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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국야구 로컬룰 돋보기] <5> 우리나라에서도 오타니를 허하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야구 경쟁력 강화에 몰두 중이다. 끝없이 고민하고 룰을 개정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규칙과 달리 KBO의 야구 규칙과 운영은 과거에 머무르곤 한다. 이번 연재를 통해 규칙과 운영 측면에서 한국 야구, MLB,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의 야구가 어떻게 다른지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현재 지구상 최고의 야구선수가 누구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라 답할 것이다. 오타니는 2023년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 주역이다. MLB에서 만장일치 MVP를 두 번(2021·2023) 받은 선수는 유구한 역사에서 오타니가 유일하다. 2024년에는 부상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지만, 타격에서는 여전히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타니는 베이브 루스(1895~1948)를 제치고 소위 '이도류', 투구와 타격에서 모두 걸출한 선수를 말하는 대명사가 됐다. 오타니는 데뷔 때부터 MLB에 광풍을 일으켰다. 그가 투수와 타자 모두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친 덕분에 당시 MLB 사무국은 두 가지 측면에서 야구 규칙을 손봤다. 하나는 2020년 추가된 투타겸업 선수를 별도로 분류하는 규칙이다. 다른 하나는 1973년 만들었던 지명타자 제도의 대폭 수정이다. 무려 49년 만의 일이다. 2020년 MLB는 정규 로스터에 등록할 수 있는 투수 숫자를 최대 13명으로 설정하면서 동시에 이들만 정식 경기에서 던질 수 있도록 규칙을 신설했다. 야수가 마운드에 올라올 수 있는 경우는 세 가지로 제한했다. 연장전에 돌입했을 때, 6점 이상으로 벌어졌을 때, 투타겸업으로 등록된 선수일 때다. 투타겸업 선수 조건도 정했다. 한 시즌 투수로 20이닝을 던지면서 20경기에서 3타석 이상씩 출전해야만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 자격은 조건을 달성한 당해와 다음해까지 유지된다. 도입 당시 MLB에서 이 자격을 갖춘 선수는 오타니가 유일했다. 2022년엔 오타니를 위한, '오타니 룰' 규칙 변경이 더해졌다. 2021년 4월 5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는 아메리칸리그 팀으로는 1976년 이후 처음으로 지명타자를 사용하지 않은 팀으로 기록됐다. 당시 선발 등판했던 오타니는 2번 타자로도 나섰다. 당시 그는 투수로 4와 3분의 2이닝을 던지고 등판을 마친 그는 타자로도 3번의 타석만 소화한 상태에서 출전을 마무리했다. 등판을 마쳤다는 이유로 40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빠진 거다.그렇게 '오타니 룰'이 도입됐다. 새 규칙이지만, 미국에선 낯선 개념이 아니었다. 미국 대학 리그(NCAA) 규칙에서는 지명타자를 쓰면서도 9명의 선수로 경기를 시작할 수 있는 규칙이 존재해서다. 이는 'P/DH' 혹은 '지명타자 겸업 투수'로 불린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내려오더라도 타석에서는 계속 뛸 수 있는 게 골자다. P/DH 규칙은 미국 고등학교 리그(NFHS) 규칙에서도 2020년부터 도입됐다. NFHS는 NCAA보다 한 술 더 뜬다. 투수가 아닌 다른 야수에 대해서도 지명타자를 선택할 수 있다. P/DH 규칙은 현재 MLB 룰과 비슷하다. 선발투수 오타니가 3번 타순에 P/DH로 라인업에 등재됐다고 가정하자. 오타니가 6이닝 투구 후 다른 투수 A와 교체되더라도 오타니는 3번 지명타자 자리를 유지하면서 경기에 계속 나설 수 있다. 다만 투구를 마친 오타니가 다시 투수로 등판할 수는 없다. 투수에서 곧바로 다른 수비위치로 바뀌지 않는 이상 야수로 출전할 수도 없다. 물론 오타니 같은 선수는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에서도 모래 속의 바늘과 같은 존재다. MLB에서도 수많은 선수가 최상위 단계에서 투타겸업을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도입 3년 차인 2024년에도 '오타니 룰'은 여전히 그만을 위한 규칙으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오타니 룰'은 우리에게 무의미한 규칙일까? 우리나라는 MLB가 2020년 도입한 투타겸업 선수에 대한 규칙과 2022년 도입한 지명타자 겸업선수 조항을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 전자는 MLB의 고유한 로스터 규칙과 연관된 것이기에 우리나라 야구 실정엔 맞지 않는다. 만약 KBO의 어떤 구단이 투타겸업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려고 한다면, 야구규칙이 아니라 KBO 규약 부분을 손봐야 할 필요는 있겠다. 후자는 다르다. 공식야구규칙은 KBO와 KBSA가 주관하는 대회 모두를 위한 규칙이다. 프로와 아마추어가 동일한 규칙책을 사용해 경기를 진행한다. KBO리그에서는 투타겸업 선수의 등장이 현실성이 없겠지만, 아마추어에선 유효할 수 있다. '한국의 오타니'를 만들어 낼 가능성을 제공해 준다. 우리나라 아마추어에선 투수가 그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인 경우가 드물지 않다. 