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2건
프로야구

[IS 포커스] 대주자도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KIA가 보여줬다

KIA 타이거즈는 최근 경기에서 8승을 거뒀다. 4월 20일까지는 10위였지만, 어느새 시즌 전적 12승 11패를 기록하며 리그 5위까지 올라갔다. 마침 리그 1위 롯데 자이언즈와 2일부터 주말 3연전을 펼친다. 3연전 결과에 따라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반등 요인은 많다. 투·타 맏형 최형우와 양현종이 이름값을 해내며 타선과 마운드를 잘 이끌었다. 개막 2주 차까지 흔들렸던 불펜진도 오른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재활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 장현식이 가세한 뒤 한층 단단해졌다. 김선빈·류지혁 등 베테랑 선수들도 제 몫을 잘 해줬다. 무엇보다 새 얼굴, 기존 백업 선수들이 차례로 존재감을 보여주며 경기 MVP로 나선 게 눈길을 끈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달 29일 LG전을 앞두고 “4월 2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최형우가 끝내기 홈런을 치며 승리(스코어 5-4)한 뒤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라고 했다. 수훈 선수는 단연 최형우였다.기세를 이어 받은 게 이적생 거포 기대주 변우혁이었다. 그는 이튿날(4월 21일) 삼성전 1회 말 1-0 상황에서 삼성 에이스 원태인을 상대로 만루 홈런을 쳤다. 시즌 첫 타석(4월 2일 SSG 랜더스전) 이후 홈런 생산이 끊겼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아치를 그렸다. KIA는 2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0-6으로 완패하며 4연승에 실패했지만, 이튿날(26일) NC전에서 6-0으로 승리하며 바로 만회했다. 앞선 3경기에서 기복이 있었던 아도니스 메디나가 8이닝 무실점 호투한 점도 반가웠지만, 2회 빅이닝(4득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백업 포수 주효상이 적시타, 백업 내야수 김규성이 3점 홈런을 치며 기선을 제압한 게 더 고무적인 성과였다. 김규성은 지난 시즌까지 통산 홈런이 4개였는데, 구위가 좋은 송명기를 공략해 시즌 마수걸이포를 쏘아 올렸다. 가장 인상적인 경기는 4월 29일 LG 트윈스와의 주말 3연전 2차전이었다. 이날 KIA는 팀 도루 6개를 성공했다. 2013년 7월 24일 이후 약 10년 만이었다. 9회 나온 도루 3개는 사실상 김규성이 만든 기록이다. 그는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나선 김선빈의 대주자로 나섰고, 이후 최형우의 안타와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볼넷으로 3루를 밟았다. 2사 만루 한승택의 타석에서 상대 투수 함덕주가 4구째를 던지기 직전, 홈으로 쇄도해 공보다 먼저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중계 해설을 맡은 오재원 위원이 소리를 소리를 지를 만큼 절묘한 주루 플레이였다. 이 플레이는 단독 홈스틸로 기록되지 않았다. 김규성이 3루-홈플레이트 사이 반을 지날 때 즈음 1루 주자 소크라테스, 2루 주자 이우성도 뛰면서 삼중 도루가 됐다. 이는 역대 7번째 기록이었다. 단독 홈스틸로 인정됐다면, 역대 40호였다. 김규성은 경기 뒤 상대 투수(함덕주)의 습관을 잘 살폈고, 세트 포지션에서 1루를 향해 시선을 두고 있는 찰나를 포착해 홈 쇄도를 감행했다고 전했다. 조재영 주루 코치와는 교감이 있었지만, 김종국 감독 조차 몰랐다고. 그야말로 적군과 아군을 모두 속였다. 심지어 3루 쪽 원정 관중석의 응원 소리로 상대 야수진의 콜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계산까지 있었다. KIA는 5-3에서 1점 더 달아났고, 3점 차 지원을 얻고 나선 KIA 불펜진은 무난히 리드를 지켜냈다. 이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득점이었다. KIA는 기세를 이어가며 이튿날(30일) 3차전까지 잡았다. 대주자의 주루 플레이가 한 경기뿐 아니라 시리즈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보여줬다.김규성은 지난겨울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 프로야구리그에서 뛰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4월 26일 NC전 홈런에 이어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최원준과 나성범이 복귀하면 출전 기회가 줄 수 있는 이창진·이우성·고종욱도 매 경기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고 있다. 물론 이들 세 선수가 밀리지 않을 수도 있다. 안방은 주효상과 한승택의 경쟁이 진행 중이다. 필승조도 개막 전 ‘행복한 고민’이 될 것으로 보였던 좌완 포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KIA가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라선 건 묵묵히 임무에 충실한 언성 히어로들 덕분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02 04:53
프로야구

