 때아닌 어깨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아야 했다. 7월말 복귀했지만 이대은(은퇴)이 마무리 자리를 꿰찼고, 이후 김재윤은 필승조 계투진으로 활약하며 1세이브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연속 시즌 10세이브 기록이 중단되는 순간이었다. 김재윤이 2019년에도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면 KBO리그 마무리 역사는 바뀔 수도 있었다. 8시즌 연속 10세이브를 기록하면서 구대성(1994~2007, 해외진출 제외) 손승락(2010~2018)의 9시즌 연속 기록에 이어 정우람(2012, 2015~2021)의 8년 연속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2019년 한 시즌이 대기록 작성에 발목을 잡았다. 김재윤 역시 해당 기록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때 어깨가 좋지 않아서 갑작스럽게 이탈했는데 아쉬웠다. 돌아온 뒤에도 (이)대은이 형이 워낙 잘하고 계셔서..(마무리 투수로 돌아오지 못했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이내 "지금 다시 연속 기록을 찾아가고 있지 않나. 이것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정작 4시즌 연속 진기록이 작성된 순간, 그는 해당 기록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20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점 차 리드를 막고 난 뒤 평소처럼 포수 장성우와 세리머니를 하는데, 장성우가 가리킨 전광판을 보고난 뒤에야 기록을 인지했다. 전광판에는 김재윤의 4년 연속 10세이브 기록을 축하하고 있었다. 김재윤은 "기록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구단에서) 전광판에 띄워주셔서 알게 됐다"라면서 "의미 있는 기록이다. 그만큼 마무리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는 것 아닌가"라며 기뻐했다. 그는 "(장)성우 형의 리드가 잘 맞아떨어지고 있고, 나도 매 타자를 상대하면서 실투를 하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런 점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김재윤은 자유계약선수(FA) 기회를 얻는다. 23경기 2승 2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1.32, 지금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에 그는 "매년 똑같이 준비했지만, 올해는 약간 특별한 시즌(FA)이라 매 경기 더 집중하고는 있다"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똑같은 시즌이라 생각하고 임하고 있다"라면서 "최대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몸 관리를 더 확실하게 하려고 한다. 아프면 안되는 시즌 아닌가.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잘 유지하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수원=윤승재 기자 2023.06.21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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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갈 길 바쁜 LG, 장민재 포크볼에 당했다

갈 길 바쁜 LG 트윈스가 장민재(32·한화 이글스)의 예리한 포크볼에 발목을 잡혔다. 장민재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화가 5-1로 승리했고, 그는 시즌 6승(8패)째를 올렸다. 평균자책점도 3.85에서 3.68로 낮췄다. 경기 전 승부 예측은 '다윗과 골리앗'에 가까웠다. LG는 1위 SSG 랜더스를 2.5경기 차로 추격하는 2위였고, 한화는 9위와 12.5경기 차이 나는 최하위였다. 선발 매치에서도 올 시즌 다승 1위(15승) 평균자책점 5위(2.41) 승률 1위(0.882)였던 켈리의 무게감이 컸다. 더구나 LG는 지난해 한화전 11승 1무 4패(승률 0.733)에 이어 올해에도 10승 2패(승률 0.833)를 기록 중인 천적이었다. 공격력도 LG가 돋보였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리그 타율 1위(0.272) 득점 2위(642점) 홈런 2위(108개)를 기록 중이었다. 장민재의 침착한 피칭이 모두의 예상을 깨뜨렸다. 이날 그의 직구 최고 스피드는 시속 141㎞에 불과했으나, 노련함으로 승부했다. 직구(47구)와 거의 같은 비중으로 던진 포크볼(46구)이 LG 타자들의 범타를 끌어냈다. 투구 내내 아슬아슬한 위기가 이어졌지만, 실점은 막았다. 장민재는 1회 초부터 김현수와 채은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고, 도루까지 허용해 2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전날 결정적인 투런포를 쳤던 오지환을 상대로 7구 중 포크볼 6구를 던진 끝에 중견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2회부터 4회까지도 매 이닝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장민재의 포크볼이 예리하게 떨어졌다. 2회 이형종과 로벨 가르시아, 3회 채은성과 오지환에게서 삼진을 빼앗았다. 장민재가 LG 타선을 틀어막는 동안 켈리는 계속 흔들렸다. 한화는 5회 말 노시환과 하주석의 연속 적시타로 리드를 만들었고, 마이크 터크먼 타석에서 야수 선택과 김태연의 희생 플라이까지 더해지며 대거 4득점, 승기를 잡았다. 