운동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가 어떤 분야든 좋은 성적을 내기 때문이다. 이승엽, 추신수, 이대호부터 나성범, 강백호, 김건희, 전미르 등은 모두 고교 시절 투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친 바 있다.경북고 시절 투타겸업으로 이름을 알린 전미르의 2023년 기록을 살펴보자. 경북고는 2023년 4월 1일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충암고전에서 전미르를 선발투수이자 6번 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전미르는 5와 3분의 2이닝 4실점한 뒤 1루로 수비 위치를 옮겨 남은 경기를 소화했다. 대신 1루수를 보던 7번 타자 정희찬이 구원 투수 이승헌과 교체됐다. 만약 P/DH 규칙이 있었다면 전미르는 수비 출장 없이 타격만 했을 거다. 구원등판 한 이승헌도 타격하지 않고 투구만 할 수 있었다.P/DH 규칙은 투타에서 뛰어난 선수를 경기 끝까지 활용할 수 있다. 또 선수 기용에서도 다양한 전략이 가능해진다. 경기를 9명으로 시작해 10명으로 마칠 수도 있고, 잦은 포지션 변경 없이 경기를 이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국제대회에서 P/DH 방식이 도입될 수 있다는 점고 고려할 부분이다. WBSC 주관 대회에서는 P/DH방식이 허용된다. 당장 다가오는 프리미어12 외에도 다른 연령별 대회에서 P/DH를 마주할 수 있다.현실적으로 '한국의 오타니'를 볼 가능성은 낮다. 그래도 P/DH규칙은 '혹시'라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한국에서도 김성한 이후 프로에서 투타 모두에서 기록을 남길 선수가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 꿈나무들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길을 열어서 나쁠 건 없어 보인다.이금강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광역 세인트루이스 심판협회 심판 2024.09.1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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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나종덕→투수 나균안 "롯데 팬들 기립박수 소름 끼쳤죠"

타자 뒤에 서다 앞에 서니 야구 인생이 바뀌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나종덕에서 변신한 투수 나균안이 활짝 날개를 펼쳤다.지난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6으로 뒤진 6회 초 나균안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롯데 팬들이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팀은 크게 뒤졌지만, 멋진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선발 이승헌이 1회에만 4실점해 급하게 나선 나균안은 6회 2사까지 5이닝 5피안타 2실점했다. 최고 시속 145㎞의 포심패스트볼과 컷패스트볼, 포크볼을 섞어 개인 최다인 10개의 탈삼진을 잡았다.열흘이 지났지만 나균안은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그는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박수를 보내주셨다. 소름끼쳤다. 그런 환호를 오랜만에 받아서 정말 기분좋았다. 경기 끝나고도 여운이 오래 가더라. 가족들도 굉장히 좋아했다"고 말했다.나균안은 "롯데 팬들이라 그런 환호가 가능했다. 우리 선수들도 관중 입장과 육성 응원이 돼 힘을 많이 받는다. 지고 있어도 팀 분위기가 팬들 덕분에 뜨겁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몇 년 전까지 그는 환호보다 비난을 더 많이 받는 선수였다. 2017년 마산용마고를 졸업한 그는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단했다. 당시 포지션은 포수. 2014년 1년 선배 김민우(한화 이글스)와 함께 노히트노런을 만들었고, 청소년 대표로도 활약한 대형 유망주였다.때마침 주전포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나종덕은 프로 2년차 때부터 1군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2년간 팀내 포수 중 가장 많은 128경기에 선발 출전했지만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까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나균안은 "잘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기간이 길어서 힘들었다"며 "첫 해엔 '괜찮아지겠지'란 마음이었지만 나중엔 야구장에 나오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가끔 기사 댓글을 봤는데, 상처받진 않았다. 가족에 대한 비방이 있을 땐 가슴 아팠지만, 현실이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2020년 투수가 됐다. 성민규 롯데 단장은 왼손목 골절 부상을 입은 나균안에게 전향을 권했다. 중학 시절까지 투수를 한 적이 있지만, 포수가 천직이라 생각한 나균안은 아쉬웠지만 받아들였다. 1년 동안 2군에서 투수와 포수를 함께 했다. 이름도 '종덕'에서 '균안'으로 바꿨다. 개간할 균(畇)자에 기러기 안(雁)자. 노력한 만큼 더 높이 오르라는 의미였다.