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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오늘부터 야구···강백호 "기대 많이 해달라" [항저우 2022]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이 대회 4연패를 위한 힘찬 발걸음을 본격적으로 내디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AG 야구 대표팀은 1일 오후 7시 30분 중국 저장성 샤오싱 야구-소프트볼센터 제1야구장에서 홍콩과 B조 첫 경기를 치른다. 결연한 각오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강백호(KT 위즈)는 "국내서 짧은 합숙 훈련 기간 열심히 준비했다. 첫 경기부터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는 AG 4연패에 도전한다. 지난 28일 중국 항저우에 입성한 대표팀은 29~30일 이틀간 자체 훈련을 소화했다. 홍콩전에 이어 사실상의 B조 1위 결정전인 대만과 2일 맞붙는다. 3일에는 예선을 거쳐 올라온 태국을 상대한다. 이전 AG와 마찬가지로 한국, 일본, 대만 3파전이 예상된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하고, 대만은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한국은 AG에서 일본이나 대만에 덜미를 가끔 잡히곤 했다. 더군다나 최근 성인 야구 대표팀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실망감을 남겼다. 강백호가 대표팀에 뽑힌 건 이번이 네 번째다. 2019 프리미어12를 시작으로 2020 도쿄 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좋은 기억이 별로 없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선 '껌 논란'이 일었고, 올해 초 WBC에선 '세리머니 주루사(WBC)'로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강백호는 이번 대표팀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고자 한다. 류중일호는 세대 교체 염원 속에 역대 두 번째로 젊은 대표팀을 꾸렸다. 강백호는 "처음으로 대표팀에서 막내 위치를 벗어났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함께 이번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이 장차 한국 야구를 끌어나갈 선수라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긍정적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강백호는 올 시즌 성적 부진 등으로 심리적 고통을 겪다가 최근 1군에 복귀했다. 대표팀 합류 직전 10경기 성적은 타율 0.357 2홈런 7타점으로 좋다. 강백호는 취재진과 2~3분의 짧은 인터뷰 동안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표현을 4차례나 반복했다. 그는 "투수력이 좋아 예상한 것보다 더 기대하고 항저우에 왔다"며 "팬들의 기대에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결과와 함께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항저우(중국)=이형석 기자 2023.10.01 07:01
프로야구

[IS 고척]홍원기 감독 "7연승만 3회, 1선발 매치업 이기는 안우진 덕분"

"연승이라는 게 상대팀 1선발을 만나면 이어가기 힘들다. 그런데 그걸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선수가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연승의 공을 에이스에게 돌렸다. 키움은 올 시즌 49승 1무 28패로 리그 2위를 지키고 있다. 시즌 전 프랜차이즈 스타 박병호와 재계약하지 않았고, 시즌 초 거포 포수 박동원을 트레이드로 내보내는 등 특별한 전력 보강은 없었다. 그러나 시즌 절반을 넘어선 7월에도 당당히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다. 벌써 7연승만 세 번을 거뒀다. 1위 SSG 랜더스와 승차는 단 1.5경기다. 남다른 투수력 덕분이다. 키움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3.24)를 기록 중이다. 선발진에서는 윌머 폰트와 김광현을 앞세운 SSG에 조금 밀리지만 불펜이 압도적이다. 팀 구원 평균자책점 3.07로 LG 트윈스(3.14)를 제치고 선두를 유지 중이다. 선발 역시 이닝 소화는 조금 떨어져도 안우진, 에릭 요키시 원투 펀치가 단단하다. 특히 안우진의 존재감은 리그 에이스급이다. 평균자책점 공동 2위(2.17)에 탈삼진 2위(105개), FIP(수비무관자책점)는 2.25(스포츠투아이 기준)에 달한다. 여느 에이스 투수들과 맞붙어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홍원기 감독은 "연승이라는 것이 상대팀 1선발을 만나면 이어가기 힘들다. 그런데 그걸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선수가 안우진"이라며 "상대 1선발과 우리 1선발이 맞붙을 때 안우진이 밀리지 않고 붙어줘서 연승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홍 감독은 "상대1선발이 나왔을 때 우리 선발이 쉽게 무너지면 경기 자체가 굉장히 힘들어지고 다음 경기까지 여파가 미친다. 그런데 올해는 안우진이 잘 버텨준 게 우리 선수들이 경기 중반 이후 점수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 듯하다"고 칭찬했다. 고척=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03 12:21
야구

김성근 “공 반발력보다 투수 기량 향상이 중요”