[IS 광주] 헛스윙 9.5%면 어때, 불혹의 베테랑 "거침없이 스윙"

베테랑 최형우(40·KIA 타이거즈)가 반등했다.최형우는 지난주 주간 타율 4할(20타수 8안타)을 기록했다. 장타율(0.800)과 출루율(0.538)을 합한 주간 OPS가 1.338에 이른다. 2홈런, 7타점. 특히 지난 21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2-4로 뒤진 9회 말 끝내기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트려 시리즈 싹쓸이에 큰 원동력이 됐다.불혹의 적지 않은 나이. 시즌 개막 후 첫 10경기 타율이 0.265에 그쳤다. 장타율이 0.353까지 떨어져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위기의 순간에서 나온 주간 타율 4할.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지난주에는 헛스윙 비율이 9.5%(지난해 8.7%)까지 올랐다. 기록이 더 악화할 수 있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김종국 KIA 감독은 25일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에 앞서 최형우에 대해 "스윙 스피드가 좋아졌다. 초반에 안 좋았을 때는 베테랑이지만 주저하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은 거침없이 스윙이 나간다"며 "헛스윙하더라도 상대 투수가 위축될 수 있는 헛스윙을 보여주는 게 좋다. 중심(타선)을 잡아주니까 앞뒤로 시너지 효과가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반겼다.한편 4연승에 도전하는 KIA는 25일 류지혁(3루수) 이창진(우익수) 소크라테스(중견수) 최형우(지명타자) 김선빈(2루수) 고종욱(좌익수) 황대인(1루수) 주효상(포수) 김규성(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작성했다. 중심 타선의 키맨은 여전히 최형우. 선발 투수는 왼손 이의리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25 17:15
프로야구

[IS 광주] 나성범 2주 후, 김도영은 4주 후 재검···"가볍게 웨이트"

나성범(34)의 복귀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김도영(20·이상 KIA 타이거즈)도 마찬가지다. 김종국 KIA 감독은 25일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 앞서 "(나)성범이는 2주 후 재검을 하면 (향후) 스케줄이 나올 거"라면서 "지금 70~80% 정도 좋아졌고 한다. (복귀 시점은) 다음달 말이나 6월 초 정도다. 2주 후 검진 결과가 확실하게 나오면 복귀 날짜나 스케줄을 조정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왼 종아리 상태가 좋지 않은 나성범은 지난 16일 팀 후배 김도영과 함께 일본으로 출국, 현지에서 치료받았다.구단 관계자는 "(두 선수 모두) 일요일(23일)에 귀국했고 어제 정형외과 재검진을 받았다. 나성범은 감독님의 말처럼 2주 후 재검, 김도영은 4주 후 재검 얘길 들었다"며 "나성범은 가볍게 상체 위주 웨이트 트레이닝이 가능하다. 발목을 비롯해 근력 회복 운동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족골 골절로 재활 치료 중인 김도영의 상태도 함께 전했다. 김 감독은 "도영이는 큰 부상이어서 조금 더 있어야 한다. 4주 후 재검진하면 스케줄이 나올 거 같다"고 말했다.구단 관계자는 "김도영은 상체 위주로 가볍게 웨이트 트레이닝하면서 수중 아쿠아 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KIA는 지난 주말 삼성 라이온즈와 홈 3연전을 싹쓸이했다. 시리즈 1차전 2-4로 뒤진 9회 말 터진 최형우의 끝내기 역전 스리런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첫 경기 스코어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어려운 분위기로 갈 거라고 예상했는데 최형우의 홈런 하나가 반등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반겼다.한편 4연승에 도전하는 KIA는 25일 류지혁(3루수) 이창진(우익수) 소크라테스(중견수) 최형우(지명타자) 김선빈(2루수) 고종욱(좌익수) 황대인(1루수) 주효상(포수) 김규성(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작성했다. 선발 투수는 왼손 이의리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25 16:40
야구