지난해 나균안은 포수 미트를 내려놓았다. 1군에서 투수로 경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제구력을 끌어올리면서 지난해 5월 1군 데뷔전을 치렀고, 6월엔 선발로 나와 데뷔 첫 승까지 거뒀다. 2020년 결혼한 그는 11월엔 딸 리율까지 얻었다. 연봉도 4300만원에서 5800만원으로 인상됐다.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다고 다짐한 나균안은 더 강해졌다. 아직 세 경기만 치렀지만 7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5개나 잡았다. 아웃카운트 3분의 2 이상이 삼진이다. 임경완 롯데 불펜코치는 "빠른공 구속이 지난해보다 2~3㎞ 향상됐다. 그러면서 포크볼의 위력도 좋아졌다. 타자들 입장에선 배트가 따라나갈 수 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지난 14일 광주 KIA전도 뜻깊었다. 딸의 육아를 도와주는 장인, 장모님 앞에서 1과 3분의 2이닝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나균안은 "부모님과 처가 식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아직 딸이 어린데 제가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신다"고 했다.메이저리그 현역 최다 세이브를 거둔 켄리 잰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KT 위즈 김재윤도 포수에서 전향한 사례다. 둘은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나종덕은 다양한 구종을 앞세운 '기교파'에 가깝다. 임경완 코치는 "포수 출신인데도 손재주가 좋아 투수 입문 2년 만에 다양한 변화구를 익혔다. 포수로서 경험 덕분에 타자 심리도 잘 읽고, 영리하다"고 했다. 사실 포수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지운 건 아니다. 나균안은 "투수를 하겠다고 말했을 때도 미련이 있었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평생 해왔던 포지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내 포지션은 투수고, 1군에서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하니까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고 했다. 팬들은 제구력이 좋은 그를 '나덕스(나종덕+그렉 매덕스)'라고 칭찬하기도 한다. 잰슨과 합친 '종덕 잰슨'이란 별명도 있다. 하지만 나종덕이 가장 좋아하는 건 '나균덕'이다. 투수 균안과 포수 종덕이 합쳐진 이름이다. 나균안은 "나덕스보다는 친근감 있고 듣기 좋다. 팀원들도 균덕이라고 자주 부른다. 선배님들이 급하게 포수가 없는 상황이 되면, 나종덕으로 유니폼 갈아입고 나가라는 동담도 하신다"고 웃었다. 나균안의 야구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아직 그에게는 이루고 싶은 꿈이 더 많다. 더 많이 마운드에 오르고, 기회가 된다면 태극 마크도 달고 싶다. 나균안은 "아직은 완벽한 1군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하루가 소중하다"고 했다.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4.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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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발 전환 테스트, 최준용이 넘어야 할 벽

지난해 20홀드를 기록하며 신인상 투표 2위에 올랐던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21)이 선발 투수 전환 테스트를 받는다. 최준용은 지난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 8-0으로 앞선 5회 초 박세웅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5회부터 6회까지 30개의 공을 던진 최준용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020년 프로에 데뷔한 그의 한 경기 최다 투구가 2이닝이었다. 게다가 시범경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었다. 최준용이 이날 3이닝을 책임진 건 보직 전환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다만 선발과 불펜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투 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 최준용은 지난해 20홀드(4승 2패)를 차지한 불펜 투수다. 총 44경기에 등판해 47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은 2.85로 좋았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직구 구위를 자랑하며 셋업맨으로 맹활약, 롯데가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치도록 허리를 책임졌다. 그는 지난달 스프링캠프 시작하면서 선발 투수 변신을 준비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그동안 최준용의 보직 전환 가능성을 꽁꽁 숨겨왔다. 롯데가 이런 선택을 한 건 선발 마운드가 약하다는 방증이다. 박세웅을 제외하면 확실한 믿음을 주는 국내 투수가 없다.