“공인구 반발력을 낮춘다고 될 일이 아니다. 투수력을 어떻게 끌어올려야 할지 야구계 모두가 고심해야 한다.” 김성근(76) 소프트뱅크 호크스 코치 고문이 갈수록 악화하는 프로야구의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을 우려했다. 투수들의 기량이 날로 떨어지는 것을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두고 보기만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에서 활동하다 잠시 귀국한 김 고문은 26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KBO리그 공인구가 확실히 반발력이 크긴 했다. 최근 일본 프로야구(NPB) 공도 잘 날아가는 편인데 KBO리그 공은 그보다 더 나간다”며 “소프트뱅크 3군 선수단이 KBO 공을 사용한 적이 있었다. 일본 선수들이 ‘펜스 앞에서 잡힐 것 같은 타구가 살아서 홈런이 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앞서 KBO 기술위원회는 “현재 공인구의 반발계수(0.4134~0.4374)를 하향 조정(0.4034~0.4234)한 뒤 내년 시즌부터 이 공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전문가는 KBO리그에서 5~6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타고투저의 주요 원인으로 한국 공이 미국·일본 공보다 더 날아간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KBO는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지난 21일 발표했다. 김 고문은 “공도 그렇지만 투수력 자체가 문제다. 올해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가 무려 34명이다. 이것을 공인구의 문제 만으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타고투저 현상은 급증하는 홈런 기록이 말해준다. 정규시즌 720경기가 치러지는 KBO리그 총 홈런은 지난해(1547개)와 올해 (1756개) 연이어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발계수 조정으로 장타의 비거리가 3~4m 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0.286까지 치솟은 KBO리그 평균 타율이 크게 낮아질 것 같진 않다. 김 고문은 “투수의 기량이 갈수록 나빠지는 게 눈에 보이지 않는가. 유소년 야구 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대학야구는 죽어가고 있다. 파이가 작아질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나빠지고 있다. KBO가 앞장서서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초·중·고교 선수 보호를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투구 수 제한 규정도 비판했다. 고교 선수의 경우 하루 105개 이하만 던질 수 있고, 투구 수에 따라 의무 휴일을 지켜야 한다. 이에 대해 야구 전문가들과 학부모 사이에 찬반양론이 거듭되고 있다. 김 고문은 “지나치게 소극적이며 편의적인 제도다. 기량을 단련하기 위해선 많이 던지는 단계도 있어야 한다”며 “오히려 학생 선수들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서 어깨나 팔꿈치를 다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상을 방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KBO리그 7개 팀 감독을 지냈던 김 고문은 KBO와 KBSA에 대한 쓴소리를 자주 해왔다. 주로 사무국 행정에 대한 비판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기술적 문제와 육성 시스템에 대해 말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한국 야구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12.27 08:42
야구

류중일이 전한 의중, 엿보이는 2018년 LG 야구

주요 현안에 접근하는 사령탑의 시선. 2018년 보여 줄 LG의 야구를 미리 볼 수 있다. 류중일(54) LG 감독은 지난 14일 2군 전용 구장인 이천 챔피언스필드에서 선수단과 첫 만남을 가졌다. 16일까지 사흘 동안 마무리 훈련을 지켜봤다. 동시에 10월 말부터 일본 고치에서 진행되는 마무리캠프의 세부적인 스케줄과 훈련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이 기간에 오릭스 등 일본 리그 팀과 세 차례 평가전을 한다. 자체 청백전도 예년보다 많이 치를 예정이다. 류 감독은 "실전에서 선수들의 기량과 장단점을 파악하겠다"고 했다. 오프시즌 동안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중을 전했다. 외인 타자 영입은 가장 큰 관심사다. LG는 올 시즌 외인 타자 부재 속에 후반기를 치렀다. 공격력이 저하됐다. 류 감독은 실력은 물론이고 올바른 야구관을 갖춘 선수를 원한다. 삼성 감독을 맡았던 시절, 팀의 주축 타자던 야마이코 나바로를 예로 들었다. "나바로는 내야 땅볼을 친 뒤 전력 질주를 하지 않는다. 훈련에 늦고 불참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였다"고 돌아봤다. 팀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검증된 실력도 마다하겠다는 의지다. 선수를 판단하는 류 감독의 성향은 국내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즌 중반 4번 타자로 올라선 내야수 양석환은 9월 29일 두산전에서 내야 땅볼을 친 뒤 1루를 향해 전력 질주를 하지 않아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야수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이프가 될 수도 있었다. 패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경기였다. 이제는 용납할 수 없는 플레이다. 근성 있는 자세를 보여 주지 못하면 류중일 감독 체제에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주장 선임도 중요한 사안으로 봤다. 구심점이 되는 선수의 역할이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류 감독은 투수보다 야수 출신을 선호한다. "투수는 매 경기에 더그아웃을 지키기 어렵다. 야수가 주장이 돼야 경기 중에도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주장을 맡아야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는 생각도 전했다. LG는 지난 2시즌(2016~2017년) 동안 투수인 류제국이 주장을 맡았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가 투표권을 행사해 선출하는 방식이다. 올해도 방식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새 사령탑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박용택, 손주인, 정성훈 등 고참급 선수들이 추천받아 후보에 올랐다. 류제국은 선수단에 '내 임기는 올해까지다'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LG는 '투수력은 강하지만 공격이 약한 팀'으로 인식되고 있다. 새 사령탑은 다른 야구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 감독은 세밀한 부분까지 자신의 색을 입히려는 모습이다. 사령탑으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안희수 기자 2017.10.18 06:00
야구