구창모 각성·로하스 괴물 모드, 기록 쏟아진 2020 전반기

KBO 리그가 8월 1일까지 359경기를 치르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7월 셋째 주까지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도 변수가 많았다. 그러나 다양한 기록들이 쏟아지며 리그 흥미 향상에 기여했다. ◆ 2020 전반기를 빛낸 투수들 NC 구창모는 전반기 출장한 13경기에서 9승·무패·평균자책점(1.55)을 1위를 기록했다. 소속팀 NC의 선두 질주를 견인했다. 5월 한 달 동안 KBO 리그 선발투수 중 가장 많은 35이닝을 소화했다. 실점은2실점(2자책)뿐이었다. 평균자책점·탈삼진·승리·WHIP(이닝당 출루 허용) 등 여러 부문에서 리그 선두에 올랐다. 5월 MVP의 영예를 안았다. 유신고 동기인 KT 소형준과 삼성 허윤동은 나란히 KBO 리그 통산 29, 30번째 데뷔 첫 경기 선발승을 거뒀다. 두 선수는 데뷔전 이후 등판한 두 번째 경기에서도 승리하며 통산 4, 5번째 신인 데뷔전 이후 2연속 선발승을 기록했다. 삼성 오승환은 6월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2013년 9월 24일 문학 SK전 이후 2,457일 만에 세이브를 달성하며 시즌 첫 세이브이자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한국 278, 미국 80, 일본 42)를 달성했다. 그리고 6월 26일 사직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KBO 리그 최초로 280세이브 고지를 밟으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5경기 17세이브를 기록, 이 부문 1위로 전반기를 마감한 키움 조상우는 6월 25일 잠실 LG와의 더블헤더 1, 2차전 모두 뒷문을 막으며 통산 37번째 더블헤더 연속 세이브를 기록했다. LG 진해수는 600경기 출장과 더불어 전반기 13홀드를 기록했다. 두산 권혁, 삼성 안지만, 한화 차명주에 이어 역대 4번째 5년 연속 10홀드의 주인공이 됐다. ◆ 2020 전반기를 빛낸 타자들 지난해 홈런왕 키움 박병호는 개인 통산 300홈런을 달성했다. 7월 5일 수원 KT전에서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역대 14번째, 히어로즈 소속 선수로는 2010년 송지만에 이어 두 번째로 이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키움 주효상은 통산 첫 번째 2경기 연속 대타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6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 동안 고척 롯데, SK전에서 9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 시원한 안타를 쳐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03년 현대 이숭용, 2016년 롯데 문규현, 2018년 삼성 박한이에이어 4번째 2경기 연속 끝내기를 기록했다. 한화 김태균은 역대 4번째이자 우타자 최초로 3500루타를 달성했다. 6월 6일 대전 NC전에서 3500루타를 기록했다. 달성 나이는 38세 27일. 종전 최연소 기록이었던 2007년 삼성 양준혁의 최연소 기록(38세 2개월 9일)도 약 3개월 앞당겼다. SK 최정은 최연소 3000루타와 함께 홈런 기록에도 한 획을 그었다. 7월 3일 사직 롯데전에서 시즌 10호 홈런포를 쏘아 올린 최정은 장종훈(1998~2002, 빙그레·한화), 양준혁(1993~2007, 삼성·해태·LG·삼성)에 이어 역대 3번째 15년 연속 10홈런 기록 보유자가 됐다. 7월 24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3회와 7회 두 번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역대 3번째 350홈런을 기록했다. 최근 352홈런으로 삼성 이승엽에 이어 통산 홈런 2위에 오른 최정은 현역 최다 홈런 타자로 우뚝 섰다. 