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바뀌었고, 4~5선발을 놓고 경쟁 중인 이인복과 이승헌, 김진욱 등은 경험이 적다. 서튼 감독은 "5선발에 여러 옵션을 두는 건 좋은 방법이다. 최준용이 선발 투수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적 있고, 캠프 전에 최준용과 이야기를 나눠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준용은 14일 선발 등판에서 나름 합격점을 받았다. 3이닝 동안 44개의 공을 던졌고 무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리키 메인홀드 투수 코치는 이날 경기 종료 후 최준용에게 "네가 가진 구종을 잘 활용하면서 멋진 투구를 보여줬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칭찬했다. 다만 선발진 진입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최준용이 밝힌 불펜 최다 투구는 40~50개다. 여느 선발 투수의 절반 수준이다. 선발 등판 시 100개 가까운 공을 던지는 것은 당장 무리다. 불펜 투구를 늘려야 한다. 체력적 부담도 뒤따를 수 있다. 최준용의 최고 무기는 회전수가 많은 직구다. 하지만 14일 경기에서 이닝이 거듭될수록 힘이 떨어졌다. 이날 최고 스피드는 시속 149㎞까지 나왔지만 7회 직구 최저 시속은 143㎞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최준용의 직구 구사율은 70%가 넘는다. 구종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직구 위력이 감소하면 어려움을 맞을 수 있다. 최준용도 "구속이 조금 떨어지는 걸 느꼈지만 몸을 만들어 시즌에 돌입하면 크게 문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지난해 5월 어깨 근육 파열로 이탈한 전력이 있어 보직 변경에 따른 몸 상태 관리도 중요하다. 서튼 감독은 "남은 시범경기에서도 최준용을 선발로 계속 활용해 지켜볼 것"이라면서 "선발이 안 되더라도 원래 맡던 셋업맨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최준용은 "보직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 지금까지 특별히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2022.03.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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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최준용의 3이닝 깜짝 투구, 이유는 선발 전환 테스트

지난해 20홀드를 올리며 신인상 후보에 오른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21)이 선발 투수 전환 테스트를 받는다. 최준용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 8-0으로 앞선 5회 초 박세웅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5회와 6회를 30개를 던진 최준용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시범경기임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이었다. 2020년 프로 데뷔한 최준용의 정규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는 2이닝이다. 최준용이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진 비밀은 경기 뒤 풀어졌다. 최준용은 "원래 오늘 경기 선발 등판 예정이었다. 어제(12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하루 밀려 (박)세웅이 형이 선발 등판하고, 내가 오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며 "코치진에서 선발 투수 전환을 테스트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최준용은 지난해 20홀드(4승 2패)를 차지한 불펜 투수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직구 구위를 자랑하며 셋업맨으로 맹활약했다. 평균자책점도 2.85로 좋았다. 롯데가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치도록 허리를 책임졌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선발 투수 도전 의사를 드러냈다. 당장 선발 투수 전환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포부를 밝힌 것이었다. 서튼 감독은 외국인 원투 펀치에 토종 에이스 박세웅까지 1~3선발을 확정했다. 나머지 4~5선발을 놓고 이인복과 이승헌, 김진욱 등 젊은 투수가 경쟁하는 구도였다. 선발 투수 후보로 특별히 최준용을 언급한 적 없다. 그래서 14일 최준용의 3이닝 투구, 선발 전환 테스트는 깜짝 소식이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최준용의 선발 전환 테스트와 관련해 15일 언급할 예정이다. 최준용의 보직은 아직 미정이다. 일단 불펜에서 40~50개까지 공을 던졌다. 선발과 불펜, 투 트랙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일단 실전 경기에서 첫 번째 테스트는 합격점이다. 3이닝 동안 44개의 공을 던졌고 무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리키 메인홀드 투수 코치는 이날 경기 종료 후 최준용에게 "네가 가진 구종을 잘 활용하면서 멋진 투구를 보여줬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칭찬했다. 최준용은 "보직에 관계 없이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 지금까지 특별히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부산=이형석 기자 2022.03.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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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D-7, KT 미니캠프 두 가지 화두