[김인식의 클래식] 2017시즌 10개 구단 성과를 돌아보니…

정규시즌이 모두 끝나고 포스트시즌이 한창이다. 10개 구단의 2017 시즌을 전체적으로 돌아볼까 한다. 모든 각자 자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올 시즌을 시작했다. '어느 팀이 몇 위 정도를 할 것이고, 하위권 팀이라면 어느 정도 승률을 올릴 것이다' 하는 계산을 다들 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은 10개 구단이 모두 5위 안에 들겠다는 각오로 시즌을 치른다는 점이다. 모기업이나 구단 고위층이 볼 때는 '그럼 우리 팀이 약하다고 해서 처음부터 원대한 목표도 없이 출발한단 말이냐'고 역정을 낼 지 모른다. 그래도 나름대로 팀의 현실적인 전력은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또 연봉이 어느 정도 되는 팀인지 합산도 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처럼 전력과 연봉을 냉정하게 따져서 각 팀 성적과 승률을 예측하고 목표를 세우는 게 맞다. 1위 KIA를 보라. 최형우라는 선수에게 많은 돈을 주고 FA(프리에이전트)를 영입했다. 그 선수가 정규시즌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군대서 전역한 김선빈과 안치홍의 역할도 컸다. 공격이 살고 수비까지 살다 보니 투수인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까지 본인들 최고 기량을 보여준 게 아닌가. 그래서 기아가 페넌트레이스 1위를 했다고 본다. 2위를 한 두산은 전체적인 전력에선 가장 우세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이 작년만큼 좋지 못했다. 함덕주 같은 신인급 투수들이 발전해 좋은 역할을 하긴 했지만, 역시 가을 야구에서도 믿고 맡겨야 할 원투 펀치가 예년만 못했던 게 문제였다. 야수들은 부상이 많았지만, 어느 팀이든 예기치 못한 부상이 나오는 건 다 마찬가지다. 그 팀의 그해 운이라고 여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전체적인 야수의 활약이나 기본적인 실력을 비롯해 모든 면에서 두산이 가장 앞선다고 볼 수 있다. 투수가 지난해만큼 하지 못해서 우승을 놓친 것 같다. 3등을 한 롯데는 역시 '이대호 효과'가 컸다. 전준우라는 좋은 선수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여기에 시즌 중반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을 다시 데려온 것도 팀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세 선수가 합류하면서 전체적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 넣어줬다. 또 박세웅이나 김원중 같은 젊은 투수들의 기량이 많이 발전했다.4위를 한 NC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쭉 2~3위를 하다가 마지막에 4위로 내려 앉았지만, 그래도 자기 실력 이상을 발휘하지 않았나 싶다. 베테랑 이호준이 올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데다, 에릭 테임즈도 빠지지 않았나. 다행히 새로 영입한 재비어 스크럭스가 빈 자리를 잘 메웠다. 테임즈처럼 엄청나게 무서운 수준의 타자는 아니라 해도, 홈런도 35개(공동 3위)나 치면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또 장현식 같은 젊은 투수들도 잘 해줬다. 그래서 생각보다 더 선전했다고 느껴진다. 5위에 오른 SK는 기대를 많이 했던 팀이다. '우리가 홈런으로는 최고의 팀이다'라고 할 만 했다. 그러나 야구는 홈런으로만 해결되는 게 아니다. 또 홈런을 어느 투수에게 쳐내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점이 결국은 마지막에 포스트시즌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선 그 팀에서 최고 투수들만 나오지 않나. 정규시즌을 치르는 동안 승패가 이미 크게 벌어진 경기에서 많은 홈런을 친 것은 가을야구에서 소용이 없다. 진짜 강력한 상대팀 에이스급들에게 홈런을 많이 쳐야 진짜 영향이 있다. 그래서 SK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기대만큼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6위를 한 LG는 리빌딩을 했다고 하지만, 정규시즌 동안 결정적일 때는 박용택 한 명에게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다 중요할 때 박용택이 못 치면 공격이 안 되는 게 보였다. 물론 투수 쪽에서 마무리 임정우가 빠지면서 분명히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작년만큼 못해서 일찍 빠져나가고, 대체 외국인 타자도 문제를 일으키면서 공격이 결국 많이 약화가 된 게 아닌가 싶다. 7위 넥센은 전력이 나빴다고 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 괜찮다는 평가가 많았다. 투수들도 그랬고, 야수들도 서건창 김하성 채태인 고종욱이 있지 않나. 도중에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기 전까지는 윤석민도 있었다. 분명 공격이 강한 팀이었다. 또 거기에 신인 이정후도 등장했다. 다른 신인급들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많았다. 4위 안에도 들 수 있는 구성인데, 전력에 비해 성적이 너무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 반대로 8위 한화는 연봉에 비해 너무 못했다. 물론 정근우와 이용규 두 선수의 부상도 컸지만, 사실 이런 부분은 앞서 얘기했듯이 그 시즌의 불운으로 여기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젊은 투수들이 성장을 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연봉은 많이 썼는데, 전체적으로 나아진 부분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순위가 떨어져도 한화같은 팀은 승률 5할 가까이는 해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아쉬움이 남는다. 9위 삼성도 좋지 않았다. 은퇴한 이승엽만큼 친 선수가 있었나 싶다. 외국인 타자 대린 러프가 점점 한국 야구에 적응을 하면서 정말 큰 활약을 해줬다. 여기에 옆에서 다른 타자 한두 명이 받쳐주기만 했다면 삼성이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삼성의 승률이 4할에 미치지 못했는데, 그래도 지금 삼성 전력이면 4할이 훨씬 더 넘어 4할 5푼 정도는 해야 했다고 본다. 최하위 kt는 1군에 진입한 첫 시즌부터 계속 144경기로 정규시즌을 치렀다. 이 레이스를 끝까지 잘 마치는 데 실패를 하지 않았나 싶다. 처음엔 잘 나아가는 것 같았지만 역시 많은 게임을 계속 치르는 게 어렵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트레이드도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올해 데려온 윤석민은 공격력이 좋고 팀에 필요한 선수인 것만은 틀림없다. 하지만 계속 미래를 보고 발전하려면 젊은 투수들을 함부로 다른 팀에 보내지 말고 잘 키워야 한다. 한화가 계속 몇 년째 고전하는 게 결국은 투수력 때문이다.사실 kt도 이제 승률 4할을 넘어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지난해 0.373에서 올해 0.347로 오히려 떨어졌다. 앞으로는 자질 있는 투수들을 잘 관리해서 승률 4할 이상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프로야구 전체에 더 활기를 줄 수 있고, kt를 응원하는 팬들도 더 많이 모을 수 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 2017.10.12 15:33
야구