부상에서 돌아와 시즌 처음이자 통산 16번째 끝내기 3루타를 기록한 NC 나성범을 비롯해 각 팀 간판타자들의 안타, 타점 기록 달성도 있었다. KIA 김선빈은 4경기 연속 3안타를 치며 통산 11번째 최다 연속경기 3안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키움 김혜성은 5월 30일 고척 KT전에서 시즌 첫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통산 26번째, 키움 선수로는 서건창에 이어 2번째다. 올 시즌 1호 홈런의 주인공인 LG 김현수는 6년 연속 10홈런, NC 강진성은 5월 8일과 10일 창원 LG전에서 각각 2점 홈런과 우월 솔로 홈런을 날리며 역대 4번째 연타석 대타 홈런을 터뜨렸다. ◆ 전반기를 빛낸 외국인 선수들 문학에서 열린 한화와 SK의 경기에서 한화 선발 서폴드는 외국인 선수 최초로 개막전 완봉승을 기록했다. 이 경기는 종전 2시간 11분이었던 역대 개막전 최단 시간 기록에서 5분 단축된 2시간 6분 만에 종료돼 신기록을 세웠다. 서폴드는 5월 2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1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2012 LG 주키치, 2015 NC 해커가 남긴 1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제치고, 외국인 최다 연속 경기 퀄리티스타트 신기록도 달성했다. KIA 브룩스는 올 시즌 유일한 무사사구 완봉승과 함께 외국인 투수 데뷔전 이후 최다 연속이닝 무볼넷 신기록을 세웠다. 5월 6일 광주 키움전부터 23일 문학 SK전까지 21⅓이닝 동안 무볼넷을 기록하며 2011년 롯데 코리가 세운 20이닝보다 앞섰다. 외국인 타자 부문에서는 KT 로하스가 압도적이다. 로하스는 올 시즌 65경기 만에 100안타를 달성하며 2009년 박용택(LG), 2016년 김문호(롯데)와 함께 역대 2번째 최소경기 100안타를 달성했다. 5월 23일과 7월 21일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역대 3, 4번째 좌우 연타석 홈런을 연달아 기록했다. 전반기 스위치히터로 맹활약을 펼친 로하스는 KBO 6월 MVP와 함께 홈런·타점·안타·출루율·장타율 등 무려 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KT의 연승을 이끌었다. ◆ 그 밖의 주목받은 기록들 NC는 초반 무서운 기세를 몰아 역대 두 번째로 적은 11경기 만에 최소경기 10승을 달성했다. 5월 26일에는 18경기 만에 15승을 거둬 역대 최소경기 신기록을 달성하고, 8월 1일 기준 70경기 45승 23패 2무(승률 0.662), 팀순위 1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KIA는 6월 10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전에서 안타 없이 5득점을 하며 경기 개시 후 무안타 최다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6월 30일 창원에서는 롯데와 NC가 연장 11회 접전을 펼치는 동안 각각 11명, 8명의 투수가 등판해 팀 투수 최다 출장과 경기 최다 투수 출장 타이기록을 세웠다. 7월 21일에는 5경기 중 3경기가 끝내기로 종료됐다. 특히 창원과 대전에서는 삼성 김윤수와 한화 김범수가 패전투수가 되며 KBO 리그 최초로 동일 일자 형제 투수 패전이 기록됐다. KIA 유민상과 KT 유원상은 5월 26일 수원에서 역대 2번째 상대 팀 형제 투타 맞대결을 펼쳤다. 감독 중에는 SK 염경엽 감독이 400승을 달성했다. NC 이동욱 감독과 KT 이강철 감독도 KBO 리그 부임 2년 차에 나란히 100승 고지를 넘었다. 전체 일정의 약 49.9%인 359경기를 소화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는 별도의 올스타 휴식기 없이 오늘부터 본격적인 후반기 레이스에 들어간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02 14:25
야구