올 시즌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는 3전 2승제로 진행된다. KBO는 전반기 막판, 코로나19에 감염된 1군 선수들이 나오자 시즌 중단을 결정했다. 도쿄올림픽 휴식기까지 겹친 탓에 정규시즌 완주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5전 3승제였던 PO 일정까지 축소했다.한국시리즈(KS)에 직행한 팀의 어드밴티지도 줄어들었다는 시선이 있다. 이전까지는 최소 3경기 이상 치르며 전력과 체력을 소모한 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상황에 따라서는 1차전에서 상대 에이스를 피할 수도 있었다. 올해는 두 경기만으로 PO 승자가 결정될 수 있다. 창단 처음으로 정규시즌 1위에 오른 KT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오히려 반기고 있다. 그는 "유리한 점도 있다. 경기 감각 저하를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딱 적당한 기간이 남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KS에 직행한 팀은 체력을 회복할 시간은 충분히 얻는다. 반면 실전 감각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타자들이 빠른 공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야구 대표팀도 대회 초반, 가라앉은 타선의 공격력 탓에 고전했다.남 얘기가 아니다. KT는 정규시즌 2위에 오른 지난해, 연습경기 없이 자율 훈련만으로 PO를 대비했다. 체력 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두산과 치른 PO 1~4차전에서 총 8득점에 그쳤고,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탈락했다. 이강철 감독 입장에서는 실전 감각 저하를 경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예년보다 줄어든 휴식기가 오히려 KT가 안고 있던 변수 한 가지를 지울 수 있다고 본다.KT는 지난 3일부터 KS 대비 훈련에 들어갔다. 화두는 역시 실전 감각 회복이다. 8~9일에는 김해 상동구장에서 롯데와 연습 경기를 치른다. 11일에는 홈구장에서 한화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강철 감독이 직접 다른 구단에 요청했다. 롯데는 김진욱, 이승헌 등 1군에서 활약한 젊은 투수들이 등판할 예정이다.KT는 KS 전까지 '미니 캠프'를 진행한다. 이강철 감독은 야수진 실전 감각 회복을 유도하면서, 투수진 운영 구상도 남은 퍼즐을 맞출 계획이다.일단 선발 투수로 나설 4명은 확정했다. 1차전에 등판할 투수는 상대 팀과 선수의 컨디션을 보고 결정한다. 정규시즌에 선발 임무를 맡았던 배제성과 소형준 중 한 명은 불펜 투수로 나설 전망이다. 정규시즌 막판 부상으로 이탈했던 '스윙맨' 엄상백이 복귀를 앞둔 상황. 3이닝 이상 소화할 수 있는 투수가 많아진다. 이강철 감독은 "롱릴리프가 3~4명 정도 된다. 이번 포스트시즌 마운드 운영에 중요할 부분이다"라고 했다. 보직, 등판 순번도 다시 정한다.이강철 감독은 훈련이 재개된 첫날(3일) 선수들에게 "KS는 즐길 수 없는 무대다. 여기까지 왔으니 꼭 이기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노리는 KT가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1.0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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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3일부터 최준용·한동희·나승엽 등 마무리 훈련 실시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가 11월 3일부터 26일까지 총 23일간 마무리 훈련을 한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 22명이 상동구장에서 훈련한다. 주로 젊은 선수들이 참가한다. 최준용과 이승헌과 김도규(이상 투수), 한동희·나승엽·김민수·추재현·신용수(이상 야수) 등이 구슬땀을 쏟는다. 포수 3인 지시완과 안중열, 손성빈도 포함됐다. 선수단은 2일부터 합류하는 교육리그 경기 출전조와, 리커버리조 두 조로 나뉘어 운영된다. 서튼 감독은 "마무리 캠프는 가장 기대되는 시간 중 하나다. 1대1 혹은 작은 그룹으로 질 높은 훈련이 가능해 선수 개개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교감할 수 있고,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신인 선수들의 프로 첫 훈련을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 신인답게 프로에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잘 성장해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형석 기자 2021.11.0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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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수 5명, 야구인 2세, 홈스쿨링…신인 지명 2년 연속 싱글벙글 롯데