[김인식의 클래식]올해도 역시 걱정은 투수다

새로운 시즌이 다시 시작됐다.프로야구 시즌은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다. 팀별로 10경기 정도 치렀다. 그래서 확실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초반 흐름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듯하다. 전문가들이 누구나 강팀으로 꼽았던 팀은 두산과 KIA, LG다. 두산은 지난 주말 4연패를 당하면서 시즌 초반 다소 주춤했지만, KIA와 LG는 잘해 나가고 있다. 예상을 넘어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팀은 kt와 롯데다.롯데는 '이대호 효과'가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전준우도 맹활약했다. 또 젊은 투수들이 지난해보다 훨씬 자신감 있는 투구를 한다. 아주 강력하거나 위협적인 피칭은 아니더라도, 젊은 투수가 자신감을 갖고 던진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이들이 5회 이상을 던져 주니까 불펜의 과부하가 줄어들고, 전체적으로 큰 효과가 나지 않나 싶다. 다만 전준우가 왼쪽 옆구리 부상을 입어 4주간 이탈하게 된 것은 변수다. 공격을 잘 이끌어 왔는데, 롯데로서는 아쉬운 부분일 것이다.kt는 올해 투수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은 했다. 다만 공격이 마운드의 기세에 미치지 못한다. 투수들의 힘으로 막아 나가고 있다. 지금 10개 구단 가운데 마운드 뒤가 가장 믿음직스러운 팀이 kt다. 불펜에서 장시환과 조무근, 김재윤이 완벽하게 던져 주고 있다. 타선이 다른 팀보다 월등히 뛰어나지는 않아도, 불펜 덕분에 현 성적을 유지해 가고 있다. 지난해까지 kt는 경기 후반 역전을 자주 허용한 팀이었다. 지금은 리드를 잡으면 승리가 굳혀진다는 이미지를 준다. 이 느낌을 팀의 확실한 색깔로 만들어야 한다. 투수진 운영이 지금 아주 잘되고 있다. 이게 지속돼야 오랫동안 상승세를 끌고 갈 수 있다. 지금 잘하고 있는 부분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타격이 살아난다면 상위권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 상위권으로 꼽았던 두산, LG, KIA도 걱정거리는 조금씩 있다. 두산은 워낙 강한 팀이지만,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통증으로 등판하지 못해 고전했다. 뒷문도 조금 허술하다. 지난해 15승씩 올렸던 선발투수들도 위력이 아직 완벽하게 살아나지는 않았다. 조금 더 좋아질 필요가 있다. KIA도 마무리 쪽으로 염려되는 부분이 있다. LG는 데이비드 허프와 임정우가 들어오면 좀 더 탄탄해질 것 같다. 지금은 두 투수가 없어도 투타 밸런스가 생각보다 잘 맞아떨어지며 선전하는 것 같다. 다른 팀들도 괜찮다. 넥센은 멤버가 워낙 안정적이다. 공격 연결이 전체적으로 잘되고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투수들이 점점 살아날 기미가 보인다. 이대로 상위권을 향해 다가갈 분위기다. NC는 아무래도 에릭 테임즈의 공백이 커 보인다. 또 베테랑 이호준이 빠져 있고, 이종욱도 없다. 결정적일 때 해 주던 선수들 셋이 빠진 게 공격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신인급 선수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다. SK는 아직 새 외국인 감독이 팀을 다 꿰뚫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훈련과 경기는 또 다른데, 문제점을 아직 잘 파악하지 못한 실정이다.한화는 정근우가 복귀했지만, 아무래도 이용규가 꼭 필요하다. 이용규 대신 잘해 주던 김원석도 부상으로 빠지지 않았나. 빨리 복귀해야 안정이 된다. 김태균이 잘해 주고 있지만, 윌린 로사리오도 빨리 회복을 해야 한다. 혼자 힘으로는 무리가 있다. 다행히 투수에서는 배영수와 송은범이 많이 좋아졌다. 다만 배영수는 아팠던 투수라 조절을 잘해 줘야 한다. 아직 몇 경기 안 했지만, 마운드에 과부하가 걸리는 팀은 앞으로 고전하게 된다. 이런 때일수록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삼성이 가장 걱정된다. 아직까지 투타 모두 제 궤도에 올라오지 않았다. 올라온다 해도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확실히 전력이 떨어져 보인다. 지금은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KIA로 간 최형우의 공백이 무척 커보인다. 삼성은 최근 두 시즌 연속으로 중심타자가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서 타선의 힘이 많이 약해졌다. 올해는 여러 구단이 뒤엉켜서 재미있는 레이스가 펼쳐질 것 같다. 삼성만 조금 더 힘을 내면 좋을 것 같은데, 낙오되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다. 팀당 20경기 이상은 해 봐야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기 시작한다. 20경기를 넘은 뒤에도 행운과 불운, 부상 발생 등에 따라 새로운 판도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20경기가 넘어가면 불펜 운영이 중요해진다. 요즘엔 어느 팀이든 불펜 투수들의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나쁜 흐름을 딱딱 끊어가면서 구원투수를 올리고, 투구 수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여기에서 실패하면 페넌트레이스에서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 잘 관리하는 팀은 무너지지 않는다.지난해 칼럼을 쓰면서 KBO 리그 투수 걱정을 많이 했다. 투수들이 약해지니 3할 타자가 엄청나게 나왔다. 사실 올해 역시 투수들이 걱정된다. 스트라이크존이 조금 넓어졌다고 하는 데도,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약하다는 게 벌써 보이는 것 같다. 특히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들이 너무 많다. 경험 있고 잘하는 타자들이라면 쉽게 칠 수 있는 공이 자주 보인다.이대호가 한국에 돌아오지 않았나.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일본 프로야구에서 정상을 밟았던 타자다. 여러 좋은 투수들과 두루 상대해 본 타자다. 그런 이대호가 국내 투수들을 상대하고 있다. 말하자면, '식은 죽 먹기' 같지 않겠나. 아마 이대호에게 몇몇 뛰어난 투수를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의 공은 정말 쉬워 보일지도 모르겠다.긴 페넌트레이스를 운영하려면 가장 중요한 부분 역시 투수다. 결국 투수력에서 성패가 갈리기 마련이다. 지난해 3할 타자가 40명이나 됐는데, 이런 타고투저가 올해도 그대로 재현되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벌써부터 투수들 실점이 너무나 많다. 특히 국내 투수들이 너무 약한 면이 있다. 그래서 마운드 운영을 잘해야 할 것이다. 사실 부상이라는 것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부상을 당하고 싶어서 당하는 선수는 없다. 투수 운영도 그렇다. 당장 승리가 급할 때도 있고, 어쩔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러나 멀리 내다보면서 운영을 하는 인내가 필요하다. 투수 운영에 1년 농사가 달려 있다. 김인식 KBO 총재 특보정리=배영은 기자 2017.04.13 06:00
야구