박병호, 한발 뒤에서 슬럼프 넘다

박병호(34·키움)는 지난 17~19일 고척 돔에서 개인 훈련을 마친 뒤 일찍 퇴근했다.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이후 가장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던 중에 사흘간 부상자 명단에 올랐기 때문이다. 손혁 키움 감독은 허리와 손목·무릎 통증으로 주사를 맞은 탓이라고 제외 사유를 밝혔지만, 그보단 부진의 영향이 가장 커 보였다. 너무나도 안 맞으면 모두 내려놓고 잠시 휴식기를 가질 만도 한데, 박병호는 1군 동료들과 경기 전 훈련을 소화한 뒤 집으로 돌아가 곧장 TV를 켰다. 그리고 소속팀 키움의 경기를 TV 중계로 지켜봤다. 그라운드에서 한발 물러나 잠시나마 팬의 입장으로 봤다. 공교롭게도 그가 빠진 18일과 19일 키움은 주효상의 이틀 연속 끝내기 안타로 이겼다. 박병호는 "쉴 때도 팬심으로 야구를 봤는데, 끝내기 안타에 소리를 질렀다"고 웃었다. 짧은 휴식기는 그에게 기분 전환의 계기로 작용했다. 그리고 우리가 알던 '박병호'로 돌아왔다. 1군에 복귀한 뒤 세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홈런타자 박병호'의 컴백을 선언하기에 충분한 성적표다. 3경기(9타수 6안타 3홈런 5타점)에서 모두 안타와 타점을 올렸고,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으로 생애 6번째 홈런왕 타이틀 경쟁에도 합류했다. KBO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왕 박병호는 시즌 출발이 안 좋았다. 좀처럼 슬럼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 전인 지난 16일까지 홈런 7개를 때렸지만, 시즌 타율이 0.197에 그쳤다. 규정 타석을 채운 58명의 타자 중 꼴찌였다. 직전 10경기에선 타율 0.094로 더 맥을 못 췄다. 그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아주 초라한 성적표였다. 타순 변경도 효과가 없었다. 박병호도 "이런 슬럼프는 처음이었다. 솔직히 안 좋은 모습이 너무 길었다"며 "뭘 해도 안 되더라. 걷잡을 수 없었다"고 떠올렸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박병호는 재충전의 시간을 통해 여유를 되찾았다. 지난 20일 SK와 가진 1군 복귀전에서 솔로 홈런을 때린 그는 다음날(21일)에도 적시타로 타점을 올렸다. 23일 LG와 경기에서는 시즌 첫 4안타 경기에 몸에 맞는 공을 포함해 100% 출루했다. 특히 한 경기에 두 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특유의 힘을 앞세운 135m, 133.9m의 상당한 비거리를 떠나 타구 방향에 주목한다. 2개의 홈런 모두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의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나머지 2개의 안타는 각각 좌측과 우측을 향해, 박병호는 이날 좌중우 다양한 방면으로 안타를 뽑았다. 박병호는 "2개의 홈런 타구가 중앙을 향했다는 점은 컨디션 회복의 좋은 징조다"며 "모처럼 좋은 타구가 나와 나도 신기하다"고 웃었다. 스스로 분석한 긴 슬럼프의 원인은 심리적인 영향에서 찾는다. 성적이 안 좋아 쫓겼다는 것. 그는 "스트레스가 컸다"며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잠시 휴식기를 가지며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조금 더 일찍 쉬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가졌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타격 부진으로 4번 타자를 내려놓았다. 부상자 명단 등록 전에는 2번, 복귀 후에는 5번 타순에 배치되고 있다. 원래 '키움 4번타자'의 되찾는 것에 대해선 "부진할 때엔 4번 타자로 출장하는 것조차 부담스러웠다"며 "타순은 감독님의 뜻에 달려있다. 나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부진 속에 예년보다 힘이 떨어진 모습이던 폭발적인 화력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 이후 키움은 17일부터 23일까지 6연승의 신바람으로 상위권 경쟁에 합류했다. 팀을 대표하는 박병호는 "(순위 싸움이 한창이라) 더 많이 타격에서 보여줘야 할 시기다. 사흘간의 휴식 후에 타석에 임하는 자세나 여유, 타격 타이밍이 한결 좋아진 것 같다. 지금이라도 타격감을 찾아 다행이다"고 반겼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0.06.25 06:00
야구

묘수 안 보이는 SK…염갈량 ‘시련의 계절’

