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인천 동산고 기본기로 따낸 우승, 창단 첫 대통령배 품다
인천 동산고가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배를 들어올렸다. 탄탄한 기본기와 수비로 일군 우승이었다.동산고는 3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일간스포츠·중앙일보·대한야구협회 주최) 결승에서 성남고를 8-2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1945년 창단 이후 첫 대통령배 결승 진출. 지난해 준우승팀 성남고를 누르고 첫 우승까지 내달렸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결승전에서 결승타 포함 3안타·4타점을 올린 외야수 정수근이 선정됐다. 동산고는 대통령배 '징크스'가 있다. 청룡기에선 대회 3연패(1955년~57년)를 무려 6번 정상에 올랐다. 봉황기와 황금사자기도 한 차례씩 거머쥐었다. 그러나 유독 대통령배에서 고배를 들었다. 악연을 끊을 기회가 마침내 찾아왔다. 동산고는 지난해 황금사자기와 봉황대기, 올해 황금사자기와 청룡기에서 모두 4강에 오르며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다. 그리고 이번 대통령배에서 우승 후보를 차례로 격파하며 우승까지 1승을 남겨뒀다.금광옥 동산고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수 차례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우승이 없었다. 아마야구에서 우승과 준우승은 큰 차이가 있다"며 "대통령배 결승에 처음 올랐는데, 우승을 차지해 대통령배 징크스를 깨뜨리고 싶다"고 말했다.승부는 기본기에서 갈렸다. 동산고는 화력이 강점이지만, 마운드가 성남고에 비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운드의 열세를 수비와 기본기에서 메웠다. 시작부터 완벽한 수비를 선보이며 상대를 압박했다. 1-0으로 앞선 1회 무사 1루에서 허승연의 기습 번트 타구를 투수가 잡아 완벽한 송구로 병살 처리했다. 좌익수 김성수는 2·4회 두 차례 장타성 타구를 낚아채며 마운드에 힘을 실어줬다. 정수근은 8회 가운데 담장을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전력 질주 끝에 잡아냈다. 반면 성남고는 실책성 수비와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안타 타구를 잡은 뒤 엉성한 중계 플레이로 상대에게 추가 진루를 허용했다. 6회 무사 1루에서 주자 김성협이 리드폭을 크게 잡다 견제 아웃됐다. 이어진 1사 1·3루 기회에서 전경원이 땅볼 때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다 아웃돼 추격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동산고 타선은 3회 집중타를 몰아쳐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1-0으로 앞선 3회 상대 실책을 틈타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고, 김혜성이 1타점 좌전 안타를 날렸다. 야수 선택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은 동산고는 정수근이 2타점 적시타, 장지승이 2타점 2루타를 때려내 순식간에 4점을 올렸다. 이어진 1사 3루에서 김성수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려 6점째를 올렸다. 4회 1점을 내준 동산고는 5회 정수근이 달아나는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금 감독은 5년 전인 지난 2011년 지휘봉을 잡았다. "중학 팀과 붙어도 질 정도로 실력이 떨어졌다"고 회상했다. 금 감독은 기본기부터 다시 다졌다. 훈련량을 대폭 늘렸지만, 선수들은 군말없이 훈련을 소화했다. 2014년부터 조금씩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탄탄한 기본기 속에 수비력이 향상됐다. 2015년 협회장기 우승을 차지하는 등 전국 4강권 실력을 자랑했다. 그리고 대통령배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전국 최강 자리를 차지했다.금광옥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감독을 맡은 뒤 훈련량을 많이 늘렸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 기본기가 늘어나며 자신감도 붙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 내가 꼽는 수훈 선수는 투수 이도현이다. 4경기에서 궂은 역할을 잘 해줬다. 우승을 계기로 선수들이 한 단계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목동=유병민 기자
2016.07.31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