타고투저 속 투고타저 2016년 포스트시즌은 얼마나 독특한가

가을 야구는 해마다 특유의 색깔이 있다. 올해 가을은 투수들의 포스트시즌이었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KS)까지 투수의 우위가 두드러졌다. 정규 시즌이 기록적인 타고투저 양상을 보였기에 더욱 주목을 받은 현상이다. 2016년 정규 시즌은 역대 최고의 타고투저였다. 리그 평균 타율은 역대 최고인 0.290였다. 경기당 득점(11.21점)도 최다였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5명의 평균 타율은 0.312. 좋은 타자의 기준이라는 '3할 타율'의 가치도 크데 떨어졌다. 홈런 30개를 넘긴 타자도 7명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마운드 높이를 올리자"(양상문 LG 감독)는 등 투수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그러나 포스트시즌(PO)에선 달랐다. 첫 관문인 WC 2경기에서 KIA는 4득점, LG는 3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득점은 WC 결정전이 3.5점, 준플레이오프(준PO)가 6.8점, 그리고 PO는 시리즈 최저치인 5.3점에 그쳤다. KS에선 NC가 4경기에서 딱 2점만 내는 극심한 타격 난조 끝에 경기당 5.5점이 나왔다. 포스트시즌 전체 경기당 득점과 같은 수치다. 전체 14경기 중 완봉승만 다섯 번 나왔다. 두산은 역대 KS 최저 평균자책점(0.47)과 최소 실점(2점) 기록을 새로 썼다.긴장감 넘치는 투수전이 펼쳐졌고, 각 팀은 세밀한 작전 야구로 대응했다. 정규 시즌 난타전과 긴 경기 시간에 익숙해진 팬들에겐 새로운 묘미였다. 그러나 KS까지 배트가 맥을 못 추자 볼멘소리도 나왔다. PO에서 LG, KS에서 NC 타선은 무기력 그 자체였다. 한 타자 출신 프로야구 코치는 "졸전"이라고 평했다. 포스트시즌은 타격전보다는 투수전 성격이 강하다. 2014~2015년 정규 시즌 리그 전체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45.9%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선 70.7%로 상승했다. 상위권 팀에서 가장 좋은 투수들이 차례로 등판한다. 전력 분석도 더욱 세밀해진다. 메이저리그 강타자 미키 맨틀은 그래서 "월드시리즈에선 투수력의 비중이 90%"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정규 시즌에서 타고투저가 절정에 달했다는 점에서 포스트시즌의 투고타저는 이례적이다. 과거 타고투저 시즌에는 그렇지 않았다. 경기당 득점에서 역대 2위 타고투저 시즌은 2014년(11.19점)이었다. 리그 평균 타율도 역대 2위인 0.289. 장타율은(0.443)은 역대 1위였다. 3할 타자는 36명. 특히 웨이트트레이닝 강도를 높인 넥센 타자들은 팀 홈런만 199개를 기록하며 '공격 야구' 대표 주자가 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타고투저였다. 14경기 평균 득점은 9.36점이었다. 정규 리그 평균 득점(11.19점)보다 낮지만 올해보단 훨씬 높았다. 한 팀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경기도 네 번 있었다. LG와 NC가 붙은 준PO 1차전부터 화끈한 타격전이었다. 정규 시즌 타율 0.214에 불과한 LG 포수 최경철이 1회부터 NC 외국인 투수 크리스 웨버를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때려 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LG는 이 경기에서 13-4로 이겼다. 이날 두 팀의 안타 수 합계는 26안타. 올 시즌 NC가 KS 4경기에서 기록한 안타 수(24개)보다 많다.PO도 같은 양상이었다. 정규 시즌 2위 넥센이 경기당 9안타를 치며 LG에 한 수 앞선 공격력을 보여 줬다. 홈런도 4경기에서 5개나 때려 냈다. 시리즈 전적은 3승1패 넥센 승리. 하지만 LG도 2차전에서 8회초에만 8득점을 올리는 등 공격 집중력을 보여 줬다. 경기당 득점은 10.5점. 올 시즌 두 팀의 매치업인 준PO 평균 득점은 6.75점에 불과했다. 넥센이 목동구장에서 고척돔으로 이전했다는 변수는 있지만 차이가 너무 크다.2000년 이전, 가장 타고투저가 두드러졌던 1999년도 마찬가지였다. 정규 시즌 평균 타율 0.276, 평균 득점 10.77점 모두 당시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그해는 양대리그제오 각 리그 1·2위가 교차로 맞붙어 PO를 치렀다. 매직리그 1위 삼성과 드림리그 2위 롯데가 치른 PO 한 축은 7차전까지 갔다. 두 팀 합계 24홈런이 터진 화력전이었다. 5~7차전 모두 각각 5득점 이상 올리기도 했다.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한화도 매직팀 2위 두산과 PO 4경기에서 홈런만 7개를 때려 내며 4승을 거뒀다. 4경기 평균 득점은 9.25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왜 달랐을까. 이유는 단순했다. 선발투수들이 대체로 호투를 펼쳤다. 1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가 16번 나왔다. 정규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투수 대부분이 가을 야구 마운드를 밟았다. 