“… 고민이 많습니다. 인터뷰하기가 참 힘드네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인터뷰실에 나타난 염경엽(52) SK 와이번스 감독 얼굴은 새까맸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듯, 얼굴이 반쪽이었다. 가뜩이나 마른 편인데, 살이 더 빠져 보였다. 한 마디 한 마디에 한숨이 묻어났다. 감독의 경기 전 인터뷰는 대개 10~15분 진행된다. 염 감독 인터뷰는 3분 만에 끝났다. 그 짧은 인터뷰 내내 염 감독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2013년 넥센 히어로즈에서 프로야구 감독으로 데뷔한 염 감독은 올해로 감독 6년 차다. 초보 감독 시절부터 염 감독을 봤는데, 이토록 작아진 염 감독은 처음이다. 그 정도로 2020시즌은 염 감독에게 고통스럽다. SK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시즌 초반 최하위로 떨어졌다가, 지난달 31일 탈꼴찌 했다. 9일에는 8위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1승9패를 하며 9위로 내려갔다. 10위 한화 이글스와 승차는 2.5경기로 좁혀졌다. 이러다가 또 최하위로 내려갈지 모를 판이다. SK는 시즌 초부터 주전 선수 부상으로 고생했다. 특히 안방마님 이재원(32)이 지난달 7일 오른손 엄지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한 여파가 컸다. 이재원은 20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통해 복귀했고, 21일 키움전에는 주전 포수로 나왔다. 베테랑의 복귀로 반전을 꾀했지만, 선발투수로 나온 리카르도 핀토(26·베네수엘라)와 호흡이 맞지 않았다. 그 바람에 오히려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 경기에서 핀토와 이재원은 키움 주자들에게 5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네 차례 도루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성질이 불같은 핀토가 이재원을 향해 불만을 표시하는 모습이 보였다. 성적이 안 좋은데, 팀원 사이의 불화 모습까지 생생하게 중계됐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염 감독이 프로 지휘봉을 잡은 이래, 팀 성적이 이렇게 바닥을 친 건 처음이다. 그는 통산 타율 1할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 시절과는 달리, 감독으로서는 출발부터 승승장구했다. 정규 시즌마다 5할 넘은 승률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까지 매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3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를 맡았을 때만 해도 여기저기서 “염경엽이 누구지”라며 낯설어하는 팬이 많았다. 초보 감독답지 않은 세심한 관리와 치밀한 작전으로 염 감독은 그해 넥센을 4위에 올려놓았고,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이듬해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해 준우승했다. 히어로즈 구단 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팬들은 그를 제갈량처럼 빼어난 지략가라며 ‘염갈량(염경엽+제갈량)’으로 불렀다. 선수 때 받지 못한 스포트라이트를 한껏 받았다. 2017년 SK로 자리를 옮겨 단장을 맡았고, 지난해 SK 감독이 됐다. 연봉은 7억원으로, KBO리그 10개 팀 감독 중 최고 수준이다. 구단은 염 감독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염 감독은 지난 시즌 내내 1위로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판, 상대 전적에서 밀려 두산 베어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88승을 거두고도 정규 시즌을 놓쳤다. 이어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포스트시즌을 마쳤다. 그 여파가 올 시즌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평소 감정을 잘 관리하는 염 감독도 힘든 기색이 역력하다. 19일 키움전 9회 말, 1사 주자 1, 2루에서 SK 마무리 투수 하재훈이 상대 타자 박동원에게 연속으로 볼 3개를 던지며 흔들렸다. 당시 중계 카메라가 더그아웃의 염 감독을 비췄는데, 눈을 빠르게 깜빡이며 손을 떠는 모습이 잡혔다. 결국 하재훈은 주효상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고, SK는 1-2로 졌다. SK 팬들은 ‘화가 나는데, 감독님 모습을 보니 안쓰럽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염 감독은 별별 방법을 다 쓰고 있다. 21일 키움전을 앞두고는 선수단에 휴식을 줬다. SK 선수들은 오후 4시쯤 고척돔에 도착해 각자 20여분간 자율 훈련을 하고 경기에 들어갔다. 스트레스받는 선수들을 위한 처방이었다. 그런데도 2-7로 졌다. 1선발로 데려온 외국인 투수 닉 킹엄(29·미국)을 대체할 선수도 찾고 있다. 킹엄은 팔꿈치 통증으로 2경기만 뛰고 개점휴업 상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에서 좋은 투수를 찾는 게 마음만큼 쉽지 않다. 천하의 염갈량이라도 묘수가 없어 보인다. 오죽하면 염 감독이 “모든 얘기가 핑계로 들릴 거 같아서 할 말이 없다”고 했을까. 시련의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6.23 08:42
야구