한화는 켈리가 내려간 후에도 허관회와 장운호의 안타와 이성곤의 희생플라이를 엮어 한 점을 더 달아났다. LG는 6회 말 정우람을 상대로 1점을 얻은 데 그쳤다. 이날 패배로 LG는 선두 SSG와 승차를 좁힐 기회를 놓쳤다. 전날 승리로 2.5경기까지 좁혔으나 에이스 켈리를 내고도 승리하는 데 실패했다. 시즌 77승 2무 47패를 기록한 LG는 정규시즌 18경기를 남겼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9.1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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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장타 잡아낸 이태양, 커리어하이 정조준

지난해 부진했던 SSG 랜더스 오른손 투수 이태양(32)이 에이스로 변신했다. 장타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덕분이다. 이태양은 지난 15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승리는 추가하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 3번째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87까지 내려갔다. 불펜을 오간 탓에 아직 규정이닝은 채우지 못했지만,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이태양보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선발 투수는 5월 17일 기준 팀 선배 김광현(0.60)을 포함해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1.26)와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1.71)까지 세 명뿐이다. 커리어 내내 이태양의 발목을 잡은 건 피장타다. 구속은 빠른 편이었지만 탈삼진이 적었고 장타가 많았다. 한화 이글스에서 선발로 뛰었던 2014년과 2016년, 필승조로 활약한 2018년에도 성적에 비해 장타 허용이 잦았다. 2020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로 트레이드된 후에는 문제가 더 심각해졌다. 타자 친화적인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사용한 탓에 넘어가는 타구가 늘어났고 지난 시즌에는 리그 피홈런 1위(25개)에 올랐다. 반면 올해는 피장타가 극적으로 줄었다. HR/9(9이닝당홈런)이 0.8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2.17개, 커리어 평균 1.46개를 기록하던 그가 1개 미만을 기록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투고타저 환경 덕분이다. 올 시즌 리그의 타석당 홈런%는 1.58에 불과하다. 2012년(1.5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14년 이후 2 이하를 기록한 시즌은 2019년(1.82)뿐이었다. A구단 분석원은 "이닝당 볼넷이 줄고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가 커리어하이 급(0.242·개인 커리어 평균 0.312)으로 낮게 나왔다. 투고타저 환경이 되자 공격적으로 던지고 있다"며 "리그에서 홈런이 정말 안 나오고 있다. 장타 허용이 많던 이태양은 다른 투수들보다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경의 변화만으로는 극적인 성적 변화를 설명하기 힘들다. B구단 분석원은 결정구 포크볼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포크볼의 낙차와 커맨드(탄착군)가 지난해에 비해 나아진 모습이 관측된다. 변화구를 구사할 때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게 쉽지 않은데,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이태양 본인의 멘털도 많이 변했다. 이태양은 지난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승리 후 "한화에서 불펜으로 뛸 때 (마무리였던) 정우람 형이 '불펜 투수는 항상 좋은 컨디션에 나갈 수가 없다. 항상 안 좋다고 가정하고 나가야 한다'고 조언해줬다"며 "그렇게 던지다 보니 멘털이 달라졌다. 전에 선발 투수로 던질 때는 예민한 부분이 있었는데, 불펜을 하다가 다시 선발로 오니 민감했던 감정이 사라졌다. 위기 상황에서 투구도 불펜 경험이 도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2022.05.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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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휘청, 연패 빠진 한화…. 원투 펀치 언제 오나