투수 부문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 순위 상위 10명 중 메릴 켈리(SK)와 라이언 피어밴드(kt)를 제외한 8명이 포스트시즌에 출장했다. 평균자책점 부문 5걸 중 4명, 13승 이상 기록한 7명 전원도 마찬가지다. 특히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맞붙은 KIA 헥터 노에시와 LG 데이비드 허프는 각각 7이닝 1자책과 7이닝 2자책을 기록했다. 넥센 앤디 밴 헤켄은 준PO 2차전에서 7⅔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포스트시즌 유일한 승리를 선사했다.외인 투수 맞대결이던 NC와 LG의 PO 1·2차전도 투수전이었다. 1차전 LG 선발 헨리 소사는 6⅓이닝 무실점, NC 에릭 해커 7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2차전에선 LG 허프가 7이닝 2실점, NC 재크 스튜어트는 7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2연승을 거둔 NC는 그저 LG 타선보다 결정적인 순간에 집중력이 좋았을 뿐이다.두산의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끈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은 한국시리즈에서도 강했다. NC 중심타선을 농락했다. 니퍼트는 1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 보우덴은 3차전에서 7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반면 각 팀 간판타자들은 기대에 못 미쳤다. LG 타선 대들보 박용택은 PO에서 17타석 만에 첫 안타를 쳤다. 두산 선발진 대항마로 전망된 나성범, 에릭 테임즈, 이호준, 박석민도 KS에서 모두 1할 타율에 그쳤다. 테임즈의 홈런포는 4차전 9회말, 0-8으로 뒤진 상황에서야 나왔다. 결국 올해 포스트시즌의 이변은 외국인 투수가 주도했다. 10구단 체제가 되면서 1군 투수들은 양적으로 늘어났지만, 질적으로 하락했다. 수준급 외국인 투수에 대한 수요가 더 커졌고, 몸값은 올라만 간다. 외국인 투수 몸값은 200만 달러 선을 넘었다. 양극화도 심화됐다. 타자들이 타율이 높아질 수 있던 이유다. 내국인 투수, 특히 선발 자원이 사라지고 있다는 건 최근 한국 프로야구가 안고 있는 문제다.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도 이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안희수 기자 2016.1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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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로위, 멕시칸리그의 '왕'으로 군림한 투수

멕시칸리그 에이스 조쉬 로위(32)가 kt 유니폼을 입는다.kt는 7일 '마리몬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로위를 총액 22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연봉 17만 달러)에 영입한다'고 전했다. 로위는 직구 구속이 시속 140km 중반대에 형성되고, 커브를 주로 던지는 우완이다.노스웨스트 플로리다 주립대를 다녔던 로위는 2007년부터 머서대에서 뛰었다. 하지만 졸업 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했다. 대학교 4년 통산 성적은 6승6패 평균자책점 3.92였다. 눈에 띄는 기록이 아니었고, 머서대 자체가 대학리그에서 전력이 강한 곳이 아니었다. 2008년부터 독립리그에서 뛴 로위는 2014년에 멕시칸리그 몬클로바에서 활약 중이다. 멕시칸리그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 수준. 올 시즌 성적은 13승3패 평균자책점 1.65다. 103⅔이닝 동안 무려 삼진 131개를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926으로 특급 수준이다. 올 시즌 멕시칸리그에서 최소 10번 이상 선발 등판하고 평균자책점 1점대를 유지 중인 3명의 투수 중 한 명이다. 탈삼진 100개 이상은 로위가 유일(2위 안토니오 구즈만 91개)하다.등판일지도 화려하다. 지난 2일 선발 등판에선 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1일에는 6이닝 1피안타 1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6월에 선발 등판한 6경기 성적이 5승1패 평균자책점 0.44다. 오른손투수지만 왼손타자 피안타율이 0.168(오른손타자 피안타율 0.213)로 낮다.김진훈 kt 단장은 "팔꿈치 부상을 당한 마리몬의 회복 및 재활 기간 그리고 잔여 경기 일정을 고려 했을 때, 더 함께 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후반기를 앞두고 투수력 보강을 통한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로위 영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6.07.0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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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우승은 팀을 어떻게 강하게 만드나

