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침내 어깨동무 한 류현진과 푸이그…"어서 와, 대전은 처음이지?"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던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과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에서 만났다. 류현진은 MLB 직장폐쇄 여파로 KBO리그 친정팀 한화 이글스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고, 푸이그는 올해부터 키움 소속으로 뛰게 된 인연 덕이다.류현진과 푸이그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더그아웃에서 다정한 장난을 주고 받는 두 선수의 모습이 종종 TV 중계 화면에 잡혔다. 푸이그는 류현진과 친분 덕에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푸이그가 먼저 다저스를 떠나고 류현진도 2020년 토론토로 이적했지만, 서로를 향한 우정은 여전했다. 푸이그가 한국에서 뛰게 됐다는 소식에 류현진은 "푸이그가 대단한 결정을 했다. 억지로 자신의 성격을 바꿀 필요는 없다"며 "푸이그처럼 파이팅 있는 선수들이 벤치에 필요하다. 착한 선수라 잘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푸이그 역시 한국에 오자마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류현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형제여, 나는 지금 당신의 나라에 있다. 곧 만나게 되길 빈다. 보고 싶다"고 썼다.때마침 한화와 키움은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치렀다. 최근까지 경남 거제(류현진)와 전남 고흥(푸이그)에서 떨어져 훈련하며 마음으로만 응원하던 둘은 키움 선수단이 대전을 방문하면서 마침내 실제로 만나게 됐다.류현진과 푸이그는 경기 전날인 3일 밤 이미 식사를 함께했다. 류현진이 이용규(키움)를 통해 푸이그에게 저녁식사를 제안했고, 푸이그도 반갑게 수락했다. 식사 메뉴는 한우. 대전 지역 맛집을 꿰뚫고 있는 류현진이 평소 즐겨 찾던 식당으로 푸이그와 이용규를 안내했다. 키움 관계자는 "류현진 선수가 직접 숙소 앞까지 푸이그를 데리러 왔다. 식사 자리에서는 푸이그에게 한국과 KBO리그의 문화, 경기 스타일 등을 알려줬다"고 귀띔했다.푸이그는 류현진과 만난 뒤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마치 집에 돌아온 느낌이었다. 언어적인 소통 없이도 서로의 모든 것을 이해했다. 내 형제 류현진과 만나서 반가웠고, 즐거운 저녁시간이었다"는 글을 남겼다.둘은 4일 야구장에서도 재회했다. 훈련을 마친 류현진은 푸이그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며 친근감을 표시했고, 대전 야구장 곳곳을 가리키며 이런저런 설명을 해줬다. 수많은 취재진의 카메라가 두 스타플레이어의 모습을 담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MLB에서 '악동'으로 유명했던 푸이그는 순조롭게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구단이 푸이그와 계약했을 때, 많은 분이 '(선수 관리에) 문제는 없겠냐'고 걱정하셨다. 그때 난 걱정하실 것 없다고 대답했다"며 "그동안 푸이그가 팀원들과 훈련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순수한 친구다. 많은 분의 우려와는 달리, 지금까지는 선수단 안에서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푸이그는 이날 연습경기에 4번 타자 우익수로 출전했다. 류현진은 맞은편 더그아웃 옆에 앉아 푸이그의 첫 실전 타격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대전=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2.03.04 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