한화 이글스의 마운드가 다시 휘청이고 있다. 함흥차사인 외국인 원투펀치 라이언 카펜터(32)와 닉 킹험(31)의 공백 탓이다. 한화는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시즌 4연패. 선발진 붕괴가 컸다. 4일 장민재(4이닝 4실점)를 시작으로 5일 남지민(1이닝 4실점) 6일 김민우(4와 3분의 1이닝 10실점 9자책점) 7일 박윤철 (4이닝 5실점 3자책점) 8일 윤대경(4이닝 6실점)까지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선발진이 붕괴한 결정적인 이유는 외국인 투수의 부재다. 한화의 국내 선발진은 변수 투성이다. 지난해 14승을 거뒀던 김민우를 제외하면 선발 경험이 풍부한 투수가 없다. 장민재는 불펜 커리어가 길고, 남지민 박윤철 윤대경은 1군 등판 경험이 적다. 대신 한화는 지난 시즌 건강과 구위를 증명한 킹험(2021시즌 10승 8패 평균자책점 3.19)과 카펜터(2021시즌 5승 12패 평균자책점 3.97)가 상수가 되어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부상으로 1군 마운드를 떠나있다. 지난달 19일 카펜터가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사흘 뒤 킹험도 오른쪽 상완근 염좌로 2군으로 내려갔다. 설상가상으로 유일하게 검증받았던 국내 선발 김민우까지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화의 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KBO리그 최하위인 6번(달성률 18.8%)에 불과하다. 같은 하위 팀이어도 드류 루친스키가 버티는 NC 다이노스와 차이가 크다. 한화는 불펜진의 힘으로 겨우 버티고 있지만, 불펜도 선수층이 얇아 걱정이다. 지난 9일 마무리 정우람과 신인 문동주가 1군에 복귀했다. 그러나 정우람은 노장이고, 문동주는 육성 차원에서 기용하는 선수다. 이닝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작다. 일단 카펜터의 복귀 일정은 정해져 있다. 한화 관계자는 "카펜터는 주말에 복귀할 예정이다. 재활 훈련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문제는 부상 후 2주 동안 휴식 중인 킹험이다. KBO리그 3년 차인 킹험은 매년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2020시즌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 시절 킹험은 2경기 0승 2패 평균자책점 6.75만 기록하고 부상에 시달렸다. 회복 소식이 들리지 않았고, SK는 결국 그를 포기하고 남은 시즌을 힘겹게 보내야 했다. 지난해 한화와 계약 후에는 144이닝으로 규정 이닝을 소화했지만, 역시 잔 부상을 겪었다. 부상 이력이 있는 만큼 마냥 남은 시즌 건강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한화 관계자는 "2주 휴식까지는 예정대로다. 예상보다 복귀가 늦어진다면, 그때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듯하다"고 전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 가능성을 언급했다. 차승윤 기자 2022.05.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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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최고구원투수상…1위 오승환 VS 1위 장현식

최고구원투수상은 2파전이다. 올 시즌 가장 뛰어난 불펜 투수에게 주어지는 '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 최고구원투수상은 오승환(39·삼성 라이온즈)과 장현식(26·KIA 타이거즈)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두 선수 모두 타이틀 홀더인 만큼 접전 양상이다. 최근 3년간 수상자는 정우람(한화 이글스·2018년) 하재훈(SSG 랜더스·2019년) 조상우(키움 히어로즈·2020년)였다. 오승환은 시즌 64경기에 등판해 2패 44세이브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령 40세이브를 달성,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세이브왕에 올랐다. 블론세이브가 10개 구단 주전급 마무리 투수 중 가장 적은 1개. 김원중(롯데 자이언츠·35세이브) 정해영(KIA·34세이브)을 비롯한 젊은 마무리 투수와 경쟁에서 밀리지 않았다. 오승환은 후반기 강행군을 버텨냈다. 전반기를 세이브 1위로 마친 오승환은 7월에 열린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 불혹을 앞둔 적지 않은 나이에 휴식 없는 강행군이었다. 고우석(LG 트윈스) 조상우(키움 히어로즈) 등 대회에 함께 출전했던 마무리 투수들이 후반기 잠시 고전했지만, 그는 달랐다. 가장 빠르게 30세이브를 달성했고 40세이브 고지마저 정복했다. 리그에서 40세이브 투수가 나온 건 2013년 손승락 이후 8년 만이었다. 삼성은 오승환 덕분에 6년 만에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장현식은 강력한 대항마다. 시즌 69경기에 등판해 1승 5패 3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2015년 심동섭의 21홀드를 넘어서며 타이거즈 선수로는 사상 첫 30홀드를 올렸다. 2013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통산 홀드가 17개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그는 초반 부진을 극복했다. 장현식은 개막 후 5월까지 26경기 평균자책점이 5.67이었다. 9이닝당 볼넷이 8.33개로 많았다. 매년 반복된 제구 난조에 또 한 번 발목이 잡히는 듯했다. 하지만 빠르게 궤도에 올랐다. 6월 이후 등판한 43경기 평균자책점이 1.99. 10월에는 월간 평균자책점이 0.75에 불과할 정도로 흠잡을 곳이 없었다. 