두산은 늘 '강한 팀'이었다. 최근 10년 간 일곱 번이나 가을 잔치에 나갔다. 그 중 네 번은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최강'은 아니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지만, 페넌트레이스 성적은 3위였다.그런 두산이 올해는 압도적인 힘을 뽐낸다. 시즌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2위 NC와 벌써 6.5경기 차.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이 대단하다. 많은 야구 관계자들은 요즘 두산을 보면서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확실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라고 감탄한다.한국시리즈 우승은 어떻게 팀을 이토록 강하게 만드는 것일까. ◇KS 우승의 선물, 자신감·넓은 시야·동료 의식야구는 멘탈 게임이다. 우승의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다. 익숙한 말이지만, 그래서 공감이 쉽게 된다. 한대화 KBO 경기감독위원은 현역 시절 해태와 LG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별명이 '우승 청부사'였던 그는 "선수들이 우승을 한 번 하고 나면 확실히 플레이 수준이 높아진다. 포스트시즌에 뛰는 것만 해도 큰 도움이 되지만, 우승을 경험하는 맛은 또 다르다"며 "기본적으로 자신감이 붙으니까 플레이 하나 하나에 여유가 생긴다"고 했다. 또 다른 '해태 왕조'의 주역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한국시리즈라는 우승의 고비를 넘기면서 느끼는 자신감과 성취감은 그 어떤 경험과도 바꾸기 어렵다. 자신의 플레이에 확신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시야도 넓어진다.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큰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알아서 자기 할 일을 찾아서 움직인다. 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어떤 상황에 집중해야 할지를 깨닫게 된다"며 "경기를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내 플레이만 신경쓰는 게 아니라 팀 전체를 하나로 인식하게 된다"고 했다.경기의 흐름을 읽게 되면, 스스로 '팀'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박 위원은 "함께 우승을 일구고 나면 또 힘을 합쳐 우승해야겠다는 동료 의식이 높아진다"며 "요즘의 두산도 그렇고, 지난해까지 4연패했던 삼성도 그랬고, 2000년대 후반의 SK도 그랬다. 선수단 전체의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고 덧붙였다. ◇베테랑과 유망주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젊은 선수라면 한국시리즈 우승에서 더 많은 걸 배우고 느낀다. 박재홍 위원은 20대엔 현대에서, 30대엔 SK에서 각각 우승을 함께 했다. 같은 우승이라도 의미가 달랐다.그는 "신인 때 입단하자마자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했다. 이후 플레이에 여유가 생기면서 2년 뒤 우승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SK 시절에는 베테랑으로 젊은 선수들이 우왕좌왕하지 않게 조언해주는 역할을 했던 것 같다"며 "한국시리즈 같은 큰 무대를 경험한 유망주는 이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어, 이것 봐라' 싶은 플레이를 종종 보여 주기도 한다"고 했다. 베테랑으로 경험하는 우승에도 또 다른 느낌이 있다. 한대화 위원은 "해태 시절에는 다들 잘 하는 선수들이 모여 있다보니 '내가 안 해도 다른 사람이 잘 하겠지'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1994년 LG에서는 내가 고참 선수였고,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그렇게 우승을 하고 나니 그해의 우승에 애착이 많이 생겼다"고 털어 놓았다. ◇방심, 그리고 마운드 붕괴를 경계하라정상에 오르기는 어렵다. 그러나 내려오는 건 순식간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성적이 곤두박질친 팀이 적지 않았다.멀리 갈 것도 없이 바로 두산이 그랬다. 1995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지만, 이듬해엔 사상 최초로 '최하위가 된 지난해 챔피언'이 됐다. LG는 MBC 청룡을 인수해 새 출발했던 1990년에 곧바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이듬해 정규시즌 6위에 그쳤다.한대화 위원은 이에 대해 "우승의 환희는 그 해로 끝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듬해 스프링캠프로 출발하는 순간 '우리가 우승팀이다'라는 생각을 잊어 버려야 한다. 해태 시절 4년 연속 우승도 해봤지만, 선수들 모두 매년 캠프에 가서는 싹 잊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정규시즌에도 끝까지 해이해지지 말고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팀 중 대다수가 다음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성공했다. 단, 중요한 조건이 있다. 이순철 위원은 "투수력이 뒷받침돼야 우승의 여운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다"고 했다.롯데는 1984년과 1992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지만, 그 과정에서 에이스를 지독하게 혹사했다. 그리고 우승 이후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한화도 1999년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2000년 매직리그 3위에 만족해야 했다. 20홈런 타자를 다섯 명이나 배출했는 데도 힘을 못 썼다. 18승 에이스 정민철이 일본으로 떠나고 14승 선발 투수 이상목이 부상으로 이탈한 탓이다.이 위원은 "두산은 새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잘 해주고 불펜에 정재훈이라는 천군만마가 나타났다. 투수진 안정화가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더 강해진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두산 전 주장과 현 주장이 말하는 우승 효과두산은 지금 한국시리즈 우승의 효과를 바람직한 방식으로 누리고 있다.한대화 위원은 "요즘 두산 경기에선 선수들의 움직임 자체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공격은 둘째 치고 수비가 정말 좋다. 어린 선수들도 여유가 넘치고, 손발이 척척 맞는다"고 했다. 그는 "특히 런다운 플레이에서 타구 하나로 주자 두 명을 아웃시키는 장면을 벌써 두 번쯤 본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지난해 주장이던 내야수 오재원은 그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고 있다. "확실히 우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제 선수들 표정만 봐도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알아서 한다는 확신이 든다"며 "항상 1~2점차 접전을 이겨내야 강팀이라고 얘기하지 않나. 승부가 타이트할 때 공격적으로 수비하는 모습에서 지난해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현 주장인 내야수 김재호는 올해 한국시리즈는 물론 정규시즌 우승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두산의 자랑인 '미라클'이라는 단어와도 작별할 때가 왔다고 믿는다.김재호는 "'기적'이라는 단어 자체가 정규시즌 1위가 아닌데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기 때문에 따라온 것 아닌가"라며 "선수 모두가 이제는 정규시즌 우승팀 자격으로 한국시리즈에 선착해 다시 한 번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배영은 기자 2016.05.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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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시범경기 통해 엇갈린 ‘투타 명암’