[IS 스타] 리그 첫 이틀 연속 '대타' 끝내기 주인공 주효상

키움 주효상(23)이 KBO 역사를 새롭게 썼다. 주효상은 19일 고척 SK전 0-1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 끝내기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SK 마무리 하재훈의 5구째 직구를 받아쳐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주효상은 전날 열린 고척 롯데전에서도 대타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다.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1루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롯데 불펜 오현택의 3구째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끝내기 2루타로 연결했다. 이틀 연속 '대타'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건 KBO 리그 역사상 주효상이 처음이다.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가 리그 역사를 새롭게 썼다. 공교롭게도 주효상은 지난해 L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0회 1사 3루에서 끝내기 내야 땅볼을 친 이력도 있다. 포스트시즌 38년 역사상 처음 나온 끝내기 땅볼이었다. 서울고 졸업 후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주효상은 1군 통산 타율이 0.207(280타수 58안타)이다. 커리어하이가 2018년 기록한 0.218(110타수 24안타). 정확도가 높은 유형이 아니라는 걸 고려하면 이틀 연속 '대타' 끝내기 안타는 놀라운 결과다. 손혁 키움 감독도 놀랐다. 손 감독은 경기 후 "주효상이 어제 이어 오늘도 어려운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경기를 마무리해줘서 고맙다. 얼굴 보면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다"며 "어제 이어 끝내기로 마칠 수 있었던 건 팬들의 응원이 그라운드로 모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6.19 22:40
야구

[IS 고척 코멘트] '연승' 손혁 감독 "주효상의 공격적인 승부가 좋은 결과"

키움이 이틀 연속 롯데를 꺾었다. 키움은 18일 고척 롯데전을 연장 10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다. 1차전을 패했지만 2, 3차전을 모두 끝내기로 승리하며 연승을 달렸다. 선발 이승호가 7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실점(비자책)하며 호투했지만 승리와 인연은 없었다. 팀의 5번째 투수로 나와 ⅔이닝 무실점한 문성현이 무려 2081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내내 더그아웃에 앉아 있던 주효상이 10회말 1사 1루에서 끝내기 2루타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손혁 감독은 "주효상이 2군에서 올라와 첫 타석임에도 위축되지 않고 공격적인 승부를 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올수 있었다"며 "이승호가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앞선 NC전에 이어 완벽한 피칭을 보여줬다. 특히 속구에 자신감을 갖고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선수들 모두 연장전에서 승리에 대한 강한 투지를 보여줘서 고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6.18 22:08
야구

[IS 고척 스타] 시즌 4타수 무안타이던 주효상, 짜릿한 끝내기 안타

시즌 첫 안타는 강렬했다. 키움 포수 주효상(23)이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키움은 18일 고척 롯데전을 연장 10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다. 1차전을 패했지만 2, 3차전을 모두 끝내기로 승리하며 연승을 달렸다. 쉽지 않은 승부였다. 선발 이승호의 호투(7이닝 1실점 비자책)를 발판 삼아 8회까지 2-1로 앞섰다. 그러나 9회초 1사 후 베테랑 김상수가 마차도와 안치홍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맥이 빠질 수 있는 상황. 존재감을 보인 건 올 시즌 무안타로 침묵하던 주효상이었다. 키움은 연장 10회말 1사 후 박정음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손혁 감독은 후속 8번 김주형 타석 때 대타 주효상 카드를 선택했다. 의외일 수 있다. 박동원, 이지영에 밀려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주효상은 이날 경기 전까지 6경기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매섭게 배트가 돌아갔다. 롯데 투수 오현택의 초구와 2구째 슬라이더를 모두 지켜본 주효상은 3구째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시속 126㎞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끝내기 2루타로 연결했다. 우익수 손아섭을 키를 넘어갈 정도로 제대로 맞은 타구. 짜릿한 개인 통산 첫 번째 끝내기 안타였다. 손혁 감독은 경기 후 "주효상이 2군에서 올라와 첫 타석임에도 위축되지 않고 공격적인 승부를 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6.18 22:04
야구

[포토]대타 주효상, 연장 10회말 끝내기의 순간

2020프로야구 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연장 10회말 1사 1루 대타 주효상이 끝내기 2루타를 치고 있다.고척=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6.18/ 2020.06.18 21:5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