영점 잡힌 시속 150㎞ 파이어볼러의 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KIA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장현식의 성장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2.06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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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박병호·정우람 ‘아~ 그 기록 아쉽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유희관(34)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프로 5년 차인 2013년 선발진에 안착하면서 처음 10승을 올린 게 시작이었다. 2014년 12승으로 더 많이 승리했고, 2015년 개인 최다승인 18승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2016년 15승, 17년 11승, 18년 10승, 19년 11승을 기록했다. 유희관보다 더 오랜 기간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투수는 세 명뿐이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10시즌 연속(1989~98년)으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정민철 한화 이글스 단장(1992~99년)과 두산 장원준(2008~17년, 군 복무 기간인 12~13년 제외)이 8년 연속으로 그 뒤를 잇는다. 이 감독은 언더핸드, 정 단장은 오른손 투수였다. 유희관으로선 올해가 장원준과 함께 왼손 투수 최장 기록 보유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8년 벽을 넘는다면, 22년간 난공불락이던 이 감독의 10년 연속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가 된다. 유희관은 개막 직전 “8년 연속 10승은 꼭 이루고 싶은 목표다. 가장 의미 있는 기록이 될 것 같다”고 의지를 보였다. 현시점에서 전망이 어둡다. 유희관은 한 달 넘게 8승(11패)에 머물러 있다. 8월 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8승이 될 때만 해도 기록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후 다섯 차례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4패다. 심지어 그 여파로 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한동안 등판하지 못했다. 두산은 올 시즌 12경기를 남겼다. 남은 기간 2승을 추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34)도 아까운 기록 하나를 놓치게 생겼다. 박병호는 8월 이승엽(1997~2003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7년 연속 20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해외 진출 기간인 16~17년 제외) 이어 온 기록이다. 그런데 그 후 컨디션 난조와 크고 작은 부상에 발목을 잡히면서 제자리 걸음 했다. 동시에 역대 최장 타이기록인 7년 연속 30홈런에서도 서서히 멀어졌다. 이 기록 역시 박병호 이전에는 이승엽만 해낸 역사다. 한화 정우람도 4년 연속 20세이브 고지를 밟지 못할 위기다. 역대 네 번째로 7년 연속 10세이브 기록을 달성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20세이브에 도달하기엔 남은 경기가 많지 않은 데다, 팀 성적도 신통치 않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0.14 08:28
야구

승리 자판기? 한화·SK, 순위 경쟁 '변수 그 이상'

전반기는 리그 '승률 인플레'가 두드러졌다. '2약' 한화와 SK의 극심한 난조 탓이었다. 후반기는 다른 양상이 전망된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11일 앞으로 한 달간의 목표 승률을 '5할'로 잡았다. 상위 팀, 5강 경쟁 팀과의 승부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승률 관리 필수 조건은 SK(9위)와 한화(10위)전 승리. 이 감독은 "1~8위 팀 상대 일정 중간에 두 팀을 상대한다. 꼭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KT는 SK와의 시리즈 2·3차전에서 연패를 당했다. SK는 이전 10경기에서 9패(1승)를 당하고 있었다. 경기당 득점은 2.2점에 불과했다. 그러다 KT를 만나 142경기 만에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SK는 이어진 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3연패를 당했다. 타선도 다시 식었다. SK에 발목을 잡힌 KT는 리그 3위였던 두산과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2승1패)를 거뒀다. SK 전력이 '고춧가루' 부대가 될 만큼 좋아진 게 아니다. 그러나 SK·한화 모두 속절없이 패하던 시즌 초반보다는 경기력이 나아졌다. KT가 일격을 당했고, 다른 팀들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 SK와 한화는 6월까지 치른 48경기에서 2할대 승률에 그쳤다. 한화는 0.250(12승 36패), SK는 0.292(14승 34패). 7월 이후 35경기에서는 한화가 승률 0.294, SK가 0.382로 상승했다. 7월 다섯 째주부터 지난주까지 성적(5승8패)은 한화가 더 좋다. 최근 급격히 흔들리고 있는 NC(4승 9패)보다 높은 승률이다. 한화 외국인 투수 채드벨은 15일 삼성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승리를 올리지 못했지만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였다. 