2022 롯데의 선택은 화제를 모았다. 롯데는 지난 13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경북고 우완 투수 진승현을 지명했다. 진승현은 KIA 진갑용 배터리 코치의 아들이다. 올해 고교 무대 6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80을 올렸다. 총 20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 30개, 4사구 13개를 기록했다. 롯데는 1라운드 서울고 외야수 조세진에 2라운드 진승현까지 지명하면서 싱글벙글이다. 구단 관계자는 "드래프트가 열린 오전까지 1라운드에 조세진과 진승현의 지명을 두고 고민했다"며 "우리에게 진승현의 지명 기회가 올지 몰랐다. 1라운드에 타격이 좋은 조세진(2021년 22경기 타율 0.506, 5홈런, 25타점, OPS 1.463)을 뽑았다. 진승현은 선발 투수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진승현 외에도 운동 DNA를 물려받은 2세 선수를 여럿 뽑았다. 배구 국가대표 출신 하종화 전 현대캐피탈 감독의 아들 덕수고 투수 하혜성이 5라운드에 지명됐다. 하혜성은 올해 26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4사구를 33개나 내줘 제구력 보완의 과제가 있지만, 190㎝, 90㎏ 당당한 체격과 150㎞의 빠른 공이 장점이다. 또 강릉영동대 김철기 감독의 아들 강릉고 내야수 김세민(3라운드 28순위), 롯데 외야수 출신 엄정대 운영팀 책임의 아들 부경고 포수 엄장윤(8라운드)이 롯데에 입단하게 됐다. 구단 관계자는 "공교롭게 2세 선수를 많이 뽑았다"며 "아버지의 뛰어난 유전자를 물려받은 게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 아버지가 뛰는 모습을 보고 자랐고, 승부욕도 있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많은 구단이 최대 10명을 뽑을 수 있는 드래프트에서 야수보다 투수 수집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번에도 NC와 SSG(이상 7명)와 KT, 키움, 한화(이상 6명)가 절반 이상을 투수 지명했다. LG와 두산, KIA도 가장 많은 5명을 투수로 뽑았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투수는 2명으로 가장 적고, 내야수는 절반인 5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외 외야수 2명, 포수 1명이다. 팀 상황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팀 내 투수 유망주가 많다. 1군에서 김진욱과 최준용, 이승헌, 서준원 등이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반면 내야는 외국인 딕슨 마차도가 2년째 유격수로 뛰고 있다. 향후 내야 자원 육성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구단 관계자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우리 팀 투수를 뛰어 넘을만한 경쟁력을 갖춘 아마추어 선수가 많이 보이지 않았다"며 "3라운드 이후 내야수 지명을 계획했다. 윤동희, 김세민, 한태양 등 좋은 내야수를 많이 뽑아 대만족이다. 일단 유격수로 가능성을 점검한 뒤 포지션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가 9라운드에 뽑은 김서진은 독특한 이력을 갖췄다. 야구를 제대로 배운 적도 없다. 리틀야구에서 3년을 뛴 게 전부다. 홈스쿨링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유튜브와 책으로 기술을 습득했다. 관계자는 "다소 거친 면이 있지만, 9라운드에서 뽑을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이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드래프트에 만족한다. 올해 입단한 손성빈(1차)과 김진욱(2차 1라운드), 나승엽(2차 2라운드)은 1차 지명 후보로 손색없던 유망주로 지금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민규 단장은 "만족도는 100점 만점 100점이다. 우리가 원했던 선수를 모두 뽑아 좋다"고 반겼다. 이형석 기자 2021.09.14 15:34
야구

거인 군단의 부풀어 오르는 꿈, AGAIN 2017