롯데는 올 시범 11경기에서 4승1무6패를 기록, 승률 0.400로 9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시범경기 부진의 원인으로 엇갈린 투타 명암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의 투타 성적과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지난시즌 팀 평균자책점 2위(3.92)를 기록한 마운드는 올 시범경기에서 가장 나쁜 성적을 남겼다. 반대로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한 타선은 시범경기에서 각종 공격 지표가 상위에 랭크됐다. ◇흔들린 마운드, 컨디션 문제일까롯데 마운드는 시범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6.09를 기록했다. 9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6점대 평균자책점이다. 홈런은 가장 많은 12개를 허용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다소 낯선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투수들의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롯데는 사직구장 공사 문제로 홈 시범경기 6경기 중 4경기를 2군 상동구장에서 치렀다. 나머지 2경기는 새로 개장한 울산 문수구장에서 했다. 김 감독 말처럼 홈 경기지만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등 시범경기 환경이 좋지는 않았다. 선발에서는 옥스프링과 장원준을 제외하고 모두 부진했다. 송승준은 2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5.59, 유먼은 1패 평균자책점 15.00을 기록했다. 송승준은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다. 유먼은 무릎 수술 후 아직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라고 했다. 5선발 후보 김사율과 배장호도 믿음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송승준과 유먼은 부상이 아니고서는 무조건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한다. 김 감독은 "남은 일주일 동안 정상 컨디션을 찾아야야 한다"고 강조했다.불펜은 최대성이 유일하게 제몫을 했다. 4경기에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그러나 팔꿈치 수술을 한 만큼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것이 정민태 투수 코치의 생각이다. 두 왼손 투수 강영식과 이명우의 부진이 눈에 띈다. 강영식은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50, 이명우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00에 그쳤다. 이명우는 "시즌에 맞을 거 미리 왕창 맞는 거 같다.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날씨 때문에 몸이 덜 올라왔을 뿐"이라고 했다. 정대현과 김성배는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투수 출신인 만큼 지키는 야구를 하려고 한다. "방망이는 기복이 있기 때문에 결국 바탕은 투수력"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시즌 초반 마운드가 안정되지 못한다면 김 감독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살아난 방망이, 유지하는 것이 관건롯데 타선은 11경기에서 타율 0.283·12홈런·51타점·55득점·장타율 0.437을 기록했다. 타율과 장타율은 리그 1위, 홈런은 2위에 올랐다. 비록 시범경기 성적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장타력이 좋아졌다. 그러나 선수들은 겸손한 모습이었다. 울산에서 홈런을 기록한 손아섭은 "타격감이 올라오면서 타구의 코스가 좋아진 것 같다"면서도 "상동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장타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울산은 외야가 넓어 2루타가 나오기 좋더라. 결국 사직에서 잘 쳐야 한다"고 말했다.황재균과 손아섭, 정훈, 이승화가 좋은 타격을 선보였다. 황재균은 시범경기 타율 0.407로 유일하게 4할을 넘겼다. 손아섭은 명불허전의 모습을 보여줬다. 시범경기 초반 헛방망이질을 했지만, 이내 타격감을 끌어올리더니 4할 타율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2루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정훈은 타율 0.348·1타점·5득점을 기록했다. 이승화는 좌익수 경쟁자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타율 0.289·출루율 0.341로 경쟁자 김문호, 김대우를 따돌렸다. 김 감독은 "타선이 지난해에 비해 무게감이 생겼다"며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5일의 휴식기 동안 두 차례 자체 청백전을 치를 예정이다. 타자들의 타격감을 조율하고, 마운드를 다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유병민 기자 yuballs@joongang.co.kr 2014.03.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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