한화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워윅 서폴드도 16일 삼성전에서 8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 장시환은 7월 이후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했다. 외국인 선수 포함해 KBO리그 8위에 해당한다. 고관절 부상으로 이탈했던 좌완 김범수도 9월 초 복귀가 기대된다. 한화 선발진이 정비되는 가운데, 트레이드설이 있었던 마무리투수 정우람도 잔류했다. 전반기처럼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SK도 대체 외국인 타자 타일러 화이트의 합류 효과가 기대된다. 화이트는 현재 퓨처스(2군)팀에서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있다. 포수 이홍구를 KT에 내주고 영입한 오태곤도 활력이 될 수 있다. KBO리그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패는 97패다. 1999년 쌍방울(132경기 체제), 2002년 롯데(133경기 체제)의 기록이다. 한화의 승률이 전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라면 사상 최초로 시즌 100패를 돌파하게 된다. SK도 2000년 기록했던 팀 최저 승률(0.338) 기록을 다시 쓰게 생겼다. 이런 위기감이 한화와 SK의 후반기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SK와 한화가 더 철저히 분석하고, 강하게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전반기보다는 두 팀의 힘이 붙을 거라는 뜻이다. 게다가 이번주부터 2연전 시리즈가 시작된다. 약팀의 '1승1패 전략'이 통할 수 있다. 선두 싸움과 5강 경쟁이 모두 미궁에 빠진 KBO리그 후반기. '2약' 한화와 SK가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20 06:00
야구

[IS 브리핑] 정우람, 발목 염좌로 2주 휴식 필요…최진행도 옆구리 부상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화 불펜의 기둥인 소방수 정우람(35)마저 부상으로 이탈했다. 한화는 25일 "정우람이 정밀 검진 결과 오른 발목 염좌 진단을 받아 2주간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부상자 명단에 등재할 예정"이라며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한 차례 재검진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우람은 지난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9회 투구를 하다 마운드에서 넘어져 절뚝이며 교체됐다. 한화는 그 후 역전을 허용해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중심 타자 최진행도 부상자 명단에 오른다. 한화는 "최진행 역시 24일 경기 8회 타석에서 오른쪽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고, 정밀 검진에서 오른쪽 대퇴근막 장근 염좌 소견을 받았다"며 "부상자 명단에 올라 일주일 정도 안정을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영은 기자 2020.06.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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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비하인드] '숙제 끝!' 단장 정민철의 첫 3개월, 실리와 명분 다 잡았다

정민철(48) 한화 단장은 "3개월 동안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했다. 한화는 지난해 10월 구단 영구결번(23번)을 보유한 정민철 MBC 스포츠+ 해설위원을 새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야구계는 한용덕 감독보다 후배인 정 단장을 프런트 수장으로 앉힌 깜짝 인선에 다소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충분히 단장감으로 준비돼 있는 인물"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3개월 여가 흘렀다. 기대와 걱정을 절반씩 안고 출발한 정 단장은 기대 이상의 행보로 스토브리그에 신선한 입김을 불어 넣었다. 부임과 동시에 바쁘게 움직였고, 합리적이면서도 신속한 판단으로 산적한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했다. 정 단장은 "내가 한화에 오래 몸담았고 많은 선수들과 친분이 있기에 '온정주의'에 발목을 잡힐 것 같다는 우려를 많이 들었다"며 "진짜 날 잘 아는 선수들은 그런 평가에 고개를 갸웃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선수와 코치 시절 정 단장은 외부에서 보는 이미지와 달리 신상필벌 원칙이 확실한 스타일이었다는 후문이다. 정 단장은 "지금은 더욱 더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직책을 맡았기에 개인적인 마음과는 별개로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선수단 전체가 올 시즌 팀 성적 하락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분위기라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 단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퓨처스(2군) 감독 자리에 최원호 야구대표팀 투수코치를 불러 들였다. 현장 경험과 이론을 두루 갖춘 최 감독과 "2군의 육성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보겠다"는 뜻에서다. 