2017년 뜨거웠던 부산의 가을, 롯데가 다시 한번 그때의 짜릿한 기억을 떠올린다. 6월 중순까지만 해도 꼴찌였던 거인 군단이 8월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롯데는 'Again 2017'에 도전한다. 롯데는 9일까지 후반기 13승 8패 2무를 기록했다. 이 기간 승률이 0.619로 10개 팀 중 가장 높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팀과 승차는 5경기까지 좁혔다. 롯데는 아직 44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포스트시즌 진출 도전이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롯데는 전반기를 5위 NC에 7게임 뒤진 채 마쳤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멀게만 보이던 가을 야구의 꿈이 점차 부풀어가고 있다. 4년 전, 롯데는 후반기 대역전 드라마를 쓴 적이 있다. 2017년 전반기 41승 44패 1무(7위)를 기록해 승률이 5할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올스타 휴식기 이후 롯데는 강해졌다. 후반기 39승 18패 1무를 기록했다. 두산(0.700)에 이어 후반기 승률 2위(0.684)를 차지하며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롯데는 이때 준플레이오프에서 NC에 1승 3패로 져 5년 만에 진출한 포스트시즌을 일찍 마감했지만, 당시의 부산 야구 열기는 엄청나게 뜨거웠다. 올 시즌도 후반기 페이스가 비슷하다. 롯데의 전반기 승률은 0.421(8위, 32승 33패 1무)에 그쳤다. 그나마도 사령탑 교체 후 반전한 것이다. 개막 초반 5할 승률 언저리를 맴돌던 롯데는 5월 2일 시즌 처음 꼴찌로 추락했다. 그리고 5월 11일 결단을 내렸다. 허문회 전 감독을 경질하고, 퓨처스 지휘봉을 잡고 있던 래리 서튼 감독에게 1군 사령탑을 맡겼다. 롯데는 지난 8일 대구 삼성전 5-4로 승리, 서튼 감독 부임 후 처음 5할 승률(33승 33패 3무)을 기록하기도 했다. 롯데의 올 시즌 후반기 상승세는 마운드 덕분이다. 타격 부문에선 전반기보다 후반기에 타율, 장타율, 출루율 등 대부분 기록이 떨어졌다. 마운드는 사정이 다르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5.63으로 꼴찌였으나 후반기엔 3.95(3위)로 좋아졌다. 4년 전에도 전반기(4.98, 6위)보다 후반기(3.93, 2위)에 훨씬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했다. 선발진은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이끈다. 2017년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로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낸 박세웅은 올해 여름부터 승승장구하고 있다. 6월 이후 10경기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에는 4전 전승, 평균자책점은 0.96으로 이 기간 1위에 올라 있다. 롯데 뒷문은 김원중이 든든하게 지킨다. 후반기에만 벌써 10세이브를 올렸다. 11경기에서 총 1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한 점도 주지 않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셋업맨' 최준용이 허리진을 탄탄하게 받친다. 도쿄올림픽에 다녀온 신인 김진욱과 트레이드로 NC에서 데려온 강윤구가 롯데 좌완 불펜 기근을 해소했다. 지난해 20홀드를 올린 구승민도 구위를 회복한 모습이다. 전반기 팀 타율 1위(0.279)를 자랑한 막강 타선은 후반기(0.249) 들어 다소 잠잠하다. 하지만 꼭 필요한 점수는 뽑아낸다. 지난 7~8일 대구 삼성전이 잘 보여준다. 선발 맞대결에서 이승헌-김진욱이 나서 데이비드 뷰캐넌과 원태인이 나선 삼성에 밀렸으나 두 경기 모두 이겼다. 7일 2-2로 맞선 6회 1사 1루에서 안치홍의 결승 1타점 2루타가 터졌고, 김재유가 4-2로 달아나는 추가 적시타를 쳤다. 8일 경기에선 3-2로 앞서다가 3-4로 뒤집어지자 7회 안중열이 동점 홈런을 뽑았다. 이어 8회에는 전준우가 11구 승부 끝에 귀중한 결승 1타점 희생 플라이를 쳤다. 롯데는 2017년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썼던 선수들이 여전히 라인업에 포진하고 있다. 이대호를 비롯해 손아섭, 전준우, 정훈이 주축 선수로 활약 중이다. 여기에 서튼 감독은 신예 선수를 적극 기용해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베테랑의 경험과 신예의 활력이 어우러져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돌게 한다. 롯데가 서튼에게 지휘봉을 맡기며 기대한 팀 성적과 육성,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모두 성과를 거두는 모습이다. 업다운이 다소 심한 롯데가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려면 외국인 투수가 살아나야 한다. 댄 스트레일리와 앤더스 프랑코는 4점대 후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하다. 또 타격이 좀 더 뒷받침된다면 상승 곡선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5강 경쟁팀과의 맞대결도 중요하다. 롯데는 10일 SSG, 11~12일 키움과 맞붙는다. 거인 군단의 가을야구 희망이 점점 커진다. 이형석 기자 2021.09.10 09:19
야구

투수에게 공도 제대로 못 던진 롯데 신인 포수의 선발 핫 데뷔

프로 1군 데뷔전에서 너무 긴장한 탓에 투수에게 공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그런 신인 포수가 데뷔 첫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그 주인공은 2021년 롯데 자이언츠 1차지명 포수 손성빈(19)이다. 손성빈은 지난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 8번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데뷔 후 첫 선발 출전. 그는 선발 투수 이승헌의 4이닝 3피안타 1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타석에서도 데뷔 첫 안타를 포함해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손성빈은 네 차례나 엔트리 등록된 끝에 지난달 31일 사직 LG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3-9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8회 초부터 안중열로부터 안방을 넘겨받았다. 데뷔 첫 타석에서 볼넷도 얻고, 상대의 3루 도루 시도까지 저지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부끄러운 상황도 경험했다. 8회 초 돌입 전에 1군 안방에 처음 앉아, 투수(강윤구)의 연습 투구를 받았다. 그때 손성빈이 강윤구에게 던진 공이 손에서 일찍 빠져 높이 향했다. 강윤구가 점프해 공을 잡을 정도였다. 투수 못지 않게 포수도 제구력이 중요하다. 투수가 큰 움직임 없이 편안한게 공을 받도록 던져줘야 한다. 손성빈은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긴장했다. 투수에게 정확히 공을 줘야하는데…"라며 "(강윤구 선배에게) 미안했다"라고 말했다. 지금껏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없었다. 데뷔전이 주는 부담과 긴장감 탓이었다. 상대 도루 저지 후 긴장이 해소된 그는 "숙소에 들어가니 몸에 축 늘어질 정도로 힘이 빠졌다"고 털어 놓았다.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아 프로 첫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었고, 단번에 사령탑의 마음을 훔쳤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손성빈이 이승헌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볼 배합이 좋았고 편안한 모습으로 경기를 했다"며 "2안타는 잘 커팅해놓은 조각 케익에 데코레이션까지 완벽하게 올린 셈이었다"고 말했다. 손성빈은 이승헌이 예정된 투구 수에 가까운 79개를 던져 5회 교체되면서 함께 더그아웃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상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2회 2사 1루에서 안타를 쳐 2사 1·3루 찬스를 연결했다. 데뷔 첫 안타. 이어 2-1로 앞선 4회 3루수 앞 땅볼을 친 뒤 전력으로 질주해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공격과 투수 리드 모두 합격점이었다. 신인 손성빈은 1군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고 있다. 7월부터 1군과 동행하며 불펜에서 공을 받아왔다. 그는 "수비가 가장 우선이다"며 "수비 쪽에 신경을 많이 썼다. 수비나 블로킹, 2루 송구는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1.09.08 16:38
야구

"유리한 볼카운트 내줘" 서튼 감독이 돌아본 나균안 KT전 투구

래리 서튼 감독이 지난주 두 차례 등판한 선발 투수 나균안(23)의 투구를 복기했다. 나균안은 지난 1일 고척키움전에서 6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 도전에 나선 뒤 처음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투구 내용도 빼어났다. 좋은 신체 조건(키 185㎝·몸무게 99㎏)에서 나오는 묵직한 공이 강점이다. 그러나 다음 등판이었던 6일 수원 KT전에서는 부진했다. 3이닝 6피안타 5실점을 기록했다. 2회 3점, 3회 2점을 내줬다. 투구 수는 65개. 롯데가 2-7로 뒤진 9회 공격에서 5득점 하며 동점을 만들었고, 10회 정훈의 결승타로 8-7로 승리한 덕분에 패전은 모면했다. 서튼 감독은 8일 부산 두산전을 앞두고 나균안의 투구를 돌아봤다. 서튼 감독은 "좋은 투구를 했지만,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벗어나는 공이 많았다. 타자에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내줬고, 득점권에서 막지 못했다. 반면 키움전에서는 자신의 구종을두루 활용하며 좋은 투구를 했다"라고 했다. 실제로 나균안은KT전 2회 말 선두 타자 조일로 알몬테와의 승부에서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후속 유한준과는 7구 승부. 결과는 좌중간 적시 2루타였다. 이어진 상황에서도 배정대와 박경수에게 안타를 맞았다. 박경수와의 승부에서는 보크도 범했다. 아직 선발 보직이 익숙하지 않다. 나균안은 화요일(1일) 등판 뒤 나흘 휴식을 취하고 다시 등판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한 여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러나 서튼 감독은 "멘털적으로 잘 준비했다. 경기를 실행하는 부분에서는 다소 고전했지만, 4일 휴식 뒤 등판이 이른 투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라고 전했다. 서튼 감독은 나균안이 데뷔 첫 승을 거둔 다음 날(2일 키움전) "롯데의 선발 투수로 오래 남길 바란다"는 덕담을 남겼다. 나균안 관련 질문을 기다렸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당분간은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경쟁이다. 3선발 박세웅은 자리가 견고하다. 베테랑 노경은도 최근 등판에서는 부진했지만, 경험이 많은 투수. 신인 좌완 김진욱, 지난해 후반기 뜨거웠던 이승헌 등 경쟁자가 많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6.0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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