또 SK가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우던 2018년 1군 타격코치를 맡았던 정경배 코치도 퓨처스로 영입했다. 한화 2군에 힘은 좋지만 기술이 다소 부족한 거포 유망주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정 단장은 "예전부터 '인사가 만사'라고 생각했다"며 "우리는 육성이 중요한 팀이라 2군에도 무게감 있는 코칭스태프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엔 내부 프리에이전트(FA)를 잡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았다. 그 스타트가 마무리 투수 정우람과의 4년 39억원 계약. 총액 40억원을 넘기지 않고 사인한 대신, 성적에 따른 옵션을 모두 없애 구단의 실리와 선수의 자존심을 모두 챙겼다. 이어 한화에만 몸담은 투수 윤규진과는 1+1년 최대 5억원, 주포인 내야수 이성열과는 2년 최대 14억원에 각각 사인했다. 두 선수의 나이와 최근 활약도를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계약 조건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정 단장의 협상 능력 뒤에 붙어 있던 물음표를 떼어내게 된 계기였다. 마지막까지 공을 들였던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과도 1년 10억원이라는 '백의종군' 계약에 성공했다. 구단과 선수 양측이 큰 진통을 겪지는 않았지만, 서로가 원하는 조건의 격차를 좁히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도 사실이다. 한화는 이 과정에서 김태균과 밤늦게까지 오랜 시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정 단장의 설득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내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다만 정 단장은 이같은 평가에 손사래를 쳤다. "우리 구단이 계약을 잘 유도한 게 아니라 반대로 한화를 향한 내부 FA 선수들의 '주인 정신'을 오히려 더 높이 사야 한다"며 "FA 대상자들 모두 큰 갈등이나 줄다리기 없이 사인을 했다. 서로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고 했다. 김태균의 1년 계약과 관련해서도 "워낙 꼭 잡아야 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라 처음에는 선수와의 만남에만 의미를 두고 구체적 조건을 제시한 게 조금 늦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그 후 양측이 논의한 기간을 생각하면 결코 늦게 계약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FA나 연봉 계약이 단장 업무의 전부는 아니다. 공교롭게도 정 단장이 부임한 직후, 10개 구단 단장들의 모임인 KBO 실행위원회는 리그에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 올 FA 등급제 도입과 기한 단축, 샐러리캡 도입과 최저 임금 인상, 외국인 선수 관련 제도 변경 등의 중요한 안건을 의결해야 했다. 이 때문에 '초보' 단장인 정 단장은 실행위원회에 참석하기 전 구단 직원들에게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KBO 규약이나 메이저리그 제도를 비롯한 여러 사례를 공부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정 단장은 "우리 구단의 이익을 떠나 KBO 리그 전체 인기를 회복하기 위한 결정들 아닌가. 선수 출신 단장님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하셨고, 나 역시 그저 의견을 듣기만 하다 돌아오는 것은 지양하기 위해 미리 준비를 많이 했다"며 "평소 여러 가지 '제도'를 크게 의식하지 않았던 점을 후회했다. 내가 야구팬들을 위해 뭔가 옳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위치에 왔다는 점을 실감했다"고 털어 놓았다. 선수, 코치 그리고 야구 해설가. 그동안은 주로 현장에서 호흡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일을 해왔다. 이제 정 단장은 처음으로 '구단'의 입장에서 야구계를 바라보고, 그렇게 내린 판단에 따라 팀의 운영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자리에 앉았다. 정 단장은 "그동안 야구계가 너무 '데이터 야구'나 기술적·기계적인 문제에 휩쓸리는 경향이 많았는데, 내가 구단 입장이 돼보니 새삼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결국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모든 조직의 업무도 사람의 이성과 감성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현장뿐 아니라 마케팅, 홍보, 기획, 지원, 투자 문제까지 두루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입장에서 나 혼자 어쭙잖게 다 아는 척하면서 독단적인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프런트 구성원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일이 잘 진행되지 못한다. 과정이 어렵더라도 결국은 팬들에게 더 많은 것을 돌려드리겠다는 마음으로 계속 귀를 열어 두겠다"고 다짐했다. 배영은 기자 2020.01.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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